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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었다 살아난 농부가 본 저승

by K sunny 2025. 6.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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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었다 살아난 농부가 본 저승

태그 (2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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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킹멘트 (200자)

조선시대 한 농부가 갑작스럽게 죽었다가 3일 만에 되살아났습니다. 그가 본 저승의 모습은 과연 어떠했을까요? 염라대왕 앞에서 펼쳐진 놀라운 심판의 순간과 다시 살아 돌아온 이유를 지금 공개합니다. 죽음 너머의 세계, 그 충격적인 진실을 함께 들어보시죠.

디스크립션 (300자)

조선시대 전라도 한 마을에서 실제로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입니다. 평생 성실하게 살아온 농부 박씨가 갑작스럽게 죽었다가 3일 만에 되살아나 들려준 저승 체험담. 염라대왕의 위엄과 저승의 엄정한 심판, 그리고 다시 이승으로 돌아온 특별한 이유까지. 조상들이 믿었던 죽음 이후의 세계를 생생하게 만나보세요.

※ 갑작스러운 죽음의 순간

때는 조선 영조 재위 12년, 전라도 순창 고을에 박문수라는 농부가 살고 있었습니다. 나이 마흔셋의 박문수는 마을에서도 소문난 성실한 사람이었지요. 새벽 닭이 울기 전에 일어나 논밭을 돌보고, 해가 진 후에야 집으로 돌아오는 부지런한 농부였습니다.

그해 가을, 풍년이 들어 온 마을이 기뻐하고 있었습니다. 박문수도 마찬가지였지요. "올해는 어머니께 따뜻한 솜옷도 해드리고, 아이들 공부도 더 시킬 수 있겠구나" 하며 만족해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추수를 끝낸 어느 날 밤, 박문수는 평소와 달리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막히는 듯한 느낌이 들었거든요. 아내가 걱정하며 "여보, 어디 아픈 곳이라도 있어요?" 하고 물었지만, 박문수는 "괜찮다, 아마 피곤해서 그런 것 같다" 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습니다.

그날 밤 박문수는 이상한 꿈을 꾸었습니다. 깊은 산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꿈이었는데, 아무리 걸어도 출구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꿈속에서 그는 계속 누군가를 찾고 있었는데, 그 누군가가 누구인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단지 매우 중요한 사람이라는 느낌만 들었을 뿐이지요.

새벽녘, 박문수는 갑자기 깨어났습니다. 온몸이 식은땀으로 젖어 있었고, 가슴이 마치 큰 돌덩이로 눌린 것처럼 무거웠습니다. "이상하다... 이런 기분은 처음이야" 하며 일어나려 했는데,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여보! 여보!" 박문수가 아내를 불렀습니다. 아내가 급히 달려와 보니, 박문수의 얼굴은 창백했고 식은땀이 비 오듯 흘러내리고 있었습니다.

"어머나, 이게 어찌 된 일이에요? 어서 의원을 부르겠어요!" 아내가 당황하며 밖으로 뛰어나가려 했을 때, 박문수가 그녀의 손을 붙잡았습니다.

"잠깐... 잠깐만..." 박문수의 목소리는 점점 작아지고 있었습니다. "내가... 내가 이상해... 몸이 내 것 같지가 않아..."

그 순간, 박문수는 자신의 몸에서 뭔가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습니다. 마치 껍질에서 알맹이가 빠져나오는 것 같은 이상한 느낌이었지요. 그리고 갑자기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어? 이게 뭐지?" 박문수는 놀라며 주위를 둘러보았습니다. 분명히 자신은 서 있는데, 침상에는 또 다른 자신이 누워 있었습니다. 아내는 그 누워있는 박문수를 흔들며 울고 있었고요.

"여보! 여보! 정신 차려요!" 아내의 처절한 외침이 들렸지만, 침상에 누운 박문수는 미동도 하지 않았습니다. 숨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가슴도 오르내리지 않았습니다.

서 있는 박문수가 아무리 아내를 불러도 아내는 듣지 못했습니다. 손을 뻗어 아내의 어깨를 만지려 해도 손이 그냥 통과되어 버렸습니다. "내가... 내가 죽은 건가?" 박문수는 믿을 수 없었습니다.

곧 마을 사람들이 몰려들었습니다. 이장을 비롯해 동네 어른들이 모두 와서 박문수의 상태를 확인했습니다. 맥을 짚어보고, 숨소리를 들어보고, 거울을 코앞에 대어보기도 했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었습니다.

"이상하다... 몸이 차갑지도 않고 굳지도 않았는데..." 마을 이장이 고개를 갸웃거렸습니다. "보통 사람이 죽으면 몸이 굳어지고 차가워지는데, 박문수는 마치 깊이 잠든 것 같구만."

노인들은 "혹시 혼백이 몸을 완전히 떠나지 못한 것이 아닐까" 하며 걱정했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숨도 쉬지 않고 맥박도 뛰지 않았기에, 죽음이 확실해 보였습니다.

※ 저승사자와의 만남

박문수가 뒤를 돌아보니, 두 명의 낯선 사람이 서 있었습니다. 그들은 모두 검은 옷을 입고 있었는데, 한 사람은 키가 크고 얼굴이 창백했으며, 다른 한 사람은 덩치가 크고 험상궂게 생겼습니다. 둘 다 눈빛이 차갑기는 마찬가지였지요.

"박문수냐?" 키 큰 사람이 물었습니다. 그의 목소리는 감정이 하나도 없이 차갑고 메마른 소리였습니다.

"네... 저는 박문수입니다만, 당신들은 누구시죠?" 박문수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우리는 저승사자다." 덩치 큰 사람이 대답했습니다. "네 때가 되었으니 우리와 함께 가야 한다."

박문수는 깜짝 놀랐습니다. 저승사자라니! 어릴 때 할머니께서 들려주신 이야기 속에나 나오는 존재들이 눈앞에 나타난 것입니다.

"저승사자님들, 분명히 실수가 있었을 것입니다. 저는 아직 죽을 나이가 아닙니다. 어머니도 모셔야 하고, 아내와 자식들도 돌봐야 하는데..." 박문수가 간절히 말했습니다.

"실수는 없다." 키 큰 저승사자가 손에 들고 있던 문서를 펼쳐 보였습니다. "여기 분명히 '박문수, 마흔셋, 전라도 순창 거주'라고 적혀 있지 않느냐?"

박문수가 그 문서를 자세히 보니, 정말로 자신의 신상정보가 정확하게 적혀 있었습니다. 생년월일부터 주소, 가족관계까지 틀린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하지만 저는 병에 걸린 것도 아니고, 다친 것도 아닌데 왜 갑자기 죽어야 하는 겁니까?" 박문수가 억울해하며 물었습니다.

"그런 것은 우리가 알 바 아니다." 덩치 큰 저승사자가 퉁명스럽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그저 명부에 적힌 대로 혼백을 데려올 뿐이다. 염라대왕께서 부르시니 어서 따라오라."

저승사자들은 박문수의 양팔을 잡고 공중으로 떠올랐습니다. 박문수는 생전 처음 하늘을 나는 경험을 하게 되었지요. 아래로는 자신의 집이 점점 작아져 보였고, 곡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저기 봐라, 박문수네 집에서 곡소리가 난다!" "그렇게 건강하던 사람이 하룻밤 사이에 세상을 떠나다니..." 마을 사람들의 안타까운 목소리가 멀어져갔습니다.

저승사자들과 함께 가는 길은 이승과는 완전히 다른 세계였습니다. 하늘은 회색빛으로 흐렸고, 해도 달도 별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저 어둠 속에 희미한 빛만이 길을 비추고 있을 뿐이었지요.

"저승사자님들, 저승은 어떤 곳입니까?" 박문수가 호기심과 두려움이 섞인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너도 곧 보게 될 것이다." 키 큰 저승사자가 간단히 대답했습니다. "다만 한 가지 말해두겠다. 저승에서는 이승에서처럼 거짓말이 통하지 않는다. 염라대왕 앞에서는 네가 살아온 모든 것이 낱낱이 드러나게 된다."

"모든 것이라고 하시면..." 박문수가 궁금해하며 물었습니다.

"네가 태어나서부터 죽을 때까지 한 모든 행동, 말한 모든 말, 심지어 마음속으로 생각한 것까지 모두 기록되어 있다는 뜻이다." 덩치 큰 저승사자가 설명했습니다.

박문수는 등골이 서늘해졌습니다. 자신이 살아오면서 한 모든 일들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습니다. 대부분은 착하게 살려고 노력했지만, 때로는 나쁜 생각을 하기도 했고, 실수로 남에게 해를 끼친 적도 있었거든요.

"저승사자님들, 그럼 저승에서는 어떤 기준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겁니까?" 박문수가 걱정스럽게 물었습니다.

"그것은 염라대왕께서 결정하실 일이다." 키 큰 저승사자가 말했습니다. "다만 이것만은 확실하다. 이승에서 얼마나 많은 재산을 가졌는지, 얼마나 높은 지위에 있었는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오직 얼마나 선한 마음을 가지고 살았는가만이 중요할 뿐이다."

그 말을 들은 박문수는 조금 안심이 되었습니다. 비록 가난했지만 나름대로 선하게 살려고 노력했다고 생각했거든요.

한참을 날아가던 중, 앞쪽에 거대한 강이 나타났습니다. 그 강물은 검붉은 색이었고, 물 위로는 짙은 안개가 피어오르고 있었습니다. 강 너비는 한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넓었고, 물결소리도 이승의 강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저기가 삼도천이다." 덩치 큰 저승사자가 가리키며 말했습니다. "이승과 저승을 가르는 강이지. 저 강을 건너야 저승에 도착할 수 있다."

※ 삼도천과 저승의 입구

"저분이 누구십니까?" 박문수가 물었습니다.

"저분은 삼도천의 나룻배 선공이다. 이승과 저승을 가르는 이 강을 건너려면 저분의 배를 타야 한다." 키 큰 저승사자가 설명했습니다.

나룻배 선공은 박문수를 유심히 바라보더니 고개를 갸웃거렸습니다. "이상하군... 이 사람 얼굴에 죽음의 기운이 완전히 스며들지 않았는데?" 하며 중얼거렸습니다.

"염라대왕의 명령이오." 덩치 큰 저승사자가 공문을 내보이자, 나룻배 선공은 더는 말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배에 오르자, 박문수는 물의 이상함을 느꼈습니다. 강물이 검붉은 색일 뿐만 아니라,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꿈틀거리고 있었거든요. 더욱 놀라운 것은 물속에서 수많은 손들이 허공으로 뻗어 나오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저... 저것들은 무엇입니까?" 박문수가 두려움에 떨며 물었습니다.

나룻배 선공이 안타까운 표정으로 대답했습니다. "저들은 생전에 물에 빠져 죽은 혼령들이오. 원한이 깊어 아직도 이 강물 속에서 헤매고 있는 것이지요."

"구해달라! 구해달라!" 물속에서 처절한 외침들이 들려왔습니다. 그 소리를 듣고 있으니 가슴이 찢어질 것 같았습니다.

"왜 저들을 구해주지 않는 겁니까?" 박문수가 안타까워하며 물었습니다.

"구하고 싶어도 구할 수 없소." 나룻배 선공이 한숨을 쉬며 말했습니다. "저들은 생전에 남을 물에 빠뜨려 죽게 한 자들이오. 자신이 저지른 죄의 무게만큼 이 강물에서 고통받아야 하는 것이지요."

박문수는 소름이 돋았습니다. 저승에서는 정말로 자신이 남에게 한 일을 그대로 되돌려받는 것 같았습니다.

배가 강 한가운데쯤 왔을 때, 갑자기 물속에서 큰 손이 나와 배를 흔들었습니다. 박문수는 깜짝 놀라 배 끝을 꽉 잡았습니다.

"나도 태워달라! 나도 건네달라!" 물속의 혼령이 절규했습니다.

나룻배 선공은 침착하게 긴 삿대로 그 손을 밀어냈습니다. "네 때가 되면 자연히 건너갈 수 있을 것이다. 아직은 때가 아니니 돌아가거라."

드디어 강을 건너 저편 강가에 도착했습니다. 그곳에는 거대한 성문이 서 있었는데, 높이가 하늘 끝까지 닿을 것처럼 높았습니다. 성문은 온통 검은색이었고, 그 위에는 "저승문"이라는 글자가 금빛으로 새겨져 있었습니다.

성문 양쪽에는 무시무시한 모습의 문지기들이 서 있었습니다. 하나는 소머리를 한 거인이었고, 다른 하나는 말머리를 한 거인이었습니다. 둘 다 근육질의 거대한 몸에 번쩍이는 갑옷을 입고 있었고, 손에는 무시무시한 창을 들고 있었습니다.

"우마장군들이다." 키 큰 저승사자가 설명했습니다. "저승의 입구를 지키는 수문장들이지."

소머리 우장군이 박문수를 내려다보며 우렁찬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누구냐! 어찌하여 이곳에 왔느냐!"

박문수는 무서워서 말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덩치 큰 저승사자가 대신 대답했습니다. "염라대왕의 명을 받들어 박문수의 혼백을 모셔왔습니다."

말머리 마장군이 커다란 장부를 펼쳐보더니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확인되었다. 들어가도 좋다."

성문이 천둥같은 소리를 내며 열렸습니다. 문이 열리자 안에서 신비로운 빛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박문수는 저승사자들에 이끌려 그 문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성문을 지나자 넓은 광장이 나타났습니다. 그 광장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양반부터 상놈까지, 모든 계층의 사람들이 섞여 있었습니다.

어떤 이는 눈물을 흘리며 후회하고 있었고, 어떤 이는 자신의 억울함을 하늘을 향해 호소하고 있었습니다. 또 어떤 이는 조용히 서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저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 겁니까?" 박문수가 물었습니다.

"저들은 모두 생전의 행적에 따라 심판받기를 기다리는 혼백들이다." 키 큰 저승사자가 대답했습니다. "너도 곧 저들과 같이 염라대왕 앞에 서게 될 것이다."

※ 염라대왕의 위엄과 심판

몇 시간이 지났을까요, 드디어 박문수의 차례가 되었습니다. 저승사자들이 그의 양팔을 잡고 거대한 전각 안으로 이끌었습니다. 그 전각은 이 세상 어떤 궁궐보다도 웅장하고 화려했습니다.

전각 안으로 들어서자, 박문수는 숨이 턱 막히는 것을 느꼈습니다. 높은 보좌 위에 앉아 계신 분이 바로 염라대왕이었습니다. 그 위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염라대왕의 키는 장정 다섯 명을 합친 것만큼 컸고, 얼굴은 구리빛이었습니다. 눈은 번개처럼 번쩍이며 한 번 노려보기만 해도 혼백이 떨릴 정도였지요. 머리에는 황금으로 만든 관을 쓰고 계셨고, 몸에는 용무늬가 새겨진 검은 곤룡포를 입고 계셨습니다.

보좌 양쪽에는 수많은 관리들이 늘어서 있었습니다. 저승의 판관들, 기록을 담당하는 서기들, 그리고 죄인들을 다스리는 옥졸들까지. 모두들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그 기운은 범상치 않았습니다.

가장 무서운 것은 염라대왕의 목소리였습니다. 한 번 말씀하시면 천지가 진동하고, 그 소리에 저승의 모든 귀신들이 벌벌 떨었다고 합니다.

"박문수!" 염라대왕의 우렁찬 목소리가 전각 안에 울려 퍼졌습니다. 박문수는 그 소리에 정신을 잃을 뻔했지만,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무릎을 꿇었습니다.

"소인 박문수, 염라대왕 앞에 나왔나이다." 박문수는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고개를 들어라." 염라대왕이 명령하시자, 박문수는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었습니다. 염라대왕의 눈빛과 마주치는 순간, 마치 자신의 모든 것이 꿰뚫어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너는 이승에서 어떻게 살았느냐?" 염라대왕이 물으셨습니다.

박문수는 솔직하게 대답했습니다. "소인은 농사를 지으며 살았습니다. 부모님을 모시고, 아내와 자식들을 돌보며 성실하게 살려고 노력했습니다."

"그것뿐이냐?" 염라대왕의 눈빛이 더욱 예리해졌습니다.

박문수는 잠시 생각해보더니 고개를 숙였습니다. "때로는... 때로는 이웃과 다투기도 했고, 화가 나서 욕을 하기도 했습니다. 또 가난할 때는 남의 것을 부러워하는 마음도 있었고, 게을러서 일을 미루기도 했습니다."

염라대왕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씀하셨습니다. "정직하구나. 많은 이들이 이곳에 와서도 자신의 죄를 숨기려 하거나 거짓말을 하는데, 너는 솔직하게 말하는구나."

그때 염라대왕 옆에 있던 판관 하나가 거대한 책을 들고 나왔습니다. 그 책은 너무나 두꺼워서 열 명이 들어야 할 정도였습니다.

"대왕님, 박문수의 생전 기록을 가져왔습니다." 판관이 공손히 말했습니다.

염라대왕은 그 책을 받아 펼쳐보시더니, 박문수를 다시 바라보셨습니다. "이 책에는 네가 태어나서부터 죽을 때까지의 모든 행적이 기록되어 있다. 좋은 일도, 나쁜 일도 모두 말이다."

박문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자신도 잊고 있던 어린 시절의 일들까지 모두 기록되어 있다는 말이었습니까?

염라대왕이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네가 아홉 살 때, 굶주린 거지 아이에게 자신의 점심 반을 나누어 준 일을 기억하느냐?"

박문수는 깜짝 놀랐습니다. 그것은 정말 오래전 일이었고, 자신도 거의 잊고 있던 일이었습니다.

"열여섯 살 때, 다리가 불편한 노인을 업고 고개를 넘어준 일도 있고, 스물다섯 살 때는 홍수로 집을 잃은 이웃을 한 달 동안 재워준 일도 있구나."

염라대왕은 계속해서 박문수가 한 선한 일들을 읽어나갔습니다. 박문수 자신도 기억하지 못하는 작은 친절들까지 모두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나쁜 일도 있다." 염라대왕의 목소리가 엄해졌습니다. "스무 살 때, 술에 취해 아버지께 불효한 말을 한 일, 서른 살 때 이웃집 닭을 몰래 가져간 일, 마흔 살 때 가난한 친구에게 빌린 돈을 일부러 갚지 않으려 한 일..."

※ 생전 기록과 놀라운 반전

염라대왕은 책을 덮으시고 잠시 생각에 잠기셨습니다. 전각 안은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정도로 조용해졌습니다. 박문수는 자신의 운명이 결정되는 순간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박문수야." 염라대왕이 다시 입을 여셨습니다. "네 일생을 보니 선한 일과 악한 일이 섞여 있구나. 하지만 특이한 점이 있다."

박문수는 가슴이 두근거리며 염라대왕의 다음 말을 기다렸습니다.

"네가 저지른 나쁜 일들을 보면, 대부분 순간의 실수나 약한 마음에서 비롯된 것들이다. 하지만 네가 한 선한 일들을 보면, 진심에서 우러나온 것들이 많다."

염라대왕 옆에 있던 판관이 나서서 말했습니다. "대왕님, 이 사람의 선행을 자세히 계산해보니 총 412건이고, 악행은 29건입니다. 특히 악행들은 대부분 경미한 것들이고, 나중에 후회하고 뉘우친 것들이 많습니다."

다른 판관도 거들었습니다. "그리고 이 사람이 도운 사람들이 모두 그의 은혜를 잊지 않고 감사해하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작년 전염병이 돌았을 때, 자신의 안위를 돌보지 않고 병든 이웃들을 돌본 일은 큰 공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때 전각 한쪽에서 여러 사람들이 나타났습니다. 박문수가 생전에 도운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 중에는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들도 있었고, 아직 살아있는 사람들의 혼백도 있었습니다.

"박문수 어르신 덕분에 살 수 있었습니다!" 그들이 입을 모아 말했습니다.

"제가 굶어 죽을 뻔했을 때 어르신이 쌀을 나누어 주셨습니다."

"제가 병들었을 때 어르신이 약을 구해다 주셨습니다."

"제 아이가 우물에 빠졌을 때 어르신이 구해주셨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박문수의 선행을 증언했습니다. 박문수는 눈물이 났습니다. 자신도 잊고 있던 작은 친절들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었다니요.

염라대왕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셨습니다. "박문수야, 네 일생을 보니 비록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선한 마음을 가지고 성실하게 살았다. 특히 어려운 상황에서도 남을 돕는 일을 주저하지 않았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있다." 염라대왕의 표정이 심각해졌습니다.

박문수와 주변의 모든 이들이 긴장했습니다. 과연 무슨 문제가 있다는 것일까요?

염라대왕은 다른 책을 꺼내셨습니다. 그 책은 생사부라고 불리는 것으로, 모든 사람의 수명이 기록된 책이었습니다.

"이 생사부를 보니, 너는 원래 일흔여덟 살까지 살 운명이다. 지금 너는 겨우 마흔셋 살이 아니냐."

판관들이 모두 당황하며 수근거렸습니다. "그럼 어찌하여 저승사자들이 그를 데려온 것입니까?"

염라대왕이 저승사자들을 호출하셨습니다. "너희들, 이 박문수를 어떻게 데려온 것이냐?"

키 큰 저승사자가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명부에 박문수라고 적혀 있어서 데려왔습니다."

"명부를 다시 확인해보아라."

다른 관리가 명부를 가져와 자세히 살펴보더니 깜짝 놀랐습니다. "대왕님, 큰일났습니다. 데려와야 할 사람은 같은 마을에 사는 다른 박문수였습니다. 박문수가 둘이었는데, 잘못 데려온 것 같습니다."

전각 안이 술렁거렸습니다. 저승에서도 실수가 있다니! 박문수는 어이가 없었지만, 동시에 안도감도 느꼈습니다.

※ 되살아남과 새로운 사명

염라대왕은 잠시 깊은 생각에 잠기셨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박문수는 자신에게 어떤 운명이 기다리고 있을지 궁금했습니다.

"박문수야." 염라대왕이 드디어 입을 여셨습니다. "비록 실수로 너를 이곳으로 데려왔지만, 이것도 하늘의 뜻이라고 생각한다. 너에게 중요한 임무를 맡기고자 한다."

박문수는 고개를 들어 염라대왕을 바라보았습니다. 그 위엄 넘치는 얼굴에 자비로운 빛이 스며들어 있었습니다.

"요즘 이승 사람들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선악을 분별하지 못하며, 내세에 대한 믿음도 잃어가고 있다. 특히 너희 고장 사람들 중에는 도박과 술에 빠져 가정을 파탄내는 자들이 늘어나고 있고, 부모를 모시지 않는 불효자들도 많아지고 있다."

염라대왕의 말씀을 듣던 박문수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실제로 요즘 마을에는 그런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었습니다.

"그런 자들에게 저승의 존재와 인과응보의 이치를 깨우쳐주어야 한다. 네가 직접 저승을 보고 체험했으니, 돌아가서 사람들에게 이 모든 것을 전해주어라."

판관 중 하나가 걱정스럽게 말했습니다. "대왕님, 하지만 이승 사람들이 쉽게 믿을까요? 죽었다 살아났다는 말을 누가 믿겠습니까?"

염라대왕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하셨습니다. "그래서 증거를 주어야 하지 않겠느냐."

그때 염라대왕이 손을 들어 무언가를 공중에 그리셨습니다. 갑자기 박문수의 손등에 작은 도장 모양의 표시가 나타났습니다. 그것은 마치 붉은 잉크로 찍은 것 같았지만, 신비로운 빛을 발하고 있었습니다.

"이것은 저승에 다녀온 증거다. 이 표시가 있는 한, 사람들이 네 말을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 표시로 인해 너는 다른 사람들의 수명과 운명도 어느 정도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박문수는 놀라며 자신의 손등을 바라보았습니다. 정말 신기한 표시가 선명하게 찍혀 있었습니다.

"또한 네가 전해야 할 말들을 잊지 않도록 특별한 기억력도 주겠다." 염라대왕이 박문수의 이마에 손을 대시자, 갑자기 머릿속이 맑아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승에서 보고 들은 모든 것들이 더욱 생생하게 기억되었습니다.

"이제 돌아가라. 그리고 사람들에게 전하여라. 선한 일을 하면 반드시 좋은 과보가 있고, 악한 일을 하면 반드시 나쁜 과보가 따른다는 것을. 죽음이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는 것을. 그리고 모든 행동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말이다."

박문수는 깊이 절을 올리며 말했습니다. "염라대왕님, 감사합니다. 말씀하신 사명을 반드시 완수하겠습니다."

"기억하여라. 이승에 돌아가면 사람들이 너를 이상하게 볼 수도 있고, 미친 사람 취급할 수도 있다. 하지만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전파하여라. 진실은 언젠가 빛을 보게 되어 있다."

저승사자들이 다시 박문수의 양팔을 잡았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두려움보다는 설렘이 앞섰습니다. 자신에게 중요한 사명이 주어졌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찼습니다.

마침내 박문수는 자신의 집에 도착했습니다. 그의 몸은 여전히 누워있었고, 가족들은 곁에서 슬퍼하고 있었습니다. 정확히 3일이 지난 시점이었습니다.

저승사자들이 그의 혼백을 몸 안으로 넣어주자, 갑자기 큰 숨을 들이마시며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가족들은 놀라움과 기쁨을 동시에 터뜨렸습니다.

"여보! 여보!" 아내가 울면서 남편을 끌어안았습니다.

박문수는 한참 동안 멍하니 있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습니다. "나는... 나는 저승에 다녀왔소."

그날부터 박문수의 새로운 삶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는 염라대왕의 명을 받들어 사람들에게 저승에서 보고 들은 이야기를 전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믿지 않던 사람들도 박문수가 손등의 표시를 보여주고, 여러 예언을 정확히 맞추자 점차 믿기 시작했습니다.

몇 년이 지난 후, 박문수가 살던 마을은 조선에서 가장 평화롭고 화목한 마을로 유명해졌습니다. 사람들은 선한 일을 하려 노력했고, 악한 일을 멀리했습니다. 박문수의 이야기가 널리 퍼지면서 다른 고을에서도 그를 찾아와 가르침을 청했습니다.

유튜브 엔딩멘트

오늘 들려드린 박문수의 놀라운 저승 체험담, 어떻게 들으셨나요?

조선시대 우리 조상들은 죽음이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리고 이승에서의 모든 행동이 저승에서 심판받는다고 여겼지요. 이런 믿음 때문에 사람들은 항상 양심을 지키며 살려고 노력했습니다.

비록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는 옛날이야기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 안에 담긴 교훈은 지금도 유효합니다. 남을 배려하고, 부모님께 효도하며, 정직하게 사는 것의 가치는 시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으니까요.

실제로 박문수 같은 사람들의 이야기는 전국 각지에서 전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죽었다 살아나서 저승 이야기를 전한 사람들 말이죠. 모두가 한결같이 전하는 메시지는 '선한 일을 하면 복을 받고, 악한 일을 하면 벌을 받는다'는 인과응보의 진리였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더욱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바로 '염라대왕과 저승사자의 비밀스러운 거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과연 저승에서도 뒷거래가 있을까요? 권력 앞에서 굽힐 수밖에 없는 저승사자들의 고민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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