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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만 망치를 내려놓게

by K sunny 2026.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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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만 망치를 내려놓게 ,  고생만 하다 떠난 우리 아버지들에게 염라대왕이 보내는 기적 같은 위로

태그 (15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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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킹멘트 (400자 내외)

평생을 쇠를 두드리며 살았던 한 대장장이가 있었습니다. 아침 해가 뜨기 전부터 밤이 깊도록, 단 하루도 쉬지 않고 망치질만 했지요. 술 한 잔 기울일 줄도, 친구와 놀 줄도 몰랐던 그 사람. 그런데 저승에 갔더니 염라대왕이 이상한 걸 물어봅니다. "자네, 쉬는 날이 하나도 없구먼?" 평생 일만 하다 간 이 남자에게, 염라대왕이 내린 깜짝 선물은 무엇이었을까요? 듣다 보면 코끝이 찡해지고, 또 한편으론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기. 지금 시작합니다.

디스크립션 (300자 내외)

조선시대 야담집에 전해지는 염라대왕 이야기입니다. 평생을 쇠를 두드리며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살았던 한 대장장이. 저승에 간 그에게 염라대왕이 건넨 특별한 선물은 무엇이었을까요? 일과 효도 사이에서 자신을 잊고 살았던 옛사람의 삶, 그리고 그를 따뜻하게 어루만진 저승의 자비. 듣다 보면 절로 눈시울이 붉어지는 감동 이야기입니다.

※ 평생 망치만 든 남자

옛날 어느 마을에 대장간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 대장간 주인은 새벽같이 일어나 화덕에 불을 지피는 게 하루 일과의 시작이었지요. 닭이 울기도 전에 벌써 눈을 뜨고, 아궁이에 장작을 쑤셔 넣고, 풀무를 밟기 시작합니다. 후우, 후우, 바람 소리가 골목을 깨우면, 이웃 사람들이 "아, 또 저 양반 시작하는구먼" 하고 중얼거렸지요. 어떤 날은 그 소리가 너무 일러서, 아직 꿈속인 사람도 있었습니다.
불이 활활 타오르면, 쇠를 집게로 집어 화덕 속에 처박습니다. 시뻘겋게 달아오를 때까지 기다렸다가, "이제다!" 싶으면 재빨리 꺼내서 모루 위에 올려놓지요. 그리고는 망치를 듭니다. 팔뚝만 한 망치를 번쩍 들어 올려서, 땅! 땅! 땅! 내리칩니다. 불꽃이 튀고, 쇠가 납작해지고, 모양이 잡혀갑니다. 낫이 되기도 하고, 호미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솥이 되기도 했지요. 그렇게 하루 종일, 해가 중천에 떠 있을 때도, 서산에 기울 때도, 망치질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점심때가 되면 마누라가 밥을 가져다줍니다. 보리밥에 된장 한 숟갈 얹어서, "여보, 좀 드시고 하시오" 하고 내밀지요. 그럼 대장장이는 망치를 내려놓고, 모루에 걸터앉아서 후루룩 후루룩 밥을 삽니다. 그런데 밥을 다 먹기도 전에, 벌써 손이 근질근질합니다. "에이, 이거 식으면 안 되는디" 하면서, 밥그릇을 덜 비우고도 또 망치를 듭니다. 마누라가 "아이고, 제대로 좀 드시고 하시지" 하고 타박해도 소용없습니다. 이미 그 사람 귀에는 망치 소리밖에 안 들리니까요.
저녁이 되어도 마찬가지입니다. 해가 지고, 어둠이 내려앉아도, 대장간 안에서는 여전히 불빛이 새어 나옵니다. 이웃 사람들이 저녁상을 물리고 마루에 앉아 담배를 피울 때, 저 대장간에서는 여전히 땅땅땅, 쇠 두드리는 소리가 울려 퍼지지요. "저 양반, 대체 언제 쉬나?" 사람들이 혀를 끌끌 차지만, 정작 본인은 쉴 생각이 없습니다. 손에 굳은살이 박이고, 어깨가 굳어져도, 그저 망치를 들 수 있으면 그만이었습니다.
그렇게 한 해가 가고, 또 한 해가 갔습니다. 봄이 와도, 여름이 와도, 가을이 와도, 겨울이 와도, 대장간 불은 꺼지지 않았습니다. 명절날에도 쉬지 않았고, 제사 지내는 날에도 새벽 일찍 일어나서 망치를 들었지요. "아니, 제삿날인데도 일을 하시오?" 하고 누가 물으면, "제사는 밤에 지내면 되지 않소" 하고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그 사람에게는 일하지 않는 날이란 게 없었습니다.

※ 어머니를 위한 쇠질

그런데 이 대장장이가 왜 이렇게까지 일에 매달렸는가 하면, 사연이 있었습니다. 집에 늙으신 어머니가 계셨거든요. 아버지는 일찍 돌아가시고, 형제도 없이 외아들로 자란 그 사람은, 어머니를 모시는 게 세상에서 제일 큰 일이었습니다. 어머니는 허리가 굽어서 제대로 걷지도 못했고, 다리도 불편해서 온돌방에서만 지냈지요. 그래도 아들이 벌어다 주는 돈으로 밥을 먹고, 약을 지어 먹고, 그렇게 버티고 계셨습니다.
대장장이는 어머니가 불편한 걸 알기에, 조금이라도 더 벌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약값이 만만치 않은디, 내가 쉬면 어떡하나" 하는 마음이었지요. 그래서 새벽부터 밤까지 쉬지 않고 일했습니다. 손님이 낫 하나 맡기면, 최선을 다해서 날을 세웠습니다. 호미를 주문하면, 가장 튼튼하게 만들어서 돌려보냈지요. 그러니 소문이 났습니다. "저 대장간 물건은 절대 안 망가진다"고요. 사람들이 멀리서도 찾아왔고, 일감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밤마다 어머니 방에 들어가서 문안을 드렸습니다. "어머니, 오늘 진지는 잡수셨습니까?" 하고 여쭈면, 어머니는 주름진 손으로 아들 손을 잡으며 대답하셨지요. "그래, 잘 먹었다. 너는 좀 쉬어라. 너무 무리하지 말고." 그럼 대장장이는 씩 웃으며 "괜찮습니다, 어머니. 저는 일하는 게 좋습니다" 하고 대답했습니다. 거짓말은 아니었습니다. 정말로 망치를 들고 있으면 마음이 편했거든요. 일을 하고 있으면, 어머니를 제대로 모시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요.
그렇게 몇 해를 살았습니다. 어머니는 조금씩 쇠약해지셨고, 대장장이는 조금씩 더 열심히 일했습니다. 어느 날은 약방에 가서 비싼 약재를 샀습니다. 녹용이며 인삼이며, 귀한 것들을 사다가 어머니께 달여드렸지요. "이거 너무 비싼 거 아니냐?" 하고 어머니가 걱정하시면, "아닙니다, 제가 요새 일이 잘 됩니다" 하고 얼버무렸습니다. 사실은 밤을 새워가며 일해서 번 돈이었지만, 그런 말씀은 드리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대장장이가 또 새벽같이 일어나서 화덕에 불을 지폈습니다. 평소처럼 풀무를 밟고, 쇠를 달구고, 망치를 들었지요.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가슴이 갑자기 답답해지더니, 숨이 제대로 쉬어지지 않는 겁니다. "이크, 이게 무슨..." 하며 망치를 놓으려는데, 그만 그대로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모루 옆에 쿵 하고 넘어지면서, 마지막으로 본 건 활활 타오르는 화덕 불빛이었습니다. 그리고 눈앞이 캄캄해졌지요.
얼마나 지났을까요. 정신을 차려보니, 어디론가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발밑에는 낯선 길이 펼쳐져 있고, 주변에는 본 적 없는 풍경이 흐릿하게 보였습니다. "이게 어디지? 내가 왜 여기..." 하고 중얼거리는데, 앞에서 누군가 말을 걸었습니다. "자네, 이제 가야 할 곳이 있네." 돌아보니 검은 옷을 입은 사람이 서 있었습니다. 저승사자였습니다. 그제야 대장장이는 깨달았습니다. 아, 내가 죽었구나. 이제 저승으로 가는구나.

※ 저승길에 오르다

저승사자는 말이 없었습니다. 그냥 앞장서서 걸어갈 뿐이었지요. 대장장이도 따라 걸었습니다. 걷다 보니 이상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머니는 어떡하지?' 아침에 일어나시면 아들이 안 보일 텐데, 누가 진지를 올려드릴까요. 약은 누가 달여드릴까요. 그 생각을 하니 가슴이 미어졌습니다. "저, 저승사자 나리" 하고 불러봤습니다. 저승사자가 고개를 돌렸지요. "말해보게." "제가 좀... 어머니께 인사라도 드리고 갈 수 없겠습니까?"
저승사자가 고개를 저었습니다. "안 되네. 자네 시간이 다 됐어. 이미 육신은 차가워졌고, 곧 염습을 할 거야. 돌아갈 수 없네." 대장장이는 고개를 떨구었습니다. 그래도 어쩔 수 없었지요. 죽음이란 게 원래 그런 거니까요. 그렇게 한참을 걸었습니다. 산을 넘고, 물을 건너고, 안개 자욱한 길을 지나갔습니다. 길 양옆으로는 이상한 것들이 보였습니다. 저승꽃이 피어 있고, 혼령들이 여기저기 떠다니고, 울음소리도 들리고, 한숨 소리도 들렸지요.
그러다가 큰 강 하나를 만났습니다. 삼도천이었습니다. 물이 세차게 흐르고, 건너편에는 저승 세계가 어렴풋이 보였지요. 강가에는 배 한 척이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사공이 노를 잡고 서 있었고요. "자, 타게" 하고 저승사자가 말했습니다. 대장장이는 배에 올랐습니다. 배가 흔들리며 물살을 가르기 시작했지요. 노 젓는 소리만 찰박찰박 들리고, 주변은 고요했습니다. 대장장이는 물을 내려다봤습니다. 물속에서 무언가가 보였습니다. 자기 살아온 날들이 스쳐 지나가는 것 같았지요.
어릴 적, 아버지 손을 잡고 처음 대장간에 갔던 날. 아버지가 "이 일은 힘들다. 하지만 정직한 일이다" 하고 말씀하시던 모습. 그리고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와 단둘이 남았던 날. 어머니가 "네가 이제 가장이다. 씩씩하게 살아야 한다" 하고 눈물을 닦으시던 모습. 그때부터였습니다. 대장장이는 망치를 놓지 않았습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아프나 건강하나, 그저 일했습니다. 어머니를 위해서, 그리고 자기 자신을 위해서요.
배가 강을 다 건넜습니다. 저편 언덕에 내리니, 거대한 문이 보였습니다. 저승 세계의 입구였지요. 문 앞에는 여러 혼령들이 줄을 서 있었습니다. 차례를 기다리는 모양이었습니다. 대장장이도 그 줄 끝에 섰습니다. 앞사람들이 하나씩 문 안으로 들어가고, 또 다음 사람이 들어가고, 그렇게 천천히 줄이 줄어들었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옆 사람과 말을 섞기도 했습니다. "어떻게 돌아가셨소?" "나는 병으로 죽었소. 당신은?" "나는... 일하다가 갑자기..." 그런 이야기를 주고받았지요.
드디어 대장장이 차례가 왔습니다. 문을 통과하니, 넓은 전각이 나타났습니다. 천장이 높고, 기둥이 굵고, 웅장한 분위기였지요. 전각 한가운데에는 큰 책상이 놓여 있었고, 그 뒤에 누군가 앉아 있었습니다. 염라대왕이었습니다. 얼굴은 엄숙했고, 눈빛은 깊었습니다. 옆에는 사자들이 시립해 있고, 책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지요. 염라대왕이 손짓했습니다. "가까이 오라." 대장장이는 떨리는 발걸음으로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지요. 이제 심판을 받을 차례였습니다.

※ 염라대왕 앞에 서다

염라대왕이 책 한 권을 펼쳤습니다. 두툼한 장부였는데, 거기에는 대장장이의 이름이 적혀 있었습니다. 생년월일, 사망일, 그리고 그 사이에 살아온 모든 기록이 빼곡하게 쓰여 있었지요. 염라대왕은 천천히 페이지를 넘기며 읽기 시작했습니다. "음... 대장장이로 평생을 살았구나. 아버지 일찍 여의고, 어머니를 모시며 살았고..." 한 장, 또 한 장, 넘어갔습니다. 대장장이는 고개를 숙인 채 가만히 있었습니다.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랐거든요.
잠시 후 염라대왕이 고개를 들었습니다. "자네, 일을 참 많이 했구먼." "예, 대왕마마." "새벽부터 밤까지, 쉬지 않고 일했다고 여기 적혀 있네." "그러했습니다." "이유가 뭔가?" 대장장이는 잠깐 머뭇거리다가 대답했습니다. "어머니를 모셔야 했습니다. 약값도 필요했고, 밥값도 필요했고... 그래서 열심히 일했습니다." 염라대왕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효자로구나." "감히 그런 말씀을..." "아니야, 효자가 맞네. 여기 기록을 보니, 어머니 아픈 거 낫게 하려고 밤새 기도한 적도 있고, 비싼 약 사느라 끼니를 거른 적도 있더군."
대장장이는 얼굴이 화끈거렸습니다. 그런 건 아무에게도 말한 적이 없었는데, 다 기록되어 있었던 겁니다. 염라대왕은 다시 책장을 넘겼습니다. "그런데 말이야..." 목소리가 조금 달라졌습니다. "자네, 살면서 단 하루라도 쉰 적이 있나?" 대장장이는 고개를 가웃거렸습니다. "쉬다니요?" "그래, 쉬는 거. 일 안 하고, 친구 만나서 술 한잔 마시거나, 장에 가서 구경하거나, 그냥 멍하니 하늘 보고 누워 있거나... 그런 날 말이야." 대장장이는 생각해봤습니다. 그런 날이 있었나? 아무리 생각해도 없었습니다.
"없습니다, 대왕마마." "하루도?" "예, 하루도요." 염라대왕이 한숨을 쉬었습니다. "자네 나이가 쉰다섯에 죽었지?" "예." "그럼 한 해에 삼백육십오 일이니까, 곱하기 쉰다섯 하면..." 옆에 있던 사자가 주판을 탁탁 튕겼습니다. "대략 이만 날입니다, 대왕마마." "이만 날을 쉬지 않고 일했단 말인가?" "그러했습니다." 염라대왕이 책을 덮었습니다. 그리고 대장장이를 똑바로 쳐다봤습니다. 눈빛이 묘했습니다. 엄하면서도 어딘가 안타까운 기색이었지요.
"자네는 참 기특한 사람이야. 효도도 했고, 정직하게 살았고, 남에게 해 끼친 것도 없네. 나쁜 짓 하나 없이 살았어." 대장장이는 조금 안심이 됐습니다. 그럼 좋은 곳으로 가는 건가? 하고 생각했지요. 그런데 염라대왕이 다시 입을 열었습니다. "하지만 자네, 자네 자신한테는 너무 가혹했어." "예?" "일만 하고 살았잖아. 즐거운 것도 모르고, 쉬는 것도 모르고, 그저 망치만 들고 살았어. 그게 좋은 삶인가?" 대장장이는 할 말이 없었습니다. 좋은 삶이었는지, 아니었는지, 사실 본인도 잘 몰랐거든요.
염라대왕이 턱을 괴고 생각에 잠겼습니다. 한참을 그렇게 있다가, 갑자기 손뼉을 쳤습니다. "좋아, 내가 특별히 조치를 하나 취하겠네." "조치라니요?" "자네한테 쉬는 날을 하나 주겠어." "쉬는 날을요?" "그래. 딱 하루. 자네가 평생 쉬지 못했으니, 지금이라도 쉬어야지." 대장장이는 어리둥절했습니다. 저승에서 쉬라니, 그게 무슨 말인가 싶었지요. 하지만 염라대왕은 진지했습니다. 옆에 있는 사자에게 뭔가 지시를 내렸고, 사자는 황급히 어디론가 달려갔습니다.

※ 생전 기록을 펼치다

사자가 두툼한 장부를 하나 더 가져왔습니다. 염라대왕이 그것을 받아들고 펼쳤지요. "이건 자네가 살면서 일한 기록이야. 하루하루가 다 적혀 있네." 대장장이는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 그 많은 날들이 다 기록되어 있다니요. 염라대왕이 첫 장을 넘기며 읽기 시작했습니다. "열다섯 살, 첫 출근. 아버지 손 잡고 대장간 문턱을 넘었구나. 그날 처음 망치를 들었고..." 대장장이는 그 순간이 떠올랐습니다. 망치가 얼마나 무겁던지, 손에 물집이 잡혔던 기억이 새록새록 났지요.
"스무 살, 아버지 돌아가셨네. 그날도 일했구나. 장례 끝나고 바로 대장간으로 갔어." "예... 일을 안 하면 밥을 못 먹으니까요." "스물다섯 살, 장가를 들었네. 그날도 일했고." "혼례 올리고 저녁에 일했습니다." "서른 살, 큰 가뭄이 들었던 해. 사람들이 다 굶주렸는데, 자네는 헐값에 농기구를 만들어줬구나. 돈을 제대로 못 받고도 밤새 일했어." 대장장이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해가 참 힘들었지요. 하지만 농사를 지어야 다들 살 수 있으니까, 농기구만큼은 만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염라대왕은 계속 페이지를 넘겼습니다. "서른다섯 살, 어머니 다리 다치셨네. 그날부터 약값 벌려고 더 일했구나. 하루에 열여섯 시간씩..." "어머니가 아프셨으니까요." "마흔 살, 마을에 역병이 돌았던 해. 자네는 안 걸렸지만, 그래도 일했어. 죽은 사람들 묻을 삽을 만들었더군." "누군가는 만들어야 했습니다." "마흔다섯 살, 홍수 났던 해. 집이 떠내려갔는데도 대장간만은 지켰지. 물이 무릎까지 차올랐는데도 화덕을 지켰어." 대장장이는 그때가 떠올라 쓴웃음을 지었습니다. 정말 미친 짓이었지요. 하지만 대장간이 없어지면 어머니와 마누라를 어떻게 먹여 살리나 싶었습니다.
"쉰 살, 마누라가 세상을 떠났구나." 염라대왕의 목소리가 조금 낮아졌습니다. "그날도 일했나?" "예..." 대장장이의 목소리도 떨렸습니다. "장례를 치르고, 삼우제를 지내고, 그다음 날 바로 대장간에 갔습니다. 안 그러면... 안 그러면 미칠 것 같아서요." 염라대왕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슬픔을 일로 달랬구나." "예, 그랬습니다." "그리고 쉰다섯까지, 계속 일했네. 명절에도, 제삿날에도, 아픈 날에도..." 장부를 덮는 소리가 전각에 울렸습니다.
염라대왕이 긴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자네 인생이 여기 다 담겨 있어. 그런데 말이야, 이 많은 날 중에서 '쉬었다'고 적힌 날이 단 하루도 없네." 대장장이는 할 말이 없었습니다. 사실이니까요. 염라대왕이 다시 입을 열었습니다. "자네, 후회되나?" "후회요?" "그렇게 살아서. 쉬지도 못하고, 즐기지도 못하고, 그저 일만 하고 산 게." 대장장이는 잠깐 생각했습니다. 후회되나? 글쎄요. 힘들었던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후회가 되는 건 아니었습니다. 어머니를 모셨고, 마누라와 함께 살았고, 정직하게 일했으니까요.
"후회는 안 됩니다, 대왕마마. 다만..." "다만?" "다만 한 번쯤은... 정말 한 번만이라도 쉬어볼 걸 그랬나 싶기는 합니다." 대장장이가 솔직하게 말했습니다. "친구들이 술 마시자고 할 때, 한 번쯤은 따라갔어야 했나. 봄날 꽃구경 가자고 할 때, 한 번쯤은 망치를 내려놓았어야 했나. 그런 생각은 듭니다." 염라대왕이 빙그레 웃었습니다. 처음으로 웃는 얼굴이었지요. "그래, 그 마음이면 됐어. 자네한테 내가 선물을 하나 주겠네." "선물이라니요?" "쉬는 날 하루를 주겠다고 했잖아. 지금부터 자네를 하루 동안 이승으로 돌려보내겠네."

※ 대왕의 선물

대장장이는 귀를 의심했습니다. "이승으로요? 그게 가능합니까?" 염라대왕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내가 염라대왕이야. 못 할 게 뭐가 있겠나. 자네한테 딱 하루, 해 뜨고 해 질 때까지 시간을 주겠네. 그 하루 동안은 아무 일도 하지 마. 그냥 쉬기만 해." "하지만 저는 이미 죽었는데요..." "육신은 아직 차갑게 식지 않았어. 자네 집에 지금 상여가 준비 중이야. 염습하기 직전이지. 지금 보내면 깨어날 수 있네." 대장장이는 믿기지 않았지만, 염라대왕의 눈빛은 진지했습니다.
"단, 조건이 있네." 염라대왕이 손가락을 하나 들어 보였습니다. "첫째, 일을 하면 안 돼. 망치도 만지지 마. 대장간에도 들어가지 마." "예, 알겠습니다." "둘째, 쉬어야 해. 진짜로. 친구 만나서 술 마시든, 산에 올라가서 풍경 보든, 집에서 낮잠 자든, 뭐든 좋으니까 쉬어." "예." "셋째, 해가 지면 다시 돌아와야 해. 그때가 되면 내가 사자를 보낼 테니, 순순히 따라오게." 대장장이는 고개를 숙여 절했습니다.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대왕마마." 염라대왕이 손을 휘저었습니다. "됐네. 어서 가보게. 시간이 별로 없어."
눈앞이 빙글빙글 돌았습니다. 정신을 잃었다가 깨어났을 때, 대장장이는 자기 집 온돌방에 누워 있었습니다. 옆에서는 어머니가 흐느끼고 있었고, 마을 사람들이 모여서 수군거렸지요. "아이고, 불쌍한 사람... 일만 하다가 이렇게 가시다니..." 그때 대장장이가 눈을 떴습니다. "어? 어?" 사람들이 깜짝 놀랐습니다. "살아났다!" "이게 웬일이야!" 어머니가 아들 손을 붙잡고 울었습니다. "아가, 아가야! 깨어났구나!" 대장장이는 어머니 손을 꼭 잡았습니다. "어머니, 저 괜찮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기적이라고 난리였습니다. 죽었던 사람이 살아났으니 당연했지요. 의원을 불러서 맥을 짚어보게 했는데, 의원도 고개를 갸우뚱했습니다. "이상하네요. 아까는 분명 숨이 끊어졌는데..." 하지만 지금은 멀쩡했습니다. 대장장이는 벌떡 일어났습니다. 몸이 가벼웠습니다. 어제까지의 피로가 싹 사라진 것 같았지요. 그리고 문득 염라대왕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오늘 하루는 쉬어야 한다.' 대장장이는 결심했습니다. 그래, 오늘은 쉬자. 평생 처음으로.
밖으로 나갔습니다. 햇살이 따스했습니다. 하늘이 파랬고, 바람이 상쾌했지요. 평소 같으면 대장간으로 달려갔을 텐데, 오늘은 발길이 다른 곳으로 향했습니다. 마을 어귀에 있는 정자로 갔습니다. 거기에는 동네 노인들이 모여서 장기를 두고 있었지요. "어, 대장장이 아닌가? 자네 죽었다 살아났다며?" "그러게 말입니다. 하하." "어디, 여기 앉아서 구경이나 하게." 대장장이는 정자 마루에 걸터앉았습니다. 장기판을 바라보니 재미있었습니다. 이런 걸 구경할 여유가 없었는데, 오늘은 마음이 편했습니다.
점심때가 되자 누군가 막걸리를 한 사발 건넸습니다. "자, 한잔 하게." 대장장이는 받아 들었습니다. 평생 술을 거의 안 마셨는데, 오늘은 마셔봤습니다. 목으로 넘어가는 게 시원했습니다. "크으, 이게 술맛이군요." 사람들이 웃었습니다. "이 양반, 이제야 술맛을 아나?" 해가 중천에 떴습니다. 대장장이는 정자에서 일어나 산책을 했습니다. 마을 뒷산으로 올라갔지요. 천천히, 아주 천천히 걸었습니다. 평생 급하게 살았는니까, 오늘만큼은 느긋하게 걸었습니다. 산꼭대기에 올라 앉았습니다. 마을이 한눈에 보였습니다. 저기 보이는 게 자기 집이고, 저기가 대장간이고... 참 열심히 살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돌아온 마지막 하루

산에서 내려와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어머니가 저녁상을 차려놓고 기다리고 계셨지요. "아가, 어디 갔었니? 걱정했잖아." "산에 다녀왔습니다, 어머니." "산에? 무슨 일로?" "그냥... 바람 쐬러요." 어머니는 의아한 표정이었지만, 아들이 무사한 게 다행이라는 듯 웃으셨습니다. 둘이 마주 앉아 밥을 먹었습니다. 평소 같으면 급하게 먹고 일하러 갔을 텐데, 오늘은 천천히 먹었습니다. 어머니와 이야기도 나눴지요. "어머니, 제가 효도를 제대로 못 한 것 같습니다." "무슨 소리냐. 네가 얼마나 잘해줬는데."
"아니에요. 일만 했지, 어머니랑 이렇게 앉아서 이야기 나눈 적이 별로 없었잖아요." 어머니가 아들 손을 잡았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네가 건강하고, 바르게 사는 게 내겐 제일 큰 효도야." 대장장이는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어머니 손이 얼마나 주름지고 거칠었는지, 오늘에야 제대로 본 것 같았습니다. "어머니, 사랑합니다." "어머, 갑자기 무슨..." 어머니도 눈물을 글썽이셨습니다. "나도 사랑한다, 아가야." 그렇게 한참을 손을 맞잡고 앉아 있었습니다. 말없이, 그냥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좋았습니다.
해가 지기 시작했습니다. 노을이 붉게 물들었지요. 대장장이는 마당으로 나와서 하늘을 올려다봤습니다. 구름이 천천히 흘러갔고, 새들이 둥지로 돌아갔습니다. 참 평화로운 저녁이었습니다. 이런 풍경을 본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더군요. 평생 망치질 소리만 들었지, 새 소리를 제대로 들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바람 소리도, 나뭇잎 흔들리는 소리도, 오늘 처음 제대로 들은 것 같았습니다. '아, 세상이 이렇게 고요했구나.' 대장장이는 그제야 알았습니다. 쉰다는 게 뭔지. 살아있다는 게 뭔지.
해가 완전히 졌습니다. 어둠이 내렸고, 별이 떠올랐지요. 대장장이는 마당 한가운데 서서 별을 바라봤습니다. 그때였습니다. 어디선가 인기척이 들렸습니다. 돌아보니 검은 옷을 입은 사람이 서 있었습니다. 저승사자였습니다. "시간이 됐네." 저승사자가 말했습니다. 대장장이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예, 알고 있습니다." "가야 하네." "예." 대장장이는 집 안을 돌아봤습니다. 어머니는 방에서 주무시고 계셨습니다. 살짝 문을 열고 들여다봤지요. 평화로운 얼굴로 주무시고 계셨습니다. '어머니, 안녕히 계세요. 편히 사세요.' 마음속으로 인사를 드렸습니다.
저승사자를 따라 걸었습니다. 다시 그 길을 걸었지요. 산을 넘고, 물을 건너고, 안개 속을 지나갔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마음이 달랐습니다. 후회가 없었습니다. 마지막 하루를 제대로 쉬었으니까요. 친구들과 웃었고, 술도 마셔봤고, 산에도 올라가봤고, 어머니와 손도 잡았습니다. 짧았지만 충분했습니다. 다시 염라대왕 앞에 섰습니다. 염라대왕이 물었습니다. "어땠나?" 대장장이는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좋았습니다, 대왕마마. 평생 처음으로... 진짜로 쉬었습니다." "그래, 잘했네." "감사합니다. 이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염라대왕이 손을 들어 어딘가를 가리켰습니다. "이제 가게. 저쪽이 자네가 갈 곳이야." 대장장이는 고개를 숙여 절했습니다. 그리고 그쪽으로 걸어갔지요. 발걸음이 가벼웠습니다. 평생을 일하고, 마지막 하루는 쉬었습니다. 그것으로 충분했습니다. 빛이 쏟아지는 문을 통과하면서, 대장장이는 미소 지었습니다. 그 미소는 평생 일하며 잃어버렸던, 그 어떤 것보다 평화로운 미소였습니다. 그렇게 대장장이는 저승으로 떠났습니다. 하지만 그의 이야기는 마을에 남았고, 사람들은 오래오래 그를 기억했습니다. '쉬지 않고 일하다가, 마지막 하루만큼은 제대로 쉬고 간 사람'이라고요.

유튜브 엔딩멘트

여러분, 이야기 어떠셨나요? 평생을 쉬지 않고 일만 하다가, 염라대왕이 준 단 하루의 쉼. 그 하루가 얼마나 소중했을까요.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도 중요하지만, 가끔은 멈춰 서서 하늘도 보고, 사랑하는 사람 손도 잡아야 합니다. 오늘 이야기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아요와 구독 부탁드립니다. 다음에 또 좋은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여러분, 오늘 하루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편안한 저녁 되세요.

 

 

**추천 타이틀 1: (공감과 위로 강조형)**

> **"자네는 평생 쉬어본 적이 없구나" 저승에 간 일벌레 대장장이에게 염라대왕이 건넨 눈물겨운 선물**
> * **의도:** '평생 쉬어본 적 없다'는 문구로 시청자의 삶을 투영하게 만들고, 무서운 존재인 염라대왕이 '눈물겨운 선물'을 주었다는 설정으로 따뜻한 감동을 기대하게 합니다.



**추천 타이틀 2: (호기심과 반전 강조형)**

> **착하게 살면 바보라고요? 평생 망치질만 하던 남자가 죽어서 받은 '상상 초월' 보상 (감동 실화)**
> * **의도:** "착하게 살면 손해"라는 현대인의 냉소적인 시각에 질문을 던지며, 그와 대비되는 '상상 초월 보상'을 언급해 결말에 대한 강력한 궁금증을 유발합니다.



**추천 타이틀 3: (타겟 맞춤형 감성 타이틀)**

> **"이제 그만 망치를 내려놓게" 고생만 하다 떠난 우리 아버지들에게 염라대왕이 보내는 기적 같은 위로**
> * **의도:** '우리 아버지'라는 키워드를 사용하여 시니어 층과 그 자녀 세대의 감성을 자극합니다. '기적 같은 위로'라는 표현을 통해 영상을 본 후 마음이 편안해질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A soft pastel painting in a 16:9 aspect ratio. An elderly Korean blacksmith with a weathered face, dressed in worn traditional work clothes, looks up with a surprised and humble expression, holding a glowing, magical object (a small, radiant orb or a scroll emitting light) in his calloused hands instead of a hammer. Standing before him on a cloud is a benevolent, regal figure, the King of the Underworld (Yeomra), dressed in flowing, ancient robes with a gentle, wise smile, gesturing kindly towards the blacksmith. In the background, a fiery, old forge is visible on one side, contrasted with ethereal, soft clouds and a fantastical, traditional palace gate on the other. The colors are muted warm oranges, deep blues, soft purples, and gentle golds. No te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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