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염라대왕을 속이고 환생한 악인의 끔찍한 복수

by K sunny 2025. 7. 26.
반응형

염라대왕을 속이고 환생한 악인의 끔찍한 복수 - 지옥을 탈옥한 원혼의 무서운 현세 복귀 (출처: 천예록)

태그

#염라대왕, #저승, #지옥, #전설, #야담, #설화, #권선징악, #복수, #환생, #천예록, #옛날이야기, #무서운이야기, #오디오드라마, #조선시대, #인과응보, #죄와벌, #귀신, #원혼, #저승사자, #지옥이야기

 

후킹멘트 (200자)

평생 악행만 저지르다 지옥에 떨어진 한 사내. 그런데 그가 감히 염라대왕을 속이고 이승으로 다시 돌아왔다? 지옥을 탈출한 악인의 복수극. 과연 그는 복수에 성공하고 새로운 삶을 살 수 있을까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그의 끔찍한 계획이 지금 밝혀집니다.

디스크립션 (300자)

조선 시대 기서 '천예록'에 실린 기이한 이야기. 온갖 악행을 저지르다 죽어 지옥에 간 악인이, 뛰어난 궤변으로 염라대왕을 속여 환생의 기회를 얻어냅니다. 하지만 그의 목적은 참회가 아닌, 자신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이들에 대한 처절한 복수. 인간의 악의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그리고 인과응보의 법칙은 결코 피할 수 없음을 보여주는 소름 돋는 이야기입니다.

※ 악독하기로 이름난 이방 '최만호'.

조선 중기, 충청도 어느 고을에 최만호라는 사내가 있었다. 그는 대대로 아전 노릇을 해온 집안 출신으로, 현재 고을의 이방 자리에 앉아 있었다. 이방이라는 직책은 사소해 보일지언정, 고을의 실질적인 권력을 쥐고 수령의 눈과 귀를 대신하는 자리였다. 최만호는 이 막강한 권력을 자신의 배를 불리는 데 남김없이 사용했다. 그의 탐욕은 끝이 없었고, 그 악랄함은 하늘을 찌를 정도였다. 그는 세금을 거둬들일 때면 교묘한 방법으로 정해진 액수보다 곱절은 더 뜯어냈고, 그 차액은 고스란히 자신의 창고로 들어갔다. 억울함을 호소하는 백성들에게는 "나라에 바치는 국법이 그러하거늘, 네놈이 감히 관아를 능멸하느냐!"며 곤장을 치기 일쑤였다. 억울한 송사에 휘말린 이가 있으면, 그는 양쪽 모두에게 뇌물을 받고 더 많은 돈을 바친 자에게 유리하도록 사건을 조작했다. 그로 인해 집안이 풍비박산 나고 옥에 갇히는 이가 부지기수였지만, 최만호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그의 집 마당에는 죄 없는 백성들의 눈물과 피가 강을 이루고, 담장 너머에는 원망과 저주의 목소리가 밤낮으로 들려왔지만 그는 비단 이불 속에서 돼지처럼 살찔 뿐이었다. 그의 수많은 악행 중에서도, 대대로 마을의 존경을 받아온 김진사 댁을 몰락시킨 일은 가장 악독한 것으로 회자되었다. 김진사는 청렴한 선비로, 가난하지만 대쪽 같은 성품을 지니고 있었다. 최만호는 오래전부터 기름진 김진사 댁의 논밭을 탐내고 있었다. 그는 온갖 구실을 붙여 김진사에게 과도한 세금을 부과했고, 결국 빚더미에 오른 김진사의 전답을 헐값에 빼앗아 버렸다. 가문의 명예와 전 재산을 잃은 김진사는 병든 몸을 이끌고 최만호의 호화로운 저택을 찾아갔다. "이방, 제발 소인의 말을 들어주시오. 그 땅은 우리 가문이 5대조 할아버지 때부터 피땀으로 일궈온 것이오. 부디… 부디 다시 돌려줄 수는 없겠소?" 최만호는 대청마루에 비스듬히 누워 술잔을 기울이다가, 마당에 엎드려 애원하는 김진사를 벌레 보듯 내려다보았다. "허허, 영감. 아직도 세상 물정을 모르시는구려. 그 땅은 이제 국법에 따라 내 소유가 되었소. 힘이 없으면 뺏기는 것이 세상의 이치인데, 이제 와서 어찌 이리 구차하게 구시오?" 그의 목소리에는 일말의 동정심도 없었다. 오히려 비웃음과 경멸이 가득했다. "네 이놈! 너는 사람이냐! 짐승도 너보다는 낫겠다! 하늘이 무섭지 않으냐!" 분노를 참지 못한 김진사가 피를 토하듯 소리치자, 최만호는 귀찮다는 듯 하인들에게 눈짓했다. "저 늙은이가 노망이 났나 보구나. 당장 끌어내 멍석말이를 해서 성문 밖에 내다 버려라!" 하인들은 달려들어 늙고 병든 김진사를 무자비하게 구타한 뒤, 말 그대로 길거리에 내다 버렸다. 그날 밤, 김진사는 자신의 집 대들보에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의 손에는 '악귀 최만호에게 천벌이 내리리라'는 혈서가 쥐어져 있었다. 하지만 최만호는 다음 날 아침 이 소식을 전해 듣고도 "시끄럽게 울던 파리 한 마리가 조용해졌구나"라며 태연하게 아침 식사를 즐겼다. 백성들은 모두 쉬쉬하며 최만호를 두려워했지만, 물밑에서는 그를 향한 저주와 원한이 들끓고 있었다. 마치 거대한 둑 아래 보이지 않는 균열이 생겨나듯, 그의 파멸은 조용히, 그러나 착실하게 다가오고 있었다.

※ 결국 김진사의 원한과 백성들의 저주 속에 급사한 최만호.

김진사가 죽은 지 백일도 채 되지 않은 어느 날 밤이었다. 최만호는 그날도 기생들을 불러 모아 자신의 저택에서 질펀한 술판을 벌이고 있었다. 온갖 산해진미가 상다리 휘어지게 차려져 있었고, 취흥에 겨운 그의 웃음소리가 담장을 넘어 밤공기를 갈랐다. 한창 술에 취해 비틀거리던 최만호는 갑자기 가슴을 움켜쥐었다. "컥...!" 숨을 쉴 수 없었다. 마치 거대한 바위가 가슴을 짓누르는 듯한 극심한 고통과 함께, 눈앞이 캄캄해졌다. 기생들의 비명과 아수라장이 된 연회장을 뒤로하고, 그의 의식은 깊은 어둠 속으로 가라앉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정신을 차린 최만호는 자신이 차갑고 축축한 안갯속에 서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방금 전까지 입고 있던 화려한 비단옷은 간데없고, 누더기 같은 소복 한 벌만 걸치고 있었다. 사방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칠흑 같은 어둠뿐이었고, 발밑에서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냉기가 스멀스멀 올라왔다. 그때, 안개 저편에서 검은 그림자 두 개가 소리 없이 다가왔다. 검은 도포에 뾰족한 갓을 쓴 그들은, 바로 저승사자였다. 그들의 얼굴은 표정이 없었고, 눈은 깊이를 알 수 없는 심연처럼 검었다. "최만호. 네 수명이 다하였다. 우리를 따라 염라대왕께 가야 한다." 저승사자의 목소리는 감정 없이 서늘했다. 생전의 오만방자함은 간데없이, 최만호는 난생 처음 느껴보는 절대적인 공포에 사로잡혔다. 그는 본능적으로 무릎을 꿇고 빌기 시작했다. "사자님, 제가 무슨 죄가 있다고 벌써... 저는 아직 할 일이 많은 사람입니다. 제 집에 황금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으니, 얼마든지 드릴 테니 제발 목숨만은..." 하지만 저승사자는 그의 말을 가차 없이 끊었다. "시끄럽다. 저승에서는 이승의 재물이 아무 소용없다. 네놈의 죄는 네가 더 잘 알 터. 어서 일어나 길을 가자." 저항은 불가능했다. 저승사자에게 양팔을 붙들린 최만호는 안갯속으로 끝없이 이어진 길을 걸어야만 했다. 길 양옆으로는 생전의 모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억울하게 곤장을 맞고 울부짖는 백성의 얼굴, 전 재산을 빼앗기고 망연자실하던 김진사의 눈빛, 뇌물을 바치며 고개를 조아리던 사람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비웃던 자신의 모습까지. 길은 점점 더 험악해졌다. 어느 순간부터, 길가에서는 끔찍한 비명과 신음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칼날이 솟아있는 산을 맨발로 오르는 죄인들, 들끓는 기름 가마솥에서 고통스럽게 몸부림치는 원혼들, 자신의 혀를 스스로 뽑아내는 귀신들. 생전의 죄에 따라 각기 다른 형벌을 받는 지옥의 모습이었다. 최만호는 공포에 질려 눈을 감아버렸다. 이 끔찍한 곳 중 하나가 자신의 목적지가 될 것이라는 생각에 온몸이 사시나무처럼 떨렸다. 한참을 걸었을까, 마침내 거대하고 위압적인 문이 앞을 가로막았다. 문 위에는 '염라전(閻羅殿)'이라는 거대한 현판이 걸려 있었다. 문이 열리자, 안에서는 서늘한 기운과 함께 수많은 원혼의 울음소리가 뒤섞여 흘러나왔다. 최만호는 저승사자에게 이끌려 거대한 법정 안으로 들어섰다. 옥좌에는 거대한 몸집의 염라대왕이 앉아 세상을 꿰뚫어 보는 듯한 눈으로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의 얼굴은 분노로 붉게 달아올라 있었고, 그 위엄에 최만호는 숨조차 쉴 수 없었다. 법정 양옆으로는 판관들과 옥졸들이 도열해 있었고, 그를 향한 증오와 경멸의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앞에는, 피 맺힌 한을 품고 죽은 김진사를 비롯한 수많은 원혼들이 원망스러운 눈으로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 최만호는 그제야 깨달았다. 이곳에서는 그 어떤 변명도, 재물도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그의 오만했던 인생이 마침내 최후의 심판대 위에 오른 것이다.

※ 염라대왕은 최만호의 죄악이 기록된 업경을 보여주며 크게 노한다.

염라대왕의 법정은 얼음장처럼 차가웠고, 공기 중에는 수많은 원혼의 한숨과 분노가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옥좌에 앉은 염라대왕은 불꽃 같은 눈으로 최만호를 꿰뚫어 보며, 산이 울리는 듯한 목소리로 호령했다. "고개를 들어라, 죄인 최만호! 네놈이 이승에서 저지른 죄악이 얼마나 큰지 알고 있느냐!" 그 목소리에 담긴 위엄에 최만호는 온몸이 마비되는 듯했지만, 이대로 끔찍한 지옥 형벌을 받을 수 없다는 절박함이 그의 교활한 머리를 빠르게 회전시키기 시작했다. 그는 엎드린 채로 바들바들 떠는 시늉을 하며, 최대한 불쌍하고 억울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소인, 억울하옵니다! 대왕마마, 부디 이 미천한 자의 말을 한 번만 들어주시옵소서!" 염라대왕 옆에 있던 한 판관이 호통을 쳤다. "시끄럽다! 네놈의 죄악은 이미 이 업경(業鏡)에 똑똑히 기록되어 있거늘, 어디서 궤변을 늘어놓으려 하느냐!" 판관이 손짓하자, 법정 중앙의 거대한 거울, 업경에 최만호의 일생이 비치기 시작했다. 백성의 고혈을 짜내는 장면, 뇌물을 받고 판결을 뒤엎는 장면, 그리고 김진사를 핍박하여 죽음으로 몰고 가는 장면까지, 그의 악행이 하나도 빠짐없이 생생하게 펼쳐졌다. 증거가 명백해지자, 염라대왕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이래도 억울하다 하겠느냐! 네놈의 죄는 너무도 커서, 불로 태우고 칼로 베는 지옥의 형벌로도 모자랄 것이다! 당장 저놈을 가장 끔찍한 형벌이 기다리는 무간지옥으로 끌고 가라!" 옥졸들이 달려들어 최만호를 끌고 가려던 바로 그 순간이었다. 최만호는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에 필사적으로 외쳤다. "잠깐! 잠깐만 기다려주시옵소서! 대왕마마! 그 모든 것은… 그 모든 것은 사실 소인이 더 큰 선을 행하기 위한 깊은 뜻이 있었기 때문이옵니다!" 실로 기가 막히고 뻔뻔한 변명이었다. 법정에 있던 모두가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지었고, 염라대왕도 잠시 흥미가 동했는지 옥졸들을 물렸다. "네놈의 궤변을 한번 들어나 보자. 네놈의 그 더러운 탐욕에 무슨 깊은 뜻이 있었다는 말이냐?" 기회를 잡은 최만호는 마치 뛰어난 연기자처럼 눈물을 뚝뚝 흘리며, 세상에서 가장 억울한 표정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기 시작했다. "대왕마마, 소인은 가난한 백성들이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 똑똑히 보았습니다. 그들은 작은 이익에 쉽게 흔들리고, 더 큰 것을 위해 현재를 희생할 줄 모릅니다. 소인이 그들에게서 재물을 억척같이 걷은 것은, 그들이 헛된 곳에 재물을 낭비하지 않도록 하고, 그 재물을 모아 훗날 나라에 큰 흉년이 들었을 때 구휼미로 풀어 백성을 구제하려는 거대한 계획의 일부였나이다! 소인이 그 모든 재물을 창고에 쌓아둔 것은, 결코 개인의 영달을 위함이 아니었나이다!" 그는 숨도 쉬지 않고 말을 이었다. "또한, 소인이 송사를 조작하고 뇌물을 받은 것은, 어리석은 백성들에게 법의 무서움과 재물의 소중함을 동시에 깨우쳐 주기 위함이었습니다. 억울하게 패소한 자는 법을 더욱 두려워하게 될 것이고, 뇌물을 써서 승소한 자는 재물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되니, 이는 백성을 계도하려는 소인의 피눈물 나는 충심이었나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김진사의 죽음에 대해 언급했다. "김진사 영감은 청렴했으나 세상 물정에 어두웠습니다. 소인이 그의 재산을 빼앗은 것은, 그가 뜬구름 잡는 학문에서 벗어나 현실의 냉혹함을 깨닫고, 그의 자식들만이라도 가난의 고통을 절감하여 더욱 현실적으로 살아가길 바라는 스승의 마음이었습니다! 그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은 소인의 본의가 아니었으나, 그의 죽음으로 인해 그의 자식들이 더욱 강하게 성장할 수 있다면, 소인은 기꺼이 악역의 멍에를 짊어질 각오가 되어 있었나이다!" 최만호의 궤변은 실로 대단했다. 모든 악행을 백성과 나라를 위한 충심으로 포장하고, 자신을 희생적인 악역으로 둔갑시킨 것이다. 그의 연기가 너무나도 절절하고 그 논리가 너무나도 교묘했던 탓일까. 평생 수많은 죄인을 심판해 온 염라대왕조차 순간적으로 그의 말에 설득되고 말았다. 염라대왕은 잠시 깊은 생각에 잠기더니, 무거운 입을 열었다. "음… 네 말에도 일리가 있구나. 너의 깊은 뜻을 헤아리지 못하고 지옥으로 보내는 것은 나의 불찰일 수도 있겠다. 좋다, 그렇다면 너에게 한번 기회를 주겠다. 다시 이승으로 돌아가, 네가 말한 그 '큰 뜻'을 펼쳐 보이도록 하라. 만약 네 말이 진실이라면, 다음 생에는 극락왕생하게 될 것이나, 만약 이 모든 것이 나를 속이기 위한 거짓이었다면, 그때는 네 혀를 뽑아 끓는 쇳물을 붓고, 무간지옥의 가장 밑바닥에서 영원히 고통받게 될 것이다!" 최만호는 감쪽같이 속아 넘어간 염라대왕 앞에 머리를 조아리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대왕마마! 이 최만호, 반드시 대왕마마의 은혜에 보답하겠나이다!" 그렇게 최만호는 지옥의 형벌을 피하고 환생의 기회를 얻어냈다. 하지만 그의 마음속에는 참회나 반성은 눈곱만큼도 없었다. 오직 자신을 죽음으로 몰고 간 김진사와 세상에 대한 지독한 원한, 그리고 잔혹한 복수심만이 불타오르고 있었다. 지옥을 탈출한 악인의 무서운 복수극은 그렇게 다시 시작될 채비를 하고 있었다.

※ 다시 태어난 최만호는 전생의 기억을 모두 가지고 있었다.

염라대왕을 감쪽같이 속이고 환생의 기회를 얻은 최만호의 영혼은, 한 줄기 빛이 되어 이승으로 향했다. 그가 다시 눈을 뜬 곳은 어느 몰락한 양반가의 갓난아기 몸속이었다. 이전 생의 부와 권세는 없었지만, 그에게는 그보다 더 무서운 것이 남아 있었다. 바로, 피와 원한으로 얼룩진 과거의 모든 기억이었다. 그는 갓난아기의 몸으로 젖을 빨면서도, 머릿속으로는 오직 복수만을 생각했다. 자신을 죽음으로 몰고 가고, 이 치욕스러운 환생을 겪게 한 김진사와 그 가문에 대한 증오심은 밤낮으로 그의 영혼을 불태웠다. 그는 평범한 아이인 척 자신을 숨기고 살았다. 하지만 그의 본성은 숨길 수 없었다. 어린 시절부터 남달리 총명했지만, 그 총명함은 항상 교활함으로 이어졌다. 또래 아이들 사이를 이간질하여 싸움을 붙이고, 자신은 뒤에서 그 모습을 보며 즐거워했다. 약한 아이의 간식을 빼앗고는, 오히려 그 아이가 자신을 괴롭혔다고 거짓 눈물을 흘려 어른들의 동정을 샀다. 그의 새로운 부모는 아들이 영특하지만 어딘가 섬뜩한 구석이 있다고 느꼈지만, 전생의 기억을 가진 악마의 속내를 알아챌 리 만무했다. 세월이 흘러 최만호는 장성하여 '이선'이라는 새 이름을 가진 번듯한 청년으로 자라났다. 그는 과거 자신의 기억을 더듬고, 수소문하여 마침내 김진사 가문의 행방을 찾아냈다. 김진사는 이미 오래전 세상을 떠났고, 그의 아들인 김경준이 힘겹게 가세를 일으키려 애쓰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김경준은 아버지의 청렴함을 물려받아 정직하고 성실했지만, 세상 물정에 어두워 사기를 당하기 일쑤였다. 최만호, 아니 이제 이선이 된 그는 복수를 위한 완벽한 먹잇감을 찾았다고 생각하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이선은 치밀한 계획을 세웠다. 그는 먼저 김경준이 자주 가는 주막에 나타나 우연을 가장한 만남을 반복했다. 그리고는 어느 날, 김경준이 악덕 고리대금업자에게 빚 독촉을 받으며 곤경에 처했을 때, 홀연히 나타나 자신의 전 재산을 터는 척하며 그의 빚을 대신 갚아주었다. "소생, 그저 지나가던 나그네이오나, 선비님의 고결한 인품을 익히 들어 알고 있었습니다. 이런 곤경을 차마 외면할 수 없었습니다." 김경준은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자신을 도와준 이선에게 깊은 감동과 신뢰를 느꼈다. 그는 이선을 자신의 집으로 초대하여 극진히 대접했고, 두 사람은 밤늦도록 이야기를 나누며 의기를 투합했다. 이선은 자신의 전생 경험을 바탕으로 세상의 이치와 재물을 모으는 방법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뽐냈고, 순진한 김경준은 그를 존경하고 의지하기 시작했다. 급기야 두 사람은 의형제를 맺기에 이르렀다. "형님! 형님이야말로 하늘이 저를 위해 보내주신 귀인이십니다!" 이선은 김경준의 손을 맞잡고 인자한 미소를 지었지만, 그의 눈빛 속에는 시퍼런 복수의 칼날이 번뜩이고 있었다. 원수의 아들이 자신을 형님이라 부르며 온전히 믿고 의지하는 상황. 복수를 위한 완벽한 발판이 마침내 마련된 것이다. 그는 김경준의 집안 깊숙이 파고들어, 그의 모든 재산과 인맥, 그리고 비밀까지 손바닥 보듯 훤히 꿰뚫기 시작했다. 지옥에서 돌아온 악마의 잔혹한 복수극은, 가장 달콤하고 믿음직한 얼굴을 한 채 서서히 그 서막을 올리고 있었다.

※ 김진사의 아들과 의형제를 맺은 최만호는 교묘한 방법으로 김진사의 가문을 파멸로 이끈다.

김경준의 절대적인 신임을 얻은 이선은 본격적으로 복수의 덫을 놓기 시작했다. 그는 먼저 김경준에게 "아버님의 원한을 풀고 가문을 다시 일으키려면, 이 정도 자본으로는 어림도 없습니다. 더 큰 판을 벌여야 합니다."라며 그를 부추겼다. 그리고는 자신이 잘 아는 '안전하고 수익성 높은' 사업이라며, 당시 금지되어 있던 밀무역을 제안했다. 순진한 김경준은 의형제인 이선의 말을 철석같이 믿고, 가문의 남은 재산과 여기저기서 빌린 돈까지 모두 끌어모아 이선에게 맡겼다. 이선은 그 돈의 절반을 빼돌려 숨겨두고, 나머지 절반으로 형식적인 밀무역을 진행했다. 그러나 이는 모두 그의 함정이었다. 그는 익명의 투서를 관아에 보내 밀무역 현장을 고발했고, 김경준은 모든 것을 잃은 채 관아에 끌려가는 신세가 되었다. 이선은 김경준의 앞에 나타나 통곡하며 "아우님! 이럴 수가 있나! 내가 반드시 자네의 억울함을 풀어주겠네!"라며 연기했다. 그리고는 그의 누명을 벗겨주겠다며, 남은 재산을 처분해 유능한 변호사를 구하고 판관에게 뇌물을 바쳐야 한다고 설득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었던 김경준의 아내는 남편을 살리기 위해 집문서와 패물까지 모두 이선에게 넘겨주었다. 이선은 그 모든 것을 자신의 재산으로 만든 뒤, 형식적으로 변론 몇 번을 하다가 결국 손을 떼버렸다. 결국 김경준은 모든 재산을 날리고, '나라를 좀먹는 악덕 밀무역꾼'이라는 오명을 쓴 채 삭탈관직 당하고 곤장까지 맞은 뒤 풀려났다. 한때는 명망 있던 선비 가문은 하루아침에 길바닥에 나앉는 신세가 되었다. 육체적, 정신적 충격으로 김경준은 자리에 몸져눕게 되었고, 그의 아내와 어린 자식들은 끼니를 걱정하며 눈물로 하루를 보냈다. 마침내 복수가 완성되었다고 생각한 날, 이선은 허름한 초가집에 누워 헛기침을 해대는 김경준을 찾아갔다. 그는 더 이상 인자한 형님의 얼굴을 하고 있지 않았다. 그의 얼굴에는 경멸과 희열이 뒤섞인, 악마와도 같은 미소가 걸려 있었다. "아, 형님… 오셨습니까… 면목이 없습니다…" 힘겹게 말하는 김경준에게, 이선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도 내가 네놈의 형님으로 보이느냐?" 김경준이 의아한 눈으로 그를 쳐다보자, 이선은 천천히 자신의 정체를 밝혔다. "나는 네놈의 아비, 김진사가 평생을 저주했던 이방 최만호다! 네놈의 아비 때문에 내가 억울하게 죽어 지옥까지 갔었지. 하지만 내가 누군가. 염라대왕 그 늙은이까지 속여먹고, 오직 네놈 가문을 멸족시키기 위해 이승으로 다시 돌아왔다!" 김경준은 눈앞의 현실을 믿을 수 없었다. 자신이 가장 믿고 의지했던 의형제가, 바로 아버지의 원수이자 자신의 가문을 파멸시킨 악마였다니. "커, 헉… 그, 그럴 리가…" 충격과 배신감에 김경준은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 이선은 그런 그를 발로 툭툭 차며 광기 어린 웃음을 터뜨렸다. "그래, 바로 그 표정이다! 네놈의 아비가 죽어가던 그 표정! 나는 복수를 했다! 염라대왕도, 하늘도 나를 막지 못했어! 하하하! 하하하하!" 그의 잔혹한 웃음소리가 텅 빈 방안을 가득 메웠고, 김경준은 숨을 거두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배신감에 몸서리치며 이선의 얼굴을 노려보고 있었다. 지옥보다 더한 고통을 이승에서 완벽하게 재현해 낸 악마는, 마침내 처절한 복수의 끝에서 만족스러운 희열에 젖어들었다.

※ 복수를 마친 최만호가 광기 어린 웃음을 터뜨리는 순간

김경준의 시신을 발아래에 두고 광기 어린 웃음을 터뜨리던 최만호, 아니 이선의 주변 공기가 순식간에 변하기 시작했다. 한여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방 안에는 살을 에는 듯한 한기가 돌았고, 환하던 대낮의 햇살은 간데없이 사방이 칠흑 같은 어둠에 잠겼다. 이선은 웃음을 멈추고 불안한 눈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누, 누구냐!" 바로 그때, 그의 등 뒤에서 수십 년 전 들었던 그 서늘하고 감정 없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최만호. 약속된 시간이 다 되었다." 고개를 돌리자, 그곳에는 예전과 똑같은 모습의 저승사자 둘이 소리 없이 서 있었다. 그들의 눈은 전생에 만났을 때보다 훨씬 더 차갑고 깊어져, 마치 그의 영혼 속 가장 깊은 곳까지 꿰뚫어 보는 듯했다. "약속된 시간? 무슨 소리냐! 나는 아직 수명이 한참 남았다! 염라대왕께서 나에게 기회를 주셨단 말이다!" 이선이 당황하여 소리쳤지만, 저승사자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염라대왕께서 너에게 준 것은 '기회'이지, '새로운 삶'이 아니다. 네놈의 말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판가름할 시간, 바로 거기까지가 네놈에게 허락된 전부였다." 저승사자가 손을 뻗자, 이선의 몸에서 영혼이 맥없이 빠져나왔다. 그는 다시 한번 누더기 소복 차림의 원혼이 되어 저승사자에게 양팔을 붙들렸다. 이번에 걷는 저승길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끔찍했다. 길 양옆으로 펼쳐지는 지옥의 형벌들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잔혹했고, 모든 원혼들이 그를 향해 손가락질하며 '염라대왕을 속인 자!'라고 비명을 질러댔다. 마침내 도착한 염라전. 법정의 분위기는 살얼음판 같았다. 옥좌에 앉은 염라대왕의 얼굴은 분노로 검붉게 변해 있었고, 그의 온몸에서는 지옥의 유황불보다 더 뜨거운 진노의 기운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염라대왕은 이선이 법정 바닥에 내동댕이쳐지자, 그 어떤 변명의 기회도 주지 않고 곧바로 판결을 내렸다. 그의 목소리는 천지를 뒤흔드는 뇌성과 같았다. "죄인 최만호! 네 이놈은 감히 저승의 법도를 능멸하고, 이 염라의 눈을 속여 이승으로 돌아가 참회는커녕 더 큰 죄악을 저질렀다! 살아서는 백성의 고혈을 빨고, 죽어서는 저승을 기만했으니, 네놈의 죄는 지옥의 모든 형벌을 더해도 모자랄 것이다!" 염라대왕은 자리에서 일어나 직접 그의 죄목을 선포했다. "네놈은 교활한 혀로 나를 속였으니, '발설지옥(拔舌地獄)'에 떨어져 영원히 혀를 뽑히는 고통을 당할 것이다! 네놈은 무고한 이들을 함정에 빠뜨렸으니, '도산지옥(刀山地獄)'의 칼날 위를 영원히 걸어야 할 것이다! 네놈은 거짓 연기로 동정을 샀으니, '화탕지옥(火湯地獄)'의 끓는 가마솥에서 영원히 삶아질 것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염라대왕의 분노는 그치지 않았다. "네 죄의 가장 큰 근본은, 결코 뉘우치지 않는 그 악독한 마음이다! 그러므로 네놈을 이 모든 지옥의 형벌을 영원히, 동시에 겪게 될 가장 깊고 어두운 곳, '무간지옥(無間地獄)'의 맨 밑바닥으로 보낸다! 그곳에서는 단 한 순간의 쉼도, 한 톨의 자비도 없을 것이며, 너의 고통은 영겁의 시간 동안 계속될 것이다!" 선고가 끝나자마자, 시커먼 쇠사슬이 날아와 이선의 몸을 칭칭 감았다. "억울합니다! 대왕마마! 다시 한번 기회를... 아아악!" 그의 처절한 비명은 지옥의 문이 닫히는 굉음에 묻혀버렸다. 복수에 성공했다는 찰나의 희열은, 영원히 끝나지 않을 극도의 고통으로 바뀌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결국 하늘의 그물은 피할 수 없었고, 인과응보의 법칙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그를 심판한 것이다.

유튜브 엔딩멘트

염라대왕까지 속여넘긴 악인의 복수극, 어떻게 보셨나요? 그는 복수에 성공하는 듯했지만, 결국 더 큰 죄를 짓고 영원한 고통 속에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하늘의 그물은 넓고 넓어서 결코 피할 수 없다는 인과응보의 무서움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하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만약, 심판을 내려야 할 염라대왕이 잘못된 판결을 내린다면 어떻게 될까요? 다음 시간에는 '염라대왕의 잘못된 판결로 벌어진 지옥 대혼란' 편이 방송됩니다. '기재잡기'에 실린 이 흥미진진한 이야기도 기대해 주십시오. 구독과 좋아요로 응원 부탁드립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