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염라대왕을 감동시킨 선비!

by K sunny 2025. 12. 3.
반응형

염라대왕을 감동시킨 선비! , 죽어서 알게 된 아내의 불륜 『청구야담』

태그 (20개)

#조선야담, #청구야담, #전설의고향, #수면동영상, #잠잘때듣는이야기, #오디오드라마, #저승재판, #염라대왕, #업경대, #인생2회차, #부부금슬, #외도, #불륜, #용서, #복수, #권선징악, #해피엔딩, #힐링스토리, #마음공부, #기적
조선야담, 청구야담, 전설의고향, 수면동영상, 잠잘때듣는이야기, 오디오드라마, 저승재판, 염라대왕, 업경대, 인생2회차, 부부금슬, 외도, 불륜, 용서, 복수, 권선징악, 해피엔딩, 힐링스토리, 마음공부, 기적

 

 

https://youtu.be/z-u7AkJIXmg

 

후킹 멘트 (300자 내외)

"죽어서 저승에 갔더니, 내 아내가 딴 사내와 뒹구는 영상이 나오고 있다면?" 억울하게 요절한 선비 김정수. 염라대왕 앞 '업경대'에서 자신의 평생을 돌아보던 중, 믿었던 아내가 내연남과 밀회를 즐기는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하게 됩니다. 분노로 치를 떠는 그에게 염라대왕이 묻습니다. "저 여인을 당장 지옥불에 처넣어 주랴?" 하지만 김 선비는 뜻밖의 대답으로 저승을 발칵 뒤집어 놓는데... 복수 대신 아내의 업보를 자신이 짊어지겠다고 나선 바보 같은 사내! 과연 이 부부의 운명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디스크립션 (300자 내외)

부부란 무엇일까요? 평생을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했을 때,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조선시대 야담집 《청구야담》의 기이한 이야기를 모티브로, 저승에서 아내의 부정을 목격한 남편의 기막힌 사연을 준비했습니다. 보통이라면 피 튀기는 복수극이 펼쳐지겠지만, 주인공 김 선비는 '용서'라는 가장 어려운 길을 택합니다. 염라대왕의 마음마저 움직여 다시 이승으로 돌아온 그가 파탄 난 가정을 어떻게 천국으로 바꾸어 놓는지, 오늘 밤 그 감동적인 기적을 만나보세요.

※ 금슬 좋기로 소문난 잉꼬부부 김 선비.

자, 오늘 들려드릴 이야기는 한양 도성 안에서도 잉꼬부부라고 소문이 자자했던 어느 선비의 기가 막힌 사연입니다. 주인공은 남산골에 사는 서생 '김정수'라는 분이었지요. 김 선비는 비록 벼슬길에는 오르지 못했으나, 글 읽기를 좋아하고 심성이 비단결처럼 고와 동네 사람들의 칭송이 자자했습니다. 하지만 그가 유명한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으니, 바로 아내 '월향'을 향한 지극한 사랑 때문이었습니다.
월향 또한 동네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미인인 데다, 남편을 섬기는 모습이 어찌나 다소곳하고 헌신적인지 사람들은 두 사람을 두고 '견우와 직녀가 환생했다'며 부러워하곤 했습니다. 김 선비는 어디 맛있는 떡이라도 하나 생기면 품에 넣어와 아내 입에 넣어주기 바빴고, 월향 역시 남편의 그림자도 밟지 않을 정도로 깍듯하게 모셨지요.

그러던 어느 해 늦가을, 한양 바닥에 무시무시한 돌림병(역병)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건강하던 장정들도 하루아침에 픽픽 쓰러져 나가는 흉흉한 시절이었지요. 불행은 예고도 없이, 가장 행복한 집에 먼저 찾아오는 법인가 봅니다. 평소 몸이 좀 약했던 김 선비가 그만 덜컥 그 몹쓸 병에 걸리고 만 것입니다. 고열이 펄펄 끓고 기침을 토할 때마다 피가 섞여 나왔습니다.
"부인... 내가 아무래도 이번 고비는 넘기기 힘들 것 같소. 미안하오. 당신을 혼자 두고 어찌 눈을 감을꼬..."
김 선비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아내의 손을 꼭 잡았습니다. 월향은 대성통곡을 하며 매달렸지요.
"서방님! 그런 약한 소리 마십시오! 제가 의원을 불러오고 약을 달여 올 테니 정신 차리셔야 합니다! 저를 두고 가시면 저는 어찌 살라고 이러십니까!"
아내의 눈물에 김 선비는 가슴이 미어지는 듯했습니다. '내가 죽으면 저 고운 사람이 홀로 이 험한 세상을 어찌 살아갈까...' 육신의 고통보다 아내를 두고 떠나는 마음의 고통이 더 컸습니다.

하지만 운명은 야속했습니다. 며칠을 시름시름 앓던 김 선비는 결국 어느 칠흑같이 어두운 밤, 아내의 이름을 부르다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숨이 끊어지자마자, 방문이 스르르 열리더니 검은 도포를 입고 갓을 쓴 저승차사 셋이 들이닥쳤습니다. 그들의 얼굴은 창백했고, 눈빛에는 생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지요.
"김정수, 금년 나이 서른둘. 수명이 다했다. 가자."
저승차사가 쇠사슬을 던져 김 선비의 영혼을 묶었습니다. 김 선비는 영혼이 되어 자신의 시신을 내려다보았습니다. 아내 월향이 자신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아이고, 서방님! 저도 데려가세요!" 하며 오열하고 있었습니다.
"차사님! 잠시만요! 제 아내가 저리 슬피 우는데, 마지막 작별 인사라도 하게 해주십시오! 이대로는 발길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김 선비가 애원했지만, 차사들은 냉정했습니다.
"이승의 인연은 숨이 끊어지는 순간 끝난 것이다. 미련을 두면 구천을 떠도는 귀신밖에 더 되겠느냐. 어서 가자!"

차사들에게 이끌려 대문 밖을 나서는데, 김 선비는 자꾸만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여보... 부디 강건하게 사시오. 내 죽어서라도 당신을 지켜주리다. 나 같은 놈 만나 고생만 하다가, 과부 신세가 되었구려... 불쌍한 내 아내...'
그는 자신이 죽은 억울함보다, 홀로 남겨진 아내 걱정에 피눈물을 흘렸습니다. 어두컴컴한 황천길을 걸으면서도, 거센 물살이 휘몰아치는 삼도천을 건너면서도, 그의 머릿속에는 오직 아내 '월향'의 얼굴뿐이었습니다. 그렇게 지극한 사랑을 품고, 김 선비는 저승의 문턱을 넘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꿈에도 몰랐습니다. 그토록 애틋했던 아내의 눈물 뒤에 감춰진 충격적인 비밀이, 저승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지요.

※ 황천길을 건너 염라대왕 앞에 선 김 선비.

김 선비가 도착한 곳은 저승의 최고 법정, '명부전(冥府殿)'이었습니다. 그곳은 이승의 관아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거대하고 웅장했습니다. 하늘을 찌를 듯한 검은 기둥들이 늘어서 있고, 바닥에는 붉은 안개가 자욱하게 깔려 있었지요. 그리고 정면의 높은 단상 위에는 저승을 다스리는 왕, 염라대왕이 호랑이 같은 눈을 부릅뜨고 앉아 있었습니다. 그의 양옆으로는 판관들과 지옥의 옥졸들이 도열해 있어, 숨소리조차 크게 낼 수 없는 엄숙한 분위기였습니다.

"죄인 김정수, 대령했습니다!"
저승차사의 외침에 김 선비는 넙죽 엎드려 절을 올렸습니다.
"네 이놈! 너는 젊은 나이에 요절하여 부모보다 먼저 갔으니 불효죄가 크고, 이승에 미련을 버리지 못해 질척거렸으니 그 또한 죄다!"
염라대왕의 불호령이 떨어지자 김 선비는 바들바들 떨었습니다.
"대왕님, 억울합니다. 불효를 저지른 것은 송구하오나, 홀로 남을 아내가 불쌍하여 차마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부디 저의 갸륵한 부부애를 참작하여 주십시오."

염라대왕은 콧방귀를 뀌었습니다.
"흥, 부부애? 네가 생각하는 그 사랑이 과연 진실일까? 인간들이란 겉과 속이 달라서, 죽고 나면 다 들통나는 법이지. 여봐라! 저놈 앞에 '업경대(業鏡臺)'를 대령하라!"
염라대왕의 명이 떨어지자, 도깨비들이 끙끙거리며 거대한 거울 하나를 밀고 들어왔습니다. 그것은 죽은 자의 생전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업(業)의 거울'이었습니다.
"이 거울은 네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의 모든 행적을 비춘다. 네가 몰랐던 진실까지도 보여주지. 자, 네놈이 얼마나 훌륭하게 살았는지 한번 보자꾸나."

업경대가 윙윙거리며 빛을 내뿜더니, 김 선비의 지난날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갔습니다. 어린 시절 서당에서 글을 읽던 모습, 과거 시험에 낙방하고 술을 마시던 모습, 그리고 아내 월향을 만나 혼례를 치르던 행복한 모습들이 비쳤습니다.
"보아라. 네 놈은 평생 책만 읽었지, 재산을 모으거나 남을 돕는 덕행은 부족했구나. 허나, 아내를 아끼는 마음 하나는 지극했음이 보인다."
화면 속에서 김 선비는 아내가 아플 때 밤새 간호하고, 맛있는 것이 생기면 아내에게 먼저 주는 팔불출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김 선비는 그 장면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그래, 내 비록 벼슬은 못 했어도 아내 사랑 하나만큼은 하늘을 우러러 부끄럼이 없다.'

그런데, 갑자기 업경대의 화면이 붉게 변하며 지직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어? 이게 무슨 조화냐? 판관아, 거울이 고장 난 게냐?"
염라대왕이 묻자 판관이 당황하며 대답했습니다.
"아닙니다, 대왕님. 김정수가 죽기 직전, 그가 모르고 있었던 '숨겨진 업보'가 재생되는 것입니다. 김정수의 운명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사건이지요."
"숨겨진 업보라? 재미있구나. 계속 틀어라."

김 선비는 의아해하며 거울을 쳐다보았습니다. 자신이 모르는 업보라니? 화면에는 김 선비가 돌림병으로 앓아누워 있던 며칠 전의 상황이 나타났습니다. 화면 속 김 선비는 고열에 시달리며 잠들어 있었고, 아내 월향이 수건으로 땀을 닦아주고 있었습니다. 여기까지는 평범한 간병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런데, 잠시 후 화면 속의 월향이 주위를 두리번거리더니, 장롱 깊숙한 곳에서 분을 꺼내 바르고 연지곤지를 찍는 게 아니겠습니까? 남편이 사경을 헤매는데 꽃단장을 하는 아내의 모습. 김 선비는 눈을 의심했습니다.
'아니, 부인이 왜 저러지? 의원에게 가려는 것인가?'
하지만 월향은 대문 밖으로 나가는 대신, 뒷문을 살짝 열어 누군가를 안으로 들이는 것이었습니다. 삿갓을 쓴 사내 하나가 도둑고양이처럼 방으로 들어왔습니다. 김 선비의 심장이 쿵쿵 뛰기 시작했습니다.
'저... 저 놈은 누구냐? 설마...'
저승의 법정 안에 긴장감이 감돌았습니다. 업경대 속에서 벌어지는 일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으니까요.

※ 업경대에 비친 충격적인 진실.

명부전의 모든 눈과 귀가 업경대에 쏠렸습니다. 화면 속, 김 선비가 누워 있는 바로 옆방, 병풍 하나를 사이에 두고 아내 월향과 낯선 사내가 마주 앉았습니다. 그 사내는 다름 아닌 이웃집에 사는 홀아비 박 서방이었습니다. 평소 김 선비에게 "형님, 형님" 하며 싹싹하게 굴던, 믿었던 이웃이었지요.

박 서방이 월향의 손을 덥석 잡으며 속삭였습니다.
"부인, 저 샌님은 아직 안 죽었소? 오늘내일한다더니 꽤 질기구려."
그 말을 들은 월향의 입에서 나온 대답은 김 선비의 영혼을 산산조각 내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러게 말이에요. 어차피 죽을 목숨, 빨리 가면 서로 편할 텐데... 약을 쓴다고 썼는데도 숨이 붙어 있으니 답답해 죽겠어요."
김 선비는 비명을 질렀습니다.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내 아내가 저런 말을 할 리가 없어! 저건 조작이다! 귀신이 나를 홀리는 것이다!"
하지만 업경대는 냉정하게 진실만을 보여주었습니다. 화면 속 월향은 박 서방의 품에 안겨 교태를 부리고 있었습니다.
"서방님, 조금만 참으세요. 저이가 가면, 이 집이랑 논밭은 다 팔아서 서방님과 멀리 떠나 살 거예요. 지긋지긋한 병수발도 이제 끝이라고요."
"흐흐, 역시 자기는 내 복덩어리야. 그날을 위해 내가 미리 준비해 둔 독... 아니, 약이 좀 더 있는데 써보겠소?"

두 남녀는 병들어 누워있는 남편을 바로 옆방에 두고, 희희낙락하며 미래를 꿈꾸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김 선비가 고통스러워 신음 소리를 내자, 월향은 짜증스러운 얼굴로 방문을 쾅 닫아버리고는 박 서방과 술잔을 기울였습니다. 김 선비가 죽기 직전 "여보, 미안하오"라고 유언을 남길 때, 월향이 흘렸던 그 많은 눈물은 슬픔의 눈물이 아니라, '드디어 끝났다'는 안도와 연기의 눈물이었던 것입니다.
"으아아악!"
김 선비는 바닥을 구르며 통곡했습니다.
"내가 속았다! 내가 평생을 속고 살았어! 나는 저 여인을 위해 내 목숨도 아깝지 않다 생각했는데, 저 여인은 내 죽음을 기다리고 있었구나! 심지어 내 친구 놈과 놀아나며 나를 조롱했어!"

그의 몸에서 시퍼런 원한의 불길이 솟아올랐습니다. 배신감은 순식간에 살의(殺意)로 변했습니다.
"죽여버리겠다! 당장 이승으로 가서 저 연놈들을 찢어 죽이고, 나도 지옥으로 가겠다! 대왕님, 저를 보내주십시오! 복수하게 해주십시오!"
김 선비의 분노가 어찌나 큰지 명부전의 기둥이 흔들릴 지경이었습니다.
이를 지켜보던 염라대왕이 혀를 찼습니다.
"쯧쯧, 참으로 독한 년이로구나. 지아비가 죽어가는데 간통도 모자라 독살 모의까지 하다니. 저런 년은 지옥 중에서도 가장 고통스러운 '거해지옥(톱으로 켜는 지옥)'에 보내야 마땅하다."
염라대왕은 김 선비를 내려다보며 물었습니다.
"김정수야, 네 원한이 하늘을 찌르는구나. 내 특별히 네 소원을 들어주마. 지금 당장 저승차사를 보내 저 두 연놈을 잡아올까? 아니면 네가 직접 귀신이 되어 저들을 괴롭히게 해주랴? 네가 원하는 대로 해주마. 저 여인의 죄는 능지처참을 해도 모자라니라."

김 선비는 씩씩거리며 화면을 노려보았습니다. 화면 속에서는 장례를 치르는 척하며 몰래 눈빛을 교환하는 월향과 박 서방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당장이라도 달려가 그들의 목을 조르고 싶었습니다. 복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습니다. 염라대왕도, 판관들도 모두 김 선비가 복수를 택할 것이라 예상하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참을 흐느끼던 김 선비가 갑자기 고개를 들었습니다. 그의 눈빛은 분노로 이글거리고 있었지만, 그 깊은 곳에는 말할 수 없는 슬픔과 고뇌가 서려 있었습니다. 그는 천천히, 아주 천천히 입을 열었습니다.
"대왕님...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과연 배신당한 남편, 김 선비의 선택은 무엇이었을까요?

※ 배신감에 치를 떨던 김 선비.

명부전 안에는 숨 막히는 침묵이 감돌았습니다. 자신의 죽음을 사주하고 내연남과 뒹구는 아내를 본 남편. 누구나 당연히 피 튀기는 복수를 원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염라대왕조차 지옥행 티켓을 끊어주겠다고 제안한 상황이었으니까요. 김 선비는 바닥에 주먹을 꽉 쥐고 있었습니다. 손톱이 살을 파고들 정도로 강하게 쥐었지만,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좌중을 경악하게 만들었습니다.

"대왕님... 저 여인을 벌하지 말아 주십시오."
염라대왕이 귀를 의심하며 물었습니다.
"뭐라? 네놈이 지금 제정신이냐? 저 여인은 너를 배신하고, 네가 죽기만을 기다렸다. 그런데 벌하지 말라니?"
김 선비는 고개를 들어 허공을 응시했습니다. 그의 눈에서는 굵은 눈물방울이 하염없이 쏟아져 내리고 있었지만, 표정만은 이상하리만치 평온해져 있었습니다.

"대왕님, 업경대를 통해 저들의 추악한 모습을 보았을 때, 제 가슴은 천 갈래 만 갈래 찢어졌습니다. 당장이라도 달려가 저들을 죽이고 싶었습니다. 하오나...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 모든 비극의 씨앗은 저에게 있었습니다."
"네 탓이라니? 네가 바람을 피웠느냐, 아니면 아내를 학대했느냐? 너는 지극정성으로 아내를 아끼지 않았느냐."
"그렇습니다. 저는 아내를 사랑했습니다. 하지만 그 사랑이 아내에게는 짐이 되었나 봅니다. 저는 글 읽는다는 핑계로 가난을 면치 못했고, 몸이 약해 아내에게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지도 못했습니다. 아내가 저 젊은 사내의 품에 안겨 '지긋지긋한 가난과 병수발이 싫다'고 했을 때, 저는 분노보다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오죽 힘들었으면... 오죽 외로웠으면 그랬겠습니까."

김 선비는 다시 바닥에 머리를 찧으며 간곡히 청했습니다.
"지아비는 아내의 하늘이라 했습니다. 하늘이 무너져 비가 새면, 그것은 지붕 탓이 아니라 하늘 탓입니다. 아내의 죄는 곧 가장인 저의 부덕(不德)함에서 비롯된 것이니, 그 업보 또한 제가 지고 가겠습니다. 저 여인을 지옥에 보내지 마시고, 그 벌을 저에게 주십시오. 제가 대신 탕감하겠습니다. 그리고 저 여인은... 그저 이승에서 남은 생이나마 마음 편히 살게 해주십시오."

김 선비의 말에 명부전이 술렁거렸습니다. 옥졸들도, 판관들도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수군거렸습니다.
"세상에... 저런 호구 같은 놈이 다 있어?"
"아니야, 저건 호구가 아니라 보살이야. 어떻게 저런 상황에서 자기를 탓해?"
사랑이 깊으면 미움도 깊은 법인데, 김 선비의 사랑은 미움을 넘어선 '자비'의 경지에 이르러 있었습니다. 그는 진심으로 아내를 용서하고, 그녀의 죄까지 자신이 짊어지려 한 것입니다.

염라대왕은 한참 동안 김 선비를 내려다보았습니다. 그의 무서운 눈매가 서서히 부드러워지더니, 이내 크게 탄식했습니다.
"허허... 내 저승을 관장한 지 수천 년이 지났지만, 너 같은 놈은 처음 보는구나. 보통 인간들은 남 탓하기 바쁘고, 억울하다며 복수를 비는데... 너는 네 가슴이 숯검정이 되어서도 상대를 감싸는구나. 네 마음 그릇이 바다보다 넓으니, 내가 졌다. 졌어."
염라대왕은 판관에게 명부를 다시 가져오라 했습니다.
"판관아, 이 김정수의 남은 수명이 없느냐? 혹시 우리가 실수한 건 없느냐?"
"없습니다. 수명이 딱 맞게 끝났습니다."
"흐음... 그렇단 말이지."
염라대왕은 잠시 고민하더니, 붓을 들어 김 선비의 명부를 고쳐 쓰기 시작했습니다.
"여봐라! 이 김정수는 죽기에는 그 덕이 너무나 아깝다. 내 특별히 이 자에게 기회를 주겠다. 김정수, 너를 다시 이승으로 돌려보내 주마."
"네? 이승으로요?"
김 선비는 깜짝 놀랐습니다.

"그래. 가서 네가 그토록 아끼는 아내를 다시 만나거라. 네가 대신 벌을 받겠다고 했지? 그 벌은 지옥불이 아니라, 네가 살아서 그 아내를 참회시키고, 파탄 난 가정을 천국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게 지옥보다 더 힘들 수도 있겠지만, 너라면 할 수 있을 것 같구나. 가라! 가서 네 사랑이 헛되지 않음을 증명해라!"
염라대왕의 호탕한 웃음소리와 함께, 김 선비의 영혼은 빛에 휩싸여 명부전을 빠져나갔습니다. 복수 대신 용서를 택한 대가로, 기적 같은 '인생 2회차'가 열리는 순간이었습니다.

※ 김 선비의 대인배적 면모에 감동한 염라대왕.

이승에서는 김 선비의 장례가 한창이었습니다. 김 선비가 숨을 거둔 지 사흘째 되는 날, 이제 막 발인(상여가 나가는 것)을 하기 위해 관을 묶으려던 참이었지요. 마당에는 조문객들이 모여 혀를 차고 있었습니다.
"쯧쯧, 젊은 나이에 안됐어. 저 착한 양반이..."
그리고 상주 자리에 앉은 아내 월향은 소복을 입고 대성통곡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이고, 서방님! 나만 두고 어딜 가시오! 흑흑..."
겉으로는 세상 슬픈 미망인 같았지만, 그녀의 눈은 수건으로 가려진 채 바쁘게 굴러가고 있었습니다. 담벼락 뒤에 서 있는 내연남 박 서방과 눈짓을 주고받으며, '이 장례만 끝나면 우리는 자유야'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었던 것이지요. 박 서방 역시 짐짓 슬픈 표정을 지으며 장례 일을 돕고 있었지만, 속으로는 김 선비의 논밭 문서를 어떻게 처분할지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었습니다.

그때였습니다. 꽁꽁 묶어둔 관에서 '우지끈!' 하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어? 이게 무슨 소리야?"
상여꾼들이 놀라 멈칫하는 사이, 관 뚜껑이 '덜컹덜컹' 춤을 추기 시작했습니다.
"과... 관이 움직인다! 귀신이다!"
사람들이 기겁을 하며 뒷걸음질 쳤습니다. 월향의 얼굴도 사색이 되었습니다.
'설마... 아니겠지? 죽은 사람이 어떻게...'
박 서방은 다리가 후들거려 주저앉을 뻔했습니다.

'콰앙!'
관 뚜껑을 고정해 둔 못이 튕겨 나가고, 하얀 수의를 입은 김 선비가 관 속에서 벌떡 몸을 일으켰습니다.
"푸하! 아이고, 답답해라!"
그 모습을 본 조문객들은 비명을 지르며 혼비백산하여 도망쳤습니다.
"으악! 시체가 일어났다!"
마당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습니다. 박 서방은 "히익! 형님 귀신이다!"라고 소리치며 담장을 넘으려다 거름통에 처박히고는, 신발도 못 신은 채 줄행랑을 쳤습니다. 죄지은 자가 제 발 저린다고, 김 선비의 눈을 마주칠 용기조차 없었던 것이지요.

이제 마당에는 김 선비와 아내 월향, 단둘만이 남았습니다. 월향은 너무 놀라 도망갈 생각도 못 하고 그 자리에 얼어붙어 있었습니다. 그녀는 공포에 질려 덜덜 떨었습니다. 남편이 살아 돌아왔다는 사실보다, 자신이 저지른 짓을 남편이 알까 봐, 혹시라도 원귀가 되어 복수하러 온 것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엄습했기 때문입니다.
월향은 바닥에 납작 엎드려 싹싹 빌었습니다.
"서... 서방님... 귀신이시든 사람이시든... 제가, 제가 잘못..."
그녀가 뭐라 변명하기도 전에, 김 선비가 관에서 걸어 나와 그녀에게 다가갔습니다. 월향은 눈을 질끈 감았습니다. '이제 나는 죽었구나' 생각했지요.

하지만, 그녀에게 닿은 것은 차가운 귀신의 손길이나 분노의 주먹이 아니었습니다. 김 선비는 따뜻한 두 팔로 바들바들 떨고 있는 아내를 와락 껴안았습니다.
"부인... 많이 놀랐소? 내가 너무 늦게 깨어났구려. 미안하오."
김 선비의 목소리는 살아생전 그 다정했던 목소리 그대로였습니다. 월향은 어리둥절하여 고개를 들었습니다. 김 선비의 눈에는 원망 대신 그리움과 안도감만이 가득했습니다.
"내가 긴 꿈을 꾸었소. 저승 문턱까지 갔는데, 당신 우는 소리가 들려 차마 발길이 떨어지지 않더이다. 염라대왕님께 빌고 또 빌었소. 내 아내 혼자 두고는 못 간다고, 다시 한번 기회를 달라고 말이오. 그래서 이렇게 돌아왔소."

김 선비는 아내의 부정을 모두 알고 있었지만, 마치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처럼 연기했습니다. 아니, 그것은 연기가 아니라 아내를 지키기 위한 배려였습니다. 자신이 안다는 것을 티 내면 아내가 평생 죄책감에 시달리거나 도망칠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여보... 내가 그동안 많이 부족했소. 당신을 외롭게 하고, 힘들게 해서 정말 미안하오. 이제 다시 살았으니, 내가 당신을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여자로 만들어주리다."
김 선비의 뜨거운 눈물이 월향의 뺨에 떨어졌습니다. 그제야 월향은 깨달았습니다. 남편의 사랑이 얼마나 깊고 위대한지를. 그리고 자신이 얼마나 끔찍한 죄를 저질렀는지를.

※ 장례식 도중 관 뚜껑을 열고 살아난 김 선비.

김 선비가 살아 돌아왔다는 소식은 삽시간에 한양 바닥에 퍼졌습니다. 사람들은 "기적이다", "지성이면 감천이다"라며 축하해 주었습니다. 하지만 단 두 사람, 월향과 도망친 박 서방만은 지옥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박 서방은 김 선비가 언제 들이닥쳐 자신을 관아에 고발할지 몰라 밤마다 악몽에 시달리다가, 결국 짐을 싸서 야반도주를 해버렸습니다.

남겨진 월향의 고통은 더 컸습니다. 김 선비는 되살아난 후, 이전보다 훨씬 더 아내에게 잘해주었습니다. 몸보신해야 한다며 귀한 약재를 구해오고, 아내의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히게 하려 애썼습니다.
"부인, 오늘은 날이 좋으니 꽃구경이나 갑시다. 당신 웃는 모습이 내게는 보약이오."
김 선비가 해맑게 웃으며 꽃을 꺾어줄 때마다, 월향의 가슴은 천 개의 바늘로 찔리는 듯 아팠습니다. 차라리 남편이 화를 내고 때렸다면 마음이 편했을 텐데, 아무것도 모르는 척(혹은 용서한 채) 베푸는 그 무한한 사랑은 월향에게 견딜 수 없는 형벌이었습니다.

어느 비 오는 날 밤, 월향은 죄책감을 견디다 못해 짐을 쌌습니다. '나는 이런 사랑을 받을 자격이 없어. 조용히 사라져 주는 게 서방님을 위한 길이야.' 그녀가 보따리를 들고 몰래 방문을 나서려는데, 마루에 김 선비가 앉아 있었습니다. 그는 마치 아내가 떠날 것을 알고 있었다는 듯, 촛불 아래서 조용히 책을 읽고 있었습니다.
"부인, 이 밤중에 어딜 가시려오?"
월향은 그 자리에 주저앉아 통곡했습니다.
"서방님... 저를 죽여주세요. 저는 서방님 곁에 있을 자격이 없습니다. 사실 저는... 저는 짐승만도 못한 년입니다!"
월향은 박 서방과의 일, 독살하려 했던 마음까지 모두 털어놓으며 울부짖었습니다.

김 선비는 묵묵히 듣고 있다가, 아내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말했습니다.
"부인, 나는 이미 다 알고 있었소."
"네...? 아, 알고 계셨다고요? 그런데 어찌..."
"저승에서 업경대로 다 보았소. 처음에는 죽이고 싶도록 미웠지만, 생각해보니 당신을 그렇게 만든 건 나였소. 내가 당신을 외롭게 했고, 유혹에 흔들리게 만들었소. 그래서 염라대왕님께 내 목숨을 걸고 빌었소. 당신의 죄를 내가 갚게 해 달라고."
김 선비는 아내의 눈물을 닦아주었습니다.
"당신이 떠나면 나는 정말로 죽소. 당신이 지은 죄가 무겁다면, 평생 내 곁에서 나를 사랑해 주는 것으로 갚으시오. 나는 당신의 과거를 용서한 것이 아니라, 당신이라는 사람 자체를 품기로 했소. 그러니 제발... 나를 떠나지 마시오."

김 선비의 바다 같은 마음에 월향은 완전히 무너져 내렸습니다. 그녀의 마음속에 있던 욕망과 이기심은 남편의 진심 어린 용서 앞에서 눈 녹듯 사라졌습니다. 그녀는 남편의 발을 붙잡고 맹세했습니다.
"서방님... 제가 다시 태어나겠습니다. 평생 서방님의 종이 되어, 이 은혜를 갚으며 살겠습니다. 죽는 날까지 서방님만 바라보겠습니다."
그날 밤, 부부는 서로를 부둥켜안고 밤새도록 울었습니다. 그것은 비극의 끝이자, 진정한 사랑의 시작을 알리는 눈물이었습니다. 김 선비의 용서는 아내에게 가장 무서운 형벌이자, 동시에 가장 위대한 구원이 되었던 것입니다.

※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아내를 더욱 사랑해 주는 김 선비.

그 후로 김 선비네 집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월향은 예전의 그 겉치레뿐인 내조가 아니라, 진심으로 남편을 존경하고 사랑하는 현모양처가 되었습니다. 그녀는 새벽같이 일어나 남편의 식사를 챙기고, 남편이 글을 읽으면 밤늦도록 곁에서 바느질하며 자리를 지켰습니다. 박 서방 같은 유혹이 다시는 얼씬도 못하도록 스스로 처신을 바르게 했음은 물론입니다.
김 선비 역시 건강을 되찾고 과거에 급제하여 늦깎이 벼슬길에 올랐습니다. "가정을 잘 다스린 자만이 나랏일도 잘할 수 있다"는 그의 신념은 백성들에게도 전해져, 그는 덕망 높은 목민관으로 칭송받았습니다.

세월이 흘러 두 사람은 백발이 성성한 노부부가 되었습니다. 어느 화창한 가을날, 두 사람은 집 앞 정자에 앉아 지는 노을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김 선비, 아니 김 대감이 아내의 주름진 손을 잡으며 말했습니다.
"부인, 우리 참 오래 살았구려. 내 그때 저승에서 돌아오지 않았더라면, 이런 호사는 누리지 못했겠지."
월향은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였습니다.
"대감... 아직도 그때 일을 생각하면 부끄러워 쥐구멍에 숨고 싶습니다. 저 같은 여인을 어찌 그리 품어주셨습니까?"
"허허, 말하지 않았소. 미움은 한순간이지만, 사랑은 영원한 것이라고. 당신이 내 곁에서 이렇게 평생 속죄하며 나를 웃게 해주었으니, 나는 남는 장사를 한 셈이오."

월향은 남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었습니다.
"다음 생이 있다면, 그때도 꼭 대감을 만나고 싶습니다. 그때는 제가 대감을 더 많이, 더 깊이 사랑해 드리고 싶습니다."
"나도 그렇소. 우리 다음 생에는 서로 속 썩이지 말고, 처음부터 알콩달콩 재미나게 살아봅시다."
두 노부부는 서로를 마주 보며 해맑게 웃었습니다. 과거의 상처는 흉터로 남았지만, 그 흉터마저도 서로를 더 단단하게 묶어주는 사랑의 증표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날 밤, 김 대감은 꿈속에서 염라대왕을 만났습니다. 염라대왕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습니다.
"김정수야, 네가 내기에서 이겼구나. 너는 지옥이 될 뻔한 가정을 극락으로 바꾸었다. 네 아내의 업보는 네 사랑으로 모두 씻겨나갔으니, 이제 걱정 말고 편히 쉬거라."
다음 날 아침, 김 대감과 월향 부부는 잠든 채로 나란히 세상을 떠났습니다. 두 사람의 손은 꼭 잡혀 있었고, 얼굴에는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미소가 서려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두 분이 한 날 한 시에 함께 저승으로 소풍을 떠났다고 믿었습니다.
복수 대신 용서를, 미움 대신 사랑을 선택한 김 선비의 이야기는 '청구야담' 속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기적으로 남아, 오늘날까지도 우리에게 진정한 부부의 도리가 무엇인지 전해주고 있습니다.

유튜브 엔딩 멘트 (약 400자

여러분, 오늘 들려드린 '염라대왕을 감동시킨 김 선비의 용서', 어떠셨나요? 배우자의 배신 앞에서 복수 대신 "내 탓이요"를 외치며 아내의 죄까지 끌어안은 김 선비의 사랑은 참으로 바보 같으면서도 위대해 보입니다.
우리는 살면서 누군가를 미워하고 용서하지 못해 스스로의 마음을 지옥으로 만들곤 합니다. 하지만 김 선비는 보여주었습니다. 상대를 용서하는 것이 곧 나를 구원하는 길이며, 끊어진 인연을 다시 잇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을요. 혹시 지금 미움 때문에 괴로운 분이 계신다면, 오늘 밤은 김 선비처럼 마음의 빗장을 풀고 용서의 주문을 걸어보는 건 어떨까요?
오늘 밤 여러분의 꿈자리에는 미움 없는 평온함만이 깃들기를 바랍니다. 이 이야기가 마음에 작은 울림을 주었다면 구독과 좋아요 버튼을 꾹 눌러주세요. 여러분의 따뜻한 응원은 더 좋은 이야기를 만드는 힘이 됩니다. 편안한 밤, 사랑 가득한 꿈 꾸세요. 안녕히 주무세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