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 염라대왕과 죽지 않는 사람

by K sunny 2025. 4. 1.
반응형

염라대왕과 죽지 않는 사람

태그

#조선시대, #염라대왕, #저승, #야담, #전설, #오디오드라마, #불로장생, #저승사자, #죽음, #생명, #인간의욕망, #저승심판, #조선민담, #한국전통, #생사의경계, #운명, #민간전설, #장수비결, #삶과죽음, #인생교훈

 

디스크립션

조선시대, 영문도 모른 채 저승으로 끌려온 송달현. 그는 생명책에서 자신의 이름이 지워졌다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됩니다. 염라대왕은 그를 다시 인간 세상으로 돌려보내지만, 이제 그는 '죽지 않는 사람'이 되어 영원한 삶의 축복과 저주를 동시에 받게 됩니다. 영생을 얻은 인간이 깨닫게 되는 삶과 죽음의 진정한 의미에 관한 이야기.

후킹멘트

여러분은 영원히 살 수 있다면 어떤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죽음이 없는 삶이 축복일까요, 아니면 저주일까요?
송달현처럼 영생을 얻게 된다면, 우리는 과연 어떤 삶을 살게 될까요? 사랑하는 이들이 하나둘 떠나가는 것을 지켜보는 고통, 그러나 동시에 인생의 모든 경험을 누릴 수 있는 기회... 영원한 삶은 결국 우리에게 무엇을 가르쳐줄까요?
다음 이야기 '저승사자의 실수'에서는 잘못된 영혼을 데려간 저승사자가 인간 세상에서 벌이는 소동을 들려드리겠습니다. 조선의 밤으로 여러분을 다시 초대합니다.

※ 저승으로의 소환, 건강하던 송달현이 갑자기 쓰러져 저승사자에 의해 저승으로 끌려감. 혼란스러워하는 송달현과 무표정한 저승사자의 대조.

조선 숙종 시대, 한양 북촌의 어느 평화로운 아침이었습니다. 마흔 둘의 나이에 접어든 송달현은 이른 새벽부터 일어나 아침 운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건강 비법을 철저히 지키는 사람이었습니다.

"하나, 둘, 하나, 둘..."

송달현은 뒷마당에서 깊은 호흡을 하며 몸을 풀고 있었습니다. 그는 한양에서도 손꼽히는 건강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약국을 운영하며 수많은 사람들의 병을 고쳐주었지만, 정작 본인은 한 번도 큰 병에 걸린 적이 없었습니다.

"여보, 아침 식사 준비됐어요."

아내 정씨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불렀습니다. 송달현은 미소를 지으며 대청마루로 향했습니다. 오늘도 변함없이 행복한 하루가 시작되리라 생각했습니다.

"오늘 국이 참 맛있구려."

밥상에 앉아 아내가 준비한 아침을 맛있게 먹던 송달현. 그런데 갑자기 숟가락을 들고 있던 손에서 힘이 빠졌습니다. 숟가락이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방 안에 울렸습니다.

"여보, 괜찮으세요?"

정씨의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들렸지만, 송달현의 귀에는 점점 멀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의 시야가 흐려지기 시작했고, 몸은 마치 무거운 돌덩이처럼 느껴졌습니다.

"이... 이상하다..."

그는 가슴을 움켜쥐었습니다. 그러나 통증은 없었습니다. 단지 모든 감각이 서서히 사라지는 느낌만이 남았습니다. 송달현은 아내의 얼굴을 마지막으로 보며 의식을 잃었습니다.

"일어나라, 송달현."

차갑고 기계적인 목소리에 송달현은 눈을 떴습니다. 그가 본 것은 검은 갓을 쓰고 창백한 얼굴을 한 저승사자였습니다. 낯선 환경에 그는 혼란스러워했습니다. 자신이 있는 곳은 한양의 집이 아니었습니다. 끝없이 이어지는 어두운 길 위에 그와 저승사자만이 서 있었습니다.

"여, 여기가 어디요? 내가 왜 여기 있는 거요?"

송달현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그제야 자신이 이상한 옷을 입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흰 수의였습니다.

"네가 죽었다. 이제 저승으로 가야 한다."

저승사자의 말에 송달현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내가 어찌 죽었단 말이오? 나는 건강했소! 단 한 번도 큰 병에 걸린 적이 없는데!"

"사람의 수명은 정해져 있는 법. 네 시간이 다 되었으니 저승으로 가야 한다."

저승사자는 무표정하게 말했습니다. 그의 손에는 긴 죽장이 들려 있었고, 다른 한 손에는 송달현의 이름이 적힌 패찰이 들려 있었습니다.

"안 돼요! 내 아내와 아이들이 기다리고 있소! 내가 죽을 리가 없소!"

송달현은 필사적으로 거부했지만, 저승사자는 그의 항변을 무시한 채 손을 뻗어 그의 어깨를 붙잡았습니다. 그 순간, 송달현의 발은 땅에서 떨어졌고, 두 사람은 빠른 속도로 하늘을 날기 시작했습니다.

바람이 귓가를 스치고 구름이 지나갔습니다. 송달현은 공포에 질려 저승사자의 옷자락을 붙잡았습니다. 한양의 모습이 점점 작아지더니 이내 사라졌습니다. 그들은 이제 명계로 향하는 길 위에 있었습니다.

"제발... 내가 돌아가야 해요... 아직 할 일이 많아요..."

송달현의 간절한 호소에도 저승사자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저 정해진 길을 따라 묵묵히 저승으로 향할 뿐이었습니다.

긴 여정 끝에 그들은 마침내 저승의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거대한 문이 그들 앞에 서 있었고, 문에는 '염라대왕 심판정'이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송달현의 가슴은 두려움으로 가득 찼습니다.

"들어가라. 염라대왕께서 네 영혼을 심판하실 것이다."

저승사자가 문을 열자, 송달현은 떨리는 다리로 안으로 들어섰습니다. 그가 들어선 곳은 생각보다 훨씬 넓고 웅장한 공간이었습니다. 수많은 혼령들이 줄을 서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고, 각자의 표정에는 두려움과 후회, 혹은 체념이 담겨 있었습니다.

"송달현, 네 차례다."

저승사자의 말에 송달현은 천천히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그의 운명을 결정지을 염라대왕과의 만남이 이제 곧 시작될 것입니다.

※ 염라대왕과의 만남, 송달현이 염라대왕 앞에 서게 됨. 생명책을 확인한 염라대왕이 놀라움을 표하며 송달현의 이름이 책에서 지워졌음을 발견.

저승 심판정의 내부는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크고 웅장했습니다. 높은 천장에서는 희미한 푸른빛이 내려왔고, 넓은 홀에는 수많은 혼령들이 줄지어 서 있었습니다. 그들 모두 자신의 심판을 기다리는 불안한 표정이었습니다.

송달현은 저승사자의 인도에 따라 길고 긴 줄을 지나 심판대 앞에 섰습니다. 그곳에는 거대한 책상이 있었고, 그 뒤에 염라대왕이 앉아 있었습니다. 염라대왕의 얼굴은 엄격했지만 예상과 달리 분노나 무서움보다는 공정함이 느껴졌습니다.

"송달현, 자신을 밝혀라."

염라대왕의 목소리는 마치 천둥처럼 심판정 전체에 울려 퍼졌습니다. 송달현은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예... 저는 한양 북촌에 사는 송달현이라고 합니다. 약국을 운영하며 사람들의 병을 치료해왔습니다."

"네 나이는?"

"마흔 둘입니다, 대왕님."

염라대왕은 고개를 끄덕이고 눈앞의 거대한 생명책을 펼쳤습니다. 책의 페이지는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스스로 넘어갔고, 마침내 원하는 페이지에서 멈추었습니다.

염라대왕은 책을 자세히 살펴보더니 갑자기 눈썹을 찌푸렸습니다. 그는 페이지를 다시 확인하고, 또 다시 확인했습니다. 마침내 그가 입을 열었습니다.

"이상하다. 네 이름이 생명책에서 지워져 있다."

송달현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염라대왕을 바라보았습니다.

"무슨 말씀이신지..."

"모든 인간의 이름과 수명은 이 생명책에 기록되어 있다. 그런데 네 이름은... 완전히 지워져 있다."

염라대왕은 책을 들어 송달현에게 보여주었습니다. 정말로 송달현의 이름이 있어야 할 자리는 하얗게 비어 있었습니다. 주변의 다른 이름들은 선명했지만, 오직 그의 이름만 사라져 있었습니다.

"이런 일은 천 년에 한 번도 일어나지 않는 일이다."

염라대왕은 턱수염을 쓰다듬으며 깊은 생각에 잠겼습니다. 주변의 저승사자들과 판관들도 놀란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았습니다.

"제가 무슨 잘못을 했습니까, 대왕님?"

송달현은 공포에 질려 물었습니다. 자신이 큰 죄를 지어 특별한 벌을 받게 되는 것인지 두려웠습니다.

"잘못이 아니다. 이것은... 운명이다."

염라대왕은 천천히 일어나 심판대 아래로 내려왔습니다. 그가 직접 심판대에서 내려온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습니다. 판관들과 저승사자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송달현, 네게 특별한 운명이 있는 것 같다. 생명책에서 이름이 지워진다는 것은 더 이상 죽음의 법칙이 너에게 적용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게 무슨..."

"너는 이제 죽지 않는 사람이 되었다."

염라대왕의 말에 심판정 전체가 술렁였습니다. 송달현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습니다.

"죽지 않는다고요? 그게 가능한 일입니까?"

"천지창조 이래 몇 번 있었던 일이다. 하늘의 뜻이 있을 것이니, 나도 어찌할 수 없다."

염라대왕은 송달현의 어깨에 손을 얹었습니다. 그 손길은 차갑지만 묘하게 위로가 되는 느낌이었습니다.

"너는 다시 인간 세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러나 알아두어라. 영생은 축복인 동시에 저주가 될 수 있다."

송달현의 눈에 혼란스러움이 가득했습니다. 그는 자신이 무엇을 얻게 된 것인지, 또 무엇을 잃게 될 것인지 감히 상상할 수 없었습니다.

"모든 사람은 죽음을 맞이하지만, 너는 그렇지 않을 것이다. 네 아내, 네 자식들, 네가 아는 모든 이들이 늙고 병들어 세상을 떠날 때도, 너는 그대로일 것이다."

염라대왕의 말에 송달현은 몸을 떨었습니다. 그것은 축복이라기보다 끔찍한 형벌처럼 들렸습니다.

"제발... 저도 보통 사람처럼 살다가 죽게 해주십시오."

"그럴 수 없다. 네 이름은 이미 생명책에서 지워졌다. 이것은 바꿀 수 없는 운명이다."

염라대왕은 다시 심판대로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손을 들어 허공을 가리켰습니다. 순간, 송달현 앞에 빛나는 문이 열렸습니다.

"저 문을 통해 인간 세상으로 돌아가거라. 그리고 네게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쓸 것인지 깊이 생각하라. 언젠가는 네가 이 운명의 의미를 깨닫게 될 것이다."

송달현은 마지막으로 염라대왕을 바라보았습니다. 그의 눈에는 두려움과 함께 묘한 호기심이 깃들어 있었습니다.

"가라, 송달현. 네 여정이 이제 시작되었다."

염라대왕의 말과 함께, 송달현은 빛나는 문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문에 다가갈수록 그는 점점 투명해지기 시작했고, 마침내 문을 통과하는 순간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심판정에 남은 염라대왕은 깊은 생각에 잠겼습니다. 그는 생명책의 공백을 다시 한번 바라보았습니다.

"영생... 과연 그는 이 무거운 선물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 영생의 선고, 염라대왕이 송달현에게 더 이상 죽을 수 없다는 선고를 내림. 자신의 운명에 당황하는 송달현에게 인간 세계로 돌아갈 것을 명령.

송달현의 의식이 돌아왔을 때, 그는 자신의 집 대청마루에 누워있었습니다. 아내 정씨와 아들, 며느리가 그의 주변에 모여 있었고, 그들의 눈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습니다.

"여보! 정신이 드세요? 여보!"

아내가 그의 얼굴을 감싸 안으며 울먹였습니다. 송달현은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보았습니다.

"나... 살아있는 것이냐?"

"아버님! 갑자기 쓰러지셔서 얼마나 걱정했는지 모릅니다. 맥이 끊어졌다가 갑자기 다시 뛰기 시작했어요."

아들 송만석이 아버지의 손을 꼭 잡았습니다. 송달현은 천천히 몸을 일으켰습니다. 몸에는 아무런 통증이나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어떤 생명력이 충만한 느낌이었습니다.

"물을 좀 가져오거라."

물을 마신 후, 송달현은 자신이 경험한 일을 모두 기억해냈습니다. 저승으로 끌려갔던 일, 염라대왕과의 만남, 그리고 자신이 죽지 않는 운명을 받았다는 사실까지.

"이것이 꿈이었을까...?"

그러나 그의 가슴 속 깊은 곳에서는 그것이 꿈이 아니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자신에게 실제로 일어난 일이라는 것을.

"여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 갑자기 숨을 쉬지 않으셨어요. 의원을 부르려고 했는데..."

송달현은 아내의 물음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고민했습니다. 자신이 경험한 일을 말하면 미쳤다고 생각할 것이 뻔했습니다.

"아무것도 아니오. 잠시 기절했던 것 같소."

그날 밤, 송달현은 자신의 손을 가만히 들여다보았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중년 남자의 손이었지만, 이제 그 손은 영원히 늙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 그를 두렵게 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다음날 아침, 송달현은 평소처럼 약국을 열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것이 달라 보였습니다. 손님들의 질병과 고통이 더 선명하게 느껴졌고, 그들의 유한한 삶이 안타깝게 여겨졌습니다.

한 달이 지나고, 송달현은 자신에게 특별한 일이 일어나고 있음을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약초를 캐러 산에 올랐다가 깊은 계곡에 빠졌지만, 몸에는 상처 하나 없었습니다. 또 다른 날에는 실수로 독약을 마셨지만, 아무런 영향도 받지 않았습니다.

"내가 정말로 죽지 않는 것인가..."

비가 내리는 어느 날 밤, 송달현은 아내에게 모든 것을 고백했습니다. 처음에 아내는 그의 말을 믿지 않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남편의 특별한 상태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당신은... 정말 죽지 않는 것인가요?"

정씨의 눈에는 두려움과 경이로움이 함께 담겨 있었습니다. 송달현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런 것 같소. 염라대왕이 말한 대로... 내 이름이 생명책에서 지워졌소."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저와 아이들은 언젠가 늙어 죽을 텐데..."

정씨의 말에 송달현은 가슴이 찢어지는 아픔을 느꼈습니다. 이것이 염라대왕이 말한 저주의 시작이었습니다. 사랑하는 이들을 모두 보내고 혼자 남겨질 운명.

"나는... 모르오. 그저 주어진 운명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 같소."

송달현은 창밖으로 내리는 비를 바라보았습니다. 끝없이 내리는 비처럼, 그의 삶도 이제 끝이 없을 것입니다.

※ 영생의 초기, 기쁨과 혼란, 죽지 않는 몸을 얻은 송달현이 처음에는 즐거워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가족과 친구들이 늙고 병들어 죽어가는 것을 지켜보며 고통받음.

십 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송달현의 아내 정씨는 이제 머리가 하얗게 세었고, 주름이 깊게 패인 얼굴이 되었습니다. 아들 송만석은 마흔이 넘은 중년이 되었고, 손주들도 자라 청년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송달현은 여전히 마흔 둘의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아버님,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지 모르겠습니다. 저희는 모두 늙어가는데, 아버님만 그대로시니..."

송만석은 경외심과 함께 약간의 불안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마을 사람들도 이상한 소문을 퍼트리기 시작했습니다.

"송 약국 주인이 도술을 부린다더라."
"귀신과 거래를 했다는 소문도 있어."
"불로장생의 비약을 만들었다고 하던데."

처음에 송달현은 이런 소문들을 무시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주변의 시선이 부담스러워졌습니다. 특히 자신과 같은 나이였던 친구들이 하나둘 병들고 죽어갈 때, 그는 깊은 고독을 느꼈습니다.

이십 년째 되는 해, 송달현의 아내 정씨가 병석에 눕게 되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가진
모든 의술을 동원했지만, 세월의 흐름과 노화를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여보, 제 손을 잡아주세요."

정씨는 희미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송달현은 아내의 주름진 손을 자신의 여전히 젊은 손으로 꼭 잡았습니다.

"내가 있소, 내 사랑."

"당신과 함께한 시간이 행복했어요. 부디... 홀로 남겨질 당신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파요."

송달현의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그는 이제 염라대왕의 말이 무슨 의미였는지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영생은 축복이 아니라 끝없는 이별의 연속이었습니다.

정씨가 세상을 떠난 후, 송달현은 깊은 슬픔에 빠졌습니다. 그러나 죽음조차 그에게는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몇 번이나 자신의 목숨을 끊으려 했지만, 모든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이것이 정말 저주로구나..."

시간이 더 흘러, 아들 송만석마저 노인이 되었습니다. 송달현은 더 이상 한 곳에 머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사람들의 의심과 두려움이 커져갔고, 그의 변하지 않는 모습은 너무나 부자연스러웠습니다.

"아버님, 정말 떠나실 건가요?"

송만석이 슬픈 눈으로 물었습니다. 송달현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래야만 한다. 내가 있으면 너희 가족에게도 해가 될 것이다. 그리고... 내 모습이 변하지 않는 것을 계속 보는 것이 너희에게도 고통일 것이다."

송달현은 짐을 꾸렸습니다. 그는 새로운 정체성으로 다른 지방에서 살기로 결심했습니다. 아마도 몇십 년 후에는 또 다른 곳으로 떠나야 할 것입니다.

"인생이란... 끝이 있기에 아름다운 것이었구나."

그는 이제 영생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염라대왕이 그에게 준 이 특별한 운명에는 분명 어떤 목적이 있을 것입니다. 그 목적을 찾는 것이 앞으로 그의 삶의 의미가 될 것입니다.

새벽녘, 송달현은 조용히 집을 나섰습니다. 그는 뒤돌아보지 않았습니다. 그의 앞에는 끝없는 시간이 펼쳐져 있었고, 그 여정은 이제 막 시작되었습니다.

※ 수백 년의 시간, 수백 년의 세월이 흐르며 조선에서 현대까지 여러 시대를 살아가는 송달현. 끊임없는 정체성 변화와 적응의 과정,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한 여정.

조선 숙종에서 영조, 정조 시대를 거쳐 고종의 시대까지... 송달현은 끊임없이 정체성을 바꾸며 살아왔습니다. 때로는 젊은 약재상으로, 때로는 중년의 스승으로, 때로는 방랑하는 도사로 변장하며 세월을 견뎌냈습니다.

"이제는 송달현이 아닌 김도산이라 부르오."

19세기 후반, 그는 또 다른 이름으로 살고 있었습니다. 세월이 흐르며 그는 수많은 지식을 쌓았고, 여러 기술을 터득했습니다. 그의 약방은 어디를 가든 명성이 자자했습니다.

하지만 내면의 공허함은 채울 수 없었습니다. 사랑했던 사람들은 모두 흙이 되었고, 새로운 인연을 맺을 때마다 떠나보내야 한다는 두려움이 그를 괴롭혔습니다.

"또 다시 이별을 겪어야 한다면... 차라리 혼자인 편이 낫겠지."

그는 깊은 산속에 은거하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과의 접촉을 최소화하고, 오직 약초 연구와 명상에 몰두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긴 삶은 역사의 소용돌이와 마주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일제강점기, 김도산이라는 이름의 송달현은 독립운동가들을 몰래 치료해주는 의사로 활동했습니다. 그가 겪은 수백 년의 역사는 그에게 조국의 소중함을 일깨워주었습니다.

"내가 이렇게 오래 살도록 허락된 이유가 있을 거야. 아마도 이런 시기에 내 능력이 필요해서일지도 모르지."

전쟁의 시대가 오고, 그는 다시 정체성을 바꿨습니다. 이제 그는 박상철이라는 젊은 의사였습니다. 전쟁 고아들을 돌보고, 부상자들을 치료하며 그는 삶의 의미를 조금씩 찾아갔습니다.

"삶의 유한함이 그 가치를 만드는 것인지도 모르겠군."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그의
고독은 더 깊어졌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신분을 숨기는 것은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주민등록제도가 시행되고, 디지털 신원확인이 발달하면서 그는 더 고립된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사회의 그림자 속에서 살아가는 수밖에..."

2020년대, 그는 깊은 산속에 작은 한약방을 열고 간간이 찾아오는 손님들만 상대하며 살고 있었습니다. 그의 실제 나이는 380세가 넘었지만, 외모는 여전히 마흔 둘의 중년 남성이었습니다.

어느 날 밤, 그의 약방에 한 노인이 찾아왔습니다. 비가 쏟아지는 날씨에 홀로 지팡이를 짚고 온 노인이었습니다.

"도와드릴 일이 있으신가요?"

"자네가 송달현인가?"

노인의 질문에 그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수백 년 동안 아무도 그의 본명을 부른 적이 없었습니다.

"누... 누구십니까?"

노인은 미소를 지었습니다. 그의 눈빛이 갑자기 변했고, 송달현은 그제야 알아차렸습니다. 그 눈빛은... 염라대왕의 눈빛이었습니다.

※ 깨달음과 선택, 천 년의 세월 끝에 깨달음을 얻은 송달현이 염라대왕을 다시 만나 자신의 선택을 이야기함. 영생과 죽음 사이에서 그가 내린 최종 결정과 그 의미.

"자네의 삶은 어땠는가, 송달현?"

염라대왕의 모습으로 나타난 노인이 물었습니다. 송달현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수백 년 동안 그를 괴롭혀온 질문들이 한꺼번에 밀려왔습니다.

"왜... 왜 저에게 이런 운명을 주셨습니까?"

염라대왕은 천천히 자리에 앉았습니다. 그의 모습은 인간의 노인이었지만, 눈빛만은 초자연적인 위엄을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질문이 아니라 자네가 스스로 찾아야 할 답이네."

송달현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그리고 오랜 세월 동안 쌓아온 자신의 생각을 천천히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저주라고 생각했습니다. 사랑하는 이들과 이별하고, 새로운 인연을 맺을 때마다 또 다시 이별을 겪어야 한다는 것이... 너무나 고통스러웠습니다."

그는 잠시 말을 멈추고 창밖으로 내리는 비를 바라보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깨달았습니다. 제가 많은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을... 제 경험과 지식이 세상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염라대왕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자네는 수백 년 동안 얼마나 많은 생명을 구했는지 아는가? 전쟁터에서, 역병이 돌 때, 재난의 현장에서..."

송달현은 생각에 잠겼습니다. 그가 구한 생명들의 얼굴이 하나둘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살아가며 만들어낸 수많은 변화들...

"이제는 알겠습니다. 제가 영생을 얻은 이유가... 그것은 단순한 축복이나 저주가 아니라, 책임이었군요."

"그렇지. 자네는 수백 년 동안 그 책임을 훌륭히 감당해왔네."

염라대왕은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그의 모습이 점점 본래의 위엄 있는 모습으로 변해갔습니다.

"이제 자네에게 선택을 줄 시간이 왔네. 계속해서 이 삶을 살아갈 것인지, 아니면..."

송달현의 눈이 커졌습니다.

"제가... 선택할 수 있다는 말씀입니까?"

"그래. 생명책에서 이름이 지워졌다고 해서, 영원히 그럴 필요는 없지. 자네가 원한다면, 이제 자네의 이름을 다시 쓸 수 있네."

송달현은 깊은 생각에 잠겼습니다. 38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그는 많은 것을 보고 경험했습니다. 때로는 고통스러웠지만, 그 경험들이 모여 그를 지금의 사람으로 만들었습니다.

"저는... 결정했습니다."

그의 목소리는 확신에 차 있었습니다.

"저는 계속 이 길을 가겠습니다. 아직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남아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하지만?"

"언젠가는... 저도 쉴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

염라대왕은 미소지었습니다.

"모든 여정에는 끝이 있기 마련이지. 자네의 때가 오면, 내가 직접 자네를 맞이하러 오겠네."

빛이 번쩍이며 염라대왕의 모습이 사라졌습니다. 송달현은 홀로 남겨진 방 안에서 깊은 숨을 내쉬었습니다. 창밖의 비가 그치고, 맑은 달빛이 방 안으로 스며들었습니다.

"새로운 시작이구나..."

그는 천천히 일어나 자신의 오래된 의학서들을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내일은 또 다른 환자들이 그를 찾아올 것입니다. 그리고 그는 준비되어 있을 것입니다. 언제나 그랬듯이.

유튜브 엔딩멘트

여러분, '염라대왕과 죽지 않는 사람'은 어떠셨나요? 영생이라는 특별한 운명을 받게 된 송달현의 여정을 통해 삶과 죽음의 의미, 그리고 우리 각자가 가진 사명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셨기를 바랍니다.

수백 년이라는 긴 세월을 살며 송달현이 깨달은 것처럼, 우리의 삶도 단순히 시간의 길이가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의미와 가치로 빛나는 것이 아닐까요? 여러분의 하루하루가 얼마나 소중한지, 오늘 하는 선택이 어떤 파장을 만들어낼지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다음 이야기에서는 '염라대왕의 저울'에 대한 전설을 들려드리겠습니다. 인간의 선악을 정확히 재는 저승의 저울이 인간 세상에 떨어졌을 때 벌어지는 놀라운 사건들... 과연 우리의 행동과 마음은 어떻게 측정되는 것일까요?

여러분의 밤이 따뜻한 이야기로 가득 차길 바랍니다. 댓글로 여러분이 생각하는 삶과 죽음의 의미에 대해 들려주세요. 구독과 좋아요, 알림 설정도 잊지 마시고요!

다음 이야기에서 다시 만나요. 안녕히 주무세요, 여러분.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