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짓다 말고 저승 끌려간 목수 , 염라대왕 허락한 기적의 귀환 『청구야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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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킹멘트 (300자 내외)
"한창 집을 짓고 있던 목수가 갑자기 저승으로 끌려갑니다. 염라대왕 앞에 선 목수는 황당하게도 이렇게 말합니다. '대왕님, 저는 아직 집을 다 짓지 못했습니다. 일을 마무리하고 오겠습니다!' 염라대왕도 어이가 없었지만, 목수의 장인정신에 감동하여 특별한 약속을 합니다. 과연 목수는 약속을 지킬 수 있을까요? 그리고 그가 완성한 집은 어떤 건물이었을까요? 조선시대 지방에 전해 내려오는 이 황당하면서도 감동적인 이야기 속에는 일에 대한 열정과 약속을 지키는 장인의 자세가 담겨 있습니다. 염라대왕마저 놀라게 한 목수의 이야기를 지금 만나보세요!"
디스크립션 (300자 내외)
조선시대 지방 민담에 전해지는 목수와 염라대왕의 유쾌하고 감동적인 이야기입니다. 집을 짓다 말고 갑작스럽게 저승으로 간 목수가 염라대왕에게 일을 마무리하고 오겠다고 약속하여 다시 이승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그 후 목수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집을 완성하고, 결국 조선 최고의 건축가로 명성을 떨치게 됩니다. 일에 대한 장인정신, 약속을 지키는 성실함, 그리고 죽음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책임감을 담은 이야기입니다. 황당하지만 웃음과 감동을 주는 조선시대 민담을 편안한 오디오 드라마로 만나보세요.
※ 한창 일하다 저승사자에게 끌려가다
조선 후기, 전라도 어느 고을에 박 목수라는 사람이 살았습니다. 나이는 오십을 넘었고, 평생을 목수 일로 살아온 장인이었지요. 그는 솜씨가 뛰어나기로 소문났습니다. 그가 지은 집은 기둥 하나, 서까래 하나도 삐뚤어진 것이 없을 정도로 정교했습니다.
박 목수는 일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습니다. "목수는 백 년을 내다보고 집을 지어야 한다. 내가 죽고 나서도 이 집은 서 있을 것이니, 한 치의 부끄러움도 없어야 한다." 그가 늘 하던 말이었습니다.
그해 봄, 박 목수는 고을의 부자 김 진사 댁에서 큰 일을 맡게 되었습니다. 아들의 혼례를 위한 새로운 사랑채였지요. "박 대목, 우리 고을에서 가장 훌륭한 사랑채를 지어주게. 돈은 얼마가 들든 상관없으니 제대로 지어주게나." 김 진사의 말에 박 목수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염려 마십시오, 나리. 제 평생 최고의 작품을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박 목수는 먼저 설계부터 시작했습니다. 한 달이 넘게 고민하며 도면을 그렸습니다. 사랑채의 위치, 기둥의 간격, 지붕의 곡선... 모든 것을 계산하고 또 계산했습니다.
드디어 공사가 시작되었습니다. 박 목수는 직접 산에 들어가 나무를 골랐습니다. 나무를 고르는 것만 보름이 걸렸고, 다듬는 작업이 시작되었습니다. 박 목수는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일했습니다. 그의 손놀림은 예술이었습니다.
몇 달이 지나자 사랑채의 골격이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기둥이 서고, 대들보가 올라가고, 서까래가 얹혔습니다. 김 진사는 감탄했지만 박 목수는 만족하지 않았습니다. "아직 멀었습니다, 나리. 이제 겉모습만 갖춘 것이지, 진짜 중요한 것은 앞으로입니다."
그날도 박 목수는 새벽부터 일터에 나갔습니다. 지붕에 올라가 기와를 얹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햇볕이 뜨거웠지만 쉬지 않고 일했습니다.
정오가 조금 지났을 때였습니다. 갑자기 박 목수가 비틀거렸습니다. "어? 이게..." 그의 얼굴이 창백해지더니 손에서 기와가 떨어졌습니다. 쿵! 박 목수는 그대로 지붕에서 굴러떨어졌습니다. "스승님!" 젊은 목수들이 달려갔지만, 박 목수는 이미 숨이 끊어진 후였습니다.
사람들은 깜짝 놀랐습니다. 김 진사도 달려왔고, 박 목수의 아내와 자식들이 통곡하며 달려왔습니다.
하지만 박 목수 본인은 더욱 황당했습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자신의 몸 옆에 서 있는 것이었습니다. '이게 무슨 일인가?' 그때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박 목수, 따라오시지요." 돌아보니 검은 옷을 입은 사람이 서 있었습니다. 얼굴은 창백하고, 손에는 긴 쇠사슬을 들고 있었지요.
"당신은 누구요?" "나는 저승사자요. 당신의 수명이 다했소. 지금 저승으로 가야 하오." 박 목수는 깜짝 놀랐습니다. "뭐라고요? 나는 아직 할 일이 산더미처럼 남았소!"
저승사자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그건 나도 어쩔 수 없소. 염라대왕의 명령이니 따라오시오." 그리고는 박 목수의 팔을 잡았습니다. 박 목수는 뿌리치려 했지만 소용없었습니다. "안 돼! 나는 아직 집을 다 짓지 못했단 말이오! 저 사랑채를 봐! 지붕도 다 못 얹었소!"
하지만 저승사자는 들은 척도 하지 않았습니다. 박 목수는 울면서 저항했지만, 결국 저승길로 끌려가고 말았습니다. 뒤돌아보니 자신이 짓던 사랑채가 보였습니다. 반쯤 완성된 지붕, 아직 다듬지 못한 기둥들... '아... 내 평생 최고의 작품이 될 뻔했는데...'
※ "집 완성하고 오겠습니다" 황당한 변명
저승길은 길고 어두웠습니다. 박 목수는 저승사자에게 끌려 한참을 걸었습니다. 주변에는 다른 혼령들도 보였습니다. 모두 슬픈 표정으로 걷고 있었지요.
드디어 저승 염라대왕의 전각에 도착했습니다. 거대한 건물이었습니다. 하지만 박 목수는 건물을 보자마자 눈살을 찌푸렸습니다. '저 기둥 간격이 왜 저래? 처마도 균형이 안 맞고... 누가 저렇게 엉터리로 지었나?'
"박 목수! 들어가시오!" 저승사자가 그를 밀었습니다. 넓은 공간 한가운데 거대한 옥좌가 있었고, 그 위에 염라대왕이 앉아 있었습니다. 얼굴은 엄숙했고, 눈빛은 날카로웠습니다.
"박 목수를 데려왔습니다!" 염라대왕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장부를 펼쳤습니다. "박 목수, 나이 53세. 평생 성실하게 살았고, 큰 죄는 없구나."
박 목수는 엎드려 절을 했습니다. "대왕님, 소인은 억울합니다!" "억울하다니? 무엇이 억울한가?" "소인은 아직 할 일을 마치지 못했습니다! 한창 집을 짓고 있었는데, 지금 데려가시면 그 집은 어떻게 됩니까?"
염라대왕은 피식 웃었습니다. "그게 무슨 말인가? 사람이 죽으면 모든 것을 놓고 가는 법이거늘." 박 목수는 고개를 들고 똑바로 말했습니다. "대왕님께서는 목수가 아니시니 모르십니다! 목수에게 집은 단순한 건물이 아닙니다. 그것은 자신의 혼을 담은 작품입니다!"
염라대왕은 조금 놀란 표정이었습니다. "계속해 보거라. 네 말을 들어보겠다."
박 목수는 말을 이었습니다. "소인은 평생 목수로 살았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짓고 있던 사랑채는 특별합니다. 제 평생 배운 모든 기술과 정성을 쏟아붓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붕도 다 얹기 전에 데려가신다면, 그 집은 미완성으로 남게 됩니다."
"그래서?" "그래서... 소인에게 기회를 주십시오. 그 집을 완성하고 오겠습니다. 완성하는 즉시 제 발로 다시 이곳으로 오겠습니다!"
전각 안이 술렁였습니다. "저런 황당한 요구를!" 하지만 염라대왕은 손을 들어 조용히 시켰습니다. "흠... 재미있는 요구로구나. 하지만 안 되느니라."
박 목수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대왕님! 소인이 짓고 있는 집은 백 년은 갈 집입니다. 그 집에서 몇 대에 걸쳐 사람들이 살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미완성으로 남으면 금방 무너질 것입니다. 그럼 소인의 평생이 헛된 것이 됩니다!"
염라대왕은 턱을 괴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그도 이 목수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죽음 앞에서도 자신의 일을 걱정하는 장인정신이 대단해 보였습니다. "너는 정말 그 집을 완성하고 싶으냐?" "예, 대왕님! 그것이 소인의 마지막 소원입니다!"
염라대왕은 옆의 관리에게 물었습니다. "저 목수의 장부를 다시 확인해 보아라." 관리가 장부를 꼼꼼히 살펴보고 대답했습니다. "평생 성실하게 살았고, 남을 해친 적도 없습니다. 작은 잘못들은 있지만 용서할 만합니다."
염라대왕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박 목수를 보았습니다. "좋다. 특별히 기회를 주겠노라. 하지만 조건이 있느니라." "무슨 조건이든 받아들이겠습니다!"
"3년을 주겠노라. 3년 안에 그 집을 완성하거라. 그리고 완성하는 즉시 스스로 이곳으로 와야 하느니라. 만약 약속을 어기거나, 도망치려 한다면 네 가족들까지 함께 데려올 것이니라."
박 목수는 잠시 움찔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있었습니다. "대왕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소인은 약속을 반드시 지킬 것입니다. 3년이면 충분합니다!"
염라대왕은 미소를 지었습니다. "좋다. 하지만 명심하거라. 이것은 특별한 은혜니라." "감사합니다, 대왕님!"
염라대왕이 손을 들자 신기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박 목수의 몸이 빛으로 감싸이더니 공중으로 떠올랐습니다. "3년 후에 다시 보자꾸나!"
※ 염라대왕이 허락한 3년의 유예
박 목수는 정신을 차렸습니다. 눈을 떠보니 자신의 집 방에 누워 있었습니다. 주변에는 가족들이 울고 있었고, 마을 사람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어? 내가..." 박 목수가 말하자 모두 깜짝 놀랐습니다. "아니, 살아났다!" "박 대목이 깨어났다!" 아내는 남편을 끌어안으며 울었습니다. "여보! 정말 살아났어요!"
박 목수는 천천히 일어났습니다. '3년... 3년 안에 집을 완성해야 한다.' 가족들이 걱정스럽게 물었습니다. "아버지, 괜찮으세요?"
박 목수는 잠시 고민하다가 사실대로 말하기로 했습니다. "나는... 저승에 다녀왔소." 그는 염라대왕을 만난 이야기, 3년의 시간을 얻은 이야기를 모두 들려주었습니다.
처음에는 아무도 믿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박 목수의 진지한 표정을 보고 사람들은 조금씩 믿기 시작했습니다.
김 진사도 찾아왔습니다. "박 대목, 살아나셨다니 정말 다행이네! 하지만 무리하지 마시게." 하지만 박 목수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아닙니다, 나리. 저는 3년 안에 반드시 그 집을 완성해야 합니다."
며칠 후, 박 목수는 다시 일터로 나갔습니다. 가족들이 말렸지만 소용없었습니다. "나는 죽었다가 살아난 사람이오. 주어진 시간이 얼마 없소." 그는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일했습니다.
함께 일하는 목수들이 놀랐습니다. "스승님, 예전에도 열심히 하셨지만, 요즘은 정말 무섭도록 일하시네요." 박 목수는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한정되어 있네.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게."
하지만 박 목수는 서두르지 않았습니다. 빨리 끝내는 것보다 제대로 끝내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하나하나 정성껏 다듬고, 확인하고, 또 확인했습니다.
계절이 바뀌었습니다.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왔습니다. 사랑채는 점점 완성되어 갔습니다. 김 진사는 감탄했지만 박 목수는 만족하지 않았습니다. "아직 멀었습니다."
겨울이 왔습니다. 눈이 내렸지만 박 목수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가족들이 걱정했습니다. "여보, 이러다 정말 죽겠어요." 하지만 박 목수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아직 시간이 있소. 하지만 방심해서는 안 되오."
1년이 지났습니다. 사랑채의 큰 골격은 완성되었습니다. 이제 세부적인 작업만 남았습니다. 하지만 박 목수는 더욱 신중해졌습니다.
그는 난간을 조각했습니다. 꽃무늬, 새 무늬, 구름 무늬... 하나하나 정으로 새겨 넣었습니다. "이 난간은 백 년 후에도 사람들이 보고 감탄할 것이네."
창문도 특별하게 만들었습니다. 창살의 무늬를 복잡하게 짜서 빛이 들어올 때 아름다운 그림자가 생기도록 했습니다.
2년이 지났습니다. 사랑채는 거의 완성되었습니다. 사람들이 찾아와서 구경했습니다. "이야, 정말 아름답네!" 칭찬이 쏟아졌지만, 박 목수는 여전히 만족하지 않았습니다.
"아직 마당을 정리하지 않았소. 그리고 사랑채 주변에 나무를 심어야 하오." 박 목수는 직접 산에 가서 소나무, 대나무, 매화나무를 골라왔습니다.
드디어 3년째가 되었습니다. 봄이 왔습니다. 박 목수는 마지막 손질을 하고 있었습니다. 마루를 닦고, 기둥을 닦고, 유리창을 닦았습니다. 모든 것이 빛났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다 됐다." 박 목수는 만족스럽게 웃었습니다.
※ 죽음의 공포 속에서 집짓기에 매진하다
사실 박 목수가 저승에서 돌아온 첫날부터 그의 삶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죽음을 경험한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묘한 감정이 그를 사로잡았습니다. 매일 아침 눈을 뜰 때마다 '오늘도 살아있구나'하는 감사함과 '언젠가는 다시 가야 한다'는 두려움이 엄습했습니다.
아내는 남편의 변화를 느꼈습니다. "여보, 요즘 너무 무리하시는 것 아니에요?" 박 목수는 아내의 손을 잡으며 말했습니다. "여보, 미안하오. 나는 지금 빚을 갚고 있소. 염라대왕께 진 빚을 말이오."
아들이 물었습니다. "아버지, 정말 저승에 다녀오신 겁니까?" 박 목수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렇단다. 염라대왕님을 직접 뵈었지. 그분의 전각은 크고 웅장했지만... 솔직히 말하면 기둥 배치가 엉망이더구나."
아들은 웃었습니다. "아버지는 저승 전각도 평가하시는군요." "허허, 목수의 눈으로 보면 저절로 보이는 것이니라."
박 목수는 매일 밤 일기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대들보를 완성했다. 이 대들보는 백 년은 거뜬히 버틸 것이다." "오늘은 서까래를 얹었다. 비가 와도 새지 않도록 틈을 완벽하게 메웠다."
계절의 변화도 박 목수에게는 특별했습니다. 봄에는 새싹을 보며 생명의 소중함을 느꼈고, 여름에는 뜨거운 햇볕 아래서 땀 흘리며 일하는 것에 감사했습니다.
어느 날, 마을의 젊은 목수가 찾아와 물었습니다. "스승님, 저승에서 돌아오셨다는 이야기가 사실입니까?" "사실이네." "그럼... 두렵지 않으십니까?"
박 목수는 잠시 생각하다가 대답했습니다. "처음에는 두려웠네.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감사하네. 보통 사람들은 자신이 언제 죽을지 모르지 않나? 하지만 나는 알고 있네. 그래서 하루하루를 헛되이 보내지 않게 되었지."
1년이 지난 어느 날, 김 진사가 걱정스럽게 물었습니다. "박 대목, 너무 서두르는 것 아닌가?" 박 목수는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저는 서두르는 것이 아니라 정성을 다하고 있습니다."
박 목수는 매일 밤 꿈을 꾸었습니다. 염라대왕이 나타나 "아직도 끝나지 않았느냐?"고 묻는 꿈... 그럴 때마다 식은땀을 흘리며 깨어났습니다.
2년째가 되었을 때, 박 목수는 문득 깨달았습니다. '나는 이제 이 집만 짓는 것이 아니라, 내 인생의 마지막 작품을 만들고 있구나.' 하나하나의 못질, 하나하나의 대패질이 모두 의미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인근 고을의 사또가 소문을 듣고 찾아왔습니다. "내가 들으니 박 대목이라는 분이 저승에 갔다 와서 명작을 짓고 있다던데?" 사또가 공사장을 둘러보고는 감탄했습니다. "이야, 정말 대단하구만! 박 대목, 내 관아도 하나 지어줄 수 없겠는가?"
하지만 박 목수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죄송합니다, 나리. 저는 이 집 하나만 완성해야 합니다. 나는 염라대왕님께 이 집을 완성하겠다고 약속했소."
2년 반이 지났을 때, 박 목수는 급격히 야위었습니다. 아내가 울며 말했습니다. "여보, 이러다 3년도 못 채우고 쓰러지겠어요!" 박 목수는 아내를 안심시켰습니다. "걱정 마시오. 이제 거의 다 됐소."
마지막 몇 달은 정말 치열했습니다. 박 목수는 세부적인 장식 하나하나에 혼을 담았습니다. 문고리 하나, 경첩 하나도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했습니다.
드디어 완성이 눈앞에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박 목수는 마지막 점검을 했습니다.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흠이 없는지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날이 왔습니다. 3년째 되는 봄, 따뜻한 햇살이 내리쬐는 날이었습니다. 박 목수는 마지막으로 마루를 닦고, 기둥을 닦았습니다. 그리고 사랑채 마당에 서서 자신이 만든 작품을 바라보았습니다. 완벽했습니다.
※ 약속 기한 내에 조선 최고의 건축물을 만들다
완성된 사랑채는 그야말로 예술작품이었습니다. 김 진사 댁 마당에 우뚝 선 그 건물은 주변 풍경과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었습니다. 아침 햇살이 비칠 때는 온화하게 빛났고, 저녁 노을이 질 때는 장엄하게 물들었습니다.
박 목수는 김 진사와 함께 사랑채를 둘러보았습니다. "나리, 이제 완성되었습니다." 김 진사는 감격하여 눈물을 글썽였습니다. "박 대목... 아니, 박 장인! 이것은 단순한 사랑채가 아니라 하나의 보물이네! 어떻게 이런 걸 만들 수 있었는가?"
박 목수는 겸손하게 웃었습니다. "과찬이십니다. 다만 제 평생의 기술을 모두 쏟아부었을 뿐입니다." 사실 그는 이 사랑채에 특별한 기법들을 숨겨두었습니다. 비가 올 때 빗물이 자연스럽게 흘러내리도록 처마의 각도를 계산했고, 바람이 불 때 적절히 통풍이 되도록 창문의 위치를 배치했습니다.
또한 계절마다 다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봄에는 창문으로 보이는 매화나무가 아름답고, 여름에는 처마 그늘이 시원하며, 가을에는 마당의 단풍이 환상적이고, 겨울에는 눈이 쌓인 지붕이 운치 있었습니다.
내부도 놀라웠습니다. 마루는 거울처럼 반질반질했고, 기둥에는 섬세한 조각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천장을 올려다보면 서까래가 만들어내는 기하학적 무늬가 보였고, 햇빛이 들어올 때마다 신비로운 그림자를 만들어냈습니다.
김 진사가 난간을 쓰다듬으며 감탄했습니다. "이 조각을 보게! 꽃잎 하나하나가 살아있는 것 같네! 새도 금방이라도 날아갈 것 같고!" 박 목수는 설명했습니다. "그 조각들에는 의미가 있습니다. 모란은 부귀를, 학은 장수를, 소나무는 절개를 상징합니다. 이 집에 사는 분들이 복되고 장수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지요."
소문이 퍼지자 사람들이 몰려들었습니다. 인근 고을의 양반들, 장인들, 심지어 멀리서도 찾아왔습니다. 모두가 이 사랑채를 보고 감탄했습니다. "이것은 조선 최고의 건축물이다!" "이런 집은 한양에도 없을 것이다!"
한 늙은 대목이 찾아와 박 목수에게 물었습니다. "박 장인, 비결이 무엇이오? 어떻게 이런 명작을 만들 수 있었소?" 박 목수는 진지하게 대답했습니다. "비결이라면... 정성과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제 마지막 작품이라는 절박함도 있었지요."
사실 박 목수는 작업하는 내내 염라대왕의 말을 기억했습니다. '3년 안에 완성하라.' 그 말이 채찍질이 되기도 했고, 동기부여가 되기도 했습니다. 매일 아침 일어날 때마다 '오늘이 마지막 날일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했습니다.
완성 며칠 전, 박 목수는 제자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너희들에게 마지막으로 가르쳐줄 것이 있다." 젊은 목수들이 귀를 기울였습니다. "집을 짓는 것은 단순히 나무를 조립하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사람의 삶을 담는 그릇을 만드는 일이다. 그러니 항상 정성을 다하고, 백 년 후를 생각하며 지어야 한다."
제자들이 물었습니다. "스승님, 정말로 저승에 다시 가실 겁니까?" 박 목수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렇다. 나는 염라대왕님과 약속했다.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하는 법이다. 그것이 사람의 도리니라."
"하지만 스승님..." 제자들의 눈에 눈물이 맺혔습니다. 박 목수는 그들의 어깨를 두드렸습니다. "슬퍼하지 마라. 나는 행복했다. 이렇게 훌륭한 작품을 남기고 가니 여한이 없다. 너희들도 언젠가 이런 작품을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
완성 당일, 김 진사는 큰 잔치를 열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을 모두 초대하여 사랑채 완성을 축하했습니다. 음식이 차려지고, 술이 돌았습니다. 사람들은 박 목수를 둘러싸고 축하했습니다. "박 장인, 정말 대단하십니다!" "이 사랑채는 백 년이 아니라 천 년을 갈 것 같습니다!"
박 목수는 술잔을 들고 사람들에게 말했습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제 혼자의 힘으로 만든 것이 아닙니다. 함께 일한 제자들, 재료를 구해준 분들, 격려해 주신 모든 분들 덕분입니다." 사람들이 박수를 쳤습니다.
잔치가 끝나고 밤이 되었습니다. 박 목수는 혼자 사랑채에 들어가 앉았습니다. 달빛이 창문으로 들어와 마루를 비췄습니다. 그는 주변을 둘러보았습니다. 자신이 만든 기둥, 대들보, 서까래, 난간... 모든 것이 완벽했습니다.
"잘했다. 나는 최선을 다했다." 박 목수는 혼잣말을 했습니다. 그리고 눈을 감았습니다. 평온한 미소가 그의 얼굴에 떠올랐습니다. 3년간의 치열한 작업이 끝났습니다. 이제 약속을 지킬 시간이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가족들이 박 목수를 찾았습니다. 그는 사랑채 마루에 편안하게 앉아 있었습니다. 눈을 감고 있었지만, 얼굴에는 만족스러운 미소가 떠올라 있었습니다. 이미 숨은 끊어진 후였습니다. 아내가 울었습니다. "여보... 정말 가셨구나..."
하지만 이상한 일이 있었습니다. 박 목수의 시신은 전혀 굳지 않았고, 얼굴은 살아있을 때보다 더 평화로워 보였습니다. 마치 잠들어 있는 것 같았지요. 사람들이 말했습니다. "박 장인께서는 약속을 지키러 가신 것이다. 염라대왕님을 만나러 가신 것이야."
※ 염라대왕도 인정한 장인의 삶
박 목수는 눈을 떴습니다. 다시 저승길이었습니다. 하지만 3년 전과는 달랐습니다. 이번에는 두렵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당당했습니다. 자신이 약속을 지켰다는 자부심이 있었기 때문이지요.
저승사자가 나타났습니다. "박 목수, 약속 시간에 맞춰 왔구려." 박 목수는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물론입니다. 저는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니까요." 저승사자도 미소 지었습니다. "3년 전 자네를 데려갔을 때보다 훨씬 떳떳해 보이는구려."
"그렇습니다. 저는 제가 해야 할 일을 마쳤으니까요." 박 목수는 자신 있게 말했습니다. 두 사람은 함께 저승길을 걸었습니다. 이번에는 길이 그리 멀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염라대왕의 전각에 도착했습니다. 박 목수가 들어서자 염라대왕이 반갑게 맞이했습니다. "오, 박 목수! 약속을 지키고 왔구나!" "예, 대왕님. 약속드린 대로 집을 완성하고 왔습니다."
염라대왕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잘했다. 사실 나는 궁금했느니라. 자네가 정말 약속을 지킬지, 아니면 도망칠지..." 박 목수는 웃으며 말했습니다. "대왕님, 저는 목수입니다. 목수는 약속을 지키는 법입니다. 집 짓는 일도 결국 약속을 지키는 일이니까요."
염라대왕이 물었습니다. "그 집을 완성했다고 했는데, 어떤 집이었느냐?" 박 목수는 자랑스럽게 설명하기 시작했습니다. "예, 대왕님. 그것은 사랑채였습니다. 하지만 단순한 사랑채가 아니라 제 평생의 기술과 정성을 모두 담은 작품이었습니다."
그는 사랑채의 구조, 디자인, 숨겨진 기법들을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기둥의 배치, 처마의 각도, 난간의 조각, 마루의 광택... 하나하나 설명할 때마다 그의 눈이 빛났습니다. 염라대왕은 흥미롭게 들었습니다.
"그렇게 정성을 다해 지었다니 대단하구나. 그 집은 분명 오래오래 남을 것이니라." 염라대왕이 말했습니다. 박 목수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예, 저는 백 년은 갈 집을 지었습니다. 아니, 제대로 관리한다면 이백 년도 갈 것입니다."
염라대왕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습니다. "박 목수, 자네에게 제안이 하나 있느니라." "무슨 제안이십니까?" "자네의 솜씨가 뛰어나니, 이곳 저승의 전각들을 다시 지어주면 어떻겠느냐? 사실 이 전각들은 오래되어 곳곳이 삐걱거리느니라."
박 목수는 잠시 고민했습니다. 사실 그도 3년 전에 염라대왕의 전각을 보면서 아쉬웠던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기둥 배치가 엉망이고, 대들보도 약하고...' 하지만 그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대왕님, 감사한 제안이지만 사양하겠습니다." 염라대왕이 놀라 물었습니다. "왜 그러느냐?" "저는 이제 쉬고 싶습니다, 대왕님. 3년 동안 밤낮없이 일했습니다. 이제는 편히 쉴 자격이 있지 않겠습니까?"
염라대왕은 크게 웃었습니다. "허허, 그렇구나! 자네는 정말 솔직하구나! 좋다, 그럼 자네에게 특별한 보상을 주겠노라. 자네는 다음 생에 다시 목수로 태어날 것이니라. 하지만 이번에는 부자 집에 태어나 재능을 마음껏 펼칠 수 있을 것이니라."
박 목수는 기뻐하며 절을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대왕님!" 염라대왕은 계속 말했습니다. "그리고 자네가 지은 그 사랑채는 조선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 중 하나로 기억될 것이니라. 자네의 이름도 함께 전해질 것이고..."
"정말입니까?" 박 목수의 눈이 빛났습니다. "그렇느니라. 자네는 약속을 지켰고, 최선을 다했으니 당연히 보상을 받아야 하느니라."
그때 한 저승 관리가 들어와 보고했습니다. "대왕님, 이승에서 소식이 왔습니다. 박 목수가 지은 사랑채를 보기 위해 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고 합니다. 모두가 감탄하고 있고, 박 목수를 조선 최고의 장인이라 부른다고 합니다."
박 목수는 가슴이 벅찼습니다. 자신이 만든 작품이 사람들에게 인정받는다는 것, 그보다 기쁜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염라대왕이 말했습니다. "보거라, 자네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느니라."
박 목수는 눈물을 흘렸습니다. "대왕님, 정말 감사합니다. 대왕님께서 3년의 시간을 주지 않으셨다면, 저는 평생의 꿈을 이루지 못했을 것입니다." 염라대왕은 흐뭇하게 웃었습니다. "아니니라. 그것은 자네 스스로 이룬 것이니라. 나는 단지 기회를 주었을 뿐이고, 자네가 그 기회를 잡은 것이니라."
염라대왕은 일어서서 박 목수에게 다가왔습니다. "박 목수, 자네는 훌륭한 장인이었느니라. 그리고 약속을 지키는 훌륭한 사람이었느니라. 나는 자네 같은 사람을 존경하노라." 그리고는 박 목수의 어깨를 다독였습니다.
박 목수는 깊이 절을 했습니다. "대왕님의 은혜를 평생... 아니, 다음 생에도 잊지 않겠습니다." 염라대왕이 손을 들자 환한 빛이 나타났습니다. "자, 이제 가거라. 편히 쉬다가 다음 생을 준비하거라."
박 목수는 빛 속으로 걸어 들어갔습니다. 그곳은 따뜻하고 평화로웠습니다. 3년간의 고된 작업, 죽음에 대한 두려움, 모든 것이 사라지고 오직 만족감만 남았습니다. '나는 내 인생을 후회 없이 살았다. 최선을 다했다.' 그는 미소 지으며 눈을 감았습니다.
세월이 흘렀습니다. 박 목수가 지은 사랑채는 과연 오래도록 남았습니다. 백 년이 지나도, 이백 년이 지나도 그 집은 여전히 아름다웠습니다. 사람들은 그 집을 보러 멀리서 찾아왔고, 목수들은 그 집을 보며 공부했습니다.
그리고 박 목수의 이야기도 전해졌습니다. 저승에 갔다가 돌아와 명작을 완성한 목수, 염라대왕과 약속을 지킨 장인, 죽음 앞에서도 자신의 일을 완성한 사람... 그의 이야기는 대대로 전해지며 사람들에게 교훈을 주었습니다.
어느 날, 한 젊은 목수가 그 사랑채를 보며 말했습니다. "나도 언젠가 이런 작품을 만들고 싶다. 박 장인처럼 혼을 담은 작품을..." 옆의 늙은 목수가 대답했습니다. "그럼 박 장인처럼 살아야 하느니라. 정성을 다하고, 약속을 지키고, 백 년 후를 생각하며 일해야 하느니라."
그렇게 박 목수의 정신은 계속해서 이어졌습니다. 그가 만든 사랑채처럼, 그의 장인정신도 세월을 넘어 전해진 것입니다.
유튜브 엔딩멘트
여러분, 오늘은 조선시대에 전해지는 목수와 염라대왕의 유쾌하면서도 감동적인 이야기를 들려드렸습니다. 집을 짓다 갑자기 저승으로 간 목수가 염라대왕에게 당당히 말합니다. "일을 마무리하고 오겠습니다!" 그리고 3년 후, 정말로 약속을 지킨 이야기였지요.
이 이야기가 주는 교훈은 명확합니다. 첫째, 자신의 일에 대한 장인정신과 자부심입니다. 박 목수는 죽음 앞에서도 자신의 작품을 완성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여겼습니다. 둘째, 약속을 지키는 성실함입니다. 그는 염라대왕과의 약속을 반드시 지켰고, 그것이 그를 위대한 장인으로 만들었습니다.
우리 조상들은 이런 이야기를 통해 일에 대한 올바른 자세를 후손들에게 전해주었습니다. 어떤 일이든 정성을 다하고, 약속을 지키며, 백 년 후를 생각하며 해야 한다는 가르침입니다. 오늘 하루, 여러분의 일에도 이런 장인정신을 담아보시는 건 어떨까요? 다음 시간에는 또 다른 재미있는 조선시대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