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의 굿판에서 드러난 운명, 저승사자를 피해 도망친 인간 (출처-어우야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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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킹멘트 (250자)
조선 후기, 죽기로 정해진 날짜를 미리 안 김첨지가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저승사자를 피해 도망칩니다! 과연 인간이 정해진 운명을 바꿀 수 있을까요? 하지만 무당의 굿판에서 벌어진 예상치 못한 사건이 모든 것을 바꿔놓는데... 어우야담에 전해지는 이 황당하면서도 재미있는 이야기 속 김첨지의 운명은? 끝까지 예측할 수 없는 반전이 기다립니다!
디스크립션 (300자)
어우야담에서 전해지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각색했습니다. 죽을 날짜를 미리 알게 된 남자가 저승사자를 피해 도망치는 과정과 무당의 굿에서 벌어지는 기상천외한 사건들을 담았습니다. 조선시대 사람들의 해학과 지혜, 그리고 운명에 맞서는 인간의 모습을 유쾌하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시니어 여러분께서 즐겁게 들으실 수 있는 재미있는 옛이야기로 준비했습니다.
※ 김첨지의 운명 예고
조선 숙종 때의 일입니다. 한양 북촌에 김첨지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는데, 이 양반이 참 특이한 성격이었습니다. 뭔가 궁금한 일이 있으면 끝까지 파고드는 성격이어서 동네 사람들은 그를 "호기심 김첨지"라고 부르곤 했지요.
어느 봄날, 김첨지가 장에 갔다가 신기한 점쟁이를 만났습니다. 그 점쟁이는 사람들 얼굴만 보고도 운명을 척척 맞춘다고 소문이 자자했거든요.
"어르신, 한 번만 봐주세요!" 김첨지가 점쟁이 앞에 앉았습니다.
점쟁이가 김첨지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더니 갑자기 "어?" 하고 소리를 냈습니다. 그리고는 다시 한번 더 자세히 보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지요.
"어르신, 혹시 몸이 어디 아픈 곳은 없으십니까?" "없는데요? 아주 건강해요!"
점쟁이가 또다시 김첨지를 살펴보더니 말했습니다. "정말 이상하네요. 분명 건강해 보이는데..."
"도대체 뭐가 이상하다는 거예요?" 김첨지가 답답해서 물었습니다.
점쟁이가 잠깐 망설이더니 조용히 말했습니다. "손님 관상을 보니... 석 달 후 보름날 밤에 큰 변고가 있을 것 같습니다."
"큰 변고요? 어떤 변고인데요?"
"그게... 말하기가 좀..." 점쟁이가 주저했습니다.
하지만 김첨지는 호기심이 많은 성격이라 쉽게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아니에요! 끝까지 말해주세요. 정확히 뭐가 일어나는데요?"
점쟁이가 한숨을 쉬더니 말했습니다. "석 달 후 보름날 밤 해시에... 수명이 다하실 것 같습니다."
"뭐라고요? 제가 죽는다고요?" 김첨지가 깜짝 놀랐습니다.
"네... 저승사자가 오실 겁니다. 그런데 정말 이상한 건 지금 전혀 아픈 곳이 없어 보인다는 거예요."
김첨지는 처음엔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에이, 그럴 리 없어요! 저 이렇게 팔팔한데 뭘 죽어요!"
하지만 집에 돌아와서 생각해보니 점쟁이의 표정이 너무 진지했었습니다. '혹시 정말일까? 아니야, 그럴 리 없어. 하지만 만약에...'
그날 밤부터 김첨지는 잠을 제대로 못 잤습니다. 자꾸 석 달 후가 생각났거든요.
며칠 후, 김첨지는 다른 점쟁이를 찾아갔습니다. 혹시 첫 번째 점쟁이가 틀렸을 수도 있으니까요.
"어르신, 제 운명 좀 봐주세요." 두 번째 점쟁이도 김첨지를 보더니 고개를 갸웃했습니다.
"어? 손님, 몸조리 잘 하셔야겠네요." "왜요? 뭔가 보이세요?"
"앞으로 석 달 정도 후에 큰 고비가 있을 것 같은데요..."
이번에도 비슷한 이야기였습니다. 김첨지는 이제 정말 걱정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세 번째, 네 번째 점쟁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모두들 석 달 후를 조심하라고 했거든요.
"이럴 수가! 네 명이나 똑같은 이야기를 하다니!" 김첨지가 집에 돌아와서 고민에 빠졌습니다.
그때 동네 할머니가 김첨지의 표정을 보고 물어봤습니다. "첨지야, 요즘 얼굴이 왜 그렇게 어두워졌니?"
"할머니, 사실은..." 김첨지가 사정을 다 털어놨습니다.
할머니가 듣더니 웃으면서 말했습니다. "아이고, 그런 걱정을 하고 있었구나! 그럼 피하면 되잖아!"
"피한다고요? 어떻게요?"
"저승사자가 오기 전에 멀리 가서 숨어 있으면 되지! 우리 첨지는 머리가 좋으니까 분명 방법을 찾을 거야."
김첨지의 눈이 번쩍 뜨였습니다. "맞네요! 왜 그런 생각을 못 했지?"
그날부터 김첨지는 본격적으로 저승사자를 피할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습니다. '저승사자가 나를 찾지 못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 번째 아이디어는 이름을 바꾸는 것이었습니다. '김첨지가 아닌 다른 이름으로 살면 못 찾겠지!'
"오늘부터 제 이름은 박서방입니다!" 김첨지가 동네 사람들에게 선언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계속 "첨지야!"라고 불렀습니다. 오랜 습관은 쉽게 바뀌지 않더라고요.
두 번째 아이디어는 외모를 바꾸는 것이었습니다. 김첨지는 평소 단정한 상투를 하고 다녔는데, 갑자기 머리를 풀어서 산발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수염도 길러서 얼굴을 가렸지요.
"이제 다른 사람 같지?" 김첨지가 거울을 보며 만족해했습니다.
하지만 너무 이상한 모습이어서 사람들이 더 쳐다봤습니다. "저 사람 왜 저런 모습을 하고 다니지?" 오히려 더 눈에 띄었거든요.
세 번째는 아예 다른 동네로 이사 가는 것이었습니다. 김첨지는 한양 반대편으로 짐을 싸서 이사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동네에서도 계속 불안했습니다. 밤만 되면 문소리에도 깜짝 놀라고, 검은 옷 입은 사람만 보면 저승사자인가 싶어서 피했지요.
※ 저승사자 피하기 작전
마지막 한 달이 되자 김첨지의 상상력은 더욱 기발해졌습니다. 이제는 정말 전문가 수준의 도망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거든요.
"그래! 저승사자도 결국 사람이잖아? 사람이면 분명 틈이 있을 거야!" 김첨지가 무릎을 쳤습니다.
먼저 김첨지는 저승사자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동네 할머니들한테 물어보고, 절에 가서 스님들한테도 물어봤지요.
"스님, 저승사자가 어떻게 생겼나요?" "글쎄... 검은 옷을 입고 갓을 쓰고 다닌다고 하지."
"그럼 저도 똑같이 입고 다니면 동료인 줄 알지 않을까요?" "하하! 그런 기발한 생각을!"
김첨지는 정말로 검은 옷과 갓을 구해서 입고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멀리서 보면 정말 저승사자 같았거든요.
어느 날 밤, 김첨지가 검은 옷을 입고 걸어가는데 앞에서 누군가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그 사람도 검은 옷에 갓을 쓰고 있었지요.
'어? 저 사람도 나처럼 변장한 건가?' 김첨지가 생각하고 있는데, 그 사람이 말을 걸었습니다.
"동료여, 오늘 일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소?"
"네? 일이요?" 김첨지가 당황했습니다.
"아, 신입이군요? 저는 박사자입니다. 오늘 북촌에 김첨지라는 사람을 데리러 왔는데, 혹시 보셨습니까?"
김첨지의 심장이 쿵쾅거렸습니다. 진짜 저승사자였던 겁니다!
"김... 김첨지요? 글쎄요, 잘 모르겠는데요?" 김첨지가 목소리를 낮춰서 대답했습니다.
"그렇습니까? 참 이상하네요. 분명 이 근처에 있다고 했는데..." 박사자가 고개를 갸웃했습니다.
김첨지는 식은땀이 흘렀지만 계속 연기를 했습니다. "혹시 제가 도와드릴까요?"
"오, 고맙습니다! 그럼 같이 찾아보시죠."
이렇게 해서 김첨지는 저승사자와 함께 자기 자신을 찾아다니는 어이없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김첨지라는 사람이 어떻게 생겼습니까?" 김첨지가 물어봤습니다.
"음... 키는 보통이고, 얼굴은 둥근 편이고, 특이한 버릇이 있다고 해요." "어떤 버릇인데요?"
"뭔가 물어보면 끝까지 캐묻는다고 하더라고요." 박사자가 웃으며 말했습니다.
'아! 내 성격을 정확히 아는구나!' 김첨지가 놀랐습니다.
두 사람은 온 동네를 돌아다녔지만 김첨지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당연하지요, 김첨지가 바로 옆에 있었으니까요!
"정말 이상하네요. 분명히 오늘 데려가라고 했는데..." 박사자가 고민했습니다.
"혹시 다른 동네로 도망간 건 아닐까요?" 김첨지가 제안했습니다.
"그럴 수도 있겠네요. 다른 곳도 찾아보겠습니다." 박사자가 다른 동네로 가버렸습니다.
김첨지는 한숨을 돌렸습니다. '휴, 일단 오늘은 넘겼구나!'
하지만 다음날도 문제였습니다. 또 다른 저승사자가 올 테니까요.
김첨지는 더욱 기발한 방법을 생각해냈습니다. '아예 죽은 척하면 어떨까?'
김첨지는 동네 사람들에게 자신이 갑자기 병으로 죽었다고 소문을 냈습니다. 그리고 관까지 만들어서 그 안에 숨어 있었지요.
"아이고, 김첨지가 갑자기 죽었다네!" "어제까지 멀쩡했는데 이상하네."
이틀째 되는 날, 정말로 다른 저승사자가 왔습니다. 이번에는 강사자라는 사자였지요.
"김첨지가 죽었다고요?" 강사자가 동네 사람들에게 물어봤습니다.
"네, 엊그제 갑자기 돌아가셨어요." "그럼 시신은 어디 있습니까?"
"저기 관 안에 있어요." 사람들이 관을 가리켰습니다.
강사자가 관 뚜껑을 살짝 열어보려고 했습니다. 김첨지는 관 안에서 숨을 참고 꼼짝도 하지 않았지요.
"음... 정말 죽은 것 같네요." 강사자가 말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네요. 혼이 안 보이네요."
'혼? 아, 죽으면 혼이 나와야 하는구나!' 김첨지가 마음속으로 생각했습니다.
"혹시 혼이 이미 떠났나요?" 동네 사람이 물어봤습니다.
"글쎄요... 좀 이상하긴 하지만, 일단 보고는 해야겠네요." 강사자가 돌아갔습니다.
또 한 번 위기를 넘긴 김첨지. 하지만 계속 관 안에만 있을 수는 없었지요.
그날 밤, 김첨지는 몰래 관에서 나와서 또 다른 계획을 세웠습니다. '이번엔 아예 여자로 변장해보자!'
김첨지는 여자 옷을 구해 입고 머리에 가체를 썼습니다. 그리고 연지곤지까지 발라서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지요.
다음날, 또 다른 저승사자가 왔습니다. 이번에는 이사자였습니다.
"김첨지라는 사람을 찾고 있는데, 혹시 보셨습니까?" 이사자가 여장한 김첨지에게 물어봤습니다.
"김첨지요? 아, 그 사람 죽었어요!" 김첨지가 가성으로 말했습니다.
"죽었다고요? 언제요?" "며칠 전에요!"
"음... 그런데 이상하네요. 우리 명부에는 아직 올라와 있지 않은데..." 이사자가 의심스러워했습니다.
김첨지는 식은땀이 났지만 계속 연기했습니다. "아, 그럼 아직 처리가 안 된 건가 봐요!"
"그럴 수도 있겠네요. 확인해보겠습니다." 이사자가 돌아갔습니다.
※ 무당 만신의 등장
드디어 운명의 날이 되었습니다. 석 달 후 보름달이 뜬 그날 밤이었지요. 김첨지는 그동안의 피로가 쌓여 완전히 지친 상태였습니다.
"도대체 언제까지 이렇게 도망다녀야 하지? 정말 끝이 없네..." 김첨지가 한숨을 쉬며 길을 걷고 있었습니다.
그때 멀리서 장구소리와 징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쿵짝쿵짝, 징징징!" 어디선가 굿을 하고 있는 것 같았지요.
"어? 저게 뭐지?" 김첨지가 호기심을 느끼고 소리가 나는 쪽으로 가봤습니다.
한 집 마당에서 큰 굿판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무당 한 명이 하얀 한복을 입고 신들린 듯 춤을 추고 있었는데, 정말 신기했습니다. 마치 하늘을 나는 것 같았거든요.
"어머! 저기 새로운 손님이 오셨네!" 무당이 갑자기 김첨지를 보고 손을 흔들었습니다.
"네? 저요?" 김첨지가 당황했습니다.
"네! 어서 오세요! 마침 흥미로운 기운이 느껴지는데요!" 무당이 김첨지를 반갑게 맞았습니다.
김첨지는 망설였지만, 다른 갈 곳도 없었고 호기심도 있어서 굿판에 들어갔습니다.
"어르신,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무당이 물어봤습니다.
"김... 김첨지입니다." "아! 김첨지님! 정말 특별한 분이 오셨네요!"
무당이 갑자기 진지한 표정이 되더니 김첨지를 자세히 들여다봤습니다.
"어머! 이게 어떻게 된 일이에요? 어르신 주변에 저승 기운이 가득해요!"
김첨지가 깜짝 놀랐습니다. 이 무당은 뭔가 남달랐거든요.
"저승 기운이요?" "네! 마치 저승사자들이 계속 따라다닌 것 같은 기운이에요. 혹시 무슨 일이 있으셨나요?"
김첨지는 더 이상 숨길 수도 없고, 이 무당이라면 뭔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아서 모든 걸 털어놨습니다. 점쟁이한테 들은 이야기부터 저승사자들을 피해 다닌 모든 과정을 자세히 말했지요.
무당이 듣더니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아, 그래서 그런 기운이 있었구나! 저승사자들이 며칠째 헤매고 있으니까요."
"그럼 정말 오늘 밤에 저승사자가 올까요?" "분명히 올 거예요. 하지만 방법이 있어요!"
김첨지의 눈이 반짝였습니다. "정말요? 어떤 방법인데요?"
"저승사자들도 결국 영혼이거든요. 그런데 제가 하는 굿은 영혼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굿이에요." 무당이 자신 있게 말했습니다.
"그럼 저승사자와 직접 대화할 수 있다는 말씀이세요?"
"그렇죠! 저승사자를 직접 불러서 협상해보는 거예요. 혹시 다른 해결방법이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김첨지는 반신반의했지만, 지금까지 해본 것 중에 가장 현실적인 방법 같았습니다.
"좋아요! 해보시죠!" "그럼 준비해볼게요. 그런데 한 가지 조건이 있어요."
"무슨 조건인데요?"
"굿을 하는 동안 어떤 일이 일어나도 절대 놀라거나 도망가시면 안 돼요. 그러면 오히려 더 위험해질 수 있거든요."
"알겠습니다!" 김첨지가 단호하게 대답했습니다.
무당이 본격적으로 굿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촛불을 여러 개 켜고, 향을 피우고, 각종 제물을 정성스럽게 차렸지요.
"김첨지님, 저기 앉아 계세요. 그리고 무슨 일이 있어도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마세요." 무당이 지시했습니다.
김첨지가 자리에 앉자 무당이 장구를 잡고 춤을 추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천천히 시작하더니 점점 빨라졌지요.
"쿵쿵따 쿵쿵따!" 장구소리가 점점 격렬해졌습니다.
그리고 무당이 이상한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습니다. "천지신명이시여! 저승의 사자들아! 이곳으로 오소서!"
갑자기 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촛불이 흔들리고, 나뭇잎들이 바스락거렸지요. 분명 바람이 없던 밤이었는데 이상했습니다.
"오오, 뭔가 오고 있어요!" 무당이 신나게 소리쳤습니다.
김첨지는 약속대로 자리에 앉아 있었지만, 주변 분위기가 확실히 달라지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공기가 차가워지고, 뭔가 무거운 기운이 감돌았거든요.
그때 갑자기 낮고 무서운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누가 감히 우리를 불렀느냐?"
무당이 기뻐하며 절을 했습니다. "오셨군요! 저승사자님!"
"그렇다. 나는 박사자다. 그런데 왜 우리를 부른 것이냐?" 저승사자의 목소리가 사방에서 울려 퍼졌습니다.
※ 굿판의 소동
무당이 저승사자에게 정중하게 절을 한 후 말했습니다. "사자님, 이분이 오늘 밤 데려가실 김첨지라는 분입니다."
"김첨지?" 박사자의 목소리가 놀라움을 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며칠째 찾고 있었구나!"
김첨지는 가만히 앉아 있었지만 심장이 쿵쾅거렸습니다. 드디어 들켜버린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사자님," 무당이 조심스럽게 말했습니다. "혹시 이분을 데려가지 않을 방법은 없을까요?"
"방법?" 박사자가 의외라는 듯 말했습니다. "정해진 운명을 바꾸라는 말이냐?"
"네, 이분이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는 것 같거든요."
저승사자가 한참 생각하더니 말했습니다. "흠... 그렇다면 특별한 시험을 해보겠다."
"시험이요?" 김첨지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습니다.
"그렇다. 세 가지 질문에 모두 정답을 맞히면 목숨을 연장해주겠다. 하지만 하나라도 틀리면 즉시 데려가겠다."
무당이 김첨지를 격려하며 말했습니다. "김첨지님, 할 수 있어요! 평소에 호기심이 많으셨잖아요!"
"좋습니다!" 김첨지가 용기를 내어 대답했습니다.
박사자가 첫 번째 질문을 했습니다. "첫째, 세상에서 가장 빠른 것은 무엇이냐?"
김첨지가 곰곰 생각해보더니 말했습니다. "사람의 마음입니다! 한순간에 천 리 밖까지 갈 수 있거든요."
"오! 정답이다!" 박사자가 감탄했습니다.
무당이 기뻐하며 손뼉을 쳤습니다. "잘하셨어요!"
"둘째,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것은 무엇이냐?"
이번에도 김첨지가 잠깐 생각해보더니 답했습니다. "사람의 약속입니다! 한 번 한 약속은 천 근보다 무거우니까요."
"이것도 정답이다! 마지막 질문이다." 박사자의 목소리에 놀라움이 섞여 있었습니다.
김첨지는 긴장했습니다. 마지막 질문이 가장 어려울 것 같았거든요.
"셋째, 세상에서 가장 값진 것은 무엇이냐?"
김첨지가 오랫동안 생각했습니다. 금? 은? 보석? 아니면 다른 것?
그때 갑자기 깨달았습니다. 지난 몇 달 동안 자신을 도와준 사람들의 얼굴이 떠올랐거든요. 동네 할머니, 무당, 그리고...
"사람의 정입니다!" 김첨지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제가 죽을 위기에 처했을 때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거든요. 그 마음이 세상에서 가장 값진 것 같습니다."
박사자가 한참 동안 조용했습니다. 그러더니 천천히 말했습니다.
"모두 정답이다... 하지만..."
"하지만요?" 김첨지와 무당이 동시에 물었습니다.
"사실 내가 온 것은 너를 데려가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네?" 모두가 놀랐습니다.
"장부를 다시 확인해보니, 김첨지는 아직 죽을 때가 아니었다. 점쟁이들이 잘못 본 것이었다."
김첨지가 어리둥절했습니다. "그럼 저는 죽지 않는다는 말씀이세요?"
"그렇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가 생겼다."
"무슨 문제요?"
박사자가 곤란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사실 우리가 며칠째 너를 찾아다닌 것은 다른 김첨지 때문이었다. 같은 이름의 다른 사람을 데려가야 했는데, 너를 잘못 찾은 것이다."
"아!" 무당이 무릎을 쳤습니다. "그래서 계속 못 찾으셨구나!"
"그런데 이제 또 다른 문제가 생겼다." 박사자가 한숨을 쉬었습니다.
"또 무슨 문제요?"
"진짜 김첨지는 벌써 다른 곳으로 도망가버렸다. 너를 찾느라 시간을 너무 많이 보낸 것이다."
김첨지가 미안해하며 말했습니다. "그럼 제가 도와드릴까요? 그 김첨지를 찾는 거요."
"너가?" 박사자가 의외라는 듯 물었습니다.
"네! 저도 며칠 동안 숨어다녔으니까 숨을 만한 곳을 잘 알거든요!"
무당도 거들었습니다. "좋은 생각이에요! 김첨지님이 가장 잘 아실 거예요."
박사자가 잠깐 생각하더니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도움을 받겠다."
※ 예상치 못한 반전
이렇게 해서 김첨지는 저승사자와 함께 진짜 데려가야 할 김첨지를 찾아나서게 되었습니다. 정말 기상천외한 상황이었지요!
"그 김첨지는 어떤 사람인가요?" 김첨지가 물어봤습니다.
"나이는 너보다 좀 많고, 성격이 아주 교활하다고 했다. 그리고 돈을 아주 좋아한다더라."
"아! 그럼 혹시 한양 남쪽에 있는 김만석 집 근처에 있을지도 몰라요!"
김첨지의 추리가 맞았습니다. 진짜 데려가야 할 김첨지는 부자 김만석의 집 창고에 숨어 있었거든요.
"여기 있네!" 박사자가 창고를 가리켰습니다.
창고 안에서 떨리는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제발... 제발 살려주세요!"
"김첨지! 나와라!" 박사자가 소리쳤습니다.
"싫어요! 절대 안 나가요!" 진짜 김첨지가 창고 문을 꽉 잡고 버텼습니다.
가짜 김첨지(우리의 주인공)가 창고에 다가가서 말했습니다. "김첨지 어르신, 나와 보세요. 저승사자님과 이야기해봐요."
"당신은 누구요?" "저도 김첨지라고 해요. 그런데 저승사자님이 처음에 저를 잘못 찾으셨던 거예요."
진짜 김첨지가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고개를 내밀었습니다. "정말요?"
"네! 그런데 저승사자님이 좋은 분이세요. 한번 나와서 이야기해보세요."
진짜 김첨지가 떨리는 다리로 창고에서 나왔습니다. 가짜 김첨지보다 나이가 많고, 정말 교활하게 생겼더라고요.
박사자가 진짜 김첨지에게 말했습니다. "드디어 찾았구나."
"저승사자님... 제발 용서해주세요!" 진짜 김첨지가 무릎을 꿇었습니다.
"용서? 무엇을 용서하라는 것이냐?"
"저... 저는 평생 나쁜 일만 했어요! 남의 돈을 훔치고, 거짓말을 하고, 약한 사람들을 괴롭혔어요!"
박사자가 장부를 들여다보더니 말했습니다. "정말 그렇구나. 죄가 아주 많다."
진짜 김첨지가 울기 시작했습니다. "제발 기회를 한 번만 더 주세요! 착하게 살겠어요!"
가짜 김첨지가 박사자에게 말했습니다. "저승사자님, 저한테도 시험을 내주셨잖아요. 이분한테도 기회를 주시면 안 될까요?"
박사자가 생각해보더니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너에게도 세 가지 질문을 하겠다."
"감사합니다!" 진짜 김첨지가 기뻐했습니다.
"첫째, 네가 평생 가장 후회하는 일은 무엇이냐?"
진짜 김첨지가 울먹이며 말했습니다. "가난한 할머니의 쌀을 훔친 일이에요. 그 할머니가 굶어 죽었거든요..."
박사자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둘째, 만약 다시 살 기회가 주어진다면 무엇을 하겠느냐?"
"그 할머니 무덤에 가서 사죄하고, 제가 훔친 모든 것을 되돌려드리겠어요."
"셋째, 진정으로 회개하는 마음이냐?"
진짜 김첨지가 눈물을 흘리며 말했습니다. "네! 정말로 잘못했어요. 다시는 나쁜 일 안 하겠어요!"
박사자가 한참 생각하더니 놀라운 말을 했습니다.
"좋다. 너에게 3년의 시간을 더 주겠다. 하지만 조건이 있다."
"어떤 조건이든 지키겠어요!"
"3년 동안 선행을 쌓아라. 그리고 이 김첨지가 너를 감시할 것이다." 박사자가 가짜 김첨지를 가리켰습니다.
"네? 저요?" 가짜 김첨지가 놀랐습니다.
"그렇다. 네가 착한 마음씨를 가지고 있으니, 이 사람이 정말로 개과천선하는지 지켜봐 달라."
"알겠습니다!" 가짜 김첨지가 대답했습니다.
박사자가 마지막으로 말했습니다. "3년 후, 내가 다시 올 것이다. 그때까지 서로 도우며 살아라."
그리고 박사자는 바람과 함께 사라져버렸습니다.
두 김첨지가 서로를 바라봤습니다. 한 명은 안도감으로, 다른 한 명은 감사함으로 가득했지요.
"고맙습니다!" 진짜 김첨지가 가짜 김첨지에게 절을 했습니다. "당신 덕분에 기회를 얻었어요!"
"천만에요! 우리 같이 힘내서 좋은 일 많이 해요!"
무당이 이 모든 걸 지켜보며 흐뭇하게 웃었습니다. "정말 좋은 결말이네요!"
※ 해피엔딩의 마무리
그날 밤 이후, 두 김첨지의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었습니다. 진짜 김첨지는 정말로 마음을 고쳐먹고 착하게 살기 시작했고, 가짜 김첨지(우리의 주인공)는 그를 도와주며 함께 좋은 일들을 하기 시작했지요.
첫 번째로 한 일은 진짜 김첨지가 예전에 훔쳤던 것들을 되돌려주는 일이었습니다.
"이거는 김서방네 닭이고, 이거는 박할머니네 쌀이고..." 진짜 김첨지가 하나하나 기억해내며 되돌려줬습니다.
사람들은 처음엔 놀랐지만, 진심으로 사과하는 모습을 보고 용서해줬습니다.
"아이고, 이제라도 돌려주니 고맙다!" 동네 사람들이 말했습니다.
두 번째로 한 일은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일이었습니다. 가짜 김첨지가 아이디어를 내고, 진짜 김첨지가 실행하는 식으로 협력했지요.
"우리 공짜로 짚신을 만들어드리면 어때요?" 가짜 김첨지가 제안했습니다.
"좋은 생각이에요! 제가 짚신 만드는 법을 알거든요!" 진짜 김첨지가 기뻐했습니다.
두 사람은 날마다 짚신을 만들어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줬습니다. 처음엔 서툴렀지만 점점 솜씨가 늘었지요.
세 번째로 한 일은 무당 만신을 도와주는 일이었습니다. 그날 밤 저승사자를 불러준 고마움을 잊지 않았거든요.
"만신님, 우리가 뭘 도와드릴까요?" 두 김첨지가 물어봤습니다.
"아이고, 고마워요! 그럼 굿할 때 장구 좀 쳐주세요!" 무당이 웃으며 말했습니다.
두 김첨지는 장구 치는 법을 배워서 무당의 굿을 도와줬습니다. 처음엔 박자도 안 맞았지만, 연습하니까 제법 괜찮아졌지요.
"쿵짝쿵짝!" 두 김첨지의 장구 소리에 맞춰 무당이 춤을 추면, 동네 사람들이 박수를 쳤습니다.
넉 번째로 한 일은 길 잃은 사람들을 도와주는 일이었습니다. 가짜 김첨지가 여러 동네를 돌아다녔던 경험을 살려서, 길을 잃은 사람들에게 방향을 알려줬지요.
"저기 가시면 한양 중심가예요!" "이쪽으로 가시면 강변이고요!"
사람들이 고마워하며 말했습니다. "아이고, 정말 고마워요! 덕분에 길을 찾았네요!"
이렇게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났습니다. 두 김첨지는 이제 동네에서 없어서는 안 될 사람들이 되었습니다.
"요즘 두 김첨지 덕분에 동네가 정말 살기 좋아졌네!" "그러게 말이야! 착한 일만 하더라고!"
동네 할머니들이 두 김첨지를 보며 흐뭇해했습니다.
드디어 3년이 다 되어가는 날, 박사자가 약속대로 다시 나타났습니다.
"3년이 다 되었다." 박사자가 두 김첨지 앞에 나타났습니다.
진짜 김첨지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저승사자님... 저 정말 열심히 살았어요!"
박사자가 장부를 들여다보더니 놀란 표정을 지었습니다. "어?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
"무슨 일인가요?" 가짜 김첨지가 물어봤습니다.
"장부를 보니 이 사람의 수명이 30년이나 늘어났다!"
"30년이요?" 두 김첨지가 깜짝 놀랐습니다.
"그렇다! 착한 일을 많이 해서 덕을 쌓았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는 정말 드물다!"
진짜 김첨지가 기뻐서 눈물을 흘렸습니다. "정말요? 정말 30년을 더 살 수 있다고요?"
"그렇다. 그리고 너도!" 박사자가 가짜 김첨지를 가리켰습니다.
"저요?" "네 수명도 20년이 늘어났다. 남을 도운 공덕 때문이다."
가짜 김첨지도 기뻐했습니다. "와! 정말 좋은 일을 하면 복이 오는구나!"
박사자가 마지막으로 말했습니다. "앞으로도 서로 도우며 착하게 살아라. 그럼 더 많은 복이 올 것이다."
그리고 박사자는 웃으며 사라져버렸습니다.
그 후로 두 김첨지는 평생 좋은 친구가 되어 함께 살았습니다. 하나는 지혜를 내고, 하나는 실행을 하면서 동네를 위해 많은 좋은 일들을 했지요.
나중에 사람들은 이들을 "착한 김첨지들"이라고 불렀고, 이 이야기는 대대손손 전해져 내려왔다고 합니다.
유튜브 엔딩멘트
여러분, 오늘 김첨지의 저승사자 피하기 대작전은 어떠셨나요? 결국 진짜 문제는 이름이 같은 다른 사람이었다는 반전도 재미있었고, 두 김첨지가 함께 착한 일을 하며 더 긴 수명을 얻게 된 결말도 훈훈했지요!
다음 이야기는 좀 더 오싹한 이야기입니다. "염라대왕의 복수, 지옥의 연회"라는 호러 스릴러 버전으로 준비했는데요, 조선시대에도 무서운 이야기들이 참 많았답니다. 평소 무서운 이야기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특히 재미있게 들으실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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