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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라대왕조차 떨게 만든 진실

by K sunny 2025. 1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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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라대왕조차 떨게 만든 진실 , 시어머니가 저를 죽였습니다! 『청구야담』

태그 (15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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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킹멘트 (300자)

"시어머니의 구박을 견디다 못해 목숨을 끊은 스물넷 젊은 며느리. 저승 재판정에 선 그녀가 염라대왕 앞에서 외칩니다. '시어머니가 저를 죽였습니다!' 분노한 염라대왕이 시어머니를 당장 잡아오라 명령하려는 순간, 며느리가 무릎 꿇으며 애원합니다. '시어머니를 벌하지 마세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조선시대 청구야담에 실제로 기록된 이 이야기, 끝까지 들으시면 눈물 없이는 못 듣습니다."

디스크립션 (300자)

조선시대 '청구야담'에 실제로 전해지는 고부갈등과 용서의 이야기입니다. 시어머니의 혹독한 구박 속에서 목숨을 끊은 며느리가 저승에서 진실을 밝히지만, 놀랍게도 시어머니를 용서하며 선처를 구하는 감동의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우리 시니어 세대라면 더욱 공감하실 고부 관계의 진실, 그리고 진정한 효와 용서가 무엇인지 깨닫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끝까지 들어보세요.

※ 며느리 춘심의 고된 일상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도 이렇게 찾아주셔서 고맙습니다.
오늘 제가 들려드릴 이야기는요, 조선시대 '청구야담'이라는 책에 실제로 기록된 이야기입니다. 고부갈등, 여러분도 경험해보셨죠? 시어머니로서, 혹은 며느리로서 말입니다. 오늘 이야기는 그 고부갈등이 얼마나 비극적으로 끝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안에 숨겨진 놀라운 진실이 무엇인지를 보여드릴 겁니다.
자, 그럼 시작해볼까요?
때는 조선 후기입니다. 경기도 어느 마을에 박춘심이라는 스물넷 젊은 며느리가 살고 있었습니다. 춘심이는 시집온 지 삼 년째였는데요, 이 삼 년이 말이 삼 년이지, 춘심이에겐 삼십 년 같은 세월이었습니다.
왜냐? 시어머니가 워낙 무서웠거든요.
춘심이의 시어머니, 성은 김씨였는데, 이 김 씨 마님이 얼마나 매서웠는지 동네에서 소문이 자자했습니다. "김씨네 며느리 춘심이 불쌍하다", "저러다 큰일 나겠어" 하는 소리가 마을 우물가에서 끊이질 않았습니다.
매일 아침이 어떻게 시작되냐면요.
춘심이는 새벽 네 시면 일어났습니다. 아니, 정확히는 시어머니가 방문을 두드리며 깨웠죠.
"이 계집애가 아직도 자고 있어? 해가 중천인데! 어서 일어나!"
밖은 아직 깜깜합니다. 닭도 울기 전입니다. 하지만 춘심이는 벌떡 일어나야 했습니다. 조금이라도 늦으면 시어머니의 지팡이가 날아왔거든요.
부스스 일어나 부엌으로 가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뭐겠습니까? 아궁이에 불을 지피는 거죠. 그런데 그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겨울이면 나무가 얼어붙어 있고, 여름이면 장마로 나무가 축축했으니까요.
"아이고, 불이 안 붙네..."
춘심이가 후후 불며 애를 쓰는데, 어김없이 시어머니가 나타납니다.
"이것도 제대로 못해? 너 같은 며느리 처음 본다! 네 친정에서 뭘 배웠길래 이 모양이냐?"
불이 겨우 붙으면 물을 길어와야 합니다. 우물까지 왕복으로 스무 번은 다녀야 하루 쓸 물이 채워집니다. 물동이를 이고 오르막을 오르는데, 춘심이의 가느다란 목이 휘청거립니다.
"아이고... 아이고..."
하지만 쉴 틈이 없습니다. 물을 다 길어오면 밥을 해야 하고, 밥을 다 지으면 시어머니 진지상을 차려야 하고, 진지상을 다 차리면 시아버지 상도 따로 차려야 합니다.
"어머님, 진지 드세요."
춘심이가 공손히 상을 들고 들어가면, 시어머니는 뚜껑을 열어보고는 인상을 찌푸립니다.
"이게 뭐야? 밥이 설익었잖아! 다시 해와!"
"어머님, 제가 확인했는데 잘 익었습니다..."
"뭐? 네가 나한테 말대꾸를 해? 어디서 감히!"
따귀가 날아옵니다. 춘심이의 하얀 뺨이 빨갛게 부어오릅니다. 하지만 춘심이는 눈물을 참으며 다시 부엌으로 향합니다.
밥을 다시 짓는 동안, 시어머니의 잔소리는 계속됩니다.
"아이고, 내가 무슨 죄를 지었길래 이런 며느리를 얻었는지 모르겠네. 옆집 며느리는 얼마나 부지런한데, 너는 맨날 꾸물거리기만 하고..."
사실 옆집 며느리는 하루에 두 끼만 지으면 됩니다. 하지만 춘심이는 삼 끼에 간식까지, 하루 다섯 번을 밥을 지어야 했습니다.
밥을 다 짓고 나면 빨래입니다. 겨울에도 찬물에 빨래를 해야 했습니다. 춘심이의 손은 동상으로 갈라져 있고, 손가락에서는 피가 배어나왔습니다.
"어머님, 손이 너무 아파서... 더운물을..."
"더운물? 더운물은 무슨! 내가 젊었을 때는 얼음 깨고 빨래했다! 요즘 것들은 너무 약해!"
빨래를 다 하고 나면 청소입니다. 마루를 닦고, 마당을 쓸고, 장독대를 정리하고... 일이 끝날 줄을 모릅니다.
그렇게 해가 중천에 떴을 때쯤, 춘심이는 비로소 자신의 밥을 먹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남은 밥, 식은 국입니다.
"며느리가 뭔 따끈한 밥을 먹어? 남은 거나 먹어!"
춘심이는 한숨을 삼키며 식은 밥을 떠먹습니다. 눈물이 밥알에 떨어집니다.
오후에는 바느질입니다. 시어머니의 옷, 시아버지의 옷, 남편의 옷... 끝없이 바느질할 옷이 쌓여있습니다.
"바느질이 왜 이렇게 성글어? 다시 뜯어서 해!"
저녁이 되면 또 밥을 짓고, 저녁상을 차리고, 설거지를 하고...
밤 열한 시가 되어야 춘심이는 겨우 자신의 방으로 돌아갑니다. 온몸이 쑤시고, 눈꺼풀이 무겁습니다.
하지만 남편은 춘심이를 위로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당신이 좀 더 잘하면 어머니께서 저러시지 않을 거요. 당신이 부족한 거요."
춘심이는 혼자 이불을 덮고 소리 없이 웁니다.
'내가 뭘 잘못했을까... 난 정말 최선을 다하는데...'
이런 날들이 하루, 이틀이 아니라 삼 년입니다. 천 일이 넘는 세월 동안 매일매일 이랬습니다.

 

※ 견딜 수 없는 모욕과 비극적 선택

진짜 문제는 육체적인 고통이 아니었습니다. 더 견디기 힘든 건 정신적인 모욕이었습니다.
어느 날이었습니다. 마을에 잔치가 있었는데, 춘심이의 친정어머니가 찾아왔습니다. 딸이 보고 싶어 이십 리 길을 걸어온 겁니다.
"춘심아... 엄마가 왔다..."
춘심이는 어머니를 보자마자 눈물이 터졌습니다. 그동안 참았던 눈물이 한꺼번에 쏟아졌습니다.
"엄마... 나... 너무 힘들어..."
그런데 그 모습을 본 시어머니가 달려옵니다.
"뭐야? 친정 것이 왔어? 며느리가 시집살이 하는데 무슨 친정을 와! 당장 돌아가!"
"어머님, 제 어머니가 이십 리나 걸어오셨는데..."
"뭐? 네가 지금 나한테 말대꾸야? 며느리 주제에?"
춘심이의 어머니는 딸의 빨간 뺨을 보고, 갈라진 손을 보고, 눈물을 삼키며 돌아가야 했습니다.
"춘심아... 엄마가 미안하다... 조금만 참아라..."
어머니의 뒷모습을 보며 춘심이는 주저앉아 울었습니다.
그 일이 있고 며칠 뒤였습니다.
춘심이가 아팠습니다. 열이 펄펄 끓고, 기침이 나고, 온몸이 으슬으슬 떨렸습니다. 감기였습니다.
"어머님... 제가 몸이 좀..."
"몸이 아프면 누워 있어야지 뭐 하러 나왔어?"
"하지만 밥을..."
"밥? 네가 밥을 안 하면 우리가 굶으란 말이야? 아픈 건 네 핑계고, 어서 밥이나 해!"
춘심이는 비틀거리며 부엌으로 갔습니다. 불을 지피는데 연기 때문에 기침이 더 심해집니다. 어지러워서 쓰러질 것 같습니다.
그때 시어머니가 또 나타납니다.
"이것 봐, 또 꾸물거리고 있네! 밥 한번 제대로 못 짓는 것이 무슨 며느리야!"
"어머님... 죄송합니다... 제가... 제가..."
춘심이는 그 자리에서 쓰러졌습니다.
한나절을 정신을 잃고 있다가 겨우 깨어났는데, 시어머니는 위로는커녕 화를 냈습니다.
"거짓으로 아픈 척해서 일 안 하려고 하는 거지? 꾀병 부리지 마!"
이런 일들이 반복되면서, 춘심이의 마음에는 점점 어둠이 쌓여갔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인 사건이 터졌습니다.
어느 날 저녁, 춘심이가 깜빡 졸다가 국을 쏟았습니다. 하루 종일 일하느라 지쳐서 손에 힘이 풀렸던 겁니다.
"이런! 죄송합니다, 어머님!"
춘심이가 급히 걸레로 닦으려 하는데, 시어머니가 벌떡 일어났습니다.
"너 이게 어떻게 된 거야?! 국을 쏟아?! 음식을 함부로 해?!"
"죄송합니다, 제가 실수를..."
"실수? 실수가 한두 번이야! 넌 도대체 뭘 제대로 하는 게 있어?!"
시어머니의 목소리가 점점 커집니다.
"넌 우리 집안의 망신이야! 네가 시집온 이후로 우리 집에 좋은 일이 하나도 없어! 다 네 탓이야!"
"어머님..."
"네 친정도 똑같겠지! 뭘 배웠길래 이 모양이냐! 쓸모없는 것!"
그 말을 듣는 순간, 춘심이의 무언가가 끊어졌습니다.
친정을 욕하는 것만큼은 참을 수 없었습니다. 가난하지만 춘심이를 사랑으로 키워준 부모님. 그 부모님을 욕하다니.
춘심이는 그날 밤,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천장을 바라보며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사는 게 사는 걸까... 매일 맞고, 욕먹고, 무시당하고... 이게 사는 걸까...'
'차라리 죽는 게 낫지 않을까...'
다음 날 새벽이었습니다.
춘심이는 평소처럼 일어나 일을 했습니다. 하지만 눈빛이 달랐습니다. 무언가 결심한 사람의 눈빛이었습니다.
밥을 짓고, 상을 차리고, 설거지를 하고...
모든 일을 마친 춘심이는 조용히 뒷마당으로 갔습니다. 그곳에는 큰 느티나무가 있었습니다.
춘심이는 치마 허리끈을 풀었습니다. 그리고 나뭇가지에 걸쳤습니다.
'어머니, 아버지... 죄송합니다... 불효녀를 용서하세요...'
'하지만... 더 이상은... 견딜 수가 없어요...'
춘심이는 눈을 감았습니다. 그리고...
"아이고오오!"
마을 사람들의 비명 소리가 들렸습니다. 우물에 물 길으러 온 이웃 아낙이 춘심이를 발견한 겁니다.
"춘심이가! 춘심이가 목을 맸어!"
사람들이 달려왔습니다. 급히 끈을 풀고 내렸지만, 이미 늦었습니다.
스물넷, 아직 꽃같은 나이의 춘심이는 그렇게 세상을 떠났습니다.
시어머니는 오열했습니다.
"춘심아! 춘심아! 이게 무슨 짓이야!"
하지만 춘심이는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다시는 깨어나지 않았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수군거렸습니다.
"그럴 줄 알았어... 김씨 마님이 너무했어..."
"불쌍한 춘심이... 얼마나 힘들었으면..."
장례를 치르는 동안 시어머니는 가슴을 치며 울었습니다.
하지만 그 눈물이 진심인지, 아니면 세상 사람들 눈을 의식한 것인지, 아무도 알 수 없었습니다.

 

 

※ 며느리의 폭로가 시작되다

춘심이가 눈을 뜬 곳은 어디였을까요? 네, 저승이었습니다.
춘심이가 눈을 떴을 때, 주변은 온통 흐릿한 안개로 가득했습니다. 발밑을 보니 땅이 아니라 구름 같기도 하고, 물 같기도 한 이상한 곳이었습니다.
"여기가... 어디지...?"
춘심이는 자신의 손을 내려다봤습니다. 손은 있는데, 뭔가 투명한 것 같기도 하고... 이상했습니다.
'아... 내가 죽었구나...'
그제야 기억이 났습니다. 뒷마당 느티나무, 치마끈, 그리고 눈을 감았던 순간...
"박춘심!"
갑자기 우렁찬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춘심이가 고개를 들자, 검은 옷을 입은 저승사자 두 명이 서 있었습니다.
"저... 저는..."
"따라오시오. 염라대왕께서 기다리고 계시오."
"염라대왕...?"
춘심이는 떨리는 다리로 저승사자를 따라갔습니다. 한참을 걷자 거대한 성문이 나타났습니다. 성문 위에는 '황천문'이라는 글자가 쓰여 있었습니다.
성문을 지나니 넓은 광장이 나왔고, 저 멀리 웅장한 전각이 보였습니다. '염라전'이라고 쓰인 현판이 걸려 있었습니다.
"들어가시오."
춘심이가 전각 안으로 들어서자, 숨이 턱 막혔습니다.
높은 단 위에 염라대왕이 앉아 계셨는데, 그 위엄이 대단했습니다. 키가 삼 길은 되어 보였고, 얼굴은 엄숙했습니다. 하지만 눈빛만큼은 어딘지 따뜻해 보였습니다.
좌우에는 판관들이 즐비하게 서 있었고, 큰 책 한 권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생사부였습니다.
"박춘심, 앞으로 나오너라."
염라대왕의 목소리에 춘심이는 후들거리는 다리로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소... 소녀 박춘심, 뵙습니다..."
염라대왕은 생사부를 펼쳐 춘심이의 이름을 찾았습니다. 한참을 읽어 내려가던 염라대왕의 얼굴이 굳어졌습니다.
"춘심아..."
"예, 예..."
"너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구나."
춘심이는 고개를 떨어뜨렸습니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은 큰 죄였습니다. 그걸 모르는 춘심이가 아니었습니다.
"죄송합니다, 대왕마마..."
"네 나이 겨우 스물넷. 아직 살날이 사십 년도 넘게 남았는데, 왜 그리 급히 이승을 떠났느냐?"
염라대왕의 목소리에는 꾸짖음이 아니라 안타까움이 묻어났습니다.
춘심이는 입술을 깨물었습니다.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습니다.
"말해보거라. 무슨 사연이 있느냐?"
"대왕마마... 저는... 저는..."
춘심이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이었습니다.
"저는 시집살이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매일 새벽부터 밤까지 일했지만, 시어머니께서는 만족하지 못하셨습니다. 매일 혼나고, 맞고, 욕먹었습니다..."
"그래서 목숨을 끊었느냐?"
"대왕마마... 제가 죄를 지었습니다. 하지만..."
춘심이는 갑자기 고개를 들어 염라대왕을 똑바로 쳐다봤습니다. 눈물범벅이 된 얼굴이었지만, 눈빛만큼은 또렷했습니다.
"하지만 저를 죽인 건 시어머니입니다!"
전각 안이 술렁였습니다. 판관들이 웅성거렸습니다.
"뭐라고?"
"시어머니가 너를 죽였다고?"
염라대왕도 놀란 표정이었습니다.
"무슨 말이냐? 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 아니냐?"
"겉으로는 그렇습니다. 하지만 제 손으로 치마끈을 목에 걸었지만, 그 끈을 묶게 만든 건 시어머니의 구박이었습니다!"
춘심이의 목소리가 점점 커졌습니다. 삼 년 동안 참았던 모든 것이 터져 나왔습니다.
"삼 년 동안, 천 일이 넘는 세월 동안, 저는 단 하루도 편히 쉰 적이 없습니다! 새벽 네 시에 일어나 밤 열한 시까지 일했습니다! 아파도 쉴 수 없었고, 슬퍼도 울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시어머니는 제가 하는 모든 일에 불만이었습니다! 밥을 해도 맛없다 하시고, 빨래를 해도 깨끗하지 않다 하시고, 청소를 해도 성의가 없다 하셨습니다!"
춘심이는 눈물을 닦으며 계속 말했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제 친정을 욕하셨습니다! 가난하다고, 못 배웠다고, 쓸모없다고! 제가 친정에서 뭘 배웠길래 이 모양이냐고 하셨습니다!"
"음..."
염라대왕은 심각한 표정으로 듣고 있었습니다.
"친정 어머니가 이십 리 길을 걸어와도 만나지 못하게 하셨습니다! 제가 아파서 쓰러져도 꾀병이라 하셨습니다! 저는... 저는 정말 최선을 다했습니다! 하지만 시어머니께는 제가 하는 모든 게 잘못이었습니다!"
춘심이는 주저앉아 울었습니다.
"그래서... 그래서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게 제 잘못입니까?!"
염라대왕의 얼굴이 굳어졌습니다.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게 보였습니다.
"그래서 너는 시어머니가 너를 죽였다고 말하는 것이냐?"
"예! 제 손으로 목숨을 끊었지만, 저를 그 지경까지 몰고 간 건 시어머니였습니다!"
염라대왕은 주먹으로 팔걸이를 쳤습니다. 쿵! 소리와 함께 전각이 흔들렸습니다.
"이런 불의가 어디 있느냐! 며느리를 그렇게 괴롭혀서 죽음으로 몰아넣다니!"
판관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분개했습니다.
"너무합니다, 대왕마마!"
"그 시어머니를 당장 잡아와야 합니다!"
염라대왕이 명령했습니다.
"당장 김씨를 잡아오너라! 며느리를 죽음으로 내몬 죄를 물어야겠다!"

 

※ 업경대가 비춘 충격적인 진실들

"잠깐만요!"
춘심이가 갑자기 소리쳤습니다.
염라대왕과 판관들이 모두 춘심이를 쳐다봤습니다.
"왜 그러느냐, 춘심아?"
"대왕마마, 그 전에... 제가 정말로 최선을 다했는지, 제 말이 사실인지 확인하고 싶습니다."
"확인?"
"예, 업경대로 제 지난 삼 년을 보여주십시오. 제가 거짓말을 하는지, 아니면 정말로 억울한지를요."
염라대왕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좋다. 업경대를 준비하라!"
판관들이 춘심이를 커다란 거울 앞에 세웠습니다. 업경대였습니다. 이 거울은 평생의 모든 행적을 비추는 신비한 거울이었습니다.
거울이 빛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춘심이의 지난 삼 년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습니다.
첫 장면.
춘심이가 처음 시집온 날이었습니다. 열아홉 살, 수줍은 얼굴의 새색시가 큰절을 올립니다.
"어머님, 아버님, 춘심이 인사드립니다."
시어머니 김씨는 며느리를 위아래로 훑어봅니다. 그리고 코웃음을 칩니다.
"키도 작고, 몸도 약해 보이네. 일이나 제대로 할 수 있으려나..."
그날부터 춘심이의 시집살이가 시작됩니다.
두 번째 장면.
새벽 네 시, 춘심이가 일어나 부엌으로 갑니다. 손이 꽁꽁 얼어붙은 한겨울입니다. 얼어붙은 나무에 불을 붙이려고 애쓰는데, 시어머니가 나타납니다.
"이것도 못해? 쓸모없는 것! 내가 직접 해야겠네!"
시어머니가 춘심이를 밀어냅니다. 춘심이는 벽에 부딪혀 넘어집니다.
"죄송합니다, 어머님..."
세 번째 장면.
춘심이가 빨래를 하고 있습니다. 찬물에 손을 담그고 있는데, 손가락이 퉁퉁 부어 있습니다. 동상입니다. 피가 배어나옵니다.
하지만 춘심이는 이를 악물고 빨래를 계속합니다. 시어머니가 나타나 빨래를 확인합니다.
"이게 뭐야? 때가 안 빠졌잖아! 다시 해!"
이미 세 번이나 빤 빨래였지만, 춘심이는 다시 합니다.
네 번째 장면.
춘심이가 아픕니다. 열이 펄펄 끓고 기침이 납니다. 하지만 밥을 지어야 합니다.
"어머님, 제가 몸이..."
"아프면 누워 있든가! 밥은 누가 해?!"
춘심이는 비틀거리며 부엌으로 갑니다. 연기 때문에 기침이 더 심해집니다. 그러다가 그 자리에서 쓰러집니다.
시어머니는 쓰러진 춘심이를 내려다보며 말합니다.
"꾀병 부리지 마! 일 안 하려고 거짓으로 아픈 척하는 거지!"
다섯 번째 장면.
춘심이의 친정어머니가 찾아옵니다. 딸이 보고 싶어 이십 리를 걸어온 겁니다.
"춘심아..."
춘심이는 어머니를 보자마자 울음을 터뜨립니다. 하지만 시어머니가 달려와 소리칩니다.
"당장 나가! 며느리가 시집살이하는데 친정 것이 왜 와!"
춘심이의 어머니는 딸의 빨간 뺨, 갈라진 손을 보며 돌아가야 합니다.
여섯 번째 장면.
춘심이가 국을 쏟습니다. 너무 지쳐서 손에 힘이 풀린 겁니다.
시어머니가 벌떡 일어납니다.
"너는 우리 집안의 망신이야! 네 친정도 똑같겠지! 뭘 배웠길래 이 모양이냐!"
춘심이의 얼굴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집니다.
마지막 장면.
춘심이가 뒷마당으로 갑니다. 느티나무 앞에 섭니다. 치마끈을 풉니다.
춘심이의 얼굴에는 절망이 가득합니다.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은 사람의 얼굴입니다.
"더 이상은... 견딜 수 없어..."
업경대의 영상이 거기서 멈췄습니다.
전각 안은 쥐 죽은 듯 조용했습니다.
판관들은 눈물을 닦고 있었습니다. 저승사자들도 고개를 숙이고 있었습니다.
염라대왕은 주먹을 불끈 쥐고 있었습니다.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했습니다.
"이것이... 며느리에게 하는 짓이냐..."
염라대왕이 일어섰습니다. 목소리가 천둥처럼 울렸습니다.
"이런 불의가 어디 있느냐! 어린 며느리를 삼 년 동안 그렇게 괴롭혀서 죽음으로 내몰다니! 용서할 수 없다!"
염라대왕이 판관에게 명령했습니다.
"당장 김씨의 생사부를 가져오라! 그리고 수명을 확인하라!"
판관이 급히 생사부를 뒤집니다.
"대왕마마, 김씨는 아직 십오 년의 수명이 남았습니다."
"당장 거두어라! 며느리를 죽음으로 내몬 자가 어찌 더 살 수 있겠느냐!"
"명을 받들겠습니다!"
염라대왕이 다시 명령했습니다.
"저승사자를 보내 김씨를 당장 잡아오라! 이곳 염라전으로 데려와서 그 죄를 묻겠다! 며느리를 학대한 죄, 죽음으로 내몬 죄를 엄히 다스리겠다!"
"알겠습니다, 대왕마마!"
저승사자들이 움직이려는 순간이었습니다.
"대왕마마, 잠깐만요!"
춘심이가 다시 소리쳤습니다.
염라대왕이 춘심이를 쳐다봤습니다.
"왜 그러느냐, 춘심아? 네 원한을 풀어주려 하는데."
춘심이는 무릎을 꿇었습니다. 그리고 깊이 절을 했습니다.
"대왕마마, 제발 부탁드립니다..."
"부탁?"
춘심이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습니다.
"시어머니를 벌하지 마세요..."

 

 

※ 며느리의 놀라운 선처 요청

전각 안이 술렁였습니다.
판관들이 서로 쳐다봤습니다. 저승사자들도 어리둥절한 표정이었습니다.
염라대왕은 눈을 크게 뜨고 춘심이를 바라봤습니다.
"뭐라고? 네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게냐?"
"대왕마마, 제발 시어머니를 벌하지 마세요... 수명도 거두지 마시고, 벌도 주지 마세요..."
"춘심아!"
염라대왕의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네가 정신이 있느냐? 방금 업경대로 다 봤지 않느냐! 네 시어머니가 너를 얼마나 괴롭혔는지! 너를 죽음으로 내몰았는데, 그런데도 용서하겠다는 게냐?"
"예, 대왕마마..."
춘심이는 고개를 들었습니다. 눈물범벅인 얼굴이었지만, 그 표정은 단호했습니다.
"제발 부탁드립니다. 시어머니를 용서해주세요."
한 판관이 앞으로 나섰습니다.
"춘심아, 네 마음은 고맙지만, 그럴 수 없다. 저승의 법도가 있느니라. 남을 괴롭혀 죽음으로 내몬 자는 반드시 벌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네가 아무리 용서한다 해도, 법은 법이니라!"
춘심이는 염라대왕을 향해 다시 절을 했습니다. 이번에는 오체투지로, 온 몸을 땅에 엎드리며 절했습니다.
"대왕마마, 소녀의 말을 들어주십시오. 제가 시어머니를 용서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말해보거라."
염라대왕의 목소리가 조금 부드러워졌습니다.
춘심이는 천천히 입을 열었습니다.
"대왕마마, 시어머니께서 저를 괴롭힌 것은 사실입니다. 그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춘심이는 눈물을 닦으며 말을 이었습니다.
"하지만 시어머니께도 사연이 있으셨습니다."
"사연?"
"예, 시어머니께서는 젊었을 때 더 심한 시집살이를 하셨습니다. 제가 겪은 것보다 훨씬 더 혹독한 시집살이였습니다."
춘심이는 기억을 떠올렸습니다.
"한번은 시어머니께서 술을 드시고 울면서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자신의 시어머니, 그러니까 시할머니께서 얼마나 무서웠는지를요."
"계속 말해보거라."
"시어머니는 열여섯에 시집오셨습니다. 시할머니는 며느리를 사람으로 대하지 않으셨답니다. 밥을 주지 않은 날도 많았고, 한겨울에도 방에 불을 때주지 않으셨답니다."
춘심이의 목소리가 떨렸습니다.
"어느 날은 시어머니께서 일을 하다가 손을 다쳤는데, 시할머니께서는 '며느리가 다친 게 뭐 대수냐'고 하시며 일을 계속 시키셨답니다. 그래서 시어머니 손가락 하나가 제대로 펴지지 않습니다."
판관들이 서로 쳐다봤습니다.
"그렇게 십 년을 견디셨답니다. 십 년 동안 맞고, 굶고, 얼어가며 살았답니다. 그러다 시할머니께서 돌아가시고 나서야 비로소 시어머니는 자유로워지셨습니다."
"그래서?"
"그래서... 시어머니께서는 그렇게 사는 것이 당연한 줄 아셨던 겁니다. 시집살이란 원래 그런 것이고, 며느리란 원래 그렇게 고생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셨던 겁니다."
춘심이는 슬픈 미소를 지었습니다.
"시어머니는 저를 괴롭히면서도, 어쩌면 자신은 시할머니보다는 낫다고 생각하셨을 겁니다. '나는 밥이라도 주지 않느냐, 나는 방에 불이라도 때주지 않느냐'고요."
염라대왕은 심각한 표정으로 듣고 있었습니다.
"시어머니도 피해자였던 겁니다. 잘못된 시집살이 문화의 피해자. 그리고 그 피해가 또 다른 피해를 만들어낸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네가 겪은 고통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한 판관이 말했습니다.
"알고 있습니다. 제가 겪은 고통은 부당합니다. 하지만..."
춘심이는 깊은 숨을 쉬었습니다.
"시어머니를 벌한다고 해서 뭐가 달라질까요? 시어머니를 지옥에 보낸다고 해서 제가 살아날까요? 아닙니다. 저는 이미 죽었습니다."
"하지만 정의는..."
"정의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용서도 중요합니다. 저는 시어머니를 용서하고 싶습니다. 그것이 이 악순환을 끊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춘심이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습니다.
"시어머니께서도 며느리 시절에 저처럼 힘들었을 겁니다. 어쩌면 저보다 더 힘들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 시어머니를 또 벌하면, 그 고통이 또 어디론가 이어지지 않을까요?"
"춘심아..."
"대왕마마, 제발 부탁드립니다. 시어머니를 벌하지 마시고, 대신 깨닫게 해주십시오. 자신이 한 일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며느리가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깨닫게 해주십시오."
춘심이는 다시 절을 했습니다.
"그것이 진정한 정의라고 생각합니다. 벌보다는 깨달음이, 복수보다는 용서가 더 큰 힘을 가진다고 믿습니다."
염라대왕은 한참을 침묵했습니다.
판관들도 모두 말이 없었습니다.
긴 침묵이 흘렀습니다.

 

 

※ 시어머니의 뒤늦은 후회와 깨달음

그때였습니다.
전각 밖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렸습니다.
"놓아주세요! 나는 아직 죽을 때가 아니에요! 놓으라고요!"
시어머니 김씨의 목소리였습니다.
저승사자 두 명이 김씨를 이끌고 들어왔습니다. 김씨는 발버둥 치고 있었습니다.
"내가 뭘 잘못했다고! 나는 아무 죄도 없어! 놓으라니까!"
"조용히 하시오! 염라대왕 앞이오!"
김씨는 그제야 주변을 둘러봤습니다. 높은 단 위의 염라대왕, 주변의 판관들, 그리고...
"춘... 춘심아?!"
김씨는 며느리를 보고 화들짝 놀랐습니다.
"네가... 네가 여기 왜...?"
춘심이는 고개를 숙였습니다. 시어머니를 바로 쳐다볼 수가 없었습니다.
염라대왕이 엄숙하게 말했습니다.
"김씨, 앞으로 나오너라."
"저... 저는... 무슨 일로..."
"네가 무슨 일로 여기 왔는지 모르느냐? 네 며느리를 보아라!"
김씨는 떨리는 눈으로 춘심이를 봤습니다.
"김씨, 네 며느리 춘심이가 죽었느니라."
"네? 춘심이가...?"
"그렇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느니라. 그 이유가 무엇이겠느냐?"
김씨는 입술을 떨었습니다. 말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말해보거라! 네 며느리가 왜 죽었느냐!"
"그... 그건..."
김씨는 변명을 하려 했습니다.
"춘심이가 원래 몸이 약해서... 그리고 일을 잘 못해서..."
"거짓말 마라!"
염라대왕이 소리쳤습니다.
"업경대를 보여주거라!"
판관이 업경대를 작동시켰습니다. 그러자 춘심이의 지난 삼 년이 다시 펼쳐졌습니다.
새벽 네 시에 일어나는 춘심이, 얼어붙은 손으로 빨래하는 춘심이, 아파서 쓰러지는 춘심이, 친정어머니를 만나지 못하고 우는 춘심이, 욕먹고 맞는 춘심이...
김씨는 그 장면들을 보며 점점 얼굴이 하얗게 질려갔습니다.
"아... 아니... 내가... 내가 저렇게...?"
마지막 장면이 나왔습니다. 김씨가 춘심이에게 소리치는 장면이었습니다.
"너는 우리 집안의 망신이야! 네 친정도 똑같겠지!"
그리고 춘심이가 뒷마당으로 가서 치마끈을 나무에 거는 장면...
"안 돼! 춘심아!"
김씨가 소리쳤지만, 이미 지나간 일이었습니다.
업경대의 영상이 끝났습니다.
김씨는 주저앉아 울었습니다.
"춘심아... 내가... 내가 너를... 내가 너를 죽였구나..."
"그렇다! 네가 너의 며느리를 죽였다!"
염라대왕이 선언했습니다.
"김씨, 너는 며느리를 학대하고, 괴롭히고, 죽음으로 내몬 죄가 있느니라! 그 죄로 인해..."
"대왕마마!"
춘심이가 다시 소리쳤습니다.
"제발 시어머니를 용서해주십시오!"
김씨는 놀라서 며느리를 쳐다봤습니다.
"춘... 춘심아... 네가 지금...?"
"어머님,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습니다."
춘심이는 시어머니를 향해 고개를 들었습니다. 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습니다.
"어머님께서 저를 괴롭힌 것은 사실입니다. 그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저는 정말 힘들었습니다. 매일 죽고 싶었습니다."
김씨는 고개를 떨어뜨렸습니다.
"하지만 저는 알고 있습니다. 어머님께서도 며느리 시절에 똑같이 힘들었다는 것을요."
"춘심아..."
"어머님께서 술 드시고 우시며 말씀하셨잖아요. 시할머니께서 얼마나 무서웠는지, 얼마나 힘들었는지를요."
김씨는 눈물을 흘렸습니다.
"내가... 내가 그랬지... 나도 네 나이 때... 아니, 너보다 어렸을 때부터... 똑같이... 아니, 더 심하게..."
"알고 있습니다, 어머님."
"그래서... 그래서 나는... 시집살이란 원래 그런 줄 알았어... 며느리는 원래 고생하는 거라고 생각했어... 나도 그렇게 살았으니까..."
김씨는 가슴을 쳤습니다.
"하지만 그게 잘못이었구나... 내가 힘들었다고 해서, 너를 힘들게 할 권리는 없었는데... 내가... 내가 너를 죽였구나..."
"어머님..."
"춘심아, 미안하다... 정말 미안하다... 어머니가 잘못했다... 용서해다오..."
김씨는 며느리 앞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무릎을 꿇는 것이었습니다.
"나를 벌해다오... 나를 지옥에 보내다오... 내가 마땅히 받아야 할 벌이다..."
춘심이도 눈물을 흘렸습니다.
"아니에요, 어머님. 저는 어머님을 용서합니다. 그리고 어머님께서 이제라도 깨달으셨으니,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 염라대왕의 지혜로운 판결

염라대왕은 두 사람을 바라봤습니다.
울면서 서로를 용서하는 시어머니와 며느리. 그 모습에 염라대왕의 눈가도 촉촉해졌습니다.
한참을 지켜보던 염라대왕이 입을 열었습니다.
"춘심아, 그리고 김씨."
두 사람이 고개를 들었습니다.
"내가 이 일을 어찌 판결해야 할지 고민이 깊구나."
염라대왑은 생사부를 펼쳤습니다.
"법으로 따지자면, 김씨는 며느리를 학대하고 죽음으로 내몬 죄가 있느니라. 당연히 벌을 받아야 한다."
김씨는 고개를 숙였습니다.
"하지만 춘심이의 말도 맞느니라. 김씨도 피해자였고, 그 피해가 또 다른 피해를 낳은 것이니라. 이것은 단순히 한 사람의 악의가 아니라, 잘못된 관습이 만든 비극이니라."
염라대왕은 심각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습니다.
"며느리는 사람이니라. 하인이 아니요, 종이 아니요, 사람이니라. 며느리도 아프면 쉬어야 하고, 슬프면 울 수 있고, 부모를 만날 권리가 있느니라."
판관들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런데 세상 사람들은 이것을 잊고 있구나. 며느리를 사람이 아닌 일꾼으로만 생각하는구나. 이것이 얼마나 큰 잘못인지를..."
염라대왕은 잠시 멈췄다가 선언했습니다.
"내가 판결을 내리겠노라!"
전각 안이 조용해졌습니다.
"첫째, 김씨의 수명은 거두지 않겠노라. 춘심이의 용서를 받아들이노라."
김씨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하지만!"
염라대왕의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김씨, 너는 이승으로 돌아가거든, 반드시 네 잘못을 뉘우치고 참회해야 하느니라. 그리고..."
"예, 대왕마마..."
"만약 네게 며느리가 또 생긴다면, 그 며느리를 딸처럼 아껴주어야 하느니라. 네가 받은 고통을, 춘심이가 받은 고통을 다시는 누구에게도 주어서는 안 되느니라!"
"명심하겠습니다! 제가... 제가 꼭 그리하겠습니다!"
"만약 이 약속을 어긴다면, 그때는 용서가 없느니라. 바로 수명을 거두고 무간지옥에 떨어뜨리겠노라!"
"알겠습니다, 대왕마마! 명심하고 또 명심하겠습니다!"
염라대왕은 춘심이를 향해 돌아섰습니다.
"춘심아."
"예, 대왕마마."
"너는 참으로 착한 아이로구나. 자신을 괴롭힌 시어머니를 용서하다니... 네 마음이 얼마나 넓은지 내가 감탄하였노라."
"감사합니다, 대왕마마..."
"너는 비록 스스로 목숨을 끊었지만, 그것은 네 잘못이 아니라 세상의 잘못이니라. 그러니..."
염라대왕은 미소를 지었습니다.
"너에게 특별한 환생의 기회를 주겠노라. 다음 생에는 부잣집 딸로 태어나, 사랑받으며 자라고, 좋은 남편을 만나 행복하게 살 것이니라."
"대왕마마..."
춘심이는 눈물을 흘렸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슬픔의 눈물이 아니라 감사의 눈물이었습니다.
"그리고 네 다음 생의 시어머니는 너를 친딸처럼 아껴줄 것이니라. 시집살이의 고통은 다시는 겪지 않을 것이니라."
"감사합니다, 대왕마마! 정말 감사합니다!"
염라대왕은 김씨를 향해 말했습니다.
"김씨, 이제 돌아가거라. 그리고 네가 약속한 것을 꼭 지켜라. 며느리를 사람으로 대하고, 딸처럼 아껴라. 그것이 춘심이의 죽음을 헛되지 않게 하는 길이니라."
"알겠습니다, 대왕마마. 제가... 제가 꼭 달라지겠습니다."
김씨는 며느리를 향해 돌아섰습니다.
"춘심아... 정말 미안하다. 용서해줘서 고맙다. 다음 생에는... 다음 생에 우리가 다시 만난다면, 그때는 내가 너를 진짜 딸처럼 아껴줄게..."
"어머님..."
두 사람은 포옹했습니다.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원수 같았던 두 사람이 서로를 껴안고 울었습니다.
판관들도 눈물을 닦았습니다. 저승사자들도 고개를 돌렸습니다.
염라대왕은 흐뭇한 미소로 그 모습을 지켜봤습니다.
"이것이 진정한 용서요, 진정한 화해니라. 법으로 단죄하는 것보다, 용서로 화해하는 것이 더 아름답구나."
김씨는 이승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정말로 변했습니다. 춘심이의 제사를 정성껏 모셨고, 마을 사람들에게 자신의 잘못을 고백했습니다.
"제가 며느리를 죽였습니다. 제가 너무 잘못했습니다."
그리고 훗날 다른 며느리가 생겼을 때, 김씨는 그 며느리를 정말로 딸처럼 아꼈습니다.
"며느리야, 힘들면 쉬어라. 아프면 말해라. 친정 가고 싶으면 언제든 가거라."
마을 사람들은 김씨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다며 놀랐습니다.
그리고 춘심이는 약속대로 다음 생에 부잣집 딸로 태어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엔딩멘트

여러분, 이야기가 어떠셨습니까?
이 이야기는 단순히 고부갈등에 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잘못된 관습이 어떻게 비극을 낳는지, 그리고 용서가 얼마나 큰 힘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이야기입니다.
시어머니도 피해자였습니다. 며느리 시절에 받은 고통을 다음 며느리에게 되풀이했을 뿐입니다. 이것이 악순환입니다.
하지만 춘심이의 용서가 그 악순환을 끊었습니다. 시어머니는 깨달았고, 변했고, 다음 며느리를 딸처럼 아꼈습니다.
우리 시니어 여러분, 혹시 며느리를 힘들게 하고 계신가요? 아니면 시어머니에게 원망이 있으신가요?
이 이야기를 기억하세요. 며느리도 사람입니다. 누군가의 딸이고, 아내이고, 어머니입니다. 사랑과 존중으로 대해야 합니다.
그리고 용서하세요. 용서는 상대방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을 위한 것입니다. 용서해야 마음이 편합니다.
오늘도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도 좋은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건강하십시오. 사랑하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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