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아내 중 한 명을 살리라 , 염라대왕이 내민 잔혹한 선택 『청구야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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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킹멘트 (300자)
조선시대, 효자로 소문난 김성운은 어느 날 저승사자의 방문을 받습니다. "그대의 어머니와 아내, 둘 중 한 명은 반드시 데려가야 한다." 염라대왕이 내린 잔혹한 선택 앞에서 김성운은 절망합니다. 어머니를 선택하자니 아내가 불쌍하고, 아내를 선택하자니 불효막심한 일. 과연 그는 어떤 선택을 할까요? 하지만 김성운에게는 놀라운 지혜가 있었습니다. 염라대왕조차 감탄한 그의 답변, 그리고 두 사람 모두를 구한 기적 같은 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디스크립션 (300자)
청구야담에 전해지는 효자 김성운의 이야기입니다. 염라대왕이 심술궂게 내린 선택의 시험 앞에서 김성운은 지혜로운 답변으로 모두를 구해냅니다. 불가능해 보이는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최선의 해답을 찾아낸 효자의 지혜와, 그에 감동한 염라대왕의 자비로운 판결이 담긴 따뜻한 이야기입니다. 우리 선조들이 중요하게 여긴 효와 가족애, 그리고 지혜의 가치를 전해드립니다.
※ 효자 김성운의 평범한 일상
조선 숙종 시절, 경기도 양주 땅에 김성운이라는 선비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는 가난한 집안 출신이었지만 효심이 지극하기로 마을에서 소문이 자자했습니다. 어려서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를 모시며 자란 김성운은 스물다섯의 나이에 이씨 성을 가진 착한 여인과 혼인했습니다.
김성운의 집은 초라한 초가삼간이었습니다. 마당에는 작은 텃밭이 있었고, 그곳에서 기른 채소로 끼니를 이어갔습니다. 김성운은 낮에는 서당에서 아이들을 가르쳐 근근이 생계를 꾸렸고, 밤에는 등불을 켜고 글을 읽었습니다. 비록 가난했지만 그의 집에는 언제나 웃음소리가 가득했습니다.
김성운이 가장 신경 쓴 것은 칠순이 넘으신 어머니였습니다. 매일 아침 어머니의 안부를 여쭙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고, 식사 때마다 어머니께 먼저 수저를 올렸습니다. 겨울이면 자신의 이불을 벗어 어머니 방에 덧대드렸고, 여름이면 부채질을 해드리며 잠자리를 편하게 해드렸습니다.
김성운의 아내 이씨 부인 역시 효부로 소문났습니다. 시어머니를 친어머니처럼 모셨고, 남편의 효심을 보며 자신도 더욱 정성을 다했습니다. 매일 새벽 일찍 일어나 시어머니께 드릴 죽을 쑤었고, 시어머니가 좋아하시는 나물을 산에 가서 직접 캐왔습니다.
어머니는 이런 며느리가 기특하고 고마웠습니다. "내가 전생에 무슨 복을 쌓았기에 이런 아들과 며느리를 두었는고. 참으로 복 많은 늙은이로구나." 어머니는 가끔 이렇게 말씀하시며 눈시울을 붉히곤 했습니다.
김성운 부부는 혼인한 지 삼 년이 지났지만 아직 자식이 없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빨리 아들을 낳아야 할 텐데" 하며 걱정했지만, 김성운 부부는 조급해하지 않았습니다. "하늘이 주실 때가 있겠지요. 지금은 어머니를 잘 모시는 것이 먼저입니다." 김성운은 이렇게 말하며 어머니 봉양에 더욱 힘썼습니다.
어느 가을날이었습니다. 김성운은 평소처럼 서당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집에 들어서자 구수한 된장찌개 냄새가 났습니다. 아내가 저녁 준비를 하고 있는 모양이었습니다. 김성운은 먼저 어머니 방으로 향했습니다.
"어머니, 다녀왔습니다." 김성운이 방문을 열자, 어머니는 창가에 앉아 바느질을 하고 계셨습니다. "오, 우리 아들 왔구나. 오늘 서당 아이들은 말을 잘 들었느냐?" 어머니의 목소리는 여전히 따뜻했습니다.
"예, 어머니. 아이들이 오늘은 유난히 열심히 글을 읽었습니다." 김성운은 어머니 옆에 앉으며 대답했습니다. 어머니는 바느질하던 손을 멈추고 아들을 바라보았습니다. "너는 참 훌륭한 스승이다. 마을 사람들이 모두 칭찬하더구나."
그때 아내가 방문을 열고 들어왔습니다. "어머님, 저녁상을 들이겠습니다." 이씨 부인은 정성스럽게 차린 저녁상을 들고 왔습니다. 비록 반찬은 소박했지만, 하나하나 정성이 담겨 있었습니다.
저녁 식사 시간은 언제나 화목했습니다. 어머니는 아들 내외의 이야기를 들으며 웃으셨고, 김성운 부부는 어머니를 즐겁게 해드리려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드렸습니다. 가난했지만 그들은 행복했습니다.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김성운은 어머니께 책을 읽어드렸습니다. 어머니는 글을 읽지 못하셨지만, 아들이 읽어주는 옛날이야기를 듣는 것을 무척 좋아하셨습니다. "착하게 살면 복을 받는다는 이야기가 참 좋구나." 어머니는 이렇게 말씀하시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셨습니다.
밤이 깊어 어머니께서 주무시러 가신 후, 김성운 부부는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여보, 우리가 비록 가난하지만 어머님을 잘 모시고 있지요?" 아내가 물었습니다. 김성운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당신 덕분이오. 당신이 없었다면 나 혼자서는 어머니를 이렇게 잘 모시지 못했을 것이오."
두 사람은 서로 손을 잡고 미소 지었습니다. 그들은 몰랐습니다. 바로 내일, 그들의 평화로운 일상이 완전히 뒤바뀔 것이라는 사실을.
※ 저승사자의 방문과 잔혹한 통보
다음날 밤, 김성운은 평소처럼 어머니께 문안 인사를 드리고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습니다. 아내는 이미 잠자리에 들어 있었고, 김성운도 옷을 벗고 누웠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왠지 모를 불안감이 가슴을 짓눌렀습니다.
한밤중쯤 되었을 때, 갑자기 방 안의 공기가 차갑게 변했습니다. 김성운은 본능적으로 눈을 떴습니다. 그리고 깜짝 놀라 벌떡 일어났습니다. 방 한가운데 검은 도포를 입은 사내 하나가 서 있었던 것입니다.
그 사내는 키가 크고 얼굴이 창백했으며, 손에는 긴 장부를 들고 있었습니다. 김성운은 즉시 알아차렸습니다. 저것은 저승사자라는 것을. 하지만 이상하게도 저승사자 옆에서 자고 있는 아내는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깊은 잠에 빠져 있었습니다.
"너, 너는 누구냐?" 김성운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저승사자는 무표정한 얼굴로 대답했습니다. "나는 저승에서 온 사자다. 김성운, 너를 데리러 온 것은 아니니 안심하라. 다만 중요한 소식을 전하러 왔다."
김성운은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자신을 데리러 온 것이 아니라니 다행이었습니다. "무슨 소식이오?" 저승사자는 장부를 펼쳐 보였습니다. "이 집에 두 명의 여인이 살고 있다. 너의 어머니 김씨 부인과 너의 아내 이씨 부인. 이 둘 중 한 명은 삼 일 후에 수명이 다한다."
김성운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습니다. "뭐, 뭐라고 하셨소? 어머니와 아내 중 한 분이 돌아가신다고?" 저승사자는 차갑게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렇다. 염라대왕의 장부에 그렇게 기록되어 있다."
김성운은 온몸이 떨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럼, 그럼 누가 가시는 것이오? 제발 말해주시오!" 하지만 저승사자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그것은 내가 말할 수 없다. 다만 염라대왕께서 너에게 특별한 제안을 하셨다."
"제안이요?" 김성운이 물었습니다. 저승사자가 말을 이었습니다. "염라대왕께서는 네가 효자라는 소문을 들으셨다. 그래서 특별히 너에게 선택권을 주시기로 하셨다. 너의 어머니와 너의 아내 중, 누구를 살릴 것인지 네가 선택하라는 것이다."
김성운은 귀를 의심했습니다. "선택하라고요? 제가 어떻게 그런 선택을 할 수 있단 말입니까?" 저승사자는 냉정하게 말했습니다. "선택하지 않으면 둘 다 데려간다. 하지만 네가 한 명을 선택하면, 그 사람은 천수를 누리게 된다. 이것이 염라대왕의 명이다."
김성운은 머리를 싸안았습니다. 이것은 너무나 잔혹한 선택이었습니다. 어머니를 선택하자니 아내가 불쌍했고, 아내를 선택하자니 불효막심한 일이었습니다. "이것은 공정하지 못한 시험입니다! 어떻게 제게 이런 선택을 강요하십니까?"
저승사자가 말했습니다. "이것은 시험이 아니다. 단지 염라대왕께서 네 마음을 확인하고 싶으신 것이다. 효자라면 당연히 어머니를 선택할 것이고, 남편이라면 아내를 선택할 것이다. 과연 너는 무엇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가?"
김성운은 절망에 빠졌습니다. "제발, 다른 방법은 없습니까? 제 목숨을 대신 가져가시면 안 됩니까?" 저승사자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그것은 안 된다. 너의 수명은 아직 오십 년이나 남아 있다. 염라대왕의 장부는 절대 틀리지 않는다."
저승사자가 계속 말했습니다. "너에게 삼 일의 시간을 주겠다. 삼 일 후 자정, 너는 저승으로 와서 염라대왕 앞에서 네 선택을 말해야 한다. 만약 오지 않으면, 둘 다 데려가겠다." 그 말을 끝으로 저승사자의 모습이 연기처럼 사라졌습니다.
김성운은 그 자리에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옆에서는 아내가 여전히 평화롭게 잠들어 있었습니다. 김성운은 아내의 얼굴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어머니 방 쪽을 바라보았습니다.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어머니와 아내 중 누구를 선택한단 말인가?' 김성운은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머릿속으로 온갖 생각이 스쳐 지나갔지만, 답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김성운은 초췌한 얼굴로 일어났습니다. 아내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습니다. "여보, 어디 편찮으세요? 얼굴이 왜 그렇게 안 좋으세요?" 김성운은 억지로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아니오, 그저 잠을 잘 못 잤을 뿐이오."
하지만 김성운은 아무에게도 저승사자의 방문에 대해 말할 수 없었습니다. 말한다고 해서 해결될 일도 아니었고, 오히려 어머니와 아내를 불안하게 만들 뿐이었습니다. 그는 혼자서 이 고민을 짊어져야 했습니다.
※ 염라대왕 앞에 선 김성운
삼 일이 지나는 동안 김성운은 지옥 같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서당에서 아이들을 가르칠 때도, 밥을 먹을 때도, 머릿속에서는 끊임없이 고민이 맴돌았습니다. 어머니를 선택할까, 아내를 선택할까. 하지만 어느 쪽도 선택할 수 없었습니다.
어머니는 자신을 낳아주시고 평생 키워주신 분이었습니다. 아버지 없이 혼자 자식을 키우시느라 얼마나 고생하셨는지 김성운은 잘 알고 있었습니다. 어머니의 은혜는 하늘보다 높고 바다보다 깊었습니다. 어머니를 버린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아내는 어떻습니까? 삼 년 전 혼인한 이후 아내는 한 번도 불평 없이 가난한 살림을 꾸려왔습니다. 시어머니를 친어머니처럼 모시며 효부의 도리를 다했고, 남편인 자신을 한결같이 사랑해 주었습니다. 아직 젊은 나이에 앞으로 함께 살아갈 날이 더 많이 남아 있었습니다.
김성운은 밤마다 눈물을 흘렸습니다. '하늘이시여, 왜 저에게 이런 시련을 주시는 것입니까? 차라리 저를 데려가시지, 왜 제게 이런 잔혹한 선택을 강요하십니까?' 하지만 하늘은 아무런 대답도 주지 않았습니다.
삼일째 되는 날 밤, 김성운은 어머니와 아내에게 일찍 주무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오늘은 제가 할 일이 있어서 늦게까지 책을 읽어야 합니다. 먼저 주무십시오." 어머니와 아내는 의아해했지만, 김성운의 말을 따랐습니다.
자정이 가까워지자, 김성운은 방 한가운데 앉아 기다렸습니다. 그의 손은 떨리고 있었고, 이마에는 식은땀이 흘렀습니다. 여전히 그는 답을 찾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정확히 자정이 되었을 때, 저승사자가 나타났습니다. "시간이 되었다. 나를 따라오라." 김성운은 떨리는 다리로 일어섰습니다. 저승사자가 방문을 열자, 그곳은 더 이상 김성운의 집이 아니었습니다. 길고 어두운 통로가 펼쳐져 있었습니다.
김성운은 저승사자를 따라 그 통로를 걸어갔습니다. 통로는 끝없이 이어지는 것 같았지만, 어느새 거대한 궁전 앞에 도착했습니다. 문 위에는 '염라전'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었습니다.
문이 열리고 김성운은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넓은 대전 한가운데 높은 옥좌에 염라대왕이 앉아 있었습니다. 염라대왕의 얼굴은 위엄이 있었지만, 그 눈빛에는 묘한 호기심이 담겨 있었습니다.
"김성운, 네가 왔구나." 염라대왕의 목소리가 대전에 울려 퍼졌습니다. 김성운은 무릎을 꿇고 절을 올렸습니다. "대왕마마를 뵙습니다." 염라대왕은 손을 들어 김성운을 일으켜 세웠습니다.
"삼 일 동안 고민을 많이 했겠구나. 네 얼굴을 보니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 것 같다." 염라대왕의 말에 김성운은 고개를 숙였습니다. "예, 대왕마마. 소인은 답을 찾지 못했습니다."
염라대왕이 물었습니다. "답을 찾지 못했다니, 그럼 선택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냐? 그렇다면 둘 다 데려가야 하는데." 김성운은 다급하게 손을 저었습니다. "아닙니다, 대왕마마! 제가 선택을 하겠습니다. 하지만 그 전에 한 가지만 여쭙겠습니다."
"무엇을 묻고 싶으냐?" 염라대왕이 물었습니다. 김성운은 용기를 내어 말했습니다. "대왕마마께서는 왜 소인에게 이런 시험을 내리셨습니까? 효자의 마음을 시험하기 위함입니까,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습니까?"
염라대왕은 잠시 침묵하더니 입을 열었습니다. "너는 영리하구나. 그렇다, 이것은 시험이다. 하지만 단순한 시험이 아니다. 나는 네가 어떤 선택을 하는지보다, 어떻게 그 선택에 이르는지가 더 궁금했다."
염라대왕이 계속 말했습니다. "세상에는 두 가지 종류의 효자가 있다. 하나는 형식적으로 부모를 섬기는 자, 다른 하나는 진심으로 부모를 사랑하는 자. 또한 두 가지 종류의 남편이 있다. 하나는 아내를 소유물로 여기는 자, 다른 하나는 아내를 동반자로 존중하는 자. 나는 네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었다."
김성운은 염라대왕의 말을 곱씹었습니다. 그제야 그는 이 시험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았습니다.
※ 불가능한 선택과 김성운의 지혜로운 답변
김성운은 깊은 숨을 들이쉬었습니다. 그리고 염라대왕을 똑바로 바라보며 입을 열었습니다. "대왕마마, 소인이 삼 일 동안 고민한 끝에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제가 만약 어머니를 선택한다면, 그것은 효자가 아닙니다. 또한 아내를 선택한다면, 그것 역시 진정한 남편이 아닙니다."
염라대왕의 눈빛이 예리해졌습니다. "무슨 뜻이냐? 자세히 말해보아라." 김성운이 말을 이었습니다. "어머니를 선택하여 아내를 죽게 만든다면, 그것은 어머니께서 원하시는 일이 아닙니다. 어머니께서는 평생 며느리를 사랑하셨고, 저희 부부가 행복하기를 바라셨습니다. 제가 아내를 희생시킨다면, 어머니의 마음에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는 것입니다."
염라대왕은 고개를 끄덕이며 듣고 있었습니다. 김성운이 계속했습니다. "반대로 아내를 선택하여 어머니를 버린다면, 그것은 불효 중에서도 가장 큰 불효입니다. 저를 낳아주시고 키워주신 은혜를 저버리는 것이니까요. 또한 그런 저를 아내가 어떻게 존경할 수 있겠습니까? 효도도 못하는 남편을 아내가 어떻게 믿을 수 있겠습니까?"
김성운의 목소리가 떨렸지만, 그의 논리는 명확했습니다. "그러므로 소인은 어느 쪽도 선택할 수 없습니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염라대왕이 물었습니다. "그렇다면 너는 둘 다 포기하겠다는 것이냐?"
김성운은 고개를 저었습니다. "아닙니다, 대왕마마. 소인에게는 다른 제안이 있습니다." 염라대왕은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습니다. "다른 제안? 말해보아라."
김성운이 무릎을 꿇고 말했습니다. "대왕마마께서 만약 꼭 한 명의 목숨을 가져가셔야 한다면, 소인의 목숨을 가져가십시오. 대신 어머니와 아내 모두에게 천수를 주십시오." 염라대왕이 말했습니다. "그것은 안 된다고 이미 말하지 않았느냐? 너의 수명은 아직 오십 년이나 남았다."
김성운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소인의 수명 오십 년을 둘로 나누어, 이십오 년은 어머니께, 이십오 년은 아내에게 나눠주십시오. 소인은 지금 당장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다만 어머니와 아내가 건강하게 오래 사신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대전 안이 조용해졌습니다. 염라대왕의 신하들조차 김성운의 제안에 놀라 숨을 죽였습니다. 염라대왕은 오랫동안 김성운을 바라보았습니다. 그의 눈빛에는 깊은 감동이 어려 있었습니다.
"김성운, 네가 정말로 그렇게 하겠다는 것이냐? 너는 아직 젊다. 앞으로 자식도 낳고, 출세도 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 그 모든 것을 포기하고 지금 죽겠다는 것이냐?" 염라대왕이 물었습니다.
김성운은 눈물을 흘리며 대답했습니다. "예, 대왕마마. 소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어머니와 아내의 행복입니다. 제가 없는 세상이라도, 두 분이 건강하고 행복하시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어머니께서는 마을 사람들이 돌봐드릴 것이고, 아내는 훌륭한 분이니 홀로서도 잘 살아가실 것입니다."
염라대왕이 다시 물었습니다. "하지만 네가 죽으면 두 사람은 평생 슬퍼할 것이다. 그것도 네가 원하는 일이냐?" 김성운은 잠시 망설이다가 대답했습니다. "슬픔은 시간이 지나면 잊혀집니다. 하지만 죽음은 돌이킬 수 없습니다. 제가 죽어서 두 분이 사신다면, 슬픔은 견딜 만한 일입니다."
염라대왕은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천천히 김성운에게 다가왔습니다. "김성운, 너는 진정한 효자이며 진정한 남편이로구나. 네가 선택한 답은 내가 수천 년 동안 본 답 중에서 가장 아름답다."
염라대왕이 김성운의 어깨에 손을 얹었습니다. "너는 어머니와 아내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나의 요구가 잘못된 것임을 지적했다. 그리고 자신의 목숨을 내놓음으로써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보여주었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지혜이다."
염라대왕이 계속 말했습니다. "하지만 김성운, 나는 네 목숨을 가져갈 수 없다. 왜냐하면 애초에 너의 어머니도, 너의 아내도 죽을 운명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김성운은 놀라 고개를 들었습니다. "예?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염라대왕은 미소를 지으며 설명했습니다. "이것은 처음부터 시험이었다. 너의 어머니와 아내는 모두 천수를 누릴 운명이다. 다만 나는 네가 진정으로 효자이며 좋은 남편인지 확인하고 싶었을 뿐이다. 그리고 너는 내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답을 보여주었다."
김성운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주저앉았습니다. "그렇다면... 어머니와 아내 모두 무사하신 것입니까?" 염라대왕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렇다. 두 분 모두 건강하게 오래 사실 것이다."
※ 염라대왕의 감동과 특별한 선물
염라대왕은 다시 옥좌로 돌아가 앉았습니다. 그리고 옆에 있던 황금 장부를 펼쳤습니다. "김성운, 너는 이 시험을 통과했을 뿐만 아니라, 나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다. 그러므로 나는 너에게 특별한 선물을 내리고자 한다."
김성운은 황급히 손을 저었습니다. "대왕마마, 소인은 아무것도 바라지 않습니다. 어머니와 아내가 무사하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하지만 염라대왕은 고개를 저었습니다. "겸손은 미덕이지만, 받을 자격이 있는 복을 거절하는 것은 오히려 하늘의 뜻을 거스르는 것이다."
염라대왕이 장부에 붓을 들어 무언가를 적기 시작했습니다. "첫째, 너의 어머니께서는 구십 세까지 건강하게 사실 것이다. 병마도 없고 고통도 없이 편안한 노년을 보내시게 될 것이다." 김성운의 눈에서 감사의 눈물이 흘렀습니다.
염라대왕이 계속 적었습니다. "둘째, 너의 아내는 팔십 세까지 건강하게 살며, 너와 백년해로를 이룰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삼 년 안에 귀한 아들을 낳을 것이다. 그 아들은 훗날 큰 인물이 되어 나라에 이름을 떨칠 것이다."
김성운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염라대왕을 바라보았습니다. "대왕마마... 이런 큰 은혜를 어찌 다 갚을 수 있겠습니까?" 염라대왕은 부드럽게 미소 지었습니다. "갚을 필요 없다. 다만 네가 지금처럼 착하게 살아간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염라대왕이 말을 이었습니다. "셋째, 너 역시 팔십 세까지 건강하게 살 것이다. 비록 크게 부유하지는 않겠지만, 먹고사는 데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네가 가르친 제자들 중에서 훌륭한 인재들이 많이 나올 것이다."
염라대왕은 잠시 멈추었다가 다시 말했습니다. "넷째, 이것이 가장 중요한 선물인데, 너와 네 가족은 대대손손 효와 우애가 끊이지 않을 것이다. 네 아들도, 네 손자도, 네 증손자도 모두 효자가 되고 형제간에 우애가 깊을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가장 큰 복이 아니겠느냐?"
김성운은 감격하여 땅에 엎드려 절을 올렸습니다. "대왕마마의 은혜, 천 년이 가도 만 년이 가도 잊지 않겠습니다. 소인은 이 은혜를 세상 사람들에게 선행으로 갚겠습니다." 염라대왕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습니다.
"일어서거라, 김성운. 그리고 한 가지만 더 기억하라." 염라대왕이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오늘 네가 여기서 본 일을 함부로 떠벌리지 마라. 다만 네 행동으로 사람들에게 효와 사랑의 가치를 보여주어라. 말이 아닌 행동으로 가르치는 것, 그것이 가장 훌륭한 가르침이다."
김성운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습니다. "명심하겠습니다, 대왕마마." 염라대왕이 손을 들자, 김성운의 몸이 서서히 투명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네가 돌아갈 시간이다. 가거라, 그리고 행복하게 살아라."
김성운이 마지막으로 절을 올리는 순간, 주변 풍경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그는 다시 자신의 방으로 돌아와 있었습니다. 옆에서는 아내가 여전히 평화롭게 잠들어 있었고, 밖에서는 새벽 닭이 울고 있었습니다.
김성운은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았습니다. 손바닥에는 작은 금빛 인장이 찍혀 있었습니다. 그것은 염라대왕의 약속이 진짜였다는 증표였습니다. 김성운은 조용히 눈물을 흘렸습니다. 이번에는 기쁨의 눈물이었습니다.
그는 어머니 방으로 조용히 가서 문틈으로 안을 들여다보았습니다. 어머니께서는 편안하게 주무시고 계셨습니다. 건강한 숨소리가 들렸습니다. 김성운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방으로 돌아온 김성운은 아내 옆에 조용히 누웠습니다. 아내는 잠결에 남편 쪽으로 몸을 돌리며 미소를 지었습니다. 김성운은 아내의 손을 잡았습니다. '이 손을 평생 놓치지 않으리라. 어머니와 아내, 두 분 모두를 끝까지 행복하게 해드리리라.' 김성운은 마음속으로 다짐했습니다.
※ 이승으로의 귀환과 행복한 결말
다음날 아침, 김성운은 상쾌한 기분으로 일어났습니다. 지난 삼 일 동안의 고민과 걱정이 마치 꿈처럼 사라졌습니다. 아니, 실제로 꿈이었을까요? 하지만 손바닥의 금빛 인장은 그것이 현실이었음을 증명했습니다.
김성운은 평소처럼 어머니께 문안 인사를 드리러 갔습니다. "어머니,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어머니는 언제나처럼 환한 미소로 맞아주셨습니다. "오, 우리 아들. 오늘은 얼굴빛이 참 좋구나. 지난 며칠 동안 안색이 안 좋더니, 오늘은 좋아 보이는구나."
김성운은 어머니의 손을 잡았습니다. 어머니의 손은 따뜻했고, 맥박이 힘차게 뛰고 있었습니다. 김성운은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 '어머니께서 구십 세까지 건강하시게 될 것이다.' 염라대왕의 약속을 떠올리며 김성운은 눈시울이 뜨거워졌습니다.
"왜 그러느냐, 아들아?" 어머니가 걱정스럽게 물으셨습니다. 김성운은 고개를 저었습니다. "아닙니다, 어머니. 그저 어머니께서 건강하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어머니는 아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씀하셨습니다. "어미는 네가 효자라 하늘이 복을 주셔서 건강한 것이란다."
아침 식사 시간, 세 식구는 둘러앉아 밥을 먹었습니다. 김성운은 어머니와 아내의 얼굴을 번갈아 바라보았습니다. 두 분 모두 건강하고 행복해 보였습니다. 평범한 아침 식사였지만, 김성운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날부터 김성운의 삶은 더욱 충실해졌습니다. 서당에서 아이들을 가르칠 때도 더 정성을 다했고, 집에 돌아와서는 어머니와 아내를 더욱 정성스럽게 모셨습니다. 사람들은 김성운이 전보다 더 부지런하고 친절해졌다고 말했습니다.
삼 년이 흘렀습니다. 염라대왕의 약속대로 김성운의 아내가 아들을 낳았습니다. 건강한 사내아이였습니다. 김성운 부부는 아이의 이름을 김덕후라고 지었습니다. '덕을 따르는 사람'이라는 뜻이었습니다.
아이는 총명하고 착하게 자랐습니다. 할머니께 효도하고, 부모님 말씀을 잘 들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저 아이는 범상치 않다. 훗날 큰 인물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김성운의 어머니는 날이 갈수록 건강해지셨습니다. 칠순이 넘으셨는데도 병치레 한 번 없이 정정하셨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어르신의 비결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어머니는 이렇게 대답하셨습니다. "효자 아들과 효부 며느리 덕분이란다."
세월이 흘러 김성운이 쉰 살이 되었을 때, 그의 아들 김덕후는 과거에 급제하여 벼슬길에 올랐습니다. 염라대왕의 약속대로 큰 인물이 된 것입니다. 하지만 김덕후는 높은 벼슬에 올라서도 교만하지 않았고, 항상 부모님과 할머니를 찾아뵙고 효도했습니다.
김성운의 어머니는 구십 세까지 건강하게 사셨습니다. 임종을 앞두고 어머니는 아들과 며느리, 손자를 곁에 불렀습니다. "나는 참으로 복 많은 늙은이로다. 효자 아들과 효부 며느리를 두었고, 훌륭한 손자도 보았으니, 이보다 더 바랄 것이 무엇이 있겠느냐."
어머니는 평화롭게 눈을 감으셨습니다. 김성운은 슬펐지만, 어머니께서 고통 없이 천수를 누리셨다는 것에 감사했습니다. 그는 정성껏 어머니의 장례를 치렀고, 3년상을 지냈습니다.
김성운과 아내는 염라대왕의 약속대로 팔십 세까지 건강하게 살았습니다. 두 사람은 백년해로를 이루었고, 자식과 손자, 증손자들에게 둘러싸여 행복한 노년을 보냈습니다. 김성운은 가끔 손자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곤 했습니다.
"할아버지가 젊었을 때 말이다, 아주 어려운 선택을 해야 했단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깨달았지. 진정한 사랑은 선택이 아니라 헌신이라는 것을.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그 사람의 행복을 위해 자신을 내어놓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손자들은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경청하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할아버지, 그래서 할머니와 증조할머니 모두 오래 사신 거예요?" 김성운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습니다. "그렇단다. 진심은 하늘을 감동시킨다. 너희들도 그것을 기억하렴."
김성운이 팔십 세에 세상을 떠나던 날, 많은 사람들이 그의 죽음을 애도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저분처럼 착하게 산 사람이 또 있을까" 하며 슬퍼했습니다. 김성운의 제자들은 "은사님의 가르침을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라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김성운이 눈을 감는 순간, 그는 다시 염라전에 서 있었습니다. 염라대왕은 환한 미소로 그를 맞이했습니다. "김성운, 다시 만나는구나. 네가 이승에서 훌륭하게 살았다는 것을 모두 지켜보았다. 자랑스럽다."
염라대왕이 손을 들자, 황금빛 문이 열렸습니다. "너는 극락으로 가거라. 그곳에서 네 어머니와 아내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김성운은 깊은 절을 올렸습니다. "대왕마마, 평생 감사했습니다."
김성운은 극락의 문을 통과했습니다. 그곳에는 정말로 어머니와 아내가 환한 미소로 그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세 사람은 포옹하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들은 이제 영원히 함께할 수 있었습니다.
김성운의 이야기는 마을에 오래도록 전해졌습니다. 사람들은 이 이야기를 통해 효와 사랑, 그리고 지혜의 중요성을 배웠습니다. "불가능한 선택 앞에서도 지혜로운 답을 찾을 수 있다", "진정한 사랑은 희생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교훈은 수백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우리에게 전해지고 있습니다.
유튜브 엔딩멘트
여러분, 오늘 들려드린 김성운의 이야기는 청구야담에 전해지는 효와 지혜의 아름다운 전설입니다. 염라대왕이 낸 심술궂은 시험 앞에서 김성운은 불가능해 보이는 상황에서도 지혜로운 답을 찾아냈고, 결국 모두를 구해냈습니다.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줍니다. 진정한 사랑은 선택이 아니라 헌신이며, 진정한 지혜는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다는 것입니다. 우리 선조들은 이런 이야기를 통해 가족의 소중함과 효의 가치를 가르쳐 주었습니다.
다음 시간에도 마음 따뜻해지는 조선시대 전설로 찾아뵙겠습니다. 구독과 좋아요, 알림 설정으로 함께해 주세요.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