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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라대왕의 오해를 바로잡다

by K sunny 2025. 10.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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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라대왕의 오해를 바로잡다, 저승에서 명예를 되찾은 선비 『청구야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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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킹멘트 (300자 내외)

"당신은 생전에 큰 죄를 지었소!" 염라대왕 앞에 선 선비는 억울했습니다. 평생 정직하게 살았는데, 저승의 기록에는 그가 큰 죄인으로 적혀 있었던 것입니다.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선비는 염라대왕을 설득하기 시작합니다. 조선시대 『청구야담』에 전해지는 이 신묘한 이야기 속에는 진실과 오해, 그리고 명예를 되찾기 위한 선비의 당당한 변론이 담겨 있습니다. 저승에서도 굽히지 않은 선비의 기개와 지혜, 그리고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는 교훈이 가슴을 울립니다. 과연 선비는 자신의 결백을 증명할 수 있었을까요? 지금부터 그 흥미진진한 이야기 속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디스크립션 (300자 내외)

조선시대 야담집 『청구야담』에 실린 저승과 현세를 오간 선비의 놀라운 이야기를 각색했습니다. 평생 정직하게 살았던 선비가 갑자기 저승으로 끌려가 염라대왕 앞에 섰습니다. 그런데 저승의 기록에는 그가 큰 죄인으로 적혀 있었습니다. 선비는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염라대왕 앞에서 당당히 변론을 시작합니다. 과연 무엇이 진실이었을까요? 옛 선조들의 지혜와 정의에 대한 믿음이 느껴지는 감동적인 이야기입니다. 시니어 세대가 편안하게 들으실 수 있도록 이야기 중심으로 구성했습니다.

※ 평생 정직하게 살았던 선비 김문정의 일상

조선 영조 시대, 경상도 안동 땅에 김문정이라는 선비가 살고 있었습니다. 나이는 쉰다섯이었고, 평생을 학문에 전념하며 청렴하게 살아온 사람이었습니다. 비록 높은 벼슬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마을 사람들은 그를 존경했습니다. 김문정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고, 남의 것을 탐하지 않았으며, 언제나 올바른 길을 걷고자 노력했기 때문입니다.
김문정의 하루는 언제나 규칙적이었습니다. 새벽에 일어나 세수를 하고 조상께 제사를 올렸습니다. 그리고 서재로 들어가 책을 읽었습니다. 논어, 맹자, 중용... 성현들의 말씀을 되새기며 스스로를 수양했습니다. "군자는 하루도 인을 떠날 수 없다"는 공자의 말씀을 늘 마음에 새겼습니다.
점심 때가 되면 간단히 식사를 하고 마을 아이들을 가르쳤습니다. 김문정은 마을의 서당 훈장이었습니다. 가난한 집 아이들도 글을 배울 수 있도록 무료로 가르쳤습니다. "글을 아는 것은 사람의 도리를 아는 것이니라. 너희들이 배워서 바른 사람이 되거라." 아이들에게 늘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녁이 되면 집으로 돌아와 아내와 함께 저녁을 먹었습니다. 아내는 김문정보다 두 살 아래였고, 평생을 남편을 내조하며 살았습니다. 슬하에 자녀는 없었지만, 두 사람은 서로를 아끼며 평화롭게 살았습니다. "여보, 오늘도 고생 많으셨어요." 아내가 따뜻한 차를 내오면 김문정은 고맙다는 인사를 했습니다. "아니오, 당신이야말로 늘 수고가 많소."
김문정은 마을에서 분쟁이 생기면 중재자 역할을 하곤 했습니다. 이웃 간에 땅 경계 문제로 다툼이 생기면 공정하게 판단해주었고, 빚 문제로 갈등이 생기면 양쪽의 말을 들어 합리적인 해결책을 제시했습니다. 사람들은 그의 판단을 신뢰했습니다. 왜냐하면 김문정은 결코 사사로운 이익을 취하지 않았고, 언제나 공정했기 때문입니다.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마을의 부자 최 진사가 김문정에게 찾아왔습니다. "김 선비, 내가 자네에게 부탁이 있네. 저 가난한 박 씨네 땅이 내 땅과 경계가 애매하네. 자네가 나서서 그 땅이 원래 내 땅이었다고 증언해주게. 사례는 충분히 하겠네." 최 진사는 은자 몇 냥을 내밀었습니다.
하지만 김문정은 단호히 거절했습니다. "진사 어르신, 제가 알기로는 그 땅은 박 씨네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땅입니다. 제가 어찌 거짓을 말할 수 있겠습니까?" 최 진사는 화가 났습니다. "자네 참 융통성이 없구먼!" 하지만 김문정은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융통성과 정의는 다른 것입니다. 저는 옳지 않은 일에 가담할 수 없습니다."
그 후로 최 진사는 김문정을 멀리했지만, 오히려 마을 사람들은 김문정을 더욱 존경했습니다. "저 양반은 진짜 선비다. 돈에 팔리지 않는다." 사람들의 평이었습니다. 김문정은 이런 일들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습니다. 다만 자신이 옳다고 믿는 길을 걸을 뿐이었습니다.
김문정에게는 한 가지 습관이 있었습니다. 매일 저녁 잠자리에 들기 전, 하루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오늘 나는 잘못한 일이 없었는가?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지는 않았는가? 올바른 길을 걸었는가?" 스스로에게 물었습니다. 그리고 잘못이 있으면 다음날 바로잡으려 노력했습니다.
어느 날 저녁, 김문정은 아내에게 말했습니다. "여보, 나는 평생 떳떳하게 살려고 노력했소.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는 삶을 살고자 했소. 비록 부귀영화를 누리지는 못했지만, 이렇게 당신과 함께 평화롭게 사는 것만으로도 감사하오." 아내는 남편의 손을 꼭 잡았습니다. "저도 당신과 함께여서 행복해요. 우리 이렇게 오래오래 함께 살아요."
하지만 운명은 예측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로부터 며칠 후, 김문정의 삶에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 갑자스러운 죽음과 저승으로 끌려간 선비

그날은 유난히 날씨가 흐렸습니다. 가을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음산한 날이었습니다. 김문정은 평소와 다름없이 서당에서 아이들을 가르쳤습니다. "너희들, 오늘은 효경을 배워보자. 효란 무엇이냐? 부모를 섬기는 것이 효의 시작이니라." 아이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열심히 들었습니다.
저녁 무렵, 서당 문을 닫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습니다. 빗속을 걸어가는데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졌습니다. "어라, 이게 무슨..." 김문정은 가슴을 움켜쥐었습니다. 숨이 막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대로 길바닥에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달려왔습니다. "김 선비님! 정신 차리세요!" 누군가 김문정을 흔들었지만 반응이 없었습니다. 사람들은 급히 김문정을 집으로 옮겼습니다. 아내는 남편의 모습을 보고 울부짖었습니다. "여보! 눈 좀 떠봐요! 제발!" 하지만 김문정은 눈을 뜨지 못했습니다.
의원을 불렀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부인, 이미 숨이 끊어졌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 의원의 말에 아내는 그대로 주저앉았습니다. 쉰다섯, 아직 살 날이 많이 남았을 나이에 갑자기 세상을 떠나다니. 아내는 남편의 손을 붙잡고 통곡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김문정 본인의 입장에서는 전혀 다른 상황이 전개되고 있었던 것입니다. 김문정이 정신을 차려보니, 자신은 어둠 속에 서 있었습니다. "여기가 어디지?" 주변을 둘러보니 온통 안개가 자욱했습니다. 그리고 저 멀리서 누군가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가까이 다가온 사람을 보니 기이한 복장을 하고 있었습니다. 검은 도포를 입고, 높은 갓을 쓰고, 손에는 긴 장부를 들고 있었습니다. 얼굴은 창백했고 표정이 없었습니다. "당신이 김문정이시오?" 그 사람이 물었습니다. "그렇소만... 당신은 누구시오?" 김문정이 되물었습니다.
"나는 저승사자요. 당신을 데리러 왔소." 저승사자의 말에 김문정은 깜짝 놀랐습니다. "저승사자라니! 그럼 나는 죽은 것이오?" "그렇소. 당신의 수명이 다했소. 이제 저승으로 가야 하오." 저승사자는 담담하게 말했습니다.
김문정은 당황했습니다. "하지만 나는 아직 할 일이 많소. 아내도 있고, 가르쳐야 할 아이들도 있소. 그리고 나는 아직 쉰다섯밖에 안 됐소!" 하지만 저승사자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그것은 내가 관여할 일이 아니오. 나는 명부의 명령을 따를 뿐이오. 장부에 당신의 이름이 적혀 있소. 김문정, 안동 거주, 쉰다섯 살. 이제 가시오."
김문정은 믿을 수 없었지만, 현실을 부정할 수도 없었습니다. 저승사자를 따라 걷기 시작했습니다. 길은 점점 어두워졌고, 주변은 더욱 음산해졌습니다. 얼마나 걸었을까요. 저 앞에 거대한 문이 보였습니다. 문 위에는 '명부지문(冥府之門)'이라는 글자가 적혀 있었습니다. 저승의 문이었습니다.
문을 지나자 완전히 다른 세계가 펼쳐졌습니다. 커다란 전각들이 늘어서 있고, 수많은 혼령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저승사자는 김문정을 한 전각 앞으로 데려갔습니다. "여기서 기다리시오. 곧 염라대왕님께서 당신을 심판하실 것이오."
염라대왕. 김문정도 이야기로 들어본 적이 있었습니다. 저승의 왕이자 죽은 자들을 심판하는 존재. 생전의 행적에 따라 다음 생을 결정하는 무서운 분이라고 했습니다. '나는 평생 정직하게 살았으니 걱정할 것이 없다.' 김문정은 스스로를 다독였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니 다른 혼령들도 불안한 표정으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어떤 이는 울고 있었고, 어떤 이는 떨고 있었습니다. 김문정은 그들에게 물었습니다. "여기는 어떤 곳이오?" 한 노인 혼령이 대답했습니다. "저승의 심판정이오. 염라대왕께서 우리의 생전 행적을 심판하시는 곳이지요. 잘못이 많으면 지옥으로 가고, 선행이 많으면 좋은 곳으로 간다고 하오."
김문정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나는 평생 떳떳하게 살았으니 부끄러울 것이 없다.' 하지만 곧 그의 확신은 산산조각 나게 됩니다.

※ 염라대왕 앞에 선 선비, 충격적인 죄목을 듣다

드디어 김문정의 차례가 되었습니다. 커다란 문이 열리고, 안으로 들어가라는 신호가 왔습니다. 김문정은 긴장하며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전각 안은 엄숙한 분위기였습니다. 정면에는 거대한 옥좌가 있었고, 그 위에 위엄 있는 모습의 염라대왕이 앉아 계셨습니다.
염라대왕은 붉은 관복을 입고 높은 관을 쓰고 있었습니다. 얼굴은 엄하고 눈빛은 날카로웠습니다. 좌우에는 판관들이 서 있었고, 앞에는 커다란 장부가 펼쳐져 있었습니다. "김문정, 앞으로 나오라." 염라대왕의 목소리가 전각 안에 울려 퍼졌습니다.
김문정은 앞으로 나아가 큰절을 올렸습니다. "대왕님, 소인 김문정이옵니다." "고개를 들어라." 김문정은 고개를 들어 염라대왕을 바라봤습니다. 염라대왕은 앞에 펼쳐진 장부를 읽기 시작했습니다.
"김문정, 경상도 안동 거주, 쉰다섯 살에 죽음. 평생의 행적을 보니..." 염라대왕이 장부를 넘기며 말했습니다. 김문정은 가슴을 펴고 기다렸습니다. 자신의 정직한 삶이 인정받을 것이라 확신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염라대왕의 표정이 점점 굳어졌습니다. "흠... 이것은 심각하구나." 염라대왕이 중얼거렸습니다. 그리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김문정을 쳐다봤습니다. "김문정! 너는 생전에 큰 죄를 지었도다!"
김문정은 귀를 의심했습니다. "예? 대왕님, 무슨 말씀이신지..." "장부에 명확히 기록되어 있다. 너는 마을의 부자 돈을 훔쳤고, 이웃의 땅을 가로챘으며, 거짓 증언으로 무고한 사람을 곤경에 빠뜨렸다. 그뿐인가! 제자들에게서 거둔 돈을 사사로이 사용했고, 과부를 속여 재산을 빼앗았다. 이것이 사실이 아니냐!"
김문정은 완전히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대왕님! 그것은 모두 사실이 아닙니다! 소인은 평생 그런 짓을 한 적이 없습니다!" 김문정이 항변했습니다. 하지만 염라대왕은 장부를 탁 닫으며 말했습니다. "이 장부는 거짓이 없다. 저승의 기록은 절대 틀리지 않는다!"
옆에 서 있던 판관이 나섰습니다. "대왕님, 이자는 생전에 선비 행세를 하며 사람들을 속였습니다. 겉으로는 정직한 척했지만 속으로는 온갖 나쁜 짓을 다 했습니다. 마땅히 무거운 벌을 받아야 합니다." 다른 판관들도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김문정은 황당했습니다. 이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었습니다. 자신은 평생 그런 짓을 한 적이 없었습니다. "대왕님! 잠깐만 기다려주십시오! 소인의 말을 들어주십시오!" 김문정이 필사적으로 외쳤습니다.
염라대왕은 손을 들어 정숙을 명했습니다. "좋다. 마지막으로 변명할 기회를 주겠다. 하지만 헛소리를 하면 더 무거운 벌을 받을 것이다. 말해보아라." 김문정은 깊은 숨을 들이쉬었습니다. 이제 자신의 결백을 증명해야 했습니다.
"대왕님, 소인은 평생 부자의 돈을 훔친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부자 최 진사가 소인에게 거짓 증언을 부탁했을 때 거절했습니다. 그 일로 최 진사와는 원수가 되었지만, 소인은 정의를 선택했습니다." 김문정이 차분하게 말했습니다.
"그리고 이웃의 땅을 가로챘다는 것도 사실이 아닙니다. 소인은 오히려 가난한 박 씨의 땅을 지켜주었습니다. 최 진사가 그 땅을 빼앗으려 할 때, 소인이 나서서 박 씨의 권리를 지켜주었습니다." 김문정의 목소리에는 확신이 담겨 있었습니다.
"제자들에게서 돈을 거뒀다는 것도 거짓입니다. 소인은 가난한 집 아이들을 무료로 가르쳤습니다. 오히려 소인이 책을 사주고, 붓과 종이를 사주었습니다. 그리고 과부를 속였다는 것은 더욱 말도 안 됩니다. 소인은 평생 여인들을 공경했고, 과부를 만난 적도 없습니다!"
김문정의 말에는 진실이 담겨 있었습니다. 하지만 판관들은 여전히 의심스러운 표정이었습니다. "그것은 당신의 주장일 뿐이오. 장부에는 분명히 기록되어 있소!" 한 판관이 말했습니다.
김문정은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그 장부가 틀린 것입니다! 저승의 기록이 절대 틀리지 않는다고 하셨지만, 이번만큼은 분명히 오류가 있습니다!" 이 말에 전각 안이 술렁거렸습니다. 저승의 기록에 오류가 있다니, 이것은 대단히 중대한 문제였습니다.
염라대왕은 심각한 표정으로 김문정을 바라봤습니다. "네가 만약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면 용서받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만약 정말로 장부에 오류가 있다면... 이것은 큰 문제다." 염라대왕은 다시 장부를 펼쳤습니다. 그리고 자세히 들여다보기 시작했습니다.
김문정은 떨리는 마음으로 기다렸습니다. 과연 진실이 밝혀질 수 있을까요?

※ 선비의 당당한 변론과 진실 규명

염라대왕은 한참 동안 장부를 살펴봤습니다. 그러다가 무언가 이상한 점을 발견한 듯 눈썹을 찌푸렸습니다. "잠깐... 이것 좀 보아라." 염라대왕이 옆의 판관을 불렀습니다. 판관이 다가가 장부를 함께 살펴봤습니다. "대왕님, 여기 기록된 김문정의 본관이 무엇입니까?"
판관이 장부를 자세히 읽었습니다. "김해 김씨라고 적혀 있습니다." 그 말을 들은 김문정이 벌떡 일어섰습니다. "대왕님! 소인은 김해 김씨가 아닙니다! 소인은 안동 김씨입니다!" 이 말에 전각 안이 다시 술렁거렸습니다.
염라대왕의 얼굴에 당혹스러운 표情이 스쳤습니다. "뭐라고? 안동 김씨라고?" "그렇습니다, 대왕님. 소인의 선조는 고려 말 안동에 정착한 안동 김씨 문중입니다. 김해 김씨와는 전혀 다른 가문입니다." 김문정이 분명하게 말했습니다.
염라대왕은 다시 장부를 뒤적였습니다. "그렇다면... 거주지는 어디라고 했느냐?" "안동의 서쪽 마을입니다. 정확히는 하회마을에서 십 리 떨어진 곳입니다." 김문정이 대답했습니다. 판관이 장부를 다시 확인했습니다. "대왕님, 여기 기록에는 안동 동쪽 마을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이제 상황이 점점 명확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염라대왕은 심각한 표정으로 다른 판관들을 불렀습니다. "장부를 더 자세히 살펴보아라. 혹시 동명이인이 아닌가?" 판관들이 여러 장부를 가져와 비교하기 시작했습니다.
김문정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대왕님, 소인이 생전에 했던 일들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소인은 서당 훈장이었습니다. 가난한 아이들을 무료로 가르쳤고, 책과 붓을 사주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증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소인은 부자 최 진사의 부정한 부탁을 거절했습니다. 그는 소인에게 은자를 주며 거짓 증언을 요구했지만, 소인은 단호히 거절했습니다. 그 일로 최 진사는 소인을 미워했지만, 마을 사람들은 소인의 정직함을 인정했습니다." 김문정의 말에는 흔들림이 없었습니다.
"소인은 평생 단 한 번도 남의 것을 탐낸 적이 없습니다. 이웃 박 씨가 땅 문제로 어려움을 겪을 때 소인이 도왔습니다. 공정하게 판단해주었고, 약자의 편에 섰습니다. 이것이 죄입니까? 소인은 오히려 정의를 실천했습니다!"
김문정의 변론은 힘이 있었습니다. 그의 목소리에는 평생 떳떳하게 살아온 사람의 당당함이 담겨 있었습니다. "대왕님, 소인은 비록 높은 벼슬에 오르지 못했지만, 하루하루를 부끄럽지 않게 살려고 노력했습니다. 매일 저녁 스스로를 돌아보며 잘못이 없는지 반성했습니다."
"소인의 아내는 알 것입니다. 소인이 얼마나 성실하게 살았는지. 소인의 제자들도 알 것입니다. 소인이 얼마나 정성껏 그들을 가르쳤는지. 마을 사람들도 알 것입니다. 소인이 얼마나 공정하게 분쟁을 해결했는지!" 김문정의 목소리는 점점 커졌습니다.
염라대왕은 김문정의 변론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평생 사람을 판단해온 염라대왕의 눈에는 김문정의 진실이 보였습니다. 이 사람은 거짓말을 하고 있지 않았습니다. 진심으로 억울해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한 판관이 급히 달려왔습니다. "대왕님! 찾았습니다! 여기 또 다른 김문정이 있습니다!" 판관이 다른 장부를 펼쳐 보였습니다. "이 김문정은 김해 김씨이고, 안동 동쪽 마을에 살았으며, 온갖 나쁜 짓을 저질렀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름과 나이가 같아서 혼동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염라대왕은 두 장부를 비교했습니다. 분명히 두 명의 김문정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안동 김씨로 서쪽 마을에 살며 정직하게 산 선비. 다른 하나는 김해 김씨로 동쪽 마을에 살며 온갖 악행을 저지른 악인. 그런데 저승사자가 잘못 데려온 것이었습니다.
염라대왕의 얼굴이 굳어졌습니다. "이것은... 중대한 실수로다." 전각 안이 술렁거렸습니다. 저승에서 이런 실수가 일어나다니, 전례가 없는 일이었습니다.

※ 밝혀진 진실과 동명이인의 오류

염라대왕은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김문정 앞으로 천천히 걸어왔습니다. 전각 안의 모든 이들이 숨을 죽였습니다. 염라대왕이 이렇게 직접 움직이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김문정." 염라대왕이 엄숙한 목소리로 불렀습니다. "예, 대왕님." 김문정이 공손히 대답했습니다. "그대의 말이 옳았소. 저승의 기록에 오류가 있었소. 동명이인을 혼동하여 그대를 잘못 데려온 것이오."
염라대왕의 인정에 김문정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하지만 염라대왕의 표情은 여전히 심각했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오. 저승의 기강이 무너지는 일이오. 죄 없는 사람을 죄인으로 몰아세웠으니, 이는 저승이 그대에게 큰 잘못을 저지른 것이오."
염라대왕은 주변의 판관들을 둘러봤습니다. "어찌 이런 일이 일어났느냐! 같은 이름이라고 해서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고 잡아왔단 말이냐!" 염라대왕의 목소리에는 분노가 담겨 있었습니다. 판관들은 고개를 숙였습니다.
저승사자가 앞으로 나왔습니다. "대왕님, 소인의 잘못입니다. 장부에 김문정, 안동 거주, 쉰다섯 살이라고만 적혀 있어서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소인이 더 자세히 살펴봤어야 했습니다." 저승사자도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습니다.
염라대왕은 한숨을 쉬었습니다. "이미 벌어진 일이니 어쩔 수 없소. 하지만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되오. 앞으로는 이름뿐만 아니라 본관, 정확한 거주지, 생년월일까지 모두 확인하도록 하시오!" 판관들이 일제히 대답했습니다. "명심하겠습니다, 대왕님!"
염라대왕은 다시 김문정을 바라봤습니다. "김문정, 그대에게 큰 실례를 범했소. 그대는 평생 정직하게 살았고, 의로운 일을 했소. 그런데 저승에서 죄인으로 몰아세웠으니 이 무슨 일이오." 염라대왕의 목소리에는 미안함이 담겨 있었습니다.
김문정은 공손하게 절을 올렸습니다. "대왕님, 소인은 다만 진실이 밝혀진 것에 감사할 뿐입니다. 누구나 실수할 수 있습니다. 대왕님께서 공정하게 살펴주신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김문정의 말에 염라대왕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대는 참으로 군자로다. 억울한 일을 당했는데도 원망하지 않고 이해하는구나. 과연 평생 수양한 선비답소." 염라대왕이 감탄하며 말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있소."
"무엇입니까, 대왕님?" "그대는 이미 육신을 떠났소. 현세에서는 그대가 죽은 것으로 되어 있소. 이미 사흘이 지났으니 장례 준비가 한창일 것이오." 염라대왕의 말에 김문정은 깜짝 놀랐습니다. "그럼 저는 이제 어찌 되는 것입니까?"
염라대왕은 잠시 생각에 잠겼습니다. 그리고 판관들과 상의했습니다. 한참을 논의한 끝에 염라대왕이 입을 열었습니다. "그대에게 두 가지 선택권을 주겠소. 첫째, 여기 저승에 남아 좋은 곳에서 편안히 지내다가 다음 생에 좋은 집안에 태어나는 것. 둘째, 다시 현세로 돌아가 남은 삶을 사는 것."
김문정은 고민하지 않았습니다. "소인은 현세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아내가 기다리고 있고, 가르쳐야 할 제자들이 있습니다. 아직 소인이 할 일이 남아 있습니다." 김문정의 대답은 확고했습니다.
염라대왕은 미소를 지었습니다. "역시 그대답소. 좋소, 그대를 다시 현세로 보내주겠소. 하지만 조건이 있소." "무엇입니까?" "그대가 겪은 일을 사람들에게 전하시오. 정직하게 살면 하늘이 알아준다는 것을,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는 것을 말이오."
"그리고 한 가지 더. 그대에게는 앞으로 이십 년의 수명을 더 주겠소. 원래 칠십오 세까지 살 운명이었는데, 이번 일로 공연히 고생했으니 보상으로 구십오 세까지 살도록 하겠소." 염라대왕의 말에 김문정은 깊이 절을 올렸습니다.
"대왕님의 은혜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가시오, 김문정. 그리고 부디 건강하게 오래 사시오. 그대 같은 사람이 세상에 더 필요하오." 염라대왕이 손을 들어 축복했습니다.
그 순간, 환한 빛이 김문정을 감싸기 시작했습니다. 김문정은 몸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저승의 전각이 점점 멀어지고, 눈앞이 하얗게 변했습니다.

※ 다시 현세로 돌아온 선비의 새로운 삶

김문정이 정신을 차렸을 때, 익숙한 천장이 보였습니다. 자신의 집 방 천장이었습니다. 몸을 움직여보니 움직일 수 있었습니다. "내가... 살아났구나." 김문정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자신의 손을 바라봤습니다.
그때 방문이 열렸습니다. 아내가 물 한 그릇을 들고 들어오다가 김문정과 눈이 마주쳤습니다. 물그릇이 바닥에 떨어지며 깨졌습니다. "여보! 당신이... 당신이 눈을 떴어요!" 아내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남편에게 달려왔습니다.
"여보... 나 김문정이오. 살아 돌아왔소." 김문정이 말하자 아내는 남편을 꼭 껴안고 울기 시작했습니다. "여보, 정말 당신이에요? 사흘 동안 숨도 쉬지 않고 차갑게 있었는데... 어떻게 된 거예요?" 아내의 목소리는 떨렸습니다.
밖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렸습니다. "김 선비님이 깨어나셨다!" 마을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의원도 급히 달려왔습니다. "이럴 수가! 분명 숨이 끊어졌었는데..." 의원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습니다.
김문정은 사람들에게 자신이 겪은 일을 이야기했습니다. 저승에 잘못 끌려갔던 일, 염라대왕 앞에서 변론했던 일, 동명이인 때문에 오해가 생겼던 일, 그리고 다시 살아 돌아온 일까지. 사람들은 숨죽여 들었습니다.
"정말 신기한 일이로구먼!" "역시 김 선비님은 정직한 분이셨어!" "저승에서도 인정받으셨구나!" 마을 사람들은 감탄했습니다. 김문정의 이야기는 순식간에 온 마을에 퍼졌고, 이내 인근 마을까지 소문이 났습니다.
며칠 후, 김문정은 완전히 회복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서당으로 돌아갔습니다. 아이들은 선생님이 돌아오신 것을 보고 기뻐하며 달려왔습니다. "선생님! 선생님이 돌아오셨어요!" "우리 정말 걱정했어요!" 아이들의 순수한 웃음을 보며 김문정은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얘들아, 선생님이 너희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단다." 김문정은 아이들을 앉히고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었습니다. "선생님은 저승에 다녀왔단다. 그곳에서 선생님은 억울한 일을 당했지만, 진실을 말하고 떳떳하게 변론했지. 그랬더니 염라대왕께서도 선생님의 말을 들어주셨단다."
"너희들도 기억하거라. 평생 정직하게 살면 하늘이 알아준다는 것을. 비록 당장은 손해를 보는 것 같아도, 결국 진실은 밝혀진다는 것을. 그러니 언제나 떳떳하게 살아야 한다." 아이들은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 후로 김문정은 더욱 열심히 아이들을 가르쳤습니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에게도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며 정직하게 살 것을 권했습니다. "세상에서는 거짓으로 성공하는 것처럼 보여도, 결국 저승에서는 모든 것이 밝혀집니다. 그러니 우리는 현세에서 떳떳하게 살아야 합니다."
김문정의 이야기는 멀리까지 퍼져나갔습니다. 안동뿐만 아니라 경상도 전역에 소문이 났습니다. 심지어 한양에까지 소문이 들어가 조정의 신하들도 김문정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승에 갔다 온 선비가 있다니 신기하구나." "그 선비가 평생 정직하게 살았기에 가능한 일이었겠지."
몇 년 후, 김문정은 마을에 작은 비석을 세웠습니다. 비석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정직하게 살라.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 하늘이 보고 있고, 땅이 알고 있다." 이 비석은 오랫동안 마을에 남아 사람들에게 교훈을 주었습니다.
김문정은 염라대왕의 약속대로 오래 살았습니다. 구십오 세까지 건강하게 살면서 수많은 제자들을 길러냈습니다. 그의 제자들은 모두 정직하고 의로운 사람들이 되었습니다. 김문정의 가르침이 제자들의 마음속에 깊이 새겨졌기 때문입니다.
김문정이 세상을 떠날 때, 온 마을 사람들이 모여 눈물을 흘렸습니다. "진정한 선비가 가셨다." "평생 떳떳하게 사신 분이었다." 사람들은 김문정을 기억했고, 그의 이야기는 대대로 전해 내려갔습니다.
그리고 김문정이 세상을 떠났을 때, 저승사자가 다시 찾아왔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공손하게 인사를 하며 맞이했습니다. "김문정 어르신, 이제 진짜 때가 되었습니다. 염라대왕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김문정은 미소를 지으며 저승사자를 따라갔습니다.
염라대왕 앞에 다시 선 김문정을 보고 염라대왕이 반갑게 맞이했습니다. "오랜만이오, 김문정. 그동안 잘 지냈소?" "대왕님 덕분에 사십 년을 더 살며 많은 일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대는 약속을 지켰소. 정직하게 살라는 가르침을 많은 사람들에게 전했소. 이제 그대에게 큰 상을 내리겠소."
염라대왕은 김문정에게 천상의 높은 자리를 주었습니다. "그대는 다음 생에 훌륭한 집안에 태어나 큰 인물이 될 것이오. 그리고 그곳에서도 정의를 실천하고 사람들을 올바르게 인도할 것이오." 김문정은 깊이 절을 올렸습니다. "대왕님의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김문정의 이야기는 끝이 났습니다. 하지만 그의 가르침은 영원히 사람들의 마음속에 남았습니다. 정직하게 살면 하늘이 알아준다는 것,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는 것, 이것이 바로 김문정이 남긴 교훈이었습니다.

유튜브 엔딩멘트

여러분, 『청구야담』에 전해지는 김문정 선비의 이야기 어떠셨나요?
저승에서도 당당히 자신의 결백을 증명한 선비.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명확한 교훈을 줍니다. 정직하게 살면 하늘이 알아주고,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는 것입니다.
우리 선조들은 평생 떳떳하게 산다면 저승에서도 당당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비록 당장은 손해를 보는 것 같아도, 결국 진실은 여러분의 편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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