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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도천에서 30년 만에 재회한 부부」

by K sunny 2026. 3.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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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도천에서 30년 만에 재회한 부부」

태그 (15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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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킹멘트 (300자 이상)

사람이 죽으면 삼도천이라는 강을 건넌다고 합니다. 이승과 저승 사이, 그 차가운 물 위로 나룻배 하나가 오가는 곳. 그런데 그 나루터 언덕, 의령수라 불리는 커다란 나무 아래에서 무려 30년을 기다린 여인이 있었다고 합니다. 먼저 세상을 떠난 아내가 남편이 올 때까지, 비바람이 몰아쳐도, 망자들의 행렬이 끝없이 지나가도, 그 자리를 지키며 앉아 있었다는 겁니다. 그리고 마침내 남편이 도착하던 날, 아내는 눈물도 없이 빙그레 웃으며 이렇게 말했답니다. "늦었네요." 삼도천 뱃사공도 고개를 저었습니다. 수천 년을 나룻배를 저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그러자 아내가 조용히 대답합니다. "60년을 함께했으니, 30년쯤은 아무것도 아니지요." 오늘, 삼도천 나루터에서 벌어진 가장 아름다운 재회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 1: 의령수 아래의 여인

이승과 저승 사이를 가르는, 끝이 보이지 않는 강이 흐르고 있었다. 물빛은 낮도 밤도 아닌 빛깔이었고, 하늘은 늘 여명과 황혼 사이 어디쯤에 걸려 있었다. 강 위로는 옅은 안개가 피어올랐고, 그 안개 너머로 나룻배 한 척이 느릿느릿 오가고 있었다.

나루터 언덕에는 커다란 나무가 한 그루 서 있었다. 의령수. 이승을 떠나온 망자들이 입고 온 옷을 그 가지에 걸어두는 나무였다. 가지마다 빛바랜 저고리와 두루마기가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고, 그 아래에는 길고 긴 뿌리가 땅 위로 솟아 마치 오래된 평상처럼 자리를 만들고 있었다.

그 뿌리 위에 한 여인이 앉아 있었다.

흰 소복에 은빛 머리카락. 쪼그려 앉은 모습이 마치 시골 장터 앞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할머니 같았다. 두 손을 무릎 위에 가지런히 모으고, 강 건너편을 바라보는 것도 아니고, 강 이쪽, 망자들이 걸어오는 길목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나룻배가 언덕에 닿았다. 뱃사공이 긴 삿대를 물에서 건져 올리며 입을 열었다.

"할머니, 또 안 타시오?"

여인이 고개를 살짝 들었다. 주름 깊은 얼굴에 희미한 미소가 번졌다.

"오늘도 안 왔어요."

"누구를 그리 기다리시오? 이 나루터에 온 사람치고 안 건넌 사람이 없는디."

"있어요. 나."

뱃사공이 삿대를 모래 위에 툭 찍으며 한숨을 쉬었다. 이 여인이 처음 나루터에 나타난 것이 대체 얼마 전이었던가. 시간이라는 것이 이곳에서는 의미가 없었지만, 이승의 시간으로 치면 벌써 꽤 오래전이었다. 수많은 망자가 이 나루터를 지나갔다. 젊은이도, 노인도, 아이도. 저마다 멍한 얼굴로 걸어와 의령수 가지에 옷을 걸고, 나룻배에 올라 강을 건넜다. 그런데 이 여인만은 나룻배에 오르지 않았다.

"할머니, 여기 오래 머물면 좋지 않소. 이 나루터는 머무르는 곳이 아니라 지나가는 곳이오."

"알아요."

"그럼 왜 안 건너시오?"

"기다릴 사람이 있으니까요."

여인의 목소리는 단단했다. 고집이라기보다는, 오래 품어온 약속 같은 것이었다. 뱃사공은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고개를 저었다.

"사공님."

"말씀하시오."

"이 나무, 참 크지요?"

"의령수 말이오? 삼도천이 생겼을 때부터 있었던 나무요."

"처음 여기 왔을 때는 이 나무가 무서웠어요. 가지마다 옷이 걸려 있으니까, 마치 사람들이 매달려 있는 것 같아서."

여인이 고개를 들어 나뭇가지를 올려다보았다. 바람이 불 때마다 낡은 옷자락이 너풀거렸다.

"근데 오래 앉아 있으니까 알겠더라고요. 이 옷들이 다 누군가의 삶이구나. 저 빛바랜 저고리를 입고 밥을 짓던 사람이 있었을 거고, 저 남색 두루마기를 걸치고 아이 손을 잡고 걷던 사람이 있었을 거고."

'그이도 올 때 뭘 입고 올까. 내가 마지막으로 봤을 때는 병원 환자복이었는데. 그래도 이쪽에 올 때는 좋은 옷을 입혀서 보내주겠지.'

여인은 다시 길목을 바라보았다. 안개 속에서 누군가의 형체가 어른거리는 것 같았지만, 가까이 오면 늘 다른 사람이었다. 그래도 여인은 실망하는 기색 없이 다시 자리를 잡고 앉았다.

뱃사공이 빈 나룻배를 밀며 중얼거렸다.

'참, 별일이다. 삼도천 나루터에 자리를 깔고 앉은 사람은 처음이야.'

나룻배가 다시 강 위로 미끄러져 나갔다. 안개가 배를 감싸고, 삿대가 물을 가르는 소리만이 고요히 울려 퍼졌다. 의령수 아래, 여인은 여전히 앉아 있었다. 오늘도, 그리고 아마 내일도.

※ 2: 60년 부부의 기억

의령수 뿌리 위에 앉아 강 이쪽 길목을 바라보던 여인의 눈이 천천히 감겼다. 바람이 나뭇가지를 흔들며 낡은 옷자락들을 너풀거리게 했고, 그 소리가 마치 먼 옛날의 빗소리처럼 여인의 귓가를 스쳤다.

'그이를 처음 본 건, 비 오는 날이었지.'

1953년, 전쟁이 막 끝난 해였다. 충청도 어느 시골 마을, 장터 앞 느티나무 아래서 스무 살 순덕이는 비를 피하고 있었다. 광목천으로 머리를 가린 채 쪼그려 앉아 있는데, 누군가 우산을 내밀었다. 올려다보니 키가 훤칠한 청년이 서 있었다. 군복 차림에 얼굴은 볕에 그을려 까맸지만, 눈만은 참 맑은 사람이었다.

"비 맞으면 감기 듭니다."

그 한마디가 시작이었다. 청년의 이름은 만수, 스물셋이었다. 전쟁터에서 돌아온 지 얼마 안 된 참이었고, 가진 것이라고는 몸뚱이 하나뿐이었다.

'그때 내가 뭐라고 했더라. 아, 맞다.'

"우산이 있으면 본인이 쓰시지, 왜 남을 줍니까."

만수가 웃었다. 이가 하얗고, 웃는 모습이 참 시원했다.

"이거 우산이 아니라 삿갓입니다. 삿갓은 쓰는 거지 남한테 못 줄 것도 아닌디요."

순덕이가 올려다보니 정말 우산이 아니라 낡은 삿갓이었다. 삿갓을 들고 서 있으니 본인은 비를 홀딱 맞고 있었다. 그 모습이 우스워서, 순덕이가 피식 웃었다. 만수도 따라 웃었다. 비는 퍼붓고 있었지만 두 사람 사이에는 이상하게 따뜻한 공기가 흘렀다.

그해 가을에 둘은 혼인했다. 예단이랄 것도 없었다. 만수가 장에서 구해 온 은비녀 하나가 전부였다. 순덕이는 그 비녀를 머리에 꽂고 절을 올렸다. 시어머니는 일찍 돌아가셨고, 시아버지는 전쟁 중에 행방을 알 수 없게 되었으니, 혼례라 해봐야 마을 어른 몇 분 앞에서 맞절을 한 것이 다였다.

신혼살림은 방 한 칸짜리 흙집이었다. 겨울이면 외풍이 들어와 이불을 뒤집어쓰고 서로 안고 잤다. 만수가 순덕이 발이 시리다고 제 배 위에 올려놓으면, 순덕이가 "차갑지요?" 하고 물었고, 만수는 늘 같은 대답을 했다.

"당신 발이면 뜨거워도 좋소."

'그 말을, 60년 내내 했어. 겨울마다. 내 발이 늙어서 갈라지고 거칠어져도, 그이는 늘 같은 말을 했어.'

세월이 흘렀다. 아이 넷이 태어났고, 그 아이들을 먹이고 입히느라 만수는 새벽마다 논으로 나갔고 순덕이는 밤늦도록 삯바느질을 했다. 봄이면 보리고개가 왔고, 여름이면 장마가 들었고, 가을이면 수확의 기쁨이, 겨울이면 다시 긴 추위가 왔다. 그렇게 사계절이 몇십 번을 돌았다.

힘들었다. 하지만 외롭지는 않았다.

큰아들이 도시로 떠났고, 둘째 딸이 시집을 갔고, 셋째가 군대를 갔고, 막내가 대학에 들어갔다. 어느 날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다시 방 한 칸에 두 사람뿐이었다. 그때 만수가 말했다.

"어, 우리 다시 신혼이네."

순덕이가 빨래를 널다 말고 웃었다.

"신혼은 무슨, 이 주름살 좀 보소."

"주름이 어때서. 그 주름 하나하나가 다 나랑 같이 산 세월인디."

'그이는 늘 그랬어. 말은 못 한다 하면서, 꼭 그런 말을 했어. 나를 울게 만드는 말.'

순덕이의 눈가에 물기가 번졌다. 의령수 아래 앉아 있는 늙은 여인의 얼굴 위로 젊은 시절의 순덕이가 겹쳐 보였다가, 다시 지금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이가 올 때까지, 이 나무 아래서 기다릴 거야. 60년을 같이 살았는데, 마지막 길까지 같이 가야지.'

안개 사이로 또 누군가가 걸어오는 형체가 보였다. 순덕이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그 형체는 젊은 여인이었다. 멍한 눈으로 두리번거리며 나루터로 걸어왔다. 순덕이 다시 고개를 숙이고 무릎 위에 손을 가지런히 모았다.

'괜찮아. 기다리는 건 익숙하니까. 만수 씨, 당신 밥 차려놓고 새벽부터 저녁까지 기다린 날이 몇천 번인데.'

바람이 의령수 가지를 흔들었고, 낡은 옷자락들이 살랑거렸다. 순덕의 흰 소복 자락도 함께 흔들렸다. 강물은 변함없이 흐르고 있었고, 여인은 변함없이 기다리고 있었다.

※ 3: 삼도천의 세월

삼도천 나루터에는 계절이 없었다. 해가 뜨지도 지지도 않았고, 하늘은 늘 그 모호한 빛 속에 잠겨 있었다. 그래서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아는 것은 오직 뱃사공뿐이었다. 뱃사공은 삼도천이 생긴 이래 단 한 번도 쉬지 않고 나룻배를 저어온 존재였다. 셀 수 없이 많은 망자를 건너편으로 실어 날랐고, 셀 수 없이 많은 이별과 체념을 목격했다.

그런 뱃사공에게도, 의령수 아래의 여인은 특별한 존재가 되어가고 있었다.

"할머니, 이승 시간으로 벌써 열 해가 넘었소."

순덕이 고개를 들었다.

"벌써 그렇게 됐어요?"

"그렇소. 할머니가 여기 앉아 있는 동안 이승에서는 사계절이 열 번이나 돌았소. 그래도 안 건너실 거요?"

"안 건너요."

뱃사공이 삿대를 어깨에 걸치고 모래 위에 털썩 주저앉았다. 평소에는 이렇게 쉬는 법이 없는 자였는데, 이 여인과 이야기를 나눌 때만큼은 잠시 배를 세워두곤 했다.

"사공님은 외롭지 않으세요?"

"외롭다니, 이 사공이?"

"혼자서 배만 젓고, 사람을 태우면 건너편에 내려놓고, 다시 빈 배를 몰고 오고. 그 일을 천 년을 하셨다면서요."

뱃사공이 강물을 바라보았다. 물결이 잔잔히 일렁이고 있었다. 이 강물은 그 어떤 것도 비추지 않았다. 하늘도, 나무도, 사람의 얼굴도. 그저 흐르기만 할 뿐이었다.

"사공은 원래 외로운 거요. 이쪽도 저쪽도 아닌 물 위에 서 있는 것이 사공이니까."

"그래도 누군가 옆에 있으면 덜 외롭잖아요."

'이 할머니가 하는 말은 왜 자꾸 가슴에 걸리는 것이냐.'

뱃사공은 헛기침을 했다. 감정이라는 것을 느낀 지가 까마득한 세월 전이었는데, 이 여인 앞에만 서면 자꾸 이상한 것이 흔들렸다.

그렇게 세월이 흘렀다. 이승의 시간으로 십 년이 이십 년이 되었다.

그사이 나루터를 지나간 망자는 수를 헤아릴 수 없었다. 어떤 이는 눈물을 흘리며 왔고, 어떤 이는 담담하게 걸어왔고, 어떤 이는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자기 손을 내려다보며 왔다. 순덕은 그들을 조용히 지켜보았다. 가끔은 말을 건네기도 했다.

어느 날, 초로의 남자가 비틀거리며 나루터에 나타났다. 눈이 벌겋게 부어 있었다.

"여기가 어딥니까?"

"삼도천 나루터예요."

"삼도천? 그러면 나는 죽은 겁니까?"

"그런 셈이지요."

남자가 주저앉았다. 주먹으로 모래를 치며 울기 시작했다.

"안 돼, 난 아직 할 일이 있어요. 딸내미 시집을 보내야 해. 아직 대학도 안 보냈는데."

순덕이 남자 곁으로 다가가 앉았다. 등을 두드려줄까 하다가, 그냥 옆에 나란히 앉았다. 남자가 한참을 울었다.

"따님이 훌륭하게 잘할 거예요."

"어떻게 알아요?"

"아버지가 그렇게 걱정하는 딸인데, 분명 잘 키우셨을 거 아니에요. 잘 키운 아이는 혼자서도 잘합니다."

남자가 순덕을 올려다보았다. 순덕이 웃었다. 주름투성이 얼굴이었지만, 그 웃음에는 살아온 세월의 무게가 실려 있었다.

"나도 아이 넷을 두고 왔어요. 손주까지 하면 일곱. 처음에는 걱정이 태산 같았는데, 여기 오래 앉아 있으니까 알겠더라고요. 걱정은 이승에 두고 오는 거라고."

남자가 코를 훌쩍이며 일어섰다. 의령수 가지에 자기 잠바를 걸고, 나룻배에 올랐다. 떠나기 전에 순덕을 돌아보았다.

"할머니는 왜 안 건너세요?"

"기다리는 사람이 있어요."

"누구요?"

"남편이요."

남자가 잠시 순덕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나룻배가 미끄러져 나갔고, 안개 속으로 사라졌다.

뱃사공이 빈 배를 몰고 돌아오며 말했다.

"할머니, 이제 이십 년이 넘었소."

"그래요?"

"이승에서 할아버지가 아직 살아 계신 거요."

"그럼요. 우리 그이, 억척같은 사람이에요. 쉽게 안 와요."

'만수 씨. 건강하게 잘 있는 거지? 밥은 제때 먹고? 아이들이 잘 챙겨주겠지. 막내며느리가 착하니까.'

순덕이 의령수 뿌리 위에 등을 기대었다. 나무껍질이 거칠었지만, 오래 기대앉다 보니 등에 맞게 파여 있었다. 마치 나무가 순덕에게 자리를 내어준 것 같았다.

"사공님, 저 오늘 좀 졸려요."

"잠을 자시오. 사공이 지키고 있겠소."

"그이가 오면 깨워주세요."

"알았소."

순덕의 눈이 천천히 감겼다. 의령수 잎사귀가 바스락거리며 자장가처럼 흔들렸다. 강물 소리가 먼 옛날 집 앞 시냇물 소리처럼 부드러웠다.

뱃사공이 삿대에 기대 서서, 잠든 여인을 내려다보았다.

'참 독한 사람이야. 이 삼도천에서 잠까지 자다니. 여기를 집으로 삼은 거야, 뭐야.'

하지만 뱃사공의 입가에는, 본인도 모르게 희미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

※ 4: 이승에 남은 남편

이승. 충청도 시골 마을.

낡은 기와집 마당에 감나무 한 그루가 서 있었다. 가을이면 주홍빛 감이 주렁주렁 열리던 나무였는데, 올해도 어김없이 감이 익어가고 있었다. 만수가 마루에 앉아 감나무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여든이 넘은 노인의 얼굴에는 세월이 깊이 새겨져 있었고, 한쪽 눈은 백내장으로 뿌옇게 흐려져 있었다.

"감 익었네."

혼잣말이었다. 아내가 떠나고부터 혼잣말이 늘었다. 순덕이가 살아 있을 때는 이 감나무 아래서 둘이 나란히 앉아 곶감을 깎았다. 순덕이가 감을 깎으면 만수가 실에 꿰어 처마 밑에 매달았다. 손발이 척척 맞았다.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 다음에 뭘 해야 하는지 알고 있었다. 60년을 함께하면 그렇게 되는 것이었다.

'순덕아, 올해도 감 잘 열렸어. 니가 좋아하던 둥시감.'

만수가 주머니에서 접힌 사진 한 장을 꺼냈다. 오래되어 색이 바래고 모서리가 닳은 사진이었다. 젊은 시절의 순덕이 카메라를 보고 어색하게 웃고 있었다. 큰아들 돌잔치 때 찍은 사진이었는데, 아이를 안고 있는 순덕이 얼굴이 참 환했다.

삼십 년 전, 순덕이가 떠나던 날이 떠올랐다.

병원 침대에 누운 순덕이 마른 손으로 만수의 손을 잡았다. 그때 순덕이 목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선했다.

"만수 씨, 나 먼저 갈게요."

"무슨 소리여. 어디를 가."

"먼 데는 아니에요. 먼저 가서 기다리고 있을게. 천천히 와요."

"기다리기는 뭘 기다려. 그런 소리 하지 마."

순덕이 웃었다. 마지막까지 웃는 사람이었다. 입술이 파랗게 질려 있었지만, 웃음만은 따뜻했다.

"평생 밥 차려놓고 당신 기다린 사람인데, 거기서도 기다리지 뭐."

그리고 눈을 감았다. 만수가 아무리 손을 잡고 흔들어도, 다시 눈을 뜨지 않았다.

장례를 치르고 집에 돌아왔을 때, 부엌 선반에 순덕이 담가놓은 된장이 있었다. 항아리 뚜껑에 종이를 접어 붙여놓았는데, 거기에 순덕이 글씨로 이렇게 적혀 있었다.

"만수 씨, 이거 석 달 뒤에 드세요. 아직 안 삭았어요."

만수는 부엌바닥에 주저앉아 엉엉 울었다. 죽을 때까지 남편 밥 걱정을 하고 간 사람. 그게 순덕이었다.

그 뒤로 30년이 흘렀다. 아이들은 아버지 모시겠다고 도시로 올라오라 했지만, 만수는 고개를 저었다.

"여기 있어야 해. 니 어머니가 이 집을 알지, 도시 아파트를 알겠냐."

"아버지, 어머니는 돌아가셨잖아요."

"알어. 근디 혹시 올지도 모르잖여."

아이들은 고집 센 아버지를 어쩌지 못했다. 그래서 막내며느리가 일주일에 두 번씩 반찬을 해다 날랐고, 큰아들이 한 달에 한 번 내려와 집 수리를 해주었다.

만수는 매일 같은 일과를 반복했다. 아침에 일어나 마당을 쓸고, 순덕이 묘에 가서 인사를 하고, 돌아와서 밥을 먹고, 마루에 앉아 감나무를 바라보았다. 저녁이면 방에 들어가 이불을 펴는데, 습관처럼 이불 두 채를 폈다가 하나를 다시 접었다.

'30년째 이러고 있네. 이불을 두 채 펴는 버릇은 도대체 언제 고칠 건가.'

어느 겨울 저녁, 만수가 방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바깥에 눈이 내리고 있었다. 방은 따뜻했다. 아이들이 놔준 전기장판이 등을 덥혔다. 하지만 발이 시려웠다. 순덕이가 있었으면 발을 배 위에 올려놓았을 텐데.

"당신 발이면 뜨거워도 좋소."

만수가 허공에 대고 말했다. 그리고 피식 웃었다. 빈방에 혼자 누워 30년 전에 하던 말을 하고 있으니, 남이 보면 미쳤다 할 것이었다.

'순덕아. 내가 그래도 오래 살았제? 당신이 천천히 오라 해서 천천히 왔어. 근디 이제는 슬슬 가도 될 것 같어.'

어느 봄날이었다. 감나무에 새 잎이 파릇하게 돋아나던 아침, 만수가 마루에 앉아 차를 마시다가 찻잔을 놓았다. 고개가 천천히 옆으로 기울었다. 햇살이 마루 위에 따뜻하게 내려앉았고, 참새가 지붕 위에서 울었다.

막내며느리가 반찬을 들고 왔을 때, 만수는 이미 깊은 잠에 들어 있었다. 아니, 잠이 아니었다. 얼굴에는 미소가 걸려 있었다. 마치 반가운 사람을 만나러 가는 것처럼.

'순덕아. 나 간다.'

※ 5: 만수, 삼도천에 도착하다

어둡지도, 밝지도 않은 길이었다. 만수는 걷고 있었다. 분명 마루에 앉아 있었는데, 지금은 길 위에 서 있었다. 발밑에 흙이 느껴졌고, 양옆으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안개가 자욱했다.

'여기가 어디여?'

몸이 가벼웠다. 여든이 넘어 삐걱거리던 무릎이 아프지 않았고, 뿌옇던 눈이 또렷하게 보였다. 손을 들어 얼굴을 만져보았다. 주름은 그대로였다. 늙은이는 늙은이인데, 어디 아픈 데가 없었다.

'아, 나 죽었구나.'

이상하게 두렵지 않았다. 오히려 마음이 편안했다. 길 끝에 무엇이 있는지 모르지만,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 것이 싫지 않았다. 마치 오래 일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저녁길 같았다.

안개가 조금씩 걷혀갔다. 그러자 소리가 들려왔다. 물소리. 콸콸 거칠게 흐르는 소리가 아니라, 잔잔하고 넓게 퍼져 나가는 소리였다. 냇물이 아니라 강이었다. 큰 강.

길이 끝나는 곳에 나루터가 나타났다. 모래사장이 넓게 펼쳐져 있었고, 그 너머로 강이 흐르고 있었다. 강물은 빛깔이 묘했다. 은빛인 듯, 잿빛인 듯, 세상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색이었다. 강 위로 옅은 안개가 피어올랐고, 저 멀리 건너편이 아스라이 보였다.

나루터 언덕에 커다란 나무 한 그루가 서 있었다. 가지가 사방으로 뻗어 있었고, 그 가지마다 옷가지가 걸려 있었다. 저고리, 두루마기, 양복, 잠바, 한복. 온갖 세월의 옷들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저게 뭔 나무여? 빨래를 널어놓은 거야 뭐야.'

만수가 나루터를 향해 걸어갔다. 그때, 나무 아래에 누군가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 흰 소복에 은빛 머리카락. 쪼그려 앉아 있는 뒷모습.

만수의 발이 멈추었다.

'저 뒷모습.'

심장이 없는 몸이었는데, 가슴이 뛰는 것 같았다. 60년을 봐온 뒷모습이었다. 아침마다 부엌에서 밥을 짓던 뒷모습, 빨래를 너는 뒷모습, 마당을 쓸던 뒷모습, 아이를 업은 뒷모습. 수만 번을 봐왔기에 눈이 아무리 흐려져도 알아볼 수 있는 뒷모습.

'순덕이?'

만수는 한 발짝 내딛었다. 다리가 후들거렸다. 죽어서도 다리가 떨리는 법인가. 하지만 떨리는 것은 다리가 아니라 마음이었다.

'진짜 순덕이여? 30년이야. 30년 만이여.'

모래가 발밑에서 사각거렸다. 한 걸음, 두 걸음. 나무 아래 앉아 있는 여인에게 다가갔다. 그림자가 여인 위에 드리워졌다.

여인이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다만 입을 열었다.

"만수 씨?"

목소리가 변하지 않았다. 30년이 지났는데, 목소리만은 그대로였다. 부드럽고, 낮고, 따뜻한 목소리.

만수는 대답하지 못했다. 목이 메어서. 입을 열면 울음이 터질 것 같아서. 그냥 서 있었다. 늙은 남자가 늙은 여자 뒤에 서서, 말없이 서 있었다.

순덕이 천천히 뒤를 돌아보았다. 의령수 뿌리 위에 앉은 채로, 고개를 돌려 만수를 올려다보았다.

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다.

순덕의 눈가에 주름이 깊게 접히며 웃음이 번졌다. 30년 전 병원 침대에서 마지막으로 보았던 그 웃음이었다. 입술이 파랗지 않았다. 볼에 혈색이 돌아 있었다. 눈이 맑았다.

순덕이 말했다.

"늦었네요."

※ 6: 30년 만의 재회

"늦었네요."

순덕의 그 한마디에, 만수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졌다. 주름진 뺨을 타고 흘러내린 물방울이 모래 위에 떨어져 작은 얼룩을 만들었다. 죽어서도 눈물이 나오는구나. 만수는 그 사실이 신기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또 눈물이 났다.

"이 사람아."

만수의 목소리가 갈라졌다.

"이 사람아, 여기서 뭐 하고 있는 거여."

"기다렸지요. 뭘 하긴."

"여기가 어딘데 기다려. 집도 아니고, 마을도 아니고."

"당신 오는 데가 우리 집이지요."

만수가 주저앉았다. 다리에 힘이 풀렸다. 순덕 앞에 무릎을 꿇듯 앉아 순덕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30년 만에 보는 아내의 얼굴. 늙었다. 이승에서 본 마지막 모습 그대로 늙은 얼굴이었다. 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반가운 얼굴이었다.

"살았어?"

"죽었는데 살았냐고 물으면 어떡해요."

순덕이 웃었다. 만수도 울면서 웃었다. 울음과 웃음이 뒤섞인 이상한 얼굴이었지만, 그 모습이 꼭 60년 전 비 오던 장터에서 처음 웃던 모습 같았다.

"30년이여. 30년을 여기서 기다린 거여?"

"그래요."

"왜? 저쪽으로 건너가면 편할 텐디. 왜 여기서."

"편한 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요."

순덕이 만수의 손을 잡았다. 늙고 마른 손이 만수의 거칠고 큰 손을 감쌌다. 체온이 있었다. 죽은 사람의 손인데 따뜻했다. 아니, 이곳에서는 산 것도 죽은 것도 의미가 없는 것인지 모른다. 그저 두 사람이 서로의 손을 잡고 있다는 것, 그것만이 진짜였다.

"순덕아."

"네."

"미안해."

"뭐가요."

"늦어서."

순덕이 고개를 저었다.

"늦은 거 아니에요. 오래 살고 온 거지."

"혼자 두고 가서 미안해. 30년을 혼자 있었을 생각하면."

"나도 혼자가 아니었어요. 사공님이 말동무 해주셨고, 지나가는 사람들 이야기도 듣고. 심심하지 않았어요."

'거짓말. 심심했지. 외로웠지. 그래도 이 사람한테 그런 말은 못 하겠다. 왔으니 됐지.'

만수가 순덕의 손을 꼭 쥐었다. 놓으면 또 사라질까 봐.

"손 놓지 마. 다시는 놓지 마."

"안 놓아요. 이제 어디 가겠어요."

두 사람이 의령수 아래 나란히 앉았다. 뿌리 위에 나란히 앉아 강을 바라보았다. 60년 전 느티나무 아래서 나란히 앉았던 것처럼. 세상이 바뀌고, 삶이 끝나고,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이승과 저승이 갈라져 있었지만, 두 사람이 나란히 앉은 모습만은 6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다를 것이 없었다.

"만수 씨."

"응."

"발 시려요?"

만수가 웃었다. 소리 없이 웃다가, 어깨가 들썩이며 웃다가, 결국 소리 내어 웃었다.

"그래. 시려. 당신 없으니까 30년 내내 발이 시렸어."

"이리 줘봐요."

순덕이 만수의 발을 잡아 제 무릎 위에 올려놓았다. 거꾸로였다. 이승에서는 늘 순덕의 발을 만수 배 위에 올려놓았는데, 여기서는 순덕이 만수의 발을 잡고 있었다.

"이번에는 내가 녹여줄게요."

만수가 순덕의 머리 위를 바라보았다. 의령수 가지가 두 사람 위로 드리워져 있었고, 낡은 옷자락들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이 나무 아래서 30년을 기다린 사람. 이 뿌리 위에 자리를 만들고, 오가는 망자들을 바라보며, 단 한 사람만을 기다린 사람.

"순덕아."

"네."

"고맙다."

"뭐가요."

"기다려줘서."

순덕이 대답하지 않았다. 다만 만수의 발을 감싼 손에 힘을 주었다. 그것으로 충분했다. 말보다 손이 먼저 알고, 눈빛보다 온기가 먼저 닿는 사이. 그것이 60년을 함께한 부부였다.

강 위로 안개가 피어올랐다. 나룻배가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삿대가 물을 가르는 소리가 가까워졌다.

만수가 순덕을 바라보았다.

"이제 건너야 하는 거여?"

"같이 건너요."

"같이?"

"그럼요. 따로 건너면 무슨 의미가 있어요."

순덕이 만수의 손을 잡고 일어섰다. 30년을 앉아 있던 의령수 뿌리 위에서 일어서는 순간, 나무가 바스락 소리를 냈다. 마치 잘 가라고 인사하는 것처럼.

※ 7: 함께 건너는 강

나룻배가 모래 위에 닿았다. 뱃사공이 삿대를 세우고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나란히 손을 잡고 서 있는 노부부를. 뱃사공은 수천 년 동안 이 나루터를 지켰지만, 이 광경을 본 적은 없었다. 나란히 손을 잡고 나룻배 앞에 서 있는 두 사람이, 묘하게 눈부셨다. 이 빛도 어둠도 아닌 곳에서.

"사공님, 오래 기다리셨지요?"

순덕이 웃으며 말했다. 뱃사공은 어이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사공이 기다린 것은 아무것도 아니오. 할머니가 30년을 기다렸잖소."

뱃사공이 만수를 바라보았다. 만수도 뱃사공을 바라보았다. 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다. 뱃사공의 눈에 알 수 없는 감정이 스쳤다. 경외라고 해야 할까, 부러움이라고 해야 할까.

"할아버지."

"예."

"사공이 이 삼도천에서 나룻배를 저은 지가 천 년이 넘었소."

"천 년이요? 그거 참, 대단하시오."

"천 년 동안 못 본 것이 없었소. 제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발버둥 치는 사람, 담담하게 강을 건너는 사람, 되돌아가겠다고 물에 뛰어드는 사람, 별의별 사람을 다 봤소. 그런데 말이오."

뱃사공이 순덕을 바라보았다.

"30년을 기다린 사람은 처음이오."

만수가 아내를 바라보았다. 순덕이 괜찮다는 듯 빙그레 웃었다. 그 웃음이 만수의 가슴을 저몄다. 아프지 않은 아픔이었다. 미안함과 고마움과 사랑이 뒤섞인, 이름 붙일 수 없는 감정이었다.

"할머니, 이 사공이 한 가지만 물어봐도 되겠소?"

"물어보세요."

"어떻게 기다렸소? 30년을. 이 아무것도 없는 나루터에서. 지루하지 않았소? 후회하지 않았소? 그냥 건너가서 편히 쉴 수 있었을 텐디."

순덕이 잠시 생각했다. 그리고 만수의 손을 꼭 쥔 채 입을 열었다.

"60년을 함께했으니, 30년쯤은 아무것도 아니지요."

강 위에 바람이 불었다. 뱃사공의 삿대 끝에서 물방울이 떨어졌다. 뱃사공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숙였다. 천 년을 살면서 울어본 적이 없는 존재였는데, 코끝이 시큰했다.

'60년을 함께했으니 30년쯤은 아무것도 아니라. 이것이 사람이란 것이구나. 내가 천 년을 나룻배를 저어도 알 수 없었던 것을, 이 할머니가 한마디로 가르쳐주는구나.'

"타시오."

뱃사공이 나룻배 위에 자리를 폈다. 평소에는 그냥 태웠는데, 오늘은 배 바닥에 깨끗한 자리를 깔았다. 이유는 자기도 몰랐다. 그냥 그렇게 하고 싶었다.

만수가 먼저 배에 올랐다. 그리고 손을 내밀어 순덕을 부축했다. 순덕이 만수의 손을 잡고 배에 올랐다. 나룻배가 살짝 흔들렸지만, 두 사람은 넘어지지 않았다. 서로를 잡고 있으니까.

배가 강 위로 미끄러져 나갔다. 삿대가 물을 가르는 소리가 고요히 울려 퍼졌다. 안개가 나룻배를 감싸기 시작했다.

만수와 순덕이 나란히 앉아 있었다. 손을 맞잡은 채. 강 건너편이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었다. 안개 너머로 무언가가 보이기 시작했다. 빛인 듯, 풍경인 듯, 형체를 알 수 없는 것이 부드럽게 퍼져 나오고 있었다.

"만수 씨."

"응."

"저기가 저승인가 봐요."

"무섭냐?"

"당신이 옆에 있는데 뭐가 무서워요."

만수가 순덕의 손을 꼭 쥐었다. 순덕이 만수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60년 전에도 이랬다. 혼인하고 첫날밤, 방 한 칸에 나란히 앉아 어색해하던 두 사람. 순덕이 먼저 만수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고, 만수가 순덕의 손을 잡았다. 그때 그 떨림이, 지금 여기서 다시 느껴졌다.

"순덕아."

"네."

"다음 세상에도 나한테 시집와."

"싫은데요."

"왜?"

"60년 살고, 30년 기다리고, 또 60년 살아야 하잖아요."

"그래도?"

"그래도 갈게요."

나룻배가 강 한가운데를 지나고 있었다. 뱃사공이 삿대를 저으며 두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나란히 기대앉은 두 개의 등이, 마치 하나처럼 보였다.

'천 년을 배를 저었는데, 오늘이 가장 좋은 날이구나.'

안개가 짙어졌다. 나룻배의 윤곽이 희미해지기 시작했다. 건너편의 빛이 점점 가까워졌고, 물소리가 잔잔해졌다.

의령수가 멀어져갔다. 30년간 순덕이 앉아 있던 뿌리 위가 텅 비어 있었다. 하지만 나무는 여전히 서 있었고, 가지에 걸린 옷자락들이 바람에 나부끼고 있었다. 그 가지 사이에 순덕의 흰 소복 하나가 새로 걸려 있었다. 옆에 만수의 낡은 저고리가 나란히 걸려 있었다. 마치 두 사람이 나란히 서 있는 것처럼.

삼도천의 강물은 여전히 흐르고 있었다. 이승에서 저승으로, 이별에서 만남으로, 끝에서 또 다른 시작으로. 그 영원한 물 위로, 나룻배 하나가 안개 속으로 천천히, 아주 천천히 사라져 갔다.

나룻배 위에서 누군가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순덕의 웃음인지, 만수의 웃음인지, 아니면 뱃사공의 웃음인지 알 수 없었다. 어쩌면 셋 다였을지도 모른다.

삼도천 나루터에 다시 고요가 내려앉았다. 의령수 아래, 빈자리가 바람에 쓸려 모래가 고르게 펴졌다. 30년의 기다림이 남긴 자리가, 조용히 지워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삼도천의 뱃사공이 기억하는 한, 이 강을 건넌 가장 아름다운 두 사람의 이야기는 영원히 남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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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도천 나루터에서 30년을 기다린 아내와, 그 아내 곁으로 마침내 돌아온 남편. 오늘 염라야담에서는 이승도 저승도 갈라놓지 못한 부부의 사랑 이야기를 들려드렸습니다. 여러분의 곁에도 기다려주는 사람, 기다릴 만한 사람이 있으시다면, 오늘 꼭 손 한번 잡아주세요. 다음 이야기도 삼도천 나루터에서 찾아뵙겠습니다. 구독과 좋아요,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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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mpt:

A breathtakingly cinematic photo-realistic scene at a mystical river crossing between life and afterlife, twilight atmosphere with ethereal silver-blue mist rising from a wide calm river. In the foreground, an elderly Korean woman in white traditional mourning hanbok sits alone beneath an enormous ancient tree with gnarled roots, its branches draped with faded old Korean garments swaying in the wind. She gazes toward a distant path where the faint silhouette of an elderly man is slowly approaching through the fog. A weathered wooden ferry boat rests at the sandy shore. The lighting is soft, golden-hour glow mixed with cool misty ambiance, creating a hauntingly beautiful and emotionally stirring mood. Hyper-detailed, shallow depth of field, shot on Sony A7R IV, 35mm lens, 16:9 aspect ratio, no text, no watermark, no let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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