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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라대왕의 러브 스토리

by K sunny 2025. 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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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라대왕의 러브 스토리

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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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크립션

저승의 절대군주 염라대왕이 한양 판서의 딸과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하지만 이승과 저승의 경계를 넘을 수 없는 그들의 사랑은 시련을 맞이하게 되고, 결국 둘은 불가능해 보이는 사랑을 이루기 위해 모든 것을 걸게 됩니다.

후킹멘트

"저승의 왕과 이승의 아름다운 여인. 둘의 만남은 금지되어 있었지만, 그들의 사랑은 이승과 저승의 경계마저 뛰어넘으려 했습니다. 운명에 맞서는 두 영혼의 특별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01. 판서의 딸을 몰래 지켜보는 염라대왕

달빛이 차가운 가을 밤, 한양 판서댁의 후원에 흐릿한 그림자가 드리워졌습니다. 검은 도포를 걸친 염라대왕이 하늘에서 내려와 담장 너머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매일 밤 이곳에 오시는 것이 습관이 되셨나 봅니다."

옆에서 시중을 드는 저승차사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습니다. 염라대왕은 대답 없이 담장 너머를 응시했습니다.

달빛 아래, 한 여인이 붓을 들고 있었습니다. 판서의 막내딸 서하. 그녀는 매일 밤 홀로 시를 쓰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오늘도 시를 쓰는구나..."

천 년을 넘게 저승을 다스려온 염라대왕의 눈에, 처음으로 떨림이 스쳤습니다.

"폐하, 이승의 인간을 그리 바라보시면..."
"알고 있다. 이승과 저승은 섞일 수 없다는 것을."

하지만 그의 발걸음은 자꾸만 이곳으로 향했습니다. 달빛 아래 고고하게 앉아 시를 쓰는 그녀의 모습은, 어쩐지 저승의 찬란한 꽃보다 더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서하의 붓끝에서 시가 완성되어갔습니다.
'달빛 아래 피어난 꽃 하나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

염라대왕의 가슴 한켠이 처음으로 따뜻해졌습니다. 차가운 저승의 궁궐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감정이 그의 마음을 적셔왔습니다.

"폐하..."
"조금만 더... 잠시만 더 보다 가자."

저승차사는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이미 염라대왕이 매일 밤 이곳을 찾는다는 소문이 저승에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절대자의 마음이 흔들린다는 것은, 곧 저승의 질서가 흔들린다는 의미였으니까요.

02. 병에 걸린 여인을 구하기 위한 첫 만남

깊어가는 겨울, 판서댁의 분위기가 무거워졌습니다. 서하가 원인 모를 병에 걸린 것입니다. 여러 의원이 찾아왔지만, 아무도 병의 원인을 알지 못했습니다.

"오늘도 시를 쓰지 못하는구나..."

염라대왕은 여전히 담장 너머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후원에는 달빛만이 외롭게 비추고 있었죠.

"폐하, 생사부를 확인해보았습니다."

저승차사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그녀의 수명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염라대왕의 손이 떨렸습니다. 생사부는 절대적인 것이었습니다. 그 누구도, 심지어 염라대왕조차 바꿀 수 없는 운명의 기록이었죠.

"하지만..."

그때였습니다. 서하의 방에서 갑자기 비명 소리가 들렸습니다. 염라대왕은 순간적으로 몸을 움직였습니다.

"폐하! 그곳은 이승입니다! 들어가시면 안 됩니다!"

하지만 이미 염라대왕은 담장을 넘어 서하의 방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방 안에서는 서하가 고통에 몸부림치고 있었고, 그녀의 몸 주위로 검은 기운이 감돌고 있었습니다.

"이건... 저승의 독기?"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저승의 기운을 서하에게 보낸 것이었습니다. 이승의 의원들이 병의 원인을 알 수 없었던 것도 당연했습니다.

"잠시만 견디어라..."

염라대왕이 손을 뻗자, 서하의 몸을 감싸고 있던 검은 기운이 천천히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그의 도포가 스르르 벗겨져 내렸고, 서하는 염라대왕의 진짜 모습을 보고 말았습니다.

"당신은... 누구신지..."

달빛 아래 드러난 염라대왕의 모습은, 위엄 있으면서도 슬픔이 깃든 얼굴이었습니다. 서하는 그 모습에 이상하게도 두려움보다는 친근함을 느꼈습니다.

"해가 뜨기 전에 떠나야 합니다."

저승차사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하지만 염라대왕의 시선은 여전히 서하에게 머물러 있었습니다.

"이제 괜찮을 것이오. 하지만..."

염라대왕은 말을 멈추었습니다. '다시는 만날 수 없을 것이오'라는 말이 목끝까지 차올랐지만, 차마 내뱉을 수 없었습니다.

"기다리겠습니다..."

서하의 희미한 목소리가 그의 귓가에 맴돌았습니다. 염라대왕은 마지막으로 한 번 더 그녀를 바라보고는 달빛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이제 저승의 절대자와 이승의 여인은 돌이킬 수 없는 인연의 끈으로 묶이게 된 것입니다.

03. 서로의 정체를 알게 되는 순간

그날 이후, 서하는 매일 밤 후원에서 시를 썼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녀의 시는 달빛 아래의 신비로운 방문자를 향한 것이었습니다.

'어둠 속에서 나타난 그대
생사의 경계를 넘어선 듯한 그 모습
혹시 꿈이었을까...'

"그날 밤의 일을 기억하고 있구나."

염라대왕이 어둠 속에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이번에는 더 이상 숨지 않았습니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내가 누구인지 알면서도?"

서하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녀의 손에는 오래된 책 한 권이 들려있었습니다.

"저승의 왕, 염라대왕... 생사를 주관하시는 분. 하지만 제게는 그저 그날 밤의 은인이십니다."

"이승의 인간이 저승을 알아서는 안 되오."
"그렇다면 저승의 왕께서는 왜 이승의 인간을 바라보시나요?"

염라대왕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스쳤습니다. 서하의 말이 그의 마음을 정확히 꿰뚫은 것입니다.

"나도 그 이유를 알고 싶소."

달빛이 두 사람 사이로 내리쬐었습니다. 이승과 저승의 경계에 선 두 사람.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운명의 무게를 느꼈습니다.

"더 이상 시를 쓰지 않아도 되오. 이제 내가..."
"아니요. 계속 쓰겠습니다. 제 마음을 전하고 싶으니까요."

서하의 눈빛이 단단했습니다. 그녀는 이미 자신의 선택을 마친 듯했습니다. 설령 그것이 금지된 사랑일지라도, 자신의 마음을 숨기지 않겠다는 결심.

"서하야..."
"제 이름을 아시는군요."
"당신의 모든 것을 알고 있소. 생사부에 적힌 그대의 운명까지도..."

마지막 말에 염라대왕의 표정이 어두워졌습니다. 그는 이미 서하의 짧은 운명을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바꾸는 것은 저승의 법도를 어기는 일이었습니다.

04. 금지된 사랑에 빠지는 두 사람

달이 차오르고 기울기를 반복하며, 두 사람의 만남도 깊어져 갔습니다. 매일 밤 후원에서 이어지는 그들의 대화는 이승과 저승의 경계를 희미하게 만들었습니다.

"저승은 어떤 곳인가요?"
"차갑고 적막한 곳이오. 하지만 당신을 만난 후로는... 그곳마저 달라 보이기 시작했소."

염라대왕의 손에서 푸른빛이 피어올랐습니다. 그 빛은 공중에서 아름다운 꽃으로 변했고, 서하의 머리에 살포시 내려앉았습니다.

"저승의 꽃이에요?"
"그대를 위해 피워낸 것이오. 이승에서는 볼 수 없는..."

그때 갑자기 까마귀 한 마리가 날아들었습니다. 저승에서 온 전갈이었습니다.

"폐하, 대신들이 폐하를 찾고 있습니다. 이승과 저승의 균형이 흔들리고 있다고..."

염라대왕의 얼굴이 굳었습니다. 서하는 그의 손을 조용히 잡았습니다.

"가셔야 하나요?"
"돌아가야만 하오. 하지만..."

서하는 미소를 지었습니다. 그녀의 시구가 바람을 타고 흘렀습니다.

'이승과 저승의 경계에서
우리는 서로를 발견했네
금지된 사랑이라 해도
이 마음만은 숨길 수 없어라'

"내일도 이 자리에서 기다리겠습니다."
"오지 말아야 하오. 더 이상은..."
"그래도 오실 거잖아요?"

염라대왕은 대답하지 않았지만, 두 사람은 알고 있었습니다. 내일도, 그 다음날도, 이 만남은 계속될 것이라는 것을. 설령 그것이 두 세계의 균형을 깨뜨린다 해도...

저승차사는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이미 저승에서는 소문이 파다했습니다. 절대자인 염라대왕이 인간에게 마음을 빼앗겼다는 것, 그리고 그로 인해 저승의 법도가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하늘에서 첫 눈이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눈이 아닌, 저승에서 떨어지는 꽃잎 같았습니다.

05. 이승과 저승의 균형이 깨지기 시작

저승의 궁궐에 이상한 일이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생사를 기록하던 생사부의 글자들이 흐려지고, 저승차사들이 거두어오는 영혼들이 제대로 된 길을 찾지 못했습니다.

"이대로 가다간 큰일이 날 것입니다, 폐하."

대신들이 염라대왕 앞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마음은 이미 후원의 달빛 아래에 있었습니다.

"오늘도 가시려는 겁니까?"
"잠시만..."

그때였습니다. 갑자기 저승의 하늘이 붉게 물들더니, 강물이 역류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승에서 건너온 영혼들이 혼란에 빠진 것입니다.

"폐하! 더 이상 저승의 질서가 유지되지 않습니다!"

한편, 이승의 한양에서도 이상한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밤하늘에 두 개의 달이 떴다가 사라지고, 꽃이 피어야 할 나무에서 눈이 내렸습니다.

"서하야..."

후원에서 만난 두 사람의 모습도 달라지고 있었습니다. 염라대왕의 위엄 있는 모습이 점점 흐려졌고, 서하의 몸은 달빛처럼 반투명해져 갔습니다.

"더 이상 이렇게 만나면 안 됩니다."
"하지만 이제 와서 어떻게..."

서하의 손이 염라대왕의 뺨을 스쳤습니다. 그 순간 주변의 공기가 얼어붙었고, 후원의 꽃들이 일제히 시들어버렸습니다.

"이승의 인간이 저승의 존재를 만지면 안 되는 것을... 제가 큰 실수를 했네요."

하지만 염라대왕은 오히려 그녀의 손을 잡았습니다. 차가운 기운이 두 사람을 감쌌지만, 그들의 마음만은 더욱 뜨거워졌습니다.

"이제 돌이킬 수 없는 걸까요?"
"그래도 후회하지 않소."

먼 저승에서 종소리가 울렸습니다. 균형이 완전히 무너지기 전에, 그들은 선택을 해야만 했습니다.

06. 저승 신하들의 반발과 위기

저승의 궁궐에 검은 구름이 모여들었습니다. 대전에는 십대왕이 모두 모였고, 그들의 표정은 무거웠습니다.

"더 이상 이대로 둘 수 없습니다."
"폐하께서 이승의 여인과 사랑에 빠지신 이후, 모든 것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송제왕이 앞으로 나섰습니다.
"저희가 내린 결론은 하나입니다. 그 여인의 생명을 끊어야 합니다."

그때 염라대왕이 대전으로 들어섰습니다. 그의 위엄은 여전했지만, 눈빛에는 더 이상 차가운 냉기가 없었습니다.

"감히 누구의 생명을 끊겠다는 것이냐."
"폐하, 이미 생사부가 흐려지고 있습니다. 저승의 법도가..."

"법도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하더니, 폐하께서 먼저 그것을 어기시지 않았습니까?"

평소 과묵하던 도시왕의 말에 대전이 차가워졌습니다.

"나의 선택을 감히 논하려 하느냐."
"폐하의 선택이 저승을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갑자기 한 저승차사가 급히 들어왔습니다.

"큰일입니다! 이승의 귀신들이 통제를 벗어나고 있습니다. 그들이... 그들이 인간 세상으로 넘어가려 합니다!"

모든 시선이 염라대왕을 향했습니다. 이승과 저승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죽은 자들이 산 자들의 세상을 침범하려 한 것입니다.

"폐하, 선택하셔야 합니다. 그 여인이냐, 아니면 두 세계의 질서냐."

염라대왕의 손이 떨렸습니다. 그때 까마귀 한 마리가 날아들었습니다.

"서하... 서하가 위험합니다! 누군가가 그녀를 노리고 있습니다!"

07. 판서의 딸을 해치려는 음모

한양 판서댁의 밤이 유난히 깊어갔습니다. 서하의 방 주변으로 검은 그림자들이 맴돌았습니다. 저승차사들이었습니다.

"송제왕님의 명령이다. 그녀의 목숨을 거두어라."
"하지만 이는 생사부의 법도에 어긋나는..."
"지금은 법도보다 저승의 질서가 더 중요하다!"

서하는 방 안에서 이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듯이 조용히 앉아있었습니다. 그녀의 손에는 마지막 시를 쓰고 있었습니다.

'이승과 저승을 가르는 경계가
사랑 앞에서는 무의미했나니
이제 나의 마지막 글자가
당신을 향한 고백이 되리라'

"들어가자."

저승차사들이 방으로 들어서는 순간, 갑자기 하늘이 갈라졌습니다. 염라대왕이 분노한 얼굴로 나타난 것입니다.

"감히... 누구의 허락으로?"
"폐하! 이는 모두를 위한..."
"모두를 위한 것이라 말하지 마라. 이는 그저 너희들의 두려움일 뿐이다."

하지만 그때였습니다. 서하의 몸이 갑자기 투명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건..."
"그녀가 이미 반은 저승의 존재가 되어버렸습니다. 폐하와의 만남으로 인해..."

서하는 미소를 지었습니다. 그녀는 이미 자신의 운명을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내 선택이었어요. 당신을 사랑하기로 한 그 순간부터..."
"서하야..."

염라대왕이 다가가려 했지만, 그때마다 서하의 모습은 더욱 흐려져갔습니다. 이승의 인간과 저승의 왕. 그들의 사랑은 결국 둘 중 하나를 무너뜨릴 수밖에 없었던 것일까요?

08. 목숨을 걸고 서로를 지키는 순간

판서댁의 후원이 검은 안개로 가득 찼습니다. 저승차사들이 서하를 둘러싸고 있었고, 염라대왕은 그들 앞을 가로막고 섰습니다.

"폐하, 비키십시오. 이미 돌이킬 수 없습니다."
"내가 살아있는 한 그 누구도 서하를 건들 수 없다."

염라대왕의 손에서 푸른 불꽃이 타올랐습니다. 저승의 절대자가 가진 모든 힘을 끌어모으는 순간이었습니다.

"멈추세요!"

서하가 앞으로 나섰습니다. 그녀의 몸은 이제 거의 투명해져 있었습니다.

"더 이상 저를 위해 저승의 법도를 어기지 마세요. 제가... 제가 물러나면 됩니다."

"안 된다! 그대 없는 세상은..."
"당신의 세상은 저승입니다. 제가 아니어도..."

그때였습니다. 서하의 몸이 완전히 사라지려는 순간, 염라대왕이 그녀를 끌어안았습니다. 순간 눈부신 빛이 두 사람을 감쌌습니다.

"내 생명력을 나누겠소. 그대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도록..."
"하지만 그러시면 폐하께서..."
"괜찮소. 이것이 내 선택이오."

저승차사들이 놀라 물러섰습니다. 저승의 왕이 자신의 생명력을 나누는 것은 전대미문의 일이었습니다.

"당신의 시구처럼... 이제 우리는 하나가 될 것이오."

염라대왕의 몸에서 푸른 빛이 흘러나와 서하의 몸을 감쌌습니다. 그녀의 모습이 조금씩 선명해지기 시작했지만, 대신 염라대왕의 모습이 흐려져갔습니다.

"이제 우리는 둘 다 살 수도, 죽을 수도 없는 존재가 되는 건가요?"
"그래도 후회하지 않소."

달빛이 두 사람을 비추었습니다. 이승도 저승도 아닌, 그 경계에서 그들은 새로운 운명을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09. 저승 법도에 맞서는 염라대왕

저승의 대전이 흔들렸습니다. 십대왕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염라대왕이 자신의 왕관을 벗어 던진 것입니다.

"더 이상 저승의 법도에 묶여있지 않겠다."
"폐하! 이는 반역이십니다!"
"반역이라? 내가 만든 법에 내가 반역한다는 것이냐?"

염라대왕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그의 몸에서는 여전히 서하와 나눈 생명력으로 인해 희미한 빛이 새어나왔습니다.

"천 년을 이어온 저승의 질서가 사랑 때문에 무너져서는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묻겠다. 우리가 지켜온 이 질서는 무엇을 위한 것이었느냐?"

대전이 조용해졌습니다. 염라대왕이 계속해서 말을 이었습니다.

"이승의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저승의 평화를 지키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진정한 의미를 잊어버렸다."

그때 서하가 대전 문을 열고 들어섰습니다. 그녀의 모습은 이제 반은 투명하고 반은 선명했습니다.

"당신... 여기까지 어떻게..."
"이제 저는 반은 저승의 존재이니까요."

십대왕들이 동요했습니다. 이승의 인간이 저승 대전에 들어온 것은 전대미문의 일이었습니다.

"보라! 이것이 바로 법도가 무너진 증거입니다!"
"아니다. 이는 새로운 시작이다."

염라대왕이 서하의 손을 잡았습니다. 순간 대전 안에 이상한 기운이 감돌았습니다. 이승의 따스함과 저승의 차가움이 만나 만들어내는 기묘한 조화였습니다.

"이제 나는 더 이상 저승만의 왕이 아니다. 이승과 저승의 경계에서,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낼 것이다."

10. 새로운 길을 찾아나서는 연인들

생사의 경계가 있다는 저승의 가장 깊은 곳, 염라대왕과 서하는 거대한 나무 앞에 섰습니다. 생사의 나무라 불리는 이곳은 이승과 저승의 근원이었습니다.

"이곳이 모든 것이 시작된 곳입니다."

노인처럼 보이는 나무지기가 그들을 맞이했습니다.

"당신들은 이미 이승도 저승도 아닌 존재가 되었소. 이제 어떤 선택을 하려 하시오?"

염라대왕과 서하는 서로를 바라보았습니다. 그들의 몸은 여전히 반은 현실에, 반은 허상에 있는 것 같았습니다.

"새로운 길을 찾고 싶습니다."
"그 길이 어떤 것일지도 모르는데요?"
"당신과 함께라면..."

나무지기가 미소 지었습니다.
"생사의 나무는 새로운 가지를 뻗을 수 있소. 그대들을 위한 길을..."

서하가 나무를 향해 한 걸음 내딛자,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죽어있던 나뭇가지에서 새순이 돋아나기 시작한 것입니다.

"보십시오! 이건..."
"그대들의 사랑이 만들어낸 새로운 길이오. 이승과 저승 사이의 다리가 될 수 있는..."

염라대왕도 나무를 향해 걸어갔습니다. 그의 발걸음이 닿는 곳마다 푸른 빛이 퍼져나갔습니다.

"우리가 만드는 길이군요."
"그래,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두 사람의 손이 맞닿았을 때, 생사의 나무 전체가 환하게 빛났습니다. 그들의 앞에 새로운 세계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준비되셨소?"
"네, 당신과 함께라면..."

11. 운명을 바꾸기 위한 마지막 선택

생사의 나무 앞에서 마지막 선택의 순간이 다가왔습니다. 나무의 새로운 가지는 두 갈래로 뻗어나갔고, 각각의 끝에서 다른 빛이 비췄습니다.

"하나는 이승으로 가는 길, 다른 하나는 저승으로 가는 길이오."

나무지기의 말에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았습니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하면, 다른 하나는 영원히 사라질 것이오. 이승을 선택하면 저승의 기억이, 저승을 선택하면 이승의 기억이..."

서하가 먼저 입을 열었습니다.
"기억을 잃는다는 건... 서로를 잊는다는 건가요?"

"그렇소. 하지만 그대들이 원한다면... 제3의 길도 있소."

나무의 중심에서 또 다른 빛이 피어올랐습니다.

"그것은 무엇입니까?"
"모든 것을 버리는 길이오. 이승도, 저승도, 그리고 그대들의 존재마저도..."

염라대왕의 눈이 흔들렸습니다. 천 년을 이어온 자신의 권위도, 서하와의 사랑도 모두 사라진다는 것.

"하지만 그 길 끝에서 그대들은 새로운 존재로 다시 태어날 수 있소. 이승도 저승도 아닌, 완전히 새로운..."

서하가 염라대왕의 손을 꼭 잡았습니다.
"저는 당신을 선택합니다. 어떤 모습이든..."

"나 역시... 그대와 함께라면..."

두 사람이 나무의 중심을 향해 걸어갔습니다. 그들의 몸이 점점 빛으로 변하기 시작했고, 주변의 모든 것이 밝아졌습니다.

"이제 돌이킬 수 없습니다."
"괜찮아요. 우리는 이미 결정했으니까요."

마지막 순간, 두 사람의 모습이 완전한 빛이 되어 나무 속으로 스며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나무의 모든 가지에서 새로운 꽃이 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12. 이승과 저승을 넘어선 사랑의 완성

세월이 흘러 이승과 저승의 경계에는 특별한 존재들이 나타났다고 합니다. 달빛이 비치는 밤이면, 길 잃은 영혼들을 인도하는 한 쌍의 빛나는 모습이 보인다고 하죠.

"저기 보세요, 달빛 아래..."

어느 날 밤, 죽음을 앞둔 노인이 창가에 앉아있었습니다. 그의 앞에 두 개의 부드러운 빛이 나타났습니다.

"두렵지 않으셔도 됩니다. 우리가 함께 가겠습니다."

그들의 목소리는 이승의 온기와 저승의 위엄이 섞여 있었습니다. 마치 오랫동안 사랑하는 이들처럼, 서로를 보완하며 조화를 이루고 있었죠.

이제 사람들은 이야기합니다. 죽음이 두렵지 않다고. 저승으로 가는 길에는 사랑하는 이들의 손길이 함께하기 때문이라고.

한양의 어느 후원에는 아직도 시가 전해져 내려옵니다.

'이승도 저승도 아닌 곳에서
우리는 영원한 사랑이 되었네
달빛 아래 피어나는 꽃처럼
끝없이 피어나는 우리의 이야기'

가끔 생사의 나무 아래를 지나는 이들은 말합니다. 나무의 잎사귀 하나하나에 두 사람의 이야기가 새겨져 있다고. 그리고 그 이야기는 영원히 계속될 것이라고.

"보이시나요? 저 두 개의 빛..."
"네, 마치 서로를 향해 춤추는 것 같아요."

이제 그들은 더 이상 염라대왕도, 판서의 딸도 아닙니다. 그저 영원한 사랑이 된 두 개의 빛일 뿐입니다. 이승과 저승의 경계에서, 길 잃은 영혼들을 따스하게 안내하는 빛으로 남아...

엔딩멘트

"이승과 저승의 경계를 넘어선 사랑은 오늘날까지도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립니다. 진정한 사랑은 어떤 한계도 초월할 수 있다는 것을, 그들은 우리에게 보여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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