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라대왕과 저승사자의 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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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킹멘트 (200자)
"죽음 앞에서도 굽히지 않는 조선 선비의 기개! 염라대왕마저 감동시킨 한 선비의 이야기를 아시나요? 저승에서 벌어진 놀라운 일화와 함께, 우리 조상들이 죽음을 어떻게 바라보았는지 알아보세요. 효심과 의리가 만들어낸 기적 같은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디스크립션 (300자)
조선시대, 한 충직한 선비가 저승에서 염라대왕과 나눈 놀라운 대화를 다룬 전설입니다. 죽음 앞에서도 변치 않는 효심과 의리, 그리고 그것을 인정한 저승의 왕. 우리 조상들의 삶과 죽음에 대한 철학이 담긴 깊이 있는 이야기를 통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전하는 교훈을 함께 나눠보세요. 시니어 여러분께 특별히 들려드리고 싶은 의미 깊은 전설입니다.
※ 선비 이몽규의 마지막 순간
"조선 중종 때의 일입니다. 경상도 안동 땅에 이몽규라는 선비가 살고 있었지요. 그는 어려서부터 글공부에 뛰어났을 뿐만 아니라, 효성이 지극하기로 소문난 인물이었습니다.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홀어머니를 모시며 살아온 지 벌써 십 년. 어머니는 칠십이 넘은 고령에 중병에 걸려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몽규는 밤낮으로 어머니 곁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약값을 마련하기 위해 집안의 전답을 모두 팔아버렸고, 심지어 조상 대대로 내려오던 서책들까지 내다 팔 정도였지요. 그런데도 어머니의 병은 차도를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날이 갈수록 더욱 위중해져만 갔습니다.
어느 늦은 밤, 이몽규는 어머니의 병상 옆에서 졸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방 안이 서늘해지면서 이상한 기운이 감돌기 시작했지요. 촛불이 깜빡거리더니 이내 꺼져버렸습니다. 그 순간, 어둠 속에서 한 사람의 형체가 나타났습니다. 키가 크고 검은 옷을 입은 사내였는데, 얼굴은 창백하고 눈빛이 유난히 서늘했지요.
'이몽규!' 그 사내가 낮은 목소리로 불렀습니다. 이몽규는 깜짝 놀라 벌떡 일어났지요. '누, 누구시오?'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이미 그가 누구인지 짐작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저승사자다. 너를 데리러 왔다.' 저승사자의 목소리는 차갑고 단호했습니다. '네 수명이 다했으니 나와 함께 가야 한다.'
이몽규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습니다. 하지만 그는 곧바로 무릎을 꿇고 간곡히 부탁했지요. '저승사자님, 제발 며칠만 더 기다려 주십시오. 어머니께서 아직 깨어나지 못하셨습니다. 마지막 인사라도 드리고 싶습니다.'
그러나 저승사자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법은 법이다. 정해진 때가 되면 누구든 따라와야 한다. 설령 그것이 부모님이라 해도 말이다.'
이몽규는 더욱 간절히 애원했습니다. '그렇다면 어머니를 먼저 데려가 주십시오. 자식이 부모보다 먼저 가는 것은 천륜에 어긋나는 일입니다. 차라리 제가 어머니의 남은 수명을 대신 받겠습니다.'
저승사자는 잠시 말이 없었습니다. 그의 차가운 표정에 미묘한 변화가 일어났지요. 수많은 영혼들을 저승으로 인도해온 그였지만, 이처럼 지극한 효심을 보인 사람은 처음이었습니다.
'흠...' 저승사자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네 마음은 알겠다. 하지만 생사는 이미 정해진 것. 나 혼자서는 어찌할 수 없는 일이다.'
그때 이몽규가 갑자기 일어서더니 저승사자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염라대왕께 직접 말씀드리겠습니다. 제가 저승에 가서 직접 사정을 말하겠습니다.'
저승사자는 놀란 표정을 지었습니다. '무슨 소리냐? 산 사람이 어떻게 저승에 가겠다는 것이냐?'
※ 저승길에서의 대화
"저승사자는 한참 동안 이몽규를 바라보았습니다. 그의 눈에는 두려움보다는 어머니에 대한 걱정과 사랑만이 가득했지요. 마침내 저승사자가 입을 열었습니다.
'좋다. 그렇게 간절하다면 특별히 기회를 주겠다. 하지만 염라대왕 앞에서 함부로 말해서는 안 된다. 저승의 법도는 이승보다 훨씬 엄격하니까.'
이몽규는 기쁜 마음으로 절을 올렸습니다. '고맙습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예를 잃지 않겠습니다.'
저승사자가 긴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참으로 기이한 일이다. 내가 저승사자 일을 한 지 삼백 년이 되었지만, 이런 부탁을 받기는 처음이다.'
둘은 함께 어둠 속으로 걸어갔습니다. 이승과 저승을 가르는 삼도천이 나타났고, 그 위에는 다리가 하나 놓여 있었지요. 다리를 건너는 동안 저승사자가 말했습니다.
'이몽규, 네가 정말로 효자인지 내가 시험해보겠다. 만약 네가 어머니보다 자신의 목숨을 더 소중히 여긴다면, 지금이라도 돌아갈 수 있다.'
이몽규는 단호하게 대답했습니다. '제 목숨이 어머니보다 소중할 리 없습니다. 어머니께서 저를 낳아 기르신 은혜를 생각하면, 제 목숨 따위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저승사자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 말이 진심이냐?'
'물론입니다. 만약 어머니의 수명을 늘릴 수 있다면, 제 목숨뿐만 아니라 다음 생의 복까지도 기꺼이 드리겠습니다.'
저승사자의 표정이 더욱 진지해졌습니다. '이몽규, 네 말을 듣고 보니 한 가지 방법이 없지는 않다. 하지만 그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무슨 방법입니까?'
'염라대왕께서는 때때로 특별한 경우에 한해 생사부를 다시 쓰시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그만한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이몽규의 눈이 반짝였습니다. '어떤 조건입니까?'
저승사자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했습니다. '염라대왕께서 직접 인정하실 만한 선행을 증명해야 한다. 그리고...' 그는 말을 멈췄습니다.
'그리고 무엇입니까?'
'그리고 네가 정말로 어머니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칠 각오가 되어 있는지를 보여야 한다. 염라대왕께서는 거짓을 꿰뚫어 보시는 분이다.'
두 사람이 계속 걸어가는 동안, 주변의 풍경이 점점 더 기이해졌습니다. 이승에서는 볼 수 없는 기묘한 나무들과 꽃들이 피어 있었고, 하늘에는 별 대신 형형색색의 빛들이 떠다니고 있었지요.
'저승사자님,' 이몽규가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저승사자님께서는 왜 저를 도와주시려 하는 것입니까?'
저승사자는 오랫동안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마침내 입을 열었지요. '나 역시 한때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나에게도 어머니가 있었다.'
'그런데...?'
'나는 네처럼 효자가 되지 못했다. 어머니께서 병드셨을 때, 나는 과거 공부에만 매달려 있었다. 출세하면 어머니를 잘 모실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저승사자의 목소리가 떨렸습니다. '어머니께서는 내가 과거에 급제하기도 전에 돌아가셨다. 나는 그 후회를 안고 저승사자가 되었다.'
이몽규는 깊이 고개를 숙였습니다. '그런 사연이 있으셨군요.'
'그래서 네가 더욱 소중하다. 네가 하지 못한 일을 나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승사자의 목소리에는 간절함이 묻어났습니다.
드디어 저 멀리 거대한 궁궐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염라전이었지요. 궁궐의 문 앞에는 무시무시한 형상의 귀신들이 지키고 서 있었고, 궁궐 안에서는 엄숙하고 위엄 있는 기운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습니다."
※ 염라대왕 앞에서의 재판
"염라전의 대문을 지나니, 그 웅장함에 이몽규는 저절로 숨이 막혔습니다. 높다란 기둥들이 하늘을 떠받치고 있었고, 벽면에는 온갖 형태의 용과 봉황이 조각되어 있었지요. 그런데 그 아름다움 속에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엄숙함과 두려움이 함께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이제부터는 함부로 말하지 마라.' 저승사자가 낮은 목소리로 당부했습니다. '염라대왕께서는 모든 것을 꿰뚫어 보시니, 거짓말은 통하지 않는다.'
대전 안으로 들어서니, 정면에 거대한 옥좌가 놓여 있었습니다. 그 위에는 위엄 넘치는 모습의 염라대왕이 앉아 계셨지요. 키가 장대하고 얼굴은 준엄했으며, 눈빛 하나하나가 번개처럼 예리했습니다. 머리에는 황금 관을 쓰고 계셨고, 몸에는 용무늬가 수놓인 곤룡포를 입고 계셨습니다.
염라대왕의 좌우에는 판관들이 늘어서 있었고, 그들 앞에는 커다란 생사부가 펼쳐져 있었습니다. 그 책에는 이승의 모든 사람들의 이름과 수명, 그리고 그들이 행한 선악의 기록이 빼곡히 적혀 있었지요.
'이몽규!' 염라대왕의 목소리가 대전 안에 울려 퍼졌습니다. 그 목소리는 천둥소리처럼 웅장했지만, 동시에 따뜻함도 느껴졌지요. '네가 살아서 이곳까지 온 까닭이 무엇이냐?'
이몽규는 무릎을 꿇고 정중히 절을 올렸습니다. '대왕마마, 소인이 감히 이 자리에 선 것은 오직 어머니 때문입니다.'
'어머니?' 염라대왕의 눈빛이 약간 부드러워졌습니다. '어찌된 일이냐?'
이몽규는 떨리는 목소리로 자신의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어머니께서 중병에 걸려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십니다. 그런데 소인의 수명이 먼저 다했다 하니, 어떻게 어머니를 두고 먼저 갈 수 있겠습니까?'
염라대왕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옆에 있던 판관에게 손짓했습니다. 판관이 생사부를 뒤적거리더니 한 페이지를 가리켰지요.
'이몽규, 스물여덟 살. 경상도 안동 출신.' 염라대왕이 생사부를 읽어 내려갔습니다. '어려서부터 효성이 지극하고, 학문에 정진하며, 가난한 이웃을 도와주기를 좋아했다. 특히 어머니를 모시는 정성이 극진하여,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쳤다.'
염라대왕이 이몽규를 내려다보며 말했습니다. '네 행적은 이미 모두 기록되어 있다. 참으로 보기 드문 효자로다.'
'그렇다면...' 이몽규가 희망에 찬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하지만 염라대왕은 고개를 저었습니다. '하지만 법은 법이다. 아무리 효자라 해도 정해진 수명을 어길 수는 없다. 이것은 천리(天理)요, 우주의 질서다.'
이몽규의 얼굴이 절망으로 일그러졌습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지요. '대왕마마, 그렇다면 소인이 어머니의 수명을 대신 받겠습니다. 어머니께서 오래 사시도록 소인의 수명을 드리겠습니다.'
'무슨 말이냐?' 염라대왕의 눈빛이 번쩍했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아직 하실 일이 많이 남아 계십니다. 동네의 외로운 할머니들을 돌보시고, 가난한 집 아이들에게 글을 가르쳐 주시며, 또한 소인이 장가들어 손자를 낳으면 그 아이들을 돌보셔야 합니다.'
이몽규의 목소리가 점점 간절해졌습니다. '하지만 소인은 아직 어머니 밑에서 배울 것이 많습니다. 어머니께서 가르쳐 주시는 인생의 지혜를 다 배우지 못했습니다.'
염라대왕은 조용히 이몽규의 말을 들었습니다. 그리고는 깊은 생각에 잠겼지요. 오랜 침묵이 흘렀습니다.
'이몽규,' 마침내 염라대왕이 입을 열었습니다. '네 마음은 충분히 알겠다. 하지만 네가 진정으로 그런 마음인지 확인해야 하겠다.'
'무슨 뜻입니까?'
'지금까지 네가 한 말은 모두 입으로만 한 것이다. 진정한 효심이라면 행동으로 보여야 하지 않겠느냐?'
이몽규는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무엇이든 하겠습니다. 어떤 시험이든 받겠습니다.'"
※ 염라대왕의 시험
"염라대왕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이몽규를 향해 말했습니다. '좋다. 그렇다면 시험을 해보겠다. 하지만 이 시험은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어려울 것이다.'
염라대왕이 손을 들자, 갑자기 대전 안의 공기가 변했습니다. 그리고 이몽규의 앞에 환상이 나타나기 시작했지요. 그것은 마치 거울과 같았는데, 그 안에는 이몽규의 과거 모습들이 차례대로 비춰지고 있었습니다.
'이몽규, 이것을 보아라.' 염라대왕의 목소리가 울렸습니다. '이것은 네 인생의 모든 순간들이다.'
거울 속에서는 어린 이몽규가 어머니의 무릎에 앉아 글을 배우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장례를 치르며 어머니를 위로하는 모습도 보였지요.
'참으로 아름다운 모습이다.' 염라대왕이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러자 거울 속의 장면이 바뀌었습니다. 이번에는 이몽규가 과거 공부를 하면서도 어머니를 간병하는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밤늦게까지 책을 읽다가도 어머니가 기침을 하시면 달려가서 등을 문지르고, 약을 달여 드리는 모습이었지요.
'이것도 훌륭하다.' 염라대왕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부족하다.'
이몽규는 의아해했습니다. '무엇이 부족하다는 말씀입니까?'
'진정한 효심이라면, 어머니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칠 수 있어야 한다. 심지어 자신의 영혼까지도 말이다.'
그때 거울 속에 새로운 장면이 나타났습니다. 그것은 이몽규가 어머니의 약값을 마련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재산을 팔아버리는 모습이었습니다. 조상 대대로 내려오던 서책들, 아버지의 유품들, 심지어 자신이 과거 공부를 위해 모아둔 책들까지 모두 내다 팔았지요.
'이것은 어떠냐?' 염라대왕이 물었습니다.
'당연한 일입니다.' 이몽규가 대답했습니다. '어머니의 생명 앞에서 물질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렇다면 이것은 어떠냐?' 염라대왕이 다시 손을 들었습니다.
이번에는 거울 속에 미래의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만약 이몽규가 살아남는다면, 그는 과거에 급제하여 높은 벼슬에 올라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었습니다. 아름다운 부인을 맞이하고, 훌륭한 자식들을 낳아 가문을 빛낼 수도 있었지요.
'이 모든 것을 포기할 수 있느냐?' 염라대왕이 물었습니다.
이몽규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았습니다. '기꺼이 포기하겠습니다. 그 모든 것들이 어머니보다 소중할 리 없습니다.'
염라대왕의 눈빛이 더욱 예리해졌습니다. '정말로 그러냐? 젊은 나이에 모든 것을 포기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겠느냐?'
'어머니께서 저를 낳아 기르실 때, 당신의 청춘과 모든 것을 저에게 바치셨습니다. 이제 제가 그 은혜를 갚을 때입니다.'
염라대왕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마지막 시험을 준비했습니다.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이것을 보아라.'
거울 속에 가장 충격적인 장면이 나타났습니다. 그것은 이몽규가 죽은 후의 모습이었습니다. 어머니는 아들을 잃은 슬픔으로 더욱 병이 깊어졌고,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돌아가시는 모습이었지요.
'보아라,' 염라대왕이 냉정하게 말했습니다. '네가 어머니를 위해 죽는다 해도, 결국 어머니는 더 큰 슬픔에 빠질 뿐이다. 그것이 진정한 효도냐?'
이몽규는 그 장면을 보고 깊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정말로 자신의 선택이 옳은 것일까요? 어머니는 아들이 먼저 죽는 것을 원하지 않으실 텐데...
하지만 이몽규는 다시 한 번 결심을 굳혔습니다. '대왕마마, 저는 어머니께서 저보다 먼저 돌아가시는 것을 볼 수 없습니다. 설령 그것이 어머니를 더 슬프게 하는 일이라 해도, 저는 자식으로서 마지막 도리를 다하고 싶습니다.'
염라대왕은 오랫동안 이몽규를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는 갑자기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지요.
'이몽규, 네 마음을 충분히 확인했다. 참으로 보기 드문 효자로다. 하지만 네가 생각하지 못한 것이 하나 있다.'
'무엇입니까?'
'효도는 단순히 부모를 위해 죽는 것이 아니라, 부모를 기쁘게 해드리는 것이다. 네 어머니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네가 오래 살아서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겠느냐?'"
※ 놀라운 거래의 성사
"염라대왕의 말에 이몽규는 깊은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그동안 자신이 생각한 효도가 진정한 효도가 아니었음을 깨달은 것이지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어머니를 두고 갈 수는 없었습니다.
'대왕마마의 말씀이 옳습니다.' 이몽규가 정중히 말했습니다. '하지만 어머니께서 혼자 계시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습니다. 제가 죽으면 어머니를 돌볼 사람이 아무도 없습니다.'
염라대왕은 빙그레 웃으며 저승사자를 돌아보았습니다. '저승사자여, 네가 이 사람을 데려온 까닭이 무엇이냐?'
저승사자가 앞으로 나와 무릎을 꿇었습니다. '대왕마마, 소신이 감히 말씀드리자면, 이 사람의 효심이 너무나 지극하여 그냥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소신이 한 가지 제안이 있습니다.' 저승사자의 목소리에는 간절함이 담겨 있었습니다. '만약 대왕마마께서 허락해 주신다면, 소신이 이몽규의 남은 수명을 대신 받겠습니다.'
이몽규는 깜짝 놀라 저승사자를 바라보았습니다. '저승사자님, 그런 일이 가능합니까?'
염라대왕도 놀란 표정을 지었습니다. '저승사자여, 무슨 말이냐? 네가 어찌 사람의 수명을 대신 받겠다는 것이냐?'
저승사자가 깊이 절을 올렸습니다. '대왕마마, 소신은 살아생전에 어머니께 효도를 다하지 못한 채 죽었습니다. 그 후회로 삼백 년을 저승사자로 지내왔습니다. 이제 이몽규를 통해 그 한을 풀고 싶습니다.'
'흥미롭군.' 염라대왕이 턱을 만지며 생각에 잠겼습니다. '하지만 저승사자가 자신의 존재를 포기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네가 사라지면 다시는 환생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각오하고 있습니다.' 저승사자가 단호하게 대답했습니다. '이몽규의 효심을 보니, 저 역시 진정한 효도가 무엇인지 깨달았습니다. 저는 더 이상 후회하며 살고 싶지 않습니다.'
염라대왕은 오랫동안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는 갑자기 크게 웃기 시작했지요. '하하하! 참으로 기이한 일이로다. 효자와 저승사자가 서로를 위해 희생하려 하다니!'
'대왕마마...?' 이몽규가 조심스럽게 말했습니다.
'이몽규, 그리고 저승사자여.' 염라대왕이 일어서며 말했습니다. '너희들의 마음을 모두 확인했다. 참으로 아름다운 우정이요, 진정한 효심이로다.'
염라대왕이 손을 들자, 갑자기 대전 안에 황금빛이 가득 찼습니다. 그리고 그의 목소리가 은은하게 울려 퍼졌지요.
'하지만 내가 다른 방법을 제시하겠다. 저승사자여, 네가 자신을 희생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이몽규여, 너도 어머니를 두고 갈 필요가 없다.'
두 사람은 놀란 눈으로 염라대왕을 바라보았습니다. '무슨 말씀입니까?'
'이몽규, 네 어머니의 병은 고칠 수 있다. 그리고 너희 모자가 함께 오래 살 수 있는 방법도 있다.' 염라대왕의 목소리가 따뜻해졌습니다.
'정말입니까?'
'다만 한 가지 조건이 있다.' 염라대왕이 진지하게 말했습니다. '네가 이승으로 돌아가서 더 많은 사람들을 도와야 한다. 네 효심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나누어 주어야 한다.'
이몽규는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렸습니다. '무엇이든 하겠습니다!'
'또한 저승사자여,' 염라대왕이 저승사자를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 네게도 새로운 임무를 주겠다. 이제부터는 단순히 죽음을 알리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후회 없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어라.'
저승사자도 깊이 절을 올렸습니다. '명을 받겠습니다, 대왕마마.'
염라대왕이 생사부를 가져와 붓을 들었습니다. 그리고는 이몽규의 이름 옆에 새로운 글씨를 적기 시작했지요. '이몽규, 네 어머니와 함께 백 년을 더 살 수 있도록 하겠다. 대신 그 시간 동안 많은 사람들을 도와주어라.'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이몽규는 연신 절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저승사자여, 네 이름도 새로 지어주겠다. 이제부터 너는 인도사자(引導使者)라 불리어라. 사람들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사자가 되어라.'
이렇게 해서 기적과도 같은 거래가 성사되었습니다. 사랑과 희생, 그리고 진정한 효심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결과였지요."
※ 현세로의 귀환과 교훈
"염라대왕의 축복을 받은 이몽규와 인도사자는 함께 이승으로 돌아가는 길에 올랐습니다. 오는 길과는 달리, 돌아가는 길은 밝고 따뜻했지요. 하늘에는 무지개가 걸려 있었고, 꽃향기가 바람에 실려 왔습니다.
'이몽규,' 인도사자가 말했습니다. '네 덕분에 나도 새로운 삶을 얻게 되었다. 고맙다.'
'저야말로 고맙습니다. 저승사자님... 아니, 인도사자님께서 도와주지 않으셨다면 이런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우리는 이제 같은 목표를 가진 동반자다. 많은 사람들을 도와주자.'
삼도천에 다다르자, 인도사자가 특별한 배를 불러왔습니다. 그 배는 황금빛으로 빛나고 있었고, 돛에는 연꽃무늬가 그려져 있었지요. 배를 타고 강을 건너는 동안, 이몽규는 지난 일들을 되돌아보았습니다.
'저는 그동안 효도가 무엇인지 잘못 알고 있었습니다.' 이몽규가 말했습니다. '염라대왕께서 말씀하신 대로, 진정한 효도는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리는 것이군요.'
'그렇다. 그리고 그 기쁨은 자식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것에서 나온다.' 인도사자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드디어 이승에 도착했습니다. 이몽규의 집이 보이기 시작하자, 그의 가슴이 뛰기 시작했지요. 과연 어머니는 어떻게 되셨을까요?
집 안으로 들어서니, 놀라운 일이 일어나 있었습니다. 그동안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하셨던 어머니께서 방 안을 정리하고 계셨던 것입니다. 얼굴에는 건강한 혈색이 돌아있었고, 움직임도 한결 가벼워 보였지요.
'어머니!' 이몽규가 달려가서 무릎을 꿇었습니다.
'아이고, 몽규야!' 어머니께서 아들을 꼭 안아주셨습니다. '네가 어디 갔었느냐? 한참 잠들어 있더니...'
'어머니, 정말 괜찮으십니까?'
'응, 이상하게도 갑자기 몸이 좋아졌단다. 꿈에서 한 신선이 나타나서 약을 주고 갔는데, 깨어나니 이렇게 건강해졌구나.'
이몽규는 눈물을 흘리며 어머니께 절을 올렸습니다. 염라대왕의 약속이 정말로 이루어진 것이었지요.
그날부터 이몽규는 새로운 삶을 시작했습니다. 어머니를 정성껏 모시는 것은 물론이고, 동네의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주고, 글을 모르는 아이들에게 학문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또한 부모님을 모시지 못해 후회하는 사람들에게 진정한 효도가 무엇인지 알려주기도 했지요.
인도사자도 약속대로 새로운 역할을 충실히 해냈습니다. 이제 그는 죽음을 알리는 무서운 존재가 아니라, 사람들이 후회 없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따뜻한 안내자가 되었습니다.
이몽규는 어머니와 함께 백 년을 살았습니다. 그 동안 수많은 사람들을 도왔고, 많은 제자들을 길러냈으며, 아름다운 가정을 꾸렸지요. 어머니께서는 증손자까지 보시고 편안히 눈을 감으셨고, 이몽규도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평안히 세상을 떠났습니다.
사람들은 지금도 이 이야기를 전해 내려오고 있습니다. 진정한 효도가 무엇인지, 그리고 사랑과 희생이 어떤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이야기로 말입니다.
효도는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부모님의 마음을 헤아리고, 기쁘게 해드리며,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 그것이 바로 자식이 부모님께 드릴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라는 것을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유튜브 엔딩멘트
"여러분, 오늘 들려드린 이몽규와 염라대왕의 이야기는 어떠셨나요?
우리 조상들은 이처럼 깊이 있는 이야기를 통해 삶의 지혜를 전해주었습니다. 효도란 단순히 부모님을 위해 희생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님이 진정으로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헤아리는 것이라는 교훈을 담고 있지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이야기입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부모님께 안부를 묻고, 건강을 챙기며, 무엇보다 우리 자신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 그것이 바로 현대적인 효도가 아닐까 합니다.
다음 주에는 '저승을 다녀왔다는 승려의 기이한 기록'을 준비했습니다. 조선시대 한 승려가 직접 체험했다고 전해지는 놀라운 저승 여행기를 들려드릴 예정이니,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오늘도 시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구독과 좋아요, 그리고 주변 분들과의 공유도 부탁드리며, 모든 분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