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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라대왕의 실수

by K sunny 2025. 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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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라대왕의 실수

태그:

#전설, #염라대왕, #사후세계, #해프닝, #저승과이승, #환생, #신비로운이야기, #한국전설, #착오, #코믹판타지

 

디스크립션:

어느 날, 저승의 문이 삐걱거리며 열렸다. 평소와 다름없이 죽은 이들의 혼을 맞이하던 염라대왕은 심상치 않은 기운을 감지한다. 실수로 아직 수명이 남아 있는 한 남자의 혼을 데려와 버린 것! 하지만 이승과 저승을 오가는 것은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다. 혼을 다시 돌려보내기 위해 염라대왕과 저승 차사들은 기상천외한 방법을 동원하지만, 예상치 못한 사건들이 연달아 벌어지는데…. 과연 염라대왕은 실수를 바로잡을 수 있을까? 그리고 잘못 데려온 남자는 무사히 원래 삶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저승과 이승을 넘나드는 기묘한 소동이 펼쳐진다!

1: 저승의 실수

어둠이 깊게 내려앉은 저승. 묵직한 문이 삐걱이며 열리고, 붉게 빛나는 명부를 들여다보던 염라대왕이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저승의 차사들이 오늘도 여러 혼을 인도해 오고 있었다. 평소처럼 각자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혼들이 줄지어 서 있었지만, 유독 한 사람이 눈에 띄었다.

“어이쿠, 난 아직 죽을 때가 아니오! 이건 무슨 일이오!”

한 남자가 사력을 다해 소리치며 몸부림쳤다. 주위의 혼들은 저마다 체념한 표정으로 앞만 바라보고 있었으나, 그 남자는 필사적으로 저항하며 차사의 손을 뿌리쳤다.

염라대왕은 지그시 눈을 좁히고 명부를 펼쳤다. 차사들이 데려온 혼들의 이름을 확인하는 중, 그는 이내 얼굴을 찡그렸다.

“이름이… 없구나?”

염라대왕이 중얼거리자, 옆에 있던 차사들이 얼굴을 하얗게 질렸다.

“없다고요…? 설마…”

황급히 확인해 보니, 명부 어디에도 그 남자의 이름은 없었다. 분명 차사들은 정해진 수명에 따라 혼을 데려오는 것이 원칙인데, 어쩐 일인지 엉뚱한 사람이 끌려온 것이다.

“이거 실수인가?” 염라대왕이 낮게 한숨을 내쉬었다.

차사들은 겁에 질려 염라대왕의 눈치를 살폈다. 저승에서 혼을 잘못 데려오는 것은 전대미문의 실수였다. 수명이 다한 자들만이 저승으로 오게 되어 있는데, 아직 살아야 할 자가 끌려온 것은 그야말로 재앙이었다.

“대왕님, 저희는 분명 명부대로 데려왔습니다. 분명히 명부를 확인하고 움직였는데… 대체 어디서 문제가 생긴 걸까요?”

“어디서 문제가 생긴 게 아니라…” 염라대왕은 피로한 얼굴로 이마를 짚었다. “누군가의 실수로 인해 명부 자체가 잘못 작성된 것이겠지.”

차사들은 불안한 눈빛으로 서로를 쳐다보았다. 그때, 억울함이 가득한 얼굴의 남자가 다시금 발버둥쳤다.

“나는 아직 살아야 할 사람이오! 분명 어제까지만 해도 멀쩡했는데, 갑자기 차사들이 나타나 날 끌고 왔다고! 당장 집에 돌려보내 주시오!”

“조용히 하라.” 염라대왕이 낮게 말하자, 저승이 한순간 조용해졌다.

그러나 남자는 억울함을 이기지 못하고 더욱 큰 소리로 외쳤다.

“내 나이 마흔둘! 아직 집에서 날 기다리는 가족이 있단 말이오! 내 아내도, 내 어린 아들도! 나는 그들에게 돌아가야 하오!”

차사들은 곤란한 얼굴로 서로를 쳐다보았다. 염라대왕 역시 머리가 아픈 듯 눈을 감았다가 떴다.

“명부에 없는 혼을 데려온 것은 우리의 실수다. 하지만…”

염라대왕은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한 번 저승으로 들어온 혼을 다시 이승으로 돌려보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

그 말에 남자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무슨… 무슨 소리요? 그럼 나는 이대로 죽은 거나 마찬가지란 말이오?”

“단순히 돌려보낼 수 있었다면, 진작에 그렇게 했겠지.” 염라대왕은 무거운 눈으로 차사들을 내려다보았다. “어떻게든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차사들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남자의 혼을 되돌려 보내야 하지만, 그것은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 이미 저승 강을 건너온 상태에서 다시 이승으로 보내려면 정해진 절차를 거쳐야 했고, 그 과정은 매우 복잡하고 까다로웠다.

2: 염라대왕의 해결책

저승의 깊은 궁전, 염라대왕이 무겁게 한숨을 내쉬며 붉은 명부를 덮었다. 차사들은 그를 둘러싸고 있었다. 실수로 데려온 혼을 되돌려 보내야 했지만, 이승과 저승을 자유롭게 오가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대왕님, 그럼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차사 중 하나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염라대왕은 깊은 고민에 빠진 채 턱을 쓰다듬었다.

“이승으로 돌려보낼 방법이 있긴 하지. 하지만…”

그의 말끝이 흐려지자, 차사들은 불안한 눈빛으로 서로를 쳐다보았다. 저승의 법칙은 엄격했다. 한 번 저승의 문을 넘어온 혼은 쉽게 되돌아갈 수 없었다. 명부의 기록이 완전히 정리된 후에는 이승으로 가는 길이 닫히기 때문이다.

“대왕님, 혹시 환생문을 이용하는 것은 어떻습니까?”

어느 차사가 신중히 의견을 내놓았다. 환생문은 본래 저승의 혼이 새로운 삶을 부여받을 때 사용하는 문이었다. 제대로 된 절차만 갖춘다면, 이승으로 혼을 돌려보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염라대왕은 고개를 저었다.

“환생문을 사용하려면 이 혼이 완전히 죽은 자로 분류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자는 아직 수명이 남아 있어 환생 대상이 아니다.”

“그렇다면… 이승으로 강제로 되돌리는 방법은 없는 겁니까?”

또 다른 차사가 물었다. 염라대왕은 팔짱을 끼고 깊은 생각에 빠졌다.

“예외적으로 ‘되돌이의식’을 시행할 수도 있다. 저승의 문이 닫히기 전에 혼을 되돌리는 방법이긴 한데… 문제는 의식을 치를 수 있는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는 거다.”

차사들은 침을 삼켰다. 되돌이의식이란 저승과 이승의 경계를 일시적으로 허물어 혼을 돌려보내는 의식이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특별한 준비가 필요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승에서 혼이 들어갈 육신이 온전해야 한다는 것.

“그렇다면 이승에서 아직 저 남자의 몸이 그대로 있는지 확인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어느 차사가 긴장된 얼굴로 물었다. 염라대왕이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맞다. 만약 육신이 훼손되었거나 화장을 했다면, 그 혼은 다시 돌아갈 수 없어.”

차사들은 한층 더 얼굴이 어두워졌다. 이승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장례를 치르고, 대개 시신을 화장하거나 매장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만약 이미 장례 절차가 시작되었다면, 되돌이의식은 무의미해질 터였다.

염라대왕은 손을 흔들며 명령을 내렸다.

“즉시 차사 한 명을 이승으로 보내라. 아직 그자의 몸이 온전한지 확인하고 오도록 하라.”

차사들은 신속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저승과 이승을 오가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상황이 긴급한 만큼 서둘러야 했다.

그때, 억울함을 호소하던 남자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대왕님, 만약 내 몸이 훼손되었다면… 나는 영영 돌아가지 못하는 겁니까?”

염라대왕은 짙은 눈썹을 찡그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 만약 네 육신이 사라지거나 망가진다면, 넌 결국 이승으로 돌아갈 수 없고, 저승의 질서를 어긴 채 방황하는 존재가 될 거다.”

남자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그럴 순 없소! 나는 반드시 돌아가야 하오! 내 가족이 날 기다리고 있다고!”

염라대왕은 그를 조용히 내려다보았다. 인간의 목숨은 저승의 법에 따라 움직이지만, 때때로 법을 초월하는 일이 일어나기도 했다.

‘만약 이 일을 바로잡지 못하면, 저승의 균형이 흔들릴 수도 있다.’

생각보다 사태는 심각했다. 만약 실수로 데려온 혼을 되돌려 보내지 못한다면, 앞으로 저승과 이승의 경계가 더욱 불안정해질 수도 있었다.

결국, 염라대왕은 단호하게 결정을 내렸다.

“좋다. 내가 직접 나서겠다. 시간이 많지 않다. 지금 당장 이승에서 육신의 상태를 확인하고, 되돌이의식을 준비하라.”

저승 전체가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 차사들은 이승을 향해 출발했다.

3: 혼돈의 저승

차사들이 이승으로 떠난 뒤, 저승은 여전히 뒤숭숭한 분위기였다. 염라대왕의 실수라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한 만큼, 저승의 신하들은 분주히 움직이며 수습책을 논의하고 있었다.

한편, 잘못 끌려온 남자는 여전히 억울함을 호소하며 저승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저승의 풍경은 으스스한 듯하면서도 기묘하게 평온했다. 안개가 자욱이 깔린 황천길, 흐느끼는 혼들이 줄지어 서 있는 망자 대기실, 그리고 무심한 얼굴로 저승의 규칙을 집행하는 관리들까지. 하지만 남자에게는 그 모든 것들이 현실감 없이 다가왔다.

“이건 꿈일 거야. 그래, 분명 악몽을 꾸고 있는 거야.”

그는 자신의 뺨을 있는 힘껏 꼬집어 보았지만, 아픈 느낌은커녕 손끝마저 얼어붙은 듯 감각이 없었다. 그것은 분명, 자기가 이승에 존재하는 인간이 아니라 혼이 되어버렸다는 증거였다.

“에잇, 이건 말도 안 돼…! 내가 왜 여기 있어야 하는 거야!”

남자는 허겁지겁 저승 곳곳을 뛰어다녔다. 하지만 어디를 가든 황량한 안개와 끝없는 길뿐이었다. 한참을 헤매다 보니 저 멀리 강 한가운데 작은 배를 타고 있는 노인이 보였다. 그 모습은 분명 소문으로만 들었던 ‘저승의 뱃사공’ 강 저승사자였다.

“어이, 거기 노인장! 나 좀 도와주시오!”

남자는 필사적으로 손을 흔들었지만, 강 저승사자는 무심한 얼굴로 노를 저을 뿐이었다. 그때, 남자의 등 뒤에서 누군가 중얼거렸다.

“너, 아직도 네가 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나 보지?”

깜짝 놀란 남자가 뒤돌아보자, 얼굴이 반쯤 녹아내린 듯한 기괴한 혼이 서 있었다. 오랫동안 떠돌다 점점 형체를 잃어가는 떠도는 망자였다.

“누, 누구요?!”

남자가 뒷걸음질 치자, 떠도는 망자는 음산한 웃음을 흘렸다.

“여긴 그런 곳이야. 한번 발을 들이면 다시는 이승으로 돌아갈 수 없지. 처음엔 다들 발버둥치지만, 결국 체념하게 되는 법이라네.”

“아, 아니야! 난 아직 살 날이 남았다고! 실수로 데려온 거라니까!”

남자는 단호하게 반박했지만, 떠도는 망자는 안타까운 듯한 눈빛으로 그를 내려다보았다.

“그렇게 말하는 혼들을 수도 없이 봤어. 저승이 실수했다고? 웃기지 마라. 한 번 죽으면 끝이야.”

남자의 몸이 서늘한 기운에 휩싸였다. 저승에서 방황하는 혼들의 이야기, 그리고 끝없이 떠돌다가 결국 잊히고 마는 존재들. 그것이 자신에게도 닥칠 운명이라면?

남자는 필사적으로 고개를 저으며 외쳤다.

“아니야, 난 돌아갈 거야! 염라대왕도 방법을 찾고 있다고 했어!”

떠도는 망자는 씁쓸하게 미소를 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 다행이군. 하지만… 저승의 질서는 그렇게 쉽게 바뀌지 않아.”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저승의 공기가 흔들리는 듯했다. 어디선가 북소리가 울려 퍼지고, 무거운 기운이 깔렸다.

저 멀리, 염라대왕의 신하들이 급히 달려오는 모습이 보였다. 그들의 표정은 심상치 않았다.

“이상하다… 이승에서 뭔가 잘못된 일이 벌어진 것 같은데?”

그 순간, 남자의 등 뒤에서 한 줄기 검은 안개가 치솟았다. 저승의 공간이 흔들리더니, 갑자기 남자의 몸이 가벼워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뭐야, 이건…?”

순간적으로 몸이 붕 뜨면서, 마치 빨려 들어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와 동시에, 멀리서 들리는 염라대왕의 목소리.

“안 돼! 아직 준비가 끝나지 않았는데—!”

그리고 남자의 시야가 캄캄해졌다.

그가 저승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존재가 되어버린 걸까? 아니면 이승으로 돌아가는 통로가 열린 것일까?

4: 이승의 소란

한적한 시골 마을, 검은 상복을 입은 사람들이 줄지어 장례식장을 오가고 있었다. 마당 한쪽에는 향 냄새가 가득 퍼졌고, 제단 위에는 영정사진과 함께 남자의 위패가 놓여 있었다.

“아이고… 이렇게 갑자기 가시다니…”

울먹이는 소리와 함께 유족들이 흐느끼고 있었다. 남자의 아내는 아직도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한 듯, 흐릿한 눈으로 영정사진을 바라보았다.

“아버지… 돌아가신 게 믿어지지 않아요…”

어린 아들이 조용히 손을 모으며 흐느끼자, 친척들이 등을 토닥였다. 모두가 슬픔에 잠긴 채 장례를 치르고 있었지만, 어딘가 이상한 기운이 감돌고 있었다.

남자의 어머니가 갑자기 영정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이상하다… 내 아들이 이렇게 쉽게 갈 리가 없는데…”

주변에 있던 노인들도 하나둘씩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게 말이야. 어제까지만 해도 멀쩡하게 밭일하던 사람이었는데, 갑자기 심장이 멎었다니…”

“그것도 병을 앓았던 것도 아니고, 술을 마신 것도 아니고… 너무나 멀쩡하던 사람이 그냥 자다가 숨이 끊어졌다니 기이한 일이야.”

수군거리는 사람들 사이에서 한 노파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혹시… 혼을 잘못 데려간 게 아닐까?”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장례식장 안은 싸늘한 침묵에 휩싸였다. 모두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생각했지만, 왠지 등골이 서늘해졌다.

그때였다.

“으으으….”

갑자기 제단 위에 놓여 있던 위패가 흔들리며 이상한 기운이 퍼져나갔다. 향불이 한순간에 꺼지고, 남자의 영정사진이 흔들렸다.

“이, 이게 무슨 일이야?!”

가족들이 놀라 소리를 지르며 뒤로 물러섰다.

그리고—

“억, 억울하다아아아!”

거친 바람과 함께, 남자의 흐릿한 형체가 장례식장에 나타났다. 창백한 얼굴, 헝클어진 머리, 그리고 분명 죽었어야 할 존재가 하얗게 빛나는 형체로 서 있었다.

“나… 아직 죽으면 안 돼! 난 아직 살아 있어야 한다고!”

아내와 아이가 경악하며 뒤로 물러났다. 친척들은 겁에 질려 비명을 질렀고, 노인들은 두려움에 떨었다.

“귀, 귀신이다! 죽은 사람이 살아 돌아왔어!”

한순간, 장례식장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남자는 필사적으로 손을 뻗었지만, 손끝이 허공을 스칠 뿐이었다. 그는 자신의 가족들이 두려움에 떠는 모습을 보며 절망했다.

“아니야… 난 아직 죽은 게 아니야! 내 몸은 아직 살아 있을 거라고! 제발 날 믿어줘!”

그러나 사람들은 그의 말을 들을 수 없었다.

그 순간, 장례식장 안으로 급하게 들어온 마을 무당이 손에 방울을 들고 외쳤다.

“이건 그냥 귀신이 아니다! 저승과 이승의 질서가 어긋난 것이야!”

무당의 말에 가족들과 친척들은 더욱 겁에 질렸다.

“무, 무슨 말씀이세요?”

무당은 주위를 둘러보며 낮게 중얼거렸다.

“이 자의 혼이 아직 떠나야 할 때가 아닌데, 저승에서 실수로 데려간 거라면… 이승과 저승이 모두 어지러워질 것이다.”

그때, 남자의 형체가 점점 희미해지기 시작했다.

“안 돼! 난 아직 돌아가야 해! 내 몸은 어디 있어?”

하지만 남자의 목소리는 점점 멀어졌고, 그의 영혼은 서서히 저승으로 다시 끌려가고 있었다.

무당은 이를 보고 급히 부적을 꺼내더니 땅에 내리꽂았다.

“이대로 두면 다시는 못 돌아온다! 어서 빨리 뭔가 조치를 취해야 해!”

그러나 이미 남자의 형체는 사라지고 있었다.

5: 되돌리기 위한 특단의 조치

"대왕님! 이승에서 이상 징후가 감지되었습니다!"

급히 달려온 차사가 숨을 몰아쉬며 보고했다. 염라대왕은 이미 장막 너머로 혼란스러운 기운을 감지하고 있었다. 저승과 이승의 경계가 흔들리며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이승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느냐?"

염라대왕이 묻자, 차사는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승에서 장례식이 진행 중이었는데, 저희가 잘못 데려온 혼이 스스로 나타나 가족들에게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그 때문에 저승과 이승의 균형이 흔들리고 있으며, 그 혼이 저승으로 다시 빨려 들어오는 과정에서 강력한 저항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쳇…! 역시 이렇게 될 줄 알았다."

염라대왕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주위를 둘러보았다. 이미 저승의 공기가 묵직하게 뒤틀리며 곳곳에서 균열이 발생하고 있었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이승과 저승을 오가는 자연스러운 흐름이 붕괴될지도 몰랐다.

"즉시 되돌이의식을 시행할 준비를 하라!"

차사들은 깜짝 놀라 서로를 쳐다보았다. 되돌이의식은 단순히 혼을 되돌리는 것이 아니라, 이승과 저승의 경계를 일시적으로 허물어 혼을 되돌리는 강력한 의식이었다. 이 과정에서 이승과 저승의 기운이 섞이면서 예상치 못한 일들이 벌어질 수도 있었다.

"대왕님, 되돌이의식을 시행하려면 이승에서 육신이 온전히 보존되어 있어야 합니다. 아직 확인이 되지 않았습니다!"

"이미 육신이 훼손되었다면, 그 혼은 돌아가지 못하고 떠도는 존재가 될 것이다. 반드시 육신을 확인하고 신속히 움직여야 한다!"

염라대왕의 명령에 차사들은 재빨리 움직였다. 하지만 그 순간, 저 멀리에서 흐릿한 그림자가 떠오르며 강력한 기운이 몰려왔다.

"대왕님…! 뭔가가 오고 있습니다!"

차사들이 긴장하며 준비 태세를 갖추자, 검은 연기가 천천히 피어오르며 그 중심에서 실루엣 하나가 나타났다.

"어허… 오랜만이군, 염라대왕."

염라대왕의 얼굴이 굳어졌다.

"너는…?"

검은 연기 속에서 나온 존재는 ‘망자들의 중재자’라 불리는 귀문수호자(鬼門守護者) 였다. 저승과 이승의 균형을 감시하는 존재로, 저승에서 큰 혼란이 발생하면 나타나는 자였다.

귀문수호자는 염라대왕을 보며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저승에서 아주 큰 실수를 했다고 하더군?"

염라대왕은 이를 악물었다.

"이 문제는 우리가 해결할 것이다. 네가 개입할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귀문수호자는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이미 경계가 흔들리기 시작했어. 저승과 이승이 뒤섞이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맞이할지도 모른다. 나는 균형을 맞추기 위해 온 것뿐이야."

"그렇다면 네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냐?"

귀문수호자는 염라대왕을 똑바로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되돌이의식을 시행하려면… 그 혼이 이승에서 완전히 받아들여져야 한다. 하지만 지금 이승에서 그를 영영 떠난 자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단순한 의식만으로는 돌아갈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지?"

"그 혼이 원래 몸으로 돌아가려면, 누군가가 그의 존재를 믿고 기다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혼과 육신이 결합할 수 없어."

그 말을 듣자, 염라대왕의 눈이 번뜩였다.

"이승에서 가족들이 그를 기억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말인가?"

"그렇지. 하지만 이미 장례가 치러진 이상, 대부분은 그를 죽은 자로 받아들였을 거야. 그러니… 한 사람이라도 그가 돌아오길 간절히 원해야만 해."

염라대왕은 곧장 차사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즉시 이승으로 가서 그의 가족 중 누군가가 아직도 그를 기다리고 있는지 확인하라!"

차사들은 빠르게 움직였고, 곧 무당이 있는 장례식장으로 향했다. 하지만 그 순간, 저승의 땅이 다시금 흔들리기 시작했다.

6: 저승과 이승의 경계에서

장례식장은 여전히 혼란에 휩싸여 있었다. 남자의 혼이 사라진 이후, 가족들은 극도의 불안과 혼란 속에 빠져 있었다.

무당은 주위를 둘러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대로 두면 정말로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아내는 눈물을 흘리며 남편의 영정사진을 꼭 끌어안았다.
“제발… 제발 다시 돌아와요… 당신 없이는… 우리 아이를 어떻게 키우라고요….”

그녀의 흐느낌 속에 장례식장의 분위기가 한층 더 무거워졌다. 친척들은 모두 고개를 떨구었지만, 한 명, 어린 아들만이 똑바로 제단을 바라보며 입술을 꼭 깨물고 있었다.

그때, 차사들이 보이지 않는 존재로 장례식장에 도착했다. 그들은 한 아이가 혼잣말을 하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아빠는 죽지 않았어… 아빠는 분명 다시 올 거야….”

어린아이는 제단 앞에 앉아 두 손을 꼭 모으며 중얼거리고 있었다.

그 순간, 차사 중 하나가 작게 속삭였다.
“이 아이가… 이승에서 그의 존재를 온전히 믿고 있는 자다…!”

다급하게 보고를 받은 염라대왕은 저승에서 긴장된 얼굴로 앉아 있었다. 귀문수호자는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시간이 많지 않아. 저 아이가 끝까지 기다리기 전에 되돌이의식을 시작해야 한다.”

염라대왕은 차사들에게 즉각 명령을 내렸다.
“지금 당장 의식을 시작하라!”

그 순간, 저승의 하늘이 흔들리며 거대한 빛의 원이 떠올랐다. 되돌이의식이 시작되자, 남자의 혼이 다시 저승에서 불러내어졌다.

그는 혼란스러운 눈빛으로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나… 난 어떻게 된 거지?”

염라대왕은 엄숙한 목소리로 말했다.
“너를 되돌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하지만 너의 몸과 혼이 하나가 되려면, 이승에서 누군가가 네 존재를 온전히 받아들여야만 한다.”

남자는 한순간 침묵하다가 간절한 목소리로 외쳤다.
“내 아들…! 내 아들이 날 기다리고 있어!”

그 순간, 저승과 이승을 잇는 거대한 문이 열렸다.

이승에서는 아이가 꼭 감은 눈을 뜨고 아버지의 이름을 부르짖었다.

“아빠… 돌아와!”

그 목소리에 응답이라도 하듯, 저승에서 강한 빛이 터져 나오며 남자의 혼이 그 문을 향해 빨려 들어갔다.

그가 다시 이승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인가?

7: 마침내 되돌아간 남자

이승과 저승의 경계가 흔들리며 강렬한 빛이 장례식장을 뒤덮었다. 사람들은 두려움에 몸을 움츠렸지만, 오직 어린 아들만이 제단 앞에 선 채 아버지의 이름을 부르고 있었다.

“아빠! 제발 돌아와!”

그 순간, 영정 사진이 갑자기 흔들리더니 강한 바람이 장례식장 안을 휘몰아쳤다. 향불이 다시 타오르며 사라졌던 남자의 혼이 빛에 휩싸여 나타났다.

“아빠…?”

아이가 두 눈을 크게 뜬 순간, 바닥에 누워 있던 남자의 육신이 갑자기 경련을 일으켰다. 온몸이 푸르게 변했던 피부에 서서히 생기가 돌아오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경악하며 뒤로 물러섰다.

“저, 저게 어떻게 된 거야…?”
“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난다고…?”

그러나 남자의 아내는 주저하지 않았다. 그는 남편의 손을 덥석 잡고 눈물을 흘리며 속삭였다.

“여보…? 여보, 들려요? 제발….”

그 순간, 남자의 손가락이 미세하게 떨리더니 천천히 눈꺼풀이 열렸다.

“……하, 하아…”

숨을 크게 들이마신 남자가 천천히 눈을 뜨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는 아직도 혼란스러운 얼굴이었다.

“내가… 돌아온 거야…?”

순간 장례식장은 충격과 감격이 뒤섞이며 한순간 적막이 흘렀다.

무당이 조용히 말했다.
“이것은 단순한 기적이 아니다. 저승의 문이 열렸다가 다시 닫힌 것이다.”

남자는 몸을 일으키며 자신을 감싸 안은 아내와 아들을 바라보았다. 눈물이 차오르는 것을 느끼며 떨리는 손으로 아들을 꼭 끌어안았다.

“아빠… 돌아왔구나….”

“그래… 아빠가 돌아왔어.”

남자는 다시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이상한 점이 있었다.

그는 이전과는 다른 감각을 느꼈다. 저승에서 잠시 머물렀던 기억이 흐릿하게 남아 있었고, 어딘가에서 자신을 지켜보던 염라대왕의 목소리도 들리는 듯했다.

한편, 저승에서는 염라대왕이 그 광경을 바라보며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이번 실수는 너무 큰 파장을 일으켰군.”

귀문수호자는 미소를 지으며 염라대왕을 바라보았다.
“결국 되돌릴 수 있었으니 다행이지 않은가?”

그러나 염라대왕의 표정은 복잡했다.

“하지만 저자는 이제 이승과 저승의 경계를 경험한 자다. 그의 영혼에는 저승의 흔적이 남아 있을 것이다.”

귀문수호자는 흥미로운 듯 눈을 가늘게 떴다.
“그 말은…?”

염라대왕은 깊은 눈으로 이승을 바라보았다.
“그가 다시 살아났다고 해서 모든 것이 원래대로 돌아가는 건 아니란 뜻이다.”

이승으로 돌아온 남자는 아직 모른다.
그가 다시 살아난 것은 단순한 기적이 아니라는 것을.

그의 눈에는 이제 보이지 않아야 할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고, 그의 귀에는 들려서는 안 될 소리들이 스며들었다.

이승과 저승을 넘나든 자.

그는 이제 평범한 인간이 아니었다.

 

유튜브 엔딩 멘트

"사람은 정해진 운명을 벗어날 수 있을까요? 저승과 이승을 넘나든 한 남자의 기이한 경험, 그리고 그가 다시 살아난 이후의 삶… 과연 그는 평범한 삶을 되찾을 수 있을까요?"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났지만, 어쩌면 또 다른 이야기가 시작될지도 모릅니다. 오늘의 전설, 흥미롭게 보셨다면 좋아요와 구독, 알림 설정까지 잊지 마세요!"

"그럼, 다음 이야기에서 다시 만나요!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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