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라대왕이 던진 세 가지 질문, 효자의 답변이 만들어낸 황당한 해피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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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킹 멘트 (300자 내외):
"너는 왜 벌써 왔느냐?" 저승 문턱을 밟은 한 남자를 보고 염라대왕이 당황했습니다. 알고 보니 명부에도 없는 죽음? 억울해서 못 간다는 효자와 보내기 싫다는 대왕님의 자존심 대결이 시작되었습니다! 염라대왕이 던진 까다롭고도 황당한 세 가지 질문에, 효자가 내놓은 답변은 저승을 웃음바다로 만들고 결국 지상 최고의 해피엔딩을 만들어냈습니다. 저승의 법도까지 바꿔버린 그 기막힌 대화를 지금 만나보시죠!
디스크립션 (300자 내외):
무섭기만 한 줄 알았던 염라대왕이 실은 장난기 가득한 이야기꾼이라면? 지극한 효심으로 어머니를 모시다 실수로 저승에 온 김 서방. 그는 다시 이승으로 돌아가기 위해 염라대왕과 목숨을 건 '세 가지 질문' 내기를 벌입니다. 지혜와 해학이 담긴 그의 답변은 무엇이었을까요? 시니어들의 가슴을 따뜻하고 유쾌하게 적셔줄 '염라대왕 야담' 시리즈의 정수! 웃다 보면 어느새 인생의 깊은 지혜까지 얻게 되는 특별한 이야기를 영상으로 감상하세요.
※ 어머니 약초가 어디 있나?
아이고, 어르신들! 글쎄 말입니다. 옛날 저 강원도 깊은 산골에 김 서방이라는 양반이 살았더랬죠. 이 양반이 누군고 하니, 동네 사람들은 다들 입을 모아 '지상의 천사'라고 불렀습니다. 왜냐고요? 글쎄, 홀로 계신 병든 어머니를 모시는 정성이 어찌나 지극한지, 엄동설한에 산삼을 캐러 가는 건 예사고, 어머니 발이 시릴까 봐 자기 품속에 어머니 발을 넣고 잠을 자는 그런 효자였단 말입니다. 남들이 "이보게 김 서방, 자네 장가도 안 가고 그렇게 살면 어쩌나?" 물으면, 그는 그저 "어머니 웃음소리 듣는 게 내 장가요, 내 인생의 낙입니더" 하며 허허 웃던 사람이었지요.
그러던 어느 날이었어요. 날씨는 또 왜 그렇게 궂은지, 하늘에서는 비가 쏟아지고 바람은 쌩쌩 부는데, 어머니 병환이 갑자기 도져서 숨을 깔딱깔딱 몰아쉬시는 게 아니겠습니까? 김 서방은 정신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어무이! 조금만 참으소! 내 당장 약초를 캐 올 테니 기력 차리셔야 하오!" 신발 끈을 고쳐 매는데, 얼마나 마음이 급했으면 끈이 툭 끊어지고 손가락은 벌벌 떨리겠습니까. 그래도 김 서방은 문지방을 넘으며 어머니 얼굴을 한 번 더 쳐다봤습니다. "어무이, 내 금방 올 테니 절대 눈 감으면 안 됩니더, 예?" 하고 다짐을 하듯 동네 어귀를 지나 험한 산길로 접어들었지요.
그 산길이 보통 험합니까? 칡넝쿨은 다리를 감아쥐고, 뾰족한 바위는 짚신을 뚫고 발바닥을 사정없이 찔러대는데, 김 서방은 아픈 줄도 몰랐습니다. 무릎까지 차오르는 진흙탕을 헤치며, "약초야, 어디 있느냐! 우리 어머니 살릴 약초가 어디 있느냐!" 하고 비바람 속에서 절규를 했단 말이죠. 한참을 헤매다 낭떠러지 끝에 겨우 영롱한 빛을 내뿜는 약초 하나를 발견했는데, 세상에나! 그걸 잡으려고 손을 뻗는 순간, 비에 젖은 바위가 쭈르륵 미끄러지는 게 아니겠습니까. "아이고, 어무이!" 소리를 지르며 허공을 휘젓는데, 그 찰나의 순간에 어머니와 보낸 수만 가지 기억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습니다.
김 서방은 정신을 잃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어르신들. 한참 뒤에 눈을 떠보니 이게 웬일입니까? 주변은 온통 뿌연 안개가 가득하고, 어디선가 본 적도 없는 시커먼 도포 차림의 사내 둘이 양옆에서 팔짱을 딱 끼고 있는 거예요. "어이, 김 서방. 때가 됐으니 가자." 김 서방은 정신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가긴 어디로 갑니까? 내 우리 어머니 약초 드려야 하는데! 지금 솥에 물 올려놓고 왔단 말입니다!" 김 서방은 발버둥을 쳤습니다. 하지만 그 사내들이 끄는 힘이 어찌나 센지, 발이 땅에 닿지도 않은 채 구름 위를 걷는 것처럼 질질 끌려가는 겁니다. 저 멀리 커다란 대문이 보이는데, 그 문에는 '저승'이라고 아주 시커멓게 써 붙여져 있었습니다.
김 서방은 그제야 무릎이 탁 꺾였습니다. "아이고, 내가 죽었구나! 약초 한 뿌리 드리지 못하고, 우리 어무이 홀로 두고 내가 먼저 죽었구나! 어머니 저녁상도 못 차려 드렸는데 이 무슨 날벼락인가!" 통곡 소리가 저승 입구에 쩌렁쩌렁 울려 퍼지는데, 저승사자들은 눈 하나 깜짝 안 하고 김 서방을 문 안으로 밀어 넣었습니다. 길고 긴 줄이 늘어선 그곳에서 김 서방은 가슴을 쥐어뜯었습니다. 어머니를 향한 한이 사무쳐 가슴이 미어질 듯 아팠지요. "내 이대로는 못 간다! 염라대왕님이라도 만나서 사정을 해야지, 이대로는 절대로 못 죽는다!" 김 서방의 눈에 불이 번쩍 났습니다. 저 사자 놈들의 창끝보다 더 매서운 효자의 기개가 살아난 것이지요.
※ 여기가 저승이라고?
"다음 죄인, 아니 다음 영혼 들어오너라!" 우렁찬 목소리가 법정을 울리는데, 김 서방은 고개를 푹 숙인 채 염라대왕 앞으로 끌려 나갔습니다. 어르신들, 염라대왕님 모습이 상상이 가십니까? 눈은 부릅뜬 게 굶주린 호랑이 같고, 콧구멍에서는 지옥 불의 열기가 모락모락 나는데, 손에는 금테를 두른 거대한 명부를 들고 김 서방을 슥 내려다보는 겁니다. 주변에는 시퍼런 칼을 든 귀신들과 판관들이 줄을 서 있는데, 그 위세가 어찌나 대단한지 숨소리조차 크게 내지 못할 정도였지요. 그 으리으리한 위용에 김 서방은 잠시 넋을 잃었습니다.
"음, 네가 저기 강원도 산골 김 서방이냐? 웬 놈이 저승 문턱에서 그렇게 소리를 고래고래 질러서 내 낮잠을 깨우느냐! 감히 이곳이 어디라고 통곡질이냐!" 염라대왕이 탁자를 탕! 치는데, 그 진동에 김 서방의 심장도 덜컥 내려앉았습니다. 하지만 어머니 생각만 하면 무서울 게 무엇이겠습니까? 김 서방은 바닥에 넙죽 엎드려 바닥을 벅벅 긁으며 통곡하기 시작했습니다. "대왕님! 억울합니다! 저를 데려가시면 안 됩니다! 우리 어머니는 지금 숨이 넘어가고 계신데, 이 못난 아들이 약초도 못 갖다 드리고 여기 오면 우리 어머니는 어찌 삽니까? 대왕님, 제발 저 좀 돌려보내 주십시오! 차라리 제가 이승에 가서 어머니를 모시고 남은 평생을 종처럼 일하다 오겠습니다!"
염라대왕은 귀찮다는 듯이 콧방귀를 뀌며 명부를 넘겼습니다. "허허, 이놈 봐라. 여기 오는 놈치고 안 억울한 놈 없다더라. 너도 딱 그 짝이로구나. 어디 보자... 김 서방, 김 서방..." 그런데 말입니다, 어르신들! 명부를 넘기던 염라대왕님의 눈이 점점 커지는 거예요. 수염이 파르르 떨리더니 옆에 있는 판관의 옆구리를 쿡 찌르는 겁니다. "야, 판관아. 이거 명부가 좀 이상하다? 이 김 서방이라는 놈, 수명이 오십 년은 더 남았는데 왜 여기 와 있어?" 판관이 깜짝 놀라 안경을 고쳐 쓰고 명부를 살피더니 식은땀을 줄줄 흘립니다. "아이고, 대왕님! 죄송합니다! 저기 저 초보 사자 놈들이 옆집에 사는 김 노인을 데려오랬더니, 이름만 보고 이 젊은 효자를 낚아채 왔나 봅니다!"
그 소리에 법정이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습니다. 염라대왕은 당황해서 헛기침을 '험험' 해대며 수염을 만져댔죠. 저승 대왕의 체면이 말이 아니게 생겼으니 말입니다. "어허, 이런 얼빠진 놈들 같으니라고! 일을 이따위로 처리해?" 대왕님이 호통을 치자 사자들은 무릎을 꿇고 벌벌 떨었습니다. 그때 김 서방이 눈치를 딱 챘습니다. "아하! 대왕님이 실수하신 거군요? 그럼 당장 저를 돌려보내 주셔야죠! 우리 어머니 약초 드려야 한다니까요! 지금 당장 보내주십시오!" 김 서방이 목소리를 높이자, 염라대왕은 자존심이 상했습니다. "어허! 이놈이 어디라고 감히 대왕의 실수를 꼬집느냐! 저승 법도가 그렇게 만만한 줄 아느냐? 한 번 들어온 발걸음은 그냥 못 나가는 법이다!"
하지만 속으로는 뜨끔한 염라대왕이었죠. 그래서 대왕님이 꾀를 하나 냈습니다. "좋다! 네가 그렇게 억울하고 지혜롭다 하니, 내가 특별히 기회를 주마. 내가 던지는 세 가지 질문에 네가 막힘없이, 그리고 내 마음을 흡족하게 답변을 한다면 내가 네 수명을 다시 잇고 이승으로 돌려보내 주겠다. 하지만 단 하나라도 엉터리로 대답하거나 내 심기를 건드리면, 너는 영원히 저승의 화장실 청소나 하며 살아야 할 것이다! 어떠냐, 이 내기를 받아들이겠느냐?" 김 서방은 마른침을 꿀꺽 삼켰습니다. "좋습니다, 대왕님! 무엇이든 물어보십시오! 우리 어머니 살릴 수만 있다면 저승 사자랑 씨름이라도 하겠습니다!" 염라대왕의 입가에 묘한 미소가 걸렸습니다. 과연 어떤 황당한 질문들이 쏟아질까요?
※ 내 문제를 맞히면 보내주마!
어르신들, 저승 법정의 정막이라는 게 말입니다, 이승의 고요함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새소리 하나 안 들리고, 바람 소리조차 죽어버린 그곳엔 오직 저 멀리 지옥 불 타오르는 '화르르' 소리만 가끔 들려오는데, 그 거대한 염라대왕님이 옥좌에서 몸을 앞으로 슥 내미는 겁니다. 그분이 몸을 움직일 때마다 입고 있는 시커먼 비단포가 '스으윽' 소리를 내는데, 그게 꼭 커다란 구렁이가 담을 넘어가는 소리 같아요. 김 서방은 차가운 바닥에 엎드린 채 자기 심장 뛰는 소리가 밖으로 들릴까 봐 가슴을 움벅움벅 눌러댔죠.
염라대왕님이 수염을 한 번 쓱 쓸어내리더니, 눈을 가늘게 뜨고 입을 뗍니다. "음, 김 서방아. 네가 어머니를 극진히 모신 효자라 하니, 내 마음이 조금 움직이기는 한다만... 저승의 문은 한 번 닫히면 열기 어려운 법. 자, 첫 번째 질문이다. 정신 바짝 차리고 대답하거라. 만약 네가 내 마음에 차지 않는 소리를 한다면, 너는 당장 저기 보이는 독사 지옥으로 던져질 것이다!" 대왕님이 손가락 하나를 딱 세우는데, 그 손가락 끝에서 푸른 도깨비불이 '치르르' 피어오르는 게 아니겠어요? 주변에 서 있던 판관들이 붓을 고쳐 쥐고 김 서방의 입술만 쳐다봅니다.
"세상에는 수만 가지 물건이 있고, 수만 가지 사연이 있다. 그렇다면 말해 보거라. 이 넓고 넓은 이승과 저승을 통틀어, 가장 무거운 것이 무엇이더냐? 만약 네가 '집채만 한 바위'니 '쇳덩어리'니 하는 따분한 소리를 한다면, 너는 당장 이승으로 돌아갈 꿈은 깨야 할 것이다!" 아이고, 어르신들! 가장 무거운 것이라니요? 태산보다 무거운 게 있을까요? 아니면 저 거대한 무쇠 가마솥일까요? 김 서방은 앞이 캄캄했습니다. 머릿속으로 온갖 무거운 것들을 다 떠올려 봤지요.
김 서방은 땀을 뻘뻘 흘리며 생각에 잠겼습니다. '커다란 바윗덩어리인가? 아니면 나라를 짊어진 임금님의 어깨인가?' 판관들은 옆에서 비웃듯이 낄낄대고, 저승사자들은 '그럼 그렇지, 저놈이 저걸 어떻게 맞히나' 하는 눈빛으로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김 서방의 눈앞엔 자기가 약초를 캐러 가기 전, 방 안에서 가쁘게 숨을 몰아쉬던 어머니의 모습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아들의 손을 꼭 잡으며 "너만이라도 잘 살아야 한다"고 말씀하시던 그 힘없는 손길... 그 순간, 김 서방의 가슴이 턱 막히면서 무언가 묵직한 것이 가슴을 짓누르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는 고개를 천천히 들었습니다.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지만, 눈빛만은 초롱초롱하게 빛나고 있었죠. "대왕님, 제가 답을 찾아냈습니다." 김 서방의 목소리가 떨리지만 당당하게 법정에 울려 퍼졌습니다. 염라대왕님은 "오호라, 이놈 봐라?" 하는 표정으로 수염을 만지작거렸지요. 과연 김 서방이 생각한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어머니의 식어가는 손을 잡았을 때 느꼈던 그 절망, 그리고 내가 대신 아프지 못한다는 그 무력함... 김 서방은 그 모든 감정을 하나로 모아 입을 뗐습니다. "대왕님, 이 대답이 틀리면 저는 기꺼이 지옥으로 가겠습니다. 하지만 제 대답은 단언컨대 이것뿐입니다." 주변의 귀신들이 침을 꿀꺽 삼켰습니다. 염라대왕의 부릅뜬 눈 속에서 김 서방의 모습이 일렁였습니다. 이제 이 효자의 입에서 저승을 뒤흔들 첫 번째 답변이 나옵니다.
※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것은?
김 서방은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염라대왕을 똑바로 쳐다봤습니다. 주변의 잡귀들이 숨을 죽이고, 판관의 붓끝이 멈춘 그 찰나에 김 서방이 입을 열었습니다. "대왕님,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것은 저 높은 태산도 아니요, 깊은 바다의 물도 아닙니다. 그것은 바로... 자식이 다 하지 못한 효심의 무게이옵니다."
순간, 저승 법정이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습니다. 염라대왕님도 예상치 못한 답변에 수염을 만지던 손을 멈췄지요. 김 서방은 목이 메어 말을 이어갔습니다. "제가 어머니를 모신다고 했으나, 어머니의 병환은 깊어만 가고 저는 해드린 게 없습니다. 약초 하나 구하지 못하고 이렇게 저승으로 끌려오니, 제 가슴 속에 남은 그 죄송함과 한스러움이 어찌나 무거운지... 저기 보이는 지옥의 무거운 쇠사슬보다도 제 마음이 수만 배는 더 무겁사옵니다. 자식이 부모님께 효도를 다 하지 못했다는 그 죄책감보다 무거운 짐이 세상 천지에 어디 있겠습니까!"
아이고, 어르신들! 이 말을 듣는데 저기 구석에 서 있던 저승사자 놈들도 자기 고향에 두고 온 노모 생각이 났는지 훌쩍거리기 시작하는 거예요. 명부를 들고 있던 판관도 코끝이 찡해져서 소맷자락으로 눈가를 훔쳐대고 말이죠. 김 서방의 진심 어린 눈물에 저승의 차가운 바닥이 순식간에 훈훈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억울하게 끌려온 효자의 진심이 무서운 귀신들의 마음까지 움직인 것이지요.
김 서방은 울먹이며 덧붙였습니다. "철덩어리는 녹이면 가벼워지고, 바위는 쪼개면 가벼워지지만, 부모님께 못다 한 이 미안함은 죽어서도 쪼개지지 않고 제 영혼을 누르고 있습니다. 대왕님, 이보다 더 무거운 것이 있으면 나와보라 하십시오!" 염라대왕님은 한참 동안 말이 없었습니다. 수염을 '쓰윽, 쓰윽' 만지며 깊은 생각에 빠지셨죠. 사실 대왕님도 속으로는 무릎을 탁 치고 계셨을 겁니다. '허허, 이놈 봐라? 제법이구나. 물건이 아니라 마음을 짚다니!' 하지만 대왕의 체면이 있지 않습니까? 금세 표정을 싹 바꾸더니 헛기침을 '험험' 해대며 탁자를 탕! 쳤습니다.
"험험! 제법 그럴듯한 소리를 하는구나. 네 마음의 무게가 무겁다는 것은 알겠다. 하지만 겨우 첫 번째 문제일 뿐이다! 너무 좋아하지 마라. 이제 두 번째 질문을 하겠다." 대왕님이 짐짓 엄한 척하며 다음 문제를 준비하려는데, 입가에 살짝 걸린 미소는 차마 숨기지 못하셨어요. 대왕님도 신(神)이기 이전에 한때는 인간이었을 터, 효심 앞에서는 어쩔 수 없는 모양입니다.
"좋다! 두 번째 질문이다. 첫 번째 문제는 마음의 무게를 물었으니, 이번에는 좀 더 실질적인 것을 묻겠다. 자, 말해 보거라. 이 세상에서, 그리고 저 넓은 우주에서 가장 빠른 것이 무엇이더냐? 눈 깜짝할 사이에 만 리를 가는 빛보다 빠른 것이 있느냐? 이것마저 맞힌다면 내가 너를 조금 더 대단한 놈으로 인정해 주마!" 염라대왕님은 이번엔 좀 어려운 걸 냈다고 생각하시는지, 의기양양하게 가슴을 폈습니다. 어르신들, 가장 빠른 거라 하면 뭐가 있을까요? 번개? 아니면 우리 어르신들 젊은 시절 바람처럼 지나가 버린 그 청춘의 세월? 김 서방은 이번에도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입가에 묘한 미소를 띄웠습니다. 과연 김 서방은 이 두 번째 고개를 어떻게 넘을까요?
※ 두 번째 질문! 세상에서 가장 빠른 것은?
어르신들, 염라대왕님이 내놓은 두 번째 문제, 기억하시죠? 세상에서 '가장 빠른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이었습니다. 대왕님은 내심 '번개'나 '만 리를 가는 화살', 아니면 '눈 깜짝할 새 지나가는 빛' 같은 대답이 나올 줄 알았을 거예요. 판관들도 옆에서 "저놈이 이번엔 막힐 게다"라며 명부를 뒤적거리고, 저승사자들은 김 서방의 입술만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죠. 법정의 공기는 얼음장처럼 차가운데, 김 서방의 머릿속은 불덩이처럼 뜨거웠습니다.
김 서방은 잠시 눈을 감았습니다. 그리고 떠올렸지요. 자기가 산속에서 미끄러져 떨어지던 그 찰나의 순간을요. 몸은 허공을 가르며 추락하고 있었지만, 마음은 벌써 집으로 달려가 어머니의 차가운 발을 만지고 있었단 말입니다. 김 서방은 천천히 입을 뗐습니다. "대왕님, 세상에서 가장 빠른 것은 눈 깜짝할 새 구름을 가르는 번개도 아니요, 만 리를 달리는 빛도 아닙니다. 그것은 바로... 어머니가 아프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자식의 마음이 달려가는 속도이옵니다."
아이고, 어르신들! 이 대답이 나오자마자 저승 사천왕들이 들고 있던 거대한 창을 '챙그랑' 하고 떨어뜨릴 뻔했습니다. 김 서방이 눈물을 훔치며 말을 이어가는데, 그 목소리가 어찌나 절절한지 저승의 찬 바닥이 다 녹아내릴 지경이었어요. "제가 낭떠러지에서 떨어질 때, 제 몸은 바위 틈에 걸려 있었으나 제 마음은 벌써 백 번도 더 안방으로 달려가 어머니의 손을 잡고 있었사옵니다. 마음이 달려가는 데는 거리도 없고 시간도 없으니, 이보다 빠른 것이 세상 천지에 어디 있겠습니까? 억만 리 길이라도 자식의 걱정하는 마음은 찰나에 가닿는 법이옵니다. 대왕님, 제 마음은 빛보다 먼저 어머니 곁에 도착해 있었습니다!"
염라대왕님이 그 소리를 듣더니, 이번엔 아예 의자에서 몸을 쑥 내밀고 무릎을 탁! 치시는 게 아니겠어요? "허허허! 이놈 봐라, 아주 사람, 아니 대왕 속을 들었다 놓았다 하는구나!" 대왕님도 사실 수만 년을 살면서 수많은 효자를 봤겠지만, 이렇게 말문이 막히게 지혜로운 놈은 처음이었거든요. 옆에 있던 판관은 감동을 받았는지 콧물을 '훌쩍' 들이마시며 명부에 '정답 중의 정답!'이라고 크게 적어 넣었습니다.
법정 분위기가 이제는 김 서방을 응원하는 쪽으로 싹 바뀌었습니다. 험상궂은 잡귀들도 "맞아, 맞아!" 하며 손뼉을 치고, 무섭게만 보이던 저승사자들도 김 서방의 어깨를 툭툭 치며 격려를 하는 겁니다. 하지만 염라대왕님은 아직 한 발 더 남았다는 듯, 수염을 매만지며 눈을 부릅떴습니다. "좋다! 네 지혜가 참으로 가상하구나. 하지만 저승 문이 그렇게 쉽게 열리겠느냐? 이제 마지막, 세 번째 질문이다. 이 문제마저 맞힌다면 내가 너를 위해 저승의 법도까지 고쳐주마!"
대왕님의 목소리가 다시 웅장하게 울려 퍼졌습니다. "세상에는 수천 가지 보물이 있고, 수만 가지 아름다움이 있다. 그렇다면 말해 보거라.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가 무엇이더냐? 만약 네가 '악기 소리'나 '꾀꼬리 소리' 같은 뻔한 소리를 한다면, 내 너를 당장 혓바닥을 뽑는 발설지옥으로 보내버릴 것이다!" 아이고, 어르신들! 가장 아름다운 소리라니요? 가야금 소리일까요? 아니면 갓 태어난 아기의 울음소리일까요? 김 서방은 다시 한번 깊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저승의 모든 눈동자가 김 서방의 입술 끝에 매달려 있었습니다.
※ 마지막 질문이다!
김 서방은 눈을 감고 고향 집 풍경을 그려봤습니다. 비바람이 몰아치던 그날 밤, 자기가 약초를 구하러 나가기 전의 그 긴박했던 순간을 말이죠. 어머니의 거친 숨소리, 바깥의 빗소리, 그리고 아궁이에서 타오르던 장작 소리... 김 서방은 가슴 한구석이 아려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가 생각하는 가장 아름다운 소리는 세상의 어떤 화려한 음악과도 바꿀 수 없는 것이었지요. 김 서방의 입술이 가늘게 떨리더니, 마침내 마지막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대왕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는 명창의 가락도 아니요, 옥반에 구슬 굴러가는 소리도 아닙니다. 그것은 바로... 오랜 병환에 시달리던 부모님이, 자식이 정성껏 달여온 약 한 사발을 드시고 '아이고, 이제 살 것 같구나' 하며 내뱉으시는 안도의 숨소리이옵니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법정 안은 거대한 파도가 휩쓸고 지나간 것처럼 고요해졌습니다. 염라대왕님의 눈가에 이슬이 맺히더니, 급기야 거대한 손등으로 눈을 '벅벅' 문지르며 고개를 돌리시는 게 아니겠어요? "에잇! 이놈의 저승은 왜 이렇게 먼지가 많으냐! 눈에 자꾸 뭐가 들어가는구나!" 대왕님이 짐짓 화를 내는 척했지만, 사실은 감동을 받아서 눈물이 쏟아진 거였죠. 대왕님도 사람이었을 적, 부모님께 못다 한 효도가 생각나서 가슴이 미어지는 모양이었습니다.
옆에 있던 판관은 아예 대놓고 통곡을 시작했습니다. "아이고, 우리 어머니! 나도 저승 오기 전에 약 한 사발 더 달여드리고 올걸!" 하며 가슴을 쳤지요. 저승사자들도 창을 내려놓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김 서방의 대답은 단순히 지혜로운 게 아니라, 그 속에 어머니를 향한 진심이 꽉 차 있었거든요. 자식이 가장 듣고 싶은 소리, 그리고 부모님이 자식 덕분에 기운을 차렸을 때 내는 그 짧은 숨소리 하나가 세상 그 어떤 보물보다 아름답다는 말에 저승의 신(神)들도 무너져 내린 겁니다.
염라대왕님은 한참 동안 수염을 만지며 마음을 가라앉히더니, 다시 김 서방을 쳐다봤습니다. 이번에는 아까의 무서운 눈빛이 아니라, 아주 인자한 할아버지 같은 눈빛이었어요. "김 서방아, 네 효심이 저승의 차가운 법도보다 훨씬 더 강하구나. 내 오늘 너를 통해 큰 깨달음을 얻었다. 너 같은 놈을 여기서 썩게 하는 것은 천지신명께 죄를 짓는 일이지. 효(孝)가 살아야 세상이 산다는 것을 내가 잠시 잊었구나."
대왕님이 명부를 펴고 붓을 들었습니다. 그리고는 김 서방의 이름 옆에 적힌 '사망'이라는 글자를 슥슥 지우더니, 그 옆에 빨간 글씨로 무언가를 꾹 눌러 적었습니다. "자, 판관아! 당장 김 서방의 영혼을 황금 가마에 태워 지상으로 돌려보내라! 그리고 보너스로, 저놈이 어머니를 더 오래 모실 수 있게 수명을 오십 년 더 연장해 주마! 또한, 저놈이 캐려던 약초는 영원히 죽지 않는 불로초로 바꿔서 손에 쥐여주어라! 이것은 대왕의 특별 상금이니라!" 저승사자들이 "예, 대왕님!" 하고 일제히 소리를 지르는데, 그 소리가 얼마나 컸는지 저승 천장이 다 흔들렸답니다. 김 서방은 바닥에 머리를 찧으며 감사의 눈물을 흘렸지요.
※ 다시 살려 보내라!
자, 어르신들! 이제 마지막 장면입니다. 김 서방이 정신을 차려보니 이게 웬일입니까? 자기가 떨어졌던 그 낭떠러지 아래 바위틈에 누워 있는데, 온몸에 묻은 흙이며 상처가 싹 사라진 거예요. 몸이 깃털처럼 가볍고 기운이 펄펄 나는 게 아니겠습니까? 게다가 손을 펴보니, 세상에나! 아까 잡으려던 평범한 약초가 금색 빛을 내뿜는 영롱한 삼(蔘)으로 변해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대왕님이 약속하신 불로초가 분명했습니다.
김 서방은 벌떡 일어나 집으로 달려갔습니다. 얼마나 빨리 달렸는지, 아까 대왕님께 대답한 '마음의 속도'만큼이나 빨랐죠. 단숨에 사립문을 박차고 들어가니, 방 안에서 어머니가 가쁜 숨을 몰아쉬며 아들 이름만 간절히 부르고 계셨습니다. 김 서방은 정성껏 약초를 달여 어머니 입에 넣어드렸죠. 그러자 어머니가 눈을 번쩍 뜨시더니, 안색이 복숭아 빛처럼 화사해지며 "아이고, 서방아! 이제 내 속이 시원하니 살 것 같구나!" 하시며 안도의 숨을 내뱉으시는 겁니다. 바로 그 소리, 김 서방이 저승에서 말했던 '가장 아름다운 소리'가 방 안을 가득 채웠습니다.
동네 사람들은 난리가 났습니다. 죽은 줄 알았던 김 서방이 살아 돌아온 것도 모자라, 백 년 된 산삼보다 귀한 불로초를 구해 어머니를 단숨에 살렸으니 말입니다. 김 서방은 그 후로 대왕님이 주신 오십 년의 수명을 누리며, 어머니와 함께 행복하게 잘 살았답니다. 김 서방이 효도를 너무 잘하니 소문이 임금님 귀에까지 들어가서 효자문까지 세워졌다지 뭡니까? 가끔 동네 사람들이 "자네 어떻게 살아 돌아왔나?" 물으면, 김 서방은 허허 웃으며 "염라대왕님이랑 퀴즈 한판 하고 왔지!"라며 너스레를 떨곤 했죠.
염라대왕님도 저승에서 가끔 거울을 통해 김 서방네 집을 들여다보며 흐뭇해하셨대요. 판관이 "대왕님, 또 김 서방네 보십니까?" 하고 물으면, "허허, 저놈 답변이 생각나서 그런다. 내 수만 년 만에 가장 유쾌하고 똑똑한 손님을 만났었지!"라며 수염을 쓸어내리셨다나요? 김 서방 덕분에 저승사자들도 이제는 명부를 두 번 세 번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다고 하니, 참으로 다행인 일입니다.
아이고, 우리 어르신들! 이야기 참 좋지요? 우리 인생도 그렇습니다. 아무리 어렵고 힘든 고비가 찾아와도, 김 서방처럼 따뜻한 진심과 지혜만 있다면 염라대왕님도 감동해서 길을 열어주시는 법입니다. 오늘 이 이야기가 어르신들 가슴에 따뜻한 난로 하나 놓아드린 기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자, 부모님 생각도 한 번 더 하시고, 우리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는 밤 되시길 바랍니다.
유튜브 엔딩 멘트
우리 어르신들, "염라대왕이 던진 세 가지 질문" 이야기 재미있게 들으셨나요? 무섭기만 한 줄 알았던 염라대왕님도 효자의 진심 앞에서는 어쩔 수 없었나 봅니다. 우리 인생에서 가장 무거운 것, 가장 빠른 것, 그리고 가장 아름다운 것... 그 정답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바로 우리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을 향한 진심 속에 있다는 걸 다시 한번 느끼게 되네요.
오늘 이 유쾌하고도 감동적인 저승 나들이 이야기가 마음에 드셨다면, 주변 친구분들께도 "이보게, 저승 가도 퀴즈만 잘 풀면 살 수 있다네!"라며 널리 퍼뜨려 주시고요. '구독'과 '좋아요'로 이 이야기꾼의 보따리에 응원을 보태주십시오. 어르신들의 따뜻한 댓글 한 줄이 저에게는 염라대왕님의 상금보다 훨씬 더 귀한 선물입니다.
저는 다음에 더 배꼽 빠지고 가슴 뭉클한 이야기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오늘 하루도 김 서방처럼 활기차고, 만복이 가득한 날 되시길 바랍니다. 어르신들, 건강하십시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