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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라대왕이 봉인한 명당의 비밀

by K sunny 2025. 1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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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자의 기운을 빨아먹는 묘, 염라대왕이 봉인한 명당의 비밀

태그 (2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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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킹멘트 (300자 내외):

조선 팔도에 명당은 많아도, 염라대왕이 직접 봉인한 곳이 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이곳에 묻힌 자는 죽지 않고, 산 자의 생명을 빨아들여 후손을 발복시킨다 합니다. 천륜을 어기고, 저승의 법도를 어긴 한 남자의 탐욕. 그가 맞이한 기이하고도 끔찍한 운명.

디스크립션 (300자 내외):

전설의 고향 특유의 분위기로 재해석한 조선 야담입니다. 시니어 분들의 편안한 청취를 위해 나레이션 80% 이상으로 구성했습니다. 염라대왕의 경고를 무시하고 금지된 명당에 부친을 묻은 한 사내. 그의 탐욕이 불러온 기이한 현상과 저승의 심판.

※ 몰락한 양반과 마지막 지관

옛날 옛적, 이 땅에는 하늘의 이치와 땅의 기운이 사람의 운명을 좌우한다고 믿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조상의 묘를 좋은 땅에 모셔 그 음덕으로 후손의 발복을 빌곤 했지요. 이야기는, 가세가 기울어 쌀독이 빈 지 오래인, 몰락한 양반 가문의 자손 '이 공'으로부터 시작됩니다. 그는 비록 남루한 옷을 걸쳤으나, 그 눈빛만은 꺼지지 않는 불꽃처럼 이글거렸습니다. "나는 이대로 끝낼 수 없다. 이 썩어빠진 짚신을 벗어던지고, 기필코 저 붉은 비단신을 신고야 말 것이다." 그의 야망은, 그의 가난만큼이나 깊고 거대했습니다.

그의 아비는 늙고 병들어, 오늘내일 숨이 넘어가기를 기다리는 신세였습니다. 이 공은 아비의 병환을 간호하는 대신, 쇠약해져 가는 아비의 마른 손을 보며 다른 생각을 했습니다. '아버님, 아버님께서는 소자에게 아무것도 물려주지 못하셨습니다. 허니, 돌아가신 후에라도 그 육신으로나마 이 자식의 앞길을 열어 주셔야겠습니다.' 그는 자신의 야망을 실현시켜 줄 '명당'을 찾기 위해, 마지막 남은 가산을 털어 전국의 용하다는 지관을 수소문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지관을 만나보아도, 그의 성에 차는 땅은 없었습니다. 고작해야 "3대 안에 정승은 못 해도, 굶지는 않으리다" 하는 시시한 땅뿐이었지요.

그러던 어느 날, 그는 기묘한 소문을 듣게 됩니다. 금강산 깊은 골짜기에 '최 노인'이라 불리는 지관이 은거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젊은 시절, 땅의 기운뿐만 아니라 저승의 길까지 엿본다는 소문이 돌 정도로 신묘한 능력을 지녔으나, 돌연 "나는 하늘의 비밀을 너무 많이 훔쳐보았다"는 말 한마디를 남기고 속세를 떠난 자였습니다. 이 공은 '이 사람이다' 싶었습니다. 그는 즉시 아내의 은가락지까지 팔아 노잣돈을 마련해 금강산으로 향했습니다.

그가 최 노인을 만난 것은 꼬박 석 달을 헤맨 뒤였습니다. 최 노인은 폭포수 뒤편, 이끼 낀 동굴에서 마치 바위처럼 미동도 없이 앉아 있었습니다. 이 공은 그 앞에 넙죽 엎드려 자신의 사정을 토해냈습니다. "어르신! 부디 저의 가문을 아니, 저를 구제해 주십시오. 아버님이 위독하십니다. 어르신께서 제게 천하의 명당 한자리만 점지해 주신다면, 제 모든 것을 바치겠나이다." 최 노인은 실눈을 뜨고 이 공을 위아래로 훑어보았습니다. 그의 눈빛은 맑고 깊어, 마치 이 공의 속내, 그 검은 야망까지 꿰뚫어 보는 듯했습니다. "돌아가게. 땅의 기운은 억지로 취하는 것이 아닐세. 자네의 그릇은 이미 탐욕으로 넘쳐흐르고 있군. 그런 그릇에는 복이 아니라 독이 담기는 법이야."

이 공은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그는 피가 나도록 이마를 바닥에 찧었습니다. "어르신! 이대로 돌아가면 저와 제 아비는 굶어 죽은 귀신이 될 뿐입니다. 이왕 죽을 목숨, 여기서 죽겠나이다!" 이 공은 동굴 앞에서 사흘 밤낮을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꿈쩍도 않고 버텼습니다. 그의 독기에 질린 것인지, 아니면 그의 운명에 무언가를 본 것인지, 사흘째 되는 날, 최 노인이 마침내 무거운 한숨을 내쉬며 동굴 밖으로 걸어 나왔습니다. "…지독한 놈. 자네의 그 독기가 자네를 살릴지, 아니면 자네의 가문 전체를 멸할지 모르겠구나. 좋다. 단, 내 경고를 명심하게. 내가 아는 단 한 곳, 인간의 욕심이 감당할 수 없는 자리가 있네. 나는 자네에게 그 자리를 '보여주기만' 할 것이야. 그곳이 왜 금지된 땅인지를 알려줄 뿐, 선택은 자네의 몫이네. 허나 그 선택의 대가는 자네의 영혼으로도 감당 못 할 걸세." 이 공의 눈이 번뜩였습니다. 오직 '인간이 감당할 수 없는 자리'라는 말만이 그의 심장을 뛰게 했습니다.

※ 금지된 명당, 용혈

최 노인과 이 공의 여정은 기묘했습니다. 그들은 양지바른 남쪽으로 간 것이 아니라, 더욱 깊고 음습한 북쪽 골짜기, 일 년 내내 해가 들어도 한 시진을 넘기지 못한다는 곳으로 향했습니다. 길은 험했습니다. 짐승들조차 그곳을 피해 가는지, 산길에는 새소리 하나, 풀벌레 소리 하나 들리지 않았습니다. 오직 스산한 바람이 죽은 나뭇가지를 스치며 내는, 마치 원혼의 울음소리 같은 소리만이 두 사람을 따라왔습니다. 꼬박 하루를 더 걸어, 두 사람은 거대한 바위 절벽 아래, 짙은 안개가 뱀처럼 도사리고 있는 작은 공터에 다다랐습니다.

그곳은 실로 기괴한 장소였습니다. 주변의 모든 나무는 이미 천 년은 죽은 듯, 시커멓게 말라비틀어져 하늘을 향해 앙상한 손을 뻗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직 그 공터 한가운데, 사람 하나가 겨우 누울 만한 크기의 땅만이, 마치 짙은 피를 머금은 듯 검붉은색을 띠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한겨울의 초입임에도 불구하고, 그 땅에서는 희미하게 아지랑이 같은 김이 피어오르고 있었습니다. 최 노인은 그 땅을 가리키며, 공포에 질린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저기일세. 자네가 그토록 원하던 '자리'가." 이 공은 마른침을 삼켰습니다. "어르신 허나 이곳은 어째서 이리도 흉흉합니까. 명당이라 함은 양지바르고"

최 노인이 이 공의 말을 잘랐습니다. "명당이 아니기 때문일세." "예?" "이곳은 명당이 아닐세. 이곳은 '용혈'이라 불리는 곳. 하지만 하늘로 승천하는 용의 혈이 아니라, 땅속에 묻힌 죽은 용의 피가 고인 곳이지. 전설에 따르면, 아주 먼 옛날, 이 땅의 모든 생명을 관장하던 거대한 용이 하늘의 법도를 어기고 타락하여, 저승의 신, 염라대왕의 노여움을 샀다네. 염라대왕은 저승사자들을 보내 용의 숨통을 끊었고, 그 시신을 이곳에 묻어버렸지." 최 노인은 부들부들 떨며 말을 이었습니다. "허나, 용의 원념이 어찌나 깊던지, 그 시신이 썩지 않고 이 땅의 생명을 빨아들이기 시작했다네. 이 골짜기의 나무가 모두 죽고, 짐승들이 사라진 것도 모두 저 '용혈'이 그 생기를 모두 빨아들였기 때문이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염라대왕께서, 다시 한번 강림하시어, 이 땅에 '봉인'을 걸었네. '이곳에 묻히는 자, 산 것도 죽은 것도 아닌 존재가 되어 영원히 고통받을 것이며, 그 후손은 산 자의 생명을 대가로 잠시 흥할 것이나, 결국 저승의 법도에 따라 그 핏줄마저 마르게 되리라.' 이 봉인 때문에, 그 어떤 지관도 이곳을 감히 입에 담지 못했던 걸세."

산 자의 생명을 대가로 흥한다. 그의 귀에는 오직 그 말만이 들렸습니다. "어르신, 그럼 만약 만약 이곳에 제 아비를 묻는다면 어찌 되는 것입니까." 최 노인은 이 공을 경멸하듯 바라보았습니다. "아직도 모르겠는가! 자네의 아비는 굿을 보지 못할 걸세. 이 땅에 묻히는 순간, 그 혼은 저승으로 가지 못하고 이 썩지 않는 용혈에 묶여버리지. 그리고 산 자들의 생기를 빨아들여 자네에게 보내는 '도관'이 될 뿐일세. 자네는 부자가 되겠지. 이 나라 제일의 부자가 될지도 모르네. 하지만! 자네가 부자가 되는 만큼, 이 주변의 누군가는 원인 모를 병으로 죽어가고, 가뭄이 들고, 역병이 돌게 될 걸세. 자네는 이웃과 친지의 피를 빨아먹고 부자가 되는 거란 말일세!"

그는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이웃의 피? 친지의 피? 상관없다. 내 배가 부르다면, 남이야 굶어 죽든 말든 무슨 상관인가. 아버님, 죄송합니다. 어차피 한 번 죽는 목숨, 저를 위해 한 번 더 희생해 주십시오.' 이 공은 최 노인을 향해 넙죽 큰절을 올렸습니다. "어르신. 저에게 왜 이곳이 금지된 땅인지 알려주셔서 진심으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 말의 진짜 의미를 깨달은 최 노인은, 공포에 질려 뒷걸음질 쳤습니다. "아 아닐세. 자네 자네 설마! 안 돼! 그건 천륜을 어기는 짓이야! 저승의 법도를 어기는!" 이 공은 그저 섬뜩한 미소를 지을 뿐이었습니다.

※ 폭풍 속의 비밀 장례

이 공이 산에서 돌아왔을 때, 그의 아비는 이미 숨을 거둔 뒤였습니다. 그의 머릿속은 온통 최 노인이 알려준 '용혈'과, 그것이 가져다줄 부귀영화에 대한 기대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는 즉시, 아주 치밀하게 장례를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마을 사람들과 친지들에게는 가문 대대로 내려오는 선산(先山)에 아버지를 모시겠다고 공표했습니다. 그리고는 멀쩡한 선산의 한 자락에 인부들을 시켜 가묘(假墓), 즉 가짜 무덤을 만들게 했습니다. "우리 가문은 대대로 장례를 조용히 치르는 법도가 있소. 여러분은 이 봉분까지만 만드시면 됩니다. 마지막 하관(下棺)은 가문의 비기(祕記)이므로, 저와 제 집안사람 몇몇이서 조용히 치를 것입니다." 인부들과 마을 사람들은 몰락한 양반의 마지막 자존심이라 여기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장례식 전날 밤, 약속대로 거대한 폭풍우가 몰아치기 시작했습니다.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듯,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고, 천둥과 번개가 세상을 찢을 듯 울부짖었습니다. 이 공은 이 폭풍이, 마치 자신의 앞날을 축복하는 하늘의 함성처럼 들렸습니다. 그는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묘지기나 하는 가난한 백정 두 사람을 몰래 불렀습니다. 그는 그들에게 거금의 돈을 쥐여주며 말했습니다. "오늘 밤, 너희는 나와 함께 진짜 '일'을 해야겠다. 너희는 그저 묵묵히 내 지시를 따르기만 하면 된다. 입을 여는 순간, 너희의 목숨은 내 것이 아니다. 허나, 이 일이 무사히 끝나면, 너희가 평생 만져보지 못할 돈을 주겠다." 돈에 눈이 먼 백정들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자정이 되자, 이 공은 백정 두 사람과 함께 아비의 시신이 든 관을 몰래 빼돌려, 폭풍우를 뚫고 북쪽의 음습한 골짜기를 향해 나아갔습니다. 그 길은 지옥으로 가는 길과도 같았습니다. 길은 이미 흙탕물로 변해 발이 푹푹 빠졌고, 나뭇가지는 그들의 얼굴을 사정없이 후려쳤습니다. 백정들은 공포에 질려 몇 번이나 도망치려 했지만, 이 공은 그들의 등 뒤에 시퍼런 칼을 들이대며 위협했습니다. "멈추지 마라. 여기서 멈추면, 이 관 속의 시신보다 너희가 먼저 땅에 묻힐 것이다."

꼬박 두 시진을 넘게 사투를 벌인 끝에, 그들은 마침내 최 노인이 말했던 '용혈'에 도착했습니다. 폭풍우 속에서도, 그 검붉은 땅은 기묘하게도 물 한 방울 고이지 않고, 오히려 으스스한 김을 내뿜고 있었습니다. "파라! 당장 이곳을 파라!" 이 공의 명령에, 백정들이 떨리는 손으로 괭이질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었습니다. 괭이가 땅에 닿을 때마다, '퍽, 퍽' 하는 둔탁한 소리가 아니라, 마치 젖은 살점을 내리치는 듯 '처벅, 처벅' 하는 기분 나쁜 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땅은 얼어붙기는커녕, 봄날의 해동(解凍)된 밭보다 더 무르고 질척거렸습니다.

마침내 관이 들어갈 만큼의 구덩이가 파이자, 이 공은 아비의 관을 그 속으로 밀어 넣었습니다. 관이 검붉은 구덩이에 닿는 순간, '치이익' 하는, 마치 불에 달군 쇠를 물에 담그는 듯한 기괴한 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그리고 그토록 세차게 몰아치던 폭풍우가, 마치 누군가 칼로 벤 듯, 그 순간 '뚝' 하고 멎었습니다. 세상은 물을 끼얹은 듯 고요해졌고, 오직 이 공과 백정들의 거친 숨소리만이 골짜기를 맴돌았습니다. 이 공은 잠시 망설였지만, 이내 흙을 집어 관 위로 던졌습니다. "덮어라!" 백정들이 미친 듯이 흙을 덮기 시작했습니다. 봉분이 완성되자, 이 공은 땀과 비로 범벅이 된 얼굴로 섬뜩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그는 백정들에게 약속한 돈의 두 배를 던져 주었습니다. "이 돈으로 멀리 떠나라. 그리고 오늘 밤의 일은 너희가 죽어 염라대왕 앞에 설 때까지, 단 한마디도 입 밖에 내서는 아니 된다." 백정들은 고개조차 들지 못하고 돈을 움켜쥔 채, 비틀거리며 산을 내려갔습니다. 이 공은 자신의 손으로 완성한 그 기괴한 무덤을 한참 동안 바라보았습니다. 그는 몰랐습니다.

※ 기이한 번영과 죽음의 그림자

장례를 마친 후, 놀라운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 공의 삶은 그야말로 하루가 다르게 변해갔습니다. 처음의 변화는 미미했습니다. 그가 심심풀이로 심어둔 뒷마당의 과일나무가, 철도 아닌데 주먹만 한 열매를 맺기 시작했습니다. 굶어 죽기 직전이던 늙은 암탉이 갑자기 매일같이 쌍란을 낳기 시작했습니다. 이 공은 그 열매와 달걀을 장에 내다 팔아 쌀을 샀고, 그 쌀로 땅문서를 샀습니다.

일 년이 지나자, 변화는 노골적이 되었습니다. 그해, 나라 전체에 끔찍한 가뭄이 들었습니다. 논바닥은 거북이 등처럼 쩍쩍 갈라졌고, 굶어 죽는 사람들이 속출했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이 공이 사들인 논에만은 마르지 않는 샘물이 솟아나, 벼가 황금빛으로 넘실거렸습니다. 사람들은 "하늘이 도운 것"이라 수군거렸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이 공은 헐값에 사들인 쌀을 되팔아 막대한 이문을 남겼고, 그 돈으로 비단 장사와 인삼 무역에 손을 댔습니다. 그가 투자하는 장사는 실패하는 법이 없었습니다. 풍랑을 만나야 할 배는 순풍을 타고 돌아왔고, 도적떼가 창궐하는 길목에서도 그의 짐마차만은 무사히 통과했습니다.

오 년이 지나자, 이 공은 더 이상 몰락한 양반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한양에 거대한 기와집을 소유하고, 수백 명의 하인을 거느린, 나라에서 손꼽히는 거부가 되었습니다. 그는 '이 대감'이라 불리며, 고관대작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습니다. 그는 아리따운 아내를 여럿 들여 토끼 같은 자식들도 보았습니다. 모든 것이 그가 꿈꾸던 대로였습니다.

하지만, 그의 부귀영화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쌓여갈수록, 기이한 그림자가 그의 주변을 덮치기 시작했습니다. 그가 처음 쌀을 샀던 마을, 즉 그의 선산이 있던 고향 마을이 이상하게도 몰락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공의 논에만 물이 솟아난 그해 가뭄 이후, 그 마을의 모든 우물이 마르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은 물을 찾아 하나둘 마을을 떠났습니다. 그것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이 공의 비단 가게가 들어선 옆 동네에서는, 원인을 알 수 없는 괴질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은 시름시름 앓다가, 마치 생기를 모두 빼앗긴 듯, 앙상하게 말라 죽어갔습니다. "이상하군. 이 대감 댁이 잘되면 잘될수록, 우리 마을에는 곡소리가 끊이지 않는단 말이야." "쉿! 그런 말 마. 이 대감 님 귀에 들어가면 큰일 나." 사람들의 원망은 감히 입 밖으로 나오지 못했지만, 물 밑의 독처럼 조용히 퍼져나갔습니다.

이 공은 그 모든 소문을 애써 무시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성공이 오직 자신의 능력과 운 덕분이라 믿었습니다. 그는 그 끔찍했던 '용혈'의 기억을, 그 검붉은 땅의 비밀을 잊으려 애썼습니다. 하지만 그의 마음 한구석에는, 그 자신도 어쩌지 못하는 불안감이 싹트고 있었습니다. 그는 매일 밤, 잠자리에 들 때마다 스산한 바람 소리에도 깜짝깜짝 놀라곤 했습니다.

※ 살아있는 무덤

시간이 흘러, 이 대감이 아비의 비밀 장례를 치른 지 꼭 십 년째 되던 해의 겨울이었습니다. 그해 겨울은 유난히 춥고 눈이 많이 내렸습니다. 세상이 온통 하얗게 얼어붙었고, 가난한 백성들은 추위와 굶주림에 떨었습니다. 하지만 이 대감의 집은 넘쳐나는 재물 덕분에, 방 안 가득 숯불을 피우고 겨울을 따뜻하게 나고 있었지요. 그런데, 바로 그 겨울, 이 대감의 고향 마을에서부터 기이하고도 흉흉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이미 대부분 떠났고, 몇몇 남은 노인들이나 병자들만이 마을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땔감을 구하러 산에 올랐다가, 도저히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여보게들! 이 대감 네 선산에 그 가짜 무덤 말고, 저 북쪽 골짜기에 있다는 그 진짜 무덤 말일세!" "그 무덤이 왜?" "세상에, 세상에 이 추운 날, 온 산이 눈으로 덮여 한 자나 쌓였는데 그 무덤가만은 그 봉분 주변만은 눈이 싹 다 녹아있지 뭔가! 심지어 그 검붉은 흙에서 김이 김이 모락모락 나고 있었네!" "허허, 그게 무슨 소린가. 지열이라도 솟는 겐가?" "아닐세! 더 무서운 건 그 무덤에 귀를 대어보니 소리가 소리가 들렸다는 거야!" "무 무슨 소리?" "마치 땅 속 아주 깊은 곳에서 거대한 짐승이 숨을 쉬는 듯한 소리 '후우 하아' 하는 숨소리와 함께 '꿀꺽 꿀꺽' 하고 무언가를 삼키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는구먼!"

소문은 삽시간에 퍼져나갔고, 마침내 한양에 있는 이 대감의 귀에까지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이 대감은 처음에는 "미친 노인네들의 잠꼬대 같은 소리!"라며 일축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마음속에서는, 십 년간 애써 묻어두었던 그날 밤의 기억, '처벅'거리던 흙의 감촉과 '치이익' 하던 기괴한 소리가 되살아났습니다. 불안감을 떨칠 수 없었던 그는, 자신의 수하 중에 가장 담력이 세고 입이 무거운 자를 불렀습니다. "네가 당장 내 고향으로 가, 그 무덤을 확인하고 오너라. 그리고 네가 본 것을 나 외에 그 누구에게도 발설해서는 아니 된다."

하인은 밤을 달려 마을에 도착했습니다. 그는 소문대로 북쪽 골짜기, 금지된 땅으로 향했습니다. 흉흉한 소문 때문에, 십 년간 그 누구도 발을 들인 적 없는 곳이었습니다. 하인이 본 광경은, 소문보다 더 끔찍했습니다. 무덤은 살아있었습니다. 봉분은 마치 거대한 짐승의 가슴처럼, 느리고 일정하게 부풀어 올랐다가 가라앉기를 반복하고 있었습니다. '후우 하아' 흙 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김은, 역겨운 비린내를 품고 있었습니다. 하인은 공포에 질렸지만, 주인의 명을 거역할 수 없어 칼자루를 움켜쥐고 무덤에 귀를 대었습니다. '두근 두근' 거대한 심장 박동 소리가 땅을 울렸습니다. 그리고 그 박동 소리 사이로, 수백, 수천 명의 것이 뒤섞인 듯한 고통스러운 비명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살려다오 살려다오"

하인은 비명을 지르며 산을 굴러 내려왔고, 혼비백산하여 이 대감에게 돌아왔습니다. "대 대감님! 무 무덤이 무덤이!" 하인은 이가 딱딱 부딪혀 말도 제대로 잇지 못했습니다. 이 대감은 모든 것을 직감했습니다. 최 노인의 경고가 사실이었음을, 그리고 이제 그 대가를 치를 시간이 다가오고 있음을. 바로 그때, 문밖에서 하인이 다급하게 외쳤습니다. "마님! 마님! 큰일 났습니다! 도련님이! 도련님이 갑자기 숨을!" 이 대감이 가장 아끼던, 그의 대를 이을 맏아들이, 방금 전까지 멀쩡하게 글을 읽다가, 갑자기 검은 피를 토하고 쓰러졌다는 것이었습니다.

※ 저승사자의 경고

이 대감은 절규했습니다. 그는 조선 최고의 의원들을 모두 불러 모았습니다. 막대한 재물을 쏟아부으며 아들을 살려내라 소리쳤습니다. 하지만 의원들은 모두 고개만 저을 뿐이었습니다. "대감님 기이합니다. 도련님의 맥은 마치 살아있는 사람의 것이 아닙니다. 생기가 몸 안의 생기가 마치 밑 빠진 독처럼 어디론가 B: 쉴 새 없이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이는 이는 의술로 어찌할 수 있는 병이 아니옵니다."

아들이 하루가 다르게 말라가는 것을 보며, 이 대감은 십 년 만에 처음으로 '용혈'을 떠올렸습니다. 그리고 그 지관, 최 노인을 떠올렸습니다. 그는 미친 듯이 수하들을 풀어 최 노인을 찾아오게 했습니다. 하지만 최 노인은 이미 십 년 전, 이 공과의 만남 이후로 종적을 감춘 뒤였습니다. 이 대감이 절망에 빠져 사랑채에서 뜬눈으로 밤을 새우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그믐달조차 뜨지 않아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칠흑 같은 밤이었습니다.

방 안의 촛불이 갑자기 '푸훅' 하고 꺼졌습니다. 방 안의 온도가 순식간에 얼음장처럼 차가워졌습니다. 이 대감이 "게 아무도 없느냐!" 하고 외치려는 순간, 방구석 어둠 속에서 옥구슬이 굴러가는 듯한, 하지만 그 어떤 감정도 실리지 않은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찾을 필요 없다. 최 노인은 이미 명을 다해 저승에 갔으니." 이 대감은 심장이 멎는 듯했습니다. 어둠 속에서, 허연 밀랍 같은 얼굴을 한 사내가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그는 검은 도포를 입고, 검은 갓을 쓰고 있었습니다. 이승의 존재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그에게서는 그 어떤 '생명'의 기운도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저승사자였습니다.

저승사자는 이 대감을 바라보지 않고, 방 안을 둘러보며 말했습니다. "…화려하군. 이 비단 이불 한 채를 만들기 위해, 몇 명의 생기가 빨려나갔는고. 쯧쯧." 이 대감은 공포에 질려 바닥에 주저앉았습니다. "느 누구냐! 네놈은 나를 나를 데리러 온 것이냐!" 저승사자는 천천히 고개를 돌렸습니다. 그의 텅 빈 눈동자와 마주친 순간, 이 대감은 자신의 영혼까지 얼어붙는 듯했습니다. "너를? 아직 아니다. 네놈의 명은, 네놈이 훔친 복만큼이나 질기게 붙어있구나. 허나 네놈의 아들은 아니지."

저승사자는 이 대감에게 다가왔습니다. "나는 염라대왕의 명을 받고 왔다. 네놈의 탐욕이 감히 저승의 법도를 어지럽히고, 염라대왕께서 직접 봉인한 '용혈'을 깨뜨렸다." 저승사자의 목소리에 처음으로 분노가 실렸습니다. "네놈의 아비, 그 가엾은 영혼은 저승으로 오지도 못하고, 썩지 않는 육신에 갇혀, 산 자의 생기를 빨아먹는 '요귀'가 되었다. 네놈이 마신 술 한 잔, 네놈이 입은 비단 한 올이, 모두 그 요귀가 된 아비가 쥐어짠 이웃의 생명이었단 말이다!" "아 아 아니오! 나는 나는 그저" "이제 그 땅의 생기가 다 마르자, 네 아비의 요귀가 마침내 너의 핏줄, 네 아들의 생기를 빨아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것이 네놈이 원했던 부귀영화더냐!" 저승사자는 방 한가운데 섰습니다. "염라대왕께서 마지막 기회를 주신다 하셨다. 네놈의 손으로, 그 요귀가 된 아비의 숨통을 끊고, 용혈을 다시 봉인하라. 만약 내일 밤, 닭이 울기 전까지 그 일을 해내지 못한다면" 저승사자는 이 대감에게 다가와, 얼음장 같은 손가락으로 그의 이마를 짚었습니다. "나의 동료 수백이 이 집안은 물론, 이 일대에 관련된 모든 산 자의 명을 거두러 올 것이다." 저승사자는 연기처럼 사라졌습니다.

※ 운명의 청산

이 대감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그는 아들을 살리기 위해, 아니, 자기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 십 년 만에 처음으로 그 끔찍한 무덤을 다시 찾아가야 했습니다. 그는 가장 믿을 수 있는 하인 몇 명과, 굿판에 쓰이는 온갖 도구들, 그리고 저승사자가 꿈속에서 알려준 '물건'을 챙겼습니다. 그것은 바로 벼락 맞은 대추나무로 만든 말뚝이었습니다. 그는 횃불을 들고 미친 듯이 북쪽 골짜기로 향했습니다.

십 년 만에 다시 찾은 무덤은, 이미 무덤의 형상을 하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검붉은 흙으로 뒤덮인 거대한 '종양'처럼 부풀어 올라, '두근 두근' 하고 혐오스러운 맥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주변에는 역겨운 비린내가 진동했고, 땅속에서는 여전히 수많은 원혼의 울음소리가 새어 나오고 있었습니다. 하인들은 겁에 질려 한 걸음도 떼지 못했습니다. "파 파라! 어서 저곳을 파헤쳐라!" 이 대감의 악에 받친 고함 소리에, 하인들이 마지못해 괭이질을 시작했습니다. '처벅! 처벅!' 십 년 전과 똑같은, 젖은 살점을 내리치는 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흙을 파낼수록, 비린내는 더욱 지독해졌고, 원혼의 울음소리는 더욱 커졌습니다.

마침내, 괭이 끝에 '딱' 하는, 나무 관에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하인들이 관을 덮고 있던 마지막 흙을 걷어내는 순간, 모두가 경악했습니다. 관의 나무는 썩지 않고, 마치 살아있는 나무처럼, 검붉은 뿌리 같은 것들이 자라나 땅속 깊이 뻗어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이 대감은 떨리는 손으로 관 뚜껑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습니다. 관 속의 아비는, 십 년 전에 죽은 시신이라고는 믿을 수 없었습니다. 피부는 썩지 않고, 오히려 갓난아기처럼 붉고 통통하게 살이 쪄 있었습니다. 머리카락과 손톱은 짐승처럼 자라나 관 속을 가득 메우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시신의 입은 찢어질 듯 크게 벌려져 있었고, 그 입에서부터 검붉은 뿌리들이 뿜어져 나와, 관 밖의 땅과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시신은 아니, 요귀는 아직 숨을 쉬고 있었습니다. '후우 하아'

"대 대감님!" 이 대감은 눈을 질끈 감았습니다. 그는 아들의 얼굴을 떠올렸습니다. 그는 품속에서 벼락 맞은 대추나무 말뚝을 꺼냈습니다. "아버님 불효자를 용서 마십시오!" 그는 요귀가 된 아비의 심장, 그 검붉은 뿌리가 시작되는 중심을 향해 말뚝을 들어 올렸습니다. 그리고 온 힘을 다해 내리찍었습니다. "크아아아아아악!" 인간의 것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수백, 수천 명의 목소리가 뒤섞인 끔찍한 비명이 골짜기 전체를 뒤흔들었습니다. 말뚝이 박힌 순간, 요귀의 몸에서부터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며, 통통했던 살이 눈앞에서 썩어 문드러지기 시작했습니다. 검붉던 흙은 순식간에 재가 되어 바스러졌고, 땅속으로 뻗어갔던 뿌리들은 지렁이처럼 꿈틀거리다 힘을 잃었습니다. '두근'거리던 맥동이 멈추었습니다. 그 순간, 한양의 저택에서 죽어가던 이 대감의 아들이, 거친 기침과 함께 검은 피를 한 사발 토해내고는, 깊고 편안한 숨을 내쉬기 시작했습니다.

이 대감은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하며, 땀으로 젖은 채 주저앉았습니다. 하지만 그때, 그의 등 뒤에서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끝났다고 생각하느냐." 저승사자였습니다. 그는 언제부터 와 있었는지, 횃불의 그림자 속에서 묵묵히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아 아들을 내 아들은!" "네 아들은 살았다. 네가 끊어낸 것은 네 아비의 요귀였으나, 그 대가로 네 아들의 명줄에 연결된 끈도 끊어졌으니." "그 그럼 이제!" 이 대감의 얼굴에 희망이 어렸습니다. 하지만 저승사자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네 아들의 명은 구했으나, 네놈의 죄는 구하지 못했다. 네놈은 염라대왕의 법도를 어겼고, 수백의 생명을 훔쳤으며, 네 아비를 요귀로 만들었다. 그 죄의 값은 치러야지." "자 잘못했다! 내 모든 재산을!" "네놈의 재산은, 어차피 네놈의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네가 훔친 수백 명의 '생명'이었다." 저승사자는 이 대감의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제 그 빚을 갚을 시간이다. 너의 '남은 운명' 전부로." 이 대감은 무언가에 이끌린 듯 비틀거리며 일어섰습니다. 그의 눈은 초점을 잃었고, 마치 홀린 사람처럼 저승사자를 따라 걷기 시작했습니다. 다음 날, 이 대감의 모든 재산은 간밤에 일어난 원인 모를 화재로 모두 불타 재가 되었고, 이 대감 자신은 아비의 무덤가에서 차가운 시신으로 발견되었습니다. 그의 아들은 건강을 되찾았지만, 아비가 남긴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유튜브 엔딩멘트

오늘의 이야기는 어떠셨나요? 염라대왕이 막은 금지된 명당에, 자신의 탐욕을 위해 아비를 묻은 한 남자의 끔찍한 운명 이야기였습니다. 옛사람들은 복이란 억지로 취하는 것이 아니라, 덕을 쌓아 자연스럽게 받는 것이라 믿었습니다. 눈앞의 부귀영화를 위해 천륜을 어기고 남의 생명까지 훔치려 했던 이 공의 모습에서, 우리는 진정한 복과 화가 어디에서 오는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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