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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온 노승의 지옥 여행기

by K sunny 2025. 1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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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온 노승의 지옥 여행기 , 염라대왕이 시험한 질문 『지옥견문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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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킹멘트 (300자 내외)

"네가 정녕 죽음이 두렵지 않단 말이냐?" 염라대왕의 물음에 노승은 그저 옅은 미소만 지을 뿐이었습니다. 살아있는 인간으로서 염라의 초대를 받은 유일한 자, 혜명 노승. 그가 저승의 문을 열고 염라대왕과 나눈 '삶과 죽음'에 대한 대화, 그리고 두 눈으로 직접 목도한 끔찍한 지옥의 풍경. 이 모든 것을 담아낸 '지옥도' 한 폭에 얽힌 기묘하고도 장엄한 이야기.

디스크립션 (300자 내외)

조선 팔도에서 가장 깊은 산골, 낡은 암자에서 평생을 그림과 명상으로 보낸 혜명 노승. 그의 명성이 저승의 염라대왕에게까지 닿았습니다. 어느 날, 노승 앞에 나타난 저승사자는 그를 '염라의 손님'으로 저승에 초대합니다. 산 자와 죽은 자의 왕이 만난 자리. 삶과 죽음의 경계, 선과 악의 의미에 대한 불꽃 튀는 대화가 오가고, 노승은 염라의 안내로 아무도 본 적 없는 지옥을 구경하게 되는데

※ 혜명 노승의 암자평화로운 혜명 노승의 일상

조선 팔도 금강산의 가장 깊은 기슭, 구름이 허리를 감싼 절벽 위에 고고하게 자리한 작은 암자가 있었다. 볕이 바랜 단청과 낡은 기왓장 사이로 풀이 돋아난, 이곳이 혜명 노승의 거처였다. 혜명은 아흔을 훌쩍 넘겼으나, 그 눈빛만은 백 년 묵은 고목 속 별처럼 형형했다. 사람들은 그가 신선이 되었다고도 수군댔다. 그의 붓끝에서 피어나는 산수화는 살아 숨 쉬는 듯한 기운을 가졌다 하여, 그 그림을 친견하는 것이 소원인 이들이 많았으나, 정작 혜명은 속세의 명성에 초연했다. 그에게 유일한 벗은 낡은 벼루와 먹, 그리고 달빛뿐이었다. 그날도 새벽 예불을 마친 혜명은 툇마루에 앉아 고요히 먹을 갈고 있었다. 짙은 묵향이 암자를 감쌀 무렵, 그는 붓을 들어 화선지에 점 하나를 찍으려던 참이었다. 바로 그때였다. 늘 일정하게 울리던 처마 끝 풍경 소리가 거짓말처럼 멎었다. 산새 소리와 계곡 물소리도 삽시간에 멀어졌다. 암자를 감싼 것은 지독한 정적, 그리고 뼈를 에는 듯한 한기였다. 혜명 노승은 붓을 든 채 미동도 하지 않았다. 그의 시선은 툇마루 아래, 먹물처럼 검고 짙게 드리워진 그림자 하나를 향했다. 이윽고, 그림자의 주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 도포에 갓을 눌러쓴 사내. 창백하다 못해 푸른빛이 도는 얼굴, 그가 들고 있는 서슬 퍼런 패에는 '부를 소' 자가 선명했다. 저승의 차사였다. 차사는 혜명을 노려보며 입을 열었다. 그 목소리는 겨울 바람 소리 같았다. "혜명. 네 수가 다한 것은 아니다." 혜명은 눈을 들어 차사를 물끄러미 바라볼 뿐, 놀라거나 두려워하는 기색 없이 온화한 미소를 지었다. 차사는 이런 반응에 당황한 듯 미간을 좁혔다. 보통 인간이라면 혼비백산하여 살려달라 애원하는 것이 마땅했다. "허나, 너를 부르는 분이 계시다. 염라께서 네 이름을 직접 호명하셨다." 차사의 말에 혜명은 들고 있던 붓을 조용히 내려놓았다. 그리고는 차사를 향해 정중히 합장했다. "이 누추한 곳까지 걸음하시느라 고생 많으셨소이다. 이승의 연이 남았음에도 저를 부르신다 하니, 필시 거부할 수 없는 연유가 있으시겠지요. 다만, 길을 떠나기 전에 차 한 잔 하고 가시지요. 이 산중의 맑은 이슬을 모아 끓인 차입니다." 혜명은 태연자약하게 찻잔을 들어 차사에게 권했다. 차사는 기가 막혔다. 수천 년간 망자를 인도하며 저승사자에게 차를 권하는 인간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차는 마시지 않는다. 나는 저승의 법도를 따를 뿐." "법도 또한 연기에 따르는 법. 차사님의 걸음이 곧 법도이니, 이 차 한 잔이 법도에 어긋날 리 있겠습니까. 이 차는 망자를 위한 차가 아니라, 멀리서 온 손님을 위한 차입니다." 혜명의 눈은 맑고 깊었다. 차사는 잠시 망설였다. 그의 임무는 혜명을 '모셔'가는 것이었다. 염라대왕의 분부는 분명 '손님으로 예우하라'는 것이었다. 차사는 결국 혜명이 내민 찻잔을 받아들었다. 차가운 찻잔의 온기가 그의 얼음장 같은 손에 전해졌다. "따뜻하군." "생의 온기입니다." 차사는 찻잔을 비우고 일어섰다. "이제 가야 한다. 염라께서 기다리신다." 혜명 노승은 아무런 미련 없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낡은 암자를 한 번 돌아보았다. 미처 완성하지 못한 산수화, 닳아버린 목탁, 아궁이의 온기. 그는 그 모든 것을 향해 가벼운 목례를 올렸다. "가십시다." 혜명은 지팡이 하나 짚지 않고, 짚신 한 켤레만 신은 채 차사를 따라나섰다. 그의 발걸음은 마치 아침 산책을 나서는 것처럼 가볍고 평온했다. 차사는 그런 혜명의 뒷모습을 보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과연 염라께서 흥미를 가질 만한 인간이로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죽음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인 자로구나.'

※ 저승사자의 기묘한 '초대'

혜명 노승이 차사를 따라 암자 문턱을 넘자, 익숙했던 풍경이 기묘하게 변했다. 푸른 숲은 잿빛으로 색을 잃었고, 새소리 대신 스산한 바람 소리만이 귓가를 맴돌았다. 혜명이 발을 내디딜 때마다, 흙의 감촉이 사라지고 마른 모래 위를 걷는 듯 서걱거리는 소리가 났다. "여기는 어디쯤이오?" 혜명이 묻자, 차사가 앞서가며 대답했다. "이승과 저승의 경계, 사람들은 이곳을 황천이라 부르기도, 그저 '길'이라고도 부릅니다. 산 자는 올 수 없고, 죽은 자만이 지나는 길이지요." 혜명은 고개를 끄덕이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끝없이 펼쳐진 잿빛 평야. 하늘은 붉은 기운과 검은 기운이 뒤엉켜 기괴한 색을 띠고 있었다. 길가에는 이름 모를 흰 꽃들이 무수히 피어 있었는데, 이상하게도 잎사귀가 하나도 없었다. "저 꽃은 피안화로군요." "눈이 밝으십니다, 노승. 저 꽃은 이승의 기억을 먹고 자라지요. 저 꽃이 만발할수록, 망자들은 이승에서 가졌던 모든 연을 잊게 됩니다." 차사의 설명에도 혜명은 담담히 꽃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는 꽃을 향해 합장하며 조용히 경을 읊조렸다. "이미 지나간 인연에 얽매여 다음 생을 더럽히지 말고, 가벼이 떠나시게나" 그의 염불 소리가 황천길의 스산한 바람을 타고 낮게 울려 퍼졌다. 차사는 혜명을 제지하지 않았고, 오히려 기묘한 존중심마저 느꼈다. 얼마나 많은 망자가 이 길에서 통곡하며 발버둥 쳤던가. 허나 이 노승은, 마치 원래 자신의 길인 듯 평온히 황천길을 걷고 있었다. 한참을 걷자, 저 멀리 거대한 강이 보이기 시작했다. 검붉은 물이 소용돌이치며 흐르는 강, 삼도천이었다. 강물 속에서는 수많은 손들이 뻗어 나와 허공을 붙잡으려 애썼고, 강을 건너지 못한 망령들의 흐느낌이 뼈를 울렸다. 강가에는 낡은 나룻배 한 척과 앙상한 뱃사공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노승, 염라께서 특별히 명하셨습니다. 노승은 죄인이 아니기에, 이 삼도천을 배를 타고 건널 것입니다." 차사가 말하자, 뱃사공이 노승에게 손짓했다. 혜명이 배에 오르려던 순간, 강물 속에서 수많은 망령이 혜명의 짚신을 붙잡으려 아우성쳤다. "나도 데려가시오! 나도 억울하오!" "한 번만 한 번만이라도 저승의 법정에 서게 해다오!" 혜명은 그들을 뿌리치지 않았다. 대신, 그는 자리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무릎을 치며 반야심경을 외기 시작했다. "관자재보살 행심반야바라밀다시 조견오온개공 도일체고액" 그의 맑고 깊은 염불 소리가 검붉은 강물 위로 퍼져나가자, 망령들의 발버둥이 조금씩 잦아들었다. 그들의 일그러진 얼굴에 맺혔던 원망과 분노가 잠시나마 평온을 찾는 듯했다. 차사는 혀를 내둘렀다. 저승의 입구, 삼도천의 망령들을 상대로 설법을 하는 중이라니. 뱃사공은 묵묵히 노를 저어 강을 건넜다. 강을 건너자, 거대하고 웅장한 문이 나타났다. '유도문'이라 불리는 저승의 정문이었다. 문은 칠흑 같은 검은색이었고, 양쪽에는 무시무시한 형상의 귀신들이 창을 들고 서 있었다. 문이 열리자, 찬 기운과 함께 수많은 사람의 곡소리가 섞인 웅성거림이 쏟아져나왔다. 차사가 혜명을 돌아보며 말했다. "노승, 이제부터는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어야 할 것입니다. 저 문 너머가 바로 염라대왕께서 계신 심판정입니다. 그 어떤 광경을 보더라도 놀라거나 두려워 마십시오. 당신은 망자가 아닌, '손님'으로 오셨으니 말입니다." 혜명은 대답 대신, 흐트러진 옷깃을 바로잡고 다시 한번 굳건히 합장했다. 그의 맑은 눈동자는 저승의 입구, 그 어둡고 깊은 심연을 향하고 있었다. 그는 두려움이 아닌, 알 수 없는 깊은 연민과 호기심을 안고 저승의 문턱을 넘어섰다.

※ 염라대왕과의 첫 대면

유도문을 들어서자, 혜명 노승의 눈앞에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졌다. 끝을 알 수 없이 광활한 법정. 하늘은 검붉은 구름에 덮여있고, 땅은 얼음장처럼 차가웠으며, 공기 중에는 묵은 원한과 공포가 서려 있었다. 법정 양옆으로는 무시무시한 형상의 옥졸들이 도열해 있었는데, 그들의 눈은 불타는 숯불 같았고 손에는 날카로운 삼지창이 들려 있었다. 법정 중앙, 수십 길 높이의 단상 위 거대한 옥좌에, 저승의 주인인 염라대왕이 앉아 있었다. 그는 지옥의 불길이 타오르는 병풍을 등지고 있었으며, 그 얼굴은 기쁨도 슬픔도 없는, 오직 '법도' 그 자체인 듯한 엄격함으로 가득 찼다. 그의 눈빛은 이승의 그 어떤 바다보다도 깊은 심연을 담고 있었다. 염라대왕 옆에는 판관들이 쉴 새 없이 무언가를 기록하고 있었고, 그 앞에는 망자의 일생을 비춘다는 거대하고 맑은 거울, 업경대가 세워져 있었다. 혜명이 차사의 인도를 받아 법정 한쪽에 섰을 때, 마침 한 영혼이 옥졸들에게 끌려와 염라대왕 앞에 내동댕이쳐졌다. 이승에서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던 김 판서였다. 그는 저승에 와서도 억울하다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내가 누군 줄 알고 이리 무례하게 구는 것이냐! 당장 나를 이승으로 돌려보내라! 나는 죄를 지은 적이 없다!" 염라대왕은 그를 미동도 없이 내려다보다가, 법정 전체를 울리는 낮은 목소리로 명했다. "업경대에 비추어라." 옥졸들이 김 판서의 머리채를 잡아 업경대 앞으로 끌고 갔다. 거울이 붉은빛을 뿜어내더니, 이내 영상이 나타났다. 김 판서가 가난한 백성의 고혈을 짜내 재물을 축적하는 모습, 뇌물을 바치지 않는 자에게 억울한 누명을 씌워 옥에 가두는 모습, 굶주린 아이의 손에서 떡을 빼앗아 자신의 개에게 던져주는 모습까지. 그의 모든 악행이 낱낱이 비춰졌다. 김 판서는 자신의 모습이 거울에 비치자, 더 이상 소리치지 못하고 사시나무 떨듯 떨며 땅에 머리를 박고 빌기 시작했다. "잘못했습니다, 대왕님! 한 번만 용서해 주십시오! 제가 몰랐습니다!" 염라대왕이 옥좌에서 몸을 일으켰다. "네 이놈, 김 판서야. 네 놈의 죄는 네 놈의 입이 아닌, 네 놈의 삶이 증명하였다. 네 놈이 이승에서 즐긴 하루의 쾌락은, 수백 명 백성의 일 년 눈물이었노라. 네 놈의 악행으로 인해 깨어진 가정과 짓밟힌 생명은 그 수를 헤아릴 수조차 없다." 염라의 목소리는 분노가 아닌, 차가운 선고였다. "저놈을 당장 화탕지옥으로 끌고 가라! 네놈이 탐했던 재물처럼, 저놈의 몸이 펄펄 끓는 쇳물에 녹아내리기를 수만 겁 동안 반복하리라!" 옥졸들이 비명을 지르는 김 판서를 짐승처럼 끌고 나갔다. 법정은 다시 잠잠해졌고, 다음 영혼이 끌려 들어왔다. 혜명 노승은 이 모든 광경을 두려워하거나 눈감지 않았다. 대신, 그는 끌려 나가는 김 판서와 절망에 빠진 영혼들을 향해 조용히 합장했다. 그의 입에서 낮은 경전 소리가 흘러나왔다. 공포에 질린 망자들을 위한 염불이었다. 그 순간, 법정을 가득 채웠던 영혼의 울음소리가 잠시 멎었다. 염라대왕의 시선이 법정 구석의 혜명에게로 향했다. 그 위엄 있는 눈에 처음으로 기묘한 빛, 호기심과도 같은 빛이 스쳤다. 염라대왕이 입을 열었다. "저기, 이승의 냄새를 풍기고 있는 자는 누구인가. 이 저승의 심판정에서 산 자의 온기를 가진 자는 누구냔 말이다." 차사가 황급히 앞으로 나아가 머리를 조아렸다. "대왕이시여, 대왕께서 '손님'으로 초대하신 혜명 노승이옵니다." 염라대왕은 옥좌에 앉은 채, 혜명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네가 바로 혜명이더냐. 금강산에서 평생을 붓과 함께하며,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소문이 자자한 그 혜명 노승이 맞느냐?" 혜명은 염불을 멈추고, 염라대왕을 향해 깊이 허리를 숙여 예를 갖추었다. "살아있는 몸으로 명부의 왕을 뵈옵니다. 소승, 혜명이라 하옵니다." 염라대왕이 물었다. "너는 방금 저 끔찍한 심판을 보았다. 죄인이 끌려 나가고, 그가 저지른 악행이 만천하에 드러나는 것을 보았다. 헌데 네놈은 두려워하지 않는구나. 어찌하여 두려움 대신, 저들을 위해 염불을 외고 있는 것이냐?" 혜명은 조용히 대답했다. "대왕이시여, 소승이 본 것은 죄인이 아니라 '어리석음'이었습니다. 저들은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몰랐던 어리석은 중생일 뿐입니다. 그리고 소승이 염불을 올린 것은, 저 고통받는 영혼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염라대왕의 눈썹이 꿈틀했다. "오호라, 그렇다면 누구를 위해 염불을 외었단 말이냐?" 혜명은 고개를 들어 염라대왕의 눈을 피하지 않고 담담히 말했다. "저들을 심판하셔야만 하는 대왕님을 위해서도 염불을 올렸나이다." 법정 안의 모든 소리가 얼어붙었다. 옥졸들도, 판관들도, 대기하던 망령들조차 숨을 죽였다.

※ 염라대왕과 노승의 '삶과 죽음'에 대한 대담

법정의 소란은 간데없고, 염라대왕은 혜명을 자신의 처소로 이끌었다. 그곳은 화려하거나 위압적이진 않았으나, 방 안은 셀 수 없는 두루마리, 즉 모든 존재의 '생사부'로 가득 차 있었다. 방 안에는 무거운 침묵이 흘렀고, 두루마리가 저절로 펼쳐졌다 감기는 기묘한 소리만이 들려왔다. 염라대왕은 왕의 관복을 벗고, 검은 도포 차림으로 혜명과 마주 앉았다. 그는 혜명에게 차를 한 잔 권했다. 다만 그 찻잔은 온기가 아닌, 저승의 냉기가 담겨 있었다. "너는 나를 위해 염불을 한다 하였다. 수억 겁의 세월 동안, 나 염라를 동정하거나 나를 위해 기도한 자는 네가 처음이다. 어찌 그런 생각을 하였느냐?" 염라대왕의 목소리는 법정에서와 달리, 깊은 피로감과 무게가 실려 있었다. 혜명은 찻잔을 조용히 내려놓았다. "대왕이시여, 소승이 보기에 이 저승에서 가장 큰 고통을 짊어지신 분은, 지옥에서 형벌을 받는 죄인들이 아니라, 그 모든 것을 지켜보며 엄정한 법도를 세워야 하는 대왕님이시기 때문입니다. 연민이 없이는 공정한 심판도 할 수 없는 법. 대왕께서는 매 순간, 모든 영혼의 고통을 함께 겪고 계시지 않으십니까." 염라대왕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그는 창밖, 검붉은 저승의 하늘을 바라보았다. "연민이라 이곳 명부에서 연민은 사치일 뿐이다. 나는 '법도' 그 자체여야 한다. 나는 '균형'을 맞추는 저울추여야 한다. 한 치의 사사로운 감정도 허용되지 않는다." 혜명이 물었다. "그렇다면 대왕께서는 어찌하여 소승을 이 위험한 곳까지 부르셨나이까. 살아있는 인간을 저승의 손님으로 맞이하신 것은, 법도에도 균형에도 맞지 않는 일이 아니옵니까." 염라대왕이 혜명을 돌아보았다. "그것이 너를 부른 이유다. 나는 네 그림에서 이승의 풍경 너머 '본질'을 보았다. 또한 네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그저 문턱을 넘는 것과 같다고 설파한다 들었다." "죽음은 생의 끝이 아니라, 또 다른 모습일 뿐이라 믿고 있나이다." "허나, 혜명아. 너는 진정한 '죽음 이후'를 보지 못했다. 네가 말하는 죽음은 이승의 늙고 병든 육신이 겪는 과정일 뿐. 진정한 고통과 절망, 업보의 무게를 너는 알지 못한다. 나는 네가 궁금했다. 이승의 모든 것을 초월한 듯 말하는 네가, 이 저승의 '진짜 모습'을 보고도 그리 담담할 수 있을지. 네 깨달음이, 진정한 고통 앞에서도 빛을 발할 수 있을지 말이다." 염라대왕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너는 이승에서 '삶'을 그렸더구나. 나는 너에게 '죽음'을 보여주려 한다. 네가 삶과 죽음이 둘이 아니라고 하였으니, 과연 네가 죽음을 그리고도 똑같은 말을 할 수 있을지 시험해보고 싶었다." 혜명은 염라대왕의 깊은 의도를 깨달았다. 그는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었다. 어쩌면 염라대왕 자신도, 이 끝없는 심판의 세월 속에서 자신의 존재 의미를 확인받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소승, 무엇을 보면 되겠나이까." "네가 법정에서 본 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이 명부에는 수천수만의 지옥이 있다. 이승에서 지은 죄의 무게와 종류만큼 다양한 고통이 존재한다. 인간들은 막연히 '지옥'이라 부르며 두려워하지만, 그 실상은 상상조차 하지 못하지." 염라대왕의 눈이 다시 차갑게 빛나기 시작했다. "너는 저들을 '어리석다' 하였고, '연민'한다 하였다. 그렇다면 그 어리석음의 대가가 얼마나 끔찍한지, 그 연민이 얼마나 무력한 것인지 직접 보아야 하지 않겠느냐." 혜명은 묵묵히 일어섰다. "대왕께서 이끄시는 길이라면, 그것이 설사 지옥의 불구덩이라 할지라도 피하지 않겠나이다." 염라대왕은 만족한 듯, 혹은 서글픈 듯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좋다. 나를 따르라. 지금부터 너에게 인간의 '업보'가 만들어낸 진짜 풍경, '지옥도'를 보여주겠다. 네가 과연 그것을 붓에 담을 수 있을지, 나 또한 궁금하구나." 염라대왕이 손짓하자, 처소의 벽이 안개처럼 스르르 열리며 더 깊고 어두운 심연으로 향하는 길이 나타났다. 그 길 끝에서는 법정에서 들었던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끔찍한 비명 소리와 유황 냄새가 진동하고 있었다.

※ 노승의 깨달음에 감명 혹은 의문을 품은 염라

염라대왕의 처소를 나서자, 혜명 노승은 숨 막히는 광경과 마주했다. 그들은 법정이 아닌, 거대한 절벽 끝에 서 있었다. 발아래로는 끝을 알 수 없는 심연이 펼쳐져 있었고, 그 속에서 수백만 개의 불빛이 아른거렸다. 자세히 보니 그것은 불빛이 아니라, 고통에 몸부림치는 영혼들의 원념이었다. 염라대왕은 절벽 끝에서 아래를 가리켰다. "보아라, 혜명. 저 아래가 네가 익히 들어온 '지옥'이다. 이곳은 하나의 장소가 아니다. 이승에서 인간의 마음이 천 갈래 만 갈래이듯, 지옥 또한 그 마음의 수만큼 존재한다. 저 지옥들은 모두 이승에서 인간들이 스스로 만든 것이다. 나는 그저 그들이 만든 감옥의 문을 열어줄 뿐이다." 혜명은 그 압도적인 절망의 풍경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오히려 한 걸음 더 절벽 끝으로 다가가, 그 깊은 어둠을 가만히 응시했다. 마치 화가가 그림을 그리기 전, 화폭을 바라보는 눈빛과도 같았다. "대왕이시여, 어찌하여 이 많은 영혼이 이토록 깊은 고통에 빠져야만 하나이까. 이승에서의 한평생이 그리도 무거웠단 말입니까." 염라대왕이 대답했다. "무거운 것은 삶이 아니라 '집착'이다. 재물에 대한 집착, 권력에 대한 집착, 타인을 해하려는 집착. 그 집착이 쇠사슬이 되어 스스로를 묶고, 그 무게만큼 깊이 가라앉는 것이다. 저들은 죽어서도 이승의 집착을 놓지 못하고, 여기서까지 그것을 갈구하며 고통받는다." 염라대왕은 혜명을 이끌고 절벽을 따라 난 좁은 길을 걷기 시작했다. 길은 끝없이 아래로 향했다. 주변 공기는 점점 뜨거워졌고, 살이 타는 냄새와 피비린내가 코를 찔렀다. 혜명의 귀에도 이제는 선명하게 들렸다. 살려달라는 애원, 고통에 찬 비명, 그리고 누군가를 향한 저주 섞인 울부짖음이 뒤섞여 거대한 소리의 장벽을 이루고 있었다. 그들은 마침내 거대한 불길이 타오르는 강 앞에 섰다. 강물은 피처럼 붉었고, 그 위로는 수많은 칼날이 솟아난 다리가 놓여 있었다. '나하교'라 불리는 다리였다. "이 다리를 건너야 첫 번째 지옥, 도산지옥에 이른다. 이승에서 선행을 쌓은 자는 이 다리가 비단길처럼 편안할 것이나, 악행을 저지른 자는 저 칼날 하나하나가 온몸을 찢는 고통을 맛보게 될 것이다." 염라대왕이 먼저 다리 위로 발을 내디뎠다. 그가 밟는 곳마다 칼날이 스르르 안으로 사라져 평탄한 길이 되었다. 혜명 또한 그 뒤를 따랐다. 혜명의 발이 닿자, 칼날들은 그를 베지 못하고 오히려 맑은 소리를 냈다. 혜명은 다리 위에서 잠시 멈추었다. 다리 아래 붉은 강물 속에서 수많은 영혼이 허우적대며 그를 향해 손을 뻗었다. "스님! 스님! 제발 저 좀 구해주시오! 다리가 너무 뜨거워 건널 수가 없소!" 혜명은 그들을 향해 다시 합장했다. "그대들을 뜨겁게 하는 것은 강의 불길이 아니라, 그대들 마음에 남은 '분노'의 불길입니다. 그 불을 놓으셔야 합니다." 그러나 영혼들은 혜명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고, 오직 서로를 짓밟으며 다리 위로 기어오르려 발버둥 칠 뿐이었다. 염라대왕이 혜명을 재촉했다. "어서 가자, 혜명. 저들은 네 말을 들을 귀가 없다. 저들의 귀는 오직 이승에 대한 미련과 원망으로만 가득 차 있으니. 네가 진정 연민을 가졌다면, 저들이 왜 저곳에 있어야 하는지 그 이유를 보아야 한다." 혜명은 고개를 돌려 다시 염라대왕의 뒤를 따랐다. 다리를 건너자, 거대한 쇠문이 나타났다. 문에는 '도산지옥'이라는 글자가 피처럼 붉게 새겨져 있었다. 문이 열리자,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끔찍한 열기와 비명이 혜명을 덮쳤다. 이곳이 바로, 염라대왕이 보여주고자 한 '진짜' 저승의 모습이었다.

※ 염라대왕의 안내로 각 지옥을 순례하는 노승

도산지옥의 문이 열리자, 혜명은 잠시 숨을 멈췄다. 끝없이 펼쳐진 칼날의 산. 하늘도 땅도 온통 날카로운 칼과 창으로 뒤덮여 있었고, 죄지은 영혼들은 벌거벗은 몸으로 그 칼날 위를 걸어야 했다. 발이 찢어지고 온몸이 베여 피가 강물처럼 흘렀지만, 한 걸음을 뗄 때마다 상처는 기이하게도 다시 아물었다. 고통이 영원히 반복되는 것이다. 염라대왕은 끔찍한 풍경 속에서도 평온하게 설명했다. "이곳은 도산지옥. 이승에서 짐승을 함부로 죽이고, 산 생명을 고통스럽게 한 자들이 오는 곳이다. 그들이 칼로 그러했듯, 이제 그들 자신이 칼의 고통을 영원히 맛보는 것이다." 혜명은 그곳에서 한 영혼을 보았다. 그는 이승에서 짐승을 고문하며 즐거워했던 백정이었다. 그는 지금 자신의 살점이 찢겨 나가는 고통에 울부짖고 있었다. 혜명은 외면하지 않았다. 그는 칼산 바로 앞까지 다가가, 피를 흘리며 기어가는 영혼들을 향해 목탁 대신 손뼉을 치며 경을 외기 시작했다. 맑은 염불 소리가 칼날의 비명 소리를 뚫고 울려 퍼졌다. 염라대왕이 물었다. "혜명아, 네 염불이 저들의 고통을 멈출 수 있으리라 생각하느냐? 저들은 지금 자신의 죄가 무엇인지도 모른 채, 그저 고통스럽다 울부짖을 뿐이다." "소승의 염불은 저들의 고통을 멈추기 위함이 아닙니다. 다만, 저 고통 속에서라도 아주 잠시, 찰나의 순간이라도 자신의 어리석음을 돌아볼 기회를 주기 위함입니다. 어둠이 깊을수록 작은 등불 하나가 더욱 절실한 법입니다." 혜명의 염불에 몇몇 영혼이 잠시 걸음을 멈추고 그를 바라보는 듯했으나, 이내 지옥의 바람에 밀려 다시 칼날 위를 구르며 비명을 질렀다. 염라대왕은 혜명을 이끌고 다음 지옥으로 향했다. 그들이 도착한 곳은 거대한 가마솥이 펄펄 끓고 있는 '화탕지옥'이었다. 이곳의 열기는 도산지옥과 비교할 수 없었다. 끓어오르는 것은 물이 아니라, 인간의 탐욕이 녹아내린 펄펄 끓는 쇳물이었다. 그리고 그 쇳물 속에서, 아까 법정에서 보았던 김 판서를 비롯한 수많은 영혼이 떠올랐다 가라앉기를 반복했다. 그들은 이승에서 백성의 고혈을 짜내 재물을 탐했던 자들이었다. "보아라, 혜명. 저들은 이승에서 '돈'을 신처럼 모셨다. 이제 그들이 그토록 사랑했던 쇳물 속에서 영원히 헤엄치게 된 것이다. 네가 보기에 이것이 불공평하더냐?" 김 판서는 쇳물 속에서 혜명을 발견하고는 손을 뻗으며 애원했다. "스님! 나 좀 보시오! 내가 잘못했소! 제발 대왕께 한마디만 한마디만 잘 말씀해 주시오!" 혜명은 가마솥 바로 앞까지 다가갔다. 그 뜨거운 열기에 혜명의 눈썹이 그을릴 정도였다. 그는 김 판서를 내려다보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 "판서 어른. 지금 그대를 뜨겁게 하는 것은 저 쇳물이 아닙니다. 아직도 그대의 마음속에 이글거리고 있는 '탐욕'의 불길입니다. 그 재물에 대한 집착, 그 권력에 대한 미련을 놓으십시오. 그것을 놓는 순간, 쇳물은 그대를 더 이상 태우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나 김 판서는 그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저 고통에 울부짖으며 혜명을 원망했다. "이 중놈이 감히 나를 능멸하는가! 네놈도 똑같이" 그 순간, 혜명은 염라대왕을 향해 돌아섰다. 그리고는, 저승의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행동을 했다. 그는 끓어오르는 화탕지옥의 가마솥을 향해,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지켜보는 염라대왕을 향해, 자신의 이승에서의 가장 큰 예법인 '백팔배'를 올리기 시작했다. 한 번, 또 한 번, 혜명은 땀을 비 오듯 흘리면서도 멈추지 않고 절을 올렸다. 염라대왕의 눈이 태어나 처음으로 크게 흔들렸다. "혜명 네 지금 무엇을 하는 것이냐! 당장 멈추지 못할까!" 혜명은 절을 멈추지 않고 대답했다. "대왕이시여 이제야 알았습니다. 진정한 지옥은 칼의 산도, 끓는 솥도 아니었습니다. 이 모든 고통을 매일같이 지켜보시며, 이 모든 원망을 한 몸에 받으시면서도, 이승의 균형을 위해 법도를 세워야만 하는 대왕의 마음이야말로 가장 깊고, 가장 춥고, 가장 뜨거운 지옥이었음을 소승이 대왕의 그 고통을 대신할 수는 없으나, 이 백팔배로 대왕의 업보에 잠시나마 예를 올리고자 하나이다." 혜명의 마지막 절이 끝났을 때, 화탕지옥을 가득 채웠던 끔찍한 비명 소리가 아주 잠시, 거짓말처럼 멎었다. 염라대왕은 혜명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의 얼굴에는 천 년의 피로와 만 년의 고독이 스쳐 지나갔다. "일어나라, 혜명. 너는 이 지옥을 볼 자격이 있다. 아니, 너는 이 지옥을 '그릴' 자격이 있다. 이제 그만, 이승으로 돌아가거라."

※ 그는 보고 온 모든 것을 캔버스에 옮기기 시작

염라대왕의 말이 끝나자, 혜명의 눈앞이 암전되었다. 지옥의 끔찍한 열기와 비명 소리, 유황 냄새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가 다시 눈을 떴을 때, 그는 자신의 낡은 암자 툇마루에 앉아 있었다. 마치 길고 긴 악몽에서 깨어난 듯했다. 창밖에는 새벽 새소리가 들려왔고, 처마 끝 풍경이 맑은 소리를 냈다. 모든 것이 그가 저승의 차사를 만나기 전과 똑같았다. 혜명은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았다. 화탕지옥의 열기에 그을렸던 눈썹도, 백팔배를 하느라 땀에 젖었던 몸도 모두 원래대로 돌아와 있었다. 모든 것이 꿈이었단 말인가? 하지만 아니었다. 그의 코끝에는 이승의 묵향 사이로, 아주 희미하게 저승의 유황 냄새가 맴돌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가슴 속에는 그가 보고 온 모든 풍경이, 염라대왕의 고독한 눈빛이 너무도 선명하게 각인되어 있었다. 혜명은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났다. 그는 방으로 들어가 가장 큰 화선지를 벽 전면에 펼쳤다. 그는 벼루에 먹을 갈기 시작했다. 그의 손은 아흔 노인의 손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힘이 넘쳤고, 그의 눈은 이승 너머의 것을 본 자의 깊이로 빛나고 있었다. 그는 붓을 들었다. 그는 자신이 본 것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는 더 이상 아름다운 금강산의 산수화를 그리지 않았다. 그의 붓끝에서, 끝없이 펼쳐진 칼날의 산, 도산지옥이 그려졌다. 펄펄 끓는 쇳물 가마, 화탕지옥이 그려졌다. 고통에 몸부림치는 수많은 영혼의 모습이, 그들의 일그러진 얼굴이, 그리고 그들을 내려다보는 옥졸들의 무시무시한 형상이 화폭을 가득 채웠다. 혜명은 먹고 자는 것도 잊은 채 그림에 몰두했다. 며칠 밤낮이 지났는지 알 수 없었다. 그는 두려움 대신 연민의 눈물을 흘리며 그림을 그렸다. 그 눈물은 인간의 어리석음에 대한 연민이었고, 그 모든 것을 짊어진 염라대왕을 향한 이해의 눈물이었다. 마침내 그림이 완성되어 갈 무렵, 혜명은 그림의 가장 윗부분, 그 모든 지옥을 굽어보는 자리에 염라대왕의 모습을 그렸다. 그가 그린 염라대왕은 무서운 심판자가 아니었다. 그는 이 세상의 모든 슬픔과 고통을 홀로 짊어진 채, 고뇌하는 왕의 모습이었다. 혜명은 마지막 붓질을 마쳤다. 거대한 '지옥도'가 완성된 것이다. 그 그림은 보는 이를 압도했다. 그것은 지옥의 풍경을 담았으되, 역설적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가장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그림을 완성한 혜명 노승은 붓을 내려놓고, 자신의 그림 앞에 조용히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그는 자신이 그린 지옥도를, 그리고 그 안의 염라대왕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는 이제 삶도, 죽음도 두렵지 않았다. 그는 삶과 죽음이 결국 '마음'이라는 하나의 화선지 위에 그려지는 그림임을 깨달았다. 그는 옅은 미소를 지은 채, 천천히 눈을 감았다. 며칠 뒤, 노승을 찾아온 제자들은 웅장하고도 무시무시한 지옥도 앞에서, 마치 잠이 든 듯 평화로운 얼굴로 앉아 숨을 거둔 혜명 노승을 발견했다. 그 순간, 맑은 날이었음에도 암자 처마의 풍경 소리가 잠시 멎었다고 전해진다. 저 멀리 저승에서, 가장 귀한 손님을 맞이하기 위한 차사가, 이번에는 정중한 예의를 갖추어 혜명 노승을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혜명 노승이 남긴 이 '지옥도'는, 훗날 많은 사람에게 삶의 경종을 울리는 위대한 걸작으로 남게 되었다.

유튜브 엔딩멘트

오늘 준비한 '염라대왕과 노승의 지옥도'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살아있는 몸으로 저승을 구경하고, 염라대왕과 삶과 죽음을 논했던 혜명 노승.
그가 붓끝에 담은 지옥의 풍경은, 어쩌면 오늘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의 또 다른 모습은 아니었을까요?
어르신들께서도 혜명 노승의 깊은 깨달음과 함께 평안한 밤 되시기를 바랍니다.
저희 '조선 야담'은 다음에도 더욱 흥미롭고 가슴에 남는 옛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편안한 시간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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