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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도천의 법정: 염라대왕과 죄인의 마지막 대화

by K sunny 2025. 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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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도천의 법정: 염라대왕과 죄인의 마지막 대화

태그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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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크립션

조선시대 양반 김상서가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하고 저승에 이르러 염라대왕 앞에 서게 된 이야기. 생전에 자신이 훌륭한 관리였다고 자부했던 김상서는 염라대왕의 법정에서 자신의 진짜 모습과 마주하게 된다. 명부에 기록된 그의 행적과 증인들의 증언을 통해 드러나는 진실. 과연 김상서는 어떤 심판을 받게 될 것인가? 조선시대 설화를 현대적 감성으로 재해석한 오디오 드라마.

후킹멘트

"조선의 양반 김상서, 그는 현세에서 청렴결백한 관리로 명성이 자자했으나, 염라대왕 앞에서는 숨길 수 없는 진실이 펼쳐집니다. '사람이 죽으면 그 혼이 염라대왕 앞에 서서 심판을 받는다'는 우리 선조들의 믿음, 그 속에 담긴 삶의 교훈과 지혜를 만나보세요. 권선징악의 조선 설화가 현대적 감성으로 되살아납니다. 당신의 인생이 심판받는다면, 과연 어떤 결과가 기다릴까요?"

1: 이승의 이별 - 조선 한양의 양반 김상서가 갑작스러운 병으로 세상을 떠나는 순간, 저승사자 강림과의 첫 만남

한양 북촌의 기와집. 병석에 누운 김상서의 숨소리가 점점 약해지고 있었다. 주변에는 부인과 자식들, 그리고 하인들이 슬픈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창밖으로는 봄비가 내리고 있었다.

"아버님, 의원님께서 곧 도착하신다고 합니다. 조금만 더 견디세요."

김상서는 고개를 가만히 저었다. 그의 입술이 바짝 말라 있었고, 눈은 저 멀리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다.

"괜찮다... 내 때가 왔구나. 너희들, 이제 울지 마라. 내 평생 임금님을 섬기고 백성을 위해 살았으니 후회는 없다."

그때 방문 밖에서 이상한 기운이 느껴졌다. 가족들은 눈치채지 못했지만, 김상서의 눈에는 검은 도포를 입은 사내가 보였다. 그 사내의 손에는 긴 장죽이 들려 있었고, 얼굴은 엄숙했다.

"김상서, 1678년 3월 15일생, 관직은 홍문관 교리, 맞습니까?"

목소리는 다른 이들에게 들리지 않는 듯했다. 오직 김상서만이 그를 보고 들을 수 있었다.

"그대는... 저승사자이신가?"

"그렇소. 나는 강림이라 하오. 당신을 데리러 왔소."

김상서는 한숨을 내쉬었다. 오랜 병마와의 싸움에 지친 그의 얼굴에는 기이하게도 평온함이 깃들었다.

"내 일생을 돌아보니, 부족함도 많았지만 청렴하게 살았다고 자부하오. 염라대왕님께서도 그리 보실 터이니 두렵지는 않소."

강림의 입가에 미소가 스쳤다.

"모든 영혼은 그리 말하지요. 하지만 명부에 기록된 죄와 덕은 속일 수 없는 법. 따라오시죠."

김상서는 마지막으로 가족들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여전히 그의 몸을 둘러싸고 슬퍼하고 있었다.

"내 처자식들을 잘 보살펴 주시오."

"그건 우리의 소관이 아니오. 이제 당신의 영혼은 이승과 인연을 끊고 저승으로 가야 할 때요."

김상서는 강림을 따라 일어섰다. 신기하게도 그의 몸은 침상에 그대로 누워 있는데, 또 다른 자신이 일어난 느낌이었다. 방 안을 내려다보니 가족들이 갑자기 통곡을 시작했다.

"여보, 여보! 정신 차리세요!"

"아버님! 아버님!"

김상서의 육신은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다.

"이제 가야 할 시간이오."

강림의 뒤를 따라 김상서는 방을 빠져나왔다. 집 밖으로 나오자 낯선 안개가 그들을 감쌌다. 멀리서 물소리가 들려왔다.

"저승으로 가는 길은 어떻소?"

"삼도천을 건너야 하오. 그곳에서 당신과 같은 영혼들이 배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오."

김상서는 갑자기 불안해졌다. 그동안 염라대왕과 저승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실제로 그곳에 간다고 생각하니 두려움이 밀려왔다.

"강림 사자님, 내가 평생 선하게 살았다고 생각하는데... 과연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까요?"

강림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사람이 스스로 생각하는 자신의 모습과 실제 모습은 다른 법이지요. 염라대왕 앞에서는 모든 것이 드러납니다."

발걸음을 옮길수록 안개는 짙어졌고, 이승의 소리는 멀어졌다. 그들 앞에 어렴풋이 강이 보이기 시작했다.

2: 삼도천 나루터 - 저승으로 가는 길, 삼도천 나루터에서 만난 다양한 영혼들과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김상서

안개 속에서 걸어 나온 김상서와 강림 앞에 넓은 강이 펼쳐졌다. 강변에는 초라한 나루터가 있었고, 여러 영혼들이 모여 있었다. 그들의 복색은 천차만별이었다. 화려한 비단옷을 입은 이부터 누더기를 걸친 이까지. 모두 침울한 표정으로 강 너머를 바라보고 있었다.

"여기가 그 유명한 삼도천이오?"

"그렇소. 이승과 저승의 경계지. 이 강을 건너면 다시는 돌아올 수 없소."

강림의 말에 김상서는 가슴이 무거워졌다. 멀어져 가는 이승의 기억들이 아련하게 떠올랐다.

나루터에 다가가자 노인 하나가 배 위에 서 있었다. 그의 손에는 긴 노가 들려 있었고, 눈빛은 깊고 어두웠다.

"삼도천 나루지기 노옹입니다. 그는 영혼들을 저 너머로 데려가는 뱃사공이지요."

김상서가 배에 오르려 하자, 노옹이 손을 들어 그를 멈추게 했다.

"배삯을 내시오."

"배삯이라니... 저승에도 돈이 필요하단 말이오?"

강림이 말했다.

"이승에서 당신을 위해 치러진 장례의식과 제사가 배삯이 되지요. 당신은 양반이니 걱정 말고 타시오."

그때, 배 위에 웬 여인이 흐느끼고 있었다. 몸을 떨며 울고 있는 그녀를 보니 김상서의 마음이 불편해졌다.

"저 여인은 왜 저리 슬퍼하오?"

강림이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저승길 동행자가 될 테지요. 그녀는 의지할 데 없는 과부였소. 시댁의 학대를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하오."

"그렇다면 죄인이 아니오?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은 불효이자 큰 죄라 들었소."

"과연 그럴까요? 이승에서의 판단과 저승에서의 판단은 다를 수 있소. 염라대왕께서 모든 사정을 살피시니까."

배에는 또 다른 영혼들이 타고 있었다. 헤진 옷을 입은 농부, 화려한 옷을 입은 기생, 글공부하던 어린아이까지.

"여기 모인 이들은 모두 오늘 세상을 떠난 이들이오?"

"그렇소. 죽음 앞에서는 신분의 귀천이 없지요. 모두가 염라대왕 앞에서 똑같이 심판받을 뿐이오."

배가 출발하려는 찰나, 뒤에서 급한 발소리가 들렸다. 한 남자가 허겁지겁 달려왔다.

"잠깐만! 나도 타야 하오!"

김상서는 그를 알아보았다. 바로 자신이 파직시켰던 향리 박 서방이었다. 그는 김상서를 보자 눈을 크게 떴다.

"아니, 대감님! 여기서 뵙게 될 줄이야!"

김상서는 불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박 서방 때문에 큰 낭패를 본 적이 있었다.

"자네도 오늘 세상을 떠났는가?"

"네, 대감님을 따라 저승길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운명이란 참 묘한 것이지요?"

노옹이 노를 저으며 배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검은 물 위로 배가 미끄러지듯 나아갔다. 멀어지는 나루터를 바라보며 김상서는 섬뜩한 예감을 느꼈다.

3: 명부의 문 - 염라대왕의 법정에 들어서는 김상서, 저승의 판관들과 대면하며 자신의 심판이 시작됨을 알게 됨

삼도천을 건너 도착한 강 너머의 풍경은 김상서가 상상했던 것과 달랐다. 화려한 궁궐이나 무서운 지옥 대신, 그의 앞에는 거대한 관아와 비슷한 건물이 있었다. 정문 위에는 '명부전'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었다.

"여기가 염라대왕이 계신 곳이오?"

"그렇소. 모든 영혼이 이곳에서 심판을 받지요."

명부전 앞에는 여러 저승사자들이 영혼들을 인도하고 있었다. 문 앞에서 순서를 기다리던 김상서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건물 양쪽으로는 길이 나 있었고, 한쪽은 밝은 빛이, 다른 쪽은 어둠이 감돌았다.

"저 길들은 무엇이오?"

"왼쪽은 극락으로 가는 길, 오른쪽은 지옥으로 가는 길이오. 심판 후에 영혼들이 각자의 운명에 따라 가는 곳이지요."

사자 강림의 말에 김상서는 식은땀을 흘렸다. 평생 양반으로 살며 청렴하다고 자부했지만, 문득 마음속 깊은 곳에서 불안이 일었다.

대문이 열리고 그들은 안으로 들어갔다. 넓은 마당을 지나 대청마루가 있는 큰 전각 앞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인간의 것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이상한 기운이 감도는 관복을 입은 관리들이 서 있었다.

"저들은 누구요?"

"저승의 판관들이오. 염라대왕을 보좌하며 죄와 덕을 기록하고 판단하는 이들이지요."

판관 중 하나가 다가왔다. 그의 손에는 두툼한 책이 들려 있었다.

"김상서, 1678년생, 맞소?"

"그렇소."

"곧 염라대왕 앞에 서게 될 것이오. 준비하시오."

김상서가 긴장한 표정으로 물었다.

"제 심판은... 어떻게 진행되는 것이오?"

판관이 책을 펼치며 말했다.

"당신의 생전 행적이 모두 이 생사부에 기록되어 있소. 먼저 이것을 바탕으로 심문이 이루어지고, 이후 증인들의 증언을 듣게 될 것이오."

"증인이라니요?"

"당신의 행동으로 영향을 받은 이들이오. 생전에 잘했던 일도, 잘못했던 일도 모두 증언될 것이오."

김상서는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졌다. 자신이 관리로서 내렸던 무수한 결정들, 양반으로서 행했던 행동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잠시 후, 커다란 종소리가 울렸다. 문이 열리며 판관이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김상서, 들어오시오. 염라대왕께서 기다리고 계시오."

김상서는 떨리는 다리로 문 안으로 들어섰다. 그의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압도적이었다. 높은 자리에 염라대왕이 앉아 있었고, 양쪽으로는 십대왕이 늘어서 있었다. 그들 앞에는 여러 책과 두루마리가 놓여 있었다.

"인간 김상서, 네 심판이 이제 시작된다."

염라대왕의 목소리는 우렁찼지만, 김상서가 상상했던 것처럼 무섭지는 않았다. 오히려 공정함과 지혜가 느껴졌다.

"네 생전의 모든 행적이 이곳에서 밝혀질 것이다. 진실만을 말하라."

김상서는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네, 대왕님."

4: 생전의 기록 - 명부에 기록된 김상서의 생전 행적이 공개되고, 그가 알지 못했던 자신의 행동이 타인에게 미친 영향이 드러남

명부전 법정 안. 김상서는 마루 가운데 무릎을 꿇고 앉았다. 염라대왕은 높은 대좌에서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고, 좌우로는 십대왕과 여러 판관들이 자리했다. 한쪽에는 붓을 든 귀신이 모든 말을 기록하고 있었다.

"김상서, 너는 생전에 어떤 사람이었다고 생각하느냐?"

염라대왕의 질문에 김상서는 고개를 들고 담담히 대답했다.

"신은 평생 임금님을 충성으로 섬기고, 백성을 위하는 마음으로 관직에 임했습니다. 가정에서는 효도와 우애를 다했습니다."

염라대왕은 미소 지었다. 그 미소가 따뜻한지 냉소적인지 김상서로서는 판단하기 어려웠다.

"그렇다면 생사부를 펼쳐보자."

한 판관이 두터운 책을 펼쳤다. 그 순간, 김상서의 머릿속에 생전의 기억들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마치 자신의 일생을 다시 보는 듯했다.

"너는 열여섯에 부친을 여의고, 어머니를 정성껏 모셨다. 그것은 큰 덕이다."

김상서는 어머니를 간호하던 기억이 떠올라 눈시울이 붉어졌다.

"스물넷에 과거에 급제하여 관직에 올랐고, 청렴결백하게 임했다. 그 역시 칭찬할 만하다."

그러나 염라대왕의 표정이 엄숙해졌다.

"하지만, 경기 감사 시절, 너는 백성들의 원통함을 제대로 살피지 않았다."

김상서는 놀라 고개를 들었다.

"무슨 말씀이신지..."

"함열 지역의 민란, 기억하느냐? 너는 그것을 단순한 소요로 판단하고 진압했다."

김상서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십 년 전, 가뭄으로 백성들이 괴로워할 때 일어난 사건이었다.

"그들은 부당한 세금에 항의했을 뿐이었다. 너는 그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병력을 동원했다."

"하지만 그것은 임금님의 명령이었습니다! 신은 단지 따랐을 뿐..."

염라대왕이 손을 들어 그의 말을 끊었다.

"책임을 남에게 돌리는구나. 네가 상부에 올린 보고서에는 어떻게 적었느냐? '불순분자들의 선동'이라고 하지 않았느냐?"

김상서는 할 말을 잃었다. 당시 상황을 기억했다. 자신은 사실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고 보고서를 작성했었다.

"또한, 너는 향리 박씨를 파직시켰다. 그 이유가 무엇이었느냐?"

"그자는 뇌물을 받고 부정을 저질렀습니다!"

"정말 그러했느냐? 생사부에는 다른 기록이 있다."

판관이 책의 다른 페이지를 펼쳤다.

"박씨는 너의 비리를 눈치챘고, 너는 그를 먼저 모함하여 파직시켰다."

김상서의 얼굴이 붉어졌다. 숨겨왔던 진실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그뿐이 아니다. 너는 양반의 위세로 하인들을 학대했으며, 스스로는 덕을 쌓았다고 자부했지만 실상은 자신의 명예와 지위만을 위했다."

김상서는 고개를 떨궜다. 자신이 평생 쌓아온 자부심이 한순간에 무너져 내렸다.

"다음은 증인들의 증언을 들을 차례다."

5: 원혼의 증언 - 생전 김상서로 인해 고통받았던 이들의 증언이 이어지며, 자신이 옳다고 믿었던 행동들이 사실은 큰 죄였음을 깨닫는 순간

법정 한쪽 문이 열리고 첫 번째 증인이 들어섰다. 바로 삼도천 나루터에서 만났던 박 서방이었다. 그는 김상서를 노려보며 염라대왕 앞에 섰다.

"자네는 김상서에 대해 어떤 증언을 하고자 하는가?"

"대왕님, 저는 한양 근처 마을의 향리였습니다. 열심히 일했지만, 김상서께서 부임하신 후 모든 것이 바뀌었습니다."

박 서방은 떨리는 목소리로 계속했다.

"김 대감은 백성들에게 거두는 세금의 일부를 착복하셨습니다. 제가 이를 눈치채자, 오히려 저를 뇌물수수 혐의로 고발하여 파직시켰습니다."

김상서가 항변하려 했으나, 염라대왕이 손을 들어 저지했다.

"네 차례는 나중에 올 것이다. 계속하라, 박씨."

"제가 파직된 후, 가족들은 굶주림에 시달렸고, 제 아들은 병으로 죽었습니다. 모두 김 대감 때문입니다."

김상서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는 박 서방의 아들이 죽었다는 사실을 몰랐다.

두 번째 증인은 더욱 충격적이었다. 소복을 입은 젊은 여인이 들어섰는데, 바로 삼도천 나루터에서 만났던 과부였다.

"저는 함열 마을의 이씨 부인입니다. 민란 때 남편이 잡혀가 고문 끝에 죽었습니다."

여인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그 안에는 깊은 원한이 담겨 있었다.

"남편은 단지 불공정한 세금에 항의했을 뿐인데, 역적으로 몰려 처형되었습니다. 김 대감께서 조사도 제대로 하지 않고 진압을 명령하셨지요."

"그 후 시댁에서는 저를 재가시키려 했고, 저항하다 못해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김상서는 가슴이 조여들었다. 자신의 결정이 이토록 많은 이들의 삶을 파괴했다는 사실이 비로소 실감났다.

세 번째 증인은 더욱 예상치 못한 인물이었다. 바로 김상서의 하인이었던 돌쇠였다.

"저는 김 대감 댁에서 열다섯 해를 모셨습니다. 대감께서는 겉으로는 온화하셨지만, 실제로는 무서운 분이셨습니다. 작은 실수에도 매질을 하셨고, 병든 하인들을 돌보지 않으셨지요."

"특히 제 누이는... 대감의 희롱을 견디다 못해 도망쳤다가 잡혀와 심한 벌을 받았습니다."

김상서는 기억이 났다. 그 하녀가 왜 도망쳤는지 이제야 이해가 되었다. 당시엔 그저 버릇없는 행동이라 생각했던 것이다.

증언은 계속되었다. 김상서가 뇌물을 받고 토지 분쟁을 불공정하게 처리한 일, 어려운 백성의 호소를 외면한 일, 지위를 이용해 갖은 특혜를 누린 일들이 모두 드러났다.

김상서는 점점 더 작아지는 느낌이었다. 그가 평생 쌓아올린 명예와 자부심이 모래성처럼 무너져 내렸다.

마지막 증인으로 나온 것은 뜻밖에도 그의 아내였다.

"저는 김상서의 아내입니다. 남편은 밖에서는 존경받는 양반이었지만, 집안에서는... 냉혹한 사람이었습니다. 자식들에게 엄격하여 사랑보다는 두려움을 가르쳤고, 저에게는..."

그녀는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나 그 침묵이 모든 것을 말해주었다.

6: 참회의 눈물 - 모든 증언을 들은 김상서의 참회와 후회, 그의 진심 어린 고백과 용서를 구하는 마음

모든 증언이 끝난 후, 법정은 무거운 침묵에 잠겼다. 김상서는 고개를 들지 못한 채 바닥만 바라보고 있었다. 염라대왕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김상서, 이제 네 차례다.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

김상서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의 눈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다.

"대왕님... 저는 제가 이토록 나쁜 사람인 줄 몰랐습니다."

그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제가 한 모든 일은... 저는 그저 양반으로서, 관리로서 해야 할 일을 했다고 생각했습니다. 백성을 위한다고 자부했지만, 실은 제 자신의 명예와 지위만을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염라대왕은 말없이 김상서를 바라보았다.

"박 서방의 아들이 죽었다는 사실은 정말 몰랐습니다. 그저... 그를 원망했을 뿐입니다. 이씨 부인의 남편을 죽게 한 것도... 제가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김상서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제 하인들을 함부로 대했던 일, 아내를 존중하지 않았던 일... 모두 부끄럽습니다. 제가 평생 쌓아올렸다고 생각한 덕이란 것이 실은 허울에 불과했습니다."

그는 바닥에 머리를 조아렸다.

"이제 와서 용서를 빌 자격도 없겠으나... 제가 상처 준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제 무지와 교만함이 이토록 많은 이들에게 고통을 안겨줬다니..."

김상서의 어깨가 흐느낌으로 흔들렸다. 법정 안의 증인들은 그를 바라보며 다양한 감정을 드러냈다. 박 서방의 얼굴에는 여전히 분노가 남아 있었고, 이씨 부인은 슬픈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대왕님, 제가 지은 죄는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습니다. 어떤 벌이든 달게 받겠습니다. 다만..."

그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다시 이어갔다.

"다만, 제가 상처 준 이들에게 제 진심이 전해졌으면 합니다. 비록 늦었지만, 제가 얼마나 후회하고 있는지..."

염라대왕이 묵직한 목소리로 말했다.

"참회는 벌의 시작이자 끝이다. 네가 지금 느끼는 후회와 부끄러움이 진실이라면, 그것은 이미 큰 의미가 있다."

김상서의 아내가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남편, 당신이 이렇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할 줄은 몰랐습니다. 살아생전에 이런 모습을 보았더라면..."

박 서방도 마지못해 입을 열었다.

"대감, 저도... 당신을 너무 미워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진심으로 뉘우치는 모습을 보니, 조금은..."

이씨 부인은 여전히 말이 없었지만, 그녀의 눈빛에서 원한의 기운이 조금 옅어진 듯했다.

김상서는 다시 염라대왕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대왕님, 이제 제 심판을 내려주십시오. 제가 지은 죄에 합당한 벌을 받고자 합니다."

7: 환생의 기회 - 염라대왕의 최종 판결과 김상서에게 주어진 특별한 환생의 기회, 그리고 그 속에 담긴 깊은 교훈

염라대왕은 김상서의 참회를 듣고 난 후, 잠시 눈을 감았다. 법정은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만큼 적막했다. 모든 이들이 대왕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었다.

"김상서, 너의 죄과는 분명하다. 권력을 남용하고, 백성들의 고통을 외면했으며,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약자들을 괴롭혔다."

김상서는 고개를 숙인 채 대왕의 말씀을 들었다.

"하지만, 너는 네 죄를 인정하고 진심으로 참회했다. 그것은 많은 영혼들이 하지 못하는 일이다."

염라대왕은 옆에 있던 판관에게 고개를 돌려 무언가를 속삭였다. 판관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으나, 곧 고개를 끄덕이고 물러났다.

"나는 오늘 특별한 판결을 내리고자 한다."

법정의 모든 이들이 긴장된 표정으로 염라대왕을 바라보았다.

"김상서, 너는 지옥에 가서 너의 죄를 씻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나는 너에게 다른 기회를 주고자 한다."

김상서가 놀라서 고개를 들었다.

"너는 인간 세상으로 돌아가 환생할 것이다. 그러나 양반의 신분이 아닌, 너의 억압 아래 있던 이들의 처지로 태어나게 될 것이다."

염라대왕의 눈빛이 깊어졌다.

"함열 마을의 가난한 농부로, 혹은 하인의 자식으로, 아니면 과부의 아들로... 너는 그들의 삶을 직접 경험하게 될 것이다."

김상서의 눈에서 다시 눈물이 흘렀다. 그것은 두려움의 눈물이 아닌, 감사의 눈물이었다.

"대왕님, 저에게 이런 기회를... 감사합니다."

"그러나 조건이 있다. 너는 전생의 기억을 모두 잃게 될 것이다. 다만, 마음속 깊은 곳에 지금의 참회와 깨달음은 남게 될 것이니, 그것이 너의 나침반이 되어 새로운 삶의 방향을 인도하길 바란다."

염라대왕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또한, 네가 상처 준 이들과 다시 만나게 될 것이다. 그때 너는 그들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 그것이 진정한 시험이 될 것이다."

법정 안의 영혼들이 웅성거렸다. 박 서방이 앞으로 나섰다.

"대왕님, 저도 말씀드려도 될까요?"

염라대왕이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김 대감을 용서하고 싶습니다. 제 아들의 죽음은 여전히 아프지만, 그의 참회를 보니 마음이 조금 누그러집니다."

이씨 부인도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저 또한... 원한만을 품고 살았던 제 삶이 부끄럽습니다. 용서는 쉽지 않지만, 시도하고 싶습니다."

염라대왕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이것이 바로 영혼의 정화다. 용서하는 자와 용서받는, 자 모두가 치유되는 것이다."

대왕은 손을 들어 김상서를 가리켰다.

"가라, 김상서. 새 삶에서는 네가 경험한 이 깨달음을 기억하여, 남에게 해를 끼치지 말고 선한 삶을 살기 바란다."

김상서의 몸이 천천히 빛나기 시작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모든 이들에게 깊이 절을 했다.

"제가 다시 태어나면, 반드시 더 나은 사람이 되어 세상에 보탬이 되겠습니다."

염라대왕이 마지막으로 말했다.

"우리 모두는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하는 영혼이다. 이것을 명심하라."

김상서의 몸이 환한 빛으로 변하더니, 곧 사라졌다. 법정은 다시 고요해졌고, 염라대왕은 다음 영혼을 기다렸다.

먼 인간 세계 어딘가에서, 갓 태어난 아기의 울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유튜브 엔딩멘트

"삼도천을 건넌 자, 그 누구도 피할 수 없는 마지막 재판. 염라대왕 앞에서 우리는 진실과 마주해야 합니다.

이승에서의 선택이 저승에서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오늘도 우리는 역사와 전설 속에서 그 답을 찾아갑니다.

당신이라면 염라대왕 앞에서 어떤 변명을 하겠습니까? 죄를 인정하고 벌을 받을 것인가, 억울함을 호소하며 마지막까지 저항할 것인가?

다음 이야기에서는 또 어떤 영혼들이 저승의 법정에 서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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