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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전마마의 비밀 처방전

by K sunny 2025. 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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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전마마의 비밀 처방전 - 의녀 홍설이 밝히는 왕실의 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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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의녀 #왕실비사 #중전 #한의학 #독살 #음모 #궁중로맨스 #의술 #비밀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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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숙종 시대, 젊은 의녀 홍설은 중전의 비밀스러운 병을 치료하라는 명을 받는다. 하지만 중전의 병세는 단순한 질병이 아닌 누군가의 의도적인 독살 시도임을 깨닫게 된다. 왕실의 음모와 맞서 중전을 구하려는 홍설의 이야기를 담은 실화 기반 의료 스릴러.

 

 

 

[1부: 수상한 병세]

1. 중전의 이상한 증세와 홍설의 첫 입시

"혀를 내어 보이시옵소서."
홍설의 떨리는 목소리가 대조전 깊숙한 곳에 울린다. 병풍 뒤에서 희미하게 비치는 그림자가 잠시 움직이더니, 가녀린 손 하나가 나온다.

"......"
홍설은 천천히 중전의 맥을 짚는다. 그러나 이내 그녀의 눈썹이 찌푸려진다. 맥이 너무 빠르고 불규칙했다.

"중전마마, 언제부터 이리 편찮으셨습니까?"

"이틀 전부터일세."
병풍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힘이 없었다.
"처음에는 가벼운 두통이었는데... 점점..."

갑자기 중전의 기침 소리가 터진다. 시녀들이 당황하여 병풍 뒤로 달려간다.

"물... 물을..."

홍설은 즉시 준비해 온 약재를 꺼내 달인다. 하지만 이상했다. 증상이 너무 급격히 악화된 것 같았다.

"아가씨..."
나인 중 한 명이 홍설에게 다가와 속삭인다.
"어제는 어의들이 다녀갔다는데, 차도가 없으시다고..."

홍설은 중전의 손을 다시 한번 살핀다. 손끝이 파랗게 변해있었다.

"전하께 아뢰어야 할 것 같사옵니다."
홍설이 자리에서 일어서려 하자, 병풍 뒤에서 다급한 목소리가 들린다.

"안 됩니다! 내... 내가 괜찮으니..."

그때 밖에서 급한 발걸음 소리가 들린다. 대조전 문이 열리며 내의원 도제조 이현과 어의들이 들어선다.

"감히 의녀 주제에..."
이현의 눈빛이 차갑다.
"중전마마의 병환을 어찌 네가..."

하지만 홍설의 시선은 어의들 중 한 명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어제 입시했다는 어의의 손에 묻은 이상한 가루 자국을.

밤이 깊어가는 대조전, 홍설의 가슴 한편에 불안감이 스며든다.

2. 미심쩍은 증상을 발견한 홍설

"이상해... 너무 이상해..."
홍설이 의서를 뒤적이며 중얼거린다. 밤이 깊어 다른 의녀들은 모두 잠들었지만, 그녀의 눈에는 여전히 중전의 증상이 아른거렸다.

"두통, 구토, 손발 말단의 청색증..."
그녀는 메모를 하다가 붓을 멈춘다.
"그리고 어제 어의가 다녀간 후 급격히 악화된 증세..."

홍설은 자리에서 일어나 약재 상자를 꺼낸다. 그 안에는 그녀가 몰래 가져온 중전의 토사물이 담긴 작은 보자기가 있었다.

"역시..."
홍설이 토사물의 색과 냄새를 살핀다. 이상한 광택이 비친다.

"무슨 일이냐?"
갑자기 들리는 목소리에 홍설이 깜짝 놀라 보자기를 감춘다. 문 앞에는 나이 든 의녀 정씨가 서 있었다.

"정 언니..."

"밤늦게까지 무얼 그리 열심히 하느냐."
정씨가 다가와 홍설의 기록을 들여다본다.
"이건... 중전마마의 증세?"

홍설이 고개를 끄덕인다.
"언니, 이상해요. 보통 병세가 아닌 것 같아요."

"조심해라."
정씨의 목소리가 낮아진다.
"십 년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지."

"십 년 전이요?"

"그때도 한 상궁이 이상한 증세로 돌아가셨는데... 조사하려 했던 의녀가 갑자기 사라졌다더구나."

홍설의 등줄기가 서늘해진다. 창밖에서 부엉이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내일 다시 중전마마를 살피게 될 거다."
정씨가 홍설의 어깨를 잡는다.
"조심하거라. 의녀의 눈과 귀는 늘 살펴보는 이가 있으니..."

정씨가 떠난 후, 홍설은 보자기를 다시 펼쳐본다. 달빛에 비친 토사물의 광택이 은은하게 빛났다.

"누군가가... 중전마마를..."

홍설의 손이 떨린다. 그녀는 알고 있었다. 이제 돌이킬 수 없는 길에 들어섰다는 것을.

3. 은밀히 전해진 중전의 비밀 쪽지

"의녀 홍설, 입시하였사옵니다."

홍설이 몸을 굽히자, 중전을 모신 나인이 비단 병풍 뒤로 그녀를 안내한다. 오늘따라 대조전 주변은 유난히 조용했다.

"한 걸음 더 가까이 오시지요."
병풍 뒤에서 들려오는 중전의 목소리는 어제보다 더 쇠약해져 있었다.

중전의 맥을 짚은 홍설의 표정이 굳어진다. 증세가 더 악화되었다. 그때 중전의 손이 살며시 홍설의 소매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온다.

"...!"
홍설은 놀랐지만 표정을 달리하지 않았다. 소매 속에 비밀스럽게 전해진 것은 작은 종이 쪽지였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시지요."
중전의 목소리가 떨린다.
"이제 물러가보시오."

홍설이 물러나오는 순간, 대조전 문 밖에서 어의들의 말소리가 들린다. 그녀는 급히 자리를 피한다.

촛불 아래서 홍설은 조심스럽게 쪽지를 폈다.

'내가 마시는 차에 독이 있다. 이현이 보낸 어의를 조심하라. 그리고...'

쪽지는 거기서 끊겨있었다. 홍설의 손이 떨린다.

"과연..."
홍설이 창가로 다가가 달빛을 본다. 그때 밖에서 누군가의 그림자가 지나가는 것이 보였다.

"누구십니까?"
홍설이 급히 쪽지를 품에 숨기며 묻는다.

"홍설아..."
정씨였다.
"방금 전에 내의원에서 전교가 내려왔다. 내일부터 너는 중전마마 입시에서 물러나게 되었다."

"그게 무슨..."

"이현 대감의 명이래..."
정씨의 목소리가 떨린다.
"그리고 어의들이... 네 처소를 수색하러 온다고..."

홍설은 재빨리 쪽지를 촛불에 태운다. 하늘로 날아가는 재를 보며 그녀의 눈빛이 달라진다.

"언니... 저 오늘 밤 잠시 자리를 비워야 할 것 같아요."

"어디를..."

"약재 창고에요. 제가 봐야 할 것이 있어요."

창밖의 달빛이 구름에 가려진다. 홍설은 검은 천으로 얼굴을 가리며 의녀청을 빠져나간다. 이제 그녀는 알고 있었다. 중전의 목숨과 함께 자신의 목숨도 위험에 처했다는 것을.

[2부: 숨겨진 독]

4. 궁중 약재방에서 발견한 수상한 흔적

깊은 밤. 홍설은 담을 넘어 약재창고로 숨어든다. 달빛만이 비치는 어둠 속에서 그녀는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긴다.

"분명 이곳에..."
홍설은 어제 입시했던 어의가 들어갔던 서쪽 창고를 향해 간다. 쥐들이 지나가는 소리에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여기다..."
그녀는 어의들의 전용 약재함을 찾아낸다. 손끝으로 더듬어 가며 하나하나 살피던 중, 이상한 것을 발견한다.

"이건..."
달빛에 비춰보니 은은한 광택이 나는 가루였다. 중전의 토사물에서 보았던 것과 같은 빛이었다.

"누구냐!"
갑자기 들리는 외침에 홍설은 급히 가루를 소매에 숨긴다. 횃불을 든 순라군이 다가오고 있었다.

"저... 저는 의녀 홍설이옵니다. 급한 환자가 있어 약재를..."

"의녀가 어찌 감히 이 시각에..."
순라군이 의심스러운 눈으로 그녀를 바라본다.

그때 밖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린다. 누군가 창고로 들어오고 있었다.

홍설은 순간적으로 약재 선반 뒤로 몸을 숨긴다. 들어온 사람은 어제 본 어의였다.

"아, 김 어의님..."
순라군이 공손히 인사한다.

"여기 잠시 둘러볼 것이 있네."
어의가 약재함을 살피다가 갑자기 안색이 변한다.
"누가... 누가 이걸 건드렸지?"

"방금 의녀 하나가..."

"뭣이! 어서 잡아라!"

홍설은 순간 숨을 멈춘다. 약재 선반 사이로 그들의 발자국 소리가 가까워진다. 그때 멀리서 종소리가 들린다.

"화재다!"
누군가의 외침이 들리고, 순라군과 어의가 급히 창고를 빠져나간다.

홍설은 떨리는 다리를 힘겹게 움직여 창고를 빠져나온다. 궐 밖에서 피어오르는 붉은 연기가 그녀를 돕고 있었다.

"정 언니..."
멀리서 바라보니 의녀청 근처에서 작은 불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분명 정씨의 도움이리라.

소매 속 독가루가 묵직하게 느껴진다. 이제 증거는 찾았지만, 더 큰 위험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5. 내의원 어의들과의 대립

"감히 의녀 주제에!"
이현의 고함이 방안에 울린다. 홍설은 무릎을 꿇은 채 고개를 숙이고 있다.

"어젯밤 약재창고에 들어간 것이 너라고?"

"그저... 급한 환자가 있어..."
홍설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이현이 벌떡 일어난다.

"거짓말! 네가 어찌..."
그때 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린다. 어제의 그 어의가 들어선다.

"대감, 전하께서 부르십니다. 중전마마의 병세가..."

이현의 얼굴이 굳어진다.
"네 이놈, 어찌 된 일이냐. 분명 약을..."

홍설의 귀가 솔깔해진다. 저도 모르게 고개를 들어 두 사람을 바라본다.

"아... 그게..."
어의의 얼굴이 창백해진다.
"의녀 누군가가 약재함을 건드린 것 같사옵니다."

"뭣이!"
이현이 홍설을 노려본다.
"네가... 네가 감히..."

"대감."
홍설이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난다.
"중전마마의 증세가 독살이라는 걸, 이제 모두가 알게 될 것 같습니다."

순간 방안이 얼어붙는다.

"네 주제에..."
이현이 손을 들어올리려는 순간, 밖에서 또다시 노크 소리가 들린다.

"들어오시오."
이현의 목소리가 떨린다.

정씨가 들어선다.
"대감, 큰일났습니다. 어제 밤 화재로 약재창고의 물품을 전수조사하던 중, 이상한 독가루가..."

"닥쳐라!"
이현이 소리를 지르지만 이미 늦었다.

"그리고 이것도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정씨가 꺼내든 것은 어의가 쓴 처방전이었다.
"어제 중전마마께 올린 차약의 처방입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현과 어의의 얼굴이 창백하게 변한다.

"전하의 어명이십니다."
정씨가 차갑게 말을 잇는다.
"모든 의관들은 당장 대조전으로 모이라 하셨습니다."

이현은 홍설을 노려보며 이를 갈았지만, 더 이상 어쩔 수 없었다. 그들이 방을 나서자 홍설의 다리에 힘이 풀린다.

"괜찮으냐?"
정씨가 홍설을 부축한다.
"이제 시작이다. 진짜 싸움은..."

6. 독살의 증거를 찾아내다

여명이 밝아오는 대조전 앞, 내의원 의관들이 도열해 있다. 어젯밤 발견된 독살 시도에 대해 국문이 시작될 터였다.

"전하, 이현과 김중화가 도착했사옵니다."
승정원 주서가 아뢴다.

이현과 김중화 어의가 묶인 채 끌려온다. 그들의 뒤로 홍설이 증인으로 서 있다.

"네 놈들이..."
숙종의 목소리가 떨린다.
"감히 중전을 ..."

"전하! 이는 모함이옵니다!"
이현이 땅바닥에 엎드려 외친다.
"저 미천한 의녀의 말씀을 어찌..."

"이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이냐?"
숙종이 승정원 주서에게 눈짓하자, 그가 독가루가 담긴 주머니를 들어 보인다.

"그, 그것은..."

"홍설."
숙종이 홍설을 부른다.
"네가 직접 보고 들은 것을 말해보거라."

홍설이 한 걸음 앞으로 나선다.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잇는다.

"전하, 중전마마의 증세는 분명 독살이었사옵니다. 토사물에서 발견된 광택과 약재창고에서 찾은 독가루의 빛이 일치하며..."

"거짓말이다!"
김중화가 소리친다.
"그것은... 그것은 그저..."

"침묵하라!"
숙종이 소리친다.
"정씨, 그대도 나서보거라."

정씨가 나와 무릎을 꿇는다.
"전하, 신이 십 년 전 비슷한 독살 시도를 목격했사옵니다. 그때의 독가루와 이번에 발견된 것이 같사옵니다."

순간 이현의 얼굴이 굳어진다. 십 년 전, 그가 처음 내의원에 들어왔을 때의 일이었다.

"아뢰옵기 황공하오나..."
홍설이 다시 입을 연다.
"이현의 처소에서 발견된 서찰도 있사옵니다. 명이 내린 자의 이름이..."

"그만!"
이현이 절규하듯 소리친다.
"신, 신이 모든 것을 자백하겠사옵니다."

아침 햇살이 대조전을 비추기 시작한다. 홍설은 마침내 진실이 밝혀지는 것을 보며 깊은 숨을 내쉰다.

정씨가 그녀의 어깨를 살며시 두드린다.
"잘 했다..."

[3부: 왕실의 암투]

7. 중전을 노리는 세력의 정체

"성은이 과중하시옵니다."
홍설이 무릎을 꿇고 절을 한다. 중전이 친히 그녀를 후원으로 불러 차를 내린 것이다.

"일어나거라."
중전의 목소리는 이제 건강을 되찾아 있었다.
"이번 일로 큰 공을 세웠으니, 내의원 의녀 제조로 임명하고자 하노라."

"전...전하!"
홍설이 놀라 고개를 든다.

"놀랄 것 없다. 하지만..."
중전의 표정이 무거워진다.
"아직 끝난 것이 아니란다."

"무슨 말씀이신지..."

중전이 주위를 살피더니 목소리를 낮춘다.
"이현의 배후에 궁중 깊숙한 자가 있다는 구나."

홍설의 등줄기가 서늘해진다. 정씨가 전해준 서찰에는 분명 'Min'이라는 글자만 적혀있었다.

"민씨 가문의 누군가..."
중전이 탄식한다.
"나를 해하려 한 자가 바로 나의 친정이라니..."

"중전마마..."

"내일, 민 상궁이 새로 부임한다고 하더구나."
중전의 눈빛이 날카로워진다.
"그녀를 주시하거라."

그때 멀리서 발자국 소리가 들린다. 홍설은 급히 몸을 숙여 예를 표한다.

"누구시오?"
중전이 묻는다.

"새로 부임한 민 상궁이옵니다."
나이 지긋한 여인이 나타나 절을 한다.
그녀의 허리춤에는 묘하게 낯익은 패물이 걸려있다. 홍설은 순간 숨을 멈춘다.

"저... 이게 어찌..."

그 패물은 분명 십 년 전 실종된 의녀의 것이었다. 정씨가 보여준 그림과 일치했다.

"아, 이 패물 말씀이신가요?"
민 상궁이 미소짓는다.
"오래전 어느 의녀가 남기고 간 물건이지요."

홍설과 중전의 눈이 마주친다. 이제 새로운 전투가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가을 바람이 후원의 단풍을 흔들고, 그 속에서 세 여인의 날카로운 신경전이 시작되고 있었다.

8. 홍설을 위협하는 자객의 습격

깊어가는 밤, 홍설은 의녀청 뒤뜰에서 정씨와 만난다. 달빛이 구름에 가려 주위는 어둠에 잠겨있다.

"언니, 이게 맞나요?"
홍설이 낡은 그림 한 장을 내민다. 십 년 전 실종된 의녀의 패물 그림이었다.

"맞다..."
정씨의 목소리가 떨린다.
"그때 내 언니가 차고 있던 것과 똑같아."

"그럼 민 상궁이..."

갑자기 발자국 소리가 들린다. 두 사람은 급히 그림을 감추고 몸을 숨긴다.

"이 시간에 누가 움직이는 거지?"
멀리서 들려오는 민 상궁의 목소리.
"아가씨들, 나오시지요."

홍설과 정씨는 숨을 죽인다. 민 상궁의 발걸음이 점점 가까워진다.

"후후... 숨어봤자 소용없을 텐데."
민 상궁의 목소리가 차갑다.
"정씨, 당신의 언니처럼 될 순 없잖아요?"

순간 정씨의 몸이 굳어진다. 홍설이 그녀의 손을 꽉 잡는다.

"자, 이제 그만..."
민 상궁의 손에서 작은 칼날이 번쩍인다.

그때 멀리서 종소리가 울린다. 순간적으로 홍설은 정씨의 손을 잡고 담을 넘는다. 뒤에서 민 상궁의 칼이 날아와 홍설의 어깨를 스친다.

"악!"
홍설이 비틀거리지만 멈추지 않는다. 두 사람은 어둠 속을 뚫고 달린다.

"도망칠 순 없어요!"
민 상궁의 외침이 밤공기를 가른다.

마침내 두 사람은 의녀청 비밀 통로에 도착한다. 숨을 몰아쉬며 정씨가 말한다.

"이제... 이제 모든 게 밝혀졌구나. 민 상궁이 내 언니를..."

"언니, 우린 반드시..."
홍설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밖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린다.

"어서 숨어요."
정씨가 홍설을 밀어낸다.
"난 먼저 나가 있을 테니, 적당한 때를 봐서..."

"하지만..."

"이번엔... 내가 언니의 원수를 갚을 차례야."

달빛이 구름 사이로 비치며 정씨의 결연한 표정을 비춘다. 홍설은 어깨의 상처를 부여잡은 채, 다가올 결전을 준비한다.

9. 중전을 구하기 위한 마지막 대결

"전하, 큰일 났사옵니다!"
홍설이 급히 대조전으로 달려온다. 그녀의 어깨에서는 아직 피가 배어나오고 있었다.

"무슨 일이냐?"
숙종과 중전이 동시에 묻는다.

"민 상궁이... 민 상궁이 정씨 언니를..."
홍설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밖에서 비명 소리가 들린다.

"감히 네가!"
민 상궁의 목소리였다.

모두가 대조전 밖으로 달려나간다. 달빛 아래, 정씨와 민 상궁이 마주보고 서 있다. 정씨의 손에는 십 년 전 실종된 언니의 패물이 들려있다.

"이제 모든 게 밝혀졌어요."
정씨의 목소리가 떨린다.
"언니를 죽인 건 당신이었죠?"

"그래서 어쩌겠다는 거요?"
민 상궁이 비웃듯 말한다.
"증거는? 십 년 전 일을..."

"이것으로 충분하지 않나요?"
홍설이 앞으로 나선다. 그녀의 손에는 민 상궁의 처소에서 찾아낸 독약 제조법이 들려있다.

"이건..."
민 상궁의 얼굴이 창백해진다.

"전하."
홍설이 숙종 앞에 무릎을 꿇는다.
"민 상궁은 십 년 전부터 궁에서 독살 시도를 해왔사옵니다. 이현과 함께..."

"거짓말이다!"
민 상궁이 소리치며 품에서 독침을 꺼내들려는 순간, 정씨가 그녀에게 달려든다.

"언니의 원수...!"

두 사람이 뒤엉키며 넘어진다. 독침이 달빛에 반짝이며 날아가고, 순간 정씨의 비명이 울린다.

"정씨 언니!"
홍설이 달려가 정씨를 부둥켜안는다.

"이제... 언니의 한을 풀어주었구나..."
정씨의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저놈을 당장 잡아라!"
숙종의 명이 떨어지고, 군사들이 민 상궁을 포위한다.

"끝났구나..."
중전이 홍설의 어깨를 잡는다.
"이제 모든 게..."

동이 트는 하늘, 대조전 앞마당에는 진실이 밝혀진 안도감과 희생된 이들을 향한 애도가 뒤섞여 있었다. 홍설은 정씨를 부축하며 하늘을 올려다본다. 이제 새로운 시대가 열리려 하고 있었다.

유튜브

궁중 의녀들은 신분의 한계 속에서도 자신들의 의술을 통해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구했고, 때로는 권력의 음모와 싸우며 정의를 지켜냈습니다.

홍설과 정씨의 이야기처럼, 기록되지 않은 수많은 의녀들의 용기 있는 행동이 조선의 궁중 의료를 지탱해왔을 것입니다.

다음 이야기도 기대해주세요. 구독과 좋아요, 알림 설정까지 함께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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