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라대왕도 놀란 팔도 거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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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팔도를 주름잡던 거지왕이 선행으로 염라대왕까지 놀라게 했던 기묘한 이야기! 천한 신분이지만 누구보다 의로운 삶을 살았던 한 남자의 전설이 펼쳐진다. 구걸하며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눠주고, 때로는 탐관오리의 재물을 빼앗아 백성들에게 돌려주던 거지왕! 그러나 그의 마지막 순간, 저승에서조차 놀랄 운명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과연 그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 것인가? 조선 시대의 기묘한 전설 속으로 빠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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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도에서 가장 유명했던 거지, 그런데… 이 거지가 착한 일을 너무 많이 해서 저승에서도 심판을 망설였다고?!"
"탐관오리를 벌하고, 굶주린 자를 돕던 ‘거지왕’… 그런데 그가 죽은 뒤, 염라대왕 앞에서 놀라운 운명을 맞이했다!"
"죽어서도 끝나지 않은 그의 이야기! 거지왕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
"조선 야담, ‘염라대왕도 놀란 팔도 거지왕의 선행’ 지금 바로 시작합니다!"
1 팔도 거지왕의 등장
조선 팔도의 길거리마다 그 이름이 널리 퍼진 거지가 있었다. 보통 거지라 하면 배를 채우기 위해 하루하루 연명하는 존재라 생각하지만, 이 거지는 달랐다.
그는 단순한 거지가 아니라, 거지들 사이에서도 왕이라 불리는 ‘팔도 거지왕’이었다. 이름을 남길 수 없고, 출신도 불분명했지만, 그의 명성은 조선 곳곳에서 널리 알려져 있었다.
"그 사람 말이야, 그냥 거지가 아니야. 구걸해서 모은 쌀 한 톨도 자기 혼자 먹는 법이 없어. 더 배고픈 자에게 나눠주고, 어린 거지들을 챙기는 의리까지 갖췄다니까!"
"그래, 들었어? 경상도에서 굶주린 걸인들이 몰려들자 직접 구걸해서 먹을 걸 나눠줬다지? 탐관오리의 곡식을 몰래 훔쳐 굶주린 사람들에게 나눠줬다는 소문도 있던데."
백성들 사이에서는 그를 ‘거지왕’이라 부르며 존경을 표했다. 심지어 양반들마저도 그를 함부로 대하지 못했다. 그는 단순한 도적이 아닌, 탐관오리들에게 빼앗긴 백성의 재물을 되찾아 돌려주는 자였다.
어디에서든 도움이 필요한 곳이라면 그의 손길이 닿았고, 거지들의 우두머리로서 모든 이를 아우르는 존재였다.
거지왕이 처음부터 이런 인물이었던 것은 아니다. 과거에 어떤 사연이 있었는지는 아무도 몰랐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과거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다.
"배고픈 자에게는 밥을, 추운 자에게는 따뜻한 담요를, 억울한 자에게는 힘을!"
이 말을 좌우명 삼아 전국을 떠돌며 선행을 베풀었다.
어느 날, 그는 전라도의 한 마을에 도착했다. 마을 입구에는 한 늙은 거지가 다 쓰러져가며 구걸하고 있었다. 거지왕은 자신의 쌀 한 줌과 동냥 받은 보리떡을 반으로 나누어주었다.
"이보시오, 여기 먹을 것이오."
"아이고, 고맙습니다… 이 은혜를 어찌 갚아야 할지…"
"갚을 거 있겠소? 나도 같은 처지요. 서로 돕고 사는 게 세상 이치 아니겠소?"
그의 따뜻한 마음씨는 거지들 사이에서도 존경을 받았고, 전국의 걸인들이 그를 따르기 시작했다. 그렇게 거지왕의 명성은 날이 갈수록 높아져 갔다.
그러나… 그의 앞날에는 상상도 못할 운명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2 불의에 맞선 의적
거지왕은 어느 마을을 지나던 중, 울부짖는 백성들의 소리를 들었다.
"살려주십시오, 나리! 저희가 언제 세금을 떼어먹었습니까!"
"제발 이러지 마십시오! 이제 남은 곡식이라곤 자식들 입에 들어갈 한 줌뿐입니다!"
마을 한복판에서 탐관오리들이 백성들을 마구 내리치는 모습이 보였다. 이들은 양반을 등에 업고 조세를 착복하는 악독한 관리들이었다.
거지왕은 이를 보고 발걸음을 멈췄다.
"이놈들아! 우리 대감님께서 거둬가실 세금을 감히 빼돌렸겠다?"
"그럴 리가 없습니다…!"
"거짓말 말거라! 너희 집에서 나온 곡식 포대가 왜 이렇게 적은 거냐!"
탐관오리는 억울한 백성들의 재산을 마구 빼앗으며 서슴없이 채찍질했다. 부녀자들은 아이를 끌어안고 통곡했고, 사내들은 억울한 얼굴로 주먹을 움켜쥐었지만 감히 반항할 수도 없었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거지왕은 천천히 앞으로 걸어나갔다.
"여봐라, 탐관오리들. 그만두는 것이 어떻겠느냐?"
탐관오리들은 비웃으며 돌아봤다.
"뭐야, 거지가 어디서 감히…!"
"아니, 이 얼굴… 혹시 그 ‘거지왕’이라는 자 아니냐?"
이미 소문을 들었는지, 관리들의 표정이 살짝 굳어졌다.
거지왕은 여유롭게 웃으며 말했다.
"내 거지인 건 맞다만, 듣자 하니 너희들은 거지보다 못한 짓을 하고 있구나."
"뭐, 뭐라고?!"
"백성들의 세금을 착복하고, 없는 자들의 마지막 양식까지 빼앗다니. 참으로 가엾고 한심한 놈들이로다."
탐관오리들은 순간 당황했다. 하지만 곧 비웃으며 채찍을 휘둘렀다.
"어디서 건방을 떠느냐! 감히 관가의 권위를 우습게 보는 것이냐!"
거지왕은 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다가가더니, 순식간에 탐관오리의 손목을 잡아 비틀어버렸다.
"으악! 이, 이놈이!"
"권력이 있다고 해서 약자를 짓밟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라."
주변의 백성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거지왕이다! 정말 거지왕이 나타났다!"
"이제 우리가 살았다!"
거지왕은 관리들이 움켜쥔 곡식 포대를 빼앗아 백성들에게 돌려주었다.
"이건 너희 것이니, 다시 가져가라."
탐관오리들은 겁을 먹고 도망쳤다.
마을 사람들은 감격에 차서 거지왕에게 절을 했다.
"정말 감사합니다, 거지왕님!"
"당신 덕분에 아이들이 굶지 않게 되었습니다!"
거지왕은 조용히 미소 지으며 말했다.
"난 그저 지나가는 거지일 뿐이다. 다만, 이 나라 백성들이 더는 굶주리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하지만 그는 몰랐다.
이 사건으로 인해 그의 이름이 더 널리 퍼지고, 그를 위험한 인물로 여기는 권력자들이 생겨나게 될 줄은…
3 기묘한 만남
거지왕은 마을을 떠난 후, 조용한 산길을 걸었다. 방금의 일로 인해 자신의 이름이 더 알려졌을 것이고, 이제 관리들이 그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란 사실을 알았다.
‘이번엔 너무 드러나게 나섰군. 조심해야겠어.’
그렇게 혼잣말을 하며 걷던 중, 낡은 주막 앞에 앉아있는 허름한 노인을 발견했다. 노인은 한 손에 작은 바가지 하나를 쥐고, 다른 손으로는 허공을 더듬으며 무언가를 찾는 듯했다.
"할아버지, 괜찮으십니까?"
거지왕이 다가가자, 노인은 주름진 얼굴을 들어 그를 바라봤다.
"허허… 오랜만에 참 기이한 기운을 가진 이를 만나는구먼."
거지왕은 노인의 말에 눈썹을 찌푸렸다.
"이보시오, 나 같은 떠돌이 거지를 아는 사람은 없을 텐데."
"허허, 네 운명이 심상치 않구나. 사람들은 너를 ‘거지왕’이라 부르지 않더냐?"
거지왕은 노인이 자신의 정체를 알고 있자 흠칫 놀랐다. 하지만 태연한 표정을 유지한 채 대꾸했다.
"거지왕이든 아니든, 나야 그저 배고픈 이들을 돕고 다니는 사람일 뿐이오."
"허허, 하지만 네 길이 여기서 끝나지는 않을 것이야. 오늘 밤, 하늘을 보거라. 붉은 별이 빛나면, 네 운명이 바뀌게 될 것이야."
노인은 갑자기 바가지에 물을 떠서는 거지왕 앞에 내밀었다.
"이 물을 한 모금 마셔보겠느냐?"
거지왕은 노인의 행동이 의아했지만, 호기심이 생겼다. 그는 조심스레 바가지를 받아 들고 물을 마셨다. 순간, 등골이 서늘해졌다.
눈앞이 흐려지더니, 기묘한 환영이 펼쳐졌다.
불길이 타오르고, 자신이 붉은 옷을 입고 높은 자리에 앉아 있는 모습.
눈앞에는 무수한 사람들이 줄지어 서서 그의 심판을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멀리서 자신을 바라보는 커다란 검은 그림자…
거지왕은 깜짝 놀라 눈을 떴다. 노인은 조용히 웃으며 말했다.
"보았느냐? 네가 앞으로 서게 될 자리다."
"이게… 무슨 뜻이오?"
노인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때가 되면 알게 되겠지. 하지만 한 가지만 명심하거라. 네가 한 모든 선행은 사라지지 않는다. 네가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염라대왕도 네 앞에서 고민하게 될 것이야."
거지왕은 노인의 말을 곱씹으며 주막을 나섰다.
그날 밤, 하늘을 올려다보니…
정말로 붉은 별이 반짝이고 있었다.
‘운명이 바뀐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만 그의 가슴 한편에서는 불길한 예감이 스멀스멀 기어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다음 날, 그를 노리는 관리들의 손에 의해 거지왕은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4 죽음과 저승길
거지왕은 불길한 예감을 떨쳐버리려 했지만, 다음 날 아침부터 이상한 기운이 감돌았다. 마을을 떠나려던 그의 앞을 수십 명의 포졸들이 가로막고 있었다.
"네가 바로 팔도에 이름난 거지왕이냐?"
"나라의 법을 어기고 탐관오리들의 재물을 훔쳐 백성들에게 나눠주었다지? 이는 중죄다!"
거지왕은 쓰게 웃었다.
"나라의 법을 어긴 건 내가 아니라, 너희들 같은 자들이겠지."
하지만 그는 혼자였다. 포졸들의 수는 많았고, 이미 그를 잡기 위해 철저한 계획을 세운 듯했다.
거지왕은 피하지 않았다. 그를 따르던 거지들과 백성들이 울부짖었지만, 그는 손을 들어 말렸다.
"모두 물러서거라. 이것이 내 운명이라면 기꺼이 받아들이겠다."
포졸들은 그를 포박한 뒤, 곧장 형장으로 끌고 갔다.
"나라의 법을 어긴 도적 거지왕에게 사형을 명한다!"
거지왕은 마지막까지도 태연한 미소를 지었다.
"가난한 자들을 돕는 것이 죄라면, 그 죄… 기꺼이 짊어지겠다."
그리고…
그의 목 위로 칼날이 떨어졌다.
눈을 뜨자, 세상은 온통 안개로 뒤덮여 있었다.
‘여기가 어디지…?’
그가 눈앞을 살펴보자, 거대한 검은 강이 흐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 강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서 있었고, 저 멀리 거대한 청색 옥좌가 보였다.
그곳에는 한 무서운 형상의 존재가 앉아 있었다.
"…염라대왕?"
그는 자신이 저승에 도착했음을 깨달았다.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무수한 영혼들이 긴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거지왕의 차례가 되었다.
거대한 청색의 옥좌 위에서, 붉은 눈을 가진 존재가 그를 내려다보았다.
"네놈이 팔도를 주름잡던 거지왕이냐?"
염라대왕의 목소리는 천지를 흔들 듯 웅장했다. 하지만 거지왕은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렇소. 나는 그저 배고픈 자를 돕기 위해 살았을 뿐."
염라대왕은 잠시 그를 바라보다가, 옆에 있는 생사부를 펼쳤다.
"네놈은 엄연히 도적질을 했다. 나라의 재물을 훔쳐 나눠준 죄, 관리를 조롱한 죄, 법을 무시한 죄… 네 죄가 산더미 같구나!"
주변에 있던 저승사자들이 웅성거렸다.
"분명 중죄인인데…"
"그런데도 지옥으로 보내기엔 뭔가 찜찜한데?"
염라대왕은 한참을 생각하더니, 생사부를 다시 덮었다.
"네 죄가 가벼운 것은 아니지만, 한평생 착한 일을 하며 살아왔다. 네가 베푼 선행 또한 결코 작지 않다. 이런 경우는 쉽지 않은데…"
그리고, 염라대왕은 심각한 표정으로 중대한 결정을 내리려 했다.
"네 놈의 죄를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고민되는구나."
5 염라대왕의 고민
거지왕은 염라대왕의 앞에서 침착하게 서 있었다. 저승사자들은 웅성거리며 그의 운명을 놓고 의견을 나누었다.
"명백히 법을 어긴 죄인이지만, 평생 선행을 베풀며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법을 어긴 건 사실이니 벌을 받지 않고 넘어갈 수도 없지 않은가?"
염라대왕은 생사부를 다시 펼치고, 거지왕이 살아온 날들을 하나하나 살펴보았다.
악행: 탐관오리의 재물을 훔쳐 나눠준 죄, 조정 관리의 명령을 거부한 죄, 법을 어긴 죄
선행: 가난한 자들을 먹이고, 병든 이들을 돌보았으며, 억울한 백성을 도운 일
염라대왕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네 죄가 크지만, 네가 행한 선행도 그에 못지않다. 너를 지옥으로 보내자니 가혹하고, 천상으로 올리자니 법을 어긴 것이 걸리는구나."
거지왕은 조용히 웃으며 말했다.
"대왕님, 저 같은 미천한 놈의 운명을 그렇게까지 고민해 주실 줄은 몰랐소."
"너는 네 죄를 가볍게 여기는 것이냐?"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하지만 제가 한 행동에 후회는 없소. 저는 굶주린 자에게 밥을 주었고, 억울한 자를 도왔소. 그 대가로 죽음을 맞이한 것뿐이오."
염라대왕은 거지왕의 당당한 태도에 잠시 말이 없었다.
염라대왕은 한동안 고민하더니 마침내 결정을 내렸다.
"거지왕아, 너를 지옥으로 보낼 수도, 천상으로 올릴 수도 없으니, 한 가지 특별한 제안을 하겠다."
거지왕은 눈을 들어 염라대왕을 바라보았다.
"너를 환생시키겠다. 하지만 평범한 인간으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다."
"…무슨 뜻이오?"
"너의 삶은 이승에서도, 저승에서도 특이한 경우로 기록될 것이니, 네가 다시 태어나 어떻게 살아가는지 시험해보려 한다. 이번 생에서 너의 선택이 선한 것이면 천상으로, 악한 것이면 다시 저승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거지왕은 그 말을 듣고 깊은 생각에 빠졌다.
"환생이라… 다시 태어나도 굶주린 자를 돕고 살 수 있겠습니까?"
염라대왕은 미소를 지었다.
"그건 네가 선택할 일이다. 하지만 한 가지 명심하거라. 이번 생에서도 법을 어기면, 다음에는 지옥으로 갈 수도 있을 것이다."
거지왕은 잠시 침묵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저는 다시 태어나도 사람을 돕는 삶을 살겠습니다."
염라대왕은 거지왕의 눈을 깊이 들여다보았다.
"그럼 네 새로운 운명을 기대하마."
염라대왕이 손을 휘두르자, 눈부신 빛이 거지왕을 감싸며 저승이 사라졌다.
6 기적 같은 판결
눈을 뜨자, 거지왕은 자신이 푸른 안개에 휩싸여 있는 것을 느꼈다.
‘여기가 어디지…?’
저승의 심판을 받고 난 후, 그를 감싸던 강렬한 빛이 사라지고, 그 대신 푸른 연못 같은 곳에 떠 있었다.
그때, 어디선가 염라대왕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거지왕아, 네 운명은 이제부터 다시 시작될 것이다."
거지왕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의 몸은 여전히 가벼웠고, 어떤 두려움도 없었다.
"이제부터 너는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 이번 생에서 어떤 삶을 살지 선택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네가 이승에서 했던 것처럼 사람을 돕는다면, 천상으로 오를 것이며, 만일 탐욕에 빠져 잘못된 길을 가면 다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거지왕은 염라대왕의 마지막 말을 떠올리며 미소를 지었다.
"그럼 다시 태어나도 나는 굶주린 자를 돕는 삶을 살아야겠군."
순간, 그의 몸이 빛으로 변하며 빠르게 다른 공간으로 빨려 들어갔다.
어느 한적한 마을, 작은 오두막집 안.
아기의 울음소리가 마을에 울려 퍼졌다.
"이 아이는 정말 강한 기운을 가지고 태어났어!"
마을의 한 노인이 감탄하며 말했다.
거지왕은 환생하여 한 가난한 부부의 자식으로 태어났다. 그의 부모는 선량한 사람들이었으나, 몹시 가난하여 아이를 키울 형편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아기는 강한 눈빛을 지니고 있었고, 마치 세상을 꿰뚫어보는 듯한 기운을 풍겼다.
"이 아이가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될지, 참 기대되는구먼."
마을 사람들은 아기의 특별한 기운을 느꼈다. 하지만 정작 거지왕은 갓난아기의 몸으로 다시 태어난 자신의 운명에 대해 아직 알지 못했다.
그러나 그가 성장하면서, 점점 그의 운명이 달라지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아기는 보통의 아이들과는 달랐다.
다섯 살이 되기도 전에, 그는 마을의 굶주린 아이들에게 자신의 밥을 나눠주었다.
"이건 네가 먹어야 하는 거야!"
"괜찮아. 난 배가 별로 고프지 않아."
그는 굶주린 자를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그는 자신이 전에 살아온 기억을 조금씩 떠올리기 시작했다.
"이상하다… 마치 전에도 이런 일을 했던 것 같은데…"
그는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는 감각에 사로잡혔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을에 한 탐욕스러운 관리가 나타나 백성들의 곡식을 강제로 거두어 가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아이는 단호하게 속삭였다.
"이건… 예전에도 본 적이 있는 장면이야."
그 순간, 그의 운명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7 새로운 운명
환생한 거지왕은 시간이 지나며 마을에서 ‘특별한 아이’로 불리기 시작했다. 그의 이름은 ‘영수’로 지어졌고, 그는 마치 이미 이 세상을 한 번 살아본 것처럼 깊은 통찰력을 보였다.
그의 부모는 그가 평범한 아이들과 다르게 행동한다는 것을 알았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이 아이를 신비하게 여겼다.
"영수는 다섯 살인데도 우리 마을에서 가장 지혜로워!"
"말도 참 어른스럽고, 이상하게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어."
그러나 영수는 단순한 아이가 아니었다. 그는 저승에서의 기억을 희미하게나마 간직하고 있었고, 자신의 전생을 어렴풋이 떠올릴 때가 있었다.
‘나는 분명 한때 거지왕이었지… 그때처럼 사람들을 도와야 할까? 아니면… 다른 길을 가야 할까?’
그의 운명은 그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달라질 터였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나고, 영수는 열 살이 되었다.
어느 날, 마을에 다시 탐욕스러운 관리가 찾아왔다. 그는 곡식을 더 거두어 가겠다며 마을 사람들을 협박하고 있었다.
"이봐! 올해 세금이 부족하니, 너희가 가진 쌀을 더 내놓아라!"
"나리, 제발 저희를 살려주십시오! 저희도 겨우겨우 먹고삽니다!"
마을 사람들은 울부짖었지만, 관리들은 매정했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영수의 눈이 번뜩였다.
‘이 장면… 전생에서도 본 적이 있어.’
그는 마을 사람들을 위해 나서야 할지, 아니면 조용히 지켜봐야 할지 고민했다.
‘이전처럼 도적의 삶을 살며 사람들을 돕는다면, 이번에도 법을 어기게 되겠지… 하지만 가만히 있으면 이들을 구할 수 없어.’
그의 머릿속에서 염라대왕의 목소리가 울렸다.
"이번 생에서 네 선택이 선한 것이면 천상으로, 악한 것이면 다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영수는 마침내 결심했다.
"나리, 그러시면 안 됩니다!"
그는 조그만 아이의 몸으로 관리 앞에 섰다.
"너는 뭐하는 꼬마냐?"
"저희 마을 사람들은 이미 다 굶고 있습니다. 하지만 나리께서 우리를 살려주신다면, 우리가 훗날 보답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뭐?"
놀랍게도, 영수는 단순히 힘으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말로 사람들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탐욕에 빠진다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백성을 돕는다면, 백성들은 나리를 따를 것입니다."
관리들은 처음에는 비웃었지만, 이 어린 아이의 태도에서 이상한 기운을 느꼈다.
‘이 꼬마는 마치 어른처럼 말하는군… 뭐지, 이 위압감은?’
결국, 관리들은 더 이상 곡식을 빼앗지 못하고 마을을 떠났다.
마을 사람들은 기적처럼 세금을 면제받게 된 것에 감격하며 영수를 칭송했다.
"영수야, 네 덕분에 우리가 살았다!"
"이 아이는 신의 축복을 받은 게 틀림없어!"
영수는 조용히 웃었다.
‘이번 생에서는 힘이 아니라, 지혜로 사람들을 돕겠다. 그래야 법을 어기지 않으면서도 정의를 실현할 수 있겠지.’
그날 밤, 영수가 잠든 사이, 꿈속에서 염라대왕이 나타났다.
"거지왕이여, 이번에도 선한 길을 선택했구나."
"대왕님… 저는 잘한 것입니까?"
"그렇다. 이번 생에서는 힘이 아닌 지혜로 백성을 도왔으니, 네 업이 모두 사라졌도다. 이제 너는 더 이상 심판을 받을 필요가 없고, 마땅히 천상으로 오를 것이다."
영수는 환하게 웃었다.
그리고…
그 순간, 그의 몸에서 한 줄기 빛이 퍼져나가더니, 그는 천상의 존재로 승천하게 되었다.
이렇게, 한때 거지왕이었던 그는 신선이 되어 백성을 돕는 존재가 되었다. 그의 선행은 후세에도 전해졌고, 사람들은 그를 ‘지혜로운 신’으로 기억하며 제사를 지냈다고 한다.
이후, 마을에서는 한 가지 전설이 전해졌다.
"옛날에 거지왕이라는 자가 있었는데, 그는 죽어서도 다시 태어나 백성을 도왔다고 해."
"그래서 우리가 어려울 때 기도를 하면, 그의 지혜로운 가르침이 내려온다는 거지."
이렇듯, 거지왕의 이름은 역사 속에서 전설로 남아, 사람들의 가슴 속에 영원히 살아남게 되었다.
유튜브 엔딩 멘트
"죽어서도 심판받지 못한 사나이, 팔도 거지왕! 그는 선행을 베풀었기에 천상의 존재로 승천할 수 있었습니다."
"진정한 선행이란 무엇일까요? 거지왕처럼 가난했어도 남을 돕는 삶을 선택할 수 있을까요?"
"거지였지만 왕처럼 살았던 한 남자의 이야기! 조선 야담, ‘팔도 거지왕의 전설’ 어떠셨나요?"
"앞으로도 흥미진진한 조선 전설과 야담 이야기가 계속됩니다! ‘구독’과 ‘좋아요’ 잊지 마시고, 다음 이야기에서 또 만나요!"
"그럼, 다음 전설에서 다시 만나요!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