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라대왕의 의외의 판결 , 불륜으로 시작된 사랑의 결말 『열하일기 야화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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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킹멘트 (300자 내외)
"당신들의 사랑은 죄 위에 세워진 것이다!" 조선 최고의 문장가 박지원이 『열하일기』에 기록한 놀라운 이야기! 남의 아내를 사랑한 남자, 남편을 버리고 떠난 여자. 두 사람은 죽어서 염라대왕 앞에 섰습니다. "다음 생에는 더 큰 고통을 겪을 것이다!" 무서운 판결이 내려졌지만... 다음 생에서 두 사람은 진심으로 참회하고 선한 삶을 살았습니다. 그리고 놀라운 일이! 염라대왕이 다시 두 사람을 불러 이야기합니다. 과연 마지막 결말은? 눈물과 감동의 해피엔딩이 기다립니다!
디스크립션 (300자 내외)
연암 박지원이 청나라를 다녀오며 쓴 『열하일기』의 이야기를 각색한 감동적인 인과응보 이야기입니다. 불륜으로 맺어진 두 남녀가 죽은 후 저승에서 심판을 받고, 다음 생에서 업보를 받지만, 진심으로 참회하고 선하게 살아 결국 용서받는 과정을 그렸습니다. 잘못을 저질러도 진심으로 뉘우치고 선하게 살면 용서받을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이야기. 시니어 여러분께 깨달음과 감동을 함께 선사하는 따뜻한 이야기입니다.
※ 남의 아내를 탐하다
조선 숙종 시절, 한양 북촌에 이몽학이라는 젊은 양반이 살고 있었습니다. 스물다섯의 나이에 잘생긴 외모와 넉넉한 집안 배경을 가진 그는 마을의 모든 처녀들이 부러워하는 총각이었습니다. 부모님은 벌써 여러 번 혼처를 권했지만, 이몽학은 번번이 거절했습니다.
"아들아, 이제 장가를 들어야 하지 않겠느냐?" "아버님, 아직은 좀 더 기다려주십시오." 사실 이몽학에게는 치명적인 결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여색을 너무 밝혔던 것입니다. 기생집을 드나들고, 한량처럼 지내는 모습에 부모님은 늘 한숨만 쉬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봄날, 이웃집에 새로운 부부가 이사를 왔습니다. 남편은 서른셋쯤 되어 보이는 선비 박성균이었고, 아내는 스물두세 살의 아름다운 여인이었습니다. 성은 정씨라고 했습니다.
이몽학은 담장 너머로 정씨 부인을 처음 본 순간, 심장이 멎는 것 같았습니다. "저런 미인이..." 달빛 같은 피부에 버드나무 같은 허리, 복사꽃 같은 얼굴. 그가 그동안 만난 어떤 여인보다 아름다웠습니다.
문제는 그녀가 남의 아내라는 것이었습니다. 더구나 남편과 금슬도 좋아 보였습니다. 담장 너머로 들리는 두 사람의 웃음소리가 이몽학을 더욱 괴롭게 만들었습니다. "왜 저런 여인이 저런 시시한 선비의 아내란 말인가..."
이몽학은 점점 정씨 부인에게 집착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부러 담장 근처를 서성이며 그녀의 모습을 훔쳐봤습니다. "아, 오늘은 분홍 치마를 입으셨구나..." "오늘은 머리를 다르게 빗으셨네..." 매일 관찰하고 기록했습니다.
어느 날, 용기를 내어 담장 너머로 말을 걸었습니다. "부인, 날씨가 참 좋지 않습니까?" 정씨 부인은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렸습니다. "예... 그러하옵니다." 그리고는 황급히 방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하지만 이몽학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며칠 후 다시 말을 걸고, 그 다음 날도 말을 걸었습니다. 처음에는 놀라 피하던 정씨 부인도 점점 대답을 하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무엇을 하셨습니까?" "별일 없이 바느질을 했습니다."
이몽학은 점점 대담해졌습니다. 어느 날은 담장 너머로 꽃을 던져 넣었습니다. 작은 쪽지와 함께였습니다. "이 꽃처럼 아름다운 부인께 드립니다." 정씨 부인은 황급히 꽃을 주우며 주위를 둘러봤습니다. 남편이 볼까 봐 두려웠던 것입니다.
그해 가을, 정씨 부인의 남편 박성균이 과거 시험을 보러 한양을 떠났습니다. 적어도 석 달은 돌아오지 않을 예정이었습니다. 이것이 이몽학에게는 절호의 기회였습니다.
남편이 떠난 지 일주일 후, 이몽학은 더욱 대담하게 다가갔습니다. "부인, 혼자 계시니 외롭지 않으십니까?" "도련님, 이러시면... 곤란합니다..." "왜 곤란합니까? 우리는 그저 이웃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뿐인데요."
정씨 부인도 사실 외로웠습니다. 남편은 착한 사람이었지만 너무 무미건조했습니다. 하루 종일 책만 읽고, 아내에게는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 반면 이몽학은 달콤한 말로 그녀의 마음을 흔들었습니다.
"부인은 너무 아름다운 분인데, 그 남편분은 부인의 가치를 모르는 것 같습니다." "도련님... 그런 말씀 마십시오. 저는 유부녀입니다." "유부녀라는 것이 중요합니까? 당신의 행복이 더 중요하지 않습니까?"
한 달이 지나고 두 달이 지나면서, 정씨 부인의 마음은 점점 흔들렸습니다. 매일 담장 너머로 찾아와 다정한 말을 건네는 이몽학과, 떠나기 전에도 "책이나 읽고 있거라"라고만 말했던 남편. 비교가 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남편이 떠난 지 석 달째 되던 어느 날 밤, 이몽학은 담장을 넘었습니다. "부인, 접니다. 문을 열어주십시오." 정씨 부인은 떨리는 손으로 문을 열었습니다. 그녀도 알고 있었습니다. 이 문을 열면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을.
"도련님... 이러시면 안 됩니다..." "부인, 저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남편이 있는 몸입니다..." "그 남편이 돌아오기 전에, 나와 함께 떠나주십시오."
"떠나다니요? 그게 무슨..." "우리 둘이서 멀리,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가는 겁니다. 거기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거예요." 이몽학의 눈빛은 진지했습니다.
정씨 부인은 혼란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이미 마음은 기울어 있었습니다. 그날 밤, 두 사람은 선을 넘었습니다. 그리고 일주일 후, 한밤중에 집을 나섰습니다. 제주도로 향하는 배를 타기 위해서였습니다.
※ 짧았던 행복
한밤중, 이몽학과 정씨는 각자의 집을 빠져나왔습니다. 이몽학은 집안의 돈과 귀중품을 몰래 챙겼고, 정씨 부인은 간단한 옷가지만 보따리에 넣었습니다. 두 사람은 북촌 뒷골목에서 만났습니다.
"정말... 가시겠습니까?" 이몽학이 마지막으로 물었습니다. "이제 돌이킬 수 없습니다. 함께 가겠습니다." 정씨 부인의 목소리는 떨렸지만 결연했습니다. 두 사람은 손을 꼭 잡고 어둠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한양을 떠나 남쪽으로, 남쪽으로 계속 내려갔습니다. 한 달을 걸어 마침내 제주도로 가는 배를 탔습니다. "이제 괜찮을 거예요. 제주도까지 가면 아무도 우리를 찾지 못할 겁니다." 이몽학이 정씨의 손을 꼭 잡으며 말했습니다.
제주도에 도착한 두 사람은 산골 마을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성을 바꾸고 부부라고 속였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친절했습니다. "어디서 오셨소?" "저... 전라도에서 왔습니다. 장사가 망해서 여기서 다시 시작하려고 합니다."
처음 몇 달은 행복했습니다. 아무도 자신들을 모르는 곳에서, 두 사람만의 세계를 만들었습니다. "여보, 당신과 함께라면 이 작은 오두막도 궁궐 같아요." "나도 그렇소. 당신만 있으면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소."
하지만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계절이 바뀌어 겨울이 되자, 이몽학이 갑자기 병에 걸렸습니다. "으윽... 춥다... 왜 이렇게 몸이 떨리지..." 열이 심하게 올랐고, 기침을 계속했습니다.
"여보! 정신 차리세요!" 정씨가 급히 마을 의원을 불렀습니다. 하지만 의원은 고개를 저었습니다. "이상합니다. 감기 같은데 약이 듣질 않네요. 마치 몸이 약을 거부하는 것 같습니다."
이몽학의 병은 점점 깊어졌습니다. 밤마다 악몽을 꾸었습니다. "안 돼! 용서해주십시오! 제가 잘못했습니다!" 꿈속에서 누군가가 자신을 끌고 가려고 했습니다. 까만 옷을 입은 사람들이었습니다.
"여보, 무슨 꿈을 꾸신 거예요?" "꿈속에서... 저승사자들이 나를 데려가려고 했소... 내가 죄를 지었다고..." 이몽학의 얼굴은 창백했습니다.
정씨도 불안했습니다. 최근 들어 이상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밤마다 누군가 자신을 지켜보는 것 같았고, 가끔 환청이 들렸습니다. "정씨... 어찌 남편을 버리고 달아났느냐..." 버린 남편 박성균의 목소리 같았습니다.
일 년이 채 안 되어, 이몽학은 세상을 떠났습니다. "당신... 날 두고 가지 마세요... 당신 없이 어떻게 살라고..." 정씨가 시신을 붙잡고 울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수군거렸습니다. "젊은 나이에 갑자기 죽다니..." "뭔가 사연이 있는 것 같지 않소?"
장례를 치르고 나서, 정씨는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혼자 남겨진 오두막에서 매일 울기만 했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받을 벌인가... 하늘이 우리를 벌하시는 건가..."
석 달 후, 정씨도 이상한 병에 걸렸습니다. 이몽학과 똑같은 증상이었습니다. 열이 나고, 기침이 나고, 밤마다 악몽을 꾸었습니다. "용서해주세요... 제가 잘못했습니다... 남편을 버리고 달아난 죄를 용서해주세요..."
한 달을 앓다가, 정씨도 숨을 거두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두 무덤을 나란히 만들어 주었습니다. "저 두 사람, 뭔가 큰 죄를 지은 것 같지 않소?" "그렇소. 하늘이 벌을 내린 것 같소."
이몽학이 눈을 뜨니, 어두운 곳이었습니다. "여기가... 어디지?" 주위를 둘러보니 수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습니다. 모두 죽은 사람들 같았습니다. 그리고 앞쪽에는 거대한 문이 보였습니다.
"저기가 어딘가요?" 옆 사람에게 물었습니다. "모르시오? 저기가 염라국 문이오. 우린 모두 심판받으러 가는 길이오." "심판이라니..." 이몽학은 소름이 돋았습니다.
그때 누군가 자신의 어깨를 쳤습니다. 돌아보니... "당신!" 정씨였습니다. 두 사람은 저승에서 다시 만난 것입니다. "당신도... 죽었소?" "예... 당신이 떠난 후 살 수가 없었어요..."
두 사람은 손을 꼭 잡았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두려움이 더 컸습니다. "우리... 어떻게 되는 걸까요?" "모르겠소... 하지만 우리가 죄를 지은 것은 사실이니..." 두 사람은 떨리는 마음으로 염라국 문을 향해 걸어갔습니다.
※ 염라대왕의 심판
염라국 문을 통과하자 광활한 전각이 나타났습니다. 높은 보좌에는 위엄 있는 모습의 염라대왕이 앉아 계셨습니다. 검붉은 얼굴에 부리부리한 눈, 긴 수염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다음! 이몽학과 정씨!" 판관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두 사람은 떨리는 다리로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무릎을 꿇어라!" 저승사자의 명령에 두 사람은 바닥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염라대왕이 생사부를 펼쳤습니다. "이몽학, 스물다섯 세. 정씨, 스물셋 세. 둘 다 제 수명을 다 살지 못하고 일찍 죽었구나." "예... 송구하옵니다..." 두 사람이 고개를 숙였습니다.
"판관, 이들의 죄를 읽어라." 염라대왕의 명령에 판관이 생사부를 읽기 시작했습니다. "이몽학, 남의 아내를 탐했고, 유혹하여 간음했으며, 도주를 꾀했습니다. 정씨, 남편을 버리고 다른 남자를 따라 달아났으며, 부부의 도리를 저버렸습니다."
두 사람의 얼굴은 창백해졌습니다. 모든 것이 낱낱이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염라대왕의 목소리가 전각을 울렸습니다. "너희는 인륜을 저버렸다! 부부유별이라는 오륜 중 하나를 어겼고, 한 남자의 인생을 파탄냈다!"
그때 한 남자가 끌려왔습니다. "저, 저 사람은..." 정씨가 소리쳤습니다. 바로 자신의 남편 박성균이었습니다. "당신... 언제..." "나도 죽었소. 과거 시험에서 돌아와 당신이 사라진 것을 알고... 충격으로... 병을 얻어 죽었소..."
박성균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했습니다. "나는... 당신을 그렇게 사랑했소. 말이 서툴러서 표현을 못 했을 뿐이오. 그런데 당신은... 나를 버리고..." "여보... 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 정씨도 울기 시작했습니다.
염라대왕이 호통을 쳤습니다. "보거라! 너희의 쾌락을 위해 한 사람이 죽었다! 박성균은 아무 죄도 없이 버림받고 슬픔으로 죽었다!" "용서해주십시오... 용서해주십시오..." 이몽학과 정씨가 바닥에 엎드렸습니다.
"용서?" 염라대왕의 목소리가 냉랭해졌습니다.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아야 하는 법이다. 너희는 다음 생에서 큰 고통을 겪을 것이다!" "대왕님... 자비를 베풀어주십시오..." "자비?" 염라대왕이 피식 웃었습니다. "박성균에게는 누가 자비를 베풀었느냐?"
판관이 판결문을 읽었습니다. "이몽학은 다음 생에 거지로 태어날 것이다. 평생 굶주리고 헐벗으며 살 것이다. 정씨는 불치병을 안고 태어날 것이다. 평생 병으로 고통받으며 살 것이다."
"그리고..." 염라대왕이 덧붙였습니다. "너희 둘은 다음 생에서도 만날 것이다. 하지만 서로를 알아보고도 가까이 갈 수 없을 것이다. 이것이 너희가 받을 벌이다!"
"대왕님! 제발..." 이몽학이 애원했습니다. 하지만 염라대왕은 단호했습니다. "끌어내라!" 저승사자들이 두 사람을 끌고 나갔습니다.
환생의 다리를 건너기 전, 정씨가 이몽학을 바라봤습니다. "이것이... 우리의 운명인가 봐요..." "정씨..." "다음 생에서는... 제대로 살아요. 최소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말고..." "당신도..."
두 사람은 망각의 물을 마셨습니다. 그리고 각자 다른 곳으로 떨어졌습니다. 새로운 생으로 태어나기 위해서였습니다.
이몽학은 한양의 뒷골목 움막에서 거지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태어나자마자 배고픔과 추위가 그를 맞이했습니다. 정씨는 양반집 딸로 태어났지만, 온몸에 병을 안고 태어났습니다. 걷지도 못하고 늘 누워서 지내야 했습니다.
20년이 흘렀습니다. 거지가 된 이몽학은 매일 거리를 떠돌며 구걸을 했습니다. "동냥 좀 주십시오..." 하지만 사람들은 그를 외면했습니다. 너무나 비참한 삶이었습니다.
어느 날, 한 양반집 앞을 지나가는데 창문 너머로 한 여인이 보였습니다. 병든 몸으로 누워 있었지만, 어쩐지 낯이 익었습니다. "저 여인은..."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전생의 기억은 없었지만, 묘한 감정이 일었습니다.
정씨도 창밖의 거지를 봤습니다. 더럽고 남루했지만, 어쩐지 눈물이 났습니다. "저 사람은 누굴까... 왜 이렇게 가슴이 아플까..." 하지만 두 사람은 가까이 갈 수 없었습니다. 신분의 벽이 너무 높았습니다.
※ 다음 생의 고통
거지로 태어난 이몽학은 매일 배고픔과 추위에 시달렸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는 다른 거지들과 달랐습니다. 아무리 배가 고파도 남의 것을 훔치지 않았습니다. "저는 구걸은 해도 도둑질은 하지 않습니다."
다른 거지들이 놀렸습니다. "야, 이 바보야! 배가 고프면 훔치면 되지 않냐?" "아닙니다. 그건 잘못된 일입니다." 이몽학은 고집스럽게 자신의 원칙을 지켰습니다. 왜 그래야 하는지는 몰랐지만, 가슴속 깊은 곳에서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다시는 잘못을 저지르지 마라...'
어느 겨울날, 이몽학은 얼어죽기 직전의 노인을 발견했습니다. "할아버지! 정신 차리세요!" 자신도 춥고 배고팠지만, 이몽학은 자신이 입던 누더기 하나를 벗어 노인에게 덮어주었습니다.
"젊은이... 고맙네... 하지만 자네는 어쩌려고..." "저는 괜찮습니다. 할아버지가 더 급하십니다." 이몽학은 노인을 업고 근처 주막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하루 종일 구걸해서 모은 돈을 모두 주막 주인에게 주었습니다. "이 돈으로 할아버지께 따뜻한 국밥 한 그릇만 주십시오."
주막 주인은 감동했습니다. "거지 주제에 이런 선행을 하다니... 자네도 국밥 한 그릇 먹게나." 그날 이몽학은 따뜻한 밥을 먹었고, 노인의 목숨을 살렸습니다.
그 후로도 이몽학은 가난하고 힘든 사람들을 도왔습니다. 자신도 거지였지만, 자신보다 더 어려운 사람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했습니다. "제가 비록 거지지만, 사람으로서 해야 할 일은 하고 싶습니다."
한편, 병든 몸으로 태어난 정씨는 평생을 방 안에서 보냈습니다. 걷지 못하고 늘 누워 있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불평하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제가 받아야 할 벌인가 봐요..." 마음속 깊은 곳에서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정씨는 방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았습니다. 바느질을 배워 가난한 아이들을 위한 옷을 만들었습니다. "어머니, 제 옷을 팔아서 이런 일을 하시면..." "괜찮다. 나보다 더 어려운 아이들이 많구나. 이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다."
어느 날, 창밖을 보던 정씨는 거지 한 명이 주저앉아 있는 것을 봤습니다. 바로 이몽학이었습니다. 며칠을 굶어 기력이 없었던 것입니다. "저 사람... 왜 이렇게 마음이 아플까..." 정씨는 하녀를 불렀습니다. "저 거지에게 밥을 주고 옷도 한 벌 주거라."
"아가씨, 거지는 늘 많은데 왜 저 사람만..." "모르겠어. 그냥... 저 사람이 가엾어 보여." 이몽학은 따뜻한 밥과 새 옷을 받았습니다. 고개를 들어 창문을 보니, 병든 여인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순간, 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습니다. 알 수 없는 감정이 가슴을 휘감았습니다. "저 여인은... 누구지..." "저 거지는... 왜 이렇게 눈물이 나지..." 하지만 두 사람은 서로에게 다가갈 수 없었습니다.
그날부터 정씨는 매일 그 거리를 지나는 이몽학에게 밥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이몽학은 받은 밥의 절반을 다른 거지들에게 나눠줬습니다. "나 혼자만 먹을 수는 없지." 두 사람은 서로를 알지 못했지만, 같은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30년이 흘렀습니다. 이몽학은 오십 중반의 늙은 거지가 되었고, 정씨는 평생 병상에 누워 지냈습니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원망하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내 운명이구나. 받아들이고 선하게 살자." 그렇게 다짐하며 살았습니다.
이몽학은 임종 직전에 생각했습니다. '내가 왜 이렇게 고생하며 살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했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도울 수 있을 때 도우며 살았다.' 평온한 마음으로 눈을 감았습니다.
정씨도 임종 직전에 생각했습니다. '평생 병으로 고생했지만, 원망하지 않았다.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선행이라도 했으니, 후회 없다.' 그녀도 평온하게 눈을 감았습니다.
※ 염라대왕의 재소환
다시 저승. 이몽학과 정씨는 염라대왕 앞에 섰습니다. 60년 만의 재회였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분위기가 달랐습니다. 저승사자들이 두 사람을 거칠게 끌고 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공손하게 인도했습니다.
"이몽학과 정씨, 다시 왔구나." 염라대왕의 목소리에는 전과 달리 온화함이 섞여 있었습니다. "예... 대왕님..." 두 사람은 고개를 숙였습니다.
"판관, 이들의 생사부를 다시 읽어보거라." 염라대왕의 명령에 판관이 생사부를 펼쳤습니다. 그런데 판관의 표정이 점점 놀라움으로 변했습니다. "대왕님... 이것이..."
"어찌 되었느냐?" "이몽학, 두 번째 생에서... 거지로 살았으나 단 한 번도 도둑질을 하지 않았습니다. 배고파도 구걸만 했고, 자신보다 어려운 이들을 도왔습니다." 판관이 생사부를 읽어 내려갔습니다.
"얼어 죽을 뻔한 노인을 구한 일 1회, 굶주린 아이들에게 밥을 나눠준 일 823회, 병든 사람을 업고 의원에게 데려간 일 12회..." 선행의 기록이 끝없이 이어졌습니다.
염라대왕의 눈빛이 달라졌습니다. "계속 읽어라." "정씨, 두 번째 생에서... 평생 병상에 누워 지냈으나 단 한 번도 원망하지 않았습니다. 가난한 아이들을 위해 옷을 만든 일 3,247벌, 굶주린 거지들에게 밥을 준 일 10,950회..."
전각이 조용해졌습니다. 판관들도, 저승사자들도 모두 놀란 표정이었습니다. 염라대왕이 입을 열었습니다. "너희가... 달라졌구나."
"대왕님..." 이몽학이 고개를 들었습니다. "저는 왜 그렇게 살았는지 모릅니다. 전생의 기억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서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다시는 잘못을 저지르지 마라. 선하게 살아라'라고..."
정씨도 말했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평생 병으로 고생했지만, 이것이 제가 받아야 할 벌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받아들이고, 제가 할 수 있는 선한 일을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염라대왕이 일어섰습니다. 그리고 보좌에서 내려와 두 사람 앞으로 걸어왔습니다. 모두가 놀랐습니다. 염라대왕이 직접 망자에게 다가오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었습니다.
"이몽학, 정씨..." 염라대왕의 목소리가 부드러워졌습니다. "너희는 진정으로 참회했구나. 전생의 기억이 없었는데도, 혼 깊은 곳에서 뉘우쳤구나."
"대왕님..." 두 사람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습니다. 염라대왕이 계속 말했습니다. "사실 너희에게 준 벌은 단순히 고통을 주기 위함이 아니었다. 고통 속에서 깨달음을 얻기를 바랐던 것이다."
"그리고 너희는 그것을 이루어냈다. 거지로 태어나 평생 굶주리면서도 남의 것을 탐하지 않았고, 병든 몸으로 평생을 누워 지내면서도 원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남을 도우며 살았다."
판관 하나가 앞으로 나왔습니다. "대왕님, 특히 이 부분을 보십시오. 두 사람은 두 번째 생에서도 서로 만났습니다. 그리고 서로에게 끌렸습니다. 하지만 전생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았습니다. 가까이 가지 않았습니다."
염라대왕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렇구나. 너희는 또다시 만났음에도 욕망을 이겨냈구나.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참회다."
"대왕님..." 이몽학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그렇다면... 저희는..." "그렇다." 염라대왕이 미소를 지었습니다. "너희의 참회를 인정한다. 이제 너희의 죄는 씻겼다."
전각 안이 환한 빛으로 가득 찼습니다. 정씨가 물었습니다. "그렇다면 저희는 이제 어떻게 되는 겁니까?" 염라대왕이 두 사람을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세 번째 생을 주겠다. 하지만 이번에는 벌이 아니라 축복으로..."
※ 용서와 축복
염라대왕이 판관에게 명했습니다. "새로운 생사부를 작성하라. 이번에는 특별히 내가 직접 운명을 정하겠다." "명을 받들겠습니다, 대왕님." 판관이 새 장부를 펼쳤습니다.
"이몽학, 너는 다음 생에 한양의 선비 집안에 태어날 것이다. 부모는 자상하고, 집안은 넉넉하며, 재능도 뛰어날 것이다." "대왕님... 감사합니다..." 이몽학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하지만 명심하여라. 이것은 공짜가 아니다. 네가 두 번째 생에서 베푼 선행의 대가다. 네가 살린 노인, 네가 도운 아이들, 그들의 감사함이 쌓여 이런 복을 받는 것이다."
"알겠습니다, 대왕님. 세 번째 생에서도 선하게 살겠습니다." 이몽학이 깊이 절을 올렸습니다.
염라대왕이 정씨를 바라봤습니다. "정씨, 너는 다음 생에 양반 집안의 딸로 태어날 것이다. 건강한 몸과 아름다운 외모를 가질 것이며, 재주도 많을 것이다."
"감사합니다, 대왕님..." 정씨도 눈물을 흘렸습니다. "이것 역시 네가 두 번째 생에서 베푼 선행의 대가다. 네가 만든 3,247벌의 옷, 네가 먹인 10,950끼의 밥, 그것들이 쌓여 이런 복이 된 것이다."
"대왕님의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정씨가 절을 올렸습니다.
그때 이몽학이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대왕님... 그런데 저희 둘은... 다음 생에서는..." "궁금하냐?" 염라대왕이 미소를 지었습니다. "너희는 만날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올바른 방법으로 말이다."
"정씨, 너는 열여덟에 혼처가 정해질 것이다. 그 상대가 바로..." 염라대왕이 이몽학을 가리켰습니다. "이몽학이다. 부모가 정한 혼인으로, 떳떳하게 부부가 될 것이다."
두 사람이 서로를 바라봤습니다. 놀라움과 기쁨이 교차했습니다. "정말... 정말입니까?" "그렇다. 너희는 세 번째 생에서 정식 부부가 되어 행복하게 살 것이다. 그리고..."
염라대왕이 덧붙였습니다. "너희는 세 아들과 두 딸을 낳을 것이다. 모두 건강하고 효자효녀로 자랄 것이며, 너희의 노년은 평안할 것이다."
"대왕님..." 이몽학과 정씨가 동시에 바닥에 엎드려 절했습니다. "은혜를 어찌 갚아야 할지..." "갚을 것 없다. 너희 스스로 얻은 것이다. 다만..."
염라대왕의 표정이 진지해졌습니다. "첫 번째 생에서 너희가 상처 입힌 박성균을 잊지 마라. 그의 고통을 기억하고,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하라."
"명심하겠습니다!" 두 사람이 고개를 숙였습니다. 그때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대왕님, 저도 한마디 하겠습니다." 돌아보니 박성균이 서 있었습니다.
"박성균, 네가 왜 여기 있느냐?" 염라대왕이 놀라 물었습니다. "저는 이미 환생했다가 다시 돌아왔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꼭 있고 싶어 허락을 구했습니다."
박성균이 이몽학과 정씨 앞으로 걸어왔습니다. 두 사람은 두려움에 떨었습니다. 하지만 박성균은 미소를 지었습니다. "나는... 너희를 용서한다."
"박 선비님..." 정씨가 울먹였습니다. "나도 두 번째 생을 살면서 깨달았다. 증오와 원망을 품고 사는 것이 얼마나 괴로운지. 그래서 너희를 용서하기로 했다."
"선비님... 감사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이몽학과 정씨가 박성균 앞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일어나라. 이제 모두 과거의 일이다. 너희는 세 번째 생에서 행복하게 살아라. 그것이 나에 대한 속죄가 될 것이다."
염라대왕이 감동한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박성균, 너도 참으로 대단하구나. 그렇게 상처받았으면서도 용서할 수 있다니..." "대왕님, 용서는 상대방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한 것임을 배웠습니다."
염라대왕이 손을 들었습니다. "좋다. 그렇다면 박성균, 너에게도 복을 주겠다. 다음 생에서 너는 훌륭한 가문에 태어나 큰 벼슬을 할 것이며, 좋은 아내를 만나 행복할 것이다."
"감사합니다, 대왕님." 박성균이 절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이몽학과 정씨에게 말했습니다. "잘 살아라. 그리고 혹시 다음 생에서 만나면... 좋은 이웃으로 지내자."
"꼭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 사람이 서로 손을 잡았습니다. 원망과 증오가 용서와 화해로 바뀌는 순간이었습니다.
염라대왕이 선언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가거라. 세 번째 생으로!" 환한 빛이 세 사람을 감쌌습니다.
20년 후, 조선 한양. 스물의 청년 이몽학은 과거 시험에 합격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한 처녀를 만났습니다. 부모가 정해준 혼처, 정씨 규수였습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두 사람이 절을 올렸습니다. 눈이 마주치는 순간, 묘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저도 그런 느낌이..." 두 사람은 웃었습니다.
혼례를 올리고 부부가 된 두 사람은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세 아들과 두 딸을 낳았고, 모두 건강하게 자랐습니다. 그리고 이웃에는 친절한 박 선비가 살고 있었습니다. 세 가문은 평생 좋은 이웃으로 지냈습니다.
이몽학과 정씨는 노년에 손자들에게 늘 말했습니다. "잘못을 저지르면 반드시 대가를 치른다. 하지만 진심으로 뉘우치고 선하게 살면, 하늘도 용서한다. 이것을 잊지 마라."
유튜브 엔딩멘트
여러분, 오늘 이야기는 어떠셨나요?
박지원의 『열하일기』를 바탕으로 각색한 이 이야기가 주는 교훈은 무엇일까요? 첫째, 잘못을 저지르면 반드시 대가를 치른다는 것입니다. 둘째, 하지만 진심으로 참회하고 선하게 살면 용서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셋째, 용서는 남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한 것이라는 점입니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실수하고 잘못을 저지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후에 어떻게 사느냐입니다. 진심으로 뉘우치고 선하게 살아간다면, 언젠가는 용서받고 행복을 찾을 수 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또 다른 감동적인 조선시대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오늘도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구독과 좋아요, 알림 설정 부탁드리며, 여러분 모두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