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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 최고의 명기

by K sunny 2025. 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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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담 너머 - 한양 최고의 명기가 된 평양 기생의 비밀

태그

#조선시대 #기생 #평양기생 #한양기생 #신분상승 #음모 #복수 #예술 #궁중로맨스 #비밀

디스크립션

조선 철종 시대, 평양 관기 출신 월홍이 한양 최고의 명기로 성장하는 이야기. 어린 시절 부모를 잃고 평양 기생으로 자란 월홍은 신비로운 거문고 실력으로 한양에 입성한다. 하지만 그녀의 진짜 목적은 15년 전 자신의 가문을 몰락시킨 세도가에 대한 복수. 예술과 아름다움으로 포장된 잔혹한 복수극이 시작된다.

[1부: 평양의 꽃]

 

1. 평양 기생청의 거문고 소리

"오늘도 월홍이 거문고를 켠다하여 이리 모였다네."
"저 소리라면 평양 감영의 큰 어르신도 오시겠지."
몰려드는 구경꾼들의 속삭임 속에서 월홍의 손끝이 거문고 줄을 튕긴다.

퍼엉-

첫 음이 울리자 기생청 마당은 순식간에 적막에 잠긴다. 달빛 아래 하얀 저고리 차림의 월홍이 거문고 앞에 앉아있다.

"또 그 곡이구나..."
뒤에 선 계화가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월홍이 늘 연주하는 '수룡음'이었다. 어디서도 들어본 적 없는 특이한 가락.

현이 울리고 휘어지며 애절한 소리가 퍼져나간다. 마치 울부짖는 듯한, 때론 칼날처럼 서늘한 그 가락에 모두가 넋을 잃는다.

"저 곡은 대체 어디서..."
누군가 묻자 계화가 고개를 젓는다.
"아무도 모르지. 월홍이가 어느 날 갑자기 연주하기 시작했어."

월홍의 손가락이 더욱 빠르게 움직인다. 거문고 줄이 파르르 떨리며 한밤의 공기를 가른다.

퍼엉- 탕- 퍼엉-

"마치... 칼을 가는 소리 같지 않소?"
한 양반이 중얼거린다.

월홍의 눈가에 한 줄기 눈물이 맺힌다. 하지만 그녀의 표정은 차갑기만 하다. 달빛은 그녀의 하얀 피부를 더욱 창백하게 비춘다.

마지막 음이 울리고, 순간 모두가 숨을 멈춘다.
그때 누군가 소리친다.

"평양 감사님이 오십니다!"

월홍이 천천히 고개를 든다. 붉은 관복을 입은 감사가 다가오고 있었다.

"월홍아."
감사의 목소리가 떨린다.
"내일 한양에서 손님이 오신다. 그대의 거문고를 꼭 듣고 싶어 하시네."

월홍의 눈빛이 달라진다. 마침내, 그날이 온 것이다.
그녀의 손끝이 거문고 줄을 스치며 마지막 여운을 남긴다.

2. 과거의 비밀과 월홍의 각오

"월홍아, 이건..."
계화가 먼지 쌓인 편지 한 장을 내민다. 무너진 옛 담장 밑에서 발견한 것이었다.

월홍은 떨리는 손으로 편지를 펼친다. 시간이 바래 희미해진 글씨가 달빛에 어렴풋이 비친다.

'내 딸 월아,
네가 이 편지를 읽을 때면 이미 나와 네 어미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닐 것이다. 한양 김 판서의 음모로 우리 가문은...'

"아버지..."
월홍의 눈에서 눈물이 흐른다. 그녀의 본명은 김월. 15년 전 평양의 명문가 김 진사의 딸이었다.

"이제 알겠구나. 왜 아버님이 그토록 급히 나를..."
월홍의 손이 편지를 꽉 움켜쥔다.

그날 밤의 기억이 떠오른다. 아버지가 자신을 기생청으로 보내며 당부했던 말.
"월아, 절대로 네 신분을 밝히지 말거라. 그리고 이 거문고... 반드시 지키거라."

"그래서 늘 그 곡을..."
계화가 월홍의 어깨를 잡는다.
"그 수룡음이... 복수를 위한 것이었구나."

월홍이 벽에 걸린 거문고를 바라본다. 아버지가 남긴 마지막 유물. 그 줄에는 15년간의 한이 서려있었다.

"이제 알았어..."
월홍이 천천히 일어나 거문고를 들어올린다.
"왜 이 가락에 칼날 같은 소리가 숨어있는지..."

달빛이 월홍의 얼굴을 비춘다. 아름다운 그녀의 눈빛은 이제 차갑게 얼어붙어 있었다.

"계화 언니..."
월홍이 결연한 목소리로 말한다.
"내일... 그분을 만나면 반드시 한양으로 가는 길을 열어달라 청할 거예요."

"월홍아... 하지만..."

"김 판서의 아들이 이제 한양 최고의 권세가라 했죠?"
월홍의 입가에 차가운 미소가 번진다.
"그의 귀에... 이 수룡음을 들려주고 싶어요."

밤바람이 처소의 등불을 흔들고, 월홍의 긴 머리카락이 바람에 나부낀다. 그녀의 손끝이 거문고 줄을 스치자, 차가운 금속성의 소리가 울린다.

복수의 서막이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3. 한양행을 결심하는 월홍

"한양으로 가고 싶다 하였느냐?"
평양감사가 월홍을 바라본다. 달빛이 비치는 내아에는 묘한 긴장감이 감돈다.

"네, 감사마마."
월홍이 공손히 절을 올린다. 그녀의 하얀 치마가 달빛에 일렁인다.

"허나 네가 평양을 떠나면..."
감사의 목소리에 아쉬움이 묻어난다.
"이 평양 감영이 적막해질 터..."

월홍이 거문고를 들어올린다.
"마지막으로 한 곡 올리고 싶사옵니다."

감사가 고개를 끄덕이자, 월홍의 손끝이 움직인다. 하지만 이번엔 평소의 수룡음이 아닌 다른 곡이다.

퍼엉- 당- 퍼엉-

처연하면서도 달콤한 가락이 내아를 채운다. 마치 꿈결 같은 선율에 감사의 눈가가 촉촉해진다.

"이 곡은..."

"'상사곡'이라 하옵니다. 제가 평양을 그리워하며 켤 곡이옵니다."
월홍의 거짓말이 부드럽게 흐른다. 사실 이 곡은 복수를 위한 또 다른 칼날이었다.

마지막 음이 울리고, 감사가 자리에서 일어난다.
"좋다. 내일 한양 사신이 오면 너를 추천하마."

월홍이 깊이 절을 한다. 그녀의 입가에 스친 차가운 미소는 아무도 보지 못했다.

"월홍아."
돌아서는 그녀를 감사가 부른다.
"한양은... 평양과는 다르다. 조심하거라."

"네, 마마. 잊지 않겠습니다."
월홍의 대답에는 이중의 의미가 담겨있었다.

밤이 깊어가는 내아 밖에서 계화가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찌 되었느냐?"

"길이 열렸어요, 언니."
월홍이 차갑게 미소짓는다.
"이제... 진짜 시작이에요."

달빛이 두 사람의 그림자를 길게 드리운다. 한양으로 가는 길, 그 끝에는 15년의 한이 기다리고 있었다.

[2부: 한양으로]

4. 한양 교방사 입성

"이것이 소문난 평양 명기 월홍이란 말이냐?"
교방사 최 어모가 월홍을 위아래로 훑어본다. 뒤에 선 한양 기생들의 시선도 매섭기만 하다.

"평양에서 온 월홍입니다."
월홍이 공손히 절을 올린다. 그녀의 검은 머리가 비단처럼 흐른다.

"거문고를 잘 탄다 하여 이리 보냈다는데..."
최 어모가 벽에 걸린 거문고를 가리킨다.
"한 자락 들려주겠나?"

월홍이 거문고 앞에 앉는다. 순간 방안의 공기가 팽팽해진다.

"저 거문고..."
한 기생이 속삭인다.
"분명 대가의 솜씨로 만든 것인데..."

월홍의 손끝이 움직인다. 하지만 이번에는 평소의 수룡음도, 상사곡도 아닌 새로운 곡이다.

퍼엉- 당당- 퍼엉-

처음 듣는 가락에 모두가 숨을 멈춘다. 애절하면서도 강인한, 마치 폭포수가 떨어지는 듯한 소리가 방안을 가득 채운다.

"이런 곡은 처음..."
최 어모의 눈빛이 달라진다.

월홍의 연주가 절정에 달할 때, 밖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린다.

"김 판서의 자제가 오신다!"
누군가 소리치자 모든 기생이 자리를 정돈한다. 하지만 월홍의 손끝은 멈추지 않는다.

방문이 열리고 한 젊은 양반이 들어선다. 월홍은 그제야 천천히 연주를 멈춘다.

"과연... 소문대로군."
김 도련의 목소리가 울린다.
"이 곡을 지은 이는 누구인가?"

"선친께서 마지막으로 가르쳐주신 곡이옵니다."
월홍이 대답하며 고개를 든다. 순간 김 도련의 눈빛이 흔들린다.

"그대의 눈매가..."
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월홍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천한 기생의 눈을 직접 보시다니, 과분하시옵니다."

달빛이 방안을 비추고, 월홍의 차가운 미소가 어둠 속에 숨는다. 15년 만의 재회. 원수의 아들을 마주한 순간이었다.

5. 세도가의 공자와 첫 만남

"아버님의 부고를 듣고 한양으로 오셨다 하옵니까?"
김 도련이 월홍에게 묻는다. 달빛 아래, 매화나무 곁에서 둘만의 대화가 시작된다.

"네, 그저 기생의 신세라..."
월홍이 시선을 내리깐다. 흰 매화 꽃잎이 그녀의 어깨에 살포시 내려앉는다.

"평양에서는 명문가의 따님이셨다 들었소만..."
김 도련의 말에 월홍의 손끝이 살짝 떨린다.

"도련님께서 어찌..."

"그대의 거문고 소리를 들으니 알겠소. 저런 가락은 기생만으로는 배울 수 없는 것."
김 도련이 한 걸음 다가선다.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그가 잠시 망설이다 말을 잇는다.
"내일 저녁, 우리 집에서 거문고 한 자락 들려주시오."

월홍의 눈빛이 달라진다. 드디어, 그들의 집으로 들어갈 기회가 온 것이다.

"과분한 청이옵니다만..."
월홍이 공손히 절을 하려는데, 김 도련이 그녀의 어깨를 잡는다.

"절은 사양하시오. 그대의 풍채가... 어쩐지 기생으로만 볼 수 없구려."

달빛이 두 사람 사이로 쏟아진다. 매화 향기가 짙어지는 순간, 멀리서 종소리가 울린다.

"이제 물러가 보겠습니다."
월홍이 뒤로 물러서며 말한다.

"내일... 꼭 기다리겠소."
김 도련의 목소리가 떨린다.

월홍이 돌아서자 그녀의 눈에서 차가운 빛이 번쩍인다. 소매 속에 감춘 작은 단검이 달빛에 반짝인다.

"아버지... 어머니..."
월홍이 속삭인다.
"내일이면... 첫 번째 복수를 이루게 되겠네요."

매화 꽃잎이 바람에 흩날린다. 마치 피눈물처럼 붉게 물든 달빛 아래로.

6. 거문고로 펼치는 첫 복수

"이 곡은... '살수검무'라 하옵니다."
월홍이 거문고를 어루만진다. 그 앞에는 김 도련과 그의 부친인 김판서가 앉아있다.

"살수검무라..."
김판서가 눈을 찡그린다.
"듣도 보도 못한 곡인데."

"선친께서 마지막으로 가르쳐주신..."
월홍의 손끝이 거문고 줄을 건드린다.

퍼엉- 칭- 퍼엉-

첫 음이 울리자마자 김판서의 얼굴이 창백해진다. 15년 전, 그가 들었던 그 소리.

"잠깐!"
김판서가 소리치려 하지만 이미 늦었다. 월홍의 연주가 시작되었다.

거문고 소리가 점점 빨라진다. 마치 칼날이 스치는 듯한 날카로운 가락. 김판서의 이마에 식은땀이 맺힌다.

"아버님, 무슨 일이시옵니까?"
김 도련이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부친을 바라본다.

"저... 저 소리는..."
김판서의 목소리가 떨린다.

월홍의 손끝이 더욱 빠르게 움직인다. 거문고 줄이 파르르 떨리며 마치 피를 흘리는 듯한 소리를 낸다.

"김 진사... 김 진사의 그 곡!"
김판서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아버님?"

"네 아버지의 마지막 곡이옵니다."
월홍이 차갑게 미소짓는다.
"제 아버지... 김월산의 곡이지요."

순간 방안이 얼어붙는다. 김판서의 눈이 공포로 가득 찬다.

"월홍이 아닌... 김월..."

"15년 전, 그날 밤의 진실을 기억하시나요?"
월홍의 연주가 절정에 달한다.
"아버지와 어머니를 죽이고, 우리 가문을 몰락시킨 그날의..."

"경호!"
김판서가 외치지만 이미 늦었다. 거문고 소리에 중독된 듯 경호들은 쓰러져 있었다.

"거문고 줄에 바른 독이... 효과가 있었나 보군요."
월홍이 천천히 일어선다.

달빛이 창을 통해 쏟아지고, 월홍의 긴 그림자가 김판서를 덮어버린다.

첫 번째 복수의 순간이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3부: 진실의 그림자]

7. 밝혀지는 부모의 죽음

"그러니까... 이것이 진실이었단 말이냐."
월홍이 떨리는 손으로 오래된 문서를 읽는다. 쓰러진 김판서의 서안 깊숙한 곳에서 발견한 것이다.

'평안도 은광 매매 계약서'

"월홍아... 아니, 김월아..."
김 도련이 그녀를 바라본다. 독에 중독되었지만 목숨은 붙어있는 상태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은광 때문에 돌아가신 게 아니었어요."
월홍의 목소리가 떨린다.
"더 큰 비밀을 알게 되어서..."

문서에는 충격적인 내용이 적혀있었다. 청나라와의 비밀 무역, 그리고 조정의 고위 관료들이 연루된 거대한 음모.

"내 부친은..."
김 도련이 힘겹게 말을 잇는다.
"그저 그들의 앞잡이였을 뿐이오. 진짜 흑막은..."

갑자기 발자국 소리가 들린다. 월홍이 급히 문서를 품에 숨긴다.

"누구십니까?"

"김월아..."
어둠 속에서 나타난 사람은 의금부 판사 민석현이었다.
"15년 전, 네 부모의 죽음을 명한 자는 바로 나다."

월홍의 눈이 커진다.
"당신이... 하지만 어찌..."

"너의 아버지가 이 모든 것을 밝히려 했지."
민석현이 차갑게 웃는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이 자리에서 너도..."

"서윤님!"
밖에서 다급한 목소리가 들린다.
"대비마마께서 급히 부르십니다!"

민석현의 표정이 일그러진다.
"... 목숨을 건졌구나. 하지만 다음에는..."

그가 사라지고, 월홍은 문서를 꽉 움켜쥔다. 이제 진짜 원수가 누구인지 알았다.

달빛이 지하실의 창을 비추고, 월홍의 눈에서 복수의 불꽃이 타오른다.

8. 뒤틀린 복수의 대가

"오늘 이 자리에 평양 기생 월홍을 청하여..."
민석현이 연회장 한가운데서 말을 이어가고 있다. 그의 곁에는 월홍이 거문고를 안고 앉아있다.

"듣자하니 김판서 댁에서 벌어진 불미스러운 일..."
민석현의 말에 좌중이 술렁인다. 그가 월홍을 바라보며 씨익 웃는다.
"그 진실을 이 자리에서 밝히고자 하노라."

월홍의 손이 거문고 줄을 스친다. 이번엔 독이 묻어있지 않다. 하지만 그보다 더 강력한 무기가 그녀의 소매 속에 숨겨져 있다.

"거문고 한 자락 부탁하오."
민석현의 말에 월홍이 연주를 시작한다.

퍼엉- 당- 퍼엉-

"이 곡은..."
민석현의 얼굴이 창백해진다. 월홍이 연주하는 것은 15년 전 그가 들었던 '살수검무'가 아니었다.

"대비마마께서 즐겨 들으시던 곡이라 들었사옵니다."
월홍의 말에 민석현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멈추거라!"

하지만 이미 늦었다. 월홍의 소매에서 떨어진 문서들이 바람에 휘날린다. 은광 매매 계약서, 비밀 무역 증거, 그리고...

"이것은... 대비마마의 어찰!"
누군가 외치자 연회장이 순식간에 얼어붙는다.

"감히..."
민석현이 검을 빼들려 하지만, 월홍의 거문고 소리가 더욱 거세게 울린다.

"민 대인..."
월홍이 차갑게 미소짓는다.
"이제 모든 것이 끝났습니다."

어둠 속에서 의금부 도사들이 나타나 민석현을 포위한다. 그가 검을 떨어뜨리며 쓰러진다.

"월홍아..."
민석현의 마지막 말이 허공에 흩어진다.
"네 부모도... 결국 이렇게..."

달빛이 연회장을 비추고, 월홍의 거문고 소리가 마지막으로 울린다. 복수는 이루어졌지만, 그녀의 마음속 한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9. 마지막 거문고 소리

"다시 돌아왔구나..."
계화가 월홍을 반긴다. 한양에서의 복수를 마치고 돌아온 월홍의 얼굴은 한층 깊어져 있었다.

"언니..."
월홍이 거문고를 내려놓는다. 달빛이 비치는 마당에는 매화가 흩날리고 있었다.

"마지막 연주라고 들었다만..."
계화의 말에 월홍이 고개를 끄덕인다.

"이제 더 이상 칼날 같은 소리는 필요 없을 것 같아요."
월홍이 거문고 앞에 앉는다.
"오늘은... 다른 곡을 들려드리고 싶어요."

퍼엉-

첫 음이 울리자 모두가 숨을 멈춘다. 이전의 차가운 소리가 아닌, 마치 봄바람 같은 부드러운 가락이 흐른다.

"이 곡은..."
계화의 눈에 눈물이 맺힌다.

"아버지가 제게 처음 가르쳐주신 곡이에요."
월홍의 눈에서도 눈물이 흐른다.
"진짜 '수룡음'이죠."

거문고 소리가 달빛 속에 퍼져나간다. 이제 그 소리에는 복수의 칼날 대신 용서와 화해의 메아리가 담겨있다.

"이제 어쩌려고..."
계화가 묻는다.

"내일은 기생을 그만두고 거문고 스승이 되려 해요."
월홍의 미소가 달빛에 번진다.
"아버지처럼... 진정한 음악을 가르치는..."

마지막 음이 울리고, 평양 기생청에 고요가 찾아온다. 매화 꽃잎이 거문고 위에 살포시 내려앉는다.

"아버지... 어머니..."
월홍이 속삭인다.
"이제야 진정한 평화를 찾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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