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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라대왕 앞에서 거짓말한 조선 상인의 최후

by K sunny 2025. 5.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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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라대왕 앞에서 거짓말한 조선 상인의 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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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크립션

조선시대 한양에서 가장 큰 포목전을 운영하던 최부자는 남의 돈을 빼앗고 거짓 저울질로 재산을 모은 욕심 많은 상인이었다. 어느 날 갑작스런 병으로 저승길에 오른 그는 염라대왕 앞에서도 자신의 죄를 부인하며 거짓말을 늘어놓는다. 그러나 저승에서는 이승의 모든 행적이 낱낱이 기록되어 있었고, 최부자의 거짓말은 하나하나 밝혀진다. 결국 거짓말까지 더해진 죄로 무서운 벌을 받게 되는 최부자. 이 야담은 정직하게 살아야 한다는 조선시대 서민들의 교훈적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권선징악의 전형적인 구조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조선시대 설화이다.

※ 한양 최대 포목전을 운영하는 최부자의 악행

이게 언제 적 얘긴고 하니, 조선시대 한양 종로 거리에 최부자라고 하는 사람이 살았다네. 이 양반이 하는 일이 뭐냐 하면, 그 당시 한양에서 제일 큰 포목전을 운영하는 거상이었지.

근데 이 최부자라는 양반이 겉으로 보기엔 점잖고 예의 바른 것 같아도, 속은 썩어 문드러진 고목나무 같았어. 돈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구두쇠에다가, 남의 것을 빼앗는 데는 귀신같은 재주가 있었거든.

"아이고, 최 대감님! 이번엔 정말 급한 일이 생겨서 그러는데, 돈 좀 꿔주실 수 없을까요?"

어느 날 최부자 집에 찾아온 건 바로 이웃에 사는 김 서방이었어. 김 서방은 원래 성실하게 소금 장사를 하던 사람인데, 집에 우환이 들어서 급히 돈이 필요했던 거야.

"허허, 김 서방. 자네가 나를 찾아오다니 무슨 일인가 했네. 돈이라... 얼마나 필요한가?"

최부자는 겉으론 걱정하는 척하면서도 속으론 벌써 계산을 하고 있었지. '이 놈을 어떻게 하면 털어먹을 수 있을까' 하고 말이야.

"한 서른 냥만 있으면 됩니다. 두 달만 기다려 주시면 꼭 갚겠습니다."

"그래, 그래. 이웃 간에 어려울 때 돕는 게 인지상정이지. 그런데 말이야..."

최부자는 일부러 뜸을 들이면서 김 서방을 초조하게 만들었어. 그러고는 이런 조건을 내걸었지.

"문서를 하나 써주게. 두 달 안에 못 갚으면 자네 집과 소금 가게를 다 내 것으로 한다는 내용으로 말이야."

김 서방은 깜짝 놀랐어. 서른 냥에 집과 가게라니, 이건 너무한 조건이었거든. 하지만 당장 돈이 급했던 김 서방은 어쩔 수 없이 문서에 도장을 찍었지.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최부자는 두 달이 되기도 전에 김 서방을 찾아가서는 돈을 갚으라고 닦달을 했어.

"아니, 최 대감님! 아직 두 달이 안 됐는데요?"

"무슨 소리를 하는가! 문서를 보게. 여기 한 달이라고 적혀 있지 않나!"

최부자가 내민 문서를 보니, 정말로 두 달이 아니라 한 달로 바뀌어 있었어. 최부자가 몰래 문서를 바꿔치기한 거였지.

"이, 이럴 수가! 분명히 두 달이라고..."

"쓸데없는 소리 말고 당장 돈을 갚든지, 아니면 집과 가게를 내놓든지 하게!"

결국 김 서방은 하루아침에 거지가 되고 말았어. 이런 식으로 최부자는 수많은 사람들의 재산을 빼앗았다네.

또 하루는 포목전에 시골 아낙이 찾아왔어. 명절에 입을 옷감을 사러 온 거였지.

"아주머니, 이 비단은 한양에서도 제일 좋은 거예요. 다섯 치를 달라고 하셨죠?"

최부자는 친절하게 웃으면서 저울로 비단을 재기 시작했어. 그런데 이 놈의 저울이 말이야, 겉으로 보기엔 멀쩡한데 속에 쇳조각을 숨겨놓아서 실제보다 무겁게 나오도록 조작을 해놓은 거였어.

"어머나, 이게 다섯 치라고요? 제가 보기엔 서너 치밖에 안 되는 것 같은데..."

"아이고, 아주머니! 제가 한양에서 삼십 년째 장사를 하는데, 저울질을 속일 리가 있겠습니까? 이게 정확히 다섯 치예요."

시골 아낙은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한양 제일의 포목전이라는 간판을 믿고 그냥 돈을 치르고 갔지. 나중에 집에 가서 다시 재보니 겨우 세 치밖에 안 됐다는 걸 알게 됐어.

이렇게 최부자는 돈 앞에서는 양심이고 뭐고 다 내팽개치는 사람이었다네. 조금이라도 이익이 되는 일이라면 남의 눈물이고 한숨이고 아랑곳하지 않았지.

※ 갑작스런 병으로 임종을 맞는 최부자

그러던 어느 날이었어. 최부자가 평소처럼 포목전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가슴이 찌르는 듯이 아파왔어.

"으악! 이게 무슨..."

최부자는 그 자리에 쓰러졌고, 놀란 점원들이 급히 그를 집으로 옮겼지. 한양에서 제일 가는 의원들을 불러왔지만, 아무도 병을 고칠 수가 없었어.

"대감님, 이 병은... 하늘이 내린 병인 것 같습니다. 약으로는 고칠 수가 없습니다."

의원들마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돌아갔어. 최부자는 침상에 누워 몸부림을 치면서 소리를 질렀지.

"아니야! 내가 죽을 리가 없어! 나는 아직 쓸 돈이 산더미처럼 남았단 말이야!"

하지만 병은 점점 심해지기만 했어. 최부자의 얼굴은 누렇게 변했고, 숨소리는 가늘어져만 갔지.

"아버님, 이제 유언이라도 남기시는 게..."

큰아들이 조심스럽게 말했지만, 최부자는 벌떡 일어나 앉으며 소리쳤어.

"무슨 유언이야! 나는 안 죽어! 내 돈은 한 푼도 너희들에게 안 줄 거야!"

그때였어. 방문이 삐걱 소리를 내며 열리더니, 검은 도포를 입은 사람 둘이 들어왔어. 얼굴은 창백하고, 손에는 쇠사슬을 들고 있었지.

"최부자, 시간이 됐소. 우리와 함께 가시오."

"너, 너희들은 누구냐!"

"저승사자요. 염라대왕님이 부르십니다."

최부자는 두 눈을 부릅뜨고 버텼지만, 저승사자들이 쇠사슬로 그의 팔을 묶자 꼼짝할 수가 없었어.

"안 돼! 나는 아직 죽을 수 없어! 내 돈이... 내 재산이..."

하지만 저승사자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최부자를 끌고 나갔어. 가족들이 보기에는 최부자가 갑자기 숨을 거둔 것처럼 보였지.

저승길은 어둡고 험했어. 한없이 걸어가는데, 길 양옆으로는 최부자가 생전에 괴롭혔던 사람들의 원혼이 울부짖고 있었지.

"내 집을 돌려줘! 이 나쁜 놈아!"
"거짓 저울로 날 속였잖아! 천벌을 받아라!"

최부자는 무서워서 눈을 꼭 감았지만, 그 소리들은 귀를 막아도 들려왔어. 얼마나 걸었을까. 드디어 커다란 문 앞에 도착했는데, 그 위에는 '염라전'이라고 쓰여 있었어.

저승사자가 문을 두드리자, 쿵쿵거리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어. 안으로 들어가니 거대한 전각이 나타났고, 그 중앙엔 염라대왕이 앉아 있었지.

"최부자, 네가 왔구나."

염라대왕의 목소리는 천둥소리처럼 우렁찼어. 최부자는 무서워서 바들바들 떨면서 바닥에 엎드렸지.

"염라대왕님, 저는 억울합니다! 저는 죄가 없습니다!"

"죄가 없다고? 과연 그런지 한번 보자꾸나."

염라대왕이 손을 들자, 거대한 거울이 나타났어. 바로 업경대라는 거울인데, 이 거울에는 사람이 살아생전에 지은 모든 죄가 비친다고 하지.

※ 저승길에 오른 최부자, 염라대왕 앞에 서다

염라대왕이 앉아 있는 옥좌는 그야말로 위엄이 넘쳤어. 붉은색과 검은색이 섞인 도포를 입고, 머리에는 왕관을 쓰고 있었는데, 그 눈빛이 마치 모든 걸 꿰뚫어 보는 것 같았지.

"최부자야, 너는 평생 무엇을 하며 살았느냐?"

염라대왕의 물음에 최부자는 재빨리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어. '여기서도 말만 잘하면 빠져나갈 수 있겠지' 하는 생각이 들었던 거야.

"염라대왕님, 소인은 한양에서 포목전을 운영하며 성실하게 살았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싼값에 옷감을 팔고, 어려운 이웃들을 도우며 살았습니다."

최부자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거짓말을 늘어놓았어. 이승에서도 그랬듯이 저승에서도 거짓말로 위기를 모면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거지.

"오호, 그래? 네가 그리 착하게 살았다고?"

염라대왕의 입가에 차가운 웃음이 번졌어. 그러더니 오른쪽에 서 있던 판관에게 명령을 내렸지.

"저자의 생전 행적이 적힌 공안을 가져오너라."

곧 붉은 옷을 입은 판관이 두툼한 책을 들고 왔어. 그 책에는 최부자가 태어나서부터 죽을 때까지의 모든 행적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네.

"읽어보거라."

판관이 책을 펼치자, 최부자는 깜짝 놀랐어. 거기엔 자기가 저지른 나쁜 짓들이 날짜와 시간까지 정확하게 적혀 있었거든.

"갑자년 삼월 초하루, 오시. 최부자가 김 서방에게 서른 냥을 빌려주면서 문서를 조작하여 한 달 만에 갚으라고 속임. 이로 인해 김 서방은 집과 가게를 모두 빼앗기고 거지가 됨."

"저, 저건..."

최부자가 변명하려 했지만, 판관은 계속해서 읽어나갔어.

"을축년 시월 보름, 미시. 최부자가 조작된 저울로 시골 아낙에게 세 치 비단을 다섯 치라고 속여 팖. 그 돈으로 아낙은 아이들 겨울옷을 해주지 못하고 눈물을 흘림."

"병인년 오월 단오, 진시. 최부자가 가난한 선비에게 고리대금을 놓아 그 이자로 선비의 전답을 모두 빼앗음. 선비는 결국 자결하고 그 가족은 뿔뿔이 흩어짐."

판관은 쉬지 않고 계속 읽어나갔어. 그 내용을 듣던 최부자는 얼굴이 하얗게 질려갔지. 자기가 남몰래 저지른 나쁜 짓들이 하나도 빠짐없이 기록되어 있었거든.

"이제 알겠느냐? 네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울렸는지를."

염라대왕의 목소리가 전각을 울렸어. 하지만 최부자는 아직도 포기하지 않았어.

"염라대왕님! 그건 다 오해입니다! 저는 정당하게 장사를 했을 뿐입니다. 그 사람들이 알아서 속은 것이지, 제가 일부러 속인 게 아닙니다!"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했구나. 좋다. 그렇다면 업경대를 보여주마."

염라대왕이 손짓을 하자, 전각 한가운데에 거대한 거울이 나타났어. 그 거울은 맑고 투명해서 모든 걸 비추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 속에서 영상이 나타나기 시작했지.

※ 업경대에 비친 최부자의 죄악들

업경대에 나타난 첫 번째 장면은 최부자가 처음으로 남을 속였던 순간이었어. 아직 젊었을 때의 최부자가 동네 할머니에게 물건을 팔면서 거스름돈을 일부러 적게 주는 모습이 보였지.

"할머니, 거스름돈 여기 있습니다."

"얘야, 이거 뭔가 적은 것 같은데..."

"아니에요, 할머니. 제가 계산을 잘못할 리가 있겠어요?"

젊은 최부자는 순진한 얼굴로 거짓말을 하고 있었어. 할머니는 고개를 갸웃거리면서도 그냥 돌아갔지.

"이것 봐라. 네가 처음 거짓말을 한 순간이다. 그때 네 마음속에는 이미 욕심의 씨앗이 자라고 있었지."

염라대왕의 말에 최부자는 아무 대꾸도 하지 못했어. 업경대는 계속해서 그의 악행들을 보여주었지.

다음 장면에서는 최부자가 화재로 집을 잃은 이웃에게 터무니없이 비싼 이자로 돈을 빌려주는 모습이 나타났어.

"최 대감님, 집이 불타서 당장 머물 곳이 없습니다. 제발 도와주십시오."

"그래, 내가 돈을 빌려주지. 하지만 한 달에 삼 할의 이자를 받을 거야."

"삼 할이라니... 그건 너무 많습니다!"

"싫으면 그만두고. 딴 데 가서 빌려보시지."

그 이웃은 결국 돈을 빌렸지만, 높은 이자를 갚지 못해 노비로 팔려가고 말았어. 그 장면을 보던 최부자는 식은땀을 흘리기 시작했지.

업경대는 더 끔찍한 장면들을 보여주었어. 최부자가 부도 수표를 만들어 순진한 상인들을 속이는 장면, 관아의 벼슬아치들에게 뇌물을 주고 경쟁 상인들을 모함하는 장면, 심지어는 굶주린 아이들에게 상한 곡식을 팔아넘기는 장면까지.

"저, 저건 제가 한 게 아닙니다! 업경대가 거짓말을 하는 겁니다!"

최부자는 필사적으로 부인했지만, 염라대왕은 차갑게 웃었어.

"업경대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이것은 모두 네가 저지른 일이다."

그때 업경대에 가장 충격적인 장면이 나타났어. 최부자가 자신의 하인을 때려죽이는 장면이었지.

"주인님, 제발 용서해 주십시오! 한 냥이 모자란 건 제가 일부러 그런 게 아닙니다!"

"이 도둑놈! 내 돈을 훔쳐 먹고도 변명을 하느냐!"

최부자는 몽둥이로 하인을 마구 때렸고, 결국 그 하인은 그 자리에서 숨을 거두고 말았어. 최부자는 시체를 몰래 묻고는 하인이 도망갔다고 거짓말을 했지.

"이것도 부인하겠느냐?"

염라대왕의 물음에 최부자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었어. 하지만 그는 끝까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지.

"그, 그래도 저는 한양에 자선도 많이 했습니다! 절에 시주도 하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쌀도 나눠줬습니다!"

"그것도 보여주마."

업경대에 새로운 장면이 나타났어. 최부자가 절에 시주하는 모습이었는데, 자세히 보니 그가 준 쌀자루 안에는 쌀이 아니라 모래가 가득 들어 있었어. 겉에만 쌀을 조금 뿌려놓고 속은 모래로 채운 거였지.

"네가 한 자선이란 게 이런 것이더냐?"

최부자는 이제 완전히 꼼짝없이 잡혔어. 그의 모든 악행이 낱낱이 드러났고, 더 이상 변명할 여지가 없었지. 하지만 그는 여전히 뻔뻔하게 굴었어.

"그래도 저는 법을 어긴 적이 없습니다! 다 합법적으로 한 일입니다!"

그 말을 들은 염라대왕은 크게 한숨을 쉬었어.

"인간 세상의 법은 피했을지 몰라도, 하늘의 이치는 피할 수 없다. 너는 아직도 네 죄를 인정하지 않는구나."

※ 끝까지 거짓말로 변명하는 최부자

염라대왕 앞에서도 끝까지 자신의 죄를 인정하지 않는 최부자를 보며, 좌우에 서 있던 판관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했어.

"저런 뻔뻔한 자는 처음 봅니다."
"죽어서도 거짓말을 하다니, 참으로 가관이로군요."

하지만 최부자는 오히려 더 목소리를 높였어.

"염라대왕님! 저는 정말 억울합니다. 제가 돈을 많이 벌었다고 해서 죄인 취급을 받는 건 부당합니다. 장사라는 게 원래 이익을 남기는 거 아닙니까?"

"그래, 네 말대로 장사는 이익을 남기는 것이다. 하지만 너는 남을 속이고, 협박하고, 심지어 죽이기까지 했다. 그것이 정당한 장사냐?"

"그건 다 그 사람들이 어리석어서 그런 겁니다! 세상이 원래 약육강식 아닙니까? 강한 자가 살아남고 약한 자가 도태되는 게 자연의 이치입니다!"

최부자의 이런 궤변에 염라대왕도 진노하기 시작했어. 그때 한 판관이 나서서 말했지.

"염라대왕님, 저자에게 특별한 시험을 해보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무슨 시험을 말하느냐?"

"저자가 진실을 말하는지 거짓을 말하는지 확인하는 진실의 저울이 있지 않습니까? 그것으로 저자의 마음을 달아보시지요."

염라대왕이 고개를 끄덕이자, 거대한 황금 저울이 나타났어. 이 저울은 사람의 마음속 진실과 거짓을 구별할 수 있는 신비한 저울이었지.

"최부자야, 이 저울 위에 올라서거라. 네가 진실을 말하면 저울은 평형을 유지할 것이고, 거짓을 말하면 기울어질 것이다."

최부자는 마지못해 저울 위에 올라섰어. 그러자 염라대왕이 질문을 시작했지.

"너는 평생 정직하게 살았느냐?"

"네, 그렇습니다!"

최부자가 대답하자마자 저울이 크게 기울어졌어. 거짓말이라는 뜻이었지.

"너는 남을 속인 적이 없느냐?"

"전혀 없습니다!"

또다시 저울이 기울어졌어.

"너는 남의 재산을 부당하게 빼앗은 적이 없느냐?"

"단 한 번도 없습니다!"

이번엔 저울이 너무 크게 기울어져서 최부자가 저울에서 떨어질 뻔했어.

"이제 보았느냐? 너는 지금도 거짓말을 하고 있다. 죽어서까지 거짓말을 하는 자여, 네 죄는 더욱 무겁다."

하지만 최부자는 여전히 인정하지 않았어.

"이 저울이 고장 났습니다! 제가 거짓말을 할 리가 없습니다!"

그 순간, 업경대에 새로운 장면이 나타났어. 최부자가 어린 시절 어머니에게 거짓말하는 모습이었지.

"부자야, 네가 동생 떡을 먹었니?"
"아니에요, 어머니. 전 안 먹었어요."

어린 최부자의 입가에는 떡고물이 묻어 있었는데도 뻔뻔하게 거짓말을 하고 있었어.

"네가 거짓말쟁이가 된 것은 어린 시절부터였구나. 작은 거짓말이 큰 거짓말이 되고, 결국은 남을 해치는 데까지 이르렀다."

염라대왕의 말에도 최부자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어. 오히려 더 큰 소리로 항변했지.

"그래요! 제가 거짓말을 좀 했다면 어떻습니까? 이 세상에 거짓말 한 번 안 해본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다들 거짓말하면서 사는데 왜 저만 벌을 받아야 합니까?"

"모든 사람이 거짓말을 한다고 해서 그것이 옳은 것이 되는 것은 아니다. 더구나 너는 거짓말로 남을 해치고, 재산을 빼앗고, 심지어 죽이기까지 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까지도 거짓말을 멈추지 않고 있구나."

판관들이 다시 나서서 말했어.

"염라대왕님, 이자는 반성의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죄를 더 짓고 있으니, 엄벌에 처하심이 마땅합니다."

그때 최부자가 갑자기 무릎을 꿇고 울부짖기 시작했어.

"잘못했습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하지만 이것마저도 거짓이었어. 진실의 저울은 여전히 크게 기울어져 있었거든.

"네 눈물마저 거짓이구나. 참으로 가증스럽다. 너 같은 자는 특별한 벌을 받아야겠다."

※ 거짓말의 대가로 무서운 형벌을 받다

염라대왕이 판결을 내리려 하자, 갑자기 전각 밖에서 울음소리가 들려왔어. 최부자가 생전에 해를 입혔던 사람들의 원혼들이 모여든 거였지.

"내 집을 돌려줘!"
"내 가족을 돌려줘!"
"이 거짓말쟁이에게 벌을 내려주세요!"

수많은 원혼들의 울부짖음에 전각이 떠나갈 듯 울렸어. 최부자는 그제야 진짜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했지.

"저, 저들은 누구입니까?"

"네가 평생 해를 입힌 사람들이다. 네 거짓말과 욕심 때문에 고통받다 죽은 자들이지."

염라대왕이 일어서며 엄숙하게 선언했어.

"최부자여, 듣거라. 너는 평생 거짓말로 남을 속이고 재산을 빼앗았으며, 그로 인해 많은 사람들을 불행에 빠뜨렸다. 더욱이 이 자리에서까지 거짓말을 멈추지 않았으니, 네 죄는 백 배 천 배 무겁다."

"제발, 한 번만 용서해 주십시오!"

"늦었다. 너에게는 특별한 형벌을 내리겠다. 너는 거짓말 지옥에 떨어져 영원히 고통받을 것이다."

판관이 두루마리를 펼치며 형벌을 낭독했어.

"최부자는 거짓말 지옥에서 다음과 같은 벌을 받을지어다. 첫째, 하루에 천 번씩 뜨거운 쇠꼬챙이가 혀를 찌를 것이다. 이는 평생 거짓말을 일삼은 죄에 대한 벌이다."

최부자의 얼굴이 사색이 되었어.

"둘째, 매일 거짓 저울 위에 올라서서 온몸이 찢어지는 고통을 받을 것이다. 이는 거짓 저울로 남을 속인 죄에 대한 벌이다."

"셋째, 네가 빼앗은 모든 재산의 무게만큼 무거운 돌을 매일 져야 할 것이다. 이는 부당하게 재산을 모은 죄에 대한 벌이다."

"마지막으로, 네가 해친 모든 사람들의 울음소리를 영원히 들어야 할 것이다. 이는 남에게 고통을 준 죄에 대한 벌이다."

판결이 끝나자 최부자 앞에 커다란 구멍이 생겼어. 그 안에서는 붉은 불길과 함께 끔찍한 비명소리가 들려왔지.

"안 돼! 안 돼! 제발 살려주세요!"

최부자가 필사적으로 버텼지만, 보이지 않는 힘이 그를 구멍 속으로 끌어당겼어.

"꺄악!"

최부자의 비명과 함께 그는 거짓말 지옥으로 떨어졌어. 그곳에서 그가 본 광경은 상상을 초월했지.

수많은 거짓말쟁이들이 혀를 잘리고, 온몸이 찢기며, 무거운 돌에 깔려 고통스러워하고 있었어. 그리고 곧 최부자도 그들과 같은 운명을 맞이하게 되었지.

뜨거운 쇠꼬챙이가 그의 혀를 찌를 때마다 최부자는 비명을 질렀지만, 이상하게도 혀는 다시 돋아났어. 그리고 또다시 찔리고, 또다시 돋아나는 고통이 끝없이 반복되었지.

"아악! 살려주세요! 잘못했습니다! 정말로 잘못했습니다!"

이제야 진심으로 뉘우치는 최부자였지만, 이미 때는 늦었어. 그는 영원히 거짓말 지옥에서 고통받으며 자신의 죄를 뉘우쳐야 했다네.

한편 이승에서는 최부자의 장례식이 치러지고 있었어. 겉으로는 한양 제일의 부자 장례식이라 화려했지만, 진심으로 슬퍼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

오히려 사람들은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었어.

"드디어 저 악독한 놈이 죽었구나."
"이제 고리대금에 시달리지 않아도 되겠네."

최부자가 평생 모은 재산은 자식들이 나눠 가졌지만, 그들도 아버지를 닮아 욕심이 많았던지라 서로 싸우다가 결국 다 탕진하고 말았다네.

그리고 최부자가 빼앗았던 재산들은 신기하게도 원래 주인이나 그 후손들에게로 돌아갔다고 해. 하늘은 결코 악을 용서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준 거지.

이렇게 최부자는 평생 거짓말로 살다가 거짓말로 죽고, 죽어서까지 거짓말을 하다가 영원한 벌을 받게 되었다네.

이 이야기는 두고두고 전해지면서 사람들에게 교훈이 되었어. 아무리 작은 거짓말이라도 하면 안 되고, 정직하게 살아야 한다는 걸 깨닫게 해준 거지.

유튜브 엔딩멘트

여러분, 오늘은 욕심 많은 조선시대 상인 최부자가 염라대왕 앞에서까지 거짓말을 하다가 받은 무서운 벌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드렸습니다.

이 이야기는 단순한 옛날이야기가 아니에요. 우리 조상들이 후손들에게 전하고자 했던 중요한 교훈이 담겨 있죠. 작은 거짓말이 큰 거짓말이 되고, 결국은 자신을 파멸로 이끈다는 것. 그리고 이승에서 저지른 죄는 반드시 저승에서 심판받는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특히 죽음 앞에서까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끝까지 거짓말로 변명하려 했던 최부자의 모습은, 우리에게 진정한 반성과 참회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줍니다.

여러분도 살면서 실수하고 잘못할 수 있어요. 하지만 중요한 건 그 잘못을 인정하고 진심으로 뉘우치는 거예요. 거짓말로 위기를 모면하려 하지 말고, 정직하게 살아가는 것. 그것이 이 이야기가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입니다.

혹시 이번 이야기가 재미있으셨다면 구독과 좋아요 꼭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댓글로 여러분의 생각도 들려주세요.

다음 시간엔 '꿈에서 만난 염라대왕'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억울하게 죽은 선비가 꿈에서 염라대왕을 만나 누명을 벗는 이야기인데요, 오늘과는 정반대의 이야기라 더욱 흥미로우실 거예요.

그럼 다음에 만나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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