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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서도 피할 수 없는 심판

by K sunny 2025. 9.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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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서도 피할 수 없는 심판 – 염라대왕이 내린 무서운 판결」

태그 (2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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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킹멘트 (250자)

조선 중기, 한양에서 가장 악독한 고리대금업자 김만석. 평생 남의 재산을 빼앗고 약자를 괴롭혔던 그가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하지만 진짜 심판은 지금부터 시작! 염라대왕 앞에 선 김만석의 운명은? 인간의 죄와 벌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이 담긴 조선시대 전설을 만나보세요. 과연 그는 어떤 판결을 받게 될까요?

디스크립션 (300자)

조선시대 야담집에 전해지는 염라대왕 이야기를 재구성했습니다. 생전에 온갖 악행을 일삼던 고리대금업자의 사후 심판을 통해 인간의 죄와 벌, 그리고 진정한 인과응보의 의미를 되새겨봅니다. 시니어 여러분께서 좋아하실 교훈적이면서도 흥미진진한 전래 이야기입니다. 옛 어른들의 지혜가 담긴 깊이 있는 내용으로 준비했으니 끝까지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 죽기 직전까지 돈에 미친 고리대금업자의 기상천외한 하루

조선 중종 때, 한양에서 가장 유명한 구두쇠 김만석의 이야기입니다. 이 양반, 돈을 너무 좋아한 나머지 잠자리에서도 돈을 세면서 잠들 정도였지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사람들은 그를 미워하기보다는 "참 별난 영감이네" 하며 웃어넘겼습니다. 워낙 어이없는 일들을 많이 벌였거든요.
어느 무더운 여름날, 김만석이 평소처럼 돈궤를 열어 동전을 세고 있었습니다. "하나, 둘, 셋..." 갑자기 밖에서 웅성웅성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이상하네, 무슨 일인고?" 김만석이 대문을 열어보니, 동네 사람들이 모여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하늘에서 이상한 구름이 빙글빙글 돌면서 번개가 번쩍이고 있었거든요.
"아이고, 하늘이 화가 났나 보네!" "천둥소리가 장난이 아니야!" 사람들이 웅성거리는데, 김만석은 전혀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어? 사람들이 모두 나와 있으니까 집에 아무도 없겠네? 이때다!" 김만석은 재빨리 집으로 돌아가서 커다란 자루를 메고 나왔습니다. 빈집털이를 할 생각이었던 거지요.
첫 번째로 들른 곳은 옆집 박서방 댁이었습니다. 문이 활짝 열려 있었거든요. "박서방, 계시나요?" 대답이 없자 슬금슬금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방에 들어가자마자 깜짝 놀랐습니다. 바닥에 동전 한 닢이 떨어져 있었거든요!
"오호! 하늘이 나를 돕는구나!" 김만석이 동전을 주우려고 몸을 구부리는 순간,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거기 뭐하시는 겁니까?"
"아이고!" 김만석이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니, 박서방이 방망이를 들고 서 있었습니다.
"아, 박서방! 나는 그저... 그저 떨어진 동전을 주워주려고..." "떨어진 동전이요? 그거 제가 일부러 떨어뜨린 건데요. 도둑을 잡으려고 말입니다!"
김만석은 황급히 도망쳤습니다. 하지만 포기할 김만석이 아니었지요. "에이, 박서방 집은 실패했지만 다른 집은 어떨까?"
두 번째로 간 곳은 건너편 최서방 댁이었습니다. 이번엔 더욱 조심스럽게 들어갔지요. 그런데 마당에 들어서자마자 또 깜짝 놀랐습니다. 마당 한복판에 커다란 항아리가 있는데, 그 안에서 동전 부딪히는 소리가 들려왔거든요!
"이번엔 제대로 된 것 같은데!" 김만석이 항아리에 손을 넣으려는 순간, 갑자기 항아리 안에서 거위 한 마리가 목을 쑥 내밀었습니다.
"꽥!" "아이고 마!" 김만석이 너무 놀라서 뒤로 넘어졌는데, 하필 그 뒤에 있던 장독에 엉덩이가 빠져버렸습니다.
"으아악! 나가! 나가!" 김만석이 발버둥 치는 소리를 듣고 최서방이 뛰어나왔습니다.
"아니, 김만석 어르신! 거기서 뭘 하고 계신 겁니까?" "아, 최서방! 나는 그저... 그저 거위가 항아리에 빠질까 봐 걱정되어서..." "항아리에 빠질 거위를 걱정하시다가 본인이 장독에 빠지셨네요!"
최서방의 도움으로 겨우 장독에서 빠져나온 김만석, 이번엔 완전히 기가 죽었습니다. 하지만 집에 돌아가는 길에 또 다른 기회를 발견했습니다. 길바닥에 누군가 돈주머니를 떨어뜨린 것 같았거든요!
"하하! 이번엔 확실하다!" 김만석이 돈주머니를 집어 들었는데, 이상하게도 너무 가벼웠습니다. 열어보니 돈은 없고 쪽지 하나만 들어 있었지요.
쪽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이 주머니를 주운 사람은 정말 순진한 사람입니다. - 동네 아이들이"
김만석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습니다. 동네 아이들한테 속은 것도 억울한데, 마침 그때 하늘에서 천둥소리가 더욱 크게 울렸습니다. 마치 하늘에서 김만석을 비웃는 것 같았지요.
"아무래도 오늘은 운이 좋지 않은 날인가 보다. 집에 가서 내 돈이나 세자." 김만석이 집으로 돌아가는데, 이상하게도 다리에 힘이 빠지고 숨이 가빠왔습니다. 나이 탓인지, 아니면 너무 뛰어다녀서 그런지...

※ 돈다발에 깔려 죽은 김만석의 어이없는 최후

김만석이 집에 도착했을 때는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습니다. 온종일 헛수고를 한 탓에 기분이 영 좋지 않았지요. "에이, 오늘은 정말 재수가 없었어. 그래도 내 돈이라도 세면서 기분을 풀어야지."
김만석은 방으로 들어가서 커다란 돈궤를 열었습니다. 그 안에는 동전들이 가득 들어 있었지요. 그런데 이상했습니다. 평소보다 돈이 더 많아 보였거든요.
"어?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김만석이 자세히 들여다보니, 돈궤 바닥에 구멍이 뚫려 있었습니다. 그 구멍으로 옆방의 돈궤와 연결되어 있었던 거지요.
"아하! 그러니까 두 궤의 돈이 한 곳에 모여 있었구나!" 김만석은 기뻐하며 돈을 세기 시작했습니다. "하나, 둘, 셋, 넷..."
그런데 세다 보니 이상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중간중간에 진짜 돈이 아닌 것들이 섞여 있었거든요. 놋쇠로 만든 가짜 동전, 나무로 깎은 동전, 심지어는 돌멩이까지!
"이게 뭔가? 누가 내 돈과 바꿔치기를 한 건가?" 김만석이 화가 나서 돈궤를 뒤지는데, 갑자기 바닥에서 편지 한 통이 나왔습니다.
편지를 열어보니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김만석 어르신께. 어르신이 평소에 우리를 괴롭히신 것에 대한 보복입니다. 진짜 돈은 모두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드렸습니다. - 의적 홍길동"
"뭐? 홍길동이라고?" 김만석의 눈이 휘둥그래졌습니다. 그 유명한 의적이 자신의 집에 들어왔다는 말인가요?
김만석은 급하게 다른 돈궤들도 확인해봤습니다. 첫 번째 궤에는 솔방울과 도토리가, 두 번째 궤에는 조개껍질과 자갈이, 세 번째 궤에는... "아! 이건 뭐야!" 세 번째 궤에는 개구리 한 마리가 들어 있었습니다!
"개굴개굴!" 개구리가 갑자기 뛰어나오자 김만석이 깜짝 놀라서 뒤로 넘어졌습니다. 그런데 넘어지면서 네 번째 돈궤를 건드렸고, 그 궤에서 수많은 가짜 동전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우르르르!" 동전들이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천둥소리처럼 요란했습니다. 김만석은 그 소리에 더욱 놀라서 벌떡 일어서려고 했는데, 발이 미끄러져 또다시 넘어졌습니다.
이번엔 다섯 번째 궤를 건드렸지요. 그 궤에서는 더욱 많은 가짜 동전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와르르르!" 김만석은 완전히 패닉 상태가 되었습니다.
"내 돈! 내 소중한 돈!" 김만석이 바닥에 널린 가짜 동전들을 주우려고 기어다니는데, 그때 또다른 편지를 발견했습니다.
"김만석 어르신, 놀라지 마세요. 진짜 돈은 마지막 궤에 있습니다. - 홍길동"
"마지막 궤?" 김만석이 방을 둘러보니 구석에 작은 궤 하나가 더 있었습니다. 그 궤는 평소에 잘 사용하지 않던 것이었지요.
김만석이 그 궤를 열어보니 정말로 진짜 동전들이 가득 들어 있었습니다! "오! 역시 홍길동도 완전히 나쁜 놈은 아니구나!" 김만석은 기뻐하며 그 돈들을 끌어안았습니다.
그런데 이상했습니다. 동전들이 너무 차가웠거든요. 그리고 냄새도 이상했습니다. 마치 연못 냄새 같은...
"어? 이게 뭐지?" 김만석이 자세히 들여다보니, 그것들은 동전이 아니라 연못에서 건져올린 조개껍질이었습니다! 그것도 물이 한가득 들어있는!
"아악!" 김만석이 조개껍질들을 놓으려고 했는데, 그때 조개들에서 물이 촤르르 쏟아져 나왔습니다. 김만석의 온몸이 차가운 물에 흠뻑 젖었지요.
"춥다! 너무 춥다!" 김만석이 벌벌 떨면서 일어서려고 했는데, 젖은 바닥에 발이 미끄러져서 또다시 넘어졌습니다. 이번엔 머리부터 바닥에 떨어졌지요.
"아야!" 김만석이 정신을 차리고 보니, 방 안이 온통 가짜 동전과 조개껍질, 그리고 물로 범벅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가운데서 개구리 한 마리가 "개굴개굴" 우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이럴 수가! 홍길동 그놈이 나를 완전히 골탕 먹인 거야!" 김만석이 분노에 찬 목소리로 외쳤는데, 그 순간 가슴이 갑자기 뻐근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어? 가슴이 왜 이렇게..." 김만석이 가슴을 움켜쥐는데, 숨이 점점 가빠왔습니다. 너무 화가 나고, 놀라고, 추워서 심장이 이상해진 것 같았지요.
"이런... 이럴 수는..." 김만석이 벽에 기대려고 했는데, 그때 마지막 돈궤에서 갑자기 수많은 종이돈들이 날아나왔습니다. 바람에 휘날려 김만석의 얼굴을 덮었지요.
"푸하! 푸하!" 김만석이 종이돈들을 치우려고 팔을 휘저었지만, 종이돈들은 계속 날아왔습니다. 마치 눈보라처럼 말이지요.
결국 김만석은 자신이 그토록 사랑했던 돈다발들에 파묻혀서, 그렇게 세상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정말 아이러니한 죽음이었지요.
다음날 아침, 동네 사람들이 김만석을 발견했을 때 모두들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아이고, 저 양반이 죽어서도 돈을 안고 있네!" 하지만 그 돈들을 자세히 보니 모두 가짜였거든요.

※ 엉뚱한 사람을 데려간 저승사자들의 좌충우돌 여행기

김만석이 죽은 지 한 시간쯤 지났을 때의 일입니다. 저승에서는 두 명의 저승사자가 급하게 준비를 하고 있었지요.
"야, 강사자야! 오늘 데려올 사람이 김만석이라고 했지?" "맞아, 박사자야. 그런데 이 양반이 좀 특이한 사람이라더라."
강사자와 박사자, 이 둘은 저승에서도 유명한 철부지 콤비였습니다. 맨날 실수를 해서 염라대왕한테 혼나기 일쑤였지요.
"특이하다니? 뭐가 특이한데?" "글쎄, 돈을 너무 좋아해서 돈과 함께 죽었다던데. 아무래도 돈에 대한 미련이 많을 것 같아서 데려오기 어려울 거래."
박사자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럼 우리가 돈 몇 푼 가져가서 '저승에도 돈이 필요하다'고 하면 따라오지 않을까?"
"좋은 생각이야! 근데 우리한테 돈이 있나?" 강사자가 주머니를 뒤져봤지만 텅 비어 있었습니다.
"아, 맞다! 지난번에 김첨지 아저씨 데려올 때 떨어뜨린 동전이 있었지!" 박사자가 바닥에서 동전 몇 개를 주웠습니다.
두 저승사자는 의기양양하게 인간세상으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김만석의 집에 도착해보니 문제가 생겼습니다.
"어? 저기 누워 있는 사람이 김만석인가?" "글쎄... 얼굴이 종이돈으로 덮여 있어서 잘 안 보이네."
강사자가 종이돈들을 걷어내고 보니, 생각보다 젊어 보이는 사람이었습니다. "이상하네? 김만석은 60살이라고 했는데 이 사람은 40살 정도로 보이는데?"
"에이, 죽으면 다들 젊어 보이는 법이야. 그냥 데려가자." 박사자가 성급하게 말했습니다.
두 사자가 김만석의 혼을 끌어내려고 하는데, 갑자기 혼이 말을 했습니다.
"어? 당신들이 누구시죠?" "우리는 저승사자다. 너를 저승으로 데려가러 왔다."
"저승사자요? 그런데 제가 왜 저승에 가야 하는지 모르겠는데요. 저는 김만석이 아니라 김만득이에요."
"김만득?" 두 사자가 서로 얼굴을 마주 봤습니다. "어? 그럼 김만석은 어디 있는데?"
"김만석 아저씨라면 옆방에 있어요. 저는 그분 조카인데, 어제 놀러 왔다가 피곤해서 이 방에서 잠을 자고 있었거든요."
강사자와 박사자는 당황했습니다. 완전히 엉뚱한 사람을 데려가려고 했던 거지요!
"아, 미안미안! 그럼 옆방으로 가보자." 두 사자가 옆방에 가보니, 정말로 나이든 김만석이 가짜 돈더미에 파묻혀 죽어 있었습니다.
"아, 이 사람이 김만석이구나!" 박사자가 김만석의 혼을 끌어내려고 했는데, 이번에도 문제가 생겼습니다.
김만석의 혼이 돈더미를 꽁꽁 껴안고 놓으려 하지 않는 거예요! "안 돼! 내 돈! 내 소중한 돈을 두고 어디 가란 말이야!"
"아이고, 이런 고집쟁이를 어떻게 하지?" 강사자가 머리를 긁적였습니다.
그때 박사자가 좋은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김만석씨, 저승에도 돈이 필요해요. 이 돈을 가져가시면 저승에서 부자가 될 수 있어요!"
"정말이야?" 김만석의 눈이 반짝였습니다.
"물론이죠! 그런데 이 돈은 가짜 돈이니까 저승에서는 쓸 수 없어요. 우리가 진짜 저승 돈으로 바꿔드릴게요." 강사자가 주머니에서 동전 몇 개를 꺼냈습니다.
"와! 저승 돈이다!" 김만석이 기뻐하며 가짜 돈을 놓고 저승 돈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 돈도 사실은 예전에 땅에 떨어뜨린 인간세상 돈이었지요.
드디어 김만석을 데리고 저승으로 향하는 두 사자. 그런데 길을 가다가 또 다른 문제가 생겼습니다.
"어? 우리가 어느 길로 가야 하지?" "글쎄... 왼쪽인가 오른쪽인가?"
사실 이 두 사자는 길치였습니다. 맨날 길을 잘못 들어서 혼나곤 했거든요.
"저기, 사자님들! 길을 잃으신 것 같은데?" 김만석이 말했습니다. "제가 한양에서 오래 살아서 길을 잘 아는데, 도와드릴까요?"
"아, 정말? 고마워!" 박사자가 기뻐했습니다.
"그런데 저승으로 가는 길을 제가 어떻게 알겠어요? 차라리 우리 같이 길을 찾아보시죠." 김만석이 제안했습니다.
결국 세 명이 함께 길을 찾아다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김만석이 자꾸 이상한 곳으로 안내하는 거예요.
"저기가 저승 입구 같은데?" 김만석이 가리킨 곳을 보니 커다란 동굴이었습니다.
"맞는 것 같아!" 강사자가 동굴로 들어갔는데, 안에서 곰이 "으르렁!" 하며 나왔습니다.
"아악! 곰이다!" 세 명이 후다닥 도망쳤지요.
"미안해요, 제가 잘못 봤나 봐요." 김만석이 미안해했습니다.
다음에 간 곳은 깊은 우물이었습니다. "이번엔 확실해요! 저승으로 가는 우물이에요!"
박사자가 우물을 내려다보는데, 밑에서 "첨벙첨벙" 소리가 났습니다. "어? 물고기 소리인데?"
"아, 이것도 아니네요." 김만석이 다시 미안해했습니다.
이렇게 이리저리 헤매다가 결국 해가 질 무렵에야 진짜 저승 입구를 찾았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지요.
저승 입구의 문지기가 세 명을 보고 고개를 갸웃했습니다. "어? 오늘 들어올 사람은 김만석 한 명이라고 했는데 왜 세 명이지?"
"아, 이 두 분은 저승사자님들이에요!" 김만석이 설명했습니다.
"저승사자? 그런데 왜 너희들이 이렇게 늦었지? 그리고 왜 이렇게 더러워졌어?" 문지기가 의심스러워했습니다. 곰굴에 들어갔다가 도망치고, 우물가에서 넘어지는 바람에 세 명 모두 흙투성이가 되었거든요.
"그게... 길을 좀 잘못 들어서..." 강사자가 머뭇거렸습니다.
"에이, 또 길을 잃었구나! 너희들 정말 대단해!" 문지기가 한숨을 쉬며 문을 열어주었습니다.

※ 업경대 고장으로 벌어지는 웃지 못할 심판 소동

저승 대기실에 앉아 있던 김만석은 신기한 구경을 하고 있었습니다. 다른 죽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데, 모두들 긴장한 표정이었거든요.
"저기, 옆에 계신 분!" 김만석이 옆에 앉은 할머니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여기서 뭘 기다리는 거예요?"
"염라대왕님의 심판을 기다리는 거지요. 업경대 앞에서 생전 행적을 다 보여주신다더라고요." 할머니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대답했습니다.
"업경대요? 그게 뭔데요?" "생전에 했던 일들을 모두 비춰주는 거울이라고 해요. 거짓말도 안 통한다더라고요."
김만석은 별로 걱정이 안 됐습니다. '뭐, 내가 한 일이야 돈 좀 밝혔을 뿐이지, 사람 죽인 것도 아니고...'
그때 앞에서 큰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어? 업경대가 고장 났다고요?"
저승 관리들이 웅성거리고 있었습니다. "어쩌지? 오늘 심판받을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염라대왕이 나타나더니 큰 소리로 말했습니다. "모두들 들어라! 업경대가 갑자기 고장 나는 바람에 오늘은 특별재판을 하겠다!"
"특별재판이요?" 사람들이 수군거렸습니다.
"그렇다! 각자 생전에 가장 기억에 남는 일 세 가지를 말해보거라. 그걸 듣고 판단하겠다!"
김만석의 차례가 되었습니다. 염라대왕 앞에 선 김만석은 생각보다 긴장이 안 됐지요.
"김만석! 너의 생전 행적을 들어보자. 가장 기억에 남는 일 세 가지를 말해라!"
"네, 염라대왕님!" 김만석이 당당하게 말했습니다. "첫 번째는요, 제가 돈을 너무 좋아해서 잠자리에서도 돈을 세면서 잤다는 거예요!"
"뭐? 그게 자랑할 일인가?" 염라대왕이 당황했습니다.
"자랑이 아니라 특이한 일이잖아요! 근데 신기한 건 한 번도 틀린 적이 없어요. 꿈에서도 정확하게 셌거든요!"
저승 관리들이 웃음을 참으며 서로 눈짓했습니다. '저 사람 참 특이하네...'
"그럼 두 번째는?" 염라대왕이 재미있어하며 물었습니다.
"두 번째는 제가 홍길동한테 속은 일이에요!" 김만석이 신나게 말했습니다. "그 양반이 제 돈을 모두 가짜로 바꿔치기 했는데, 저는 끝까지 몰랐어요!"
"홍길동이?" 염라대왕이 깜짝 놀랐습니다. "그 의적 홍길동 말인가?"
"네! 그런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정말 대단한 기술이더라고요. 어떻게 그렇게 완벽하게 바꿔치기를 했는지... 존경스러워요!"
이번엔 염라대왕도 웃음을 참지 못했습니다. "하하! 속아놓고 도둑을 존경한다니!"
"그런데 세 번째가 가장 재밌어요!" 김만석이 더욱 신나서 말했습니다. "제가 죽을 때 가짜 돈더미에 파묻혀서 죽었거든요!"
"어째서 그게 재밌다는 거냐?"
"생각해보세요! 평생 진짜 돈을 모으려고 애썼는데, 마지막엔 가짜 돈과 함께 죽었으니 얼마나 웃긴 일이에요? 홍길동이 저에게 마지막 선물을 준 거죠!"
염라대왕과 저승 관리들이 모두 폭소를 터뜨렸습니다. 이런 긍정적인 죽은 사람은 처음 봤거든요!
"그런데 김만석아, 너는 생전에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 적은 없느냐?"
"피해요?" 김만석이 고개를 갸웃했습니다. "글쎄요... 아! 한 번 박서방 집에 들어갔다가 장독에 빠진 적이 있어요. 그때 김치가 좀 더러워졌을 거예요."
"그게 다냐?"
"그리고 최서방 집 거위를 놀래킨 적도 있고... 아, 동네 아이들한테 속아서 가짜 돈주머니를 주운 적도 있어요. 아이들이 웃느라고 배가 아팠을 거예요."
염라대왕이 고개를 저었습니다. "너는 정말 순진한 놈이구나. 고리대금업을 하면서 사람들을 괴롭히지 않았느냐?"
"괴롭혔다고요?" 김만석이 진짜로 놀란 표정을 지었습니다. "전 돈을 빌려달라고 하면 빌려줬을 뿐인데요? 그리고 이자도 미리 다 설명해줬는걸요?"
"하지만 그 이자가 너무 높았잖느냐!"
"높긴 했지만 강제로 빌리라고 한 적은 없어요. 다들 자기가 원해서 빌려간 거잖아요?"
염라대왕이 머리를 긁적였습니다. 김만석의 말이 틀린 건 아니었거든요. 비록 이자가 높긴 했지만, 사기를 친 것도 아니고 강제로 빌려준 것도 아니었으니까요.
"그럼 돈을 너무 좋아한 건은 죄가 아닌가?"
"돈을 좋아하는 게 죄라면, 세상 사람 대부분이 죄인이겠네요!" 김만석이 웃으며 말했습니다. "전 그냥 남들보다 좀 더 솔직했을 뿐이에요."
염라대왕이 옆에 있던 관리에게 귓속말했습니다. "이 사람 어떻게 처리하지? 나쁜 사람 같지도 않고..."
"대왕님, 차라리 지옥 구경이나 시켜보시는 게 어떨까요? 혹시 무서워할지도 모르니까요."
"좋은 생각이다!" 염라대왕이 김만석에게 말했습니다. "김만석아, 특별히 지옥 구경을 시켜주마. 무서우면 언제든 항복하거라!"
"와! 지옥 구경이요? 재밌겠네요!" 김만석이 눈을 반짝였습니다. "구경 잘 하고 올게요!"

※ 각종 지옥을 구경하며 벌어지는 김만석의 엉뚱한 모험

저승 관리 하나가 김만석을 안내하기 위해 나타났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지옥 안내원 이사자입니다. 오늘 지옥 투어를 도와드릴게요!"
"와, 진짜 투어 가이드가 있네요!" 김만석이 신기해했습니다. "그런데 이름이 이사자라니, 특이하네요."
"네, 저희 가족이 다 사자예요. 아버지는 박사자, 어머니는 최사자, 형은 김사자..." "어머, 가족 이름이 다 다르네요?"
"저희는 결혼하면 성이 바뀌어요. 저승 관습이거든요." 이사자가 웃으며 설명했습니다.
첫 번째로 간 곳은 칼산지옥이었습니다. 그곳에는 날카로운 칼들이 무수히 꽂혀 있었지요.
"여기는 생전에 거짓말을 많이 한 사람들이 오는 곳이에요." 이사자가 설명했습니다.
김만석이 칼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더니 말했습니다. "어? 이 칼들 만드는 데 돈이 많이 들었겠네요! 이 정도 품질이면 개당 최소 10냥은 할 텐데..."
"네? 지금 칼값을 계산하고 계시는 건가요?" 이사자가 어이없어했습니다.
"당연하죠! 이렇게 좋은 칼을 이렇게 많이 만들려면 얼마나 많은 돈이 들었을까 궁금해서요. 염라대왕님 정말 부자시네요!"
이사자는 완전히 할말을 잃었습니다. 지옥을 보고 예산을 걱정하는 사람은 처음이었거든요!
두 번째로 간 곳은 불지옥이었습니다. 끔찍한 불길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지요.
"여기는 생전에 화를 많이 낸 사람들이 오는 곳이에요." "와! 불이 정말 크네요!" 김만석이 감탄했습니다. "그런데 이 불을 끄려면 물이 얼마나 필요할까요?"
"물요? 왜 갑자기 물을..." "이렇게 큰 불을 끄는 사업을 한다면 돈을 많이 벌 수 있을 텐데요! 저승에도 소방서가 있나요?"
이사자가 머리를 흔들었습니다. "저승에서 소방사업을 생각하시다니..."
세 번째로 간 곳은 얼음지옥이었습니다. 꽁꽁 얼어붙은 차가운 곳이었지요.
"여기는 생전에 냉정하게 남을 괴롭힌 사람들이 오는 곳이에요."
김만석이 얼음을 만져보더니 눈을 반짝였습니다. "어? 이 얼음 품질이 정말 좋네요! 여름에 한양에서 팔면 대박날 텐데요!"
"또 장사 생각을 하시는 건가요?"
"당연하죠! 이런 좋은 얼음을 그냥 두다니 아까워요. 그런데 여기서 한양까지 배송비는 얼마나 들까요?"
이사자는 이제 포기했습니다. 김만석은 지옥을 보고도 전혀 무서워하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사업 아이템으로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네 번째로 간 곳은 톱지옥이었습니다. 거대한 톱이 끼익끼익 소리를 내며 돌아가고 있었지요.
"여기는 생전에 남을 속인 사람들이..." "와! 이 톱 소리 정말 시끄럽네요!" 김만석이 귀를 막았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시끄러우면 근처에 사는 사람들이 불편하겠어요."
"근처에 사는 사람들이요?"
"네! 소음공해 때문에 민원이 들어올 것 같은데요. 방음시설을 설치하면 좋을 텐데... 그런데 방음시설 설치비용은 얼마나 들까요?"
이사자가 한숨을 쉬었습니다. "김만석씨, 혹시 무서운 건 없으세요?"
"무서운 거요?" 김만석이 고개를 갸웃했습니다. "왜 무서워해야 하는데요? 여기 구경만 하는 거잖아요."
"그게... 보통 사람들은 지옥을 보면 무서워해서 회개를 하거든요."
"회개요? 제가 뭘 잘못했는데요?" 김만석이 진심으로 궁금해했습니다. "전 그냥 돈을 좋아했을 뿐인데요. 그리고 여기 구경하는 것도 재밌고요!"
마지막으로 간 곳은 무간지옥이었습니다. 가장 무서운 지옥이라고 불리는 곳이었지요.
"여기는... 아, 더 이상 설명하기도 싫어요." 이사자가 지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김만석이 무간지옥을 둘러보더니 말했습니다. "어? 여기는 뭔가 좀 심심하네요. 다른 지옥들은 불도 있고 얼음도 있고 했는데, 여기는 그냥 어둠뿐이네요."
"어둠만 있어도 무섭지 않으세요?"
"어둠이요? 별로요. 전 어릴 때부터 어둠을 무서워한 적이 없어요. 오히려 조용해서 좋은데요?"
이사자가 완전히 항복했습니다. "김만석씨, 우리 다시 염라대왕님께 돌아가요. 더 이상 보여드릴 지옥도 없고..."
"어? 벌써요? 아쉽네요. 더 구경하고 싶었는데!" 김만석이 정말로 아쉬워했습니다.
돌아가는 길에 이사자가 물어봤습니다. "정말로 무섭지 않으셨어요?"
"네! 오히려 재밌었어요. 특히 각 지옥마다 특색이 있어서 구경하기 좋더라고요. 관광사업을 해도 될 것 같은데요?"
"관광사업이요?"
"네! '지옥 체험 투어' 이런 식으로요. 사람들이 겁을 먹지 않게 재미있게 설명해주면서 구경시켜주는 거죠. 어때요, 좋은 아이디어 아닌가요?"

※ 염라대왕도 깜짝 놀란 반전과 유쾌한 마무리

염라대왕 앞에 다시 선 김만석. 이사자는 지친 표정으로 보고를 했습니다.
"대왕님, 김만석씨는... 지옥을 전혀 무서워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구경하기 재밌다면서 관광사업 아이디어까지 내놨습니다."
"뭐라고?" 염라대왕이 깜짝 놀랐습니다. "지옥을 보고 관광사업을 생각한다고?"
"네, 대왕님! 정말 재밌었어요!" 김만석이 신나게 말했습니다. "특히 불지옥이랑 얼음지옥이 인상적이었어요. 대조적이면서도 각각의 매력이 있더라고요!"
염라대왕이 머리를 쥐어뜯었습니다. "이런... 이런 사람은 처음이야. 도대체 어떻게 처리해야 하지?"
그때 옆에서 저승 장부를 관리하는 관리가 다가왔습니다. "대왕님, 문제가 생겼습니다!"
"또 무슨 문제야?"
"김만석씨의 생년월일을 다시 확인해봤는데, 이 사람은 아직 죽을 때가 아니었습니다!"
"뭐라고? 그럼 왜 죽었는데?"
"홍길동이 장난을 치다가 실수로 수명을 단축시킨 것 같습니다. 가짜 돈에 놀란 충격으로..."
염라대왕이 한숨을 쉬었습니다. "그럼 이 사람을 다시 살려보내야 한다는 말이지?"
"그런데 문제는 이미 몸이 죽어버렸다는 겁니다. 새로운 몸을 만들어줘야 해요."
김만석이 궁금해서 물어봤습니다. "새로운 몸이요? 그럼 제가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건가요?"
"그렇다. 하지만 조건이 있다." 염라대왕이 말했습니다. "새로운 몸으로 살아나는 대신, 기억을 일부 잃게 될 것이다."
"어떤 기억을요?"
"돈에 대한 집착을 잃게 될 것이다. 그래도 괜찮겠느냐?"
김만석이 잠깐 생각해보더니 웃으며 말했습니다. "괜찮아요! 어차피 제 돈은 다 가짜였잖아요. 그리고 여기 와서 보니까 돈보다 재밌는 게 많더라고요!"
"정말이냐? 후회하지 않겠느냐?"
"네! 대신 한 가지 부탁이 있어요."
"무엇이냐?"
"다시 살아나면 홍길동 아저씨를 꼭 찾아뵙고 싶어요. 감사하다고 인사드리려고요."
"감사하다고? 그 사람이 네 돈을 다 바꿔치기했는데?"
"그래도 덕분에 여기 와서 좋은 구경 많이 했잖아요! 그리고 돈보다 소중한 걸 깨달았어요."
염라대왕이 궁금해서 물어봤습니다. "돈보다 소중한 게 뭐냐?"
"재미있는 경험이에요! 돈은 쓰면 없어지지만, 재미있는 기억은 평생 남아있잖아요."
염라대왕과 모든 저승 관리들이 감탄했습니다. 이렇게 긍정적인 사람은 정말 처음 봤거든요!
"좋다! 그럼 너를 다시 살려보내겠다. 하지만 이번엔 돈 대신 사람들을 도우면서 살아라."
"네! 꼭 그렇게 할게요!"
염라대왕이 손을 흔들자 김만석 주변에 환한 빛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아, 그리고 김만석아!"
"네?"
"다음에 또 여기 오게 되면, 그때는 정말로 관광가이드를 시켜주마!"
"와! 정말요? 약속이에요!" 김만석이 기뻐하며 손을 흔들었습니다.
환한 빛과 함께 김만석이 사라지자, 저승이 조용해졌습니다.
이사자가 염라대왕에게 물어봤습니다. "대왕님, 정말로 관광가이드를 시키실 건가요?"
"하하! 농담이다. 하지만 저런 사람이 지옥 가이드를 한다면 정말 재밌을 것 같지 않느냐?"
"그러게요. 무서운 지옥도 재밌게 만들어버릴 것 같아요."
그리고 김만석은 새로운 몸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돈에 대한 집착은 사라졌지만, 대신 사람들을 도우며 재미있게 사는 방법을 알게 되었지요.
훗날 김만석은 한양에서 가장 유명한 이야기꾼이 되었다고 합니다. 특히 저승 이야기를 할 때는 너무나 생생해서 사람들이 "정말 다녀온 것 같다"고 말했다고 하네요.

유튜브 엔딩멘트 (400자 내외)

여러분, 오늘 김만석의 저승 여행 이야기는 어떠셨나요? 돈보다 소중한 것을 깨달은 김만석처럼, 우리도 때로는 다른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필요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재미있게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이야기는 더욱 흥미진진한 "염라대왕의 심판을 피해 도망친 자"입니다. 어우야담에서 전해지는 이 이야기 속 주인공은 과연 어떤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염라대왕을 피했을까요? 궁금하시다면 구독과 좋아요 꾹 눌러주시고, 다음 영상에서 만나요! 여러분의 재미있는 댓글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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