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라대왕도 감탄한 선비정신, 죽음조차 굽히지 못한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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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킹멘트 (300자 내외)
"저승에서조차 절개를 굽히지 않았다고?" 조선시대, 한 선비가 저승사자에게 끌려갑니다. 그런데 이 선비, 염라대왕 앞에서도 당당히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제 친구의 목숨을 구하기 전엔 저승에 머물 수 없습니다!" 과연 염라대왕은 이 당찬 선비를 어떻게 대했을까요? 죽음조차 두려워하지 않은 조선 선비의 의리와 절개, 그 감동의 이야기가 지금 시작됩니다. 어르신들께서 꼭 들으셔야 할 우리 선조들의 아름다운 정신이 담긴 이야기입니다.
디스크립션 (300자 내외)
조선시대 실존했던 선비의 놀라운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친구를 위해 목숨까지 내놓을 준비가 되어 있던 한 선비가 갑작스레 저승으로 불려갑니다. 하지만 그는 염라대왕 앞에서도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친구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차라리 지옥에 떨어지겠습니다." 이 말을 들은 염라대왕은 깊은 감동을 받고 특별한 결정을 내리는데... 의리와 충절, 우정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감동적인 조선시대 야담입니다.
※ 생사를 넘나드는 우정의 약속
조선 중기, 한양에서 그리 멀지 않은 작은 마을에 이몽학이라는 선비가 살고 있었습니다. 비록 집안은 가난했지만, 그의 학문은 깊었고 무엇보다 의리를 목숨처럼 여기는 사람이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모두 이몽학을 존경했고, "저 양반은 비록 가난하지만 선비 중의 선비"라고 칭송했습니다.
이몽학에게는 김진사라는 절친한 벗이 있었습니다. 두 사람은 어려서부터 함께 글을 읽고 시를 짓던 죽마고우였습니다. 가난한 선비와 부유한 양반 집안의 자제였지만, 신분의 차이는 두 사람의 우정에 전혀 방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서로를 형제보다 더 아꼈고,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항상 함께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가을, 김진사가 갑자기 중병에 걸렸습니다. 온갖 명의를 불러 치료를 해보았지만 병세는 점점 악화되기만 했습니다. 얼굴은 백지장처럼 하얗게 질렸고, 기침을 할 때마다 피를 토했습니다. 의원들도 고개를 저으며 "이제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이몽학은 밤낮으로 친구의 집을 찾아가 간호했습니다. 가난한 형편이었지만 집에 있던 귀한 인삼까지 팔아 친구의 약값에 보탰습니다. 하지만 김진사의 병은 차도를 보이지 않았고, 점점 더 위독해졌습니다.
어느 날 밤, 김진사가 희미한 목소리로 이몽학을 불렀습니다. "형님, 이제 저는 더 이상 버티기 힘들 것 같습니다. 평생 형님의 우정에 감사했습니다." 이몽학은 친구의 손을 꼭 잡으며 말했습니다. "무슨 말을 그리 하시오. 자네는 반드시 나을 것이오. 내가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보겠소."
그날 밤, 이몽학은 친구의 병상을 지키다가 깊은 잠에 빠졌습니다. 꿈인지 생시인지 모를 그때, 갑자기 방 안이 온통 푸른빛으로 물들었습니다. 그리고 검은 옷을 입은 사람이 나타났습니다. 바로 저승사자였습니다.
"이몽학, 네 수명이 다했으니 나를 따라오라." 저승사자의 목소리는 차갑고 단호했습니다. 이몽학은 깜짝 놀랐지만 곧 정신을 차리고 말했습니다. "저승사자님, 제 친구 김진사가 지금 위독합니다. 제가 죽으면 이 친구는 누가 돌보겠습니까? 부디 조금만 시간을 주십시오."
하지만 저승사자는 단호했습니다. "저승의 법도는 어길 수 없다. 지금 당장 따라와야 한다." 이몽학은 계속 애원했지만 소용없었습니다. 결국 저승사자는 이몽학의 혼을 이끌고 저승으로 향했습니다. 이몽학은 뒤를 돌아보며 친구가 누워있는 방을 바라보았습니다. 눈물이 주르르 흘렀습니다. "진사, 미안하오. 내가 자네를 끝까지 돌보지 못하게 되었구려."
※ 염라대왕 앞에 선 선비
저승길은 어둡고 음산했습니다. 삼도천을 건너고 망자들이 줄지어 서 있는 긴 길을 따라가자, 드디어 웅장한 궁궐이 나타났습니다. 바로 염라대왕이 계신 저승의 중심, 명부전이었습니다. 궁궐의 기둥마다 무시무시한 귀신들의 형상이 조각되어 있었고, 곳곳에서 망자들의 신음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이몽학은 저승사자에게 이끌려 염라대왕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높은 옥좌에 앉아 계신 염라대왕은 위엄이 넘쳤습니다. 큰 키에 험상궂은 얼굴, 그리고 번쩍이는 눈빛은 마치 살아있는 사람의 마음속까지 꿰뚫어 보는 듯했습니다. 주변에는 판관들이 도열해 있었고, 거대한 책들이 쌓여 있었습니다. 그 책에는 인간들의 선행과 악행이 모두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염라대왕이 위엄 있는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이몽학, 네 이름은 생사부에 올라와 있다. 네 수명이 다했으니 이제 심판을 받아야 한다. 할 말이 있느냐?" 보통 사람 같으면 벌벌 떨며 용서를 빌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몽학은 당당히 고개를 들고 말했습니다.
"대왕님, 소인이 감히 한 가지 청을 드리고자 합니다." 염라대왕의 눈썹이 꿈틀했습니다. 저승에 와서도 이렇게 담대한 자는 처음이었습니다. "말해 보거라. 무엇을 청하고자 하느냐?"
이몽학은 또렷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대왕님, 제 친구 김진사가 지금 이승에서 중병으로 고생하고 있습니다. 저와 그는 어려서부터 형제처럼 지낸 사이입니다. 제가 지금 이곳에 머문다면, 친구는 누가 돌봐주겠습니까? 부디 제게 다시 이승으로 돌아갈 기회를 주십시오. 친구를 살린 후에는 언제든 다시 이곳으로 오겠습니다."
주변의 판관들이 웅성거렸습니다. "감히 저승의 법도를 어기려 하다니!" "죽어서까지 이런 청을 하는 자는 처음이로다!" 하지만 염라대왕은 조용히 손을 들어 판관들을 제지했습니다. 그의 눈빛에 무언가 달라진 기색이 보였습니다.
"네가 정말로 친구를 위해 다시 저승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약속할 수 있느냐? 만약 약속을 어긴다면 그 죄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무거울 것이다." 염라대왕의 목소리에는 의외로 엄하면서도 시험하는 듯한 뉘앙스가 있었습니다.
이몽학은 주저하지 않고 대답했습니다. "대왕님, 선비가 한 번 한 말은 천금보다 무겁습니다. 제가 만약 약속을 어긴다면 영원히 지옥에 떨어져도 여한이 없겠습니다. 저는 반드시 친구를 구한 후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겠습니다. 이 목숨을 걸고 맹세합니다."
염라대왕은 잠시 생각에 잠겼습니다. 수천 년 동안 수많은 망자들을 심판해 왔지만, 이렇게 의리를 지키기 위해 목숨까지 내놓는 자는 본 적이 없었습니다. 염라대왕의 얼굴에 희미한 미소가 번졌습니다.
"좋다. 네 충정이 가상하다. 하지만 저승의 법도도 무시할 수 없으니, 너에게 딱 사흘의 기한을 주겠다. 사흘 안에 친구를 구하고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너라. 만약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너와 네 친구 모두 영원히 고통받을 것이다."
이몽학은 깊이 절을 했습니다. "대왕님의 은혜,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반드시 약속을 지키겠습니다." 염라대왕이 손을 한 번 휘두르자, 이몽학의 몸이 빛에 휩싸였습니다. 그리고 순식간에 이승으로 돌아가는 길이 열렸습니다.
※ 되살아난 선비의 필사적 노력
이몽학이 정신을 차렸을 때, 그는 친구의 집 사랑채에 누워 있었습니다.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고, 주변에는 김진사의 가족들이 놀란 얼굴로 서 있었습니다. "이 선비님, 정신을 차리셨습니까? 밤새 식은땀을 흘리시며 헛소리를 하셔서 얼마나 걱정했는지 모릅니다."
이몽학은 급히 몸을 일으켰습니다. "진사는, 진사는 어떻게 되었소?" 김진사의 부인이 눈물을 닦으며 말했습니다. "더 위독해지셨습니다. 의원들도 이제 손을 놓았습니다. 아마 오늘 밤을 넘기기 힘들 것 같다고..."
이몽학은 벌떡 일어났습니다. 사흘, 단 사흘밖에 시간이 없었습니다. 그는 급히 김진사의 병상으로 달려갔습니다. 친구는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얼굴은 죽은 사람처럼 창백했고, 맥박도 거의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진사, 내 말이 들리는가? 절대 포기하지 마시게. 내가 반드시 자네를 살릴 것이오." 이몽학은 친구의 손을 꼭 잡고 말했습니다. 그리고는 급히 밖으로 나가 마을의 노인들을 찾아갔습니다. "혹시 이런 병을 고칠 수 있는 약초나 방법을 아시는 분이 계십니까?"
마을의 한 노인이 말했습니다. "글쎄, 옛날에 들은 이야기로는 깊은 산속에 천년묵은 영지버섯이 있다는데, 그것이 온갖 병을 고친다고 하더이다. 하지만 그곳은 너무 험하고 위험해서 아무도 가지 못한다네."
이몽학은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그곳이 어디입니까? 제게 가르쳐 주십시오." 노인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습니다. "북쪽 험한 산 깊은 곳이라고는 하는데, 정확한 위치는 아무도 모릅니다. 게다가 그곳에는 맹수들도 많고, 절벽도 험하다고 하니 절대 가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이몽학은 이미 결심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 간단한 짐을 꾸리고, 김진사의 가족들에게 말했습니다. "제가 반드시 약을 구해 오겠습니다. 진사께서 절대 포기하지 않도록 곁에서 지켜주십시오." 그리고는 북쪽 산으로 향했습니다.
첫날 밤, 이몽학은 깊은 산속을 헤매었습니다. 캄캄한 어둠 속에서 이상한 소리들이 들려왔습니다. 늑대의 울음소리, 부엉이의 울음소리, 그리고 정체를 알 수 없는 으스스한 소리들. 하지만 이몽학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횃불을 들고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둘째 날, 가파른 절벽을 만났습니다. 한 발만 잘못 디디면 아래로 떨어질 수 있는 위험한 길이었습니다. 손과 발이 온통 상처투성이가 되었지만, 이몽학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진사, 조금만 기다리게. 내가 반드시 자네를 살릴 것이네."
마침내 셋째 날 아침, 깊은 계곡 바위틈에서 신비로운 빛을 내는 버섯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전설의 영지버섯이었습니다. 이몽학은 조심스럽게 버섯을 채취했습니다. "드디어 찾았다! 이제 진사를 살릴 수 있어!"
하지만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미 이틀 반이 지났고, 남은 시간은 반나절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산에서 마을까지 돌아가는 데만 하루는 걸릴 거리였습니다. 이몽학은 쉬지 않고 달렸습니다. 가시덤불을 헤치고, 개울을 건너고, 숨이 차올라도 멈추지 않았습니다.
해가 서쪽으로 기울기 시작했습니다. 이몽학의 다리는 후들거렸고, 온몸은 상처투성이였습니다. 하지만 마침내 마을이 보였습니다. 그는 마지막 힘을 다해 김진사의 집으로 달려갔습니다. 영지버섯을 달여 친구의 입에 넣어주었습니다.
기적처럼, 김진사의 얼굴에 혈색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거친 숨소리가 점점 안정되었고, 감았던 눈을 천천히 떴습니다. "이형, 이게 어찌 된 일이오?" 김진사의 목소리였습니다. 이몽학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진사, 자네가 살아났구려. 정말... 다행이오."
하지만 이몽학의 얼굴에는 기쁨보다 슬픔이 더 짙었습니다. 이제 염라대왕과의 약속을 지킬 시간이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 약속을 지키기 위한 마지막 선택
김진사가 완전히 정신을 차리고 며칠이 지났습니다. 영지버섯의 효험은 놀라웠습니다. 죽음의 문 턱까지 갔던 김진사는 날이 갈수록 건강을 되찾았습니다. 안색도 좋아졌고, 식사도 제대로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김진사의 가족들은 기뻐했고, 마을 사람들도 모두 이몽학의 헌신에 감탄했습니다.
하지만 이몽학의 얼굴에는 그늘이 드리워져 있었습니다. 친구를 살렸으니 이제 염라대왕과의 약속을 지켜야 할 때였습니다. 사흘이라는 기한은 이미 지났지만, 염라대왕은 친구를 완전히 살리는 시간까지 기다려 주신 것 같았습니다.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었습니다.
어느 날 저녁, 이몽학은 김진사를 조용히 불렀습니다. 두 사람은 사랑채에 마주 앉았습니다. 달빛이 창문으로 은은하게 들어왔습니다. 이몽학이 천천히 입을 열었습니다. "진사, 내가 자네에게 할 이야기가 있네."
김진사는 친구의 심각한 표정을 보고 놀랐습니다. "형님, 무슨 일이십니까? 왜 그렇게 침통한 얼굴을 하고 계십니까?" 이몽학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그동안 있었던 일을 모두 이야기했습니다. 저승사자가 찾아온 일, 염라대왕 앞에서 친구를 살리겠다고 약속한 일, 그리고 다시 저승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까지.
김진사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친구를 바라보았습니다. "그, 그런 일이 있었다는 말씀이십니까? 그렇다면 형님께서는 저를 살리기 위해..." 목소리가 떨렸습니다. "아니 됩니다! 절대 안 됩니다! 제가 차라리 죽겠습니다. 형님께서 저 때문에 돌아가신다면 저는 평생 죄인으로 살아야 합니다!"
이몽학은 친구의 손을 꼭 잡았습니다. "진사, 선비가 한번 한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하네. 더구나 저승의 법도를 어길 수는 없는 일이야. 나는 이미 각오했네. 자네는 건강하게 오래 살면서 나의 몫까지 효도하고, 좋은 일 많이 하게나. 그것이 나에 대한 진정한 우정일 것이네."
김진사는 눈물을 흘리며 매달렸습니다. "형님, 제발 가지 마십시오. 다른 방법이 있을 것입니다. 우리 함께 절에 가서 기도를 드립시다. 무당을 불러 굿이라도 합시다. 제발..." 하지만 이몽학의 결심은 확고했습니다.
소식을 들은 이몽학의 가족들도 달려왔습니다. 늙으신 어머니는 아들의 옷자락을 붙잡고 오열했습니다. "얘야, 이 어미를 두고 어찌 가려느냐? 네가 없으면 이 늙은이는 어찌 살란 말이냐?" 아내도 어린 자식들을 데리고 와서 울며 매달렸습니다. "서방님, 우리를 버리고 가시려는 겁니까? 아이들은 어쩌고요?"
이몽학의 가슴도 찢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사랑하는 어머니, 아내, 그리고 어린 자식들. 모두가 그에게는 소중한 사람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선비로서의 약속, 그리고 의리는 그 무엇보다 중요했습니다. 그는 눈물을 참으며 말했습니다. "어머니, 불효를 용서하십시오. 하지만 선비가 약속을 어기고 살 수는 없습니다. 제가 비록 몸은 떠나지만, 정신만은 항상 가족 곁에 있을 것입니다."
마을 사람들도 모두 모여들었습니다. "이 선비님, 가지 마십시오!" "우리 마을의 자랑이신데, 어찌 이럴 수가 있습니까!" 모두가 울며 그를 만류했습니다. 하지만 이몽학은 조용히 고개를 저었습니다.
그날 밤, 이몽학은 가족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했습니다. 어머니께는 깊이 절을 올렸고, 아내에게는 아이들을 잘 키워달라고 당부했습니다. 그리고 김진사에게 말했습니다. "진사, 건강하게 오래 살게나. 그리고 우리의 우정을 잊지 말게. 저승에서도 나는 자네를 위해 기도할 것이네."
이몽학은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고, 단정히 머리를 빗었습니다. 마치 과거 시험을 보러 가는 선비처럼 의연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조용히 방에 들어가 촛불을 켜고 단정히 앉았습니다. "염라대왕님, 이몽학이 약속대로 돌아가겠습니다. 부디 저를 데려가 주십시오."
밤이 깊어갔습니다. 문밖에서는 가족들과 친구, 그리고 마을 사람들이 울음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이몽학은 눈을 감고 조용히 기다렸습니다. 그때 다시 한 번 푸른 빛이 방 안을 가득 채웠습니다. 저승사자가 나타난 것입니다.
"이몽학, 네가 정말 약속을 지키려 왔구나. 참으로 기특한 일이다." 저승사자의 목소리에는 이전과 달리 존경의 뉘앙스가 담겨 있었습니다. 이몽학은 담담히 대답했습니다. "선비의 약속은 천금보다 무겁습니다. 제가 어찌 염라대왕님과의 약속을 저버릴 수 있겠습니까?"
저승사자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럼 나를 따라오너라. 염라대왕께서 너를 기다리고 계신다." 이몽학은 마지막으로 창밖을 바라보았습니다. 달빛 아래 울고 있는 사람들이 보였습니다. 그는 조용히 눈을 감았습니다. "모두들, 안녕히 계십시오. 부디 건강하게..."
※ 염라대왕의 감동과 결정
다시 한 번 저승길을 걷는 이몽학의 마음은 이상하게도 평온했습니다. 처음 이 길을 걸을 때는 친구에 대한 걱정으로 가득했지만, 이번에는 약속을 지켰다는 뿌듯함이 있었습니다. 저승사자도 이몽학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져 있었습니다. 마치 존경하는 선배를 대하듯 조심스러웠습니다.
삼도천을 건너고, 긴 저승길을 지나 다시 명부전에 도착했습니다. 이번에는 전과 달리 많은 귀신들과 판관들이 이몽학을 주목하고 있었습니다. 소문이 이미 저승 전체에 퍼진 것 같았습니다. "저 선비가 친구를 살리고 약속을 지키러 스스로 돌아온 자라더라." "참으로 기특한 인간이로다."
염라대왕은 높은 옥좌에 앉아 이몽학을 내려다보았습니다. 하지만 그의 눈빛은 처음과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엄격함 속에 깊은 감동이 어려 있었습니다. 잠시 침묵이 흘렀습니다. 큰 전각 안은 고요했고, 모든 존재들이 숨을 죽이고 있었습니다.
염라대왕이 천천히 입을 열었습니다. "이몽학, 네가 정말로 돌아왔구나." 목소리에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한 놀라움이 담겨 있었습니다. "나는 수천 년 동안 수많은 인간들을 보아왔다. 그들은 살기 위해 온갖 거짓말을 하고, 약속을 어기고, 심지어 가족과 친구마저 배신했다. 하지만 너는... 너는 달랐다."
이몽학은 공손히 절을 올렸습니다. "대왕님, 소인은 다만 선비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약속은 지켜야 하고, 의리는 저버릴 수 없는 것입니다. 친구를 살렸으니 이제 기꺼이 대왕님의 심판을 받겠습니다."
염라대왕은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이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습니다. 수천 년 동안 염라대왕이 인간 앞에서 자리를 뜬 적은 거의 없었습니다. 주변의 판관들도 놀란 표정을 지었습니다. 염라대왕은 천천히 이몽학에게 다가왔습니다.
"이몽학, 네 의리와 충절은 하늘을 감동시켰다. 친구를 위해 목숨을 내놓고, 약속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저승으로 돌아오다니... 이는 신선도 하기 어려운 일이다." 염라대왕의 목소리가 전각 안에 울려 퍼졌습니다. "나는 오늘 네게서 진정한 선비정신을 보았다. 목숨보다 의리를 중히 여기고, 두려움보다 약속을 먼저 생각하는 그 마음을..."
염라대왕은 잠시 말을 멈추고 깊이 생각에 잠겼습니다. 그리고 주변의 판관들을 둘러보았습니다. "판관들이여, 이런 자를 어찌 벌할 수 있겠는가? 이런 자야말로 인간 세상의 귀감이 아니겠는가?" 판관들이 모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대왕님 말씀이 지당하십니다."
염라대왕이 다시 이몽학을 바라보았습니다. "이몽학, 내가 너에게 특별한 은전을 베풀고자 한다. 생사부를 다시 살펴보니, 네 수명은 원래 아직 다하지 않았다. 저승사자가 실수로 너를 데려온 것이었다. 본래 데려가야 할 사람은 같은 이름을 가진 다른 사람이었다."
이몽학은 깜짝 놀랐습니다. "그, 그렇다면 저는..." 염라대왕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렇다. 너는 아직 죽을 때가 아니었다. 하지만 네가 보여준 의리와 충절, 그리고 약속을 지키는 모습은 실수를 뛰어넘는 가치가 있었다. 만약 네가 약속을 어기고 이승에 머물렀다면, 그것은 큰 죄가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너는 스스로 돌아왔다."
염라대왕은 손을 들어 생사부를 가리켰습니다. "내가 생사부에 특별히 기록하노라. 이몽학은 의리와 충절로 저승의 법도마저 감동시킨 자라고. 그리고 너에게 30년의 수명을 더 보태주겠다. 이승으로 돌아가 네 친구와 함께 오래도록 살며, 후세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거라."
주변의 모든 판관들과 귀신들이 탄성을 질렀습니다. 염라대왕이 인간에게 수명을 더해주는 것은 천 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일이었습니다. 이몽학은 감격하여 눈물을 흘렸습니다. "대왕님의 은혜,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염라대왕은 다시 옥좌로 돌아가 앉으며 말했습니다. "이몽학, 네가 이승으로 돌아가면 사람들에게 전하거라. 의리와 약속, 그리고 충절이야말로 사람이 사람다울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목숨보다 소중한 것이 있다는 것을, 그것이 바로 선비의 정신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염라대왕은 다시 한 번 손을 휘둘렀습니다. 찬란한 황금빛이 이몽학을 감싸더니, 그의 몸이 점점 투명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가거라, 이몽학. 그리고 오래도록 건강하게 살아라. 네 이야기는 저승에서도 길이 전해질 것이다."
※ 의로운 선비의 긴 여생
환한 아침 햇살이 눈부셨습니다. 이몽학이 눈을 떴을 때, 그는 자신의 집 사랑채에 누워 있었습니다. 잠시 꿈을 꾼 것인가 싶었지만, 몸의 감각이 너무나 생생했습니다. 그때 문이 벌컥 열리며 어머니가 달려 들어왔습니다. "얘야! 깨어났구나! 정말 깨어났어!"
곧이어 아내와 아이들, 그리고 김진사가 뛰어들어왔습니다. 모두가 울면서 이몽학을 껴안았습니다. "형님! 형님께서 정말 돌아오셨습니다!" 김진사는 감격하여 목이 메었습니다. "제가... 제가 형님을 저승까지 보냈다가 다시 모시게 되다니... 이것이 꿈입니까, 생시입니까?"
이몽학은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저승에서의 일, 염라대왕과의 대화, 그리고 받은 은혜까지. 그는 사람들에게 그동안 있었던 일을 모두 이야기했습니다. 처음에는 믿기 어려워하던 사람들도, 이몽학의 진지한 태도와 구체적인 묘사를 듣고는 모두 감탄했습니다.
소문은 삽시간에 퍼져나갔습니다. 이몽학이 친구를 위해 저승까지 갔다 왔다는 이야기, 염라대왕이 그의 의리에 감동하여 수명을 더해주었다는 이야기가 온 나라에 퍼졌습니다. 멀리 한양에서까지 사람들이 이몽학을 만나러 왔습니다. 양반들은 그를 초청하여 이야기를 듣고 싶어 했고, 선비들은 그의 정신을 배우고자 했습니다.
심지어 임금님의 귀에까지 이 이야기가 들어갔습니다. 임금은 크게 감동하여 이몽학을 대궐로 불렀습니다. "경의 충절과 의리는 참으로 귀감이 되오. 과인이 경과 같은 신하를 두었으니 나라가 든든하오." 임금은 이몽학에게 벼슬을 내리고, 많은 상을 하사했습니다.
하지만 이몽학은 벼슬을 정중히 사양했습니다. "전하, 소인은 다만 선비로서 마땅한 일을 했을 뿐입니다. 벼슬은 소인에게 과분하옵니다. 소인은 고향에서 친구와 가족들과 함께 조용히 살고 싶습니다." 임금은 그의 뜻을 존중하여 대신 그의 고향에 정문을 세워주고, '의리선비 이몽학'이라는 현판을 하사했습니다.
이몽학은 고향으로 돌아와 김진사와 함께 서당을 열었습니다. 두 사람은 마을의 아이들에게 글을 가르치며, 무엇보다 의리와 충절, 약속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너희들아, 사람이 사람다울 수 있는 것은 바로 의리 때문이란다. 목숨보다 소중한 것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거라."
세월이 흘렀습니다. 이몽학과 김진사는 늙어갔지만, 두 사람의 우정은 더욱 깊어졌습니다. 매일 아침 함께 차를 마시며 시를 짓고, 저녁에는 달빛 아래서 바둑을 두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두 사람을 보며 말했습니다. "저런 우정이 진정한 우정이지. 생사를 넘나드는 의리, 저것이 바로 선비정신이야."
어느 날, 이미 80세가 넘은 두 사람이 정자에 앉아 있었습니다. 하얀 수염이 바람에 날리고, 주름진 얼굴에는 평온한 미소가 가득했습니다. 김진사가 말했습니다. "형님, 그때 형님께서 저를 살려주지 않으셨다면, 저는 진작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겁니다. 이렇게 오래 살며 자식들이 장성하는 것을 보고, 손주들까지 보게 되다니... 모두 형님 덕분입니다."
이몽학은 고개를 저었습니다. "무슨 말을 그리 하는가. 우리는 친구가 아닌가. 친구를 위해 목숨을 내놓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 오히려 자네 덕분에 나는 진정한 의리가 무엇인지 깨달았네. 그리고 염라대왕님의 은혜로 이렇게 오래 살며 자네와 함께 할 수 있으니, 이보다 더 큰 행복이 어디 있겠는가."
두 사람은 함께 웃었습니다. 그들의 웃음소리는 정자를 넘어 마을 전체로 퍼져나갔습니다. 마을 아이들이 뛰어와 물었습니다. "할아버지, 오늘도 저승 이야기 들려주세요!" 이몽학은 아이들을 무릎에 앉히며 말했습니다. "그래, 오늘은 어디까지 이야기했더냐?"
해가 저물고 달이 떠올랐습니다. 정자에서는 이몽학의 이야기 소리와 아이들의 감탄하는 소리가 계속 들려왔습니다. "그래서 염라대왕님께서 뭐라고 하셨어요?" "할아버지가 정말 무섭지 않으셨어요?" "저도 할아버지처럼 의리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이몽학은 염라대왕이 주신 30년의 수명을 다 채우고, 95세의 나이로 편안히 눈을 감았습니다. 김진사도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세상을 떠났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두 사람을 나란히 묻고, 큰 비석을 세웠습니다. 비석에는 이렇게 새겨졌습니다. "생사를 함께한 두 친구, 의리로 하늘을 감동시킨 선비들이 여기 잠들다."
그로부터 수백 년이 지났지만, 이몽학과 김진사의 이야기는 여전히 사람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의리가 무엇인지, 약속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진정한 우정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이야기로 말입니다.
특히 어려운 시기에, 사람들이 의리와 신의를 잊어갈 때마다, 사람들은 이몽학의 이야기를 떠올립니다. "죽음조차 두려워하지 않고 약속을 지킨 사람이 있었다"고. "친구를 위해 저승까지 갔다 온 선비가 있었다"고. 그리고 그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은 다시 한 번 깨닫습니다. 사람이 사람다울 수 있는 것은, 바로 이런 의리와 충절, 그리고 약속을 지키는 정신 때문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유튜브 엔딩멘트
여러분, 오늘 들려드린 이몽학 선비의 이야기, 어떠셨나요? 친구를 위해 목숨까지 내놓을 수 있는 의리, 죽음 앞에서도 약속을 지키는 선비정신, 참으로 감동적이지 않습니까? 요즘 세상에는 이런 의리와 신의를 찾아보기 힘들어졌습니다. 하지만 우리 어르신들께서는 이런 정신을 가슴속에 간직하고 계시지요.
다음 시간에도 더욱 재미있고 감동적인 조선시대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오늘 영상이 좋으셨다면 구독과 좋아요, 알림 설정 부탁드립니다. 주변의 친구분들, 가족분들과도 함께 나눠 보세요. 우리의 아름다운 전통과 선조들의 지혜를 함께 기억했으면 합니다. 건강하시고, 항상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