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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명을 팔아 사람을 살린 무녀 [천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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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트로:

    옛날 어느 고을에 죽어가는 사람도 살려낸다는 신통하고 마음씨 고운 무녀 '연화'가 살았습니다. 가난한 백성들이 죽을병에 걸린 자식이나 부모를 업고 찾아오면, 연화는 복채 한 푼 받지 않고 밤새도록 피를 토하듯 명(命)을 이어주는 굿을 해주었지요. 하지만 남의 수명을 늘려주는 굿을 할 때마다 자기 수명이 조금씩 깎여 나간다는 무서운 비밀을 그녀만 모르고 있었습니다. 원래 여든 살까지 살 팔자였으나 남을 살리느라 서른아홉 젊은 나이에 수명이 다해 저승 심판대에 서게 된 연화! 그런데 그날 밤, 저승 문밖에는 저승이 생긴 이래 처음 보는 기적 같은 광경이 펼쳐지는데, 과연 염라대왕은 어떤 판결을 내렸을까요? 『천예록』의 설화를 바탕으로 한 가슴 뭉클한 이야기, 지금 시작합니다.

    ※ 1: 성황당 고개의 신통한 무녀와 쌀 한 줌 없는 굿판

    조선 후기, 경상도 안동 땅 어느 외진 산골 마을 어귀의 성황당 고개 밑에는, 작고 허름한 초가집 한 채가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대문 위에는 오색 헝겊이 묶인 대나무 가지가 바람에 사락사락 흔들리고 있었는데, 이곳은 바로 이 고을에서 가장 영험하기로 소문난 무녀 '연화'가 사는 신당이었습니다.

    보통 무당이라 하면 사람들의 겁을 주어 재물을 긁어모으거나 화려한 비단옷을 입고 거드름을 피우기 마련이었지만, 올해 서른아홉 살이 된 무녀 연화는 달라도 한참 다른 여인이었습니다. 열다섯 어린 나이에 모진 신병을 앓고 말문이 트여 신내림을 받은 이래, 그녀는 단 한 번도 부잣집의 재물 욕심 채우는 굿판에는 발걸음을 하지 않았습니다. 오직 의원을 부를 돈조차 없어 죽어가는 가난한 백성들, 억울한 일을 당해 피눈물을 흘리는 불쌍한 이웃들을 위해서만 방울을 흔들고 부채를 폈지요.

    그러다 보니 신통력은 팔도에서 으뜸이라 소문이 났건만, 정작 연화가 사는 신당 부엌의 쌀독은 늘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고 그녀가 입은 무복 또한 여러 번 기운 수수한 무명옷이 전부였습니다.

    찬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어느 늦가을 밤이었습니다. 연화를 친딸처럼 아끼며 신당 살림을 돌봐주는 예순 살 노파, 할멈이 부엌에서 좁쌀죽을 쑤다 말고 혀를 끌끌 차며 안방으로 들어왔습니다.

    "아이고, 연화 애기씨. 오늘 저녁도 이 멀건 좁쌀죽 반 사발이 전부구먼유. 아니, 어제 아랫말 최 부잣집에서 환갑 잔치 굿 해달라고 쌀 열 가마니를 싣고 왔을 때 그냥 눈 딱 감고 해 주었으면 일 년 내내 배불리 먹을 것을, 왜 그 복덩이를 발로 차버렸대유?"

    촛불 아래에서 정성스레 종이꽃을 접고 있던 연화는, 야위었지만 맑고 고운 얼굴에 잔잔한 미소를 띠며 대답했습니다.

    "할멈, 최 부자 영감님은 소작인들 피눈물 흘리게 해서 모은 돈으로 자기 혼자 오래 살겠다고 굿을 청한 것이 아닙니까. 신령님께서는 그런 욕심쟁이의 굿판에는 내려오시지도 않을뿐더러, 그런 부정한 쌀을 먹으면 내 눈과 귀가 흐려져 정작 도와주어야 할 불쌍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게 됩니다."

    "에구구, 속 터져라! 남 걱정하느라 애기씨 몸뚱어리가 가랑잎처럼 말라가는 건 왜 모른다우! 아직 마흔 살도 안 된 젊은 나이에 어찌 머리카락은 벌써 저리 서리가 내린 듯 반백이 되었고, 기침 소리는 또 왜 그리 깊은지 내 가슴이 다 타들어 간다우!"

    할멈이 눈시울을 붉히며 타박을 하던 바로 그 순간이었습니다. 거센 빗소리를 뚫고 신당 사립문 밖에서 누군가 맨발로 진흙탕을 철퍽거리며 달려오는 다급한 발소리가 들려오더니, 이내 찢어질 듯한 여인의 통곡 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연화 보살님! 보살님, 계시옵니까! 제발 사람 좀 살려주십시오! 우리 불쌍한 개똥이 좀 살려주십시오, 보살님!"

    연화가 깜짝 놀라 방문을 열고 마루로 나서자, 비에 흠뻑 젖어 산발이 된 아랫말 과부 댁이 열 살배기 외아들 개똥이를 등에 업은 채 마당 진흙 바닥에 철퍼덕 무릎을 꿇었습니다. 아이는 이미 열병이 골수까지 번져 숨이 턱 밑에서 가쁘게 넘어가는 중이었고, 입술은 새파랗게 질려 사실상 산 송장이나 다름없는 상태였습니다.

    "아이고, 개똥이 어멈! 이게 어찌 된 일이오! 아이가 왜 이 지경이 되도록 의원한테 안 데려가고 이제야 왔단 말이오!"

    "흑흑, 보살님... 의원 나리가 와서 진맥을 해 보더니, 이미 맥이 끊어져 오늘 자정을 넘기지 못할 것이라며 약도 안 써주고 돌아갔사옵니다! 지아비 잃고 이 자식 하나만 바라보며 살아온 목숨이온데, 이 아이마저 죽으면 소인도 혀를 깨물고 따라 죽을 수밖에 없사옵니다! 가진 것이라곤 보리 반 되밖에 없사오나, 내 평생 보살님네 마당을 쓸고 종살이를 할 터이니 제발 우리 개똥이 숨통 좀 이어주시옵소서!"

    과부 댁이 진흙 바닥에 이마를 찧으며 피눈물을 쏟자, 옆에서 보던 할멈이 아이의 코 밑에 손을 대어 보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습니다.

    "연화 애기씨, 안 되겠어유. 이미 아이 몸이 얼음장처럼 식어가고 저승 그림자가 턱밑까지 차올랐네유. 이건 애기씨가 나서도 못 살릴 목숨이니 공연히 기운 빼지 말고 돌려보내유!"

    할멈이 소매를 잡아당기며 말렸지만, 진흙탕에 엎드려 우는 어미의 피 맺힌 눈물을 내려다보는 연화의 두 눈에서도 뜨거운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습니다. 연화는 말없이 마당으로 내려가 아이를 안아 올려 신당 마루로 데려갔습니다.

    "할멈, 어서 신당에 촛불을 밝히고 정화수를 길어 오세요. 저승사자가 아직 방문을 열고 들어가기 전이니, 내가 신령님께 목숨을 걸고 매달려 이 아이의 끊어져 가는 명줄을 기어이 이어 붙여야겠습니다."

    "아이고, 애기씨! 지난번에도 아랫말 김 노인네 손자 명줄 이어주는 굿 하다가 피를 한 사발이나 토하고 사흘을 앓아누웠잖아유! 오늘 밤 또 그 무서운 '수명 연장 굿'을 했다가는 애기씨 목숨이 위태롭단 말이유!"

    "내 몸 조금 축나는 것이 대수입니까. 지금 내 눈앞에서 두 목숨이 죽어가고 있는데, 신의 제자가 되어 이를 외면하면 어찌 하늘을 우러러 살 수 있겠습니까. 개똥이 어멈, 보리 반 되도 도로 가져가서 아이 깨어나거든 미음이나 쑤어 먹이시오. 자, 어서 징을 울리세요!"

    연화는 눈빛을 매섭게 바꾸고 하얀 무복 위에 붉은 쾌자를 걸친 뒤, 양손에 신칼과 방울을 움켜쥐고 빗속의 마당으로 뛰어 내려갔습니다.

    ※ 2: 남의 명을 이을 때마다 하얗게 세어가는 검은 머리칼

    자정이 가까워오자 성황당 고개에는 세찬 비바람이 몰아치며 음산한 기운이 감돌았습니다. 숨이 넘어가는 개똥이의 혼백을 거두어가기 위해, 어둠 속에서 시커먼 저승의 사자들이 신당 담장 주변으로 스르르 몰려들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마당 한가운데에 차려진 굿상 앞에서 춤을 추기 시작한 연화의 몸짓은, 마치 한 마리 학이 폭풍우에 맞서 날갯짓을 하는 것처럼 비장하고도 거룩했습니다.

    촤르르르, 촤르르르! 연화가 흔드는 놋방울 소리가 빗소리를 가르고 밤하늘로 쩌렁쩌렁 울려 퍼졌습니다.

    "천지신명이시여, 북두칠성 칠원성군님이시여! 오늘 밤 이 불쌍한 어린 생명, 아비 없이 자라난 개똥이의 끊어져 가는 명줄을 다시 이어주옵소서! 어미의 피눈물을 보시어, 이 아이가 장성하여 어미를 봉양할 수 있도록 수명 장부의 글씨를 고쳐 써 주옵소서! 만일 저승에 데려갈 목숨이 꼭 필요하다면, 이 미천한 무녀 연화의 남은 복록과 기운을 깎아 가져가시고 저 아이의 숨통을 열어주옵소서!"

    연화는 맨발로 차가운 빗물 고인 마당을 뛰며, 자신의 손가락 끝을 신칼로 살짝 베어 붉은 피로 하얀 명주천 위에 수명 연장의 부적을 써 내려갔습니다. 그것은 단순한 굿이 아니었습니다. 자신의 몸속에 깃든 생명의 진기와 양기를 불태워, 꺼져가는 아이의 생명 불씨에 옮겨 붙이는 처절한 사투였습니다.

    사실 연화 자신조차 정확히 알지 못하는 하늘의 엄중한 법칙이 하나 있었습니다. 본디 사람의 수명이란 하늘이 정한 천기이기에 아무리 신통한 무녀라도 공짜로 남의 수명을 늘려줄 수는 없는 법이었습니다. 연화가 죽어가는 사람을 살려달라고 간절히 빌 때마다, 하늘의 명부에서는 연화가 타고난 본래의 수명에서 일 년, 이 년씩을 깎아내어 그 죽어가는 사람에게 옮겨 적어주고 있었던 것입니다!

    원래 연화는 하늘로부터 '여든 살'까지 무병장수할 긴 수명을 타고난 복 많은 여인이었습니다. 하지만 스무 살 무렵부터 지난 십구 년 동안,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 스물여섯 명의 목숨을 돈 한 푼 받지 않고 살려내느라 자신의 수명을 한 해, 두 해씩 아낌없이 퍼주다 보니, 이제 서른아홉 살밖에 안 된 그녀에게 남은 수명은 오늘 밤이 마지막이었던 것입니다.

    그 사실을 알 리 없는 연화가 마당에서 일곱 바퀴를 돌며 마지막 기도를 토해내는 순간, 신당 안방에 누워 있던 개똥이의 가슴이 들썩거리더니 "콜록, 콜록! 어, 엄마..." 하는 맑은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끊어졌던 맥이 다시 힘차게 뛰고, 얼음장 같던 아이의 뺨에 발그레한 화색이 돌기 시작한 것입니다.

    "아이고! 개똥아! 우리 개똥이가 눈을 떴어유! 보살님, 우리 개똥이가 살아났사옵니다!"

    과부 댁이 아이를 끌어안고 기쁨의 통곡을 터뜨렸습니다. 담장 밖에서 아이를 노리던 저승의 그림자들도 연화의 거룩한 빛에 밀려 물러갔습니다.

    그러나 바로 그 순간, 마당 한가운데에 서 있던 연화의 몸이 갈대처럼 휘청거렸습니다. 방금 전까지 반백이었던 그녀의 머리카락이 순식간에 백발노인처럼 새하얗게 변해버렸고, 입가에서는 검붉은 피 한 줄기가 주르륵 흘러내렸습니다. 개똥이에게 줄 마지막 일 년의 수명까지 모두 내어주고, 마침내 연화 자신의 생명 등불이 다 타버리고 만 것이었습니다.

    "연화 애기씨! 아, 아니 애기씨, 왜 이러세유! 눈 좀 떠보세유!"

    할멈이 비명을 지르며 달려가 쓰러지는 연화를 품에 안았습니다. 연화의 몸은 이미 모든 기운이 빠져나가 깃털처럼 가벼웠고, 숨결은 실오라기처럼 가늘어져 있었습니다. 연화는 피 묻은 입가에 희미하고도 평화로운 미소를 지으며, 할멈의 손을 힘겹게 잡았습니다.

    "할멈... 다행입니다... 개똥이가 울음소리를 내는 것을 보니... 오늘 밤에도 한 목숨을 건졌군요..."

    "아이고, 이 바보 같은 애기씨야! 남의 자식 살려놓고 왜 애기씨가 죽어간단 말이유! 머리카락이 왜 이리 하얗게 다 세어버렸어유! 안 돼유, 애기씨! 나 두고 가면 안 돼유!"

    할멈과 개똥이 어멈이 연화를 붙잡고 목놓아 울었지만, 연화의 고운 두 눈은 봄눈 녹듯 스르르 감기더니 이내 고개가 옆으로 힘없이 떨구어졌습니다. 서른아홉 꽃다운 나이에, 평생 남의 눈물만 닦아주던 성황당 고개의 착한 무녀가 그렇게 조용히 숨을 거두고 만 것이었습니다.

    ※ 3: 서른아홉에 찾아온 저승사자와 황천길에 핀 흰 꽃

    연화의 육신에서 빠져나온 맑고 깨끗한 혼백은,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조차 실감하지 못한 채 차가운 비가 내리는 마당 위에 우두커니 서 있었습니다. 자신의 시신을 끌어안고 오열하는 할멈과 개똥이 어멈의 모습을 내려다보던 연화는, 할멈이 너무 슬퍼하다 병이라도 날까 봐 걱정이 되어 다가갔지만 손길은 허공을 스칠 뿐이었습니다.

    바로 그때, 어두운 밤안개를 가르고 검은 도포에 갓을 쓴 저승사자 강림이 조용히 걸어와 연화의 앞에 섰습니다. 강림은 평생 수많은 망자들을 오랏줄로 묶어 끌고 갔던 무서운 사자였으나, 오늘 밤만큼은 오랏줄을 품속에 깊이 감춘 채 연화를 향해 정중하게 두 손을 모으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성황당 무녀 연화는 들으시오. 그대의 이승 인연이 오늘로 다하였기에, 염라대왕의 명을 받들어 그대를 저승으로 모시러 왔소."

    "아... 사자님께서 오셨군요. 내 나이 이제 서른아홉이라 아직 돌보아야 할 가난한 이웃들이 많은데, 하늘이 부르시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이지요. 다만 저기 우는 우리 불쌍한 할멈이 홀로 남아 끼니를 굶지나 않을지 그것이 마음에 걸릴 따름입니다."

    죽음 앞에서도 오직 남은 사람 걱정뿐인 연화의 모습에, 무뚝뚝하기로 소문난 저승사자 강림조차 코끝이 찡해져 고개를 돌렸습니다. 강림은 사실 담장 밖에서 연화가 개똥이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마지막 남은 수명까지 불태우는 모습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고 있었던 것입니다.

    "어허, 참으로 답답하고도 어리석은 여인이구려. 그대는 왜 자신이 서른아홉 젊은 나이에 죽게 되었는지 정녕 그 이유를 모른단 말이오?"

    "그야 인간의 생사화복은 모두 하늘의 뜻이니, 제가 본래 단명할 팔자로 태어난 탓 아니겠습니까."

    "단명할 팔자라니! 내 저승사자 노릇 수백 년에 그대같이 기막힌 망자는 처음 보았소! 그대는 원래 하늘로부터 여든 살까지 무병장수할 긴 명줄을 받고 태어난 사람이었소! 허나 그대가 스무 살 때부터 돈 한 푼 안 받고 죽어가는 사람들을 살려낼 때마다, 하늘의 법도에 따라 그대의 남은 수명 마흔한 해가 그 사람들에게 조금씩 깎여 넘어갔단 말이오! 오늘 밤 저 개똥이라는 아이에게 마지막 남은 일 년의 수명까지 다 털어주었으니, 그대가 제명에 못 살고 이리 일찍 저승길을 걷게 된 것이오!"

    강림의 말에 연화는 깜짝 놀라 두 눈을 동그랗게 떴습니다. 그러나 이내 후회하거나 슬퍼하기는커녕, 오히려 다행이라는 듯 환하고 맑은 미소를 지었습니다.

    '아아, 내 수명이 깎여서 그분들이 살아난 것이었구나. 나는 또 아무 대가도 없이 신령님께서 거저 살려주신 줄로만 알았더니... 내 혼자 여든 살까지 외롭게 오래 사는 것보다, 내 수명을 나누어 스물일곱 명의 귀한 목숨이 어미 품으로, 자식 품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면 그보다 더 값진 일이 어디 있겠는가.'

    "사자님, 그 말씀이 사실이라면 저는 오늘 죽어도 조금도 여한이 없습니다. 내 수명이 헛되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지금 이승의 어디선가 따뜻한 밥을 먹고 웃으며 살아 숨 쉬고 있는 이웃들의 심장 속에서 대신 뛰고 있는 것 아닙니까. 그것만으로도 저는 참으로 복 받은 인생을 살았습니다. 자, 어서 길을 안내해 주시지요."

    연화의 티 없이 맑고 거룩한 마음씨에 감복한 강림은, 죄인에게 씌우는 오랏줄 대신 정중하게 앞장을 서며 연화를 황천길로 안내했습니다.

    원래 저승으로 가는 황천길은 가시덤불이 우거지고 칼바람이 불어 망자들이 피눈물을 흘리며 걷는 험난한 길이었습니다. 그런데 참으로 신기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연화가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그 차갑고 어두운 황천길 바닥에서 새하얗고 향기로운 연꽃들이 스르르 피어나 그녀의 맨발을 부드럽게 받쳐주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어둠을 밝히는 은은한 꽃향기 속에서, 연화는 평생 남을 위해 굿을 하느라 퉁퉁 부어 있던 다리의 아픔이 싹 사라지는 것을 느끼며 마침내 저승의 심판이 열리는 삼엄한 염라국 시왕전 문 앞에 당도했습니다.

    ※ 4: 염라대왕의 명부 대조와 황금빛으로 넘쳐흐르는 공덕부

    저승의 심판이 열리는 엄숙하고도 서늘한 시왕전. 대청 위 높다란 용상에는 구리빛 얼굴에 덥수룩한 수염을 기른 염라대왕이 위엄 있게 앉아 망자들의 죄업을 가리고 있었고, 좌우로는 선악을 기록하는 판관들과 무시무시한 철퇴를 든 마두·우두 나찰들이 줄지어 서 있었습니다.

    저승사자 강림의 인도를 받으며 대전 안으로 들어선 연화는, 비록 하얗게 센 머리에 해진 무명 무복 차림이었으나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단아한 걸음걸이로 나아가 용상 아래에 조용히 무릎을 꿇었습니다.

    염라대왕은 눈앞의 망자로부터 뿜어져 나오는 맑고도 향기로운 연꽃 향기에 눈썹을 꿈틀거리며, 앞에 놓인 생사 명부를 펼쳐 들었습니다. 그런데 명부에 적힌 글자를 내려다보던 염라대왕의 미간이 깊게 찌푸려졌습니다.

    "어허, 거 참 괴이한 일이로다! 여봐라, 사자 강림! 지금 내 앞에 꿇어앉은 망자가 안동 땅 성황당 고개에 살던 무녀 연화가 맞느냐?"

    "예, 대왕마마. 한 치의 틀림도 없사옵니다."

    "아니, 내 명부에는 분명 이 여인의 타고난 본래 수명이 '여든 살'이라고 붉은 글씨로 선명하게 적혀 있거늘, 어찌하여 마흔 살도 채 되지 않은 서른아홉 젊은 나이에 숨이 끊어져 이곳까지 올라왔단 말이냐! 네놈이 또 날짜를 잘못 보고 생사람을 잡아 온 것은 아니렷다!"

    염라대왕의 우렁찬 호통 소리에, 옆에서 두꺼운 장부를 들고 서 있던 최 판관이 앞으로 나서며 공손하게 아뢰었습니다.

    "대왕마마, 사자 강림이 잘못 잡아 온 것이 아니옵니다. 이 무녀 연화의 수명이 왜 서른아홉에 다하였는지는, 소신이 들고 있는 이 '선행 공덕부'를 펼쳐 보시면 단번에 아실 수 있사옵니다!"

    최 판관이 두 손으로 받쳐 들고 있던 두꺼운 공덕부를 좌르르 펼쳐 올리는 순간이었습니다. 놀랍게도 그 장부 속에서 눈을 뜰 수 없을 만큼 찬란하고 따스한 황금빛 줄기가 기둥처럼 솟구쳐 올라, 어둡고 침침하던 시왕전 천장을 대낮처럼 환하게 밝혀버리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저승이 생긴 이래 공덕부에서 저토록 눈부신 황금빛이 쏟아져 나오는 것은 처음 보는 광경이라, 염라대왕은 물론이고 옆에 서 있던 나찰들까지 입을 떡 벌린 채 탄성을 내질렀습니다.

    "세, 세상에... 저 공덕부에서 어찌 저토록 눈부신 서기가 뿜어져 나온단 말이냐! 판관은 어서 그 안에 적힌 내용을 낱낱이 읽어 내려가라!"

    최 판관은 감격에 겨운 듯 떨리는 목소리로 장부에 적힌 기록을 소리 높여 읊기 시작했습니다.

    "아뢰옵니다! 무녀 연화는 스무 살 되던 해 봄, 독사에 물려 죽어가던 나무꾼 청년 박씨를 살리기 위해 쌀 한 톨 받지 않고 사흘 밤낮으로 빌어 자기 수명 두 해를 깎아 넘겨주었사옵니다! 스물두 살 겨울에는 전염병으로 숨이 넘어가던 아랫말 쌍둥이 자매를 살리느라 자기 수명 네 해를 내어주었사옵고, 스물일곱 살에는 늙은 홀어머니를 두고 죽어가던 효자 김씨를 살리느라 또 세 해를 내어주었사옵니다! 이렇듯 지난 십구 년 동안, 무녀 연화가 돈 한 푼 받지 않고 오직 가엾은 백성들을 살리기 위해 제 수명을 깎아 명줄을 이어준 사람이 오늘 밤 살아난 과부 댁 아들 개똥이까지 합하여 무려 스물일곱 명에 달하옵니다! 그리하여 본래 타고난 여든 살의 수명 중 마흔한 해를 남들에게 아낌없이 다 나누어 주었기에, 서른아홉인 오늘 밤 스스로 명줄이 다하여 이곳에 온 것이옵니다!"

    최 판관의 낭독이 끝나자, 시왕전 안에는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무거운 침묵과 깊은 감동이 물결쳤습니다.

    평생 자기 혼자 천년만년 잘 먹고 잘살겠다고 남의 눈에 피눈물을 흘리게 하거나, 뇌물을 바쳐가며 수명을 늘려달라고 떼를 쓰는 인간들만 수없이 보아왔던 염라대왕이었습니다. 그런데 자기 수명이 깎여 나가는 줄도 모르고, 아니 설령 알았다 한들 기꺼이 제 목숨을 바쳐 생면부지의 가난한 이웃 스물일곱 명을 살려낸 여인이 눈앞에 앉아 있으니, 철면피 같던 염라대왕의 두 눈시울마저 뜨겁게 붉어졌습니다.

    "허어... 참으로 성인군자도 하기 힘든 거룩한 일을 일개 연약한 무녀의 몸으로 해냈단 말인가! 연화야, 너는 정녕 네 수명이 깎여 일찍 죽게 된 것이 억울하거나 후회스럽지 않느냐?"

    염라대왕의 부드러운 물음에 연화는 고개를 조아리며 맑은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대왕마마, 소인이 어찌 후회를 하겠사옵니까. 외로운 무당의 몸으로 혼자 여든 살까지 사는 것보다, 제 남은 마흔한 해의 세월이 스물일곱 분의 가슴속에 나누어져 그분들이 부모를 봉양하고 자식을 기르며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면, 소인의 삶은 여든 살이 아니라 팔백 년을 산 것보다 더 값진 줄 아옵니다."

    연화의 대답에 염라대왕은 크게 감복하여 무릎을 탁 쳤습니다.

    "장하도다! 참으로 장한 여인이로구나! 내 오늘 너를 극락세계의 가장 높은 연화대로 보내어 영원한 안식을 누리게 해 주리라!"

    염라대왕이 막 판결봉을 들어 올리려던 바로 그 순간이었습니다. 갑자기 시왕전 바깥쪽, 이승과 저승의 경계인 황천문 너머에서 땅이 흔들리고 하늘이 울리는 듯한 수백 명의 애절한 통곡 소리가 우르르 몰려오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 5: 저승 문밖을 가득 메운 산 사람들의 통곡과 수명 반납 소동

    "대왕마마! 염라대왕마마! 우리 연화 보살님을 데려가지 마시옵소서! 차라리 제 목숨을 가져가시옵소서!"

    저승 문밖에서 들려오는 천둥 같은 울음소리에 깜짝 놀란 염라대왕이 판결봉을 멈추고 소리쳤습니다.

    "아니, 저 문밖이 왜 저리 소란스러우냐! 아직 죽을 날이 되지 않은 망자들이 떼로 몰려오기라도 한 것이냐! 사자는 당장 나가서 무슨 일인지 알아보아라!"

    문지기를 서던 나찰이 헐레벌떡 뛰어 들어오더니, 눈이 휘둥그레져서 숨이 턱에 찬 목소리로 아뢰었습니다.

    "대, 대왕마마! 저승이 생긴 이래 이런 기괴하고도 놀라운 일은 처음 보았사옵니다! 지금 황천문 밖에 모여서 통곡하고 있는 자들은 죽은 망자들이 아니옵니다! 아직 이승에 시퍼렇게 살아 숨 쉬고 있는 산 사람들의 생령(生靈), 즉 산 혼백들이 수백 명이나 저승 문밖까지 줄을 서서 문을 두드리고 있사옵니다!"

    "무엇이라? 산 사람들의 혼백이 저승 문밖까지 찾아왔다고? 대체 이승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길래 산 사람들의 기도가 저승 문짝을 흔든단 말이냐! 여봐라, 업경대를 비추어 이승의 안동 땅 성황당 고개를 보여라!"

    최 판관이 급히 업경대를 닦아 이승을 비추자, 거울 속에는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기적 같은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그날 새벽, 개똥이를 살려내고 연화가 피를 토하며 숨을 거두었다는 소식이 할멈과 개똥이 어멈의 입을 통해 마을로 퍼져 나갔습니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지난 십구 년 동안 연화의 굿 덕분에 죽을 고비를 넘기고 살아났던 스물일곱 명의 사람들과 그 가족들, 그리고 연화에게 은혜를 입었던 온 고을 백성 수백 명이 비가 쏟아지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성황당 고개 신당 마당으로 구름떼처럼 몰려든 것이었습니다!

    스무 살 때 독사에 물려 죽다 살아난 나무꾼 박 서방, 전염병에서 살아난 쌍둥이 자매, 홀어머니를 모시는 효자 김씨, 그리고 간밤에 살아난 어린 개똥이와 그 어미까지... 수백 명의 백성들이 차갑게 식은 연화의 시신을 둘러싸고 진흙탕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 하늘을 향해 이마가 깨져 피가 흐르도록 땅을 치며 통곡하고 있었습니다.

    "천지신명이시여! 염라대왕님이시여! 우리 연화 보살님은 우리 목숨을 살려주느라 제 명줄을 다 깎아 먹고 돌아가신 분이옵니다! 은혜를 입은 우리가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살아있는데, 어찌 우리를 살려준 은인이 서른아홉 젊은 나이에 먼저 간단 말씀이옵니까!"

    나무꾼 박 서방이 가슴을 치며 외치자, 옆에 있던 쌍둥이 자매와 효자 김씨, 그리고 수백 명의 마을 사람들이 일제히 손을 들어 하늘에 맹세하며 부르짖었습니다.

    "대왕마마! 십구 년 전에 연화 보살님이 저에게 나누어 주신 수명 두 해를 지금 당장 도로 내놓겠사옵니다! 제 수명을 도로 깎아가시옵소서!"

    "소인에게 주신 수명 세 해도 도로 가져가시옵소서! 여기 모인 우리 스물일곱 명이 보살님께 받은 수명을 일 년씩만 도로 떼어 드려도 스물일곱 해이옵고, 여기 모인 마을 사람 백 명이 제 수명을 일 년씩만 보태어 드려도 백 년이 넘사옵니다! 부디 우리 수명을 깎아서라도 우리 연화 보살님을 이승으로 다시 돌려보내 주시옵소서! 보살님 없이는 우리도 못 삽니다요, 대왕마마!"

    수백 명의 산 사람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자기 수명을 깎아 연화를 살려달라고 피를 토하듯 부르짖는 그 지극한 정성과 간절한 염원이, 산 사람의 생령이 되어 구름을 뚫고 저승 시왕전 문밖까지 도달해 문을 두드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업경대 거울 속으로 백성들의 그 눈물겨운 모습을 지켜보던 연화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고 하염없이 감격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아아... 저 어리석고도 고마운 분들... 내가 좋아서 한 일일 뿐인데, 어찌 저리 비를 맞으며 자기들의 귀한 수명을 내놓겠다고 우신단 말인가..."

    시왕전 안의 판관들과 저승사자 강림, 심지어 무서운 나찰들까지도 눈물을 훔치며 코를 훌쩍거렸습니다. 남의 수명을 빼앗으려는 인간들은 보았어도, 남을 살리기 위해 제 수명을 도로 가져가라고 저승 문을 두드리는 백성들의 모습은 천지가 개벽할 노릇이었기 때문입니다.

    ※ 6: 용상에서 내려온 염라대왕의 명판결과 아흔 살의 만수무강

    한참 동안 말없이 업경대를 바라보던 염라대왕이, 마침내 용상에서 벌떡 일어났습니다. 그리고는 저승의 법도상 한 번도 내려온 적이 없던 용상 계단을 직접 걸어 내려와, 무릎을 꿇고 울고 있는 무녀 연화의 앞에 우뚝 섰습니다.

    "무녀 연화는 고개를 들라!"

    염라대왕의 목소리는 더 이상 무서운 심판관의 호통이 아니라, 위대한 성인을 대하는 듯한 깊은 존경과 따뜻함이 담겨 있었습니다.

    "내가 수천 년 동안 이 염라국의 왕 노릇을 하며 억만 명의 인간을 심판해 보았으나, 오늘 너와 저 안동 땅 백성들이 보여준 것 같은 아름다운 광경은 처음 보았도다! 네가 제 목숨을 아끼지 않고 백성들을 살려냈기에, 저 백성들 또한 제 목숨을 내놓으며 너를 살려내려 하는 것이니, 이 어찌 하늘이 감동하고 귀신이 눈물 흘릴 일이 아니겠느냐!"

    염라대왕은 최 판관을 돌아보며 우렁찬 목소리로 명을 내렸습니다.

    "여봐라, 최 판관! 지금 당장 생사 명부와 붉은 붓을 이리 가져오너라! 저승의 법도가 아무리 엄중하다 한들, 사람을 살리고 선을 권장하는 하늘의 큰 뜻보다 위에 있을 수는 없는 법이다! 오늘 내 이 염라대왕의 직권으로 전무후무한 특별 판결을 내리노라!"

    최 판관이 두 손으로 명부를 받쳐 들자, 염라대왕은 붉은 붓에 인주를 듬뿍 찍어 연화의 이름 아래에 힘차게 글을 써 내려갔습니다.

    "안동 땅 무녀 연화가 남을 살리기 위해 내어주었던 마흔한 해의 수명은, 하늘의 공덕으로 쳐서 단 하루도 깎이지 않은 것으로 원상 복구하노라! 거기에 더해, 지금 저승 문밖에서 자기 수명을 나누어 주겠다고 통곡하는 저 기특한 백성들의 정성을 갸륵히 여겨, 백성들의 수명은 털끝 하나 깎지 않고 대신 하늘의 복록 창고에서 스무 해의 수명을 더 꺼내어 상으로 얹어주노라! 그리하여 무녀 연화는 본래 수명 여든 살에 상으로 받은 스무 해를 더하여, 총 '백 살'까지 무병장수하다가 돌아오도록 명부를 고쳐 쓰노라!"

    염라대왕이 붓으로 '백 세(百歲)'라는 글자를 쾅 찍어 적자마자, 명부에서 찬란한 오색 빛이 터져 나와 연화의 온몸을 감쌌습니다. 순식간에 연화의 하얗게 세었던 백발이 스무 살 처녀 적처럼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칠흑 같은 검은 머리로 되돌아왔고, 야위고 병들었던 기색이 싹 사라지며 얼굴에 복사꽃 같은 붉은 화색이 피어올랐습니다.

    "대왕마마... 이 미천한 계집에게 어찌 이토록 과분한 은혜를 베풀어 주시나이까..."

    "허허, 과분하다니! 너 같은 사람이 이승에 오래오래 머물러야 이승의 가엾은 백성들이 눈물을 닦고 살아갈 것 아니더냐! 사자 강림아, 지금 당장 연화를 모시고 이승으로 내려가 저 울고 있는 백성들에게 기쁨을 돌려주어라!"

    그 시각, 이승의 성황당 고개 신당 마당에서는 비가 그치고 구름 사이로 눈부신 아침 햇살이 쏟아져 내리고 있었습니다. 밤새도록 연화의 시신을 둘러싸고 울던 할멈과 수백 명의 마을 사람들이 지쳐서 목이 다 쉬어갈 무렵이었습니다.

    갑자기 어디선가 코끝을 간질이는 향기로운 연꽃 냄새가 마당 가득 퍼지더니, 하얀 천을 덮어두었던 연화의 시신 위에서 따뜻한 황금빛 아지랑이가 피어올랐습니다. 그리고는 죽은 줄로만 알았던 연화가, 하얗던 백발이 까맣게 다시 자라나고 그 어느 때보다 젊고 건강한 모습으로 스르르 눈을 뜨며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어, 어라? 할멈! 보살님이... 우리 연화 보살님이 살아나셨어유! 머리칼도 까맣게 돌아오셨어유!"

    "아이고, 애기씨! 내 새끼, 정말로 살아 돌아왔구먼유! 염라대왕님이 우리 기도를 들어주셨어유!"

    할멈이 달려와 연화를 끌어안고 엉엉 울자, 마당에 모여 있던 수백 명의 마을 사람들이 일제히 만세를 부르며 서로를 부둥켜안고 기쁨의 춤을 추었습니다.

    다시 살아난 연화는 자신에게 수명을 나누어 주려 했던 마을 사람들을 향해 깊이 고개를 숙여 감사의 절을 올렸습니다.

    그 일이 있은 뒤로, 연화의 신통력과 덕망은 팔도에 널리 퍼져 나갔습니다. 하지만 하늘이 특별히 복을 내려주어, 그 후로는 연화가 아무리 죽어가는 사람을 살리는 굿을 해도 더 이상 그녀의 수명이 깎이거나 몸이 상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십시일반으로 정성을 모아 연화의 허름한 신당을 넓고 따뜻한 기와집으로 고쳐 지어주었고, 쌀독에는 늘 곡식이 끊이지 않게 채워주었습니다.

    수명을 팔아 사람을 살렸던 성황당 고개의 착한 무녀 연화는, 염라대왕이 고쳐 써 준 명부대로 그 후로도 예순 한 해를 더 살며 수많은 불쌍한 생명들을 건져내다가, 꼭 백 살이 되던 해 봄날에 자는 듯이 평화로운 미소를 지으며 하늘의 선녀가 되어 올라갔다고 전해집니다.

    유튜브 엔딩멘트:

    오늘 들려드린 『천예록』 속 수명을 팔아 사람을 살린 무녀 연화의 이야기, 가슴 따뜻하게 들으셨나요? 자신의 명줄이 깎이는 줄도 모르고 스물일곱 명의 목숨을 살려낸 무녀의 숭고한 희생과, 은혜를 잊지 않고 제 수명을 도로 내놓겠다며 저승 문밖까지 찾아간 백성들의 마음이 어우러져 눈시울을 붉히게 만듭니다. 남을 위해 베푼 사랑은 결국 하늘도 움직이고 저승의 법도까지 바꾸는 가장 큰 기적을 만들어내는 법이지요. 오늘 이야기가 감동적이셨다면 구독과 좋아요, 그리고 따뜻한 댓글 부탁드립니다. 늘 건강하시고 만수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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