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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라대왕의 눈물을 부른 선택

by K sunny 2025.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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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라대왕의 눈물을 부른 선택, 관음보살의 마지막 자비

태그 (2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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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킹멘트 (250자 내외)

"평생을 자식들을 위해 살았던 한 어머니가 저승에 도착했습니다. 하지만 염라대왕은 그녀에게 지옥으로 가라고 명령했습니다. 그때 관음보살이 나타나 염라대왕에게 한 가지 제안을 했는데... 과연 그 제안은 무엇이었을까요? 저승의 법도마저 흔들어놓은 한 어머니의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디스크립션 (300자 내외)

"조선시대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아름다운 전설 이야기입니다. 평생을 남을 위해 살았지만 작은 죄 때문에 지옥으로 가야 했던 한 어머니와, 그녀를 구하기 위해 나선 관음보살의 자비로운 마음이 담긴 이야기입니다. 염라대왕도 감동시킨 놀라운 선택의 순간을 만나보세요. 어르신들께서 좋아하실 감동적인 우리 전통 이야기를 정성스럽게 준비했습니다."

※ 선량한 어머니의 생전 이야기와 갑작스러운 죽음

조선 후기, 한양에서 조금 떨어진 작은 마을에 박씨 부인이라 불리는 여인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스물다섯 살의 젊은 나이에 남편을 잃고 홀로 세 명의 자식을 키워야 했습니다. 큰아들 영수, 둘째 딸 순이, 막내아들 철수였지요. 남편이 세상을 떠난 후, 시어머니는 "과부가 자식 셋을 어떻게 키우겠느냐"며 냉정하게 말했습니다. 하지만 박씨 부인은 굴복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죽을 각오로 키우겠습니다"라고 당당히 대답했지요.
박씨 부인의 하루는 새벽 네 시에 시작되었습니다. 닭이 울기도 전에 일어나 우물에서 물을 길어와 밥을 짓고, 아이들이 일어나기 전에 미리 아침 준비를 마쳤습니다. 겨울이면 방에 불을 지펴 아이들이 따뜻하게 잘 수 있도록 하고, 여름이면 부채질을 해주며 모기를 쫓아주었습니다. 밤늦게까지 일을 해도 새벽이면 어김없이 일어나 아이들 아침상을 차렸습니다. 이웃들은 "저 여자는 정말 철인이 아닌가? 어떻게 저렇게 살 수 있지?"라며 혀를 끌끌 찼습니다.
"어머니, 배고파요." 막내 철수가 투정을 부리면, 박씨 부인은 자신의 밥을 덜어주며 말했습니다. "어머니는 배가 안 고프단다. 철수야 많이 먹어라." 사실 그녀는 하루 종일 일을 해서 몹시 배가 고팠지만, 아이들 앞에서는 절대 내색하지 않았습니다. 때로는 이틀을 굶으면서도 아이들에게는 "어머니는 밥을 많이 먹으면 속이 더부룩해서 조금씩 먹는단다"라고 거짓말을 했습니다. 아이들이 잠든 후에야 혼자 앉아 찬물 한 그릇으로 허기를 달랬습니다.
낮에는 부잣집 빨래를 해주고, 저녁에는 새끼를 꼬아 팔아서 생계를 꾸려갔습니다. 손가락 끝이 갈라지고 허리가 아파도 쉬지 않았습니다. 겨울에는 얼음 같은 냉수에 손을 담그고 빨래를 했고, 여름에는 뜨거운 햇볕 아래서 논일을 도와주었습니다. 아이들이 다른 집 아이들보다 못하게 살면 안 된다는 생각 하나로 버텨냈습니다. 이웃들은 "박씨 부인 참 대단하다, 어떻게 저렇게 살 수 있지?"라며 혀를 찼지만, 정작 도와주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렇게 십 년이 흘렀습니다. 큰아들 영수가 열다섯이 되던 해, 마을에 전염병이 돌았습니다. 여러 집에서 사람이 죽어나가는 끔찍한 상황이었습니다. 하루에 서너 명씩 목숨을 잃는 날도 있었고, 온 마을이 공포에 떨었습니다. 박씨 부인은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더욱 정성을 다했습니다. 산에 올라가 약초를 구해다 달여주고, 밤새도록 간병했습니다. 자신이 잠들면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 봐 한 달 동안 제대로 잠을 자지 못했습니다.
"어머니, 괜찮으세요?" 순이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습니다. 박씨 부인의 얼굴이 많이 야위어 보였기 때문입니다. 박씨 부인은 기침을 참으며 대답했습니다. "괜찮단다. 어머니는 튼튼하니까 걱정 마라." 하지만 그녀의 얼굴은 이미 창백했고, 몸은 열로 달아올랐습니다. 다행히 세 아이 모두 무사했지만, 정작 박씨 부인 자신이 병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며칠 후, 박씨 부인의 병은 더욱 심해졌습니다. 기침이 멈추지 않았고, 밥도 제대로 넘어가지 않았습니다. 이웃들이 의원을 불러야 한다고 했지만, 의원을 부를 돈이 없었습니다. 영수가 "어머니, 제가 품팔이라도 해서 돈을 구해오겠어요"라고 했지만, 박씨 부인은 고개를 저었습니다. "괜찮다, 어머니는 곧 나을 거야." 그녀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아이들 걱정만 했습니다. "영수야, 네가 이제 가장이다. 동생들 잘 돌봐라." "순이야, 철수 밥 잘 챙겨주고, 밤에 이불 잘 덮어주어라." "철수야, 형 누나 말 잘 들어야 한다."
그렇게 박씨 부인은 마흔두 살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임종 순간에도 그녀의 마지막 말은 "아이들... 아이들이 추위에 떨지 않게... 배고프지 않게..." 이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모두 눈물을 흘리며 말했습니다. "저런 착한 사람이 왜 이렇게 일찍 가셔야 하나..." "평생 남을 위해서만 사신 분인데..." "하늘이 무심하다, 정말 무심해..." 장례식 날, 온 마을 사람들이 모여 그녀를 배웅했고, 모두들 "저분은 분명 극락에 가실 거야"라고 말했습니다.

※ 저승 도착과 염라대왕의 판결

박씨 부인이 눈을 떴을 때, 그곳은 이승이 아니었습니다. 거대한 궁궐 같은 건물이 우뚝 솟아 있고, 그 높이는 구름을 뚫을 듯했습니다. 건물 앞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어떤 이는 떨고 있었고, 어떤 이는 울고 있었으며, 어떤 이는 아직도 자신이 죽었다는 것을 믿지 못하는 듯 했습니다. 공기는 무겁고 음산했으며, 어디선가 신음소리와 우는 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왔습니다.
"여기가... 어디지?" 박씨 부인이 당황하며 중얼거리자, 옆에 서 있던 나이 든 남자가 말했습니다. "저승입니다. 염라대왕님께서 우리의 생전 행적을 심판하시는 곳이지요. 저도 방금 전에 도착했는데, 벌써 하루째 기다리고 있어요." 그 남자의 얼굴에는 깊은 근심이 서려 있었습니다. "생전에 너무 욕심이 많았나 봅니다. 염라대왕님께서 뭐라고 하실지..." 그의 옆에 서 있던 젊은 여자도 한숨을 쉬며 말했습니다. "저는 시어머니를 제대로 모시지 못했어요. 어떻게 될지..."
저 멀리 저승사자들이 죄인들을 끌고 가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검은 옷을 입은 사자들이 무표정한 얼굴로 사람들을 이끌고 가면, 그 뒤로는 절규와 탄식이 뒤따랐습니다. 어떤 이는 "살려주세요!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세요!"라며 울부짖으며 용서를 빌었고, 어떤 이는 체념한 듯 고개를 떨구고 묵묵히 따라갔습니다. 박씨 부인은 무서웠지만, 자신은 평생 나쁜 일을 하지 않았다는 생각에 조금 안심했습니다. '나는 평생 남을 해친 적이 없고, 오히려 도움만 주고 살았으니 분명 극락으로 갈 수 있을 거야.'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드디어 박씨 부인의 차례가 되었습니다. 거대한 법당에 들어서자, 그 웅장함에 압도당할 뻔했습니다. 천장은 보이지 않을 만큼 높았고, 양쪽 벽에는 무수히 많은 부처님과 보살님들의 상이 모셔져 있었습니다. 법당 가장 높은 자리에는 위엄 있는 모습의 염라대왕이 앉아 있었습니다. 그의 얼굴은 자비롭기도 하고 엄중하기도 했으며, 그 눈빛 하나만으로도 사람의 마음 속 깊은 곳까지 꿰뚫어 보는 듯했습니다.
염라대왕의 앞에는 거대한 거울 같은 것이 있었는데, 그 속에서 박씨 부인의 일생이 모두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죽는 순간까지, 그 모든 순간들이 마치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보였습니다. 남편과 처음 만났던 날, 첫 아이를 낳던 날, 남편이 세상을 떠나던 슬픈 날, 그리고 아이들을 키우며 고생했던 모든 날들이 차례대로 지나갔습니다.
"박씨 부인이로다." 염라대왕의 목소리가 법당에 울려 퍼졌습니다. 그 목소리는 천둥처럼 웅장했지만 한편으로는 따뜻함이 느껴졌습니다. "네 일생을 살펴보니, 참으로 기특하구나. 자식들을 위해 희생하고, 이웃을 도우며, 평생 선량하게 살았도다. 굶주린 이웃에게 밥을 나누어주고, 아픈 사람을 돌보고, 혼자된 노인을 챙기고... 참으로 아름다운 삶이었도다."
박씨 부인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이제 극락으로 갈 수 있겠구나. 아이들도 저승에서 지켜볼 수 있겠구나.' 하지만 염라대왕의 다음 말은 예상과 전혀 달랐습니다.
"하지만..." 염라대왕의 표정이 엄숙해졌습니다. 법당 안의 공기가 순식간에 무거워졌습니다. "네게는 한 가지 지을 수 없는 죄가 있다. 너는 생전에 김부자 집 과일을 훔쳐 먹은 적이 있지 않느냐?" 거울 속에 그 순간이 선명하게 나타났습니다. 추운 겨울밤, 담장을 넘어 사과나무에서 사과 하나를 따는 박씨 부인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박씨 부인의 얼굴이 순식간에 하얗게 변했습니다. 그녀는 그 일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막내 철수가 심하게 아팠던 어느 겨울날이었습니다. 사흘째 열이 내리지 않아 아이가 "어머니, 사과... 사과가 먹고 싶어요"라고 간신히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사과 한 개를 살 돈도 없었습니다. 온 마을을 돌아다녔지만 돈을 빌려줄 사람도 없었고, 절망에 빠진 그녀는 마지막 수단으로 김부자 집 담을 넘어 사과 한 개를 따서 아들에게 주었던 것입니다.
"그... 그것은... 아이가 너무 아파서..." 박씨 부인이 떨리는 목소리로 변명하려 했지만, 염라대왕이 엄한 손짓으로 막았습니다. "변명은 필요 없다. 아무리 좋은 이유가 있어도 도둑질은 도둑질이다. 법은 법이니라. 한 번의 예외가 무수한 예외를 낳는 법이다." 염라대왕의 판결이 엄중하게 내려졌습니다. "박씨 부인, 너는 지옥으로 가서 죄를 씻어야 한다."
법당 안이 술렁거렸습니다. 저승사자들도 당황한 듯 서로를 바라보았습니다. 평생을 착하게 산 사람이 사과 한 개 때문에 지옥으로 간다니, 너무 가혹한 처사 같았습니다. 어떤 사자는 "이게 맞나?" 하고 작게 중얼거렸고, 다른 사자는 고개를 저으며 안타까워했습니다. 박씨 부인은 무릎이 꺾여 주저앉으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아이들... 내 아이들은 어떻게 되나요? 누가 돌봐줄까요?"

※ 관음보살의 등장과 특별한 제안

그때였습니다. 법당에 갑자기 환한 빛이 비치더니, 구름을 타고 자비로운 미소를 띤 관음보살이 나타났습니다. 그녀의 모습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웠습니다. 하얀 옷자락은 바람에 살랑거렸고, 손에는 감로수가 담긴 정병을 들고 있었습니다. 머리 위에는 천상의 빛으로 이루어진 후광이 빛나고 있었고, 그 얼굴에는 모든 중생을 향한 무한한 자비가 서려 있었습니다. 그녀의 등장에 법당 안 모든 이들이 숨을 죽였습니다. 관음보살의 자비로운 기운이 법당 전체를 감쌌고, 그 순간 모든 이들의 마음이 평온해졌습니다. 심지어 지옥에서 들려오던 신음소리마저 잠시 멈췄습니다.
"염라대왕님." 관음보살이 부드럽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이 여인의 사정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시면 어떨까요? 법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자비가 더 큰 법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여인의 마음을 보십시오. 그 작은 행동 뒤에 숨겨진 진실한 사랑을 보십시오." 관음보살이 손을 들자, 거울 속에 그날 밤의 진실이 더 자세히 나타났습니다. 박씨 부인이 사과를 따기 전, 얼마나 오랫동안 망설였는지, 그리고 사과를 따고 난 후 얼마나 자책했는지가 모두 드러났습니다.
거울 속에서 그날 밤의 상황이 생생하게 펼쳐졌습니다. 박씨 부인은 김부자 집 담장 앞에서 한 시간이 넘게 서성였습니다. "이러면 안 돼, 이건 도둑질이야." 하고 돌아서다가도, 집에서 들려오는 아이의 신음소리를 떠올리며 다시 담장 앞으로 왔습니다. 그렇게 몇 번을 반복한 끝에, 결국 아이를 위해 담장을 넘었던 것입니다. 사과를 딴 후에도 그녀는 한동안 울었습니다. "김부자님, 죄송합니다. 나중에 꼭 갚겠습니다."라고 중얼거리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염라대왕이 관음보살을 보며 깍듯이 고개를 숙였습니다. "보살님의 말씀을 모르는 것은 아닙니다. 저 또한 이 여인이 불쌍하고, 그 마음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저승의 법은 엄격해야 합니다. 한 번 예외를 둔다면 질서가 무너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선악의 구분이 흐려질 것입니다. 법 앞에서는 모든 이가 평등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미 수많은 영혼들이 작은 죄로 지옥에서 고통받고 있는데, 이 여인만 예외로 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관음보살이 잠시 침묵했습니다. 그녀의 눈에는 깊은 고민이 서려 있었습니다. 법도 중요하고, 질서도 중요하지만, 눈앞의 이 선량한 어머니가 지옥의 고통을 받는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그녀는 박씨 부인의 일생을 다시 한 번 살펴보았습니다. 평생을 남을 위해 살았던 그 아름다운 삶, 그리고 마지막 순간의 작은 실수... 잠시 후, 관음보살이 놀라운 제안을 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것은 어떨까요?" 관음보살의 목소리에는 확고한 의지가 담겨 있었습니다. "제가 이 여인 대신 그 죄를 짊어지겠습니다. 사과 한 개를 훔친 죄, 그 업보를 제가 받겠습니다. 그렇게 하면 법도 지켜지고, 이 선량한 어머니도 구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죄는 반드시 갚아져야 한다면, 제가 그 대가를 치르겠습니다."
법당이 순식간에 술렁거렸습니다. 이런 일은 저승 역사상 전례가 없는 일이었습니다. 관음보살이 남의 죄를 대신 짊어지겠다니, 어떤 저승사자는 "이럴 수가..."라고 중얼거렸고, 어떤 이는 "보살님께서 무슨 죄가 있어서..."라며 안타까워했습니다. 염라대왕조차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수천 년간 저승을 다스리면서도 이런 일은 처음이었습니다.
"보살님, 그럴 수는 없습니다. 보살님께서 무슨 죄가 있어서 남의 업보를 받으시겠습니까?" 염라대왕이 간곡히 만류했습니다. "더욱이 보살님은 모든 중생을 구제하는 역할을 맡고 계시지 않습니까? 보살님께서 죄를 짊어지신다면 그것이야말로 천리에 어긋나는 일입니다."
"저는 중생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존재합니다." 관음보살이 박씨 부인을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이 여인이 지옥의 고통을 받는다면, 그것 또한 제가 감당해야 할 몫입니다. 이 어머니의 마음, 자식을 위한 사랑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입니다. 그 사랑 때문에 저지른 작은 실수가 어떻게 큰 죄가 될 수 있겠습니까?" 관음보살의 음성에는 모든 어머니에 대한 깊은 이해와 연민이 담겨 있었습니다.
박씨 부인은 관음보살의 발밑에 엎드려 울었습니다. "보살님, 그럴 수는 없습니다. 제가 지은 죄는 제가 받겠습니다. 어떻게 보살님께서 저 같은 죄인을 위해 고통을 받으실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관음보살은 자애로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습니다. "일어나십시오, 어머니. 당신의 평생을 보니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그 하나의 실수로 평생의 공덕이 무너져서는 안 됩니다." 관음보살이 박씨 부인의 손을 잡아 일으키며 말했습니다. "당신은 이미 충분히 많은 사랑을 베풀었습니다. 이제는 사랑을 받을 차례입니다."

※ 어머니의 과거 회상과 작은 죄의 진실

염라대왕이 깊은 고민에 빠졌을 때, 관음보살이 다시 한 번 거울을 향해 손을 들었습니다. "대왕님, 이 어머니의 삶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한 번 보시기 바랍니다. 특히 그 사과를 따던 그날의 전후 상황을 자세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거울 속에 박씨 부인의 삶이 더욱 자세하게 펼쳐지기 시작했습니다.
그해 겨울은 유난히 추웠습니다. 온 마을에 전염병이 돌아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고, 박씨 부인의 막내 철수도 그 병에 걸렸습니다. 사흘째 열이 내리지 않아 아이는 거의 의식을 잃을 지경이었습니다. 박씨 부인은 밤낮으로 아이를 돌봤지만 상황은 점점 나빠졌습니다. 마을의 한의원이 말했습니다. "이 아이에게는 신선한 과일이 필요합니다. 특히 사과 같은 것이 있으면 좋겠는데..." 하지만 한겨울에 사과를 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박씨 부인은 온 마을을 돌아다니며 사과를 구하려 했습니다. 시장에서는 "겨울 사과는 매우 비싸니 은전 다섯 냥은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한 냥도 없었습니다. 부잣집들을 찾아가 "아이가 죽어가니 사과 하나만 주십시오"라고 빌었지만, 대부분 문전박대를 당했습니다. "거지 같은 것이 무슨 사과냐. 썩 꺼져라!" 심지어 어떤 집에서는 개를 풀어 쫓아내기까지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찾아간 곳이 김부자의 집이었습니다. 김부자는 마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으로, 커다란 사과나무를 여러 그루 키우고 있었습니다. 박씨 부인은 무릎을 꿇고 애원했습니다. "나리, 제발 사과 하나만 주십시오. 아이가 죽어갑니다. 나중에 꼭 갚겠습니다." 하지만 김부자는 코웃음을 쳤습니다. "네가 무엇으로 갚겠다는 거냐? 과부 주제에 주제도 모르고... 내 사과 한 개가 얼마나 귀한 줄 아느냐?"
그날 밤, 박씨 부인은 집으로 돌아와 죽어가는 아이를 바라보았습니다. 철수는 입술이 바짝 마르고 숨도 가쁘게 쉬고 있었습니다. "어머니... 사과... 사과가 먹고 싶어요..."라고 간신히 속삭였습니다. 그 순간 박씨 부인의 마음이 무너졌습니다. 평생 남의 것에 손대지 않고 살았지만, 아이의 목숨 앞에서는 모든 것이 무의미했습니다.
한밤중, 박씨 부인은 김부자 집으로 향했습니다. 담장 앞에서 두 시간을 서성였습니다. "이러면 안 돼, 이건 도둑질이야." 하고 돌아서다가도, 집에서 들려오는 아이의 신음소리를 떠올리며 다시 담장 앞으로 왔습니다. 그렇게 십여 차례를 반복한 끝에, 마침내 담장을 넘었습니다. 떨리는 손으로 사과 하나를 땄을 때, 그녀의 얼굴에는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김부자님, 정말 죄송합니다. 아이 목숨을 구하기 위해서입니다. 나중에 반드시 갚겠습니다."
사과를 따고 나서도 그녀는 한동안 그 자리에 서 있었습니다. 평생 처음으로 남의 것을 훔쳤다는 죄책감에 온몸이 떨렸습니다. 하지만 집에 돌아와 아이에게 사과를 먹여주자, 철수의 얼굴에 조금씩 생기가 돌기 시작했습니다. 며칠 후 아이는 완전히 회복되었습니다. 그후 박씨 부인은 김부자에게 사과값을 갚기 위해 더욱 열심히 일했지만, 그러기도 전에 자신이 세상을 떠나게 된 것입니다.
염라대왕과 모든 저승사자들이 이 장면을 보며 숙연해졌습니다. 단순한 도둑질이 아니라, 어머니의 절절한 사랑이 만들어낸 불가피한 선택이었던 것입니다.

※ 관음보살의 놀라운 선택과 희생

관음보살이 염라대왕을 향해 다시 한 번 깊이 고개를 숙였습니다. "대왕님, 이제 이 어머니의 진실한 마음을 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법이 법이라면, 제가 그 죄를 대신 지겠습니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흔들림이 없었습니다. 법당 안 모든 이들이 관음보살의 숭고한 결심에 경외감을 느꼈습니다.
"보살님, 정말로 그러실 생각이십니까?" 염라대왕이 마지막으로 한 번 더 확인했습니다. "남의 죄를 대신 짊어진다는 것은 보살님께서도 그 업보의 고통을 받으신다는 뜻입니다. 설령 작은 죄라 할지라도, 그 고통은 고통입니다."
관음보살이 환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대왕님, 저는 모든 중생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이 세상에 존재합니다. 한 어머니의 고통을 외면한다면, 제가 무슨 보살이겠습니까? 더욱이 이 여인의 마음속에는 오직 자식에 대한 사랑만 있었을 뿐입니다." 그녀가 손을 들자, 갑자기 법당에 따뜻한 빛이 퍼졌습니다.
"하지만 이것만은 말씀드리겠습니다." 관음보살이 염라대왕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저는 이 여인의 죄를 대신 짊어지는 것이 아니라, 제 자신의 업보를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남의 고통을 외면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죄가 아니겠습니까? 따라서 저는 죄를 대신 받는 것이 아니라, 제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것뿐입니다."
염라대왕이 깊은 감명을 받으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보살님의 자비로운 마음, 참으로 경이롭습니다. 하지만 그렇다면 박씨 부인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그녀에게는 여전히 그 죄가 남아있지 않겠습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관음보살이 박씨 부인을 향해 손을 내밀었습니다. "이 어머니는 이미 그 죄를 충분히 참회했습니다. 사과를 따던 그 순간부터 죽는 날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자책하며 살았습니다. 진정한 참회란 이런 것이 아니겠습니까? 더욱이 그 행동의 동기는 순수한 모성애였습니다."
그때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관음보살의 몸에서 갑자기 어둠이 스며들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은 박씨 부인이 지은 죄의 업보가 관음보살에게로 옮겨가는 과정이었습니다. 관음보살의 얼굴에 고통의 빛이 스쳤지만, 그녀는 미소를 잃지 않았습니다.
"아, 보살님!" 박씨 부인이 울부짖으며 관음보살의 발밑에 엎드렸습니다. "제발 그만하십시오! 제가 지은 죄는 제가 받겠습니다!" 하지만 관음보살은 부드럽게 고개를 저었습니다.
"어머니, 이것이 제가 선택한 길입니다. 당신의 평생을 보니, 당신은 이미 충분히 고통받으셨습니다. 홀로 세 아이를 키우며 겪은 그 모든 고난이 어찌 작은 업보가 아니겠습니까?" 관음보살의 목소리는 여전히 따뜻했습니다. "이제 당신은 평안히 쉬십시오. 당신의 아이들도 잘 자랄 것입니다."
관음보살의 몸에서 어둠이 완전히 스며들자, 그녀의 후광이 잠시 흐려졌습니다. 하지만 곧 다시 밝은 빛이 되돌아왔습니다. 그 순간 법당 안 모든 이들이 깨달았습니다. 진정한 자비란 자신의 고통을 마다하지 않는 것이며, 진정한 사랑란 희생을 통해 완성되는 것임을...
염라대왕이 깊은 감동에 잠겨 한참을 말이 없었습니다. 수천 년간 수많은 영혼들을 심판해왔지만, 이런 숭고한 희생을 본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그의 눈에도 눈물이 고였습니다.

※ 염라대왕의 감동과 최종 판결

오랜 침묵 끝에 염라대왕이 천천히 입을 열었습니다. "관음보살님의 숭고한 희생을 보니, 이 염라대왕도 깊이 깨닫는 바가 있습니다." 그의 목소리에는 전에 없던 감정이 묻어났습니다. "법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큰 것이 자비와 사랑임을 오늘 다시 한 번 배웠습니다."
염라대왕이 자리에서 일어나 관음보살과 박씨 부인 앞으로 걸어왔습니다. 이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습니다. 보통 염라대왕은 높은 자리에서 판결을 내렸지만, 이번만큼은 달랐습니다. "보살님, 그리고 박씨 부인, 두 분이 보여준 진정한 사랑 앞에서 이 염라대왕도 겸허해집니다."
"보살님께서 이미 그 업보를 짊어지셨으니, 법적으로는 박씨 부인의 죄가 사라진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염라대왕이 박씨 부인을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박씨 부인, 당신의 평생을 다시 살펴보니, 당신이 베푼 선행이 그 작은 실수보다 천 배, 만 배 더 큽니다."
거울 속에 박씨 부인이 평생 베푼 선행들이 다시 펼쳐졌습니다. 굶주린 이웃에게 자신의 마지막 밥을 나눠준 일, 몸져누운 노인을 돌봐준 일, 길잃은 아이를 집까지 데려다 준 일, 추위에 떠는 거지에게 자신의 옷을 벗어준 일... 그 모든 것들이 빛나는 구슬처럼 하나하나 나타났습니다.
"이런 선행들 앞에서 사과 하나를 훔친 일이 무슨 큰 죄가 되겠습니까?" 염라대왕이 감동스러운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더욱이 그 동기가 자식을 살리려는 모성애였으니, 이는 죄가 아니라 오히려 칭찬받을 일입니다."
염라대왕이 박씨 부인에게 다가가 그녀의 손을 잡았습니다. "박씨 부인, 당신은 지옥이 아니라 극락으로 가십시오. 아니, 극락보다 더 좋은 곳으로 가십시오. 당신과 같은 어머니야말로 모든 중생의 스승입니다." 그 순간 박씨 부인의 몸에서 찬란한 빛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관음보살이 기쁜 미소를 지으며 말했습니다. "대왕님의 판결, 참으로 지혜롭습니다. 진정한 정의란 법조문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진실을 보는 것이니까요."
염라대왕이 고개를 끄덕이며 최종 판결을 내렸습니다. "박씨 부인은 극락정토로 가서 영원한 평안을 누리도록 하라. 그리고 언젠가 다시 태어날 때는 부귀영화를 누리며 행복하게 살도록 하라." 그의 말이 끝나자 법당에 천상의 음악이 울려 퍼졌습니다.
박씨 부인이 눈물을 흘리며 관음보살과 염라대왕에게 깊이 절했습니다. "보살님, 대왕님의 큰 은혜,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제 아이들도 잘 부탁드립니다."
"걱정 마십시오." 관음보살이 따뜻하게 말했습니다. "당신의 아이들은 훌륭하게 자랄 것이고, 당신의 사랑은 대대손손 이어질 것입니다."
마침내 박씨 부인이 찬란한 빛에 싸여 극락정토로 향했습니다. 그녀의 모습이 사라진 후에도 법당에는 따뜻한 여운이 오랫동안 남아있었습니다. 염라대왕과 관음보살, 그리고 모든 저승사자들이 진정한 사랑의 위대함을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날 이후 저승의 판결에는 법뿐만 아니라 사랑과 자비도 함께 고려되기 시작했습니다. 염라대왕도 이렇게 말했습니다. "법은 질서를 위한 것이지만, 사랑은 생명을 위한 것이다. 때로는 사랑이 법보다 더 큰 정의가 될 수 있음을 오늘 배웠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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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오늘 들려드린 이야기는 어떠셨나요? 평생을 남을 위해 살았던 한 어머니와, 그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 기꺼이 희생한 관음보살의 이야기였습니다. 때로는 법보다 더 큰 것이 사랑이고, 정의보다 더 소중한 것이 자비라는 교훈을 담고 있지요. 우리 모두의 어머니들이 보여주신 그 무조건적인 사랑, 그리고 그 사랑을 이해하고 품어주는 따뜻한 마음이야말로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힘이 아닐까요? 다음 시간에는 염라대왕의 새로운 고민을 다룬 "염라대왕의 고민: 인간이 되고 싶다"라는 드라마틱한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구독과 좋아요, 알림설정까지 부탁드리며, 오늘도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따뜻한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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