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라대왕 이야기 - '제 목숨을 남편에게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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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킹 (300자 이내)
남편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저승사자가 데리러 왔습니다. 그런데 이 여인, 저승사자 다리를 부여잡고 놓지 않습니다. "제 목숨을 대신 가져가십시오!" 급기야 저승까지 쫓아간 그녀는 염라대왕 앞에서 자기 손가락을 깨물어 피로 글자를 씁니다. 수천 년간 저승을 다스린 염라대왕도 처음 보는 광경. 과연 이 여인의 지독한 사랑은 죽음의 법도마저 뒤집을 수 있을까요?
※ 1단계. 첫 장면 (오프닝 이미지)
추적추적 빗줄기가 세상을 적시는 깊은 밤이었습니다. 한양 남산골 끝자락, 기와도 올리지 못한 낡은 초가집 한 채가 장대비 속에 웅크리고 서 있었습니다. 지붕 틈으로 빗물이 새어 들어 구석에 놓인 양푼에 또각또각 떨어지고, 방 안에는 호롱불 하나가 가냘프게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그 희미한 불빛 아래, 두 개의 그림자가 하나로 엉켜 있었습니다. 가난한 선비 이생과 그의 아내 서씨. 세상이 이 부부에게 준 것이라곤 비 새는 방 한 칸과 기울어진 밥상뿐이었으나, 그들에게는 세상 어떤 임금도 부럽지 않은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서로였습니다. 이생의 넓은 가슴에 얼굴을 묻은 서씨가 나직이 속삭였습니다. "서방님, 비가 이리 세차니 세상에 우리 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이생이 아내의 흩어진 머리카락을 귀 뒤로 쓸어 넘기며 부드럽게 웃었습니다. "원래 세상에 임자와 나 둘뿐이지 않소." 그의 입술이 서씨의 이마에, 눈꺼풀에, 코끝에 차례로 내려앉았습니다. 서씨가 눈을 감고 남편의 목을 감싸 안자, 이생은 아내의 허리를 끌어당겨 온몸의 체온을 나누었습니다. 낡은 이불 위에서 두 사람은 서로의 숨결을 삼키듯 깊은 입맞춤을 나누었습니다. 빗소리가 세상의 모든 소리를 지워주었고, 호롱불이 꺼질 듯 일렁이는 방 안에는 오직 두 사람의 거친 숨소리와 나직한 신음만이 가득 차올랐습니다. 가난도, 체면도, 내일의 걱정도 이 순간만큼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서로의 살결 위를 흐르는 빗물처럼, 그들의 사랑은 거침없이 흘러넘쳤습니다.
※ 2단계. 주제 제시
한바탕 격정의 파도가 지나간 뒤, 방 안에는 고요한 평화가 내려앉았습니다. 서씨가 몸을 일으켜 수건을 적셔 이생의 땀 젖은 이마와 목선을 정성스레 닦아주었습니다. 그 손길이 어찌나 부드러운지, 이생은 눈을 감고 아내의 손에 볼을 비볐습니다. "서방님, 고단하시지요? 내일 또 글공부 하셔야 하는데, 잠을 설치게 해서 미안합니다." 이생이 아내의 손목을 잡아 입술에 가져다 대며 말했습니다. "미안하긴. 임자와 함께하는 밤이면 천 년을 새워도 모자란데, 무슨 고단함을 말하오." 서씨가 웃음을 머금고 이생의 가슴에 귀를 대었습니다. 두근, 두근. 남편의 심장 소리가 온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음악이었습니다. "서방님, 이 심장 소리가 멈추는 날, 저도 함께 멈출 겁니다. 저는 서방님 없이는 단 한 순간도 살 수 없어요." 이생이 아내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대답했습니다. "부인, 그런 불길한 소리 마시오. 우리는 백년해로할 것이오." "약속해 주세요. 이생에서도, 다음 생에서도, 그다음 생에서도 꼭 저를 찾아와 주세요." "약속하오. 천 번을 다시 태어나도 임자를 찾아가리다." 두 사람은 새끼손가락을 걸었습니다. 빗소리 속에 맺어진 그 맹세가 얼마나 무거운 것인지, 이 약속이 장차 저승의 법도마저 흔들 씨앗이 될 줄은, 이 순간 두 사람 모두 알지 못했습니다. 서씨는 남편의 품에 깊이 파고들어 눈을 감았고, 이생은 아내의 등을 토닥이며 함께 잠들었습니다. 창밖의 비는 여전히 내렸지만, 두 사람이 만든 온기는 새벽이 올 때까지 꺼지지 않았습니다.
※ 3단계. 설정 (준비)
이생은 학문에는 재주가 비범했으나 세상 물정에는 한없이 어두운 사람이었습니다. 쌀독이 비어도 책을 펼치면 배고픔을 잊었고, 지붕이 새어도 붓을 들면 세상근심이 사라졌습니다. 그래서 집안 살림은 온전히 서씨의 몫이었습니다. 서씨는 해가 뜨기 전에 일어나 부엌에 불을 지폈습니다. 동이 트면 빨래를 하고, 낮에는 마을 부잣집 부인들의 옷감을 받아 삯바느질을 했습니다. 가는 바늘에 찔려 손끝이 성한 날이 없었지만 서씨는 한 번도 불평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밤이면 호롱불 아래서 이생의 글 읽는 소리를 들으며 미소 짓는 것이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이 부부를 볼 때마다 수군대곤 했습니다. "쯧쯧, 서씨 저 여인 참 팔자도 기구해라. 저 고운 얼굴에 바느질 솜씨도 좋으니 어디 좋은 데로 갔으면 비단옷에 살텐데." "글쎄 말여, 이생 저 양반은 무슨 복을 타고 났길래 저런 색시를 얻었는지. 과거도 못 붙고 매일 책만 쌓아두고." 누가 뭐라 하든 서씨는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저녁이 되어 이생이 공부를 마치면, 서씨는 따뜻한 미음 한 그릇을 올리고 남편의 어깨를 주물러 주었습니다. 이생은 아내의 갈라진 손을 보며 가슴이 아렸습니다. "임자, 내 반드시 장원급제하여 비단옷을 해 입히리다." 서씨가 웃으며 고개를 저었습니다. "비단옷이 뭐가 대수입니까. 서방님이 건강하게 제 곁에만 있어주시면 그것이 제겐 천금입니다." 이생은 아내의 손에 입을 맞추었고, 서씨는 남편의 품에 안겨 두 눈을 감았습니다. 온몸이 녹아드는 듯한 포근함 속에서, 세상의 가난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 4단계. 사건 발생 (촉발)
드디어 삼 년에 한 번 열리는 과거 시험 날이 다가왔습니다. 이생은 보따리를 꾸려 한양 과거장으로 떠나야 했습니다. 서씨는 새벽부터 일어나 정성껏 주먹밥을 만들고 남편의 도포를 깨끗이 다려 입혔습니다. 대문 앞에서 서씨가 이생의 옷매무새를 고쳐주며 당부했습니다. "서방님, 부디 건강히 다녀오세요. 시험 결과는 하늘의 뜻이니 너무 마음 쓰지 마시고요." 이생이 아내의 볼에 가볍게 입을 맞추었습니다. "금방 다녀오리다. 너무 보고 싶으면 달을 보시오. 나도 같은 달을 보며 임자를 생각할 터이니." 서씨는 남편의 뒷모습이 고갯마루 너머로 사라질 때까지 손을 흔들었습니다. 그런데 이생이 떠난 이틀째 되던 날, 마을에 느닷없이 무서운 역병이 들이닥쳤습니다. 사람들이 하나둘 쓰러지기 시작했고, 곳곳에서 곡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서씨는 불안한 마음을 달래며 남편이 무사하기만을 빌었습니다. 닷새 뒤, 한양에서 돌아온 이생은 행색이 말이 아니었습니다. 과거에 낙방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얼굴이 백납처럼 하얗게 질려 있었습니다. 대문을 들어서자마자 이생이 마른기침을 쏟아냈습니다. "쿨럭! 쿨럭! 쿨럭!" 서씨의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았습니다. 남편의 이마에 손을 대니 불덩이처럼 뜨거웠습니다. 한양에서 돌아오는 길에 역병에 걸린 것이었습니다. 서씨는 미친 듯이 약재를 구하러 뛰어다녔습니다. 밤새 약을 달이고, 물수건으로 열을 식히고, 미음을 떠 입에 넣어주었습니다. 하지만 이생의 병세는 하루가 다르게 나빠졌습니다. 사흘째 되는 밤, 이생은 의식조차 오락가락하며 헛소리를 해댔습니다. "부인... 미안하오... 비단옷... 못 해줘서..." 서씨는 남편을 끌어안고 하늘을 향해 울부짖었습니다. "하늘이여, 제발 이 사람만은 살려주십시오! 무엇이든 하겠습니다!"
※ 5단계. 고민 (망설임)
이생이 쓰러진 지 닷새째 되던 밤이었습니다. 자정을 알리는 북소리가 멀리서 울려 퍼지는데, 갑자기 방 안의 호롱불이 푸르스름하게 변하더니 으스스한 한기가 밀려들었습니다. 바깥에서 인기척이 났는가 싶더니, 아무도 열지 않은 방문이 저절로 스르륵 밀려 열렸습니다. 문 앞에 칠흑같이 검은 갓에 검은 도포를 입은 장신의 사내가 서 있었습니다. 쇠사슬을 든 그의 눈이 붉게 타오르고 있었습니다. 저승사자였습니다. "이생, 너의 명이 다했다. 어서 일어나 나를 따르거라." 저승사자의 목소리는 겨울바람처럼 차가웠습니다. 이미 혼백이 흐릿해진 이생의 몸에서 희미한 빛이 빠져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서씨는 경악하여 벌떡 일어났습니다. 온몸이 얼음장처럼 차갑게 굳었지만, 그녀는 이를 악물고 저승사자 앞을 가로막았습니다. "안 됩니다! 절대로 이 사람을 데려갈 수 없습니다!" 저승사자가 눈살을 찌푸렸습니다. "비키거라. 산 자가 저승의 일에 끼어드는 것이 아니다." "비키지 않겠습니다!" 서씨는 저승사자의 다리를 두 팔로 부여잡고 매달렸습니다. "이 사람은 아직 스물다섯밖에 안 됐습니다! 아직 세상에서 할 일이 남았단 말입니다! 제발, 차라리 저를 대신 데려가 주십시오!" 이생이 가느다란 목소리로 말렸습니다. "부인, 그만하시오. 천명을 어찌 사람의 힘으로 거스르겠소. 제발 나를 놓아주시오." 하지만 서씨의 두 눈은 살아있는 불꽃 그 자체였습니다. 절대로 놓지 않겠다는, 죽어도 놓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타오르고 있었습니다.
※ 6단계. 2막 진입 (새 세계로 들어감)
저승사자는 난생처음 겪는 상황에 당혹스러웠습니다. 수백 년간 영혼을 거둬왔지만, 이처럼 완강하게 저항하는 산 사람은 처음이었습니다. 서씨는 다리를 잡은 채 한 치도 물러나지 않았고, 저승사자가 아무리 쇠사슬을 흔들어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습니다. "허, 참. 이 여인이 진정 보통 내기가 아니구나." 저승사자가 한숨을 내쉬더니 잠시 무언가를 궁리하는 듯했습니다. 이윽고 그가 입을 열었습니다. "내가 산 자를 억지로 데려갈 권한은 없다. 하지만 네 남편의 명은 이미 다했으니, 이생의 혼은 반드시 데려가야 한다. 정 그 남편이 아까우면, 직접 저승에 가서 염라대왕님께 청해 보거라. 다만 대왕님이 들어주실지는 장담 못 한다." 보통 사람이라면 저승이라는 말에 혼비백산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서씨는 단 일 초의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가겠습니다. 저승이든 지옥이든, 남편을 살릴 수 있다면 어디든 가겠습니다." 서씨는 이생의 손을 꼭 잡았습니다. 이생의 손은 이미 차갑게 식어가고 있었지만, 서씨의 손에서 전해지는 온기가 마지막 남은 혼백의 빛을 붙잡아 두고 있었습니다. 두 사람은 저승사자의 인도를 따라 집을 나섰습니다. 어둠 속에 삼도천으로 이어지는 물안개가 자욱하게 피어올랐고, 나룻배 한 척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산 자와 죽어가는 자가 함께 저승으로 가는 배. 그 전대미문의 나룻배가 천천히 안개 속으로 사라져 갔습니다.
※ 7단계. B 이야기 (감정 줄거리)
삼도천을 건너는 나룻배 위, 검은 물결이 출렁일 때마다 알 수 없는 신음소리가 물속에서 올라왔습니다. 뱃사공은 얼굴 없는 그림자였고, 긴 노를 저을 때마다 삐걱삐걱 뼈가 삐거덕거리는 소리가 났습니다. 서씨는 이생의 머리를 무릎에 올려놓고 그의 창백한 얼굴을 내려다보았습니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 놓인 남편의 얼굴은 투명하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서방님, 기억하세요? 처음 만났던 날." 서씨의 음성에 이생의 눈꺼풀이 가늘게 떨렸습니다. 그랬습니다. 삼 년 전 봄, 남산골 우물가에서였습니다. 물동이를 인 서씨가 발을 헛디뎌 넘어질 뻔한 것을 이생이 달려가 부축해 준 것이 인연의 시작이었습니다. 그날 서씨의 치맛자락에 묻은 우물물이 이생의 도포를 적셨고, 서씨가 붉어진 얼굴로 연신 사과하던 모습이 이생의 심장에 돌이킬 수 없는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혼례는 보잘것없었습니다. 집안에 돈이 없어 폐백 음식은 마을 어르신이 인심 써서 보태준 것이었고, 기러기 대신 나무 깎은 오리 한 마리가 상 위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서씨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신부였습니다. 첫날밤, 이생의 떨리는 손이 서씨의 족두리를 벗겨줄 때 두 사람 모두 심장이 터질 것 같았습니다. 추운 겨울밤에는 이불 속에서 서로의 언 손과 발을 녹여주었습니다. 서씨가 이생의 차가운 발을 자기 배에 품으면, 이생은 아내의 손을 입김으로 따뜻하게 해주었습니다. "미안하오, 부인." 이생이 힘겹게 입을 열었습니다. "평생 고생만 시키고, 끝내 이런 길까지 걷게 하는구려." 서씨는 이생의 이마에 입술을 대며 속삭였습니다. "서방님, 저는 서방님과 함께라면 이 저승길도 꽃길입니다. 두려워 마세요. 제가 반드시 서방님을 데리고 돌아갈 테니까요." 서씨의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떨어져 이생의 볼 위를 흘러내렸습니다.
※ 8단계. 재미 구간 (Fun and Games)
삼도천을 건너자 저승의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하늘은 잿빛이었고, 땅은 검붉은 흙으로 덮여 있었으며, 어디선가 쉴 새 없이 곡소리와 비명이 뒤섞여 울려 퍼졌습니다. 길가에는 온갖 귀신들이 진을 치고 있었습니다. 혀를 한 자나 길게 늘어뜨린 처녀귀신이 음산하게 웃으며 다가왔습니다. "어머, 산 냄새가 나네. 풋풋하고 따뜻한 냄새. 맛있겠다." 배가 북처럼 불룩한 아귀 셋이 침을 질질 흘리며 이생 주위를 어슬렁거렸습니다. "이 혼백, 아직 덜 식었네. 한 입만 먹자." 아귀 하나가 축축한 손으로 이생의 팔을 잡으려는 순간, 서씨가 벼락같은 호통을 질렀습니다. "이것들이 어디서 감히! 내 남편 몸에 손끝이라도 대면 그 손목을 분질러 놓겠다!" 서씨의 눈에서 뿜어져 나오는 살기에 아귀들이 화들짝 놀라 물러났습니다. 처녀귀신이 킥킥 웃었습니다. "어머나, 저 언니 무서워라. 귀신보다 더 무섭네." 서씨가 처녀귀신도 쏘아보자 그마저도 쪼르르 도망갔습니다. 이생이 힘없이 피식 웃었습니다. "허허, 우리 부인이 귀신도 못 당하는구려." "서방님은 가만히 계세요. 제가 다 해결할 테니." 그때 길을 가로막고 선 도깨비 무리가 나타났습니다. "통행세를 내라! 산 자가 저승을 지나려면 값을 치러야지!" 서씨는 품에서 유일하게 가져온 은비녀를 꺼내 던졌습니다. 혼수로 받은 단 하나뿐인 보물이었지만,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습니다. "됐느냐? 더 원하면 이 목숨이라도 줄 테니 썩 비키거라." 도깨비들이 쩔쩔매며 길을 열었습니다. 저승 초입부터 소문이 쫙 퍼졌습니다. 산 여인이 남편을 살리러 왔는데, 그 기세가 귀신 잡는 귀신이라고.
※ 9단계. 중간 전환점 (Midpoint)
마침내 두 사람은 저승의 심장부, 염라대왕의 심판전에 도착했습니다. 거대한 문이 천둥소리와 함께 열리자, 끝이 보이지 않는 어마어마한 전각이 나타났습니다. 수백 개의 촛불이 푸른 빛으로 타오르고, 좌우에는 소머리를 한 우두와 말머리를 한 마두가 창을 들고 도열해 있었습니다. 정면 높은 단상 위에 붉은 관복에 금관을 쓴 염라대왕이 앉아 있었습니다. 그의 눈은 천 개의 지옥불을 담은 듯 타올랐고, 그 앞에는 인간의 생사가 적힌 명부가 펼쳐져 있었습니다. 좌우의 판관이 이생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이생, 한양 남산골, 향년 스물다섯. 과거에 뜻을 두었으나 이루지 못하고, 역병으로 명이 다했도다." 염라대왕이 무겁게 입을 열었습니다. "명부에 적힌 대로다. 이생은 지옥 입구에서 대기한 후 다음 생을 기다리거라." 쇠사슬이 찰각거리며 이생을 결박하려는 순간, 서씨가 판관들을 밀치고 단상 앞으로 뛰쳐나갔습니다. 그녀는 돌바닥에 무릎을 꿇고 이마가 깨지도록 엎드려 절했습니다. "대왕님! 소녀의 억울함을 들어주십시오!" 전각 안이 웅성거렸습니다. 산 자가 염라대왕 앞에서 호소하는 일은 개벽 이래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소녀의 남편은 착하고 성실한 사람입니다! 다만 운이 없었을 뿐입니다! 소녀의 남은 수명이 오십 년은 될 터이니, 그 절반인 스물다섯 해를 뚝 떼어 남편에게 주십시오!" 염라대왕이 코웃음을 쳤습니다. "어리석은 것. 수명은 장터의 쌀자루가 아니다. 덜어주고 보태줄 수 있는 물건이 아니란 말이다. 법도는 법도다. 끌어내라!"
※ 10단계. 위기 압박 (Bad Guys Close In)
차사들이 달려들어 서씨를 끌어냈습니다. 동시에 이생의 팔다리에 쇠사슬이 감기기 시작했습니다. "안 돼! 이러시면 안 됩니다!" 서씨가 발버둥 치며 울부짖었습니다. 판관들이 노성을 터뜨렸습니다. "이 계집이 미쳤구나! 여기가 어디라고 이런 행패란 말이냐! 저년을 당장 이승으로 쫓아내라!" 우두와 마두가 거대한 손으로 서씨를 잡아 들어 올렸습니다. 서씨의 몸이 허공에 떠올랐지만, 그녀는 두 발을 허우적대며 악을 썼습니다. "놓지 못해! 나를 놓으란 말이야!" 이생은 쇠사슬에 묶인 채 고개를 돌려 아내를 바라보았습니다. 그의 눈에도 눈물이 가득했습니다. "부인! 제발 그만하시오! 이미 된 일이오! 나 하나 때문에 당신까지 다치면 내가 천 번 죽어도 한이 풀리지 않소!" 하지만 서씨는 포기라는 단어를 아는 여인이 아니었습니다. 그녀는 마지막 남은 힘을 끌어모아, 온 심판전을 찢어버릴 듯한 목소리로 외쳤습니다. "대왕님! 한 가지만! 한 가지만 기회를 주십시오! 소녀가 저희 부부의 사랑을 증명해 보이겠습니다! 그것을 보신 후에 판단하셔도 늦지 않지 않겠습니까!" 그 절절한 외침에 전각 안의 모든 것이 멈추었습니다. 푸른 촛불마저 일순 요동쳤습니다. 염라대왕이 천천히 손을 들었습니다. 차사들이 멈추고 우두와 마두가 서씨를 내려놓았습니다. 천 년 묵은 적막이 내려앉은 가운데, 염라대왕이 낮고 깊은 음성으로 물었습니다. "증명이라. 어떻게 증명할 텐가?"
※ 11단계. 최악의 순간 (All is Lost)
서씨는 대답 대신, 자신의 왼손 약지를 입에 물었습니다. 그리고 있는 힘을 다해 깨물었습니다. 우두둑. 살이 찢어지는 소리와 함께 선홍색 피가 입가를 타고 흘러내렸습니다. 모두가 경악한 사이, 서씨는 떨리는 피 묻은 손가락으로 차가운 돌바닥에 글자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한 획, 한 획. 그녀의 피가 글자가 되고, 글자가 문장이 되었습니다. 사랑 애(愛). 지극할 지(至). 사랑 애(愛). 至愛. 지극한 사랑. 피로 쓴 두 글자가 푸른 촛불 아래서 기이하게 빛났습니다. 서씨는 피 묻은 손으로 이생에게 다가가 그를 와락 껴안았습니다. 쇠사슬 너머로 남편의 싸늘한 몸을 끌어안은 그녀의 입에서 처절한 외침이 터져 나왔습니다. "보십시오, 대왕님! 이 피가, 이 심장이, 이 뼈가 외치고 있지 않습니까! 이 사람은 제 살이고 제 피이고 제 숨결입니다! 이 사람이 없으면 저도 없습니다! 데려가시려거든 제 심장을 먼저 멈추게 하십시오! 기꺼이 함께 죽겠습니다!" 이생 역시 사력을 다해 외쳤습니다. "대왕님, 아내를 두고는 천국도 가지 않겠습니다! 극락이 무슨 소용입니까! 이 여인 없는 극락은 지옥보다 못합니다! 차라리 둘이 함께 지옥불에 타겠습니다!" 서씨의 피가 이생의 옷을 적시고, 두 사람의 눈물이 뒤엉켜 돌바닥 위로 흘러내렸습니다. 저승의 공기마저 얼어붙었습니다. 차사들이 고개를 돌렸고, 우두와 마두마저 입을 다물었습니다.
※ 12단계. 영혼의 밤 (Dark Night of the Soul)
심판전에 긴 침묵이 내려앉았습니다. 염라대왕은 수천 년 동안 저승을 다스리며 셀 수 없이 많은 망자를 보았습니다. 삶에 미련을 가진 자, 억울함을 호소하는 자, 살려달라고 빌어보는 자도 무수히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토록 지독하고 순수한 사랑은, 자기 피를 쏟으며 남편의 목숨을 구걸하는 여인은, 자기 극락을 내팽개치며 아내와 함께 지옥을 택하겠다는 사내는,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었습니다. 서씨는 죽음보다 이별이 더 무서운 여인이었습니다. 이생은 삶보다 사랑이 더 소중한 사내였습니다. 차가운 법도로 유지되어 온 저승의 질서가, 이 부부의 뜨거운 사랑 앞에서 처음으로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부부가 서로를 껴안고 흐느끼는 소리만이 적막한 심판전을 가득 메웠습니다. 판관들도 고개를 숙였고, 뒤에서 지켜보던 귀신들도 하나둘 눈물을 훔쳤습니다. 심지어 쇠사슬을 든 차사의 손마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습니다. 모든 시선이 염라대왕의 입에 쏠렸습니다. 그의 두 눈이 명부와 부부를 번갈아 바라보았습니다. 명부에 적힌 이생의 수명, 스물다섯. 그 옆에 서씨의 이름은 없었습니다. 그녀는 아직 죽을 운명이 아니었습니다. 그런 여인이 스스로 저승까지 걸어 들어와 제 목숨을 내놓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 13단계. 3막 진입 (Break into Three)
한참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심판전 안에는 부부의 흐느낌과 촛불이 타들어가는 소리만이 맴돌았습니다. 염라대왕은 미동도 없이 두 사람을 내려다보고 있었습니다. 그 천 년 묵은 눈동자 속에서 무언가가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이윽고 염라대왕의 입에서 길고 깊은 탄식이 흘러나왔습니다. "허허허..." 그것은 웃음도 아니고 한숨도 아닌, 수천 년 세월의 무게가 담긴 감탄이었습니다. 판관들이 숨을 죽이고 대왕의 입을 바라보았습니다. "내가 졌다." 단 네 글자에 심판전 전체가 술렁였습니다. 판관 하나가 화들짝 놀라 물었습니다. "대, 대왕님? 무슨 말씀이십니까?" 염라대왕이 자리에서 천천히 몸을 일으켰습니다. 거대한 그림자가 전각 전체를 뒤덮었지만, 그 눈빛에는 처음으로 봄날 같은 온기가 서려 있었습니다. "내가 졌다고 했느니라. 이 여인의 사랑 앞에 저승의 법도가 부끄러울 지경이다. 옛글에 이르기를, 지극한 정성은 하늘을 감동시키고 귀신도 움직인다 하였거늘, 너희 부부가 바로 그 살아있는 증거가 아니더냐." 염라대왕이 황금빛 붓을 집어 들었습니다. 개벽 이래 단 한 번도 수정된 적 없는 명부 위에 붓끝이 닿는 순간, 전각 전체가 눈부신 빛으로 물들었습니다. 이생의 이름 옆에 적힌 스물다섯이라는 숫자 위로 새로운 획이 그어졌습니다. 동시에 서씨가 피로 쓴 바닥의 至愛 두 글자가 황금빛을 받아 눈부시게 빛나기 시작했습니다. 차사들이 이생의 쇠사슬을 풀었습니다. 찰그랑, 찰그랑. 쇠사슬이 돌바닥 위로 떨어지는 소리가 마치 새벽 종소리처럼 청아하게 울려 퍼졌습니다. 서씨가 풀려난 남편에게 달려가 와락 껴안았습니다. 두 사람의 몸이 황금빛 속에서 하나로 포개졌습니다.
※ 14단계. 결말 (Finale)
염라대왕이 엄숙하면서도 따뜻한 음성으로 선언했습니다. "이생에게 삼십 년의 수명을 더하여 쉰다섯까지 살게 하고, 서씨에게도 같은 수명을 허락하노라. 너희는 한날한시에 태어나지는 못했으나, 한날한시에 눈을 감을 수 있도록 내 특별히 명부를 고쳐주마." 서씨의 무릎이 꺾이며 바닥에 주저앉았습니다. 이생 역시 다리에 힘이 풀려 아내 곁에 털썩 무릎을 꿇었습니다. 꿈인가 생시인가. 두 사람은 서로의 얼굴을 멍하니 바라보았습니다. 이생의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두 줄기로 쏟아졌고, 서씨는 두 손으로 입을 틀어막은 채 어깨를 들썩이며 흐느꼈습니다. 부부는 동시에 돌바닥에 엎드려 이마가 깨지도록 큰절을 올렸습니다. 쿵, 쿵, 쿵. 절을 할 때마다 이마에서 피가 배어 나왔지만 두 사람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대왕님의 은혜를 백 번 천 번 다시 태어나도 잊지 않겠습니다!" 염라대왕이 인자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수천 년 만에 처음 짓는 미소였습니다. 하지만 곧 표정을 다잡으며 근엄하게 덧붙였습니다. "단, 조건이 있다. 이승에 돌아가거든 널리 선행을 베풀고, 아픈 이를 돌보며, 너희의 사랑이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하여라. 받은 만큼 베풀지 않으면 그때는 가차 없이 다시 잡아올 것이니 한시도 잊지 마라." 부부가 한목소리로 외쳤습니다. "목숨이 다하는 날까지 단 하루도 선행을 멈추지 않겠습니다!" 염라대왕이 황금 붓을 높이 치켜들어 허공에 크게 한 획을 그었습니다. 순간, 찬란한 황금빛 회오리가 부부를 감싸더니 두 사람의 몸이 깃털처럼 가벼워지며 위로, 위로 빨려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저승의 풍경이 아래로 순식간에 멀어지고, 어둠 끝에서 한 줄기 따뜻한 빛이 터져 나왔습니다.
※ 15단계. 마지막 장면 (Final Image)
꼬끼오. 첫닭이 울었습니다. 장대비는 언제 그쳤는지, 초가집 창호지 너머로 눈부신 아침 햇살이 쏟아져 들어왔습니다. 이생이 번쩍 눈을 떴습니다. 심장이 벌떡 뛰었습니다. 온몸이 땀에 젖어 있었지만, 며칠간 불덩이처럼 타오르던 열기는 감쪽같이 사라져 있었습니다. 손을 쥐었다 폈습니다. 힘이 들어갔습니다. 살아 있었습니다. 고개를 돌리니, 서씨가 남편의 손을 꼭 잡은 채 꾸벅꾸벅 졸고 있었습니다. 며칠을 뜬눈으로 간호한 탓에 눈 밑에 짙은 그늘이 내려앉아 있었고, 밤새 울었는지 눈두덩이가 복숭아처럼 부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서씨의 왼손 약지. 하얗게 감긴 천 사이로 핏자국이 배어 있었습니다. 이생의 숨이 멎었습니다. 꿈이 아니었습니다. 그 모든 것이 진짜였습니다. "부인..." 이생이 떨리는 목소리로 아내를 불렀습니다. 서씨가 화들짝 눈을 떴습니다. 잠에서 덜 깬 초점 없는 눈이 남편의 얼굴 위에서 멈추었습니다. 맑아진 눈동자, 혈색이 돌아온 두 볼, 자기를 바라보며 웃고 있는 따뜻한 입술. "서, 서방님? 서방님!" 서씨가 남편의 양 볼에 두 손을 가져다 대었습니다. 따뜻했습니다. 살아 있었습니다. "다녀오셨소?" "임자 덕분에 다시 살았소. 고맙소. 진심으로 고맙소." 두 사람은 서로를 으스러지게 끌어안았습니다. 서씨의 울음이 터져 나왔고, 이생도 함께 울었습니다. 슬픔이 아닌, 다시 살아 숨 쉴 수 있다는 벅찬 감격의 울음이었습니다. 창밖에서는 빗물에 씻긴 세상이 보석처럼 빛나고 있었고, 처마 끝에서 마지막 물방울이 떨어지는 곳 너머로 무지개 한 줄기가 하늘을 가로질러 피어올랐습니다. 부부는 약속을 지켰습니다. 삼십 년을 하루같이 마을에 약을 나누고 이웃을 돌보며 살았고, 같은 가을날 같은 시각에 서로의 손을 잡은 채 편안히 눈을 감았습니다. 그날 하늘에서 황금빛 학 두 마리가 나란히 날아올랐다고 합니다.
엔딩 (300자 이내)
사랑은 죽음보다 강합니다. 저승의 법도도, 염라대왕의 명부도, 삼도천의 검은 물결도 이 부부의 사랑을 갈라놓지 못했습니다. 서씨는 제 피를 쏟아 남편의 목숨을 구했고, 이생은 그 사랑에 보답하며 한평생을 살았습니다. 혹시 오늘 밤 하늘에서 나란히 나는 학 두 마리를 보신다면, 그것은 이생과 서씨일지도 모릅니다. 여러분도 곁에 있는 사람에게 오늘, 사랑한다고 말해주세요. 다음 이야기에서 또 만나겠습니다.
1단계. 첫 장면 (오프닝 이미지)
[Image Prompt]
Cinematic night shot, interior of a small thatched cottage, heavy rain falling outside, dim candlelight inside, silhouettes of a couple (Lee Saeng and Seo-ssi) embracing passionately on the bedding, sound of rain and breathing, intimate and sensual atmosphere.
(대본)
(추적추적 내리는 빗소리와 함께, 방 안 가득 울리는 거친 숨소리)
장대비가 기와지붕을 사정없이 두들기는 깊은 밤입니다. 한양 남산골, 비가 새는 낡은 초가집 방 한 칸. 희미한 호롱불 아래 두 남녀의 그림자가 하나로 얽혀 춤을 춥니다. 가난한 선비 이생과 그의 아내 서씨. 비록 가진 것은 없어도 두 사람에게는 서로가 세상의 전부입니다. "아윽... 서방님..." 서씨의 가녀린 신음이 빗소리에 묻히고, 이생의 뜨거운 입맞춤이 그녀의 목선을 타고 내려갑니다. 낡은 이불 위, 땀으로 젖은 두 사람의 몸은 마치 자석처럼 떨어질 줄 모릅니다. 가난도, 세상의 시선도 이 순간만큼은 아무런 방해가 되지 않습니다. 오직 서로를 탐닉하는 본능과 사랑만이 방 안을 가득 채웁니다.
2단계. 주제 제시
[Image Prompt]
Close-up of Seo-ssi wiping sweat from Lee Saeng's forehead, looking at him with deep love and devotion, Lee Saeng smiling gently, rain noise in the background, warm color tone.
(대본)
한바탕 폭풍우 같은 사랑이 지나가고, 서씨가 이생의 땀 젖은 이마를 정성스레 닦아줍니다. 그녀의 손길에는 지극한 정성이 묻어있습니다. "서방님, 고단하지 않으십니까?" 이생이 서씨의 손을 잡고 부드럽게 입을 맞춥니다. "임자와 함께라면 천년만년 밤을 새워도 고단하지 않소." 서씨가 이생의 품에 더 깊이 파고들며 속삭입니다. "서방님, 저는 서방님 없이는 단 하루도, 아니 한 순간도 살 수 없습니다. 다음 생에도, 그 다음 생에도 꼭 다시 만나 부부의 연을 맺어요. 약속해 주셔요." 이생은 끄덕이며 그녀를 꼭 끌어안습니다. 죽음조차 갈라놓을 수 없는 영원한 사랑, 이 약속이 훗날 어떤 기적을 불러올지 두 사람은 아직 알지 못합니다.
3단계. 설정 (준비)
[Image Prompt]
Montage scene, day time, Lee Saeng studying hard, Seo-ssi sewing diligently, villagers gossiping and pointing fingers, the couple holding hands and smiling despite poverty, strong bond.
(대본)
이생은 글공부에는 재주가 있으나 세상 물정에는 어두운 선비입니다. 집안 살림은 온전히 서씨의 몫이지요. 그녀는 밤낮으로 삯바느질을 하며 남편 뒷바라지를 합니다. 마을 사람들은 수군댑니다. "쯧쯧, 저 고운 얼굴로 찢어지게 가난한 선비 뒷바라지라니. 팔자가 사납구먼." "이생 저 양반은 복도 많지. 저런 색시를 얻다니." 하지만 부부는 남들의 비웃음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해가 지고 달이 뜨면, 그들은 다시 둘만의 세상으로 돌아갑니다. "임자, 내가 꼭 장원 급제하여 호강시켜 주리다." "호강은 무슨요. 서방님 건강만 하시면 됩니다." 서로의 살결을 맞대고 체온을 나누는 밤, 그들에게는 그 어떤 부귀영화보다 값진 행복이 있습니다.
4단계. 사건 발생 (촉발)
[Image Prompt]
Lee Saeng leaving for Hanyang, plague spreading in the village, Lee Saeng returning sick and coughing blood, Seo-ssi nursing him with tears, ominous atmosphere, dark clouds.
(대본)
과거 시험 날이 다가와 이생은 한양으로 떠납니다. 그러나 그 사이, 마을에는 무서운 역병이 돌기 시작합니다. 며칠 뒤, 낙방의 고배를 마시고 돌아온 이생은 핼쑥해진 얼굴로 기침을 토해냅니다. "쿨럭! 쿨럭!" 서씨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습니다. 지극정성으로 약을 달이고 밤새 물수건을 갈아주지만, 이생의 병세는 나날이 악화됩니다. 열이 불덩이 같고 헛소리를 해대는 남편을 보며 서씨는 피눈물을 흘립니다. "하늘도 무심하시지... 제발 제 남편을 살려주십시오."
5단계. 고민 (망설임)
[Image Prompt]
Night scene, Grim Reaper appearing in the room, black smoke, calling Lee Saeng's name, Seo-ssi blocking the Reaper's path, grabbing his leg, begging desperately.
(대본)
그러던 어느 날 밤, 으스스한 한기와 함께 검은 갓을 쓴 저승사자가 방문을 열고 들어옵니다. "이생, 명줄이 다했다. 가자." 이생은 힘없이 일어나려 하지만, 서씨가 사자의 앞을 가로막습니다. "안 됩니다! 못 데려갑니다! 이 사람은 아직 할 일이 많습니다!" 사자가 귀찮다는 듯 손을 휘젓자 서씨는 사자의 다리를 부여잡고 늘어집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 차라리 저를 데려가십시오! 제 목숨을 대신 가져가십시오!" 이생은 힘없는 목소리로 말립니다. "부인... 그만하시오. 천명을 거스를 순 없소." 하지만 서씨의 눈빛은 결연합니다.
6단계. 2막 진입 (새 세계로 들어감)
[Image Prompt]
Reaper looking annoyed but intrigued, gesturing for both to follow, Lee Saeng and Seo-ssi walking hand in hand towards a misty river (Samdocheon), crossing into the underworld.
(대본)
서씨의 끈질긴 저항에 저승사자는 난처한 표정을 짓습니다. "허, 이 여자가 보통 내기가 아니네. 산 사람을 데려갈 수는 없는 법인데..." 잠시 고민하던 사자가 제안합니다. "정 그렇다면 너도 함께 가자꾸나. 염라대왕님께 직접 청해보거라. 허락하실지는 모르겠지만." 서씨는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입니다. "가겠습니다. 지옥 끝까지라도 따라가겠습니다." 이생과 서씨는 손을 꼭 잡고 저승으로 향하는 배에 오릅니다. 산 자와 죽은 자가 함께 건너는 삼도천, 그 안개 속으로 두 사람의 뒷모습이 사라집니다.
7단계. B 이야기 (감정 줄거리)
[Image Prompt]
Flashback scenes overlaid on the misty river background, their first meeting, sharing a small meal, intimate moments, Lee Saeng looking at Seo-ssi with gratitude and sorrow.
(대본)
저승으로 가는 길, 뱃사공의 노 젓는 소리에 맞춰 지난날의 추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갑니다. 꽃이 피던 봄날의 첫 만남, 가난해서 물 한 그릇 떠놓고 올렸던 조촐한 혼례식, 추운 겨울 서로의 언 발을 녹여주던 밤들... 이생은 서씨를 바라보며 눈시울을 붉힙니다. "미안하오. 나 때문에 고생만 하고... 저승길까지 고생시키는구려." 서씨는 이생의 손을 더 꽉 쥡니다. "서방님, 저는 서방님과 함께라면 저승길도 꽃길입니다. 두려워 마세요." 두 사람의 사랑은 죽음이라는 거대한 공포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더욱 단단해집니다.
8단계. 재미 구간 (Fun and Games)
[Image Prompt]
Underworld waiting room, various ghosts (hungry ghosts, virgin ghosts) teasing the couple, Seo-ssi shouting back at them protectively, comedic and fantastical elements.
(대본)
저승에 도착하니 별별 귀신들이 다 있습니다. 혀를 길게 내민 처녀 귀신, 배가 불룩한 아귀들이 부부를 보며 입맛을 다십니다. "히히, 풋풋한 것들이 왔네. 금슬이 아주 좋아 보여? 부러워 죽겠네." 귀신들이 이생을 건드리며 희롱하려 하자, 서씨가 눈을 부라리며 소리칩니다. "어디서 감히 내 서방님 몸에 손을 대! 썩 물러가라!" 서씨의 기세에 눌린 귀신들이 꽁무니를 뺍니다. 이생은 그런 서씨의 당찬 모습에 헛웃음을 짓습니다. "허허, 우리 부인이 호랑이보다 더 무섭구려." 저승에서도 변치 않는 부부의 사랑 싸움과 서씨의 활약이 이어집니다.
9단계. 중간 전환점 (Midpoint)
[Image Prompt]
Interior of King Yeomra's court, King Yeomra checking the Book of Life, declaring Lee Saeng's death, Seo-ssi kneeling and begging, Yeomra looking stern and refusing.
(대본)
드디어 마주한 염라대왕의 심판대. 붉은 관복을 입은 염라대왕이 명부를 펼칩니다. "이생, 향년 스물다섯. 명이 다했으니 지옥으로 가라." 판결이 떨어지자 서씨가 앞으로 튀어 나갑니다. "대왕님! 억울합니다! 이 사람은 아직 젊고 착한 사람입니다! 제 남은 수명이 오십 년은 될 터이니, 그 절반을 뚝 떼어 남편에게 주십시오!" 염라대왕은 코웃음을 칩니다. "어리석은 것. 생명은 시장바닥 물건처럼 사고파는 것이 아니다. 법도는 법도다. 끌어내라!" 절망적인 상황, 차사들이 이생을 결박합니다.
10단계. 위기 압박 (Bad Guys Close In)
[Image Prompt]
Grim Reapers dragging Lee Saeng away, Seo-ssi holding onto a pillar, screaming, chaotic scene, judges looking indifferent, tension rising.
(대본)
"안 돼! 못 데려가!" 서씨는 바닥을 구르며 저항합니다. 판관들이 혀를 차며 호통칩니다. "이 여자가 미쳤나! 여기가 어디라고 행패야! 당장 저년을 쫓아내라!" 이생은 끌려가며 서씨를 돌아봅니다. "부인! 제발 돌아가시오! 나 때문에 당신까지 다치오!" 하지만 서씨는 포기하지 않습니다. 그녀는 마지막 힘을 짜내어 염라대왕을 향해 외칩니다. "대왕님! 저희 부부의 사랑을 증명해 보이겠습니다! 그 후에 데려가셔도 늦지 않지 않습니까!" 염라대왕이 손을 들어 차사들을 멈춥니다. "호오, 증명이라? 어떻게 증명할 텐가?"
11단계. 최악의 순간 (All is Lost)
[Image Prompt]
Seo-ssi biting her finger, writing the character 'Love (愛)' on the floor with blood, hugging Lee Saeng tightly, blood dripping, intense emotional climax, dramatic lighting.
(대본)
서씨는 망설임 없이 자신의 손가락을 꽉 깨뭅니다. 붉은 선혈이 뚝뚝 떨어집니다. 그녀는 떨리는 손으로 바닥에 '사랑 애(愛)' 자를 씁니다. 그리고 피 묻은 손으로 이생을 와락 껴안으며 절규합니다. "보십시오! 제 피가, 제 심장이 말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 사람을 데려가시려거든 제 심장을 먼저 멈추게 하십시오! 함께 죽겠습니다!" 이생 또한 피눈물을 흘리며 외칩니다. "아내를 두고는 천국도 가지 않겠습니다! 차라리 같이 지옥불에 타겠습니다!" 두 사람의 처절한 사랑 앞에 저승의 공기마저 얼어붙습니다.
12단계. 영혼의 밤 (Dark Night of the Soul)
[Image Prompt]
Silence in the court, King Yeomra looking deeply moved, close-up of his eyes, ghosts watching in awe, the couple sobbing in each other's arms.
(대본)
염라대왕은 침묵합니다. 수천 년 동안 수많은 망자를 보았지만, 이토록 지독하고 순수한 사랑은 처음입니다. 저승의 차가운 법도조차 녹여버릴 듯한 뜨거운 열기. 서씨는 죽음보다 이별이 더 무서운 여인입니다. 이생은 삶보다 사랑이 더 소중한 사내입니다. 부부의 흐느낌만이 적막한 심판정을 가득 메웁니다. 귀신들도, 차사들도 모두 숨을 죽이고 염라대왕의 입만 바라봅니다.
13단계. 3막 진입 (Break into Three)
[Image Prompt]
King Yeomra smiling benevolently, rewriting the Book of Life with a brush, golden light emanating from the book, announcing his decision.
(대본)
한참 뒤, 염라대왕이 무거운 입을 엽니다. "허허... 내가 졌다. 너희의 사랑이 지극하여 하늘도 감동할 만하구나. 옛글 <필원잡기>에 이르길, 지극한 정성은 신도 움직인다 하였지. 내 너희의 정성에 감복하여 특별히 명부를 고쳐주마." 염라대왕이 붓을 들어 명부에 획을 긋습니다. 황금빛 기운이 책에서 뿜어져 나옵니다.
14단계. 결말 (Finale)
[Image Prompt]
King Yeomra granting 30 more years of life to both, the couple bowing deeply, enveloped in a bright light, ascending back to the living world.
(대본)
"이생에게 30년의 수명을 더하고, 서씨에게도 같은 수명을 허락하노라. 너희는 한날한시에 태어나진 못했으나, 한날한시에 죽을 수 있도록 해주마." 부부는 믿기지 않는 듯 서로를 바라보다가, 털썩 주저앉아 큰절을 올립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대왕님!" 염라대왕은 인자하게 미소 짓습니다. "단, 조건이 있다. 돌아가서 널리 덕을 베풀고, 너희의 사랑을 세상에 전하거라. 헛되이 살면 다시 잡아올 테니 명심해라!" 찬란한 빛과 함께 두 사람의 영혼이 이승으로 빨려 올라갑니다.
15단계. 마지막 장면 (Final Image)
[Image Prompt]
Morning in the thatched cottage, rain stopped, sun shining, Lee Saeng opening his eyes, Seo-ssi hugging him, tears of joy, close-up of their hands intertwined.
(대본)
다시 이승의 방 안. 닭 울음소리와 함께 이생이 기적적으로 눈을 번쩍 뜹니다. "허억!" 옆에는 식은땀에 젖은 서씨가 그를 간호하다 잠들어 있습니다. 이생의 인기척에 서씨가 눈을 뜹니다. "서방님...?" "부인..." 두 사람은 서로의 볼을 만져봅니다. 따뜻합니다. 꿈이 아니었습니다. "여보, 다녀오셨소?" "임자 덕분에 다시 살았소. 고맙소, 정말 고맙소." 두 사람은 서로를 으스러지게 끌어안으며, 다시 얻은 생명으로 더욱 뜨겁고 깊은 사랑을 나눕니다. 창밖에는 비가 그치고, 눈부신 아침 햇살이 두 사람을 비춥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