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길에서 만난 地藏보살, 가르침 깨닫고 환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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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킹멘트 (400자)
"여러분, 저승길이 정말로 있다면 어떤 모습일까요? 조선시대, 한 욕심 많은 양반이 갑자기 죽음을 맞이합니다. 그런데 저승길에서 그가 만난 건 무시무시한 염라대왕만이 아니었습니다. 자비로운 지장보살이 그에게 나타나 전생의 죄를 깨닫게 하고, 다시 한번 인간으로 태어날 기회를 주는데요. 과연 그는 저승에서 무엇을 보고, 어떤 깨달음을 얻었을까요? 그리고 정말로 이승으로 돌아올 수 있었을까요? 오늘은 조선시대 불교 설화에 전해 내려오는 놀라운 환생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끝까지 시청하시면 저승의 비밀과 우리가 살아가야 할 이유를 알게 되실 겁니다."
디스크립션 (300자)
"조선시대, 욕심 많던 양반 이판서가 갑작스런 죽음을 맞이하고 저승길에 오릅니다. 염라대왕의 심판을 받던 중 지장보살의 자비로운 가르침을 만나게 되고, 자신의 전생 업보를 깨닫게 됩니다. 과연 그는 다시 인간으로 환생할 수 있을까요? 불교 설화와 조선시대 야담이 결합된 감동적인 저승 이야기를 통해 삶의 의미와 인과응보의 진리를 만나보세요. 시니어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따뜻하고 교훈적인 이야기입니다."
※ 욕심 많은 양반의 갑작스런 죽음
조선 중기, 한양 북촌의 기와집이 즐비한 골목에 이판서라 불리는 양반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는 과거에 급제하여 벼슬길에 올랐지만, 백성들을 위하는 마음보다는 자신의 부귀영화만을 탐했던 사람이었지요.
이판서는 수십 칸의 기와집에 수백 마지기의 논밭을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그의 욕심은 끝이 없었어요. 가난한 소작인들에게서 수확의 절반 이상을 거두어가면서도 흉년이 들면 더 많은 이자를 붙여 곡식을 빌려주었습니다.
"이보게, 올해 농사가 어렵다고? 그래도 약속은 약속이 아닌가. 내년에는 이자까지 배로 갚아야 하네."
그렇게 이판서는 남의 고통에는 눈을 감고, 오직 재물을 모으는 일에만 정신이 팔려 있었습니다. 부인은 일찍 세상을 떠났고, 슬하에 둔 아들 하나는 아버지의 탐욕스런 모습을 보며 자랐지요. 어린 손자는 할아버지가 무서워 가까이 오지도 못했습니다.
어느 봄날이었습니다. 이판서는 또다시 장리를 받으러 소작인의 집을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그 집 마당에는 굶주린 아이들이 풀죽을 끓여 먹고 있었어요.
"영감님, 제발 한 해만 더 기다려 주십시오. 작년에 흉년이 들어 식구들이 굶고 있사옵니다."
소작인이 눈물로 애원했지만 이판서는 매정하게 고개를 저었습니다.
"안 되네! 장리는 장리일세. 당장 갚지 못하면 자네 집의 논밭 문서를 내게 넘기게."
그날 저녁, 집으로 돌아온 이판서는 승승장구하는 자신의 인생에 흡족해하며 술상을 받았습니다. 비단옷을 입고 기름진 음식을 먹으며 혼자 흐뭇하게 웃고 있었지요.
그런데 갑자기였습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며 숨이 막혀오기 시작했어요.
"크윽... 이게... 무슨..."
이판서는 가슴을 움켜쥐며 바닥에 쓰러졌습니다. 하인들이 급히 달려왔지만, 이미 그의 숨은 끊어진 뒤였습니다. 예순이 채 되지 않은 나이에 심장마비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것이지요.
"아버님! 아버님!"
아들이 통곡하며 달려왔지만, 이판서의 눈은 이미 감겨 있었습니다. 그렇게 한평생 재물을 모으는 데만 급급했던 이판서는 그 많은 재산 한 푼도 저승으로 가져가지 못한 채, 이 세상과 이별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그 순간, 이판서의 혼백은 육신에서 분리되었습니다. 신기하게도 그는 자신의 시신을 내려다보고 있었어요. 곡하는 아들과 손자, 그리고 분주히 움직이는 하인들의 모습이 보였지만, 아무도 지금 서 있는 자신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이게 대체 어찌 된 일인가? 내가... 죽었단 말인가?"
※ 저승사자와의 만남, 삼도천을 건너다
혼백이 된 이판서가 당황하고 있을 때, 갑자기 방 안의 공기가 차갑게 변했습니다. 그리고 어디선가 하얀 두루마기를 입은 두 명의 사내가 나타났어요. 그들의 얼굴은 창백했고, 눈빛은 무표정했습니다.
"이판서 이경달, 네 수명이 다하였으니 우리를 따라오라."
저승사자였습니다. 이판서는 그제야 자신이 정말로 죽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두려움이 밀려왔지만, 저승사자의 손에 잡힌 쇠사슬을 피할 수는 없었어요.
"잠깐, 잠깐만 기다려주시오! 나는 아직 할 일이 많소. 내 재산도 정리해야 하고, 아들에게 유언도 남겨야 하지 않소?"
하지만 저승사자는 고개도 돌리지 않았습니다.
"산 자의 일은 산 자가 처리하느니라. 죽은 혼백이 이승에 집착하면 원귀가 되느니, 순순히 따라오는 것이 좋을 것이다."
어쩔 수 없이 이판서는 저승사자를 따라 나섰습니다. 문을 나서자 주변 풍경이 완전히 달라져 있었어요. 한양의 거리는 온데간데없고, 안개가 자욱한 어둑한 길이 눈앞에 펼쳐져 있었습니다.
길을 걷는 동안 이판서는 주변에서 신음소리와 울음소리를 들었습니다. 자신처럼 저승으로 향하는 수많은 망자들이 보였어요. 어떤 이는 젊은 나이에 죽었는지 억울하다며 울부짖었고, 어떤 이는 가족을 그리워하며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한참을 걷자 넓은 강이 나타났습니다. 물은 검붉게 흐르고 있었고, 강 위로는 낡은 나무다리가 하나 놓여 있었어요.
"저것이 삼도천이로구나..."
이판서는 어릴 적 할머니께 들었던 이야기를 떠올렸습니다. 죽은 사람은 누구나 저승으로 가기 위해 삼도천을 건너야 한다는 이야기 말이에요. 선한 사람은 금이나 은으로 된 다리를 건너지만, 악한 사람은 가시와 칼날이 박힌 다리를 건너야 한다고 했지요.
"이판서 이경달, 네가 건널 다리는 저기다."
저승사자가 가리킨 곳에는 썩어빠진 나무판자가 위태롭게 놓인 다리가 있었습니다. 이판서는 식은땀을 흘리며 조심스럽게 다리를 건너기 시작했어요.
다리 위에서 발을 내딛을 때마다 나무가 삐걱거렸습니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검붉은 강물 속에서 무언가가 꿈틀거리고 있었어요. 잘못하면 떨어질 것 같은 공포에 이판서는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습니다.
"으악!"
갑자기 발밑의 나무판자가 부러지며 이판서는 강물 속으로 빠질 뻔했습니다. 가까스로 다리를 붙잡았지만, 강물에서는 무수한 손들이 올라와 그의 다리를 잡아당겼어요.
"제발... 나도... 끌어올려... 줘..."
"너무... 아파... 도와줘..."
그 손들은 모두 이판서가 살아생전 괴롭혔던 사람들의 것이었습니다. 높은 이자로 재산을 빼앗겼던 소작인들, 부당한 처사로 목숨을 잃었던 사람들이었지요.
"아, 아니야! 나는 그저 정당한 장리를 받은 것뿐이다!"
이판서는 필사적으로 다리를 차며 간신히 건너편에 올라섰습니다.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어요. 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진짜 심판은 이제부터였으니까요.
저승사자는 다시 이판서를 이끌고 걷기 시작했습니다. 얼마나 걸었을까, 저 멀리 거대한 성문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성문 위에는 "염라대왕전"이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어요.
드디어 이판서는 염라대왕이 있는 곳에 도착한 것입니다.
※ 염라대왕 앞에서의 심판
염라대왕전의 문이 천둥소리와 함께 열렸습니다. 웅장한 전각 안으로 들어서자 사방에서 귀신들이 지켜보고 있었어요. 어떤 귀신은 소의 머리를 하고 있었고, 어떤 귀신은 말의 얼굴을 하고 있었습니다. 바로 우두와 마두였지요.
전각 한가운데 높은 자리에는 염라대왕이 앉아 있었습니다. 그의 얼굴은 엄숙했고, 손에는 생사부라는 장부를 들고 있었어요. 옆에는 업경대라는 거대한 거울이 세워져 있었습니다.
"이판서 이경달을 데려왔나이다."
저승사자가 무릎을 꿇고 보고했습니다. 염라대왕은 천천히 생사부를 펼쳐 보더니 냉정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이경달, 너는 예순 살에 명이 다하여 이곳에 왔도다. 이제 네가 살아생전 행한 모든 일을 심판하겠노라."
"대왕마마, 소인은 떳떳하게 살았사옵니다. 과거에 급제하여 나라에 봉사했고, 법도를 어기지 않았사옵니다."
이판서는 억울하다는 듯이 항변했습니다. 하지만 염라대왕은 쓴웃음을 지었어요.
"법을 어기지 않았다고? 그렇다면 업경대를 보거라. 이 거울은 너의 일생 동안 행한 모든 선악을 비추느니라."
염라대왕이 손을 들자 업경대가 빛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거울 속에서 이판서의 지난 삶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어요.
처음에는 어린 시절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과거 공부에 매진하던 젊은 날의 모습도 나왔지요. 하지만 곧 거울은 어두운 장면들을 비추기 시작했습니다.
소작인들에게 가혹한 장리를 요구하는 장면, 가난한 이웃이 도움을 청했지만 매정하게 쫓아내는 장면, 부정한 방법으로 남의 땅을 빼앗는 장면들이 차례로 나타났어요.
"저것은... 내가 한 일이지만..."
"하지만 그것이 무엇이 잘못되었단 말입니까!"
이판서는 변명하려 했지만, 거울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더욱 충격적인 장면이 이어졌어요.
한 소작인 가족이 빚을 갚지 못해 한겨울에 집에서 쫓겨나는 장면이었습니다. 그 가족의 어린 딸은 추위에 떨다가 결국 얼어 죽었지요. 이판서는 그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습니다.
"아... 저 아이가... 죽었단 말인가..."
또 다른 장면에서는 병든 어머니를 위해 약값을 빌리러 왔던 젊은이가 보였습니다. 이판서는 높은 이자를 요구했고, 젊은이는 결국 어머니의 약을 구하지 못했어요. 어머니는 그렇게 세상을 떠났고, 젊은이는 슬픔에 빠져 강물에 몸을 던졌습니다.
"멈춰... 제발 멈춰주시오!"
이판서는 고개를 돌렸지만, 귀신들이 그의 머리를 잡고 거울을 똑바로 보게 만들었습니다. 거울은 계속해서 그가 살아오며 저지른 냉혹한 순간들을 보여주었어요.
마침내 거울이 멈추자, 염라대왕이 엄중하게 말했습니다.
"이경달, 너는 법을 어기지는 않았을지 모르나, 사람으로서의 도리를 저버렸도다. 탐욕에 눈이 멀어 수많은 사람을 고통에 빠뜨렸으니, 그 죄가 크도다."
"대왕마마... 소인은... 소인은..."
"너의 죄를 헤아려보건대, 마땅히 아귀도에 떨어져 오백 년간 굶주림의 고통을 받아야 하느니라!"
염라대왕의 판결이 떨어지자 주변의 귀신들이 이판서를 끌어내려 했습니다. 아귀도란 항상 배고픔에 시달리며 고통받는 지옥이었어요.
"대왕마마! 제발 용서해 주십시오! 한 번만 기회를 주십시오!"
이판서는 필사적으로 애원했습니다. 하지만 염라대왕의 얼굴은 굳어 있었어요. 바로 그때, 전각 안에 부드러운 빛이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 지장보살의 자비로운 출현
찬란한 금빛이 염라대왕전을 가득 채웠습니다. 그리고 그 빛 속에서 한 분이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어요. 머리를 깎고 승려의 모습을 한 분이었지만, 그 얼굴에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자비로움이 넘쳐흘렀습니다.
"지장보살님!"
염라대왕을 비롯한 모든 귀신들이 일제히 무릎을 꿇었습니다. 지장보살은 지옥에 떨어진 중생들을 구원하기 위해 서원을 세운 위대한 보살이었지요. "지옥이 텅 비지 않으면 나는 성불하지 않으리라"는 서원으로 유명한 분이었습니다.
지장보살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이판서에게 다가왔습니다. 이판서는 그 자비로운 눈빛을 보는 순간, 가슴 깊은 곳에서 무언가가 무너지는 것을 느꼈어요.
"이경달아, 네가 저지른 죄가 크구나. 하지만 아직 늦지 않았느니라."
"보살님... 소승은... 소승은 정말 잘못했습니다..."
이판서는 그제야 진심으로 눈물을 흘렸습니다. 업경대에서 본 장면들이 떠올랐어요. 자신 때문에 고통받고 죽어간 사람들의 얼굴이 선명하게 보였습니다.
지장보살은 이판서의 머리에 손을 얹었습니다. 그러자 따뜻한 기운이 온몸으로 퍼져나갔어요.
"중생들이 악업을 짓는 것은 무명의 어둠 때문이니라. 탐진치 삼독에 빠져 진리를 보지 못하고, 자신의 이익만을 좇다가 큰 죄를 짓게 되는 것이지."
"소승이... 무명에 빠져 있었단 말입니까?"
"그렇느니라. 너는 재물을 모으는 것이 행복이라 여겼지만, 진정한 행복은 남과 나누고 베푸는 데 있느니라. 한 사람의 고통은 곧 모든 사람의 고통이요, 한 사람의 기쁨은 곧 모든 사람의 기쁨이니라."
지장보살의 말씀을 듣는 동안, 이판서는 자신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평생을 재물을 모으는 데 바쳤지만, 정작 그 재물은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지 못했어요. 오히려 더 많은 욕심만 생겼을 뿐이었습니다.
"보살님, 이제 저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이미 저지른 죄를 어떻게 씻을 수 있습니까?"
지장보살은 염라대왕을 돌아보며 말했습니다.
"대왕이시여, 이 중생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주시면 어떻겠습니까? 진심으로 참회하는 마음이 보이옵니다."
염라대왕은 잠시 고민하더니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보살님의 청이시니 거절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조건이 있습니다. 이경달은 저승의 십왕을 모두 찾아가 각자에게 참회를 해야 합니다. 그리고 49일 동안 수행을 마쳐야 합니다. 만약 진심이 아니거나 중도에 포기한다면, 그때는 천 년 동안 아귀도에 떨어질 것입니다."
이판서는 큰절을 올렸습니다.
"감사합니다, 대왕마마! 보살님! 기필코 참회하고 새 사람이 되겠습니다!"
지장보살은 다시 한번 이판서의 머리에 손을 얹었습니다.
"이경달아, 이제 내가 너를 십왕의 전각으로 인도하리라. 각 왕들은 저마다 다른 죄를 관장하고 계시니, 너는 그분들 앞에서 진심으로 자신의 죄를 돌아보고 참회해야 하느니라."
"예, 보살님. 명심하겠습니다."
"그리고 기억하거라. 참회란 단순히 잘못을 뉘우치는 것이 아니라, 다시는 그러한 잘못을 저지르지 않겠다는 다짐이니라. 만약 네가 다시 인간으로 태어난다면, 반드시 그 다짐을 지켜야 하느니라."
지장보살의 말씀에 이판서는 고개를 숙였습니다. 그의 마음속에는 이제 두려움보다는 참회의 마음이 가득 차올랐어요.
"자, 이제 첫 번째 왕을 만나러 가자꾸나."
지장보살이 앞장서자, 주변의 풍경이 다시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판서의 긴 순례가 시작된 것입니다.
※ 저승 십왕 순례와 참회
지장보살의 인도로 이판서는 첫 번째 전각에 도착했습니다. 진광대왕의 전각이었어요. 진광대왕은 죽은 지 7일째 되는 날에 망자를 심판하는 왕으로, 주로 생전에 저지른 거짓말과 속임수를 다스렸습니다.
"이경달, 들어가거라. 그리고 네가 살면서 했던 거짓말들을 모두 고백하거라."
전각 안으로 들어가자 진광대왕이 엄숙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습니다. 이판서는 무릎을 꿇고 절을 올렸어요.
"대왕님, 소인은 살아생전 많은 거짓말을 했습니다. 소작인들에게는 사정이 어렵다며 더 많은 곡식을 요구했지만, 실제로는 창고에 곡식이 넘쳐났습니다. 관아에는 가난한 백성을 도왔다고 거짓 보고를 올렸지만, 실제로는 한 푼도 베풀지 않았습니다."
고백을 하는 동안 이판서의 얼굴은 부끄러움으로 붉어졌습니다. 진광대왕은 고개를 끄덕였어요.
"네 죄를 알았으니, 다음 왕에게로 가거라."
두 번째는 초강대왕의 전각이었습니다. 초강대왕은 14일째 되는 날에 심판하는 왕으로, 생전에 훔친 것과 빼앗은 것을 다스렸지요.
"대왕님, 소인은 합법을 가장하여 남의 재산을 빼앗았습니다. 높은 이자를 받고, 갚지 못하면 집과 땅을 빼앗았습니다. 겉으로는 합법이었지만, 실제로는 약자의 고통을 이용한 것이었습니다."
세 번째는 송제대왕, 네 번째는 오관대왕, 다섯 번째는 염라대왕의 전각을 다시 찾았습니다. 각 왕들 앞에서 이판서는 자신이 저지른 다른 죄들을 하나하나 고백했어요.
탐욕으로 인해 이웃을 배려하지 못한 죄, 냉정하게 굴어 상처를 준 죄, 교만하여 낮은 사람들을 무시한 죄, 이기심으로 가족조차 소홀히 한 죄...
여섯 번째 변성대왕의 전각에 이르렀을 때는 이미 눈물로 범벅이 되어 있었습니다. 변성대왕은 35일째 되는 날에 심판하는 왕으로, 원망과 미움의 죄를 다스렸지요.
"대왕님, 소인은 자신보다 잘되는 이를 시기하고 질투했습니다. 남이 어려움에 처하면 은근히 기뻐하기도 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제 마음속의 어두움이었습니다."
일곱 번째 태산대왕, 여덟 번째 평등대왕, 아홉 번째 도시대왕을 거쳐 마지막 열 번째 전륜대왕의 전각에 도착했을 때, 이판서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습니다.
전륜대왕은 죽은 지 3년째 되는 날에 최종 심판을 하는 왕이었어요. 그분은 망자가 다음 생에 어떤 모습으로 태어날지를 결정했습니다.
"이경달, 너는 십왕을 모두 순례하며 진심으로 참회했도다. 이제 네 마음에 무엇이 남았느냐?"
"대왕님, 소인의 마음에는 이제 참회와 감사만이 남았습니다. 그리고 만약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이번 생에서 저지른 잘못을 갚고 싶다는 간절함뿐입니다."
전륜대왕은 지장보살을 바라보았습니다. 지장보살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어요.
"그렇다면 너에게 49일의 수행 기간을 주겠노라. 망자의 궁에서 명상하며 더욱 깊이 깨달음을 얻거라. 그리고 그 기간이 끝나면 다시 인간으로 태어날 기회를 주리라."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이판서는 땅바닥에 이마가 닿도록 큰절을 올렸습니다. 십왕을 순례하는 동안 그의 마음은 완전히 정화되었습니다. 이제 그에게는 오직 새로운 삶을 향한 염원만이 남아 있었어요.
※ 49일간의 수행과 환생의 기회
이판서는 망자의 궁으로 인도되었습니다. 그곳은 저승과 이승 사이의 중간 세계로, 환생을 기다리는 혼백들이 머무는 곳이었어요. 궁 안은 조용했고, 은은한 향내가 가득했습니다.
"이곳에서 49일 동안 수행하거라. 매일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업경대에서 본 장면들을 명상하며, 다시 태어났을 때 어떻게 살아야 할지 깊이 생각하거라."
지장보살의 말씀에 따라 이판서는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참선했습니다. 눈을 감고 앉으면 자신의 과거가 파노라마처럼 지나갔어요.
첫 번째 7일 동안은 어린 시절을 떠올렸습니다. 가난한 선비의 아들로 태어나 고생하며 공부했던 날들이었지요. 그때는 순수했습니다. 입신양명하여 백성을 위해 일하겠다는 꿈도 있었어요.
"그래, 나도 한때는 바른 마음을 가졌었지. 그런데 언제부터 변했을까?"
두 번째 7일 동안은 과거에 급제한 이후를 돌아보았습니다. 처음에는 정말로 백성을 위해 일하려 했었습니다. 하지만 점차 주변의 부패한 관리들을 보며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어요.
"모두가 자신의 이익을 챙기는데 나만 청렴하면 손해다."
그런 생각이 들면서부터 조금씩 탐욕이 생겨났습니다. 작은 뇌물을 받아들이고, 법의 허점을 이용해 이익을 취하기 시작했지요.
세 번째 7일 동안은 가족을 생각했습니다. 부인은 남편의 변화를 안타까워하며 눈물을 흘렸었습니다. "영감, 우리가 이렇게까지 재물을 모아서 무엇하겠소?"라고 말했던 부인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어요.
하지만 그때 이판서는 부인의 말을 무시했습니다. 결국 부인은 슬픔 속에서 병들어 세상을 떠났지요. 아들도 아버지의 모습을 닮지 않으려 애쓰며 거리를 두었습니다.
"내가... 가족마저 불행하게 만들었구나..."
네 번째 7일 동안은 자신이 해를 입힌 사람들을 하나하나 떠올렸습니다. 그들의 얼굴이 선명하게 보였어요. 얼어 죽은 어린 소녀, 강물에 몸을 던진 젊은이, 집을 잃고 거리를 헤맨 가족들...
"미안하다... 정말 미안하다..."
이판서는 매일 그들을 위해 기도했습니다. 비록 저승에서였지만, 진심으로 용서를 빌었어요.
다섯 번째 7일 동안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묵상했습니다. 지장보살이 남겨준 경전을 읽으며 사성제와 팔정도를 공부했지요.
"고통은 집착에서 생기는구나. 나는 재물에 집착하여 스스로를 고통으로 몰아넣었고, 남들까지 고통에 빠뜨렸구나."
여섯 번째 7일 동안은 자비심을 기르는 수행을 했습니다. 모든 중생이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을 키웠어요.
일곱 번째 마지막 7일 동안은 다시 태어났을 때의 삶을 계획했습니다.
"만약 다시 인간으로 태어난다면, 나는 베푸는 삶을 살겠다. 가진 것을 나누고, 어려운 이를 돕고, 가족을 사랑하겠다. 탐욕을 버리고 자비로운 마음으로 살겠다."
49일째 되는 날, 지장보살이 다시 나타났습니다.
"이경달아, 수행을 잘 마쳤구나. 네 마음이 진심임을 알겠노라. 이제 다시 인간 세상으로 돌아갈 준비가 되었느냐?"
"예, 보살님. 준비되었습니다."
"좋다. 그렇다면 너는 이제 환생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기억하거라. 환생하면 이곳에서의 기억은 사라진다. 다만 마음 깊은 곳에 이 깨달음이 남아, 네가 바른 길을 갈 수 있도록 이끌 것이니라."
"보살님, 감사합니다. 이번 생은 헛되이 보내지 않겠습니다."
지장보살은 이판서의 이마에 손가락으로 점을 찍었습니다. 그러자 환한 빛이 퍼지며 이판서의 의식이 점점 흐려졌어요. 그는 저승을 떠나 다시 이승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 다시 태어난 이판서의 새로운 삶
한양 남촌의 한 초가집에서 아기 울음소리가 들렸습니다. 가난한 농부의 집에 아들이 태어난 것이었어요. 그 아기가 바로 환생한 이판서였습니다.
산파가 아기를 받아들며 신기하다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이 아이, 이마에 점이 있네요. 보살님의 점지를 받은 아이인가 봅니다."
아기는 울음을 그치고 맑은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았어요. 비록 저승에서의 기억은 사라졌지만, 마음 깊은 곳에는 무언가가 남아 있었습니다.
아이는 이씨 성을 받아 이경선이라는 이름을 얻었습니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지만,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랐지요.
어린 시절부터 경선은 남달랐습니다. 다른 아이들이 장난치며 놀 때, 경선은 혼자 앉아 명상하듯 조용히 시간을 보내곤 했어요. 또 길에서 다친 새를 발견하면 집에 데려와 정성껏 돌보았습니다.
"우리 경선이는 참 착한 아이야. 전생에 무슨 큰 복을 지었길래 이리 착할까?"
어머니는 아들을 쓰다듬으며 흐뭇해했습니다.
열 살이 되었을 때, 경선은 동네 서당에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비록 가난하여 제대로 된 책도 없었지만, 훈장님께 빌려 읽으며 열심히 공부했어요.
어느 날, 서당에서 돌아오던 길에 경선은 한 노인이 무거운 짐을 지고 힘들어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경선은 망설이지 않고 달려가 도와드렸어요.
"할아버지, 제가 들어드릴게요."
"아이고, 고맙구나. 요즘 같은 세상에 이런 착한 아이가 다 있네."
집까지 짐을 들어다 드리고 돌아오는 길에, 경선은 가슴속 깊은 곳에서 따뜻한 기쁨을 느꼈습니다. 설명할 수 없는 행복감이었어요.
스무 살이 되자 경선도 과거 시험을 준비했습니다. 하지만 전생의 이판서와는 달리 그의 목표는 달랐어요.
"나는 벼슬을 얻어 백성들을 위해 일하고 싶습니다."
순수한 마음으로 공부한 경선은 결국 과거에 급제했습니다. 작은 고을의 현감으로 부임한 그는 자신의 다짐을 지켰어요.
흉년이 들자 자신의 봉록을 털어 백성들에게 곡식을 나누어주었습니다. 억울한 일을 당한 백성이 있으면 밤을 새워서라도 사건을 해결해주었지요.
"현감님은 정말 살아 있는 보살이십니다!"
백성들은 경선을 칭송했습니다. 경선은 그럴 때마다 겸손하게 고개를 숙였어요.
"나는 다만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할 뿐입니다."
서른 살에 경선은 착하고 어진 여인과 결혼했습니다. 부부는 서로 존중하며 사랑했고, 두 아들과 한 딸을 낳아 화목하게 살았어요.
아이들에게 경선은 항상 이렇게 가르쳤습니다.
"재물은 많이 가진 것이 중요한 게 아니란다. 가진 것을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하지. 남과 나누고 베풀 때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있단다."
마흔 살이 되어 한양으로 올라온 경선은 우연히 옛 이판서의 저택을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다른 사람이 살고 있었지만, 그 앞을 지날 때 가슴 한편이 먹먹해졌어요.
"왜 그러세요, 나으리?"
옆에 있던 하인이 물었습니다.
"아니네. 그저... 이 집이 낯익은 것 같아서 말이네."
경선은 고개를 저었습니다. 전생의 기억은 없었지만, 뭔가 알 수 없는 감정이 일었던 것이지요.
그날 밤, 경선은 이상한 꿈을 꾸었습니다. 꿈속에서 지장보살이 나타나 미소를 지으며 말했어요.
"잘하고 있구나, 경선아. 네가 전생에 약속한 대로 살고 있어 기쁘구나."
"보살님... 전생이라니, 무슨 말씀이신지..."
"기억하지 못해도 괜찮다. 네 마음이 기억하고 있으니까. 계속 지금처럼 자비롭게 살거라. 그것이 바로 네가 저승에서 약속한 삶이니라."
꿈에서 깨어난 경선은 뭔가 깨달은 듯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비록 정확히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자신이 가야 할 길이 무엇인지 더욱 확실히 알게 되었어요.
그 후로도 경선은 평생을 백성을 위해 일했습니다. 육십이 넘어 벼슬에서 물러난 후에도 고향에 서당을 세워 가난한 아이들을 가르쳤어요.
팔십 세가 되어 임종이 가까워졌을 때, 경선은 가족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나는 행복한 삶을 살았다. 가진 것은 많지 않았지만, 남을 도우며 살 수 있어서 진정으로 행복했단다."
"아버님..."
자식들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너희들도 기억하거라. 재물과 명예보다 중요한 것은 따뜻한 마음이란다. 그것이 우리가 이 세상에 태어난 진짜 이유란다."
그날 밤, 경선은 평화롭게 눈을 감았습니다. 그리고 그의 혼백은 다시 저승으로 향했어요.
이번에는 염라대왕 앞에 섰을 때 두렵지 않았습니다. 업경대는 그의 착한 일들로 가득했지요.
"이경선, 너는 전생의 약속을 잘 지켰도다. 이제 네게 극락왕생의 길이 열렸느니라."
지장보살도 나타나 환하게 웃으며 말했습니다.
"잘했구나, 경선아. 네가 살아온 삶이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되었느니라."
이렇게 이판서는 환생하여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았고, 마침내 극락에 이를 수 있었습니다.
유튜브 엔딩멘트
여러분, 오늘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욕심 많던 이판서가 저승에서 지장보살님의 가르침을 받고 완전히 새로운 사람으로 다시 태어난 이야기였습니다.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줍니다. 첫째, 탐욕은 우리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까지 불행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이판서는 재물을 모으는 데만 급급하여 결국 불행한 삶을 살았지요.
둘째, 진심으로 참회하고 깨달으면 새로운 기회가 온다는 것입니다. 비록 저승에서였지만, 이판서는 자신의 잘못을 진심으로 뉘우쳤고 그 덕분에 다시 태어날 수 있었습니다.
셋째, 베푸는 삶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을 가져온다는 것입니다. 환생한 이경선은 가난했지만 남을 도우며 살았고, 그 삶은 전생보다 훨씬 행복했습니다.
여러분도 오늘 이 이야기를 들으시면서 우리의 삶을 한 번 되돌아보시면 어떨까요? 우리는 지금 무엇을 위해 살고 있습니까? 재물과 명예를 쫓고 있지는 않습니까?
불교에서는 "현세에 심은 씨앗이 내세의 열매가 된다"고 합니다. 지금 우리가 하는 모든 행동이 우리의 미래를 만든다는 뜻이지요.
오늘부터라도 작은 것부터 실천해보시면 어떨까요? 이웃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고, 어려운 이를 도와주고, 가족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것. 그런 작은 선행들이 모여 우리의 삶을 아름답게 만들 것입니다.
이 이야기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아요와 구독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댓글로 여러분의 생각도 들려주세요. 다음에는 또 다른 감동적인 조선시대 전설로 찾아뵙겠습니다. 시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