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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도를 그린 저승에 간 무당

by K sunny 2025. 10.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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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도를 그린 저승에 간 무당 『기문총화』

태그 (2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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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킹멘트 (300자 내외)

"할머니, 저승이 정말 있어요?" "그럼, 있고말고! 실제로 다녀온 사람도 있다네!" 조선시대 기록에 실제로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한 무당이 갑자기 죽었다가 사흘 만에 되살아났습니다. 그런데 깨어나자마자 붓을 들더니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지요. 바로 저승 풍경이었습니다! 염라대왕의 얼굴, 저승사자의 모습, 지옥의 풍경까지... 생생하게 그려낸 저승도! 도대체 그 무당은 저승에서 무엇을 보았을까요? 지금부터 조선시대 문헌 『기문총화』에 기록된 놀라운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디스크립션 (300자 내외)

조선 중기 학자 어숙권이 쓴 『기문총화』에 실린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입니다. 갑자기 죽었다가 사흘 만에 되살아난 무당이 저승 구경을 하고 돌아와 저승도를 그렸다는 신비한 사건! 염라대왕 앞에서 심판을 받고, 지옥의 여러 곳을 구경하고, 저승사자들과 대화까지 나눈 무당의 생생한 증언. 과연 저승은 정말 존재하는 걸까요? 죽으면 정말 염라대왕을 만나는 걸까요? 우리 조상들이 믿었던 사후세계의 모습을 시니어 여러분께 흥미진진하게 들려드립니다.

※ 갑작스러운 죽음

조선 중기, 한양 북촌에 정씨 성을 가진 무당 할멈이 살고 있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그녀를 '정 만신'이라고 불렀습니다. 나이는 오십이 넘었지만 정정했고, 굿을 할 때는 젊은이 못지않게 북을 치고 춤을 췄습니다.
그해 가을, 마을에 큰 굿판이 벌어졌습니다. 부잣집 마님이 병이 들어 쾌차를 빌기 위한 굿이었지요. 정 만신은 아침부터 신나게 굿을 했습니다. "에이~ 에헤라~ 얼쑤~ 좋다!" 징소리, 장구소리, 무당의 노랫소리가 하늘을 찔렀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모여들었습니다. "정 만신 굿 한번 제대로 하시네!" "저 나이에 저렇게 팔팔하시니 신이 제대로 내리신 거지 뭐!" 사람들이 감탄하며 지켜봤습니다.
그런데 한창 굿이 무르익을 무렵, 갑자기 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빙글빙글 돌며 춤을 추던 정 만신이 갑자기 동작을 멈췄습니다. "어?" 사람들이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정 만신의 얼굴이 창백해지더니 "으윽..." 신음 소리를 내며 그대로 쓰러졌습니다. "앗! 정 만신!" 사람들이 놀라 달려들었습니다. 하지만 정 만신은 이미 의식을 잃은 상태였습니다.
"물 좀 떠오너라!" "부채로 바람 좀 일으키고!" 사람들이 부산을 떨었습니다. 하지만 정 만신은 깨어나지 않았습니다. 얼굴은 점점 더 하얗게 변했고, 입술은 파랗게 변했습니다.
마을의 한의원 선생이 급히 달려왔습니다. 맥을 짚어보더니 고개를 저었습니다. "이게 어찌 된 일이오... 맥이 끊어졌습니다." "예? 맥이 끊어졌다고요?" "그렇습니다. 이분은... 돌아가셨습니다."
굿판은 순식간에 초상집으로 변했습니다. "아이고! 정 만신이 돌아가셨네!" "아니, 아까까지만 해도 그렇게 팔팔하시더니..." "신내림을 받다가 그만 혼이 빠져나간 게 아닐까?" 사람들이 수군거렸습니다.
정 만신의 가족들이 달려왔습니다. 아들과 며느리, 손자들이 엉엉 울었습니다. "어머니! 어머니!" 아들이 어머니의 손을 잡고 흔들었지만 아무 반응이 없었습니다.
한의원 선생이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숨도 끊어지고, 맥도 뛰지 않습니다. 분명히 돌아가셨습니다." "그럼 장례 준비를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누군가 물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정 만신의 아들이 고개를 저은 것입니다. "아닙니다. 아직 장례를 치르면 안 됩니다." "예? 왜요? 이미 돌아가셨는데요?" 사람들이 놀라 물었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무당이십니다. 예전에 늘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만약 갑자기 쓰러지거든 사흘은 기다려라. 혹시 모를 일이니 그 전에는 절대 장례를 치르지 마라'고 하셨습니다." 아들의 말에 사람들이 웅성거렸습니다.
"사흘을 기다린다고요? 죽은 사람을?" "그래도 혹시 모르잖아요. 어머니가 그렇게 신신당부하셨는데 함부로 할 수 없습니다." 아들은 단호했습니다.
결국 정 만신의 시신은 집으로 옮겨졌습니다. 장례를 치르지는 않고, 깨끗하게 씻기고 수의를 입힌 후 방에 모셨습니다. 하지만 염습은 하지 않았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수군거렸습니다. "이거 참 이상한 일이네. 죽은 사람을 사흘씩이나 놔둔다니." "무당이라 그런가? 뭔가 신비한 일이 있는 건가?" "글쎄, 그냥 미신 아닐까?"
하지만 아들 내외는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사흘 동안 어머니 곁을 지키며 기다렸습니다. 첫째 날이 지나고, 둘째 날이 지났습니다. 여전히 정 만신은 깨어나지 않았습니다. 몸은 점점 차갑게 식어갔고, 얼굴은 더욱 하얗게 변했습니다.
"아버지, 이제 그만 장례를 준비하시지요. 할머니는 정말 돌아가신 것 같습니다." 며느리가 걱정스럽게 말했습니다. 하지만 아들은 고개를 저었습니다. "아니요. 사흘이라고 하셨으니 사흘을 채워야 합니다. 이제 하루만 더 기다려봅시다."
셋째 날 새벽이 밝았습니다. 여전히 정 만신은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 저승사자를 따라가다

정 만신은 눈을 떴습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몸에서 빠져나온 자신의 혼이 눈을 뜬 것이었습니다. "어? 내가 왜 여기 누워 있지?" 정 만신은 깜짝 놀랐습니다. 자기 자신이 방바닥에 누워 있는 모습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이게 어찌 된 일이람?" 정 만신은 자신의 몸을 들여다봤습니다. 손도 투명했고, 몸도 반투명했습니다. "아이고 맙소사! 내가 죽은 건가?" 그제야 상황을 이해했습니다.
그때 방문이 열리며 누군가 들어왔습니다. 까만 옷을 입은 두 사람이었습니다. 키는 훤칠했고, 얼굴은 창백했습니다. 무엇보다 눈빛이 무서웠습니다. 살아있는 사람의 눈이 아니었습니다.
"저, 저기요... 누구십니까?" 정 만신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까만 옷의 사내 하나가 대답했습니다. "우리는 저승사자요. 당신을 데리러 왔소." "저승사자라니요! 아니, 제가 정말 죽었단 말입니까?"
"그렇소. 당신의 생명이 다했으니 우리를 따라와야 하오." 다른 사자가 말했습니다. "하지만... 하지만 저는 아직 할 일이 많은데요! 손자들도 키워야 하고, 집안 굿도 해야 하고..." 정 만신이 하소연했습니다.
"그런 것은 저승에 가서 말하시오. 우리는 명을 받고 왔을 뿐이오. 어서 따라오시오." 저승사자는 단호했습니다. 정 만신은 어쩔 수 없이 저승사자들을 따라나섰습니다.
방문을 나서는데, 아들과 며느리가 자신의 시신 곁에서 울고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아이고 우리 아들... 엄마가 미안하다..." 정 만신이 손을 뻗었지만 아들은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습니다. 혼은 산 사람에게 닿지 않았습니다.
"어서 가시오. 지체하면 안 되오." 저승사자가 재촉했습니다. 정 만신은 눈물을 훔치며 저승사자를 따라갔습니다.
집을 나서니 이상한 길이 나타났습니다. 마을 길도 아니고, 한양의 거리도 아니었습니다. 안개가 자욱하고, 주변은 온통 회색빛이었습니다. "여기가 어디올시까?" "저승으로 가는 길이오. 모든 죽은 자들이 거쳐 가는 황천길이오."
길을 걷는데 다른 혼들도 보였습니다. 젊은 사람도 있고, 늙은 사람도 있었습니다. 어떤 이는 울면서 걸었고, 어떤 이는 멍한 표정으로 걸었습니다. 모두 저승사자들의 인도를 받아 같은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한참을 걸으니 큰 강이 나타났습니다. "저게 뭡니까?" "삼도천이오. 저승과 이승의 경계를 이루는 강이오. 모든 망자는 이 강을 건너야 하오." 강물은 검붉은 색이었고, 그 위에는 다리가 놓여 있었습니다.
"저 다리를 건너야 합니까?" "그렇소. 저 다리 이름은 나락교라고 하오. 생전에 착한 일을 많이 한 사람은 넓고 튼튼한 다리로 보이지만, 악한 일을 많이 한 사람에게는 가느다란 실처럼 보인다고 하오."
정 만신이 다리를 바라보니 다행히 제법 넓어 보였습니다. "제가 평생 나쁜 짓은 안 하고 살았나 봅니다." 조금 안심이 되었습니다. 다리를 건너는데, 강물 속에서 손들이 올라와 잡아당기려고 했습니다. "으악!" 정 만신이 소리를 질렀습니다.
"놀라지 마시오. 저들은 강에 빠져 죽은 원혼들이오. 다리를 건너는 이들을 시기하여 잡아당기려 하지만 손을 쓸 수는 없소." 저승사자의 말대로 손들은 닿지 않았습니다.
다리를 건너니 거대한 문이 나타났습니다. "저게 바로 저승 염라국의 문이오. 저 문을 지나면 염라대왕의 궁전이 있소." 문은 높이가 십 장은 되어 보였습니다. 문 위에는 '염라국'이라는 큰 글씨가 쓰여 있었습니다.
문을 지키는 귀신들이 서 있었습니다. 얼굴은 무섭게 생겼지만 정 만신 일행을 막지는 않았습니다. 문을 통과하자 넓은 길이 나타났고, 그 끝에 거대한 궁전이 보였습니다.
"저기가 염라대왕의 재판정이오. 모든 망자는 저기서 심판을 받소." 궁전은 웅장했습니다. 이승의 어떤 왕궁보다 크고 위엄이 있었습니다. 정 만신은 긴장되기 시작했습니다. '과연 염라대왕은 어떤 분일까? 나를 어디로 보내실까?'
궁전으로 들어가니 수많은 혼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다 심판을 기다리는 겁니까?" "그렇소. 매일 수천 명의 망자들이 이곳을 거쳐 가오."

※ 염라대왕의 심판

드디어 정 만신의 차례가 되었습니다. 저승사자가 그녀를 안으로 인도했습니다. 큰 문이 열리며 광활한 전각이 나타났습니다. "우와..." 정 만신은 저도 모르게 감탄사를 내뱉었습니다.
전각 가운데는 높은 보좌가 있었고, 그 위에 한 분이 앉아 계셨습니다. 키가 큰 장대한 체구에 얼굴은 검붉은색이었습니다. 눈은 크고 부리부리했으며, 수염은 길게 늘어져 있었습니다. 머리에는 관을 쓰고 있었고, 몸에는 화려한 곤룡포를 입고 있었습니다.
"저, 저분이 염라대왕이신가?" 정 만신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그렇소. 무릎을 꿇으시오." 저승사자의 명령에 정 만신은 황급히 무릎을 꿇었습니다.
염라대왕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정씨 무당, 너의 일생을 심판하겠다. 고개를 들어라." 목소리는 우렁찼지만 위엄이 있었습니다. 정 만신은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었습니다.
염라대왕 옆에는 판관들이 늘어서 있었습니다. 그중 한 판관이 큰 책을 펼쳤습니다. "저게 뭡니까?" 정 만신이 옆의 저승사자에게 작은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생사부라고 하오. 모든 인간의 생년월일과 사망 날짜, 그리고 일생의 선악이 기록된 책이오."
판관이 책장을 넘기더니 한 곳을 짚었습니다. "대왕님, 이 여자의 기록을 찾았습니다." "읽어보거라." 염라대왕의 명령이 떨어졌습니다.
"정씨, 무당. 생년은 단기 몇 년... 평생 동안 굿을 하며 백성들의 액운을 풀어주었고..." 판관이 정 만신의 일생을 읽어 내려갔습니다. 정 만신은 신기했습니다. 자기가 살아온 모든 일이 그 책에 다 적혀 있었습니다.
"선한 일: 가난한 사람들에게 굿을 공짜로 해준 일 스물세 번, 병든 사람을 위해 기도한 일 백오십 번..." 판관이 계속 읽었습니다. 정 만신은 자랑스러웠습니다. '내가 선한 일을 꽤 많이 했구나.'
"악한 일: 과한 굿값을 받은 일 일곱 번, 이웃과 다툰 일 열두 번..." 이번에는 부끄러운 일들이 나왔습니다. 정 만신은 얼굴이 붉어졌습니다. '그것까지 다 적혀 있다니...'
판관이 계산을 마치고 염라대왕에게 보고했습니다. "대왕님, 이 여자는 선행이 악행보다 많습니다. 저승에서 별다른 벌을 받을 일은 없어 보입니다." "그렇다면 환생을 시켜야겠구나. 다음 생에는..." 염라대왕이 판결을 내리려는 순간이었습니다.
갑자기 한 판관이 급히 뛰어왔습니다. "대왕님! 잠깐만 기다리십시오! 이상한 일이 있습니다!" "무슨 일이냐?" 염라대왕이 눈살을 찌푸렸습니다.
"이 여자의 수명을 다시 확인해봤는데... 아직 살 날이 30년이나 남았습니다!" "뭐라고? 30년이나?" 염라대왕의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전각 안이 술렁거렸습니다.
"어떻게 된 일이냐! 아직 죽을 때가 안 된 자를 왜 데려온 것이냐!" 염라대왕이 호통을 쳤습니다. 정 만신을 데려온 저승사자들이 황급히 엎드렸습니다. "송구하옵니다, 대왕님! 저희가 착오를 일으켰습니다!"
"착오라니! 이런 실수가 어디 있느냐!" 염라대왕이 노하셨습니다. 그러더니 정 만신을 바라봤습니다. "정씨 무당, 미안하구나. 우리 저승 관리들이 실수를 저질렀다. 너는 아직 죽을 때가 아니었다."
정 만신은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그, 그럼 저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당연히 다시 이승으로 돌려보내야지. 네 육신은 아직 썩지 않았을 것이다. 돌아가면 다시 살아날 수 있을 것이다."
"아이고 고맙습니다! 대왕님!" 정 만신이 절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염라대왕은 난처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그런데 말이다... 너를 바로 돌려보내자니 우리 저승의 체면이 서지 않는구나. 아직 죽을 때가 아닌 사람을 잘못 데려온 것이 소문나면 곤란하거든."
염라대왕이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습니다. "이렇게 하자. 어차피 네가 여기까지 왔으니, 저승 구경이나 하고 가거라. 그리고 이승으로 돌아가서 사람들에게 전해라. 선하게 살면 좋은 곳에 가고, 악하게 살면 벌을 받는다고 말이다."
"예? 저승 구경을 하라고요?" "그렇다. 판관아, 이 여자를 데리고 저승의 여러 곳을 보여주어라. 그리고 사흘 후에 이승으로 돌려보내거라." "명을 받들겠습니다, 대왕님."
이렇게 해서 정 만신은 특별히 저승 구경을 하게 되었습니다.

※ 지옥의 여러 곳을 구경하다

판관이 정 만신을 데리고 염라전을 나섰습니다. "자, 따라오시오. 저승의 여러 곳을 보여주겠소." 판관은 생각보다 친절했습니다. 정 만신은 신기한 마음으로 판관을 따라갔습니다.
첫 번째로 도착한 곳은 불지옥이었습니다. "으악! 뜨거워!" 멀리서도 열기가 느껴졌습니다. 거대한 가마솥들이 줄지어 있었고, 그 안에서는 시뻘건 불길이 타오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는... 사람들이 들어가 있었습니다!
"아이고! 살려주세요! 뜨거워 죽겠습니다!" 죄인들이 불 속에서 비명을 질렀습니다. 하지만 옆에 서 있는 저승의 옥졸들은 가차 없이 긴 창으로 죄인들을 가마솥 안으로 밀어 넣었습니다.
"저, 저 사람들은 무슨 죄를 지었길래..." 정 만신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저들은 생전에 방화를 일으켜 남의 집을 태운 자들이오. 불로 남을 해쳤으니 불로 벌을 받는 것이오." 판관이 담담하게 설명했습니다.
"얼마나 오래 저 속에 있어야 합니까?" "죄의 경중에 따라 다르오. 어떤 이는 백 년, 어떤 이는 천 년이오." "천 년이나요!" 정 만신은 아찔했습니다.
다음으로 간 곳은 칼산지옥이었습니다. 높은 산이 있었는데, 이상하게도 나무가 없었습니다. 대신 산 전체가 날카로운 칼로 뒤덮여 있었습니다. "으악! 아야!" 죄인들이 그 칼산을 맨발로 올라가고 있었습니다.
발이 찢어지고 피가 흘렀지만 옥졸들은 쉬지 않고 채찍질을 했습니다. "빨리 올라가! 꾀부리지 마!" 죄인들은 울면서 칼산을 올라갔습니다. 정상에 도착하면 다시 내려와야 했고, 내려오면 또 올라가야 했습니다. 끝없는 반복이었습니다.
"저들은 무슨 죄인들입니까?" "생전에 남을 속이고 배신한 자들이오. 사람의 등에 칼을 꽂았으니 칼산을 오르는 것이오." 판관의 설명에 정 만신은 몸서리를 쳤습니다.
세 번째로 간 곳은 혈지옥이었습니다. 거대한 연못이 있었는데 물이 아니라 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으악! 숨을 쉴 수가 없어!" 죄인들이 피 연못에 빠져 허우적거렸습니다. 가끔 고개를 들어 숨을 쉬려고 하면 옥졸들이 창으로 다시 물속으로 밀어 넣었습니다.
"저들은 생전에 살생을 많이 한 자들이오. 죄 없는 생명을 죽였으니 피의 연못에서 고통받는 것이오." 정 만신은 슬퍼졌습니다. 연못 속에는 정육점 주인도 보였고, 사냥꾼도 보였습니다.
네 번째는 빙설지옥이었습니다. 갑자기 주위가 얼음처럼 차가워졌습니다. "으... 춥다... 너무 춥다..." 죄인들이 벌벌 떨며 얼음 위를 걸었습니다. 옷도 제대로 입지 못한 채 추위에 떨었습니다.
"저들은 생전에 인정이 없이 차갑게 살았던 자들이오. 굶주린 사람을 외면하고, 헐벗은 사람을 못 본 척했던 이들이오. 차갑게 살았으니 차가운 곳에서 벌을 받는 것이오."
다섯 번째로 본 곳은 발설지옥이었습니다. 죄인들의 혀를 길게 뽑아내어 쇠말뚝에 거는 형벌이었습니다. "으악! 아파!" 죄인들이 비명을 질렀지만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혀가 뽑혀 있었으니까요.
"저들은 생전에 거짓말을 하거나 남을 헐뜯고 다닌 자들이오. 혀로 죄를 지었으니 혀로 벌을 받는 것이오." 정 만신은 자신도 모르게 입을 다물었습니다. '나도 가끔 남 흉을 본 적이 있는데...'
마지막으로 본 곳은 감옥이었습니다. 작은 감방들이 줄지어 있었고, 그 안에 죄인들이 갇혀 있었습니다. "여기는 큰 죄를 지은 자들이 심판을 기다리는 곳이오. 염라대왕의 최종 판결이 나면 각자 해당하는 지옥으로 보내지오."
정 만신은 감방들을 둘러봤습니다. 그런데 한 감방에서 눈에 익은 얼굴이 보였습니다. "어? 저 사람은..." 생전에 정 만신이 살던 마을의 이웃이었습니다. 작년에 죽은 최 부자였습니다.
"저 사람은 왜 여기 갇혀 있습니까?" "생전에 재물을 많이 모았지만 가난한 사람들을 돕지 않았소. 게다가 소작인들을 못살게 굴었소. 그 죄를 심판받고 있소."
최 부자는 정 만신을 알아봤습니다. "정 만신! 정 만신 아니오? 나 좀 도와주시오! 이승으로 돌아가거든 우리 집 자식들에게 전해주시오! 재산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주라고! 그래야 내 죄가 가벼워진다고!"
정 만신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알겠습니다. 꼭 전하겠습니다."
판관이 말했습니다. "이제 다 봤소. 어떻소? 저승이 어떻던가?" "무섭습니다... 정말 무섭습니다..." 정 만신이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그렇소. 그러니 이승으로 돌아가거든 사람들에게 전하시오. 착하게 살라고, 악하게 살면 이렇게 무서운 벌을 받는다고 말이오."

※ 다시 살아나다

사흘이 지났습니다. 판관이 정 만신을 다시 염라대왕 앞으로 데려왔습니다. "대왕님, 이 여자가 저승 구경을 모두 마쳤습니다." "그래, 수고했다." 염라대왕이 정 만신을 바라봤습니다.
"정씨 무당, 저승이 어떠했느냐?" "무섭고... 또 경이로웠습니다, 대왕님." 정 만신이 정직하게 대답했습니다. "좋다. 그럼 이제 이승으로 돌아가거라. 그리고 사람들에게 전하여라. 하늘이 보고 있고, 땅이 알고 있으며, 죽어서는 염라대왕이 모든 것을 심판한다고 말이다."
"명심하겠습니다, 대왕님!" 정 만신이 깊이 절을 올렸습니다. 염라대왕이 저승사자들에게 명했습니다. "이 여자를 이승으로 안전하게 모셔드려라. 실수 없도록 하고!"
"명을 받들겠습니다!" 저승사자들이 정 만신을 인도했습니다. 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갔습니다. 염라국 문을 나서고, 삼도천 다리를 건너고, 황천길을 걸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갈수록 몸이 무거워지는 것이었습니다. "으... 몸이 끌려가는 것 같습니다..." "그것은 당신의 육신이 혼을 부르는 것이오. 곧 도착할 것이오." 저승사자가 말했습니다.
점점 앞이 흐려지더니 눈앞이 캄캄해졌습니다. 그리고... "으윽..." 정 만신은 신음 소리를 냈습니다. 눈을 뜨려고 했지만 눈꺼풀이 너무 무거웠습니다. 손가락을 움직이려 했지만 움직여지지 않았습니다.
그때 누군가 소리쳤습니다. "어머니! 어머니 손가락이 움직였어요!" 아들의 목소리였습니다. "정말요? 어디 봅시다!" 며느리의 목소리도 들렸습니다.
"맥박이... 맥박이 뛰기 시작했습니다!" 한의원 선생의 놀란 목소리였습니다. "어머니! 어머니! 정신 차리세요!" 아들이 어머니의 손을 잡고 흔들었습니다.
정 만신은 천천히 눈을 떴습니다. 처음에는 흐릿했지만 점점 선명해졌습니다. 아들의 얼굴이 보였습니다. "아... 아들..." "어머니! 어머니가 살아나셨어!" 아들이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방 안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놀라 소리쳤습니다. "정 만신이 살아났다!" "죽었던 사람이 되살아났어!" "아이고, 이게 웬일이야!" 난리가 났습니다.
정 만신은 천천히 몸을 일으켰습니다. 사흘 동안 누워 있어서 몸이 뻣뻣했습니다. "물... 물 좀..." "예, 예! 당장 가져오겠습니다!" 며느리가 급히 물을 떠왔습니다.
물을 마시고 나자 정신이 좀 더 또렷해졌습니다. 정 만신은 주위를 둘러봤습니다. 자기 집 방이었습니다. 자기가 죽기 전까지 살던 바로 그 방이었습니다. "내가... 정말 돌아온 거구나..."
마을 사람들이 소문을 듣고 몰려왔습니다. "정 만신이 정말 살아났다면서요?" "죽은 지 사흘이나 됐는데 어떻게 살아났대요?" "기적이야, 기적!" 사람들이 웅성거렸습니다.
힘을 회복한 정 만신은 사람들에게 말했습니다. "여러분, 제가 저승에 다녀왔습니다!" "예? 저승에 다녀왔다고요?" "무슨 소리를 하시는 겁니까?" 사람들이 놀라 물었습니다.
"정말입니다! 저는 염라대왕을 만났고, 저승의 여러 지옥을 보고 왔습니다!" 정 만신이 진지하게 말했습니다. 사람들은 반신반의했습니다. "설마... 그게 꿈이었던 거 아닙니까?" "꿈치고는 너무 생생했습니다!"
정 만신은 자신이 본 것을 하나하나 설명하기 시작했습니다. 저승사자의 모습, 삼도천 다리, 염라대왕의 얼굴, 여러 지옥의 풍경... 너무나 생생하고 자세하게 묘사했습니다.
"불지옥에서는 죄인들이 가마솥에 삶아지고 있었고, 칼산지옥에서는 맨발로 칼 위를 걸어야 했으며..." 정 만신의 이야기를 듣던 사람들은 점점 믿게 되었습니다. 꿈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구체적이었으니까요.
"그리고 저기 최 부자님도 봤습니다. 작년에 돌아가신 최 부자님이 지옥 감옥에 갇혀 계셨어요. 그분이 자식들에게 전해달라고 하셨습니다. 재산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주라고요."
사람들이 수군거렸습니다. "최 부자 자식들은 들었소? 돌아가신 아버님께서 저승에서 전하신 말씀이라는데!" 최 부자의 자식들은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습니다.
그날부터 정 만신의 이야기는 온 마을에, 그리고 한양 전체에 퍼져나갔습니다. "죽었다가 살아난 무당이 저승 이야기를 전한다더라!" "정말 저승이 있나 보다!"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졌습니다.

※ 본 것을 그림으로 그리다

사흘 후, 몸을 추스른 정 만신이 갑자기 말했습니다. "붓과 먹을 가져오너라." "예? 어머니, 갑자기 붓과 먹은 왜요?" 아들이 놀라 물었습니다. "그림을 그려야겠다. 내가 본 저승의 모습을 그림으로 남겨야겠어."
"하지만 어머니는 그림을 그려본 적이 없지 않습니까?" "나도 신기하구나. 그런데 자꾸 손이 근질근질하고, 그림을 그려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단다. 아마도 염라대왕께서 내게 능력을 주신 것 같구나."
아들이 급히 붓과 먹, 그리고 큰 종이를 가져왔습니다. 정 만신은 붓을 들었습니다. 신기하게도 손이 저절로 움직이는 것 같았습니다. 붓끝이 종이 위를 달렸습니다.
먼저 염라대왕을 그렸습니다. 높은 보좌에 앉아 계신 모습, 검붉은 얼굴, 부리부리한 눈, 긴 수염... 생생하게 기억이 났습니다. 붓이 움직일 때마다 염라대왕의 모습이 종이 위에 살아났습니다.
"어머니! 정말 그림을 잘 그리시네요!" 아들이 놀라 외쳤습니다. "나도 신기하구나. 평생 붓을 잡아본 적이 없는데..." 정 만신도 자신의 솜씨에 놀랐습니다.
다음은 저승사자들을 그렸습니다. 까만 옷을 입고, 창백한 얼굴에, 무서운 눈빛을 가진 저승사자들. 그리고 삼도천의 다리도 그렸습니다. 검붉은 강물과 그 위의 나락교, 강 속에서 손을 뻗는 원혼들까지 세밀하게 그려냈습니다.
그림을 보던 사람들이 소름이 돋았습니다. "으... 너무 무서워요..." "정말 저승에 다녀온 게 분명해요. 이렇게 생생할 수가..."
정 만신은 계속해서 그렸습니다. 불지옥의 가마솥과 그 안에서 고통받는 죄인들, 칼산지옥의 날카로운 칼들과 피 흘리며 오르는 사람들, 혈지옥의 피 연못과 그 안에서 허우적거리는 영혼들...
하루 종일 그렸습니다. 밥 먹는 것도 잊고 그렸습니다. 손이 아프고 눈이 침침했지만 멈출 수 없었습니다. '이것을 그려서 사람들에게 보여줘야 해. 악하게 살면 안 된다는 것을 알려줘야 해.'
마침내 그림이 완성되었습니다. 큰 두루마리에 저승의 모든 모습이 담겼습니다. 염라대왕의 재판정부터 시작해서 여러 지옥의 풍경, 그리고 죄인들이 벌 받는 모습까지. 한 편의 긴 이야기처럼 펼쳐졌습니다.
"이것이... 저승도로구나..." 정 만신이 완성된 그림을 바라보며 감탄했습니다. 자신이 그렸지만 너무나 훌륭했습니다. 마치 신이 손을 빌려준 것 같았습니다.
소문은 더욱 빠르게 퍼졌습니다. "정 만신이 저승도를 그렸대!" "죽었다 살아난 무당이 염라대왕 그림을 그렸다더라!"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왔습니다.
"저승도를 보여주십시오!" "저도 보고 싶습니다!" 정 만신은 마당에 그림을 펼쳐 놓았습니다. 사람들이 모여들어 그림을 봤습니다.
"우와... 저게 염라대왕이신가?" "저 불 가마솥 좀 봐! 무섭다!" "칼산이 저렇게 생겼구나..." 사람들이 그림을 보며 두려워했습니다. 어떤 이는 눈물을 흘렸습니다. "나도 살아생전에 나쁜 짓을 많이 했는데... 저렇게 벌을 받는 건가..."
양반집 선비들도 찾아왔습니다. "흠... 이것이 그 유명한 저승도로구나." 선비들은 미신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림을 보고는 놀랐습니다. "이 그림 솜씨가... 보통이 아닌데?" "평생 붓을 잡아본 적 없는 무당이 이런 그림을 그렸다니..."
어느 날, 큰 절의 스님이 찾아왔습니다. "이 그림을 우리 절에 기증해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습니다. 악업을 짓지 말고 선업을 쌓으라는 교훈을 주고 싶습니다."
정 만신은 흔쾌히 승낙했습니다. "그러십시오. 이 그림은 원래 사람들을 교화하라고 염라대왕께서 그리게 하신 것이니까요." 저승도는 절로 옮겨졌고,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봤습니다.
그림을 본 사람들은 변했습니다. "이제부터 착하게 살아야겠어." "남의 물건 훔치려던 참이었는데 그만둬야겠다." "부모님께 효도해야지. 불효하면 저승에서 벌 받는다더라."
정 만신은 그 후로도 오래 살았습니다. 염라대왕이 말한 대로 30년을 더 살았습니다. 그동안 정 만신은 사람들에게 계속 말했습니다. "착하게 사세요. 하늘이 보고 있고, 죽어서 반드시 심판받습니다."
정 만신이 진짜로 죽은 날, 마을 사람들은 말했습니다. "이번에는 정말 저승에 가신 거겠지?" "그래도 염라대왕이 반갑게 맞아주실 거야. 이승에서 선한 일을 많이 하셨으니까."
그리고 저승도는 오래도록 절에 보관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교훈을 주었다고 합니다.

유튜브 엔딩멘트

여러분, 오늘 저승에 다녀온 무당 이야기는 어떠셨나요?
이 이야기는 조선시대 학자 어숙권이 쓴 『기문총화』라는 책에 실제로 기록된 이야기입니다. 옛 어른들은 이런 이야기를 통해 자손들에게 가르쳤지요. "착하게 살아라. 하늘이 보고 계신다"고 말입니다.
저승이 정말 있는지 없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선하게 살면 마음이 편하고, 악하게 살면 마음이 불편하다는 것이지요. 그것이 어쩌면 이승에서의 천당과 지옥이 아닐까요?
다음 시간에는 또 다른 재미있는 조선시대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호랑이와 관련된 신기한 이야기를 준비하고 있으니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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